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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ự Trở Lại Của Một Thần Tượng Đã Mất Đi Lý Tưởng Ban Đầu RAW - C56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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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심 잃은 아이돌을 위한 회귀 백서 561화(563/579)
초심 잃은 아이돌을 위한 회귀 백서 561화
“그럼 마지막 질문 받고 OA 라이브 슬슬 마무리하겠습니다.”
“마지막 질문이니까 이든이 형이 대답하고 싶은 질문 선택하세요.”
류재희가 내게 OA 라이브가 나오고 있는 휴대폰을 넘겼다. 읽기도 힘들 정도로 빠른 속도로 올라오는 질문을 쭉 훑다가 눈에 제일 깊게 박혔던 질문 하나를 골라서 읽었다.
“이번 솔로 앨범은 래퍼 윤이든으로서 만든 앨범인지, 아이돌 윤이든으로서 만든 앨범인지 궁금해요- 라고 질문해 주셨는데요.”
답변을 말하기 전에, 그 질문으로 인해 갑자기 든 생각에 잠시 멈칫했다가 언제 그랬냐는 듯 자연스럽게 웃으며 술술 대답했다.
“저는 DTB 나갔을 때부터 언제나 한결같은 스탠스를 유지했습니다. 저는 레브 메인 래퍼 윤이든이고요, 이건 레브 메인 래퍼 윤이든의 ‘솔로’ 앨범입니다.”
이전에는 묵직하고 마이너리티한 real 힙합을 추구하긴 했지만, 레브 활동을 거치며 내 음악 스타일은 음악성과 대중성을 적절히 수용하는 쪽으로 변해 왔다.
10년의 세월을 담은 앨범이니 내가 지나온 음악의 길들도 고스란히 담겨 있는 터라 이 앨범의 정체성을 한마디로 표현하기는 불가능했다.
아마 이 질문의 의도 역시 그리했을 터였다.
이 앨범의 정체성이 대체 무엇이냐고. 이 앨범의 화자는 어떤 윤이든이냐고.
내가 대답할 수 있는 건 오직 하나뿐이었다. 이건 래퍼였던 과거도, 아이돌이었던 현재도 모두 담겨 있는 ‘내 이야기’라고.
“일단 이 앨범에 아이돌 윤이든이 없었으면 가사에 쓴 자랑거리 3분의 2 정도는 날아갔을걸요?”
그 가사의 자랑거리 대부분은 레브로서 이룬 것들이었다. 그걸 언급하며 답변의 종지부를 찍었다.
“네, 이렇게 앨범 소개랑 QnA가 모두 끝났네요. 쿠키는… 네, 다른 방법을 좀 찾아보겠습니다. 다음 주에 음방에서 뵐게요, 데이드림.”
마무리 멘트가 끝나자 일제히 카메라를 향해 손을 흔들었다. 곧 카메라가 꺼지며 OA 라이브가 종료되었다.
숙소로 돌아와서는 OA 라이브에 등장했던 솔로 데뷔 축하 기념 케이크를 퍼먹으며 못다 한 축하 시간을 이어 가졌다.
물론 서예현은 저기에는 또 얼마나 많은 설탕과 버터가 들어갔을까 가늠하면서 케이크를 먹지 않고 물만 들이켰다. 그래도 우리가 먹는 것까지는 막지 않는 게 서예현 방식의 축하였다.
“그런데 형, OA 라방 마지막 질문에서 왜 잠깐 버퍼링 걸렸어요?”
눈치채지 못하게 자연스럽게 넘어갔다고 하긴 했지만 바로 옆자리에 앉아 있던 류재희는 갑작스러운 사색에 잠겼던 내 잠깐의 주저를 눈치챈 모양이었다.
멋쩍은 손길로 뒷머리를 쓸어올리며 말했다.
“그냥, 만약 내가 언더래퍼 윤이든으로 쭉 살아왔다면 이 앨범이 세상에 나올 수 있었을까 싶더라고.”
첫 솔로 정규 앨범을 발매하고 나니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
아이돌로의 데뷔를 포기하고 다시 언더그라운드로 돌아간 나는 지금의 성취만큼 이룰 수 있었을까.
랩 실력에 관하여 지원이 형의 그 직설적인 쓴소리를 마주하지 않고, 작곡과 프로듀싱에 간절함을 느낄 계기조차 없었을, 어릴 적과 다름없이 저 잘난 맛에 취해 살아왔을 윤이든은 과연 실패를 겪을 일이 없었을까.
과거의 나는 이 길을 선택하고 머무른 것을 후회했지만 두 갈래 중 다른 길을 선택했어도 후회할 일이 없었을까.
지금의 나도 처음에 더럽게 안 맞았던 녀석들이랑 강제로 부대끼며 단체 생활이라는 걸 하면서 성장했는데, 이제까지 살아왔던 대로 본인과 맞는 녀석들만 옆에 두고 제게 한없이 친절하고 유한 세상 속에서 살아왔을 언더래퍼 윤이든은 정신을 차릴 일이 없지 않았을까.
그래,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
“고맙다, 준아.”
내가 현재 걷고 있는 이 성공길 초입에서의 이정표가 되어 주었던 견하준에게 감사 인사를 건네자 내 감사 인사의 이유를 맥락상으로 짐작한 듯한 견하준이 약간은 멋쩍은 얼굴로 고개를 끄덕였다.
생각해 보니까 KICKS에서 데뷔했으면 이런 고난을 마주할 일이 아예 없었을 것 같다는 생각에 내게 인생 처음으로 인간 관계의 고난이라는 걸 선사하여 내 정신적 성장을 도와주었던 우리 멤버들한테까지 감사 대상 범위를 확대했다.
“고오맙다, 다들.”
“저희는 왜요? 뮤비 나와 줘서요?”
내게 고난을 안겨 준 이등 공신 김도빈이 어리둥절하게 물었다.
“드디어 레브 멤버가 하준이 한 명이 아니라는 걸 깨달았나 보지.”
내게 고난을 안겨 준 일등 공신 서예현이 고개를 절레절레 저으며 오답을 마치 정설처럼 말했다.
과거 생각을 한 번 하자 회귀 전 과거까지 물꼬 트듯이 떠오르는 건 막을 수가 없었다.
그리고 그 마지막은 내 장례식장에서 보았던 서른 살의 견하준이었다. 내 등을 떠밀던, 과거의 기억 속에 홀로 갇혀 있던 견하준.
그러니까 나는 내가 견하준에게 나도 감당하기 힘든 과거를 떠넘겼다는 걸 믿고 싶지 않았던 것 같다. 그리고 그걸 견하준이 기꺼이 받아들였다는 진실도.
잠깐 고민이 빠진 사이.
서예현이 먼저 방으로 들어가고, 김도빈과 류재희가 쓰레기와 식기를 치우는 틈을 타 기억을 적당히 빚으로 치환하여 견하준에게 물어보았다.
“야, 준아. 너는 만약 내가 너한테 빚 떠안아 달라고 하면 떠안아 줄 거냐?”
부담 없이 속내를 듣고 싶어 최대한 가볍게 던진 질문이었건만, 진지하게 받아들였는지 잠시간 고민한 견하준이 여상히 대답했다.
“글쎄, 액수에 따라 다르겠지?”
그러면 7년치+α 기억은 네게 얼마의 빚으로 다가왔길래 기꺼이 떠안은 거냐.
나는 왜 너한테 그 기억을 떠넘겼고, 너는 왜 그 기억을 떠안았을까.
그때의 너도 내게 직접 그린 악보를 들고 오고 간절한 얼굴로 오디를 언급하던 서예현처럼 모든 게 어그러진 첫 번째 회차의 기억이 있었을까.
내가 아무것도 모르는 너한테 기억을 강매하다시피 떠넘긴 개쓰레기만 아니길 바랄 뿐이다.
마음이 가벼워지긴 커녕 오히려 더 무거워지는 바람에 눈을 내리깐 채로 상념에 잠겨 있자 견하준이 슬그머니 한 마디 덧붙였다.
“그래도 보증은 안 서 줄 거야.”
보증 서 달라는 말은 애초부터 꺼낼 생각도 없었다, 인마.
* * *
앨범을 전곡 공개한 지 일주일이 후딱 지나고 첫 음방 날짜가 다가왔다.
쿠키는 두어 번 시도해 봤지만 개량을 맞춰도 대체 어떻게 된 영문인지 맛대가리가 더럽게 없는 쿠키만 탄생시키는 바람에 그냥 베이커리에 외주 맡겼다.
정성이 부족해 보여도 어쩌겠는가. 데이드림이 먹을 수는 있는 쿠키를 조공해야지.
내 정성을 선보이는 것보다 팬들이 굶지 않게 하는 게 먼저였다. 내 수제 쿠키는 곰팡이 피고 썩는 식품류라 기념으로 보관도 못 하고 결국은 쓰레기통행일 거잖아.
대신 알파벳 소품과 손 모양을 이용해서 찍은 포토 카드로 역조공에 내가 만든 알파벳 넣기를 성사시켰다.
“우리 컴백도 안 했는데 음방 올해 꽤 자주 온 거 같다. 안 그래?”
“당장 저번 달에도 하준이 형 응원한다고 왔잖아요. 이번에는 이든이 형 응원하러 오고.”
“말은 바로 하자. 너희가 순수한 마음으로 준이 응원하러 왔냐. KICKS랑 낙하산이랑 하준이 삼파전 보러 왔지.”
“형형, 1위 공약으로 노래 맞춰서 프리스타일 힙합 댄스 어때요? 프리스타일 어려우면 제가 안무는 지금 짜 드릴게요. 형도 3분 만에 익힐 수 있을 만한 수준으로다가.”
음방 첫째 날만 응원한다고 멤버들이 함께 와 줬다. 이번에는 견하준 때처럼 삼파전이라는 빅이벤트가 없으니 굳이 다 같이 우르르 올 필요도 없긴 했다.
심심하면 안면 있는 선후배 대기실에서 노가리나 까면 되니까 나도 딱히 심심하진 않고 말이다.
무대에 온전히 혼자 서는 건 DTB 4 결승전 2라운드 이래로 참으로 오랜만이었다.
3분이 넘는 시간을 오롯이 혼자의 목소리로 채우는 게 낯설었지만, 그만큼 내 속에 쌓여 있던 오랜 그 갈망을 풀어낼 수 있는 온전한 기회였기에 더욱 강렬하게 다가왔다.
“W카운트다운 5월 다섯째 주 영광의 1위는… 윤이든! 축하드립니다!”
MC에게 트로피를 건네받고 수상 소감을 발표했다.
“첫 솔로 활동에서 1위를 하게 되어서 정말 영광이고요, 제가 이 앨범을 완성하기까지 걸어온 길을 함께해 준 모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항상 응원해 준 우리 데이드림, 그리고 리더 첫 방송 응원해 준다고 여기까지 함께 와 준 우리 멤버들한테도 진심으로 감사의 말씀을 전합니다. 앞으로도 좋은 음악으로 보답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응원석에서 열심히 박수를 치고 있는 멤버들의 모습이 눈에 들어와 트로피를 흔들며 피식 웃어 주었다.
꿈♥백일몽 @revedream
교환 끝에 드디어 완성했다?‍⬛
(포카_CAT_완성사진.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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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D @dbsdlemsfan
나 안아…
(포카_HUG_나열.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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갱깽 @rodRod0112
공방포카 E 양도 구해요
E 하나만 더 있으면 REVE 완성 시킬 수 있어요 제발?
Reve 레브 윤이든 이든 덥카 더블유카운트다운 pc poca
(포카_REV_나란히.jpg)
공유 1 인용 7 마음에 들어요 2
당돌한얼음 @milkteaaaaa
별안간 조의 받음
(포카_RIP_나열사진.jpg)
│
당돌한얼음 @milkteaaaaa
이든이가 퇴직연금 넣으래
(포카_IRP_나열사진.jpg)
서치퀘에서 본 공방포카가 조의를 표하고 있는 걸 보고 어떻게 알파벳이 랜덤으로 들어가도 저렇게 들어가나 잠시 당황했지만 어떻게든 긍정적으로 해석해 주는 데이드림 덕분에 한시름 놓았다.
별 이슈 없이 무사히 정규 앨범을 세상에 내보낸 것에 마음을 놓기도 잠시.
“예현이 형 말이야, 요새 좀 우울해 보이는 것 같지 않아?”
견하준의 물음에 눈을 깜빡이며 되물었다.
“엥, 진짜?”
요새 DTB 촬영과 솔로 활동이 겹쳐서 서예현을 신경 쓸 새가 없었다. 물론 바쁘지 않았더라도 내가 서예현의 우울함을 캐치할 수 있었을까는 미지수였다.
“볼록거울이라도 본 거 아니야? 그거 보고 본인이 살찐 걸로 착각하고 우울해한다거나?”
아무리 생각해 봐도 서예현이 우울해할 만한 이유는 그것밖에 없었다.
“번아웃인가? 요즘 예현이 형 개인 스케줄이 많긴 했어.”
익숙하게 내 말을 먹금한 견하준이 걱정스러운 얼굴로 진지하게 이유를 추측했다.
“아니면 외모 악플이라도 본 거 아니에요? 예현이 형급으로 관리하는데 외모 악플 마주하면 진짜 세상이 싫어질 것 같긴 해요.”
그 정도 악플은 서예현도 거울 한 번 보면 개소리로 느껴지지 않을까 싶다.
“설마…”
“예상 가는 이유라도 있어요?”
갑자기 든 생각에 눈살을 찌푸리며 중얼거리자 류재희가 반신반의하는 얼굴로 물었다.
“나처럼 멋있게 솔로 앨범 내고 싶어서 그러는 거 아니냐? 하지만 본인 상상과 현실과의 괴리감을 깨닫고 기분이 우울해진 거지.”
두 사람은 내 완벽한 추론에 대꾸도 하지 않고 서로 의견을 내며 서예현의 우울의 이유를 추측해 내기에 바빴다.
이게 가정에서 소외당하는 가장의 마음인가.
그나마 내 옆에서 맞장구를 쳐 주는 롤인 김도빈이 그리웠다. 우리 리액션 담당 짭막내가 트트블 촬영 중이라 없는 게 한이었다.
“이렇게 온종일 우리들끼리 떠들고 있으면 답이 나오냐? 당사자한테 직접 물어보면 되지.”
결국 내가 가장이자 리더로서 총대 메고 서예현이랑 진지한 상담을 한번 해 보기로 했다.
흠, 심각한 이유는 아니겠지?

초심 잃은 아이돌을 위한 회귀 백서 561화(563/579)

초심 잃은 아이돌을 위한 회귀 백서 561화

“그럼 마지막 질문 받고 OA 라이브 슬슬 마무리하겠습니다.”

“마지막 질문이니까 이든이 형이 대답하고 싶은 질문 선택하세요.”

류재희가 내게 OA 라이브가 나오고 있는 휴대폰을 넘겼다. 읽기도 힘들 정도로 빠른 속도로 올라오는 질문을 쭉 훑다가 눈에 제일 깊게 박혔던 질문 하나를 골라서 읽었다.

“이번 솔로 앨범은 래퍼 윤이든으로서 만든 앨범인지, 아이돌 윤이든으로서 만든 앨범인지 궁금해요- 라고 질문해 주셨는데요.”

답변을 말하기 전에, 그 질문으로 인해 갑자기 든 생각에 잠시 멈칫했다가 언제 그랬냐는 듯 자연스럽게 웃으며 술술 대답했다.

“저는 DTB 나갔을 때부터 언제나 한결같은 스탠스를 유지했습니다. 저는 레브 메인 래퍼 윤이든이고요, 이건 레브 메인 래퍼 윤이든의 ‘솔로’ 앨범입니다.”

이전에는 묵직하고 마이너리티한 real 힙합을 추구하긴 했지만, 레브 활동을 거치며 내 음악 스타일은 음악성과 대중성을 적절히 수용하는 쪽으로 변해 왔다.

10년의 세월을 담은 앨범이니 내가 지나온 음악의 길들도 고스란히 담겨 있는 터라 이 앨범의 정체성을 한마디로 표현하기는 불가능했다.

아마 이 질문의 의도 역시 그리했을 터였다.

이 앨범의 정체성이 대체 무엇이냐고. 이 앨범의 화자는 어떤 윤이든이냐고.

내가 대답할 수 있는 건 오직 하나뿐이었다. 이건 래퍼였던 과거도, 아이돌이었던 현재도 모두 담겨 있는 ‘내 이야기’라고.

“일단 이 앨범에 아이돌 윤이든이 없었으면 가사에 쓴 자랑거리 3분의 2 정도는 날아갔을걸요?”

그 가사의 자랑거리 대부분은 레브로서 이룬 것들이었다. 그걸 언급하며 답변의 종지부를 찍었다.

“네, 이렇게 앨범 소개랑 QnA가 모두 끝났네요. 쿠키는… 네, 다른 방법을 좀 찾아보겠습니다. 다음 주에 음방에서 뵐게요, 데이드림.”

마무리 멘트가 끝나자 일제히 카메라를 향해 손을 흔들었다. 곧 카메라가 꺼지며 OA 라이브가 종료되었다.

숙소로 돌아와서는 OA 라이브에 등장했던 솔로 데뷔 축하 기념 케이크를 퍼먹으며 못다 한 축하 시간을 이어 가졌다.

물론 서예현은 저기에는 또 얼마나 많은 설탕과 버터가 들어갔을까 가늠하면서 케이크를 먹지 않고 물만 들이켰다. 그래도 우리가 먹는 것까지는 막지 않는 게 서예현 방식의 축하였다.

“그런데 형, OA 라방 마지막 질문에서 왜 잠깐 버퍼링 걸렸어요?”

눈치채지 못하게 자연스럽게 넘어갔다고 하긴 했지만 바로 옆자리에 앉아 있던 류재희는 갑작스러운 사색에 잠겼던 내 잠깐의 주저를 눈치챈 모양이었다.

멋쩍은 손길로 뒷머리를 쓸어올리며 말했다.

“그냥, 만약 내가 언더래퍼 윤이든으로 쭉 살아왔다면 이 앨범이 세상에 나올 수 있었을까 싶더라고.”

첫 솔로 정규 앨범을 발매하고 나니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

아이돌로의 데뷔를 포기하고 다시 언더그라운드로 돌아간 나는 지금의 성취만큼 이룰 수 있었을까.

랩 실력에 관하여 지원이 형의 그 직설적인 쓴소리를 마주하지 않고, 작곡과 프로듀싱에 간절함을 느낄 계기조차 없었을, 어릴 적과 다름없이 저 잘난 맛에 취해 살아왔을 윤이든은 과연 실패를 겪을 일이 없었을까.

과거의 나는 이 길을 선택하고 머무른 것을 후회했지만 두 갈래 중 다른 길을 선택했어도 후회할 일이 없었을까.

지금의 나도 처음에 더럽게 안 맞았던 녀석들이랑 강제로 부대끼며 단체 생활이라는 걸 하면서 성장했는데, 이제까지 살아왔던 대로 본인과 맞는 녀석들만 옆에 두고 제게 한없이 친절하고 유한 세상 속에서 살아왔을 언더래퍼 윤이든은 정신을 차릴 일이 없지 않았을까.

그래,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

“고맙다, 준아.”

내가 현재 걷고 있는 이 성공길 초입에서의 이정표가 되어 주었던 견하준에게 감사 인사를 건네자 내 감사 인사의 이유를 맥락상으로 짐작한 듯한 견하준이 약간은 멋쩍은 얼굴로 고개를 끄덕였다.

생각해 보니까 KICKS에서 데뷔했으면 이런 고난을 마주할 일이 아예 없었을 것 같다는 생각에 내게 인생 처음으로 인간 관계의 고난이라는 걸 선사하여 내 정신적 성장을 도와주었던 우리 멤버들한테까지 감사 대상 범위를 확대했다.

“고오맙다, 다들.”

“저희는 왜요? 뮤비 나와 줘서요?”

내게 고난을 안겨 준 이등 공신 김도빈이 어리둥절하게 물었다.

“드디어 레브 멤버가 하준이 한 명이 아니라는 걸 깨달았나 보지.”

내게 고난을 안겨 준 일등 공신 서예현이 고개를 절레절레 저으며 오답을 마치 정설처럼 말했다.

과거 생각을 한 번 하자 회귀 전 과거까지 물꼬 트듯이 떠오르는 건 막을 수가 없었다.

그리고 그 마지막은 내 장례식장에서 보았던 서른 살의 견하준이었다. 내 등을 떠밀던, 과거의 기억 속에 홀로 갇혀 있던 견하준.

그러니까 나는 내가 견하준에게 나도 감당하기 힘든 과거를 떠넘겼다는 걸 믿고 싶지 않았던 것 같다. 그리고 그걸 견하준이 기꺼이 받아들였다는 진실도.

잠깐 고민이 빠진 사이.

서예현이 먼저 방으로 들어가고, 김도빈과 류재희가 쓰레기와 식기를 치우는 틈을 타 기억을 적당히 빚으로 치환하여 견하준에게 물어보았다.

“야, 준아. 너는 만약 내가 너한테 빚 떠안아 달라고 하면 떠안아 줄 거냐?”

부담 없이 속내를 듣고 싶어 최대한 가볍게 던진 질문이었건만, 진지하게 받아들였는지 잠시간 고민한 견하준이 여상히 대답했다.

“글쎄, 액수에 따라 다르겠지?”

그러면 7년치+α 기억은 네게 얼마의 빚으로 다가왔길래 기꺼이 떠안은 거냐.

나는 왜 너한테 그 기억을 떠넘겼고, 너는 왜 그 기억을 떠안았을까.

그때의 너도 내게 직접 그린 악보를 들고 오고 간절한 얼굴로 오디를 언급하던 서예현처럼 모든 게 어그러진 첫 번째 회차의 기억이 있었을까.

내가 아무것도 모르는 너한테 기억을 강매하다시피 떠넘긴 개쓰레기만 아니길 바랄 뿐이다.

마음이 가벼워지긴 커녕 오히려 더 무거워지는 바람에 눈을 내리깐 채로 상념에 잠겨 있자 견하준이 슬그머니 한 마디 덧붙였다.

“그래도 보증은 안 서 줄 거야.”

보증 서 달라는 말은 애초부터 꺼낼 생각도 없었다, 인마.

* * *

앨범을 전곡 공개한 지 일주일이 후딱 지나고 첫 음방 날짜가 다가왔다.

쿠키는 두어 번 시도해 봤지만 개량을 맞춰도 대체 어떻게 된 영문인지 맛대가리가 더럽게 없는 쿠키만 탄생시키는 바람에 그냥 베이커리에 외주 맡겼다.

정성이 부족해 보여도 어쩌겠는가. 데이드림이 먹을 수는 있는 쿠키를 조공해야지.

내 정성을 선보이는 것보다 팬들이 굶지 않게 하는 게 먼저였다. 내 수제 쿠키는 곰팡이 피고 썩는 식품류라 기념으로 보관도 못 하고 결국은 쓰레기통행일 거잖아.

대신 알파벳 소품과 손 모양을 이용해서 찍은 포토 카드로 역조공에 내가 만든 알파벳 넣기를 성사시켰다.

“우리 컴백도 안 했는데 음방 올해 꽤 자주 온 거 같다. 안 그래?”

“당장 저번 달에도 하준이 형 응원한다고 왔잖아요. 이번에는 이든이 형 응원하러 오고.”

“말은 바로 하자. 너희가 순수한 마음으로 준이 응원하러 왔냐. KICKS랑 낙하산이랑 하준이 삼파전 보러 왔지.”

“형형, 1위 공약으로 노래 맞춰서 프리스타일 힙합 댄스 어때요? 프리스타일 어려우면 제가 안무는 지금 짜 드릴게요. 형도 3분 만에 익힐 수 있을 만한 수준으로다가.”

음방 첫째 날만 응원한다고 멤버들이 함께 와 줬다. 이번에는 견하준 때처럼 삼파전이라는 빅이벤트가 없으니 굳이 다 같이 우르르 올 필요도 없긴 했다.

심심하면 안면 있는 선후배 대기실에서 노가리나 까면 되니까 나도 딱히 심심하진 않고 말이다.

무대에 온전히 혼자 서는 건 DTB 4 결승전 2라운드 이래로 참으로 오랜만이었다.

3분이 넘는 시간을 오롯이 혼자의 목소리로 채우는 게 낯설었지만, 그만큼 내 속에 쌓여 있던 오랜 그 갈망을 풀어낼 수 있는 온전한 기회였기에 더욱 강렬하게 다가왔다.

“W카운트다운 5월 다섯째 주 영광의 1위는… 윤이든! 축하드립니다!”

MC에게 트로피를 건네받고 수상 소감을 발표했다.

“첫 솔로 활동에서 1위를 하게 되어서 정말 영광이고요, 제가 이 앨범을 완성하기까지 걸어온 길을 함께해 준 모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항상 응원해 준 우리 데이드림, 그리고 리더 첫 방송 응원해 준다고 여기까지 함께 와 준 우리 멤버들한테도 진심으로 감사의 말씀을 전합니다. 앞으로도 좋은 음악으로 보답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응원석에서 열심히 박수를 치고 있는 멤버들의 모습이 눈에 들어와 트로피를 흔들며 피식 웃어 주었다.

꿈♥백일몽 @revedream

교환 끝에 드디어 완성했다?‍⬛

(포카_CAT_완성사진.jpg)

공유 1241 인용 99 마음에 들어요 2884

DD @dbsdlemsfan

나 안아…

(포카_HUG_나열.jpg)

공유 369 인용 25 마음에 들어요 741

갱깽 @rodRod0112

공방포카 E 양도 구해요

E 하나만 더 있으면 REVE 완성 시킬 수 있어요 제발?

Reve 레브 윤이든 이든 덥카 더블유카운트다운 pc poca

(포카_REV_나란히.jpg)

공유 1 인용 7 마음에 들어요 2

당돌한얼음 @milkteaaaaa

별안간 조의 받음

(포카_RIP_나열사진.jpg)

│

당돌한얼음 @milkteaaaaa

이든이가 퇴직연금 넣으래

(포카_IRP_나열사진.jpg)

서치퀘에서 본 공방포카가 조의를 표하고 있는 걸 보고 어떻게 알파벳이 랜덤으로 들어가도 저렇게 들어가나 잠시 당황했지만 어떻게든 긍정적으로 해석해 주는 데이드림 덕분에 한시름 놓았다.

별 이슈 없이 무사히 정규 앨범을 세상에 내보낸 것에 마음을 놓기도 잠시.

“예현이 형 말이야, 요새 좀 우울해 보이는 것 같지 않아?”

견하준의 물음에 눈을 깜빡이며 되물었다.

“엥, 진짜?”

요새 DTB 촬영과 솔로 활동이 겹쳐서 서예현을 신경 쓸 새가 없었다. 물론 바쁘지 않았더라도 내가 서예현의 우울함을 캐치할 수 있었을까는 미지수였다.

“볼록거울이라도 본 거 아니야? 그거 보고 본인이 살찐 걸로 착각하고 우울해한다거나?”

아무리 생각해 봐도 서예현이 우울해할 만한 이유는 그것밖에 없었다.

“번아웃인가? 요즘 예현이 형 개인 스케줄이 많긴 했어.”

익숙하게 내 말을 먹금한 견하준이 걱정스러운 얼굴로 진지하게 이유를 추측했다.

“아니면 외모 악플이라도 본 거 아니에요? 예현이 형급으로 관리하는데 외모 악플 마주하면 진짜 세상이 싫어질 것 같긴 해요.”

그 정도 악플은 서예현도 거울 한 번 보면 개소리로 느껴지지 않을까 싶다.

“설마…”

“예상 가는 이유라도 있어요?”

갑자기 든 생각에 눈살을 찌푸리며 중얼거리자 류재희가 반신반의하는 얼굴로 물었다.

“나처럼 멋있게 솔로 앨범 내고 싶어서 그러는 거 아니냐? 하지만 본인 상상과 현실과의 괴리감을 깨닫고 기분이 우울해진 거지.”

두 사람은 내 완벽한 추론에 대꾸도 하지 않고 서로 의견을 내며 서예현의 우울의 이유를 추측해 내기에 바빴다.

이게 가정에서 소외당하는 가장의 마음인가.

그나마 내 옆에서 맞장구를 쳐 주는 롤인 김도빈이 그리웠다. 우리 리액션 담당 짭막내가 트트블 촬영 중이라 없는 게 한이었다.

“이렇게 온종일 우리들끼리 떠들고 있으면 답이 나오냐? 당사자한테 직접 물어보면 되지.”

결국 내가 가장이자 리더로서 총대 메고 서예현이랑 진지한 상담을 한번 해 보기로 했다.

흠, 심각한 이유는 아니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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