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ự Trở Lại Của Một Thần Tượng Đã Mất Đi Lý Tưởng Ban Đầu RAW - C530
초심 잃은 아이돌을 위한 회귀 백서 527화(529/549)
초심 잃은 아이돌을 위한 회귀 백서 527화
이래서 사람이 너무 진정성 있고 성실하게 살면 안 된다. 남이 보냈으면 욕할 이런 답장도 성실하다고 해 주잖아.
그래도 질문과 답변을 보기 좋게 함께 적어 주는 센스는 없군. 차연호가 그렇지, 뭐.
스크롤을 연신 위아래로 올렸다가 내리기를 반복하며 내가 보낸 질문과 차연호가 보낸 답장을 매치했다.
지정하지 않고 넘겼는데도 나한테 굳이 왔다는 건, 역시 잔여 위험도 시스템 때문인가? 그렇다면 우리집 시스템이 한 일이 헛짓거리는 아니었군.
시스템 안 따르면 죽는다고 나를 협박하기 위해서 내 장례식을 직관시켜 주려고 일부러 방화벽 해체하고 그 시점으로 보내 버렸다고 의심한 거 미안하다.
[ㅇ]
시스템도 괜찮단다. 그러면 우리 사이에 있었던 서운한 감정은 이걸로 끝!
그리고 시스템을 없애지 못한다는 건… 그걸 알고 한 건가? 아니면 넘기려 하던 과정에서 알아챈 건가?
후자였으면 이해가 됐지만 전자라면 왜 굳이 자기뿐만 아니라 멤버들의 몸과 목숨까지 담보 잡으며 사고가 날 운명으로 불나방처럼 뛰어들었는지 설명이 필요했다.
3-1은 4번 답이랑 어느 정도 겹치는 부분이 있으니까 넘어가고, 4-1은 역시 4번 질문의 답으로 설명되었으니 넘어가더라도.
“이 자식, 5번은 홀랑 패스했네?”
시스템이 없는 상태로 무의식에 들어야 하는 이유가 무엇인지 알아야지 내가 남한테 악성 바이러스 같은 시스템을 막 넘겨 대는 행태를 납득이라도 할 거 아니야.
그리고 보낼 때는 딱히 생각 없었는데 지금 이 답변을 받고 생각해 보니 4번의 답변은 5번의 질문과도 연관되어 있기도 했다.
[5. 시스템을 나한테 토스하고 본인은 무슨 목적을 이뤘는가.
5. 시스템을 나한테 토스하고 본인은 무슨 목적을 이뤘는가.
5. 시스템을 나한테 토스하고 본인은 무슨 목적을 이뤘는가.
5. 시스템을 나한테 토스하고 본인은 무슨 목적을 이뤘는가.
5. 시스템을 나한테 토스하고 본인은 무슨 목적을 이뤘는가.] 오후 11:45
혹시 차연호가 질문을 못 보고 넘어갔을 가능성도 존재하긴 했으므로 친절하게 다시 5번 항목을 열심히 다섯 번씩이나 복붙해서 보내 주었다.
[차연호- 서로 안 까고 있는 비밀 하나씩은 있는 법이잖아] 오후 11:49
답장은 의외로 빨리 왔다. 말해 줄 생각이 전혀 없어 보여서 문제지만.
그래도 평소였으면 ‘내가 말해 줘야 할 의무라도?^^’ 이 지랄로 싹바가지 없이 보냈을 텐데 제법 싸가지를 챙긴 답장이 온 것도 꽤 의외였다.
“싸가지 없는 사람이 갑자기 태도를 바꾸는 건 뭐지?”
멤버들 중에서 사람 심리 해석을 제일 잘하는 서예현에게 진지하게 상담하자 서예현이 즉각 되물었다.
“쥐어 팼어?”
“아니.”
이게 지금 누구를 사람 패고 다니는 사람으로 보고 있어. 그리고 그런 짓을 한다면 시스템이 곧바로 초심도 감점이라는 철퇴를 내릴 게 분명한데 내가 하겠냐.
“그러면 찔리는 게 있어서 제발 저린가 보지. 뻔뻔하게 배짱부릴 만큼 안면이 두껍지 않던가, 아니면 배짱도 부리지 못할 만큼 잘못을 크게 했거나.”
내가 겪은 차연호는 강판에 갈아도 한 100년은 갈아야 할 만큼 안면이 매우 두꺼웠기에 아무래도 후자 같았다.
차연호가 설마 나를 숙주로 지목한 거 아니야? 조작되지 않은 과거 기억을 보면서 그 기억도 찾아서 더는 나한테 배짱 부리지 못하는 거지.
차연호가 내게 죄책감을 느껴 뻔뻔하게 나오지 못할 정도의 잘못은 아무리 생각해 봐도 그것밖에 없었다.
[그래? 그럼 질문을 좀 바꾸지]
[원했던 건 이뤘어?] 오후 11:50
[차연호- 아니] 오후 11:51
그러면 이 새끼는 음주 운전 차에 본인 그룹 든 차까지 꼬라박아 가면서까지 뭐 한 거야?
기가 막혀서 휴대폰을 노려보고 있으니 서예현이 나를 툭 치고 물었다.
“왜 그래? 누가 너 DTB 팀 프로듀서로 나오면 보이콧한대?”
“아무도 안 그랬거든. 형 생각을 누군가의 생각으로 고쳐 말하지 말자.”
대체 그런 생각은 왜 하냐고 투덜거리자 서예현이 내 미간을 꾹꾹 누르며 심드렁하게 대꾸했다.
“네가 너무 험악하게 휴대폰 화면을 노려보고 있으니까 그렇지. 안 그래도 인상도 더러운 놈이.”
“그런 개소리는 신경도 안 쓰여. 마음껏 보이콧하라고 해.”
어차피 시즌 5의 하락세로 위기감을 느낀 제작진들의 노력으로 시즌 6에서 시청률이 살짝 반등하는 건 회귀 전에도 있던 확실한 사실이었다.
7에서 무리수 두면서 다시 떨어지고 8부터 시즌 1, 2처럼 그사세 마니아층의 향유물이 되어 거의 내리꽂히듯이 나락 가서 그렇지.
그런데 시즌 7부터는 힙합 장르의 유행이 슬슬 끝나 가던 것도 있긴 해서, 뭐.
DTB가 힙합 이미지의 소비를 너무 피로하게 유도해서 힙합 유행의 종말을 예정되었던 시기보다 끌어당겼는지, 아니면 갈 때 되어서 간 건지는 모르겠군.
아무튼 확실한 건 내년부터 또 DTB 시즌에 이 역주행할 거라는 것 정도?
“형, 봤어요? 형들 이거 봤어요? 방송 클립 올라온 지 하루 됐는데 100만 뷰 찍었어요! 다들 저보고 노래 엄청 잘 한대요!”
본인 경연 너튜브 영상이 뜬 화면을 불쑥 우리에게 들이밀며 류재희가 방방 뛰었다.
그렇게 인정 욕구 강한 녀석이 드디어 팬덤을 넘어 대중들에게까지 인정을 받는 모습을 보자 괜히 뿌듯했다.
서예현을 얼굴마담으로 앉혀 놓은 버스킹으로 자기 실력을 불안해하던 때가 엊그제 같은데, 언제 저렇게 커서 레브라는 이름표를 떼고 홀로 보컬 경연 예능을 나가서 유제라는 보컬을 확실히 각인시키는지.
“막내야, 다음이 듀엣곡 경연이냐? 형이 도와줄 거 없냐? 경연곡 편곡을 해야 한다던지.”
“에이, 괜찮아요. 형은 형 솔로 앨범 준비해야지 저 때문에 시간 뺏기면 되겠어요?”
팔을 걷어부치며 나서자 류재희가 넉살 좋게 거절했다. 하긴, 이번 경연에서는 탈락이 없댔지. 그러면 류재희가 떨어졌던 라운드가 다다음 라운드였던가?
겨우 2라운드에서 받은 주목과 칭찬만으로도 저렇게 기뻐하는데 우승하면 얼마나 더 기뻐할까.
류재희를 의 우승자로 만들기 위한 계획을 착실히 세워 나갔다.
***
활동 2주일을 남기고 견하준의 솔로곡 홍보가 시작되었다.
컨셉 포토가 풀리자마자 팬덤은 거의 뒤집히다시피 했다.
-와 당연히 메리고라운드 계열 발라드라고 생각했던 제 대가리 치고 갑니다
-좀 의외긴 한데 도전정신 느껴져서 더 기대되긴 한다ㅋㅋ
-견하준이 말아주는 힙합 ㅃㄹ 듣고싶다 궁금해 미치겠음
이렇게 견하준의 도전을 기대하는 긍정적인 반응도 있었지만,
-ㅅㅂ 이것 뭐예요?
-잠결에 봐서 내가 악몽꾼 줄 알았더니 현실이 더하네
-썩은 금목걸이랑 열 손가락 반지 빼
-하준아 빠따는 왜 들고 있는거야? 솔로활동 컨셉 그렇게 잡아준 프로듀서 대가리 후려갈기려고? 그렇다면 나는 매우 찬성이야
-와… 이든이 귀요미송 보는 느낌임(negative)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다 남은 2주 동안 컨셉 갈아엎고 오자
-아 제발 우리 막 유행이랑 대세 따라가는 그런 그룹 아니었잖아
-힙합역병 퍼트려서 하준이까지 힙합하게 만든 DTB 책임져 윤이든 책임져
-힙합 장르도 랩만 있는 게 아닌데 저 컨포 속 하준이는 눈 마주치면 내 앞에서 인생의 진리랩 할 것 같아서 눈 마주치기도 매우 두려워짐
-ㅇ3 시발아 애가 하고 싶다고 해도 뜯어말렸어야지 컨포 찍어주고 앉아있냐
-하준이 얼굴이랑 시크한 표정은 진짜 인생샷인데 코디가 씨발
-아니 좋아 하준이가 힙합장르 도전하고 싶을 수도 있어 그런데 코디를 왜 저딴 식으로 하냐고
└우리애한테 이런말 하긴 진짜 미안한데 쫌…. 공부만 하다가 뒤늦게 힙합뽕 차서 일탈하는 범생이같아…. 목에 칭칭 건 체인이랑 저 휘황찬란한 반지라도 벗어줬음 좋겠어
└살다 살다 내우주 패션이 양반으로 느껴지는 날도 다 온다
└위에서 찍은 구도라서 다리 잘 안보였는데 심지어 저 바지 7부야? 환장하겠네
└ㄹㅇ 스타일리스트 제정신임? 우리애한테 무슨 억하심정 있음?
-하준아 스타일리스트에게 돈빌린 거 있으면 빨리 갚아라
-얘들아 진정하고 날짜 봐봐 4월 1일이야 만우절이라고
└오 그러네 십년감수했다 ㅅㅂ…. 랩하는 하준이 악몽에 나올뻔
└설마 컴백까지 만우절 장난은 아니겠지? 당일에 솔로곡 말고 하준이 랩하는 영상만 올라온다거나 막 그런 건
└아직 안도 못하겠어… 다음주에 제대로 된 컨포 올라오면 그때 안심할게…
└만우절 덕분에 드디어 하준이한테도 언금사진이
코디를 보고 충격을 토로하는 반응도 제법 많았다.
그도 그럴 만한 게 컨셉 포토 속의 견하준은 메탈빠따 든 힙합 전사가 되어 있었다. 힙합 하면 딱 생각나는 패션 있지 않은가.
컴백 일자가 만우절이라는 걸 전적으로 이용한 홍보 방식이었다. 화력을 보니 4월 1일까지 관심이 꺼질 일은 없어 보였다.
견하준도 처음에는 코디를 보고 질색팔색하면서 결사 반대를 외쳤지만 낙하산이 활동일을 미뤄 버리는 일을 방지해야 할 거 아니냐는 내 설득에 만우절 페이크 컨셉 포토 한 장 정도는 그렇게 내는 것에 동의했다.
두 장은 안 된다고 강경하게 나가서 다음 주에 내보낼 만우절 페이크 컨셉 포토 코디는 조금 자중된 힙합 전사였다.
덕분에 낙하산이 이거 뭐냐고 홍보 링크를 보내도 우리 그룹 만우절 장난 빌드업하는 거라고 의심을 가볍게 넘길 수 있었다.
진짜로 컴백하는 것도 맞지만 만우절 장난 빌드업도 맞긴 하니 사실 거짓말은 아니긴 하지.
“안 어울리는 건 알고 찍었긴 한데, 이렇게 격한 반응이 나올 정돈가?”
컨포 코디에 경악하는 글들을 보며 견하준이 진지하게 고찰했다.
낙하산도 만우절 장난 빌드업이라고 하자마자 곧바로 믿은 걸 보면 더럽게 매치 안 되긴 하는 모양이다.
사실 내가 봐도 그러긴 했다.
반지랑 체인을 빌려 준 것도 나였다. 적절하게 코디하면 그렇게 나쁘지만은 않은 코디인데 하필 모델이 너무 ‘빡’스러운 힙합 콘셉트를 다 뱉어 버리는 페이스라.
내 패션 아이템들은 잘못 없다. 소화를 못 시키는 모델 잘못이다.
“왜 다들 대답이 없어?”
“…….”
다들 필사적으로 눈짓하며 대답을 서로에게 미뤘다. 대답 한 번 잘못했다간 자칫하면 물에 밥만 말아먹어야 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레브 식사 책임권자의 권력은 참으로 막강했다.
초심 잃은 아이돌을 위한 회귀 백서 527화(529/549)
초심 잃은 아이돌을 위한 회귀 백서 527화
이래서 사람이 너무 진정성 있고 성실하게 살면 안 된다. 남이 보냈으면 욕할 이런 답장도 성실하다고 해 주잖아.
그래도 질문과 답변을 보기 좋게 함께 적어 주는 센스는 없군. 차연호가 그렇지, 뭐.
스크롤을 연신 위아래로 올렸다가 내리기를 반복하며 내가 보낸 질문과 차연호가 보낸 답장을 매치했다.
지정하지 않고 넘겼는데도 나한테 굳이 왔다는 건, 역시 잔여 위험도 시스템 때문인가? 그렇다면 우리집 시스템이 한 일이 헛짓거리는 아니었군.
시스템 안 따르면 죽는다고 나를 협박하기 위해서 내 장례식을 직관시켜 주려고 일부러 방화벽 해체하고 그 시점으로 보내 버렸다고 의심한 거 미안하다.
시스템도 괜찮단다. 그러면 우리 사이에 있었던 서운한 감정은 이걸로 끝!
그리고 시스템을 없애지 못한다는 건… 그걸 알고 한 건가? 아니면 넘기려 하던 과정에서 알아챈 건가?
후자였으면 이해가 됐지만 전자라면 왜 굳이 자기뿐만 아니라 멤버들의 몸과 목숨까지 담보 잡으며 사고가 날 운명으로 불나방처럼 뛰어들었는지 설명이 필요했다.
3-1은 4번 답이랑 어느 정도 겹치는 부분이 있으니까 넘어가고, 4-1은 역시 4번 질문의 답으로 설명되었으니 넘어가더라도.
“이 자식, 5번은 홀랑 패스했네?”
시스템이 없는 상태로 무의식에 들어야 하는 이유가 무엇인지 알아야지 내가 남한테 악성 바이러스 같은 시스템을 막 넘겨 대는 행태를 납득이라도 할 거 아니야.
그리고 보낼 때는 딱히 생각 없었는데 지금 이 답변을 받고 생각해 보니 4번의 답변은 5번의 질문과도 연관되어 있기도 했다.
5. 시스템을 나한테 토스하고 본인은 무슨 목적을 이뤘는가.
5. 시스템을 나한테 토스하고 본인은 무슨 목적을 이뤘는가.
5. 시스템을 나한테 토스하고 본인은 무슨 목적을 이뤘는가.
5. 시스템을 나한테 토스하고 본인은 무슨 목적을 이뤘는가.] 오후 11:45
혹시 차연호가 질문을 못 보고 넘어갔을 가능성도 존재하긴 했으므로 친절하게 다시 5번 항목을 열심히 다섯 번씩이나 복붙해서 보내 주었다.
답장은 의외로 빨리 왔다. 말해 줄 생각이 전혀 없어 보여서 문제지만.
그래도 평소였으면 ‘내가 말해 줘야 할 의무라도?^^’ 이 지랄로 싹바가지 없이 보냈을 텐데 제법 싸가지를 챙긴 답장이 온 것도 꽤 의외였다.
“싸가지 없는 사람이 갑자기 태도를 바꾸는 건 뭐지?”
멤버들 중에서 사람 심리 해석을 제일 잘하는 서예현에게 진지하게 상담하자 서예현이 즉각 되물었다.
“쥐어 팼어?”
“아니.”
이게 지금 누구를 사람 패고 다니는 사람으로 보고 있어. 그리고 그런 짓을 한다면 시스템이 곧바로 초심도 감점이라는 철퇴를 내릴 게 분명한데 내가 하겠냐.
“그러면 찔리는 게 있어서 제발 저린가 보지. 뻔뻔하게 배짱부릴 만큼 안면이 두껍지 않던가, 아니면 배짱도 부리지 못할 만큼 잘못을 크게 했거나.”
내가 겪은 차연호는 강판에 갈아도 한 100년은 갈아야 할 만큼 안면이 매우 두꺼웠기에 아무래도 후자 같았다.
차연호가 설마 나를 숙주로 지목한 거 아니야? 조작되지 않은 과거 기억을 보면서 그 기억도 찾아서 더는 나한테 배짱 부리지 못하는 거지.
차연호가 내게 죄책감을 느껴 뻔뻔하게 나오지 못할 정도의 잘못은 아무리 생각해 봐도 그것밖에 없었다.
그러면 이 새끼는 음주 운전 차에 본인 그룹 든 차까지 꼬라박아 가면서까지 뭐 한 거야?
기가 막혀서 휴대폰을 노려보고 있으니 서예현이 나를 툭 치고 물었다.
“왜 그래? 누가 너 DTB 팀 프로듀서로 나오면 보이콧한대?”
“아무도 안 그랬거든. 형 생각을 누군가의 생각으로 고쳐 말하지 말자.”
대체 그런 생각은 왜 하냐고 투덜거리자 서예현이 내 미간을 꾹꾹 누르며 심드렁하게 대꾸했다.
“네가 너무 험악하게 휴대폰 화면을 노려보고 있으니까 그렇지. 안 그래도 인상도 더러운 놈이.”
“그런 개소리는 신경도 안 쓰여. 마음껏 보이콧하라고 해.”
어차피 시즌 5의 하락세로 위기감을 느낀 제작진들의 노력으로 시즌 6에서 시청률이 살짝 반등하는 건 회귀 전에도 있던 확실한 사실이었다.
7에서 무리수 두면서 다시 떨어지고 8부터 시즌 1, 2처럼 그사세 마니아층의 향유물이 되어 거의 내리꽂히듯이 나락 가서 그렇지.
그런데 시즌 7부터는 힙합 장르의 유행이 슬슬 끝나 가던 것도 있긴 해서, 뭐.
DTB가 힙합 이미지의 소비를 너무 피로하게 유도해서 힙합 유행의 종말을 예정되었던 시기보다 끌어당겼는지, 아니면 갈 때 되어서 간 건지는 모르겠군.
아무튼 확실한 건 내년부터 또 DTB 시즌에 이 역주행할 거라는 것 정도?
“형, 봤어요? 형들 이거 봤어요? 방송 클립 올라온 지 하루 됐는데 100만 뷰 찍었어요! 다들 저보고 노래 엄청 잘 한대요!”
본인 경연 너튜브 영상이 뜬 화면을 불쑥 우리에게 들이밀며 류재희가 방방 뛰었다.
그렇게 인정 욕구 강한 녀석이 드디어 팬덤을 넘어 대중들에게까지 인정을 받는 모습을 보자 괜히 뿌듯했다.
서예현을 얼굴마담으로 앉혀 놓은 버스킹으로 자기 실력을 불안해하던 때가 엊그제 같은데, 언제 저렇게 커서 레브라는 이름표를 떼고 홀로 보컬 경연 예능을 나가서 유제라는 보컬을 확실히 각인시키는지.
“막내야, 다음이 듀엣곡 경연이냐? 형이 도와줄 거 없냐? 경연곡 편곡을 해야 한다던지.”
“에이, 괜찮아요. 형은 형 솔로 앨범 준비해야지 저 때문에 시간 뺏기면 되겠어요?”
팔을 걷어부치며 나서자 류재희가 넉살 좋게 거절했다. 하긴, 이번 경연에서는 탈락이 없댔지. 그러면 류재희가 떨어졌던 라운드가 다다음 라운드였던가?
겨우 2라운드에서 받은 주목과 칭찬만으로도 저렇게 기뻐하는데 우승하면 얼마나 더 기뻐할까.
류재희를 의 우승자로 만들기 위한 계획을 착실히 세워 나갔다.
***
활동 2주일을 남기고 견하준의 솔로곡 홍보가 시작되었다.
컨셉 포토가 풀리자마자 팬덤은 거의 뒤집히다시피 했다.
-와 당연히 메리고라운드 계열 발라드라고 생각했던 제 대가리 치고 갑니다
-좀 의외긴 한데 도전정신 느껴져서 더 기대되긴 한다ㅋㅋ
-견하준이 말아주는 힙합 ㅃㄹ 듣고싶다 궁금해 미치겠음
이렇게 견하준의 도전을 기대하는 긍정적인 반응도 있었지만,
-ㅅㅂ 이것 뭐예요?
-잠결에 봐서 내가 악몽꾼 줄 알았더니 현실이 더하네
-썩은 금목걸이랑 열 손가락 반지 빼
-하준아 빠따는 왜 들고 있는거야? 솔로활동 컨셉 그렇게 잡아준 프로듀서 대가리 후려갈기려고? 그렇다면 나는 매우 찬성이야
-와… 이든이 귀요미송 보는 느낌임(negative)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다 남은 2주 동안 컨셉 갈아엎고 오자
-아 제발 우리 막 유행이랑 대세 따라가는 그런 그룹 아니었잖아
-힙합역병 퍼트려서 하준이까지 힙합하게 만든 DTB 책임져 윤이든 책임져
-힙합 장르도 랩만 있는 게 아닌데 저 컨포 속 하준이는 눈 마주치면 내 앞에서 인생의 진리랩 할 것 같아서 눈 마주치기도 매우 두려워짐
-ㅇ3 시발아 애가 하고 싶다고 해도 뜯어말렸어야지 컨포 찍어주고 앉아있냐
-하준이 얼굴이랑 시크한 표정은 진짜 인생샷인데 코디가 씨발
-아니 좋아 하준이가 힙합장르 도전하고 싶을 수도 있어 그런데 코디를 왜 저딴 식으로 하냐고
└우리애한테 이런말 하긴 진짜 미안한데 쫌…. 공부만 하다가 뒤늦게 힙합뽕 차서 일탈하는 범생이같아…. 목에 칭칭 건 체인이랑 저 휘황찬란한 반지라도 벗어줬음 좋겠어
└살다 살다 내우주 패션이 양반으로 느껴지는 날도 다 온다
└위에서 찍은 구도라서 다리 잘 안보였는데 심지어 저 바지 7부야? 환장하겠네
└ㄹㅇ 스타일리스트 제정신임? 우리애한테 무슨 억하심정 있음?
-하준아 스타일리스트에게 돈빌린 거 있으면 빨리 갚아라
-얘들아 진정하고 날짜 봐봐 4월 1일이야 만우절이라고
└오 그러네 십년감수했다 ㅅㅂ…. 랩하는 하준이 악몽에 나올뻔
└설마 컴백까지 만우절 장난은 아니겠지? 당일에 솔로곡 말고 하준이 랩하는 영상만 올라온다거나 막 그런 건
└아직 안도 못하겠어… 다음주에 제대로 된 컨포 올라오면 그때 안심할게…
└만우절 덕분에 드디어 하준이한테도 언금사진이
코디를 보고 충격을 토로하는 반응도 제법 많았다.
그도 그럴 만한 게 컨셉 포토 속의 견하준은 메탈빠따 든 힙합 전사가 되어 있었다. 힙합 하면 딱 생각나는 패션 있지 않은가.
컴백 일자가 만우절이라는 걸 전적으로 이용한 홍보 방식이었다. 화력을 보니 4월 1일까지 관심이 꺼질 일은 없어 보였다.
견하준도 처음에는 코디를 보고 질색팔색하면서 결사 반대를 외쳤지만 낙하산이 활동일을 미뤄 버리는 일을 방지해야 할 거 아니냐는 내 설득에 만우절 페이크 컨셉 포토 한 장 정도는 그렇게 내는 것에 동의했다.
두 장은 안 된다고 강경하게 나가서 다음 주에 내보낼 만우절 페이크 컨셉 포토 코디는 조금 자중된 힙합 전사였다.
덕분에 낙하산이 이거 뭐냐고 홍보 링크를 보내도 우리 그룹 만우절 장난 빌드업하는 거라고 의심을 가볍게 넘길 수 있었다.
진짜로 컴백하는 것도 맞지만 만우절 장난 빌드업도 맞긴 하니 사실 거짓말은 아니긴 하지.
“안 어울리는 건 알고 찍었긴 한데, 이렇게 격한 반응이 나올 정돈가?”
컨포 코디에 경악하는 글들을 보며 견하준이 진지하게 고찰했다.
낙하산도 만우절 장난 빌드업이라고 하자마자 곧바로 믿은 걸 보면 더럽게 매치 안 되긴 하는 모양이다.
사실 내가 봐도 그러긴 했다.
반지랑 체인을 빌려 준 것도 나였다. 적절하게 코디하면 그렇게 나쁘지만은 않은 코디인데 하필 모델이 너무 ‘빡’스러운 힙합 콘셉트를 다 뱉어 버리는 페이스라.
내 패션 아이템들은 잘못 없다. 소화를 못 시키는 모델 잘못이다.
“왜 다들 대답이 없어?”
“…….”
다들 필사적으로 눈짓하며 대답을 서로에게 미뤘다. 대답 한 번 잘못했다간 자칫하면 물에 밥만 말아먹어야 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레브 식사 책임권자의 권력은 참으로 막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