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ự Trở Lại Của Một Thần Tượng Đã Mất Đi Lý Tưởng Ban Đầu RAW - C559
초심 잃은 아이돌을 위한 회귀 백서 556화(558/579)
초심 잃은 아이돌을 위한 회귀 백서 556화
“그런데 데뷔 전에 용철이한테 전화해서 고해성사했잖아.”
“아, 맞아. 갑자기 전화 와서, “형, 나 얼굴로 성공 못 할 것 같아! 여기 얼굴 미친놈 있다니까! 이제는 진짜 실력으로만 승부해야 하게 생겼어! 얼굴로 성공할 수 있는 사람은 따로 있었어!” 이랬지.”
“그거 우리도 옆에서 다 들었다, 이든아.”
오늘 우리 멤버들이 내 이야기로 많이도 웃고 가는구나. 내 확정된 성공의 장벽이었던 서예현이 그 비하인드를 듣고 제일 크게 웃었다. 그래, 웃어라, 웃어.
“그때 우리 막내를 좌절에 빠뜨린 사람이 여기 이분이지?”
켁-
갑자기 지목당한 서예현이 웃다가 당황하여 사레가 걸렸는지 작게 기침을 내뱉었다. 하긴, 여기에서 독보적인 얼굴 미친놈은 누가 봐도 너무 명확했다.
“나 이분 길거리 광고판이랑 TV에서 너무 많이 봐서 내적 친밀감 있어.”
“야, 이든이가 그럴 만하다. 얼굴로 확실한 성공을 꿈꾸던 막내가 처음 마주한 고난 아니야.”
아니, 내 흑역사 까 놓고 형들만 이해하면 다냐고.
나를 중점에 놓고 대화가 이어질수록 서로 공통 분모에 의한 친밀감이 생겼는지 어느덧 서로 자연스레 말도 편하게 놓은 상태였다.
“그런데 얘 애교는 많이 해? 카메라 앞에서 애교 잘해?”
형범 형의 물음에 류재희가 고개를 저으며 대답했다.
“이든이 형이 저희 팀 애교 담당은 아니라서요. 벌칙성으로 어쩌다가 한 번? 그리고 팬싸에서 팬들이 요청하면? 그럴 때만 아주 가끔씩 해요.”
“웃기는 놈이야, 이거. 우리한테는 애교 떨 수 있다고 애교 10종 세트 영상 보내서 점심밥 얹히게 만들더니만 정작 데뷔해 놓고는 안 한다고?”
접시 위의 음식을 깨작거리면서 먹고 있던 서예현이 몹시 속이 안 좋아 보이는 얼굴로 되물었다.
“그러니까, 윤이든이 애교를 열 개나 하는 영상을 찍어서 보냈다고요? 그거 테러 아니에요…?”
“내 말이. 그래서 이거 인터넷에 퍼지면 얘 탈퇴당한다고, 우리끼리 그냥 묻자고 했다니까.”
어쩐지, 한 명쯤은 단체 채팅방에 동영상 올리면서 놀릴 법도 했는데 왜 구전설화로만 언급되나 했다.
형들의 하해와 같은 은혜에 감읍할 따름-
“잠깐만, 나 저장해 놨던 거 같은데… 우리 막내가 갑자기 아티스트 병에 걸리거나 과거 논란 나면 얘가 이렇게 아이돌에 진심이었다고 해명용으로 퍼트리려고.”
-은 개뿔.
과거 흑역사 사진에 이어서 흑역사 영상까지 털릴 위기에 처했다. 내가 무슨 복을 누리겠다고 코스 요리라는 소리에 솔깃해서 식권을 받았을까. 그냥 집에 가서 견하준 밥이나 먹을걸.
“세민이 형, 넣어놔, 넣어놔. 우리 멤버들은 다 그런 거 안 보고 싶어할걸? 얘네는 방송에서 내 애교 나오면 눈을 씻는 애들이야.”
“저는 보고 싶습니다! 삥 뜯는 양아치 같은 이든이 형 과사가 너무 머릿속에 콱 틀어박혀서 그런 걸로라도 중화를 시켜야 할 것 같아여.”
“저도 도빈이 형이랑 같은 생각! 우리 리더가 양아치가 아니었다는 증거를 보여 달라!”
“아니, 이든이 네가 그때 어땠는지 아니까 그런 영상을 찍었다는 게 더 상상이 안 가서.”
준아, 너마저…!
“나는 딱히 보고 싶지는 않… 오늘 밤에 악몽으로 나올 것 같은데.”
“세상에, 오랜만에 맞는 말을 하십니다, 형님. 저도 안 보고 싶습니다.”
“왜 또 갑자기 극존칭이야, 무섭게.”
유일하게 여기에서 나랑 의견이 맞는 게 오직 서예현뿐이라니. 내가 멤버들을 잘못 키웠구나. 내가 암울해하고 있는 동안 세민 형은 기어코 그 끔찍한 흑역사 동영상을 찾아냈다.
“오, 찾았다. 여기 있네.”
“차라리 단체 채팅방을 하나 파서 링크로 보냅시다! 여기서 틀지 말고!”
아주 다행히도 피로연 복장으로 갈아입은 주성이 형과 형수님이 우리 테이블로 오며 내 암살 시도는 끝이 났다.
주성이 형이 이렇게 축가 보은을 하는구나!
“고맙다, 이든아. 덕분에 아연이한테 면책권 다섯 장이나 받았어.”
주성이 형이 내 손을 꼬옥 쥐며 내 손에 봉투를 쥐여주었다. 봉투가 제법 두툼한 걸 보니 다섯 명 몫을 다 챙겨 준 모양이다.
주성이 형도 잘 부르는 축에는 절대 들지 못하는 내 보컬 실력을 잘 알고 있었으므로, 보컬이 되는 멤버들까지 데려와 끝내주는 축가를 불러 준 게 꽤 감동이었나 보다.
“아, 형. 뭘 이렇게 많이 넣었어요. 저 안 받아도 돼요. 형이랑 나랑 알고 지낸 세월이 얼만데.”
“야, 너무 아련하다!”
“알고 지낸 세월이 얼마냬. 하긴, 그만큼 깊은 관계였긴 하지.”
휘파람 불고 난리가 났다. 익숙하게 크루 형들의 염병을 먹금한 주성이 형이 내가 돌려준 봉투를 다시 내 손에 쥐여 주며 고개를 저었다.
“동생한테 축의금도 받았는데 축가 사례금도 안 주면 내가 뭐가 되냐. 그리고 너는 괜찮아도 같이 수고해 준 너희 멤버들은?”
“저희도 괜찮아요. 이든이 형이 축가 준비로 저희 굴리면서 보답은 빵빵하게 해 줬어요.”
코스 요리로 나온 스테이크를 우물거리며 류재희가 대답했다.
나야 오랫동안 알던 형 결혼식이라 무상으로 공연해도 상관은 없지만 멤버들은 아무 상관 없는 사람 축가 공연에 동원되는 거니 사례는 당연히 해 줬다.
“이걸로 너희 멤버들이랑 맛있는 거라도 사 먹어.”
“맛있는 거 못 먹어요… 예현이 형 앞에서 받은 이상, 저희가 사 먹을 수 있는 건 풀때기밖에 없어요…”
“도빈아, 그게 무슨 말이야, 하하. 누가 들으면 우리 맨날 샐러드 가게에서 외식하는 줄 알겠다.”
천진난만하게 열린 김도빈의 진실의 주둥이에 서예현이 이를 깍 깨물고 애써 웃으며 변명했다.
“아, 맞다. 주성이 형, 오늘 축가 첫 곡 넘겨드릴? 나중에 형수님 레이블콘 초대해서 불발된 공개 프러포즈의 꿈을 그 곡으로 이루시라고.”
내 물음에 주성이 형보다 형수님이 대답하는 게 더 빨랐다.
“아니요, 아니에요. 괜찮아요. 기왕 정식 발매하면 주성 오빠 노래보다는 레브 노래로 나오는 게 저는 훨씬 좋죠.”
“어, 그렇대…”
손까지 격하게 저어 가며 나를 말리는 형수님 옆에서 주성이 형이 힘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면 축가 사례비는 저작권료로 퉁칠 테니까 넣어 놓으쇼. 그걸로 신혼여행에서 형수님 선물 하나 더 사 드려요.”
내 말에 감동받은 얼굴로 입을 가린 형수님이 연신 감탄사를 뱉으며 남은 손으로 주성이 형의 팔을 퍽퍽 쳐 댔다. 주성이 형 팔 괜찮나.
축가는 나중에 레브 앨범 수록곡으로 내면 되겠지, 뭐.
* * *
Yxxtube
(영상)
결혼식 축가 영상 속에서 갑자기 튀어나온 레브
조회수 550만
?6만 ?
-하객 중에서 데이드림 있으면 저날 ㄹㅇ 계탔다 진짜 부럽네ㅠㅠㅠㅠ
-신부님 너무 좋아하시는데ㅋㅋㅋㅋ
└데이드림이시래요ㅋㅋ
└내가수가 결혼식장에서 말아주는 1열 콘서트? 신랑교체식 어케 참으신겨?
-그냥 영상에서 깜짝등장한 줄 알았는데 ㄹㅇ 영상 속에서 현실로 튀어나오네
-멤버 가족 결혼식 아니라 이든이 친한 형 결혼식이래요~~
-축가 무대 등장 방법부터 평범하지가 않아ㅋㅋㅋㅋㅋ 역시 레브ㅋㅋㅋㅋ
-결혼식 당사자들한테도 하객들한테도 평생 못 잊을 결혼식이네요
-저 정도 결혼식이면 식사로 김밥이랑 라면만 나와도 뒷말 안 나올 듯….
-저거 처음 듣는 노랜데 설마 미공개곡?
-5~10만 원에 미공개곡 최초공개 해주고 히트곡도 불러주고 시야 가깝고 밥도 주는 콘서트라니 이거 완전 혜자 아니야
-축가 노래로 딱 좋네 저거 발매되면 축가 대표곡 쌉가
* * *
오랫동안 연습했던 주성이 형의 결혼식 축가 공연을 그렇게 성공적으로 마치고.
벌써 3차 예선에 프로듀서들이 심사할 필요도 없는 싸이퍼 촬영까지 마친 DTB는 어느덧 본선으로 들어가는 관문인 조별 미션의 바로 앞 단계인 디스전에 돌입했다.
디스전은 시즌 4까지만 해도 DTB의 꽃이라 불리는 라운드였지만, 시즌 5에서 여러 이유로 폭망했다.
일단, 첫 번째 이유는 시즌 5에서 바뀌었던 디스전의 방식이었다.
지금까지 DTB가 고수해 오던 디스전 방식은 지목형이었다. 하지만 갑자기 시즌 5부터 팀 디스라는 듣도 보도 못한 디스전 방식으로 개편하면서 제대로 시행착오를 겪었다.
소수를 제외한 출연진들의 병풍화, 한 놈만 잘하면 나머지 팀원들이 개판 쳐도 올라가는 시스템, 팀으로 붙여놓으니 디스할 거리도 없어서 쥐어 짜내는 등.
여러모로 최악이라는 평을 들은 디스전 패턴이었다.
그리고 내 디스전들이 정말 인상 깊었는지, 복면을 쓰고 나온 인간들과 뜬금포 고백 공격을 갈기는 인간들이 대거 출연했다.
하지만 얼굴을 가린 의미가 없는 놈이 대부분이었고, 얼굴 굳이 안 가려도 랩으로만 판단해야 할 얼굴인데 대체 왜 가리고 나오는 거냐고 시청자들이 짜증 내기도 했다.
그리고 고백 공격? 그건 처음 할 때나 신선하지, 계속되면 뇌절이다.
그리고 뇌절이 되면 더 이상 웃음거리로 넘기지 못하게 되면서 이걸 계속 마주하는 시청자들도 진지해지게 된다.
남자 출연자가 여자 출연자한테 했던 고백 공격은 PTSD 자극, 남출이 남출한테 한 고백 공격은 커밍아웃의 희화화라고 한바탕 난리가 나기도 했다.
그래서 악플과 싸불의 쓴맛을 겪는 걸 다들 지켜본 이상, 복면과 고백 공격은 디스전에 더는 등장하지 않을 것 같고.
방식도 다시 지목 형식으로 바뀌었다.
다만, N:1 경연이 시즌 4와 모양새가 겹친다고 판단한 건지, 아니면 그림이 나오지 않을 걸 걱정한 건지 상대 지목을 경매식 파이트머니 베팅으로 바꾸었다.
여러 명이 상대 한 명을 지목하면, 지목한 이들이 파이트머니를 얼마 걸 것인지 베팅한다. 그중 베팅 액수가 가장 큰 사람과 대결이 이루어지는 것이다.
그 경매 과정을 보는 것도 하나의 재미였다.
제일 주목받은 건 시즌 4에서 같이 나왔던 두 재수생, 유피와 G-TE의 1차 디스전이었다.
파이트머니가 마이너스가 되어야 탈락하니, 1차 디스전에서는 누구 하나가 탈락할 일이 없어서 마음 놓고 두 사람의 디스전을 구경하다가 뒤통수 아주 제대로 후드려 맞았다.
윤이든 라이벌에, 팬에 아주 가지가지 이용해서 이미지메이킹 네임드화 제대로 했다고, 윤이든 없이 네가 혼자 이룬 게 뭐냐고 G-TE 까는 유피 Vs 윤이든 이용해서 언더독 서사 다져 놓고 그게 할 말이냐고, 그 당시 PD 픽이었던 네가 지목한 게 윤이든 아니었으면 그 3차 예선이 그렇게 이슈나 됐겠냐고 유피 까는 G-TE
디스 상대의 이름보다 내 이름이 더 많이 나오는 것 같은 건 착각인… 가?
“야, 이든아. 이쯤 되면 네가 올라가서 승부 결과 직접 내 줘야 하는 거 아니냐…?”
오죽했으면 용철이 형이 이렇게 말할 정도였다. 지원이 형은 웃느라 바빠서 입을 열 여유가 없었다.
옆에서 같이 이 DTB 시즌 6 본선 유망주들의 디스전을 구경하고 있던 프로듀서들이 한마디씩 던졌다.
“윤이든 프로듀서가 저 두 래퍼분의 인생에 아주 지대한 영향을 끼치셨네요.”
“이든 씨 그렇게 안 봤는데 나쁜 남자네.”
“책임져. 책임져.”
나를 이용해서 서로를 디스하고 있는 두 래퍼를 보다가 손바닥으로 눈을 덮었다. 제발 나 빼고 서로를 디스하든지 하면 안 될까.
초심 잃은 아이돌을 위한 회귀 백서 556화(558/579)
초심 잃은 아이돌을 위한 회귀 백서 556화
“그런데 데뷔 전에 용철이한테 전화해서 고해성사했잖아.”
“아, 맞아. 갑자기 전화 와서, “형, 나 얼굴로 성공 못 할 것 같아! 여기 얼굴 미친놈 있다니까! 이제는 진짜 실력으로만 승부해야 하게 생겼어! 얼굴로 성공할 수 있는 사람은 따로 있었어!” 이랬지.”
“그거 우리도 옆에서 다 들었다, 이든아.”
오늘 우리 멤버들이 내 이야기로 많이도 웃고 가는구나. 내 확정된 성공의 장벽이었던 서예현이 그 비하인드를 듣고 제일 크게 웃었다. 그래, 웃어라, 웃어.
“그때 우리 막내를 좌절에 빠뜨린 사람이 여기 이분이지?”
켁-
갑자기 지목당한 서예현이 웃다가 당황하여 사레가 걸렸는지 작게 기침을 내뱉었다. 하긴, 여기에서 독보적인 얼굴 미친놈은 누가 봐도 너무 명확했다.
“나 이분 길거리 광고판이랑 TV에서 너무 많이 봐서 내적 친밀감 있어.”
“야, 이든이가 그럴 만하다. 얼굴로 확실한 성공을 꿈꾸던 막내가 처음 마주한 고난 아니야.”
아니, 내 흑역사 까 놓고 형들만 이해하면 다냐고.
나를 중점에 놓고 대화가 이어질수록 서로 공통 분모에 의한 친밀감이 생겼는지 어느덧 서로 자연스레 말도 편하게 놓은 상태였다.
“그런데 얘 애교는 많이 해? 카메라 앞에서 애교 잘해?”
형범 형의 물음에 류재희가 고개를 저으며 대답했다.
“이든이 형이 저희 팀 애교 담당은 아니라서요. 벌칙성으로 어쩌다가 한 번? 그리고 팬싸에서 팬들이 요청하면? 그럴 때만 아주 가끔씩 해요.”
“웃기는 놈이야, 이거. 우리한테는 애교 떨 수 있다고 애교 10종 세트 영상 보내서 점심밥 얹히게 만들더니만 정작 데뷔해 놓고는 안 한다고?”
접시 위의 음식을 깨작거리면서 먹고 있던 서예현이 몹시 속이 안 좋아 보이는 얼굴로 되물었다.
“그러니까, 윤이든이 애교를 열 개나 하는 영상을 찍어서 보냈다고요? 그거 테러 아니에요…?”
“내 말이. 그래서 이거 인터넷에 퍼지면 얘 탈퇴당한다고, 우리끼리 그냥 묻자고 했다니까.”
어쩐지, 한 명쯤은 단체 채팅방에 동영상 올리면서 놀릴 법도 했는데 왜 구전설화로만 언급되나 했다.
형들의 하해와 같은 은혜에 감읍할 따름-
“잠깐만, 나 저장해 놨던 거 같은데… 우리 막내가 갑자기 아티스트 병에 걸리거나 과거 논란 나면 얘가 이렇게 아이돌에 진심이었다고 해명용으로 퍼트리려고.”
-은 개뿔.
과거 흑역사 사진에 이어서 흑역사 영상까지 털릴 위기에 처했다. 내가 무슨 복을 누리겠다고 코스 요리라는 소리에 솔깃해서 식권을 받았을까. 그냥 집에 가서 견하준 밥이나 먹을걸.
“세민이 형, 넣어놔, 넣어놔. 우리 멤버들은 다 그런 거 안 보고 싶어할걸? 얘네는 방송에서 내 애교 나오면 눈을 씻는 애들이야.”
“저는 보고 싶습니다! 삥 뜯는 양아치 같은 이든이 형 과사가 너무 머릿속에 콱 틀어박혀서 그런 걸로라도 중화를 시켜야 할 것 같아여.”
“저도 도빈이 형이랑 같은 생각! 우리 리더가 양아치가 아니었다는 증거를 보여 달라!”
“아니, 이든이 네가 그때 어땠는지 아니까 그런 영상을 찍었다는 게 더 상상이 안 가서.”
준아, 너마저…!
“나는 딱히 보고 싶지는 않… 오늘 밤에 악몽으로 나올 것 같은데.”
“세상에, 오랜만에 맞는 말을 하십니다, 형님. 저도 안 보고 싶습니다.”
“왜 또 갑자기 극존칭이야, 무섭게.”
유일하게 여기에서 나랑 의견이 맞는 게 오직 서예현뿐이라니. 내가 멤버들을 잘못 키웠구나. 내가 암울해하고 있는 동안 세민 형은 기어코 그 끔찍한 흑역사 동영상을 찾아냈다.
“오, 찾았다. 여기 있네.”
“차라리 단체 채팅방을 하나 파서 링크로 보냅시다! 여기서 틀지 말고!”
아주 다행히도 피로연 복장으로 갈아입은 주성이 형과 형수님이 우리 테이블로 오며 내 암살 시도는 끝이 났다.
주성이 형이 이렇게 축가 보은을 하는구나!
“고맙다, 이든아. 덕분에 아연이한테 면책권 다섯 장이나 받았어.”
주성이 형이 내 손을 꼬옥 쥐며 내 손에 봉투를 쥐여주었다. 봉투가 제법 두툼한 걸 보니 다섯 명 몫을 다 챙겨 준 모양이다.
주성이 형도 잘 부르는 축에는 절대 들지 못하는 내 보컬 실력을 잘 알고 있었으므로, 보컬이 되는 멤버들까지 데려와 끝내주는 축가를 불러 준 게 꽤 감동이었나 보다.
“아, 형. 뭘 이렇게 많이 넣었어요. 저 안 받아도 돼요. 형이랑 나랑 알고 지낸 세월이 얼만데.”
“야, 너무 아련하다!”
“알고 지낸 세월이 얼마냬. 하긴, 그만큼 깊은 관계였긴 하지.”
휘파람 불고 난리가 났다. 익숙하게 크루 형들의 염병을 먹금한 주성이 형이 내가 돌려준 봉투를 다시 내 손에 쥐여 주며 고개를 저었다.
“동생한테 축의금도 받았는데 축가 사례금도 안 주면 내가 뭐가 되냐. 그리고 너는 괜찮아도 같이 수고해 준 너희 멤버들은?”
“저희도 괜찮아요. 이든이 형이 축가 준비로 저희 굴리면서 보답은 빵빵하게 해 줬어요.”
코스 요리로 나온 스테이크를 우물거리며 류재희가 대답했다.
나야 오랫동안 알던 형 결혼식이라 무상으로 공연해도 상관은 없지만 멤버들은 아무 상관 없는 사람 축가 공연에 동원되는 거니 사례는 당연히 해 줬다.
“이걸로 너희 멤버들이랑 맛있는 거라도 사 먹어.”
“맛있는 거 못 먹어요… 예현이 형 앞에서 받은 이상, 저희가 사 먹을 수 있는 건 풀때기밖에 없어요…”
“도빈아, 그게 무슨 말이야, 하하. 누가 들으면 우리 맨날 샐러드 가게에서 외식하는 줄 알겠다.”
천진난만하게 열린 김도빈의 진실의 주둥이에 서예현이 이를 깍 깨물고 애써 웃으며 변명했다.
“아, 맞다. 주성이 형, 오늘 축가 첫 곡 넘겨드릴? 나중에 형수님 레이블콘 초대해서 불발된 공개 프러포즈의 꿈을 그 곡으로 이루시라고.”
내 물음에 주성이 형보다 형수님이 대답하는 게 더 빨랐다.
“아니요, 아니에요. 괜찮아요. 기왕 정식 발매하면 주성 오빠 노래보다는 레브 노래로 나오는 게 저는 훨씬 좋죠.”
“어, 그렇대…”
손까지 격하게 저어 가며 나를 말리는 형수님 옆에서 주성이 형이 힘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면 축가 사례비는 저작권료로 퉁칠 테니까 넣어 놓으쇼. 그걸로 신혼여행에서 형수님 선물 하나 더 사 드려요.”
내 말에 감동받은 얼굴로 입을 가린 형수님이 연신 감탄사를 뱉으며 남은 손으로 주성이 형의 팔을 퍽퍽 쳐 댔다. 주성이 형 팔 괜찮나.
축가는 나중에 레브 앨범 수록곡으로 내면 되겠지, 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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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
결혼식 축가 영상 속에서 갑자기 튀어나온 레브
조회수 550만
?6만 ?
-하객 중에서 데이드림 있으면 저날 ㄹㅇ 계탔다 진짜 부럽네ㅠㅠㅠㅠ
-신부님 너무 좋아하시는데ㅋㅋㅋㅋ
└데이드림이시래요ㅋㅋ
└내가수가 결혼식장에서 말아주는 1열 콘서트? 신랑교체식 어케 참으신겨?
-그냥 영상에서 깜짝등장한 줄 알았는데 ㄹㅇ 영상 속에서 현실로 튀어나오네
-멤버 가족 결혼식 아니라 이든이 친한 형 결혼식이래요~~
-축가 무대 등장 방법부터 평범하지가 않아ㅋㅋㅋㅋㅋ 역시 레브ㅋㅋㅋㅋ
-결혼식 당사자들한테도 하객들한테도 평생 못 잊을 결혼식이네요
-저 정도 결혼식이면 식사로 김밥이랑 라면만 나와도 뒷말 안 나올 듯….
-저거 처음 듣는 노랜데 설마 미공개곡?
-5~10만 원에 미공개곡 최초공개 해주고 히트곡도 불러주고 시야 가깝고 밥도 주는 콘서트라니 이거 완전 혜자 아니야
-축가 노래로 딱 좋네 저거 발매되면 축가 대표곡 쌉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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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랫동안 연습했던 주성이 형의 결혼식 축가 공연을 그렇게 성공적으로 마치고.
벌써 3차 예선에 프로듀서들이 심사할 필요도 없는 싸이퍼 촬영까지 마친 DTB는 어느덧 본선으로 들어가는 관문인 조별 미션의 바로 앞 단계인 디스전에 돌입했다.
디스전은 시즌 4까지만 해도 DTB의 꽃이라 불리는 라운드였지만, 시즌 5에서 여러 이유로 폭망했다.
일단, 첫 번째 이유는 시즌 5에서 바뀌었던 디스전의 방식이었다.
지금까지 DTB가 고수해 오던 디스전 방식은 지목형이었다. 하지만 갑자기 시즌 5부터 팀 디스라는 듣도 보도 못한 디스전 방식으로 개편하면서 제대로 시행착오를 겪었다.
소수를 제외한 출연진들의 병풍화, 한 놈만 잘하면 나머지 팀원들이 개판 쳐도 올라가는 시스템, 팀으로 붙여놓으니 디스할 거리도 없어서 쥐어 짜내는 등.
여러모로 최악이라는 평을 들은 디스전 패턴이었다.
그리고 내 디스전들이 정말 인상 깊었는지, 복면을 쓰고 나온 인간들과 뜬금포 고백 공격을 갈기는 인간들이 대거 출연했다.
하지만 얼굴을 가린 의미가 없는 놈이 대부분이었고, 얼굴 굳이 안 가려도 랩으로만 판단해야 할 얼굴인데 대체 왜 가리고 나오는 거냐고 시청자들이 짜증 내기도 했다.
그리고 고백 공격? 그건 처음 할 때나 신선하지, 계속되면 뇌절이다.
그리고 뇌절이 되면 더 이상 웃음거리로 넘기지 못하게 되면서 이걸 계속 마주하는 시청자들도 진지해지게 된다.
남자 출연자가 여자 출연자한테 했던 고백 공격은 PTSD 자극, 남출이 남출한테 한 고백 공격은 커밍아웃의 희화화라고 한바탕 난리가 나기도 했다.
그래서 악플과 싸불의 쓴맛을 겪는 걸 다들 지켜본 이상, 복면과 고백 공격은 디스전에 더는 등장하지 않을 것 같고.
방식도 다시 지목 형식으로 바뀌었다.
다만, N:1 경연이 시즌 4와 모양새가 겹친다고 판단한 건지, 아니면 그림이 나오지 않을 걸 걱정한 건지 상대 지목을 경매식 파이트머니 베팅으로 바꾸었다.
여러 명이 상대 한 명을 지목하면, 지목한 이들이 파이트머니를 얼마 걸 것인지 베팅한다. 그중 베팅 액수가 가장 큰 사람과 대결이 이루어지는 것이다.
그 경매 과정을 보는 것도 하나의 재미였다.
제일 주목받은 건 시즌 4에서 같이 나왔던 두 재수생, 유피와 G-TE의 1차 디스전이었다.
파이트머니가 마이너스가 되어야 탈락하니, 1차 디스전에서는 누구 하나가 탈락할 일이 없어서 마음 놓고 두 사람의 디스전을 구경하다가 뒤통수 아주 제대로 후드려 맞았다.
윤이든 라이벌에, 팬에 아주 가지가지 이용해서 이미지메이킹 네임드화 제대로 했다고, 윤이든 없이 네가 혼자 이룬 게 뭐냐고 G-TE 까는 유피 Vs 윤이든 이용해서 언더독 서사 다져 놓고 그게 할 말이냐고, 그 당시 PD 픽이었던 네가 지목한 게 윤이든 아니었으면 그 3차 예선이 그렇게 이슈나 됐겠냐고 유피 까는 G-TE
디스 상대의 이름보다 내 이름이 더 많이 나오는 것 같은 건 착각인… 가?
“야, 이든아. 이쯤 되면 네가 올라가서 승부 결과 직접 내 줘야 하는 거 아니냐…?”
오죽했으면 용철이 형이 이렇게 말할 정도였다. 지원이 형은 웃느라 바빠서 입을 열 여유가 없었다.
옆에서 같이 이 DTB 시즌 6 본선 유망주들의 디스전을 구경하고 있던 프로듀서들이 한마디씩 던졌다.
“윤이든 프로듀서가 저 두 래퍼분의 인생에 아주 지대한 영향을 끼치셨네요.”
“이든 씨 그렇게 안 봤는데 나쁜 남자네.”
“책임져. 책임져.”
나를 이용해서 서로를 디스하고 있는 두 래퍼를 보다가 손바닥으로 눈을 덮었다. 제발 나 빼고 서로를 디스하든지 하면 안 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