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ự Trở Lại Của Một Thần Tượng Đã Mất Đi Lý Tưởng Ban Đầu RAW - C562
초심 잃은 아이돌을 위한 회귀 백서 559화(561/579)
초심 잃은 아이돌을 위한 회귀 백서 559화
* * *
드디어 윤이든을 앨범 하나 없는 래퍼라는 오랜 오명에서 벗어나게 해 줄 정규 앨범이 정식 발매되었다.
당연히 다들 티저만으로 충격과 쇼크를 안겨 주었던 뮤직비디오로 먼저 달려갔다.
윤이든 본인이 어느 정도 의도한 노이즈 마케팅이 제대로 성공한 셈이었다. 본인이 의도했던 것보다 화력이 몇 배는 더 강해서 문제였지만.
몇 번을 맛만 보고 빼앗겼던 그 익숙하고도 묵직한 비트가 흘러나오고.
스포티한 테크웨어 무드와 스트릿 감성이 결합한, 제법 본인다운 패션을 걸친 윤이든이 저벅저벅 화면 안으로 걸어 나와 소파에 털썩 앉았다.
어쩐지 주말의 아버지를 생각나게 하는 포즈로 삐딱하게 앉은 윤이든이 리모컨 버튼을 꾹꾹 누르자 그 앞의 텔레비전이 켜지며 카메라가 텔레비전 화면으로 전환되었다.
15라는 채널 번호가 상단에 박히고, 대충 입은 교복 위로 바람막이를 걸친 윤이든이 교실 같은 공간에 앉아 노트에 무언가를 끄적이고 있었다.
16, 17, 18… 계속 채널 번호가 올라감에 따라 TV 속 윤이든이 있는 장소도, 옷차림도 계속해서 그 나이 당시의 윤이든이 즐겨 입던 패션으로 바뀌어 갔다.
라는 곡 제목답게 곡 가사는 솔직하게 터놓고 말하는 윤이든의 자기소개 포트폴리오 그 자체였다.
뻔뻔하면서도 재수 없지는 않은 본인 자랑질과 근거 있는 자신감. 그리고 그저 운이 좋아서 그 자리에 올라간 거라 손가락질하는 헤이터들 저격도 놓치지 않았다.
그러면 대체 그 티저는 무엇이었는가. 한 여름밤의 악몽이었나- 싶던 찰나, 채널이 19에서 20으로 바뀌며.
[저 하늘 끝까지 날아
yeah, we shining bright
눈부신 조명 아래서 함께 dance with me]
티저의 ‘그 노래’와 ‘그 장면’이 나왔다. dance with me 부분에서 자연스럽게 섹시 콘셉트로 변하는 멜로디는 다시 들어도 감탄이 나올 정도였다.
물론 폼 잡는 멋있는 모습만 보여주다가 갑자기 마주한 큐티청량섹시 콘셉트도 다른 의미로 감탄이 나왔다. 사람이 한순간에 저렇게 공포스러워질 수가 있구나- 싶어서.
하지만 티비 속 채널이 넘어가며 다시 비트가 돌아오고, 그 뒤에 무대 의상을 입고 골프채 든 윤이든과 함께 이어지는 가사는 ‘이런 거 할 거라고 그때 나 조롱했던 새끼들아, 니들 안의 편견을 좀 버려 보셈’ 이런 내용이었다.
너희들이 아무리 real hiphop 외치면서 똥폼 잡아도 이런 거 하는 내가 더 멋있다는, 자기애 넘치는 노골적인 디스는 덤이었다.
채널이 오르고 오르다가 마침내 25번 채널.
[이 긴 여정의 끝에서 마주하게 될 건
Fall or rise, 아니면 그냥 현상 유지
그게 뭐가 됐든 간에, Ready to face it]
심드렁한 얼굴로 TV 전원을 끈 스물다섯 살 현재의 윤이든의 모습으로 카메라가 전환되며 독백 같은 다짐인 Outro로 곡이 마무리되었다.
윤이든은 이 곡과 뮤직비디오 하나로 숨 가쁘게 달려왔던 본인의 10년을 보여 주었다.
그건 티저의 충격을 싹 잊고 뮤비와 곡을 찬양하게 만들기에 충분했다.
-뮤비 진짜 역대급으로 잘 뽑힌 듯 윤이든이라는 사람의 10년을 엿본 느낌
-전체 뮤비 보니까 새삼 티저 어그로 미쳤네ㅋㅋㅋㅋㅋㅋㅋㅋ
-윤리다 멋있어 보여서 짜증나ㅋㅋㅋ큐ㅠㅠㅠ 인정하면 지는 거 같은데 멋있긴 해
-경배하라 갓이든!경배하라 갓이든!경배하라 갓이든!경배하라 갓이든!경배하라 갓이든!경배하라 갓이든!
-15~19 패션은 누가 봐도 양아치 정석 아입니까 행님
└어허 다크나이트한테 양아치라니
-왜 나는 하필 딱 10초 나온 그 파트에 꽂혀서ㅠㅠㅠㅠㅠㅠㅠㅠ 이든아 레브곡으로 한 번 내주라ㅠㅠㅠㅠㅠㅠ
-진짜 티저 컨셉대로 나왔어도 신선하고 재미있었을 텐데 아쉽다…ㅠ
-진심 역대급 티저사기…. 어떻게 골라도 딱 그 장면을 골라서 티저에 박아놓냐ㅋㅋㅋㅋㅋ
-세뱃돈 봉투 ㅈㄴ 얇아서 속으로 쪼잔하다고 욕하고 있었는데 꺼내보니까 지폐도 아니고 수표인 기분임 ㄹㅇ 대가리 박고 석고대죄와 찬양을 동시에 드리고 싶음
-선공개곡이 너무 잘뽑혀서 그거 뛰어넘기 가능한가 걱정했는데 세상에서 제일 쓸모없는 걱정이었다
은 티저에서 맛보기로 보여 줬던 그대로 윤이든의 정장과 셔츠 영상 화보였다.
던져진 주사위, 공중에서 빙그르르- 회전하는 동전.
눈을 내리깔고 붉은색 칵테일을 마시는 검은색 정장 차림의 윤이든. 붉은색과 검은색이 빠르게 도는 룰렛 휠.
뮤비의 색감 역시 영상 화보 같은 분위기를 만드는 데에 한몫했다.
[모든 걸 걸어 두 배로 더 크게
bet on my name, Ain’t no option
win or lose, gotta play to survive]
특히 티저에도 등장했던 러시안룰렛은 숨 막히는 긴장감을 선사하다가도, 단번에 긴장을 해소하는 강렬한 엔딩으로 마무리되며 강한 인상을 남겼다.
[Double or nothing
all in, no bluffin’
let it ride, let it roll
빌어먹을 세상에 내 존재를 박제해]
마지막 훅이 끝나고, 뮤직비디오 속 윤이든은 의자에 걸쳐 놨던 블랙 롱코트를 걸치고 출입문을 향해 느긋하게 걸어간다.
방에서 나간 윤이든의 등 뒤로 문이 닫히는 순간, 총성이 울리며 화면이 암전되었다.
낯선 으른섹시미를 보여 주는 윤이든이랑 약간 내외하다가 모두가 아는 깽판 이든을 마주하고 안심하게 되는 뮤직비디오였다.
-누구세요…?
-깽판치러 왔다는 컨셉이 정말 잘 어울리긴 한다
-노래 중독성 쩐다 진짜ㅋㅋㅋㅋ 자본의 비트와 미친 실력이 만나면 이래되는구나ㅋㅋㅋ
-두 발 남았는데 진행자에게 탄알 쏴버리고 탄알 없는 총으로 굳이굳이 한 번 더 쏴서 게임 끝내버리는 게 진짜ㅋㅋㅋㅋ 인성 보소ㅋㅋㅋㅋㅋㅋ
-아니 도박판에서 칩을 걸어야지 옷을 걸면 뭐 어쩌라는 거임
-ㄹㅇ 셔츠까지 벗을까봐 개쫄렸네;;;;
-이든아 팍팍 져서 더 벗었어야지!!!!! 셔츠 차림에서 이겨버리는 게 어디있어!!!!
-곧 여름이라 롱코트를 따라 입을 수 없는게 한이다
-동일인 맞아? 대역 세워놓은 거 아니야? 저 진중섹시으른미수컷이 내가 아는 레브의 그 가부장 리더라고????
-뒷부분 깽판 아니었으면 보다 껐다 그나마 뒷부분에서 깽판 ㅈㄴ 시원하게 쳐서 속이 확 풀렸음
-진심 마피아라고 해도 믿을 듯 새삼 인상 진짜 더럽당
-나른고영이든과 우다다캣초딩이든이 뮤비 한 편에…!
수록곡부터 타이틀곡까지 호평을 받으며 회귀 전후를 통틀어 윤이든이 처음으로 선보이는 솔로 정규 앨범 [α-betⅠ]이 세상에 나왔다.
윤이든의 버킷리스트가 온전히 이루어지는 순간이었다.
* * *
[1위-new ‘윤이든 – Double or Nothing’ ♥99,999+
2위-new ‘윤이든 – Explicit’ ♥99,999+
3위- ‘윤이든 – Anthem’ ♥99,999+ ▼2
4위-new ‘윤이든 – LOST(remix)’ ♥99,999+]
1위부터 4위까지 내 곡으로 차트 줄 세우기도 모자라, 이 전 음원 차트 실시간, 일간 1위를 달성하며 차트 올킬을 이루었다.
나머지 수록곡들도 TOP 100 차트 안에 골고루 자리 잡고 있었다.
누가 또 몇몇 곡이 뮤직클라우드에 올려 놨던 옛날 작업물 리메이크라는 걸 알아보고 발 빠르게 비교 영상을 만들어 올린 덕분에 수록곡들도 제법 관심을 받게 되었다.
DTB 4 당시에 오베인지 육베인지 하는 썩을 놈 덕분에 내가 표절충으로 몰리면서 풀어 버렸던 예전 믹스테이프 작업물들이 그때 상황 덕분에 꽤 알려졌기 때문이다.
물론 나는 그 날것의 작업물들이 그렇게까지 퍼지는 걸 바라진 않았다.
하지만 그 덕분에 수록까지 묻히지 않고 주목을 받게 되었으니 그때의 빌어먹을 사건이 오히려 지금 와서 전화위복이 된 셈이다.
하루만에 올라온 그 비교 영상을 보자마자 반사적으로 최형진이 떠올랐지만 곧바로 머릿속에서 그 가설을 지워냈다.
조장이 조별 미션을 신경 써야 할 이 중요한 시기에 설마 그런 비교 영상이나 만들어서 너튜브에 올리고 있으려고.
“아깝다. 기왕이면 가 1위 했으면 했는데.”
“왜요? 자전적인 곡이라서요? 아니면 가 대중성보다 음악성을 더 강조한 곡이어서 그래요?”
내가 한탄조로 중얼거리자 열심히 서치하고 있던 류재희가 물었다.
그런 정상적인 이유는 아니라서 대답하기가 좀 그랬지만 한번 호기심이 생기면 끝까지 캐물어서 원하는 대답을 듣고야 마는 류재희의 집요함을 아주 잘 알고 있었기에 그냥 진짜 이유를 말해 주었다.
“아니. 가 1위 하고 이 2위를 하면 차트에 딱 ED가, 어? 지금은 DE잖아. 그래서 아깝다고.”
“그러면 랑 제목을 반대로 하지 그랬어요.”
“안 돼. 곡 이름이 곡의 완성인데 그걸 바꾸면 어떡하냐. 은 이라는 곡 이름으로 완성된 곡이고-”
“은 이라는 이름으로 완성된 곡이라고요. 네네.”
류재희가 내 말을 끊고 고개를 끄덕이며 멋대로 말을 이었다.
틀린 말은 아니어서 할 말이 없긴 했지만 가장의 권위가 침해당한 느낌이라 기분이 영…
이게 다 내 흑역사를 까발린 크루 형들 탓이었다.
아무래도 또 한 건 해서 막내의 존경심을 바로 세워 줘야겠다.
* * *
컴백 기념 OA 라이브.
“안녕, 데이드림. 하준이에 이어서 저도 솔로 컴백을 했습니다. 이후로 몇 년 만이죠? 솔로곡을 앨범으로 내는 건 또 처음이고요. 제 첫 솔로 앨범이자, 첫 솔로 정규 앨범, [α-betⅠ] 발매를 기념으로 앨범 소개 라이브를 진행해 보려고 합니다.”
테이블 위에 놓인 앨범과 아직 굽지 않은 쿠키 반죽이 담긴 팬을 카메라가 한 번 훑고 나서, 다시 내 얼굴로 포커스를 맞췄다.
이런 스튜디오에서의 OA 라이브 촬영은 항상 다섯 명이 함께 했는데, 나 혼자 덩그러니 스튜디오에 있으니 다소 어색하고 허전했다.
그래도 오늘은 스페셜 게스트가 있었으므로 홀로 외롭게 라이브 방송을 촬영할 일은 없었다.
“오늘은 특별히 제 앨범 제작 과정에 참가한 스페셜 게스트분들을 모셨습니다. 자, 스페셜 게스트 나와 주세요!”
벌컥-
내 말이 끝나자마자 기다렸다는 듯 스튜디오의 문이 시원하게 열렸다.
초심 잃은 아이돌을 위한 회귀 백서 559화(561/579)
초심 잃은 아이돌을 위한 회귀 백서 559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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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윤이든을 앨범 하나 없는 래퍼라는 오랜 오명에서 벗어나게 해 줄 정규 앨범이 정식 발매되었다.
당연히 다들 티저만으로 충격과 쇼크를 안겨 주었던 뮤직비디오로 먼저 달려갔다.
윤이든 본인이 어느 정도 의도한 노이즈 마케팅이 제대로 성공한 셈이었다. 본인이 의도했던 것보다 화력이 몇 배는 더 강해서 문제였지만.
몇 번을 맛만 보고 빼앗겼던 그 익숙하고도 묵직한 비트가 흘러나오고.
스포티한 테크웨어 무드와 스트릿 감성이 결합한, 제법 본인다운 패션을 걸친 윤이든이 저벅저벅 화면 안으로 걸어 나와 소파에 털썩 앉았다.
어쩐지 주말의 아버지를 생각나게 하는 포즈로 삐딱하게 앉은 윤이든이 리모컨 버튼을 꾹꾹 누르자 그 앞의 텔레비전이 켜지며 카메라가 텔레비전 화면으로 전환되었다.
15라는 채널 번호가 상단에 박히고, 대충 입은 교복 위로 바람막이를 걸친 윤이든이 교실 같은 공간에 앉아 노트에 무언가를 끄적이고 있었다.
16, 17, 18… 계속 채널 번호가 올라감에 따라 TV 속 윤이든이 있는 장소도, 옷차림도 계속해서 그 나이 당시의 윤이든이 즐겨 입던 패션으로 바뀌어 갔다.
라는 곡 제목답게 곡 가사는 솔직하게 터놓고 말하는 윤이든의 자기소개 포트폴리오 그 자체였다.
뻔뻔하면서도 재수 없지는 않은 본인 자랑질과 근거 있는 자신감. 그리고 그저 운이 좋아서 그 자리에 올라간 거라 손가락질하는 헤이터들 저격도 놓치지 않았다.
그러면 대체 그 티저는 무엇이었는가. 한 여름밤의 악몽이었나- 싶던 찰나, 채널이 19에서 20으로 바뀌며.
yeah, we shining bright
눈부신 조명 아래서 함께 dance with me]
티저의 ‘그 노래’와 ‘그 장면’이 나왔다. dance with me 부분에서 자연스럽게 섹시 콘셉트로 변하는 멜로디는 다시 들어도 감탄이 나올 정도였다.
물론 폼 잡는 멋있는 모습만 보여주다가 갑자기 마주한 큐티청량섹시 콘셉트도 다른 의미로 감탄이 나왔다. 사람이 한순간에 저렇게 공포스러워질 수가 있구나- 싶어서.
하지만 티비 속 채널이 넘어가며 다시 비트가 돌아오고, 그 뒤에 무대 의상을 입고 골프채 든 윤이든과 함께 이어지는 가사는 ‘이런 거 할 거라고 그때 나 조롱했던 새끼들아, 니들 안의 편견을 좀 버려 보셈’ 이런 내용이었다.
너희들이 아무리 real hiphop 외치면서 똥폼 잡아도 이런 거 하는 내가 더 멋있다는, 자기애 넘치는 노골적인 디스는 덤이었다.
채널이 오르고 오르다가 마침내 25번 채널.
Fall or rise, 아니면 그냥 현상 유지
그게 뭐가 됐든 간에, Ready to face it]
심드렁한 얼굴로 TV 전원을 끈 스물다섯 살 현재의 윤이든의 모습으로 카메라가 전환되며 독백 같은 다짐인 Outro로 곡이 마무리되었다.
윤이든은 이 곡과 뮤직비디오 하나로 숨 가쁘게 달려왔던 본인의 10년을 보여 주었다.
그건 티저의 충격을 싹 잊고 뮤비와 곡을 찬양하게 만들기에 충분했다.
-뮤비 진짜 역대급으로 잘 뽑힌 듯 윤이든이라는 사람의 10년을 엿본 느낌
-전체 뮤비 보니까 새삼 티저 어그로 미쳤네ㅋㅋㅋㅋㅋㅋㅋㅋ
-윤리다 멋있어 보여서 짜증나ㅋㅋㅋ큐ㅠㅠㅠ 인정하면 지는 거 같은데 멋있긴 해
-경배하라 갓이든!경배하라 갓이든!경배하라 갓이든!경배하라 갓이든!경배하라 갓이든!경배하라 갓이든!
-15~19 패션은 누가 봐도 양아치 정석 아입니까 행님
└어허 다크나이트한테 양아치라니
-왜 나는 하필 딱 10초 나온 그 파트에 꽂혀서ㅠㅠㅠㅠㅠㅠㅠㅠ 이든아 레브곡으로 한 번 내주라ㅠㅠㅠㅠㅠㅠ
-진짜 티저 컨셉대로 나왔어도 신선하고 재미있었을 텐데 아쉽다…ㅠ
-진심 역대급 티저사기…. 어떻게 골라도 딱 그 장면을 골라서 티저에 박아놓냐ㅋㅋㅋㅋㅋ
-세뱃돈 봉투 ㅈㄴ 얇아서 속으로 쪼잔하다고 욕하고 있었는데 꺼내보니까 지폐도 아니고 수표인 기분임 ㄹㅇ 대가리 박고 석고대죄와 찬양을 동시에 드리고 싶음
-선공개곡이 너무 잘뽑혀서 그거 뛰어넘기 가능한가 걱정했는데 세상에서 제일 쓸모없는 걱정이었다
은 티저에서 맛보기로 보여 줬던 그대로 윤이든의 정장과 셔츠 영상 화보였다.
던져진 주사위, 공중에서 빙그르르- 회전하는 동전.
눈을 내리깔고 붉은색 칵테일을 마시는 검은색 정장 차림의 윤이든. 붉은색과 검은색이 빠르게 도는 룰렛 휠.
뮤비의 색감 역시 영상 화보 같은 분위기를 만드는 데에 한몫했다.
bet on my name, Ain’t no option
win or lose, gotta play to survive]
특히 티저에도 등장했던 러시안룰렛은 숨 막히는 긴장감을 선사하다가도, 단번에 긴장을 해소하는 강렬한 엔딩으로 마무리되며 강한 인상을 남겼다.
all in, no bluffin’
let it ride, let it roll
빌어먹을 세상에 내 존재를 박제해]
마지막 훅이 끝나고, 뮤직비디오 속 윤이든은 의자에 걸쳐 놨던 블랙 롱코트를 걸치고 출입문을 향해 느긋하게 걸어간다.
방에서 나간 윤이든의 등 뒤로 문이 닫히는 순간, 총성이 울리며 화면이 암전되었다.
낯선 으른섹시미를 보여 주는 윤이든이랑 약간 내외하다가 모두가 아는 깽판 이든을 마주하고 안심하게 되는 뮤직비디오였다.
-누구세요…?
-깽판치러 왔다는 컨셉이 정말 잘 어울리긴 한다
-노래 중독성 쩐다 진짜ㅋㅋㅋㅋ 자본의 비트와 미친 실력이 만나면 이래되는구나ㅋㅋㅋ
-두 발 남았는데 진행자에게 탄알 쏴버리고 탄알 없는 총으로 굳이굳이 한 번 더 쏴서 게임 끝내버리는 게 진짜ㅋㅋㅋㅋ 인성 보소ㅋㅋㅋㅋㅋㅋ
-아니 도박판에서 칩을 걸어야지 옷을 걸면 뭐 어쩌라는 거임
-ㄹㅇ 셔츠까지 벗을까봐 개쫄렸네;;;;
-이든아 팍팍 져서 더 벗었어야지!!!!! 셔츠 차림에서 이겨버리는 게 어디있어!!!!
-곧 여름이라 롱코트를 따라 입을 수 없는게 한이다
-동일인 맞아? 대역 세워놓은 거 아니야? 저 진중섹시으른미수컷이 내가 아는 레브의 그 가부장 리더라고????
-뒷부분 깽판 아니었으면 보다 껐다 그나마 뒷부분에서 깽판 ㅈㄴ 시원하게 쳐서 속이 확 풀렸음
-진심 마피아라고 해도 믿을 듯 새삼 인상 진짜 더럽당
-나른고영이든과 우다다캣초딩이든이 뮤비 한 편에…!
수록곡부터 타이틀곡까지 호평을 받으며 회귀 전후를 통틀어 윤이든이 처음으로 선보이는 솔로 정규 앨범 [α-betⅠ]이 세상에 나왔다.
윤이든의 버킷리스트가 온전히 이루어지는 순간이었다.
* * *
2위-new ‘윤이든 – Explicit’ ♥99,999+
3위- ‘윤이든 – Anthem’ ♥99,999+ ▼2
4위-new ‘윤이든 – LOST(remix)’ ♥99,999+]
1위부터 4위까지 내 곡으로 차트 줄 세우기도 모자라, 이 전 음원 차트 실시간, 일간 1위를 달성하며 차트 올킬을 이루었다.
나머지 수록곡들도 TOP 100 차트 안에 골고루 자리 잡고 있었다.
누가 또 몇몇 곡이 뮤직클라우드에 올려 놨던 옛날 작업물 리메이크라는 걸 알아보고 발 빠르게 비교 영상을 만들어 올린 덕분에 수록곡들도 제법 관심을 받게 되었다.
DTB 4 당시에 오베인지 육베인지 하는 썩을 놈 덕분에 내가 표절충으로 몰리면서 풀어 버렸던 예전 믹스테이프 작업물들이 그때 상황 덕분에 꽤 알려졌기 때문이다.
물론 나는 그 날것의 작업물들이 그렇게까지 퍼지는 걸 바라진 않았다.
하지만 그 덕분에 수록까지 묻히지 않고 주목을 받게 되었으니 그때의 빌어먹을 사건이 오히려 지금 와서 전화위복이 된 셈이다.
하루만에 올라온 그 비교 영상을 보자마자 반사적으로 최형진이 떠올랐지만 곧바로 머릿속에서 그 가설을 지워냈다.
조장이 조별 미션을 신경 써야 할 이 중요한 시기에 설마 그런 비교 영상이나 만들어서 너튜브에 올리고 있으려고.
“아깝다. 기왕이면 가 1위 했으면 했는데.”
“왜요? 자전적인 곡이라서요? 아니면 가 대중성보다 음악성을 더 강조한 곡이어서 그래요?”
내가 한탄조로 중얼거리자 열심히 서치하고 있던 류재희가 물었다.
그런 정상적인 이유는 아니라서 대답하기가 좀 그랬지만 한번 호기심이 생기면 끝까지 캐물어서 원하는 대답을 듣고야 마는 류재희의 집요함을 아주 잘 알고 있었기에 그냥 진짜 이유를 말해 주었다.
“아니. 가 1위 하고 이 2위를 하면 차트에 딱 ED가, 어? 지금은 DE잖아. 그래서 아깝다고.”
“그러면 랑 제목을 반대로 하지 그랬어요.”
“안 돼. 곡 이름이 곡의 완성인데 그걸 바꾸면 어떡하냐. 은 이라는 곡 이름으로 완성된 곡이고-”
“은 이라는 이름으로 완성된 곡이라고요. 네네.”
류재희가 내 말을 끊고 고개를 끄덕이며 멋대로 말을 이었다.
틀린 말은 아니어서 할 말이 없긴 했지만 가장의 권위가 침해당한 느낌이라 기분이 영…
이게 다 내 흑역사를 까발린 크루 형들 탓이었다.
아무래도 또 한 건 해서 막내의 존경심을 바로 세워 줘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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컴백 기념 OA 라이브.
“안녕, 데이드림. 하준이에 이어서 저도 솔로 컴백을 했습니다. 이후로 몇 년 만이죠? 솔로곡을 앨범으로 내는 건 또 처음이고요. 제 첫 솔로 앨범이자, 첫 솔로 정규 앨범, [α-betⅠ] 발매를 기념으로 앨범 소개 라이브를 진행해 보려고 합니다.”
테이블 위에 놓인 앨범과 아직 굽지 않은 쿠키 반죽이 담긴 팬을 카메라가 한 번 훑고 나서, 다시 내 얼굴로 포커스를 맞췄다.
이런 스튜디오에서의 OA 라이브 촬영은 항상 다섯 명이 함께 했는데, 나 혼자 덩그러니 스튜디오에 있으니 다소 어색하고 허전했다.
그래도 오늘은 스페셜 게스트가 있었으므로 홀로 외롭게 라이브 방송을 촬영할 일은 없었다.
“오늘은 특별히 제 앨범 제작 과정에 참가한 스페셜 게스트분들을 모셨습니다. 자, 스페셜 게스트 나와 주세요!”
벌컥-
내 말이 끝나자마자 기다렸다는 듯 스튜디오의 문이 시원하게 열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