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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ự Trở Lại Của Một Thần Tượng Đã Mất Đi Lý Tưởng Ban Đầu RAW - C5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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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심 잃은 아이돌을 위한 회귀 백서 528화(530/549)
초심 잃은 아이돌을 위한 회귀 백서 528화
“좀 빡센 컨셉이기만 하면 은서 누나가 우리 둘 코디만 비상으로 분류하잖아. 우리 얼굴이 코디 다 뱉어 내는 얼굴이라고. 이번에는 그냥 윤이든 옷이랑 악세사리만 대충 빌려 입었고. 그래서 그런 거지.”
결국 총대 멘 서예현이 스타일리스트 누나라는 패까지 꺼내 가며 견하준을 살살 구슬렸다.
나랑 막내 라인은 옆에서 동조의 의미로 열심히 고개를 끄덕이며 속으로 서예현을 열심히 응원했다.
그리고 저 말은 견하준을 달래려는 의도도 있긴 했겠지만 사실이기도 했다.
활동이 빡센 콘셉트일 때 나랑 김도빈은 아무거나 입혀도 잘 받는다고 난이도 최하, 류재희는 최하는 아니고 하에서 중 정도, 견하준과 서예현은 최상 그 위의 비상이었다.
견하준도 납득했는지 순순히 고개를 끄덕였다.
“그런데 KICKS도 4월에 컴백한대요?”
“어어, 한대. 내가 최현민한테 듣기로는 정이서 현 소속사 이사가 본인 기획사 차리면서 연습생이랑 가수들 몇 명 데리고 가서 뉴본도 그쪽 좋게 안 본다더라고.”
이런 이야기는 권윤성보다는 최현민이 어딘가에서 잘 주워듣고 오는 편이었다. 넉살 좋고 얼굴 철판이 두꺼워서 그런가.
아무튼, 4월 달에 과거로 얽힌 이들의 삼파전이 벌어진다는 건 확정이었다.
나는 직접 끼지는 않았지만 뒤에서 제일 중요한 역할을 맡았다. 견하준이랑 낙하산 곡 써 줘, KICKS 끼워 넣어, 전송 사용료 분배율 조정해. 이게 중요한 역할이 아니면 뭐란 말인가.
사실상 내가 벌인 판이라고 해도 무방했다. 물론 류재희의 도움을 조금 받진 했지만. 그러게 누가 계속 곡 주라고 사람 협박질 하래?
실실 웃고 있던 나를 힐긋 본 김도빈이 감탄사를 내뱉었다.
“와, 형 그렇게 웃으니까 주인공이 절대 안 걸려들 함정 파놓고 기다리는 빌런 같아요.”
저 자식은 꼭 나를 주인공이 아니라 빌런이라고 비유를 하더라. 내가 그래도 왕년에 다크나이트였는데 왜 다크나이트를 조커로 바꾸고 난리야.
언제나처럼 모두가 별 대꾸 안 하고 지나가나 싶었는데, 뜬금없이 그 소리 들은 장본인도 아닌 견하준이 김도빈의 말에 딴지를 걸었다.
“도빈아, 그러면 정이서가 주인공이라는 소리야?”
그게 거슬렸나 보다.
“그래, 인마? 내가 지금 의미 없는 조뺑이를 치고 있다는 소리냐?”
나도 질세라 견하준의 시비에 말을 얹었다. 김도빈이 충격 먹은 얼굴로 입을 떡 벌렸다.
“내가 5년 동안 본 하준이 형은 저런 사람이 아니었는데. 그냥 또 헛소리한다는 눈으로 힐긋 보고 별말 안 하는 형이었는데…!”
“도빈아, 5년 동안 대체 뭘 본 거야? 하준이 쟤는 데뷔 초에도 KICKS, 아니 정확히 낙하산만 만나면 저랬잖아.”
김도빈은 본인 딴으로는 충격 먹은 마음을 표현하려고 했던 것 같은데 통찰력 하나는 인정하는 서예현의 개입으로 인해 그저 멤버한테 관심 없는 놈으로 전락해 버렸다.
당분간은 김도빈이 나를 주인공이 아니라 빌런으로 비유할 일은 없겠군.
***
-에이 만우절 장난이겠지ㅋㅋㅋ 진짜 솔로활동 저렇게 나오면 ㅇ3 ㄹㅇ 감다뒤지
-LnL을 무시하지 마 괜히 ㅈnl이었던 게 아니라고
-ㅇ3 구멍가게 좆좆소 시절 모르는 윾입들 ㅇ3 빨아주는 거 보면 그시절 체험 시켜주고 싶어짐… 팬덤이 ㅈㄴ 패서 그나마 소속사 구실 하게 만들어놓은 건데 ㅇ3 공으로 돌리는거 ㅈㄴㅈㄴ 괘씸함
-솔로활동은 딱히 노관심이었는데 궁금해서라도 4월 1일에 한 번 봐봐야겠어ㅋㅋ
만우절 컨셉 포토는 멤버 솔로 활동에 관심 없는 사람들까지 날짜라도 한 번씩 들여다보고 만우절 장난일지 진짜일지 관심을 가지게 두게 하는 걸로 홍보의 역할을 톡톡히 했지만.
-씨바 지금 하준이가 몸 바쳐서 솔로활동 홍보를 하고 있는데 왜 ㅇ3이 밀어준다고 난리야 저 메탈빠따 힙합전사 견하준을 보고도 그런 소리가 나오냐?
-진심으로 궁금해서 물어보는 건데 이게 정말 대놓고 ㅇ3에서 밀어주는 걸로 보여…? 컴백 2주 전에 만우절 컨포라고 정확히 확정 나지도 않은 슈뢰딩거의 만우절 컨포 한 장으로 떼우는 홍보가…?
-견하준만 대놓고 밀어준다고 징징거리는 악개들 ㅈㄴ 어이없네 메리고라운드는 드라마 OST였고요 그걸로 활동한 것도 아니고 그거 부른 무대도 콘서트에서밖에 없었는데 무슨 견하준 노래만 계속 나왔다는?
└막말로 그 악개들 DTB에서 윤이든 솔로곡 나온 건 왜 카운트 안하심?
└타멤 머리채는 잡지 마
견하준이 걱정하던 개인 활동 빈도 불만을 잠재우는 역할도 톡톡히 했다.
아무래도 애매하면 그저 웃고 넘길 텐데 공개된 컨셉포토가 여간 극단적에 충격적이다 보니까 저게 정말로 웃고 넘어가자는 만우절 콘셉트인지 진짜 솔로 활동 콘셉트인지 혼란스러운 모양이었다.
사실은 이 정도 효과까지는 노리지 않고 그냥 B급 감성을 저격하고 찍은 만우절 컨포라는 게 함정이었지만. 견하준 얼굴이 힙합 스피릿을 저렇게 다 뱉어 낼 줄 알았나.
힙합 전사 컨셉 포토가 풀린 지 한 주 후에 풀린 두 번째 컨셉 포토와 10초짜리 짧은 티저는 그런 반응을 진정시켜 주긴커녕 기름에 불 들이부은 격이나 마찬가지였다.
두 번째 컨셉 포토는 스냅백 위로 뒤집어쓴 후드 모자와 줄 이어폰, 디제잉 장비, 한 줄짜리 체인 목걸이로 힙합 감성을 살렸다.
입가를 가리고 있는 큼지막한 장식이 달린 체인 목걸이는 뒤로 뒤집긴 했지만 누가 봐도 DTB 합격 목걸이였다.
-저렇게 DTB 합격목걸이를 힙합감성 장식품따리로 생각하는 놈들이 국힙 수준 떨어뜨리는 데에 한몫하는 거 같음
-왜 DTB 나오지도 않은 놈이 합격목걸이 차고 있고 지랄임?
-합격목걸이가 그렇게 탐나면 DTB 나와서 2차 예선까지 합격하고 받아가던가
그게 어쩌다가 DTB 팬층한테까지 흘러 들어가 일각에서는 부정적인 반응이 나오긴 했지만, 류재희가 슬쩍 물꼬를 다른 방향으로 터주니 금세 진압되었다.
원래는 내가 하려고 했는데 이전에 싸불 먹고 역풍불 뻔했던 게 기억나 순순히 류재희한테 넘겼다.
-그렇잖아도 지금 락세 위기인데 시즌 6 시작도 전에 별 쓸데없는 잡음 만들지 좀 말자
-제발 지랄 좀 하지마 인터넷에 DTB 합격목걸이 치면 12번가에서 1만원대에 파는 거 수두룩벅적하구먼 DTB 시즌 6 시작도 전에 프로 욕먹일 일 있냐 ㅅㅂ
-동네 개도 산책길에 차고 다님
-그렇게 따지면 쟤 시즌 4에 나왔자너
└그것도 무려 ‘파이널라운드’에 강림하셨음 ㅎㄷㄷ
-저거 만우절 페이크인지 진짜인지도 모른다메;; 확실하게 나오고 나서 말 얹자
물론 그 합격 목걸이는 12번가에서 산 짭이 아니라 내가 시즌 4에서 받은 진품이었다.
“다들 혼란스러워하고 계셔. 처음에는 무슨 만우절 컨셉 포토가 홍보에 도움될까 했는데 이런 식으로 홍보가 되네.”
견하준도 10분 만에 내 폰카로 촬영을 마친 사진이 이렇게 파급력이 커진 걸 보니 신기한 모양이었다.
빡센 힙합 전사 콘셉트가 2주 내내 유지되었으면 ‘아, 이거 만우절 장난 맞구나’라고 바로 눈치를 챘을 텐데, 기가 막힌 사진 다음에 들고 온 게 힙합 감성 낭낭한 나름 정상적인 사진이라 다들 긴가민가 헷갈리고 있었다.
거기에 화룡점정을 찍은 것이 바로 짧게 공개된 10초짜리 티저.
디제잉 장비와 책상 위에 늘어진 체인 목걸이, 헤드폰, 줄 이어폰이 연결된 mp3, 노트, 펜을 느릿하게 훑고, 맨 마지막에 책상을 피아노 건반 치듯 툭툭 두드리는 견하준의 손이 담긴 영상이었다.
그리고 그 영상에 얹어진 사운드는 잔뜩 음정 변조가 들어간 랩 한 소절이었다. 그건 진짜로 견하준의 솔로곡에서 가져온 파트는 맞았다.
“영상미 좋다는데?”
견하준이 티저 영상에 달린 댓글 하나를 읽어 주었다. 괜히 으쓱 올라가는 어깨에 씩 웃으며 대꾸했다.
“당연하지. 누가 찍은 건데.”
이 티저 역시 내 휴대폰으로 찍었다. 촬영하는 데 정말 딱 10초 걸렸다. 정말로 저예산의 극치를 달리고 있는 터라 LnL의 전폭적인 지원을 받았다는 말은 좀…
이미 내정된 내 정규 솔로 앨범 영상만 세 개라 급하게 잡힌 견하준의 솔로 활동 예산은 얼마 되지 않았다.
그나마 후배 그룹인 니텐스가 활동을 마무리할 시점이라서 다행이지, 만약 그 전이었으면 견하준 디싱 앨범 커버도 내가 그리고 있을 뻔했다.
어쨌든, 변조된 음성으로 부르는 랩이 들어간 티저는 ‘이것도 만우절 티저다 Vs 아니다, 이건 진짜 티저 맞는 것 같다’로 댓글창이 시끌시끌했다.
물론 진실은 4월 1일에 밝혀질 터였다.
물론 그 짧은 시간 동안 류재희도 활약을 보여 주고 있었다.
류재희는 쉬어 가는 미션인 듀엣곡 미션 준비 과정에서 스트레스를 많이 받은 상태였다. 여기에서 1위를 해야지 3라운드 미션에서의 추가 점수를 미리 얻을 수 있는데, 듀엣 파트너로 걸린 분과 의견 대립을 제법 팽팽하게 했다.
하필 남녀 듀엣이라 파트너는 혼성곡을 원했는데 류재희는 곡 하나를 음정 두 개로 소화하고 싶었던 거다.
파트너는 ‘혼성이라는 이점을 잘 살릴 수 있는 혼성곡이 있는데 왜 굳이 어려운 길을 걸으려고 하냐’가 의견이었고, 류재희는 ‘혼성곡을 혼성으로 소화하는 건 너무 뻔하다. 시청자들이 원하는 건 그게 아니다.’라는 의견이었다.
도저히 합의점이 나오지 않았는데 문제는 또 파트너 쪽이 훨씬 연상에 훨씬 선배라는 점이었다.
이건 뭐, 당연히 류재희가 양보해야 하는 그림이 나오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처음 하는 단독 예능이고 온전히 보컬로서 주목받는 첫 경험인 만큼, 류재희는 경연 무대를 향한 욕심과 열망이 제법 큰 상태였다.
“형, 어떡하죠? 머릿속에 제가 상상하던 무대가 있는데 듀엣 무대라는 이유로 그걸 구현을 하지 못하는 게, 너무…”
“어쩌겠냐. 그분도 지금의 너처럼 원하는 무대가 있어서 그러시는 건데.”
자칫하면 방송에서 오기부리는 것처럼 비추어질 수 있는 류재희한테 중요한 점을 짚어 주자 류재희가 아차하는 얼굴로 입을 살짝 벌렸다. 아무리 지능 외주 맡는 녀석이라도 아직 애는 애였다.
“인마, 듀엣은 두 명이고 우리 그룹은 다섯 명이잖아. 다섯 명 의견 맞추는 것보단 두 명 의견 일치시키는 게 쉽지. 우리 다섯이 맨날 의견이 일치했던 건 아니잖아. 그거 생각하고 설득해 봐. 항상 우리가 어떻게 했는지.”
그런 류재희한테 진지하게 충고를 던져 주었다. 내가 회귀까지 하면서 깨달은 것들을.
그래서 류재희는 다시 파트너 설득에 도전했고, 그 과정은 방송에 고스란히 송출되었다.
그리고 그건 제법 괜찮은 방향을 불러 일으켰다.

초심 잃은 아이돌을 위한 회귀 백서 528화(530/549)

초심 잃은 아이돌을 위한 회귀 백서 528화

“좀 빡센 컨셉이기만 하면 은서 누나가 우리 둘 코디만 비상으로 분류하잖아. 우리 얼굴이 코디 다 뱉어 내는 얼굴이라고. 이번에는 그냥 윤이든 옷이랑 악세사리만 대충 빌려 입었고. 그래서 그런 거지.”

결국 총대 멘 서예현이 스타일리스트 누나라는 패까지 꺼내 가며 견하준을 살살 구슬렸다.

나랑 막내 라인은 옆에서 동조의 의미로 열심히 고개를 끄덕이며 속으로 서예현을 열심히 응원했다.

그리고 저 말은 견하준을 달래려는 의도도 있긴 했겠지만 사실이기도 했다.

활동이 빡센 콘셉트일 때 나랑 김도빈은 아무거나 입혀도 잘 받는다고 난이도 최하, 류재희는 최하는 아니고 하에서 중 정도, 견하준과 서예현은 최상 그 위의 비상이었다.

견하준도 납득했는지 순순히 고개를 끄덕였다.

“그런데 KICKS도 4월에 컴백한대요?”

“어어, 한대. 내가 최현민한테 듣기로는 정이서 현 소속사 이사가 본인 기획사 차리면서 연습생이랑 가수들 몇 명 데리고 가서 뉴본도 그쪽 좋게 안 본다더라고.”

이런 이야기는 권윤성보다는 최현민이 어딘가에서 잘 주워듣고 오는 편이었다. 넉살 좋고 얼굴 철판이 두꺼워서 그런가.

아무튼, 4월 달에 과거로 얽힌 이들의 삼파전이 벌어진다는 건 확정이었다.

나는 직접 끼지는 않았지만 뒤에서 제일 중요한 역할을 맡았다. 견하준이랑 낙하산 곡 써 줘, KICKS 끼워 넣어, 전송 사용료 분배율 조정해. 이게 중요한 역할이 아니면 뭐란 말인가.

사실상 내가 벌인 판이라고 해도 무방했다. 물론 류재희의 도움을 조금 받진 했지만. 그러게 누가 계속 곡 주라고 사람 협박질 하래?

실실 웃고 있던 나를 힐긋 본 김도빈이 감탄사를 내뱉었다.

“와, 형 그렇게 웃으니까 주인공이 절대 안 걸려들 함정 파놓고 기다리는 빌런 같아요.”

저 자식은 꼭 나를 주인공이 아니라 빌런이라고 비유를 하더라. 내가 그래도 왕년에 다크나이트였는데 왜 다크나이트를 조커로 바꾸고 난리야.

언제나처럼 모두가 별 대꾸 안 하고 지나가나 싶었는데, 뜬금없이 그 소리 들은 장본인도 아닌 견하준이 김도빈의 말에 딴지를 걸었다.

“도빈아, 그러면 정이서가 주인공이라는 소리야?”

그게 거슬렸나 보다.

“그래, 인마? 내가 지금 의미 없는 조뺑이를 치고 있다는 소리냐?”

나도 질세라 견하준의 시비에 말을 얹었다. 김도빈이 충격 먹은 얼굴로 입을 떡 벌렸다.

“내가 5년 동안 본 하준이 형은 저런 사람이 아니었는데. 그냥 또 헛소리한다는 눈으로 힐긋 보고 별말 안 하는 형이었는데…!”

“도빈아, 5년 동안 대체 뭘 본 거야? 하준이 쟤는 데뷔 초에도 KICKS, 아니 정확히 낙하산만 만나면 저랬잖아.”

김도빈은 본인 딴으로는 충격 먹은 마음을 표현하려고 했던 것 같은데 통찰력 하나는 인정하는 서예현의 개입으로 인해 그저 멤버한테 관심 없는 놈으로 전락해 버렸다.

당분간은 김도빈이 나를 주인공이 아니라 빌런으로 비유할 일은 없겠군.

***

-에이 만우절 장난이겠지ㅋㅋㅋ 진짜 솔로활동 저렇게 나오면 ㅇ3 ㄹㅇ 감다뒤지

-LnL을 무시하지 마 괜히 ㅈnl이었던 게 아니라고

-ㅇ3 구멍가게 좆좆소 시절 모르는 윾입들 ㅇ3 빨아주는 거 보면 그시절 체험 시켜주고 싶어짐… 팬덤이 ㅈㄴ 패서 그나마 소속사 구실 하게 만들어놓은 건데 ㅇ3 공으로 돌리는거 ㅈㄴㅈㄴ 괘씸함

-솔로활동은 딱히 노관심이었는데 궁금해서라도 4월 1일에 한 번 봐봐야겠어ㅋㅋ

만우절 컨셉 포토는 멤버 솔로 활동에 관심 없는 사람들까지 날짜라도 한 번씩 들여다보고 만우절 장난일지 진짜일지 관심을 가지게 두게 하는 걸로 홍보의 역할을 톡톡히 했지만.

-씨바 지금 하준이가 몸 바쳐서 솔로활동 홍보를 하고 있는데 왜 ㅇ3이 밀어준다고 난리야 저 메탈빠따 힙합전사 견하준을 보고도 그런 소리가 나오냐?

-진심으로 궁금해서 물어보는 건데 이게 정말 대놓고 ㅇ3에서 밀어주는 걸로 보여…? 컴백 2주 전에 만우절 컨포라고 정확히 확정 나지도 않은 슈뢰딩거의 만우절 컨포 한 장으로 떼우는 홍보가…?

-견하준만 대놓고 밀어준다고 징징거리는 악개들 ㅈㄴ 어이없네 메리고라운드는 드라마 OST였고요 그걸로 활동한 것도 아니고 그거 부른 무대도 콘서트에서밖에 없었는데 무슨 견하준 노래만 계속 나왔다는?

└막말로 그 악개들 DTB에서 윤이든 솔로곡 나온 건 왜 카운트 안하심?

└타멤 머리채는 잡지 마

견하준이 걱정하던 개인 활동 빈도 불만을 잠재우는 역할도 톡톡히 했다.

아무래도 애매하면 그저 웃고 넘길 텐데 공개된 컨셉포토가 여간 극단적에 충격적이다 보니까 저게 정말로 웃고 넘어가자는 만우절 콘셉트인지 진짜 솔로 활동 콘셉트인지 혼란스러운 모양이었다.

사실은 이 정도 효과까지는 노리지 않고 그냥 B급 감성을 저격하고 찍은 만우절 컨포라는 게 함정이었지만. 견하준 얼굴이 힙합 스피릿을 저렇게 다 뱉어 낼 줄 알았나.

힙합 전사 컨셉 포토가 풀린 지 한 주 후에 풀린 두 번째 컨셉 포토와 10초짜리 짧은 티저는 그런 반응을 진정시켜 주긴커녕 기름에 불 들이부은 격이나 마찬가지였다.

두 번째 컨셉 포토는 스냅백 위로 뒤집어쓴 후드 모자와 줄 이어폰, 디제잉 장비, 한 줄짜리 체인 목걸이로 힙합 감성을 살렸다.

입가를 가리고 있는 큼지막한 장식이 달린 체인 목걸이는 뒤로 뒤집긴 했지만 누가 봐도 DTB 합격 목걸이였다.

-저렇게 DTB 합격목걸이를 힙합감성 장식품따리로 생각하는 놈들이 국힙 수준 떨어뜨리는 데에 한몫하는 거 같음

-왜 DTB 나오지도 않은 놈이 합격목걸이 차고 있고 지랄임?

-합격목걸이가 그렇게 탐나면 DTB 나와서 2차 예선까지 합격하고 받아가던가

그게 어쩌다가 DTB 팬층한테까지 흘러 들어가 일각에서는 부정적인 반응이 나오긴 했지만, 류재희가 슬쩍 물꼬를 다른 방향으로 터주니 금세 진압되었다.

원래는 내가 하려고 했는데 이전에 싸불 먹고 역풍불 뻔했던 게 기억나 순순히 류재희한테 넘겼다.

-그렇잖아도 지금 락세 위기인데 시즌 6 시작도 전에 별 쓸데없는 잡음 만들지 좀 말자

-제발 지랄 좀 하지마 인터넷에 DTB 합격목걸이 치면 12번가에서 1만원대에 파는 거 수두룩벅적하구먼 DTB 시즌 6 시작도 전에 프로 욕먹일 일 있냐 ㅅㅂ

-동네 개도 산책길에 차고 다님

-그렇게 따지면 쟤 시즌 4에 나왔자너

└그것도 무려 ‘파이널라운드’에 강림하셨음 ㅎㄷㄷ

-저거 만우절 페이크인지 진짜인지도 모른다메;; 확실하게 나오고 나서 말 얹자

물론 그 합격 목걸이는 12번가에서 산 짭이 아니라 내가 시즌 4에서 받은 진품이었다.

“다들 혼란스러워하고 계셔. 처음에는 무슨 만우절 컨셉 포토가 홍보에 도움될까 했는데 이런 식으로 홍보가 되네.”

견하준도 10분 만에 내 폰카로 촬영을 마친 사진이 이렇게 파급력이 커진 걸 보니 신기한 모양이었다.

빡센 힙합 전사 콘셉트가 2주 내내 유지되었으면 ‘아, 이거 만우절 장난 맞구나’라고 바로 눈치를 챘을 텐데, 기가 막힌 사진 다음에 들고 온 게 힙합 감성 낭낭한 나름 정상적인 사진이라 다들 긴가민가 헷갈리고 있었다.

거기에 화룡점정을 찍은 것이 바로 짧게 공개된 10초짜리 티저.

디제잉 장비와 책상 위에 늘어진 체인 목걸이, 헤드폰, 줄 이어폰이 연결된 mp3, 노트, 펜을 느릿하게 훑고, 맨 마지막에 책상을 피아노 건반 치듯 툭툭 두드리는 견하준의 손이 담긴 영상이었다.

그리고 그 영상에 얹어진 사운드는 잔뜩 음정 변조가 들어간 랩 한 소절이었다. 그건 진짜로 견하준의 솔로곡에서 가져온 파트는 맞았다.

“영상미 좋다는데?”

견하준이 티저 영상에 달린 댓글 하나를 읽어 주었다. 괜히 으쓱 올라가는 어깨에 씩 웃으며 대꾸했다.

“당연하지. 누가 찍은 건데.”

이 티저 역시 내 휴대폰으로 찍었다. 촬영하는 데 정말 딱 10초 걸렸다. 정말로 저예산의 극치를 달리고 있는 터라 LnL의 전폭적인 지원을 받았다는 말은 좀…

이미 내정된 내 정규 솔로 앨범 영상만 세 개라 급하게 잡힌 견하준의 솔로 활동 예산은 얼마 되지 않았다.

그나마 후배 그룹인 니텐스가 활동을 마무리할 시점이라서 다행이지, 만약 그 전이었으면 견하준 디싱 앨범 커버도 내가 그리고 있을 뻔했다.

어쨌든, 변조된 음성으로 부르는 랩이 들어간 티저는 ‘이것도 만우절 티저다 Vs 아니다, 이건 진짜 티저 맞는 것 같다’로 댓글창이 시끌시끌했다.

물론 진실은 4월 1일에 밝혀질 터였다.

물론 그 짧은 시간 동안 류재희도 활약을 보여 주고 있었다.

류재희는 쉬어 가는 미션인 듀엣곡 미션 준비 과정에서 스트레스를 많이 받은 상태였다. 여기에서 1위를 해야지 3라운드 미션에서의 추가 점수를 미리 얻을 수 있는데, 듀엣 파트너로 걸린 분과 의견 대립을 제법 팽팽하게 했다.

하필 남녀 듀엣이라 파트너는 혼성곡을 원했는데 류재희는 곡 하나를 음정 두 개로 소화하고 싶었던 거다.

파트너는 ‘혼성이라는 이점을 잘 살릴 수 있는 혼성곡이 있는데 왜 굳이 어려운 길을 걸으려고 하냐’가 의견이었고, 류재희는 ‘혼성곡을 혼성으로 소화하는 건 너무 뻔하다. 시청자들이 원하는 건 그게 아니다.’라는 의견이었다.

도저히 합의점이 나오지 않았는데 문제는 또 파트너 쪽이 훨씬 연상에 훨씬 선배라는 점이었다.

이건 뭐, 당연히 류재희가 양보해야 하는 그림이 나오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처음 하는 단독 예능이고 온전히 보컬로서 주목받는 첫 경험인 만큼, 류재희는 경연 무대를 향한 욕심과 열망이 제법 큰 상태였다.

“형, 어떡하죠? 머릿속에 제가 상상하던 무대가 있는데 듀엣 무대라는 이유로 그걸 구현을 하지 못하는 게, 너무…”

“어쩌겠냐. 그분도 지금의 너처럼 원하는 무대가 있어서 그러시는 건데.”

자칫하면 방송에서 오기부리는 것처럼 비추어질 수 있는 류재희한테 중요한 점을 짚어 주자 류재희가 아차하는 얼굴로 입을 살짝 벌렸다. 아무리 지능 외주 맡는 녀석이라도 아직 애는 애였다.

“인마, 듀엣은 두 명이고 우리 그룹은 다섯 명이잖아. 다섯 명 의견 맞추는 것보단 두 명 의견 일치시키는 게 쉽지. 우리 다섯이 맨날 의견이 일치했던 건 아니잖아. 그거 생각하고 설득해 봐. 항상 우리가 어떻게 했는지.”

그런 류재희한테 진지하게 충고를 던져 주었다. 내가 회귀까지 하면서 깨달은 것들을.

그래서 류재희는 다시 파트너 설득에 도전했고, 그 과정은 방송에 고스란히 송출되었다.

그리고 그건 제법 괜찮은 방향을 불러 일으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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