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ự Trở Lại Của Một Thần Tượng Đã Mất Đi Lý Tưởng Ban Đầu RAW - C554
초심 잃은 아이돌을 위한 회귀 백서 551화(553/579)
초심 잃은 아이돌을 위한 회귀 백서 551화
다행인지 불행인지 모르겠지만 니지어스는 내 단소 연주를 듣지 못하고 무대를 벗어났다.
주어진 잠깐의 휴식 시간 중에 갑자기 몰틱이 감격에 잠긴 목소리로 말했다.
“작년보다 기가 훨씬 덜 빨린다. 이이제이 기법이 확실히 효과가 있었나 봐.”
“그러니까요. 작년에는 진짜 1차랑 2차 예선에서 별의별 꼴 다 봤잖아요.”
얼마나 시달렸는지 BQ9이 지긋지긋함이 묻어나오는 목소리로 몰틱의 말을 받았다. 그리고 나를 돌아보며 엄지손가락을 척, 치켜들었다.
내가 궁금해하자 용철이 형이 옆에서 친절히 당시를 설명해 줬는데 듣기만 해도 귀를 씻고 싶은 사례만 아주 여럿이었다.
작년 시즌 5 방송에서 보지 못한 사례도 제법 있었는데, 방송에 도저히 내보낼 수 있는 수위가 아니었기에 이해가 갔다.
하여간 바지 내리는 거 존나게 좋아해요. 내려도 바지만 내릴 것이지, 심사하다가 남의 궁둥이는 왜 보게 만들어, 쯧.
그래도 학습된 공포 앞에서 다들 얌전해진 걸 보니 컨셉충들의 학창 시절 광인의 천옷을 입고 다니던 선생님들이 복도에서 열심히 단소를 휘두르고 다니신 모양이었다.
확실히 기죽이기에 효과가 있는 것 같아 다음날에도 색깔만 조금 다른 개량 한복을 차려입고 가서 심사를 보았다.
스냅백이 약간 미스매치라는 평이 있어 이번에는 스냅백 대신 다른 힙합 아이템인 벙거지 모자를 쓰고 갔다. 팀 소파에서 용철이 형이 나랑 어제보다 더 떨어져 앉은 건 기분 탓일 것이다.
“아니, G-TE. 무슨 우환이라도 있어요? 표정이 왜 이렇게 죽상이에요?”
“한때는 라이벌이었던 사람이… 망가지는 걸 보는 게 참 힘드네요.”
시즌 4에서 본선을 함께 치른 팀 프로듀서였던 용철이 형의 물음에 여전히 죽상을 한 채로 힘겹게 대답하는 최형진을 향해 한바탕 설교를 시작했다.
“자자, ‘망가진다’의 개념의 무엇이냐. 옷을 본인 취향에 맞지 않게 입었다는 이유만으로 사람이 망가졌다는 게 과연 옳은 말인가. 그렇다면 G-TE 씨의 말에 따르면 이제 개량 한복을 입은 사람은 모두 망가졌다는 소리-”
“비트 주세요.”
프로듀서의 말을 썩둑 잘라 대는 비호감 짓을 했는데도 용케 2차 예선을 통과한 최형진을 지나, 쭉 심사를 이어나가다가 또 익숙한 얼굴이 무대 위로 올라왔다.
시즌 4에서의 2차 예선 모습을 기억하고 있는 프로듀서들의 눈에 다들 흥미가 비쳤다. 그건 3차 예선 최고의 반전의 토대가 되었던 무대이기도 했다.
그때 지목당한 대결 상대로서 알고도 그 반전에 제대로 당했던 내가 대표로 마이크를 잡았다.
“이번에는 안 뭉갤 거죠?”
씩 웃으며 묻자 유피가 어깨를 으쓱하며 대꾸했다.
“못 뭉개죠. 이제는 다들 알고 계시는데.”
이제는 경쟁 상대가 아니라 저 뻔뻔한 자신감이 마냥 재미있기만 했다.
비트를 타고 랩을 내뱉는 유피의 실력은 시즌 4때보다 더 성장해 있었다. 확실히 1차 예선 때는 힘을 뺐던 게 느껴졌다. 지금도 전력은 아니겠지.
“ALL PASS.”
“재작년에도 봤긴 했지만, 확실히 잘해. 그때가 라인업이 너무 쟁쟁했어서 그렇지.”
확실히 이번 DTB는 작년과 달리 결승까지 치열할 것 같았다. 솔직히 내가 샤라웃하긴 했지만 예선부터 본선까지 긴장감 없이 밍숭맹숭했던 건 사실이었다.
이틀에 걸친 2차 예선이 끝난 후로는 참가자들 무대 감상 개인 인터뷰가 진행되었다.
“그 친구 랩 듣고 꽤 놀랐죠. 또 아이돌 래퍼 중에서 거물이 나오겠구나.”
“HYEQ 이분은 제가 평가해도 되는 건가? 저 어렸을 때, 막 언더에서 믹테 내고 있었을 때도 그때도 탑클이었거든요. 그런 분을 제가 심사하고 있으니까 기분이 묘하네요.”
“유피는 뭐, 당연히 ALL PASS죠. 이번에는 언더독이 되지 못하는 만큼, 어떤 모습을 보여 줄지 꽤 기대가 되고요.”
“G-TE 이 친구는 왜 저만 보면 막 시비를 털어 대는지… 내 옷이 뭐 어쨌다고. 하여간 이해 안 가는 친구예요.”
제작진이 요청한 참가자들의 평가 후기를 담백하게 남겼다.
아마 이 장면은 편집되어 참가자들이 무대에 서서 랩을 선보이기 직전이나, 랩이 끝난 직후 적절한 타이밍에 프로듀서 개인 인터뷰로 삽입될 것이다.
“씁… 그래도 HYEQ을 위로 올리는 편이 낫지 않을까? 그래도 네임벨류가 있는데.”
“그런데 객관적으로 봤을 때는 유피 랩이 더 깔끔하긴 했어요. HYEQ 형님은 제가 봤을 때, 예선이라고 너무 사리셨어. 백그라운드 다 빼고 딱 2차 예선 무대만 본다면 유피가 위예요, 솔직히.”
“얘네는 좀 애매한데. 영상 좀 틀어 봐. 다시 봐 보고 결정하게.”
일대일 매치인 3차 예선을 위해 2차 예선에 합격한 참가자들의 순위를 매기는 것도 팀 프로듀서들의 몫이었다.
물론 200번이 넘는 무대를 모두 기억하는 건 불가능하기에 녹화본을 돌려보며 꼼꼼하게 평가하여 순위를 매겼다.
시즌 4보다 한층 더 악랄해진 시즌 6의 3차 예선 일대일 대전 방식을 듣자마자 절로 안도의 말이 튀어나왔다.
“이건 너무, 와… 일찍 나오길 잘했다.”
시즌 5에서 원하는 그림이 나오지 않자 방식을 바꾼 모양이었다. 확실히 시즌 4 같은 그림이 나오기는 쉽지 않긴 했다.
“다 보고 있지 않냐? 거기서 다 보고 있잖아.”
“없앴대요.”
“와우.”
이번 3차 예선도 확실히 다른 방식으로 도파민이 터지기는 할 것 같았다.
3차 예선에는 무슨 옷 입고 나올 거냐고, 스포 좀 해 달라고 나를 붙드는 몰틱을 겨우 떼어 냈다. 아직 정하지도 않았는데 스포를 어떻게 해.
“한 번 물갈이되니까 이전보다는 말 얹기 편하긴 하네. 작년까지만 해도 저기에서 고개만 끄덕이고 있었다니까.”
내 벙거지 모자를 멋대로 가져가 본인 머리에 얹은 용철이 형이 고개를 절레절레 저으며 말했다. 착 가라앉은 머리를 마구 헤집어 대충 띄우며 툴툴거렸다.
“내 패션 아이템이 그렇게 탐났어?”
“목 위로만 보면 탐은 나. 개량 한복이랑 시너지가 아주 장난이 아니라서 그렇지.”
이게 다 네 아이돌 이미지를 지켜 주기 위한 거 아니겠냐며 용철이 형이 능청을 떨었다.
“5월 말에 정규 솔앨 발매한다고 했지? 얼마 안 남았다?”
“얼마 안 남았긴. 아직도 2주가 뭐야, 3주 가까이 남았구먼. 얼마 안 남은 건 주성이 형 결혼식이고.”
“만족하냐?”
“뭐가? 앨범 퀄리티? 아니면 래퍼 말고 아이돌 선택한 거?”
“둘 다.”
용철이 형의 물음에 한치의 망설임도 없이 시원스레 웃으며 답했다.
“당연하지.”
잠깐 망설인 적도 있었고, 후회했던 적도 있었고, 실패했던 적도 있었지만, 그래도 지금은 내가 선택한 이 길이 정답이라 확신할 수 있었다.
그러니 충분히 만족했다.
앨범 퀄리티야 뭐, 처음부터 끝까지 내가 구상하고, 오직 내 곡만으로 프로듀싱했는데 만족스럽지 못할 리가 있나. 만족스러웠기에 세상에 내보내는 거다.
회귀 전후를 통틀어, 윤이든 인생 첫 솔로 정규 앨범을.
용철이 형이랑 좀 더 시시덕거리다가 주성이 형 결혼식 축가 준비도 해야 하는 터라 서둘러 숙소로 향했다.
도착한 엘리베이터를 탔는데 멀리서 달려오는 인영이 눈에 비쳤다.
이상한 패션을 입은 엘리베이터 미친놈으로 글 올라올까, 혹은 의상 스포 뜰까 또 전전긍긍하기 Vs 달려오는데 엘리베이터도 안 잡아 줬다고 인성 논란 날까 전전긍긍하기.
최고의 난제였다.
“잠깐만요!”
멀리에서부터 허겁지겁 달려오는 저 다급한 목소리의 주인공은 정말 다행히도 우리 짭막내, 김도빈이었다.
김도빈은 트트블 촬영을 가느라 내 2차 예선 심사 의상을 보지 못하고 떠났던 상태였다.
갑자기 장난기가 일어 층 버튼을 다시 눌러 취소하고 벙거지 모자를 깊숙이 눌러써 눈을 가렸다. 하관은 이미 마스크로 가려져 있었기에 따로 가릴 일이 없었다.
오른쪽 손으로는 계속 엘리베이터 열림 버튼을 누르고, 단소를 든 왼쪽 손은 단소와 함께 바지 주머니에 대충 쑤셔 넣었다.
고개를 숙이고 몸을 약간 웅크려서 자세를 구부정하게 함과 동시에 유리문 비밀번호를 입력하고 들어온 김도빈이 엘리베이터에 탑승했다. 작게 고개를 끄덕이며 곧바로 오른쪽 손도 주머니에 쑤셔 넣었다.
“감사합니다.”
김도빈이 꾸벅 감사 인사를 건넸다.
자, 이제 누가 봐도 수상한 사람을 엘리베이터에서 만났을 때 김도빈이 어떻게 대처하는지 알아보자.
아무런 대꾸도 하지 않고 엘리베이터 벽에 기대어 가만히 서 있자 김도빈이 우리 숙소 층 버튼을 꾹 누르고 나를 다시 돌아보았다.
“층 안 누르세요?”
여전히 아무 대꾸 없이 가만히 있자 내 옆으로 슬쩍 다가온 김도빈이 한 자, 한 자 또박또박 아주 또렷하게 귀에 박히도록 다시 말해 주었다.
“층 안 누 르 시 냐 고 요!”
나를 수상한 사람이 아니라 할아버지로 본 거냐, 설마.
“어르신, 몇 층 사세요? 제가 대신 눌러 드릴게요.”
서글서글하게 미소 지으면서 제안하는 모습만 보면 노인한테 예의 바른 싹싹한 청년이었다. 목까지 가리는 목티가 문제였나.
나는 경계하는 김도빈의 모습을 보고 싶었던 거지, 효도를 받고 싶지는 않았는데 말이다.
끝까지 층수를 말하지 않고 내가 따라 내리기까지 했는데도 김도빈은 여전히 친절하게 얼빠진 소리나 하고 있었다.
“헉, 앞집 이웃분이셨어요? 저번에 인사드렸을 때는 안 계셨던 것 같은데.”
에라이, 저 녀석 이번 생일 선물로 방범 부저 같은 호신용품이라도 쥐여 줘야 하나. 저렇게 경계심이 없어서야.
김도빈의 집 나간 경계심은 내가 도어락을 열려고 하는 제 등 뒤에 선 채 가만히 있자 조심스럽게 돌아왔다.
“집 안 가세요…?”
도어락 지문을 대는 부분에 올려놨던 엄지를 슬그머니 내리며 김도빈이 물었다. 구부정하게 있던 자세를 바로 하며 투덜거렸다.
“여기가 내 집인데 가긴 어딜 가? 빨리 도어락이나 열어.”
“으헉, 깜짝이야!”
김도빈이 식겁하며 펄쩍 뛰었다. 누가 메댄 아니랄까 봐 제자리 점프 높이도 아주 장난 아니었다.
깊게 눌러쓰고 있던 벙거지 모자도 올리고 마스크를 쓱 내리자 김도빈이 경악을 했다.
“아니, 형! 왜 대체 탑골공원룩을 두르고 있어요? 이거 벌칙이에요?”
DTB 시즌 4에서 너무 튀어 버렸던 내 잘못 청산이다, 인마.
초심 잃은 아이돌을 위한 회귀 백서 551화(553/579)
초심 잃은 아이돌을 위한 회귀 백서 551화
다행인지 불행인지 모르겠지만 니지어스는 내 단소 연주를 듣지 못하고 무대를 벗어났다.
주어진 잠깐의 휴식 시간 중에 갑자기 몰틱이 감격에 잠긴 목소리로 말했다.
“작년보다 기가 훨씬 덜 빨린다. 이이제이 기법이 확실히 효과가 있었나 봐.”
“그러니까요. 작년에는 진짜 1차랑 2차 예선에서 별의별 꼴 다 봤잖아요.”
얼마나 시달렸는지 BQ9이 지긋지긋함이 묻어나오는 목소리로 몰틱의 말을 받았다. 그리고 나를 돌아보며 엄지손가락을 척, 치켜들었다.
내가 궁금해하자 용철이 형이 옆에서 친절히 당시를 설명해 줬는데 듣기만 해도 귀를 씻고 싶은 사례만 아주 여럿이었다.
작년 시즌 5 방송에서 보지 못한 사례도 제법 있었는데, 방송에 도저히 내보낼 수 있는 수위가 아니었기에 이해가 갔다.
하여간 바지 내리는 거 존나게 좋아해요. 내려도 바지만 내릴 것이지, 심사하다가 남의 궁둥이는 왜 보게 만들어, 쯧.
그래도 학습된 공포 앞에서 다들 얌전해진 걸 보니 컨셉충들의 학창 시절 광인의 천옷을 입고 다니던 선생님들이 복도에서 열심히 단소를 휘두르고 다니신 모양이었다.
확실히 기죽이기에 효과가 있는 것 같아 다음날에도 색깔만 조금 다른 개량 한복을 차려입고 가서 심사를 보았다.
스냅백이 약간 미스매치라는 평이 있어 이번에는 스냅백 대신 다른 힙합 아이템인 벙거지 모자를 쓰고 갔다. 팀 소파에서 용철이 형이 나랑 어제보다 더 떨어져 앉은 건 기분 탓일 것이다.
“아니, G-TE. 무슨 우환이라도 있어요? 표정이 왜 이렇게 죽상이에요?”
“한때는 라이벌이었던 사람이… 망가지는 걸 보는 게 참 힘드네요.”
시즌 4에서 본선을 함께 치른 팀 프로듀서였던 용철이 형의 물음에 여전히 죽상을 한 채로 힘겹게 대답하는 최형진을 향해 한바탕 설교를 시작했다.
“자자, ‘망가진다’의 개념의 무엇이냐. 옷을 본인 취향에 맞지 않게 입었다는 이유만으로 사람이 망가졌다는 게 과연 옳은 말인가. 그렇다면 G-TE 씨의 말에 따르면 이제 개량 한복을 입은 사람은 모두 망가졌다는 소리-”
“비트 주세요.”
프로듀서의 말을 썩둑 잘라 대는 비호감 짓을 했는데도 용케 2차 예선을 통과한 최형진을 지나, 쭉 심사를 이어나가다가 또 익숙한 얼굴이 무대 위로 올라왔다.
시즌 4에서의 2차 예선 모습을 기억하고 있는 프로듀서들의 눈에 다들 흥미가 비쳤다. 그건 3차 예선 최고의 반전의 토대가 되었던 무대이기도 했다.
그때 지목당한 대결 상대로서 알고도 그 반전에 제대로 당했던 내가 대표로 마이크를 잡았다.
“이번에는 안 뭉갤 거죠?”
씩 웃으며 묻자 유피가 어깨를 으쓱하며 대꾸했다.
“못 뭉개죠. 이제는 다들 알고 계시는데.”
이제는 경쟁 상대가 아니라 저 뻔뻔한 자신감이 마냥 재미있기만 했다.
비트를 타고 랩을 내뱉는 유피의 실력은 시즌 4때보다 더 성장해 있었다. 확실히 1차 예선 때는 힘을 뺐던 게 느껴졌다. 지금도 전력은 아니겠지.
“ALL PASS.”
“재작년에도 봤긴 했지만, 확실히 잘해. 그때가 라인업이 너무 쟁쟁했어서 그렇지.”
확실히 이번 DTB는 작년과 달리 결승까지 치열할 것 같았다. 솔직히 내가 샤라웃하긴 했지만 예선부터 본선까지 긴장감 없이 밍숭맹숭했던 건 사실이었다.
이틀에 걸친 2차 예선이 끝난 후로는 참가자들 무대 감상 개인 인터뷰가 진행되었다.
“그 친구 랩 듣고 꽤 놀랐죠. 또 아이돌 래퍼 중에서 거물이 나오겠구나.”
“HYEQ 이분은 제가 평가해도 되는 건가? 저 어렸을 때, 막 언더에서 믹테 내고 있었을 때도 그때도 탑클이었거든요. 그런 분을 제가 심사하고 있으니까 기분이 묘하네요.”
“유피는 뭐, 당연히 ALL PASS죠. 이번에는 언더독이 되지 못하는 만큼, 어떤 모습을 보여 줄지 꽤 기대가 되고요.”
“G-TE 이 친구는 왜 저만 보면 막 시비를 털어 대는지… 내 옷이 뭐 어쨌다고. 하여간 이해 안 가는 친구예요.”
제작진이 요청한 참가자들의 평가 후기를 담백하게 남겼다.
아마 이 장면은 편집되어 참가자들이 무대에 서서 랩을 선보이기 직전이나, 랩이 끝난 직후 적절한 타이밍에 프로듀서 개인 인터뷰로 삽입될 것이다.
“씁… 그래도 HYEQ을 위로 올리는 편이 낫지 않을까? 그래도 네임벨류가 있는데.”
“그런데 객관적으로 봤을 때는 유피 랩이 더 깔끔하긴 했어요. HYEQ 형님은 제가 봤을 때, 예선이라고 너무 사리셨어. 백그라운드 다 빼고 딱 2차 예선 무대만 본다면 유피가 위예요, 솔직히.”
“얘네는 좀 애매한데. 영상 좀 틀어 봐. 다시 봐 보고 결정하게.”
일대일 매치인 3차 예선을 위해 2차 예선에 합격한 참가자들의 순위를 매기는 것도 팀 프로듀서들의 몫이었다.
물론 200번이 넘는 무대를 모두 기억하는 건 불가능하기에 녹화본을 돌려보며 꼼꼼하게 평가하여 순위를 매겼다.
시즌 4보다 한층 더 악랄해진 시즌 6의 3차 예선 일대일 대전 방식을 듣자마자 절로 안도의 말이 튀어나왔다.
“이건 너무, 와… 일찍 나오길 잘했다.”
시즌 5에서 원하는 그림이 나오지 않자 방식을 바꾼 모양이었다. 확실히 시즌 4 같은 그림이 나오기는 쉽지 않긴 했다.
“다 보고 있지 않냐? 거기서 다 보고 있잖아.”
“없앴대요.”
“와우.”
이번 3차 예선도 확실히 다른 방식으로 도파민이 터지기는 할 것 같았다.
3차 예선에는 무슨 옷 입고 나올 거냐고, 스포 좀 해 달라고 나를 붙드는 몰틱을 겨우 떼어 냈다. 아직 정하지도 않았는데 스포를 어떻게 해.
“한 번 물갈이되니까 이전보다는 말 얹기 편하긴 하네. 작년까지만 해도 저기에서 고개만 끄덕이고 있었다니까.”
내 벙거지 모자를 멋대로 가져가 본인 머리에 얹은 용철이 형이 고개를 절레절레 저으며 말했다. 착 가라앉은 머리를 마구 헤집어 대충 띄우며 툴툴거렸다.
“내 패션 아이템이 그렇게 탐났어?”
“목 위로만 보면 탐은 나. 개량 한복이랑 시너지가 아주 장난이 아니라서 그렇지.”
이게 다 네 아이돌 이미지를 지켜 주기 위한 거 아니겠냐며 용철이 형이 능청을 떨었다.
“5월 말에 정규 솔앨 발매한다고 했지? 얼마 안 남았다?”
“얼마 안 남았긴. 아직도 2주가 뭐야, 3주 가까이 남았구먼. 얼마 안 남은 건 주성이 형 결혼식이고.”
“만족하냐?”
“뭐가? 앨범 퀄리티? 아니면 래퍼 말고 아이돌 선택한 거?”
“둘 다.”
용철이 형의 물음에 한치의 망설임도 없이 시원스레 웃으며 답했다.
“당연하지.”
잠깐 망설인 적도 있었고, 후회했던 적도 있었고, 실패했던 적도 있었지만, 그래도 지금은 내가 선택한 이 길이 정답이라 확신할 수 있었다.
그러니 충분히 만족했다.
앨범 퀄리티야 뭐, 처음부터 끝까지 내가 구상하고, 오직 내 곡만으로 프로듀싱했는데 만족스럽지 못할 리가 있나. 만족스러웠기에 세상에 내보내는 거다.
회귀 전후를 통틀어, 윤이든 인생 첫 솔로 정규 앨범을.
용철이 형이랑 좀 더 시시덕거리다가 주성이 형 결혼식 축가 준비도 해야 하는 터라 서둘러 숙소로 향했다.
도착한 엘리베이터를 탔는데 멀리서 달려오는 인영이 눈에 비쳤다.
이상한 패션을 입은 엘리베이터 미친놈으로 글 올라올까, 혹은 의상 스포 뜰까 또 전전긍긍하기 Vs 달려오는데 엘리베이터도 안 잡아 줬다고 인성 논란 날까 전전긍긍하기.
최고의 난제였다.
“잠깐만요!”
멀리에서부터 허겁지겁 달려오는 저 다급한 목소리의 주인공은 정말 다행히도 우리 짭막내, 김도빈이었다.
김도빈은 트트블 촬영을 가느라 내 2차 예선 심사 의상을 보지 못하고 떠났던 상태였다.
갑자기 장난기가 일어 층 버튼을 다시 눌러 취소하고 벙거지 모자를 깊숙이 눌러써 눈을 가렸다. 하관은 이미 마스크로 가려져 있었기에 따로 가릴 일이 없었다.
오른쪽 손으로는 계속 엘리베이터 열림 버튼을 누르고, 단소를 든 왼쪽 손은 단소와 함께 바지 주머니에 대충 쑤셔 넣었다.
고개를 숙이고 몸을 약간 웅크려서 자세를 구부정하게 함과 동시에 유리문 비밀번호를 입력하고 들어온 김도빈이 엘리베이터에 탑승했다. 작게 고개를 끄덕이며 곧바로 오른쪽 손도 주머니에 쑤셔 넣었다.
“감사합니다.”
김도빈이 꾸벅 감사 인사를 건넸다.
자, 이제 누가 봐도 수상한 사람을 엘리베이터에서 만났을 때 김도빈이 어떻게 대처하는지 알아보자.
아무런 대꾸도 하지 않고 엘리베이터 벽에 기대어 가만히 서 있자 김도빈이 우리 숙소 층 버튼을 꾹 누르고 나를 다시 돌아보았다.
“층 안 누르세요?”
여전히 아무 대꾸 없이 가만히 있자 내 옆으로 슬쩍 다가온 김도빈이 한 자, 한 자 또박또박 아주 또렷하게 귀에 박히도록 다시 말해 주었다.
“층 안 누 르 시 냐 고 요!”
나를 수상한 사람이 아니라 할아버지로 본 거냐, 설마.
“어르신, 몇 층 사세요? 제가 대신 눌러 드릴게요.”
서글서글하게 미소 지으면서 제안하는 모습만 보면 노인한테 예의 바른 싹싹한 청년이었다. 목까지 가리는 목티가 문제였나.
나는 경계하는 김도빈의 모습을 보고 싶었던 거지, 효도를 받고 싶지는 않았는데 말이다.
끝까지 층수를 말하지 않고 내가 따라 내리기까지 했는데도 김도빈은 여전히 친절하게 얼빠진 소리나 하고 있었다.
“헉, 앞집 이웃분이셨어요? 저번에 인사드렸을 때는 안 계셨던 것 같은데.”
에라이, 저 녀석 이번 생일 선물로 방범 부저 같은 호신용품이라도 쥐여 줘야 하나. 저렇게 경계심이 없어서야.
김도빈의 집 나간 경계심은 내가 도어락을 열려고 하는 제 등 뒤에 선 채 가만히 있자 조심스럽게 돌아왔다.
“집 안 가세요…?”
도어락 지문을 대는 부분에 올려놨던 엄지를 슬그머니 내리며 김도빈이 물었다. 구부정하게 있던 자세를 바로 하며 투덜거렸다.
“여기가 내 집인데 가긴 어딜 가? 빨리 도어락이나 열어.”
“으헉, 깜짝이야!”
김도빈이 식겁하며 펄쩍 뛰었다. 누가 메댄 아니랄까 봐 제자리 점프 높이도 아주 장난 아니었다.
깊게 눌러쓰고 있던 벙거지 모자도 올리고 마스크를 쓱 내리자 김도빈이 경악을 했다.
“아니, 형! 왜 대체 탑골공원룩을 두르고 있어요? 이거 벌칙이에요?”
DTB 시즌 4에서 너무 튀어 버렸던 내 잘못 청산이다, 인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