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ự Trở Lại Của Một Thần Tượng Đã Mất Đi Lý Tưởng Ban Đầu RAW - C532
초심 잃은 아이돌을 위한 회귀 백서 529화(531/549)
초심 잃은 아이돌을 위한 회귀 백서 529화
***
[보이스 레거시(Voice legacy) 3화]
[3라운드 추가 점수 20점을 건 듀엣 경연!]
[탈락자는 없다! 하지만 순위는 있다!]
2라운드 생존자는 여덟 명. 형평성을 위해 랜덤으로 듀엣 경연 팀을 짰으나, 무슨 운명의 장난 같은 일인지 단 한 팀만 혼성팀이 되었다.
앞선 두 팀의 경연곡 선정 서사와 경연곡 무대를 보여주고.
드디어 유일한 혼성팀인 유제 팀의 차례.
[문예진&유제 팀]
[유일한 혼성팀이었지만 이 팀은 시작부터 평탄하지 않았다. 한쪽은 전형적인 길을, 한쪽은 새롭고 험난한 길을 원했으니…]
본격적으로 팀 경연곡 선정 토론을 하기 전, 본인이 생각하는 경연곡 방향에 대한 두 사람의 개인 인터뷰 장면이 나왔다.
[문예진: 역시 남녀 듀엣 하면 혼성곡이죠. 저희처럼 혼성으로 매치된 팀이 없는 만큼, 혼성이라는 메리트를 팍팍 살려야 한다고 생각해요.]
[유제: 남녀 듀엣이라고 하면 혼성곡을 많이 생각하실 텐데, 저는 혼성곡이 오히려 제약이 되어 버릴 수 있다고 생각을 하거든요. 한 곡을 듀엣으로 바꾸면 무궁무진한 경우의 수가 나올 테지만, 혼성곡은 이미 듀엣의 형태가 정해져 있다 보니까 무대를 꾸미는 데에 제약이 될 수가 (있잖아요).]
두 사람이 각자의 무대를 상상하며 진지하게 곡 아이디어를 구상하는 장면이 분할 컷으로 한 화면에 담겼다.
[동상이몽]
그 가운데에 현 상황을 정리하는 자막이 쾅! 박혔다.
-듣고 보니 둘 다 맞는 말 같아서 누구 하나 편 들기도 애매하네…
-전에 유제랑 서라온이랑 듀엣한 곡 부르면 너무 뻔한가? 서라온도 남자보컬 막 바꿔불러서 이제 서라온 말고 다른 여자보컬이랑 유제가 부르는 거 듣고 싶은데
-문예진이랑 유제 짬차이가 거의 유제 나이 정도 아니냐? 이럴 때는 연륜 따라야지 무대를 서도 문예진이 수백 번은 더 섰을 텐데
[~무대 경연곡 아이디어 회의날~]
[문예진: 혼성곡이 안전하고 매력적이잖아. 그러니까 우리는 무조건 혼성곡으로 가야 해.]
문예진의 말에 눈동자를 굴리는 류재희의 모습이 클로즈업됐다. 고개를 끄덕이면서도 굉장히 조심스럽게 류재희가 본인 의견을 꺼냈다.
[유제: 맞아요, 안전한데… 조금 뻔한 면이 있죠.]
[문예진: 안전하게 가자, 안전하게.]
[유제: 선배님, 이번 라운드는 탈락도 없는데 실험적으로 가도 되지 않을까요?]
[문예진: 탈락은 없어도 순위는 세우는데 꼴등 하는 것보다는 낫지. 안 그래?]
[빙글빙글 돌고 돌아도 대립! 대립!]
탁자에 앉아 서로를 마주 보는 두 사람을 비추며 긴장된 BGM이 흘렀다. 다시 개인 인터뷰로 화면이 전환되었다.
[문예진: 젊은 친구라서 각오하기는 했는데 이렇게 의견이 안 맞을 줄은 몰랐죠.]
[유제: 제가 양보하는 게 맞는데, 맞긴 한데 그래도 정말 존경하는 문예진 선배님이랑 처음이자 마지막일 듀엣 무대를 하는 만큼 조금 욕심이 나네요.]
류재희가 눈꼬리를 축 늘어뜨리며 씁쓸한 미소를 지었다.
피도 눈물도 서로에게 자비라고도 없는 레브 형들에게도 꽤 높은 확률로 들어 먹히는 그 표정은 본인의 의견을 굽히지 않는 류재희가 덜 고집스럽게 비치는 데에 한몫했다. 계산 반, 진심 반이었다.
-무조건 가자 Vs 가도 되지 않을까요? 이 화법에서부터 고집은 누가 부리고 있는지 딱 보이지 않음?
-뭐 서로 생각하고 있는 머릿속 무대는 확실하니까 연차로 찍어누르기보다는 어느 무대가 더 좋은지를 봐야지
-이건 유제가 요즘 세대다운 게 아니라 문예진이 꼰대스러운 거임
[두 번째 회의 날]
[회의실에서 무언가를 열심히 준비하고 있는 유제?]
[유제: 선배님의 마음을 돌리기 위한 이벤트를 준비해 봤어요. 귀엽게 봐주셨으면 좋겠는데.]
[속닥속닥- 제작진한테 무언가를 부탁하는 유제]
[제작진: 유제 씨, 지금 오시고 있대요.]
[유제: 오신대요? 어어어어, 회의실 불 좀 꺼 주세요!]
[과연 유제가 준비한 이벤트는?]
문예진이 문을 벌컥 열자 어두컴컴한 회의실 바닥에 하트 모양으로 놓인 촛불이 제일 먼저 눈에 들어왔다.
그리고 그 가운데에 서서 스케치북을 들고 있는 류재희의 모습과 놀라서 눈이 동그래진 문예진의 모습을 교차해서 보여 주었다.
[이건… 고백 이벤트?]
-저거 쟤네 그룹 리더가 dtb에서 했던 거 아니냐고ㅋㅋㅋㅋㅋ
-고백 이벤트라기엔 유제가 문예진 아들뻘 아니냐ㅋㅋㅋㅋㅋ 효도 이벤트겠지ㅋㅋㅋㅋ
-그래도 윤이든은 노래방에서 스케치북만 넘기면서 하던데 쟈는 촛불도 준비했네ㅋㅋㅋㅋ
설득 방법으로 화제가 됐던 윤이든의 DTB 가성비액츄얼리 이벤트와 비슷하면서도 달랐다.
일단 촛불이 있었다.
그리고 윤이든은 스케치북 앞장에 고백 공격 같은 버터칠한 쿠션어를 잔뜩 깔아 놔 투혁에게 정신 타격을 입히고 마지막 장에 본인이 하고 싶은 말을 와다다 쏟아붓는 계책을 취했지만.
류재희는 고백 공격 대신 설득의 5단계를 스케치북에 담는 것을 선택했다.
[선배님 말씀도 일리가 있어요. 혼성곡으로 간다면 각자 파트에서 개성을 잘 살릴 수 있을 것 같아요. 원곡부터 음정이 남성과 여성으로 나뉘어져 굳이 저희가 편곡으로 손을 대지 않아도 그 자체만으로 완벽할 수 있고요.]
상대방의 의견을 인정하며 시작하여 상대방이 자신의 의견을 존중받고 있다고 느끼게 하라.
[하지만 이번 무대는 단순히 잘하는 것보다 새롭고 신선한 무언가를 보여 줘야 평가에서도 더 유리할 것 같아요. 우리가 조금 더 독창적인 방향으로 간다면 더 눈에 띄지 않을까요?]
제삼자의 관점으로 설득하라.
[그래서 제가 이전에 말씀드린 곡 구성을 조금만 시도해 보면 어떨까요? 실제로 연습해서 들어보면 둘 다 납득할 만한 방향이 보일 수도 있을 것 같아요.]
구체적인 제안과 시뮬레이션을 제시해 상대방이 자신의 의견을 직접 들어보고 판단할 기회를 주는 방식으로 설득하라.
[한 번만 시도해 보고 선배님께서 말씀하신 혼성곡이 낫다고 판단하면 바로 선배님 의견을 따르겠습니다.]
완전히 한쪽의 의견으로 몰아가지 않고, 두 방향을 모두 반영할 타협안을 제시하라.
[선배님, 사실 이번 무대는 저에게 정말 큰 의미가 있어요. 처음으로 보컬로서 제 진짜 색깔을 보여 줄 기회라 생각해서 욕심이 좀 난 것 같아요. 선배님과 함께 좋은 무대를 만들어 가고 싶은 후배의 욕심이니 성가시기보단 귀엽게 봐주세요.]
상대방을 이해시킬 수 있을 만큼 솔직하게 자신의 열망과 목표를 전달하라.
문장이 적힌 스케치북 다섯 장을 모두 넘긴 류재희가 마지막으로 애교스럽게 손하트를 날렸다.
[문예진: 이게 웬일이니. 나 살아생전 이런 이벤트 받아 보는 거 처음이야. 우리 신랑이랑 아들들한테도 못 받아 봤는데.]
차마 숨길 수 없는 기분 좋은 엄마 미소를 지으며 문예진이 아프지 않게 류재희의 등을 탁탁 두드렸다.
문예진이 류재희만 한 장성한 자식을 둔 류재희의 어머니뻘 나이였기에 가능했던 스케치북 이벤트였다.
윤이든은 레브 회의 같은 방식을 말했던 거지만, 류재희가 보고 배운 건 이거였다.
[문예진: 좋아, 한 번씩 해서 비교라도 해 보자. 어떤 게 더 좋은 무대를 보여 줄 수 있을지.]
[유제, 설득 완료!]
류재희가 본인의 곡 아이디어를 설명하며 키보드로 음정 나누는 방식을 보여 주는 장면이 삽입되었다.
[유제: 선배님은 이 음으로 잡으시고 저는 이 음으로 가는 거예요.]
[문예진: 그래? 한 음 낮춰도 될 것 같은데? 거 봐, 한 음 낮추는 게 훨씬 안정적이잖아.]
[유제: 한 수 배웠습니다.]
[후배의 애교 웃음 작렬]
[유제: 솔직히 혼성곡은 선배님 말씀대로 매력적인 옵션이긴 해요. 그러니까 메인은 곡 하나로 음정을 나누는 방식으로 가되, 중간에 혼성 느낌을 살릴 수 있는 파트를 추가하면 어떨까요?]
[문예진: 이렇게 막 한 소절씩 주고받는 식으로 가면 어때? 1절 2절 나누지 말고.]
[유제: 오, 좋은데요? 주고받다가 딱 합치고.]
[문예진: 좋다, 좋다. 이러면 되겠구나!]
두 사람이 함께 실험적으로 노래를 맞춰 보는 모습이 삽입되고, 의외로 멋진 조화가 나오자 문예진이 고개를 끄덕이는 순간이 클로즈업되더니 문예진의 개인 인터뷰로 전환되었다.
[문예진: 아, 이런 조합도 가능하구나. 내가 너무 안정적인 것만 고집해서 이런 무대를 꾸밀 기회를 놓칠 뻔했구나.]
화목하게 웃으며 무대 준비를 하는 류재희와 문예진의 모습이 페이드아웃되며 백스테이지에서 긴장 어린 얼굴로 무대 차례를 기다리는 두 사람의 모습으로 교체되었다.
[이제 진짜 무대만 남았다!]
[MC: 정말 기대되는 다크호스 팀이죠. 문예진&유제 팀의 ‘그대 안부’ 무대 보시겠습니다!]
두 사람이 무대에 오르자 은은한 조명이 그들을 감쌌다. 관객들은 숨을 죽인 채 무대를 지켜보며 이들의 시작을 기다렸다. 이내 전주가 흐르고, 유제의 부드럽고 잔잔한 목소리가 첫 소절을 열었다.
[어디선가 잘 지내고 있나요
날 기억하고 있긴 한가요
수많은 계절을 돌아왔지만
아직도 그대가 그립습니다]
[그대 안부가 듣고 싶네요
어디서 어떤 날을 사는지
모든게 멀어져도 추억이 흩어져도
내 마음은 여전히 그댈 불러 봅니다]
화답하듯 자연스럽게 주고받는 주멜로디.
탄탄한 남성 보컬 베이스 위에 얹히는 부드러운 여성 보컬의 기교로 만들어지는 하모니.
후렴구에서 하나로 어우러지는 두 사람의 완벽한 화음.
무대에 올라간 두 사람은 최고의 듀엣 무대를 선보이며 네 팀 중 당당하게 1위를 차지했다.
[유제: 처음엔 힘들었지만, 이 과정이 제게 정말 많은 걸 깨닫게 했어요. 선배님 덕분에 더 좋은 무대를 준비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문예진: 정말 만족스러운 무대였어요. 내가 이제까지 혼성 듀엣한 무대 중에 최고라고 생각해요.]
-스케치북 고백 오랜만이네ㅋㅋㅋ 덕분에 두 사람 의견 안 맞았어도 안 불편하게 본 듯ㅋㅋ
-유제 다시봤다 선배를 향한 공경 어린 태도가 딱 잡혀 있더라
-경연곡 정하는 과정도, 무대 결과물도 이 팀이 제일 인상적이었다고 생각한다 서로 존중과 배려를 보이는 모습이 참 보기 좋았다
-시간 지나도 이 무대는 듀엣 무대의 정석으로 계속 화자될 듯
-둘이 주고받는 파트 너무 좋아서 계속 돌려듣고있음….
-좋아하는 노래인데 듀엣 버전으로 들으니까 또 색다르네요 원곡은 화자 한 사람이 독백으로 안부를 묻는 느낌인데 이 무대는 오랫동안 그리워했던 두 사람이 서로 안부를 전하는 느낌
-문예진 보컬 뛰어난 건 알았는데 유제도 안 밀리는 거 보니까 상당하더라
-울 햄찌메보 우승하자ㅠㅠㅠㅠㅠㅠ
-둘 다 고음 되는 가수라 고음 경쟁으로 갈 줄 알았는데 의외로 탄탄한 화음이 듣는 귀를 편하게 해줘서 좋더라 그렇다고 고음 임팩트가 빠진 것도 아니고 여러모로 완벽했던 무대
하지만, 유일하게 그걸 마음에 들어하지 않았던 이가 있었으니.
“내가 인마, 우리 회의처럼 설득을 하랬지 언제 내가 DTB에서 써먹은 방법 쓰랬냐!”
“그게 그거죠!”
***
4월 1일.
견하준의 솔로곡 음원이 음원사이트에 풀림과 동시에 뮤직비디오가 너튜브에 업로드되었다.
[견하준 – ‘AND YOU’ Official M/V]
뮤직비디오부터 보러 달려간 이들을 맞이한 장면은 바로…
[What’s up?]
첫 번째 컨셉 포토 착장으로 메탈 빠따를 어깨에 턱 얹는 힙합 전사 견하준이었다.
초심 잃은 아이돌을 위한 회귀 백서 529화(531/549)
초심 잃은 아이돌을 위한 회귀 백서 529화
***
2라운드 생존자는 여덟 명. 형평성을 위해 랜덤으로 듀엣 경연 팀을 짰으나, 무슨 운명의 장난 같은 일인지 단 한 팀만 혼성팀이 되었다.
앞선 두 팀의 경연곡 선정 서사와 경연곡 무대를 보여주고.
드디어 유일한 혼성팀인 유제 팀의 차례.
본격적으로 팀 경연곡 선정 토론을 하기 전, 본인이 생각하는 경연곡 방향에 대한 두 사람의 개인 인터뷰 장면이 나왔다.
두 사람이 각자의 무대를 상상하며 진지하게 곡 아이디어를 구상하는 장면이 분할 컷으로 한 화면에 담겼다.
그 가운데에 현 상황을 정리하는 자막이 쾅! 박혔다.
-듣고 보니 둘 다 맞는 말 같아서 누구 하나 편 들기도 애매하네…
-전에 유제랑 서라온이랑 듀엣한 곡 부르면 너무 뻔한가? 서라온도 남자보컬 막 바꿔불러서 이제 서라온 말고 다른 여자보컬이랑 유제가 부르는 거 듣고 싶은데
-문예진이랑 유제 짬차이가 거의 유제 나이 정도 아니냐? 이럴 때는 연륜 따라야지 무대를 서도 문예진이 수백 번은 더 섰을 텐데
문예진의 말에 눈동자를 굴리는 류재희의 모습이 클로즈업됐다. 고개를 끄덕이면서도 굉장히 조심스럽게 류재희가 본인 의견을 꺼냈다.
탁자에 앉아 서로를 마주 보는 두 사람을 비추며 긴장된 BGM이 흘렀다. 다시 개인 인터뷰로 화면이 전환되었다.
류재희가 눈꼬리를 축 늘어뜨리며 씁쓸한 미소를 지었다.
피도 눈물도 서로에게 자비라고도 없는 레브 형들에게도 꽤 높은 확률로 들어 먹히는 그 표정은 본인의 의견을 굽히지 않는 류재희가 덜 고집스럽게 비치는 데에 한몫했다. 계산 반, 진심 반이었다.
-무조건 가자 Vs 가도 되지 않을까요? 이 화법에서부터 고집은 누가 부리고 있는지 딱 보이지 않음?
-뭐 서로 생각하고 있는 머릿속 무대는 확실하니까 연차로 찍어누르기보다는 어느 무대가 더 좋은지를 봐야지
-이건 유제가 요즘 세대다운 게 아니라 문예진이 꼰대스러운 거임
문예진이 문을 벌컥 열자 어두컴컴한 회의실 바닥에 하트 모양으로 놓인 촛불이 제일 먼저 눈에 들어왔다.
그리고 그 가운데에 서서 스케치북을 들고 있는 류재희의 모습과 놀라서 눈이 동그래진 문예진의 모습을 교차해서 보여 주었다.
-저거 쟤네 그룹 리더가 dtb에서 했던 거 아니냐고ㅋㅋㅋㅋㅋ
-고백 이벤트라기엔 유제가 문예진 아들뻘 아니냐ㅋㅋㅋㅋㅋ 효도 이벤트겠지ㅋㅋㅋㅋ
-그래도 윤이든은 노래방에서 스케치북만 넘기면서 하던데 쟈는 촛불도 준비했네ㅋㅋㅋㅋ
설득 방법으로 화제가 됐던 윤이든의 DTB 가성비액츄얼리 이벤트와 비슷하면서도 달랐다.
일단 촛불이 있었다.
그리고 윤이든은 스케치북 앞장에 고백 공격 같은 버터칠한 쿠션어를 잔뜩 깔아 놔 투혁에게 정신 타격을 입히고 마지막 장에 본인이 하고 싶은 말을 와다다 쏟아붓는 계책을 취했지만.
류재희는 고백 공격 대신 설득의 5단계를 스케치북에 담는 것을 선택했다.
상대방의 의견을 인정하며 시작하여 상대방이 자신의 의견을 존중받고 있다고 느끼게 하라.
제삼자의 관점으로 설득하라.
구체적인 제안과 시뮬레이션을 제시해 상대방이 자신의 의견을 직접 들어보고 판단할 기회를 주는 방식으로 설득하라.
완전히 한쪽의 의견으로 몰아가지 않고, 두 방향을 모두 반영할 타협안을 제시하라.
상대방을 이해시킬 수 있을 만큼 솔직하게 자신의 열망과 목표를 전달하라.
문장이 적힌 스케치북 다섯 장을 모두 넘긴 류재희가 마지막으로 애교스럽게 손하트를 날렸다.
차마 숨길 수 없는 기분 좋은 엄마 미소를 지으며 문예진이 아프지 않게 류재희의 등을 탁탁 두드렸다.
문예진이 류재희만 한 장성한 자식을 둔 류재희의 어머니뻘 나이였기에 가능했던 스케치북 이벤트였다.
윤이든은 레브 회의 같은 방식을 말했던 거지만, 류재희가 보고 배운 건 이거였다.
류재희가 본인의 곡 아이디어를 설명하며 키보드로 음정 나누는 방식을 보여 주는 장면이 삽입되었다.
두 사람이 함께 실험적으로 노래를 맞춰 보는 모습이 삽입되고, 의외로 멋진 조화가 나오자 문예진이 고개를 끄덕이는 순간이 클로즈업되더니 문예진의 개인 인터뷰로 전환되었다.
화목하게 웃으며 무대 준비를 하는 류재희와 문예진의 모습이 페이드아웃되며 백스테이지에서 긴장 어린 얼굴로 무대 차례를 기다리는 두 사람의 모습으로 교체되었다.
두 사람이 무대에 오르자 은은한 조명이 그들을 감쌌다. 관객들은 숨을 죽인 채 무대를 지켜보며 이들의 시작을 기다렸다. 이내 전주가 흐르고, 유제의 부드럽고 잔잔한 목소리가 첫 소절을 열었다.
날 기억하고 있긴 한가요
수많은 계절을 돌아왔지만
아직도 그대가 그립습니다]
[그대 안부가 듣고 싶네요
어디서 어떤 날을 사는지
모든게 멀어져도 추억이 흩어져도
내 마음은 여전히 그댈 불러 봅니다]
화답하듯 자연스럽게 주고받는 주멜로디.
탄탄한 남성 보컬 베이스 위에 얹히는 부드러운 여성 보컬의 기교로 만들어지는 하모니.
후렴구에서 하나로 어우러지는 두 사람의 완벽한 화음.
무대에 올라간 두 사람은 최고의 듀엣 무대를 선보이며 네 팀 중 당당하게 1위를 차지했다.
-스케치북 고백 오랜만이네ㅋㅋㅋ 덕분에 두 사람 의견 안 맞았어도 안 불편하게 본 듯ㅋㅋ
-유제 다시봤다 선배를 향한 공경 어린 태도가 딱 잡혀 있더라
-경연곡 정하는 과정도, 무대 결과물도 이 팀이 제일 인상적이었다고 생각한다 서로 존중과 배려를 보이는 모습이 참 보기 좋았다
-시간 지나도 이 무대는 듀엣 무대의 정석으로 계속 화자될 듯
-둘이 주고받는 파트 너무 좋아서 계속 돌려듣고있음….
-좋아하는 노래인데 듀엣 버전으로 들으니까 또 색다르네요 원곡은 화자 한 사람이 독백으로 안부를 묻는 느낌인데 이 무대는 오랫동안 그리워했던 두 사람이 서로 안부를 전하는 느낌
-문예진 보컬 뛰어난 건 알았는데 유제도 안 밀리는 거 보니까 상당하더라
-울 햄찌메보 우승하자ㅠㅠㅠㅠㅠㅠ
-둘 다 고음 되는 가수라 고음 경쟁으로 갈 줄 알았는데 의외로 탄탄한 화음이 듣는 귀를 편하게 해줘서 좋더라 그렇다고 고음 임팩트가 빠진 것도 아니고 여러모로 완벽했던 무대
하지만, 유일하게 그걸 마음에 들어하지 않았던 이가 있었으니.
“내가 인마, 우리 회의처럼 설득을 하랬지 언제 내가 DTB에서 써먹은 방법 쓰랬냐!”
“그게 그거죠!”
***
4월 1일.
견하준의 솔로곡 음원이 음원사이트에 풀림과 동시에 뮤직비디오가 너튜브에 업로드되었다.
뮤직비디오부터 보러 달려간 이들을 맞이한 장면은 바로…
첫 번째 컨셉 포토 착장으로 메탈 빠따를 어깨에 턱 얹는 힙합 전사 견하준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