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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ự Trở Lại Của Một Thần Tượng Đã Mất Đi Lý Tưởng Ban Đầu RAW - C5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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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심 잃은 아이돌을 위한 회귀 백서 548화(550/579)
초심 잃은 아이돌을 위한 회귀 백서 548화
축가는 결혼식의 하이라이트라고 할 수 있지만 자칫하다간 하객들에게 지루한 결혼식, 혹은 최악의 결혼식이라 각인될 수 있는 양날의 검 같은 이벤트였다.
그래서 축가를 고민하는 데 있어 연출이 차지하는 비중이 7할은 됐다. 어떤 곡을 부를지보다, 어떻게 무대를 꾸밀지가 더 큰 문제였다.
곡이야 뭐 선택이 간단했다.
한 곡은 오직 주성이 형 결혼식만을 위해 만든 곡, 다른 한 곡은 레브의 몇 없는 청량 콘셉트 히트곡인 .
기왕이면 최근에 히트한 곡인 로 할까 했는데 그건 가사가 이별의 의미를 함축하고 있어서 결혼식 축가로 부르기에는 적절하지 않았다.
예식장에서 헤어지라고 고사 지내는 것도 아니고. 축가로 이별 가사 부르고 있으면 신랑 전남친의 저주라고 배를 잡고 웃을 크루 형들의 모습이 눈에 선했다.
곡 선정에 일주일도 걸리지 않은 것과 반대로, 연출은 한 달을 꼬박 고민하며 설계했다.
‘서프라이즈’에 중점을 둬야 하니 너무 뻔하면 안 되고, 그렇다고 웨딩홀을 아예 우리 콘서트장으로 만들어 버려 주객이 전도돼서도 안 됐다.
어디까지나 결혼식의 주인공은 신랑 신부가 아닌가. 우리는 그냥 이벤트 축가 가수고.
주성이 형이 나의 이런 노력을 알아주어야 할 텐데 말이다. 나랑 난 열애설로 다른 형들한테 시달리게 만든 빚은 이걸로 충분히 갚았다.
곡 연습도 많이 했지만 우리가 중점적으로 한 건 타이밍을 맞추는 연습이었다.
그게 이번 축가 이벤트의 핵심이었다.
타이밍이 조금이라도 어긋나면 몰입감이 떨어질 수 있으므로 이 부분을 제일 주의해야 했다. 그래서 어쩔 수 없이 집중 연습을 할 수밖에 없었다. 남의 결혼식을 망칠 수는 없지.
두 시간 정도 짧게 눈을 붙이고 몸을 일으켜 밖으로 나오자, 제 솔로 앨범 타이틀곡 뮤직비디오 시놉시스를 꼼꼼히 읽고 있던 류재희가 놀란 눈으로 물었다.
“더 안 주무세요?”
“낮이랑 밤 바뀌면 수면 패턴 깨져서 힘들어. 피곤해도 밤에 자야지.”
스트레칭을 가볍게 하며 대꾸했다. 하지만 피로가 덜 풀려 하품이 나오는 것까지는 막지 못했다.
“축가나 연습하러 가자.”
“지금 예현이 형이랑 도빈이 형 스케줄 갔는데요? 형도 좀 쉬어요.”
“그래? 그러면 오늘은 안 되고, 내일 해야겠네. 오늘은 2차 예선 복장이나 고민하련다.”
류재희의 말에 다시 늘어지라 하품하며 소파에 털썩 앉았다.
“2차 예선은 좀 멀쩡하게 입고 가면 안 될까요?”
“아니지, 막내야. 생각을 해 봐. 나한테 심사 받고 붙은 참가자가 225명 중에 열다섯 명인가밖에 안 되잖아. 그러면 프로듀서 여덟 명 앞에서 개인 평가 받는 2차 예선에서 나를 못 본 컨셉충 놈들 기를 확 죽여 놔야지.”
“그래도 삥 뜯는 힙합 호랑이 패션은 좀 아닌 것 같아요.”
“그건 재탕 안 해. 뭐든지 1절만 해야지 재미있는 법이잖냐. 그래서 다른 방향으로 가 보려고.”
목을 길게 빼서 류재희의 솔로 곡 뮤직비디오 시놉시스를 훑어보고 있자 나도 잘 볼 수 있도록 류재희가 내 쪽으로 시놉시스를 옮겨주었다.
노래 장르와 분위기 때문인지 내 솔로 곡 뮤직비디오와 180도 다른 스토리 라인이었다.
패션 추구미는 따라 하면서 음악 추구미는 꿋꿋하게 본인 주관을 유지하는 게 기특해 머리를 마구 헤집어 주었다.
그런데 생각해 보니까 이것도 내 음악 아닌가, 흠. 나 따라서 real hiphop 한다고만 안 하면 됐지, 뭐.
* * *
-울 이드니 DTB 심사에서 무슨 일 있었오?
-DTB 썰 풀어주세요 아니면 마음의 준비 하고 있을 수 있게 의상 스포라도…!
오늘도 어김없이 내가 올린 FROM 게시글에 달린 댓글을 보고 눈살을 살짝 찌푸렸다.
“왜 이렇게 요즘 내가 뭐만 올리면 우리 데이드림도 DTB 이야기만 하는 거지?”
우리 데이드림이 여자 팬들은 모두 빠지고 나를 우리 형이라고 부르는 힙합 러버 남자 팬들만 남아 있는 팬덤일 리가 없지 않은가.
그러니 데이드림까지 내 게시물에서 DTB 이야기를 한다는 건, 1차 예선의 입소문이 이상한 방향으로 왜곡되어 퍼지다가 데이드림도 무시할 수 없는 수준이 되어 버린 게 분명했다.
해명을 위해서는 그 입소문의 근원을 찾아내야 할 필요가 있었다. 그리고 그건 나보다 훨씬 더 잘하는 사람이 존재하지.
류재희한테 SOS를 보내자 류재희는 몇 분 만에 이유를 뚝딱 찾아 나한테 설명해 주었다.
발단은 며칠 전에 DTB 1차 예선에서 나한테 심사를 받았던 후배의 DTB 1차 예선 후기 라방이었다.
[방송 방영 전까지 누설 금지 각서 때문에 예선 결과는 제가 말씀드리지 못하고요, 스포되지 않는 선에서만 소소하게 후기 풀어드릴게요.]
[아침 여섯 시인가 일곱 시인가에 1차 예선 장소로 갔는데 심사를 거의 오후 다섯 시에 봤어요. 네, 대기 시간이 진짜 길었어요. 기다리다가 지치는 느낌?]
[윤우가 DTB 애청자거든요. 자기가 작년이랑 재작년 DTB 1차 예선 후기 봤다고, 김밥을 싸 가라는 거예요. 윤우 아니었으면 쫄쫄 굶었을 거예요. 주변에 편의점이 있긴 한데 사람이 너무 많으니까 물건이 텅텅이에요.]
[그래서 컵라면 작은 컵만 겨우 샀는데 나무젓가락이 다 떨어져서 라면은 결국 못 먹었어요. 김밥이요? 김밥은 그냥 이렇게 세로로 세워서 은박지 뜯어서 먹었죠.]
[대기하다가 라이엇 차솔 형이랑 거기, 뭐지… 경기장 안쪽 좌석에서 만났기도 했어요. 덩그러니 앉아 있는 와중에 같은 아이돌 래퍼 만나니까 반갑더라고요. 그래서 막 반갑게 인사하고, 서로 랩 가사 검토해 주고…]
[대기하고 있는 사진이 올라와서 우리 XTReme도 보신 분들이 계시겠지만, 제가 저희 미니 2집 무대 의상을 입고 갔거든요. XTReme이 볼 방송이니까 예쁘게 하고 가고 싶었어요.]
[차솔이 형은 먼저 심사 보고, 저는 좀 더 나중 순서라서 레브 이든 선배님께 심사를 받았어요. 제 워너비. 제가 진짜 진짜 존경하는 선배님이거든요. DTB 4 너무 재미있게 봤기도 했고, 랩도 진짜 잘하시고, 같은 남자가 봐도 멋있고.]
[심사 프로듀서 확정되기 전까지는 이든 선배님이 심사 보시면 좋겠다, 그래도 같은 아이돌 래퍼니까 적어도 아이돌이라는 이유로 떨어뜨리시진 않겠지, 이렇게 생각하고 있었어요.]
[그런데…]
[살면서 그렇게 무서웠던 적은 처음이었던 것 같아요.]
[제가 무대 의상 입고 갔다고 했잖아요. 처음에는 막 주변 참가자들이 저를 힐긋거리고 그랬는데 이든 선배님 등장하시고 나서는 제가 눈에 들어오지도 않아요. 그냥 거기로 시선 집중.]
[이든 선배님을 딱 보는 순간, 고작 무대 의상이란, 어중간한 의상을 입고 나온 저 자신의 멱살이라도 잡고 싶은 심정이었어요. 내가 겨우 이런 옷을 입고 선배님 앞에 섰구나. 대체 무슨 자신감으로. 따라 하라고 해도 저는 못 해요. 진짜로.]
[이든 선배님 인상이 좀 많이 세…시잖아요? 그런데 이든 선배님 그날 심사 패션이랑 시너지가 막 터지면서 압도감? 압박감? 호랑… 아니 자연재해 앞에 선 기분?]
[사실 저도 그 이후 일은 기억이 안 나요. 정신 차려보니까 숙소로 가는 밴 안이었어요. 저도 제가 어떻게 랩 했는지 알려면 방송 봐야 해요.]
[이 정도면 스포 아니겠죠…?]
DTB 시즌 6 1차 예선 후기가 이상한 후기가 유독 많은 걸로 바이럴 된 덕분인지 이 후배의 후기 썰 라방 영상도 너튜브에 올라오며 빠르게 퍼져나갔다.
후배가 푼 썰 중에서 내 이야기가 거의 절반이었던 덕분에 데이드림도 그 OA 라방 너튜브 영상을 본 모양이었다.
-우리애가 선배님 소리를 듣고 다니는 연차가 되다니….
-여기서도 이든이 썰이 심상치 않구만
-VXTR 미니 2집 의상 찾아보니까 ㅈㄴ 빡세던데 이게 어중간한 의상으로 보일 정도면 대체 이든이 의상은 뭐지???
-타돌 라방을 이렇게 주의 깊게 본 적은 또 처음이네 낯선 그룹 라방에서 듣는 내새끼의 근황
-이든이가 뭘 어쨌길래 기억까지 날린 거? 그래도 방송이라고 녹음할 때 예현이 잡는 것보다는 살살해 줬을 텐데 역시 이든테라피를 꾸준히 받고 안 받고의 차인가
-건휘님이 완전 무섭게 표현하긴 했는데 뭔가 실제로 보면 예현이가 코웃음칠 수준일 것 같음ㅋㅋㅋ
-다들 애기고영 보고 호랑이라던데 고양이가 호랭이로 보일 만큼 얼마나 털 부풀린 근엄고영으로 심사했는지 궁금하닿ㅎㅎㅎㅎ
-올라온 후기의 한결같은 공통점: 윤이든 미친xx
이쯤 되니까 이든이가 또 무슨 짓을 했는지 DTB 6 보기가 두려워짐
-얼굴이 안되면 이든이 따라 입지 말기 캠페인을 미는 것보다 이든이 옷단속이 더 빠르지 않을까
-스쳐지나가는 베레모토끼모자가슴골크롭티킹스맨은행강도룩고백공격산악회장궁예DTB에서DTB디스가성비액츄얼리플랜A얀데레의 기억
-일몽이들 다들 진정해 이든이 이번에는 프로듀서야 프로듀서 공연이랑 본선 2차 아니면 무대 설 일 없어
└무대는 안 서도 옷은 입고 나올 거 아니야…….
시즌 4에서 내가 ‘DTB 신드롬’이라는 말이 만들어질 정도로 여러 패션 아이템들을 유행시킨 터라 아무래도 걱정이 된 모양이다.
내가 유행시킨 것 중에서는 멀쩡하고 유니크한 패션도 많았지만 아무래도 대중들의 기억에 박힌 건 가슴골 셔츠나 베레모 같은, 길거리 남성들의 90%한테는 어울리지 않을 만한 그런 파격적인 패션이었다.
아니면 길거리에 세 줄 스포츠저지와 둥근테 안경만 우글거리게 만든 내 업보만 기억하고 있거나.
그래서 대충 데이드림의 그 불안감이 이해가 됐다. 내가 또 이상한 패션을 유행시킨 장본인이라는 오명을 뒤집어쓰는 게 싫었겠지.
위클리 퀘스트 중 하나인 OA 라이브 방송 퀘스트 겸 데이드림의 불안을 잠재워 주기 위해 OA 라이브를 켰다.
“안녕, 데이드림.”
손을 흔들며 인사를 하자마자 도배된 댓글에, 순순히 요청을 들어주었다.
“네네, 알았어요. 기체후 일향만강하셨어요, 데이드림? 왜 우리 팬들은 자꾸 나한테 효도를 받고 싶어 하지? 보통 이런 걸 더 좋아하지 않아요?”
손하트를 만들어 날려 주며 고개를 슬쩍 기울였다.
“아, 오늘 라방을 켠 이유는 저와 DTB 시즌 6에 관련해서 떠돌아다니는 루머를 바로잡기 위해서입니다.”
떠돌아다니는 후기를 읽어 보니까 루머가 엄청나더라. 그래, 지금 이건 내 억울함을 해명하는 장이었다.
나는 진짜 억울하다고. 내가 왜 미친새낀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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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축가를 고민하는 데 있어 연출이 차지하는 비중이 7할은 됐다. 어떤 곡을 부를지보다, 어떻게 무대를 꾸밀지가 더 큰 문제였다.

곡이야 뭐 선택이 간단했다.

한 곡은 오직 주성이 형 결혼식만을 위해 만든 곡, 다른 한 곡은 레브의 몇 없는 청량 콘셉트 히트곡인 .

기왕이면 최근에 히트한 곡인 로 할까 했는데 그건 가사가 이별의 의미를 함축하고 있어서 결혼식 축가로 부르기에는 적절하지 않았다.

예식장에서 헤어지라고 고사 지내는 것도 아니고. 축가로 이별 가사 부르고 있으면 신랑 전남친의 저주라고 배를 잡고 웃을 크루 형들의 모습이 눈에 선했다.

곡 선정에 일주일도 걸리지 않은 것과 반대로, 연출은 한 달을 꼬박 고민하며 설계했다.

‘서프라이즈’에 중점을 둬야 하니 너무 뻔하면 안 되고, 그렇다고 웨딩홀을 아예 우리 콘서트장으로 만들어 버려 주객이 전도돼서도 안 됐다.

어디까지나 결혼식의 주인공은 신랑 신부가 아닌가. 우리는 그냥 이벤트 축가 가수고.

주성이 형이 나의 이런 노력을 알아주어야 할 텐데 말이다. 나랑 난 열애설로 다른 형들한테 시달리게 만든 빚은 이걸로 충분히 갚았다.

곡 연습도 많이 했지만 우리가 중점적으로 한 건 타이밍을 맞추는 연습이었다.

그게 이번 축가 이벤트의 핵심이었다.

타이밍이 조금이라도 어긋나면 몰입감이 떨어질 수 있으므로 이 부분을 제일 주의해야 했다. 그래서 어쩔 수 없이 집중 연습을 할 수밖에 없었다. 남의 결혼식을 망칠 수는 없지.

두 시간 정도 짧게 눈을 붙이고 몸을 일으켜 밖으로 나오자, 제 솔로 앨범 타이틀곡 뮤직비디오 시놉시스를 꼼꼼히 읽고 있던 류재희가 놀란 눈으로 물었다.

“더 안 주무세요?”

“낮이랑 밤 바뀌면 수면 패턴 깨져서 힘들어. 피곤해도 밤에 자야지.”

스트레칭을 가볍게 하며 대꾸했다. 하지만 피로가 덜 풀려 하품이 나오는 것까지는 막지 못했다.

“축가나 연습하러 가자.”

“지금 예현이 형이랑 도빈이 형 스케줄 갔는데요? 형도 좀 쉬어요.”

“그래? 그러면 오늘은 안 되고, 내일 해야겠네. 오늘은 2차 예선 복장이나 고민하련다.”

류재희의 말에 다시 늘어지라 하품하며 소파에 털썩 앉았다.

“2차 예선은 좀 멀쩡하게 입고 가면 안 될까요?”

“아니지, 막내야. 생각을 해 봐. 나한테 심사 받고 붙은 참가자가 225명 중에 열다섯 명인가밖에 안 되잖아. 그러면 프로듀서 여덟 명 앞에서 개인 평가 받는 2차 예선에서 나를 못 본 컨셉충 놈들 기를 확 죽여 놔야지.”

“그래도 삥 뜯는 힙합 호랑이 패션은 좀 아닌 것 같아요.”

“그건 재탕 안 해. 뭐든지 1절만 해야지 재미있는 법이잖냐. 그래서 다른 방향으로 가 보려고.”

목을 길게 빼서 류재희의 솔로 곡 뮤직비디오 시놉시스를 훑어보고 있자 나도 잘 볼 수 있도록 류재희가 내 쪽으로 시놉시스를 옮겨주었다.

노래 장르와 분위기 때문인지 내 솔로 곡 뮤직비디오와 180도 다른 스토리 라인이었다.

패션 추구미는 따라 하면서 음악 추구미는 꿋꿋하게 본인 주관을 유지하는 게 기특해 머리를 마구 헤집어 주었다.

그런데 생각해 보니까 이것도 내 음악 아닌가, 흠. 나 따라서 real hiphop 한다고만 안 하면 됐지, 뭐.

* * *

-울 이드니 DTB 심사에서 무슨 일 있었오?

-DTB 썰 풀어주세요 아니면 마음의 준비 하고 있을 수 있게 의상 스포라도…!

오늘도 어김없이 내가 올린 FROM 게시글에 달린 댓글을 보고 눈살을 살짝 찌푸렸다.

“왜 이렇게 요즘 내가 뭐만 올리면 우리 데이드림도 DTB 이야기만 하는 거지?”

우리 데이드림이 여자 팬들은 모두 빠지고 나를 우리 형이라고 부르는 힙합 러버 남자 팬들만 남아 있는 팬덤일 리가 없지 않은가.

그러니 데이드림까지 내 게시물에서 DTB 이야기를 한다는 건, 1차 예선의 입소문이 이상한 방향으로 왜곡되어 퍼지다가 데이드림도 무시할 수 없는 수준이 되어 버린 게 분명했다.

해명을 위해서는 그 입소문의 근원을 찾아내야 할 필요가 있었다. 그리고 그건 나보다 훨씬 더 잘하는 사람이 존재하지.

류재희한테 SOS를 보내자 류재희는 몇 분 만에 이유를 뚝딱 찾아 나한테 설명해 주었다.

발단은 며칠 전에 DTB 1차 예선에서 나한테 심사를 받았던 후배의 DTB 1차 예선 후기 라방이었다.

DTB 시즌 6 1차 예선 후기가 이상한 후기가 유독 많은 걸로 바이럴 된 덕분인지 이 후배의 후기 썰 라방 영상도 너튜브에 올라오며 빠르게 퍼져나갔다.

후배가 푼 썰 중에서 내 이야기가 거의 절반이었던 덕분에 데이드림도 그 OA 라방 너튜브 영상을 본 모양이었다.

-우리애가 선배님 소리를 듣고 다니는 연차가 되다니….

-여기서도 이든이 썰이 심상치 않구만

-VXTR 미니 2집 의상 찾아보니까 ㅈㄴ 빡세던데 이게 어중간한 의상으로 보일 정도면 대체 이든이 의상은 뭐지???

-타돌 라방을 이렇게 주의 깊게 본 적은 또 처음이네 낯선 그룹 라방에서 듣는 내새끼의 근황

-이든이가 뭘 어쨌길래 기억까지 날린 거? 그래도 방송이라고 녹음할 때 예현이 잡는 것보다는 살살해 줬을 텐데 역시 이든테라피를 꾸준히 받고 안 받고의 차인가

-건휘님이 완전 무섭게 표현하긴 했는데 뭔가 실제로 보면 예현이가 코웃음칠 수준일 것 같음ㅋㅋㅋ

-다들 애기고영 보고 호랑이라던데 고양이가 호랭이로 보일 만큼 얼마나 털 부풀린 근엄고영으로 심사했는지 궁금하닿ㅎㅎㅎㅎ

-올라온 후기의 한결같은 공통점: 윤이든 미친xx

이쯤 되니까 이든이가 또 무슨 짓을 했는지 DTB 6 보기가 두려워짐

-얼굴이 안되면 이든이 따라 입지 말기 캠페인을 미는 것보다 이든이 옷단속이 더 빠르지 않을까

-스쳐지나가는 베레모토끼모자가슴골크롭티킹스맨은행강도룩고백공격산악회장궁예DTB에서DTB디스가성비액츄얼리플랜A얀데레의 기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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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대는 안 서도 옷은 입고 나올 거 아니야…….

시즌 4에서 내가 ‘DTB 신드롬’이라는 말이 만들어질 정도로 여러 패션 아이템들을 유행시킨 터라 아무래도 걱정이 된 모양이다.

내가 유행시킨 것 중에서는 멀쩡하고 유니크한 패션도 많았지만 아무래도 대중들의 기억에 박힌 건 가슴골 셔츠나 베레모 같은, 길거리 남성들의 90%한테는 어울리지 않을 만한 그런 파격적인 패션이었다.

아니면 길거리에 세 줄 스포츠저지와 둥근테 안경만 우글거리게 만든 내 업보만 기억하고 있거나.

그래서 대충 데이드림의 그 불안감이 이해가 됐다. 내가 또 이상한 패션을 유행시킨 장본인이라는 오명을 뒤집어쓰는 게 싫었겠지.

위클리 퀘스트 중 하나인 OA 라이브 방송 퀘스트 겸 데이드림의 불안을 잠재워 주기 위해 OA 라이브를 켰다.

“안녕, 데이드림.”

손을 흔들며 인사를 하자마자 도배된 댓글에, 순순히 요청을 들어주었다.

“네네, 알았어요. 기체후 일향만강하셨어요, 데이드림? 왜 우리 팬들은 자꾸 나한테 효도를 받고 싶어 하지? 보통 이런 걸 더 좋아하지 않아요?”

손하트를 만들어 날려 주며 고개를 슬쩍 기울였다.

“아, 오늘 라방을 켠 이유는 저와 DTB 시즌 6에 관련해서 떠돌아다니는 루머를 바로잡기 위해서입니다.”

떠돌아다니는 후기를 읽어 보니까 루머가 엄청나더라. 그래, 지금 이건 내 억울함을 해명하는 장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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