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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ự Trở Lại Của Một Thần Tượng Đã Mất Đi Lý Tưởng Ban Đầu RAW - C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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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심 잃은 아이돌을 위한 회귀 백서 500화(500/509)
초심 잃은 아이돌을 위한 회귀 백서 500화
“한 명이 골로 간 것처럼 그렇게 아련하게 말하지 마. 누가 들으면 피치 못한 사정으로 4인조가 된 줄 알겠다.”
서예현이 아이패드 옆에 놓인 생수병을 향해 손을 뻗으며 타박했다.
“그래, 인마. 멀쩡히 저기에서 앉아서 박수치고 있는 하준이를 왜 골로 보내고 난리야.”
마침 아이패드 화면에 잡힌 견하준을 향해 턱짓하며 서예현의 타박에 말을 얹었다. 아이패드에는 한창 K사의 연기대상이 방영 중이었다.
오늘 K사의 연기대상에서 신인상 후보에 견하준의 이름이 올라 가요빅매치 무대 순서도 마지막이겠다, 상 받고 오라고 모두에게 등 떠밀려 간 상태였다.
어차피 신인상은 1부 끝에 시상하니까 신인상을 받고 돌아와도 새해 카운트 전까지 오기 충분했다.
다들 신인상 수상 차례가 되기 이전의 연기대상 상 목록에는 관심이 딱히 없었다. 신인상 수상 차례가 됐는지 확인하는 용으로나 아이패드를 힐긋거렸지, 그냥 휴대폰 삼매경이었다.
그러고 보니 서예현은 이번에는 발연기 흑역사 짤 생성을 피했군.
삑사리, 눈 감고는 못 들어줄 랩, 의미 모를 안무와 함께 서예현의 흑역사 4대천왕 짤을 장식했는데. 흠, 생각해 보니까 서예현의 실력이 늘어서 나머지 3대천왕도 이번에는 안 나오겠네.
놀랍게도 저 3대천왕은 데뷔 초가 아니라 한창 서예현이 인기를 휩쓸고 있던 3~5년 차의 짤들이었다.
회귀 전과 현재 서예현의 능력치를 비교하면 거의 진화 수준이었다. 연기 빼고.
지금은 이해한다. 지금이야 그룹 단위로 뜬 덕분에 소속사에서도 적당히 개인 스케줄을 무리 가지 않을 만큼 잡지만, 당시 LnL을 먹여 살리던 청년 가장 서예현의 스케줄은 연습과 레슨으로 시간을 빼기는커녕 휴식도 불가능한 수준이었으니.
그러니까 현재는 따지고 보면 서예현이나 나나 Win-Win인 셈이었다.
“형들, 신인상 차례래요!”
류재희의 외침에 다들 휴대폰에서 눈을 떼고 아이패드를 바라보았다.
-20XX KSB 연기대상 신인 연기상 남자 수상자는…
총 여섯 명의 후보가 우측에 분할 화면으로 떴다. 견하준도 당연히 포함되어 있었다.
“확실히 정장 저렇게 입혀 놓으니까 하준이 쟤는 딱 배우상이다.”
“흠, 나도 정장 차려입으면 배우상으로 보이려나?”
“아니, 너는 배우상이 아니라 일수상이야.”
“이미 형은 한 번 쓰리피스 수트로 증명했잖아요. 배우상이 아니라 킹스맨상이라는 걸.”
다들 시답잖은 이야기를 나누면서도 눈은 약간 긴장한 얼굴로 무대를 올려다보다가 살짝 미소를 띠는 견하준을 응시하고 있었다.
-이경원, 견하준 씨, 축하드립니다!
이름이 불리자 견하준이 미소 지으며 몸을 일으켰다.
-프로젝트 맞선에서 남자 주인공과 동명이인이자 원래 맞선의 주인공이었던 재벌 3세 김유환 역을 맡은 수상자 견하준 씨는 로맨스부터 코믹까지 넓은 연기 스펙트럼을 보여 주었습니다.
드라마에서 맡은 배역 설명이 나오는 동안, 옆자리에 앉은 배우와 가볍게 포옹을 나눈 견하준은 무대 위로 올라가 트로피와 꽃다발을 건네받았다.
우리도 열심히 화면을 따라서 박수를 쳤다.
“우와! 하준이 형 상 받았다!”
평소보다 더한 막내 라인의 오버를 보며 수상하고 있는 견하준을 화면 너머로 새삼 바라보았다.
견하준의 수상 소감은 방송국, 감독과 작가, 그리고 동료 배우들을 언급하며 시작했다.
-처음으로 연기에 도전하는 게 제게는 큰 도전이었고, 그만큼 부담도 부족한 점도 많았지만 저를 믿고 응원해 주신 분들, 그리고 제가 한 발 더 성장할 수 있도록 도와주신 모든 분들 덕분에 제가 이 자리에 설 수 있게 되었습니다. 정말 감사합니다.
차분한 목소리로 수상 소감을 이어가던 견하준이 소감 끝에 덧붙였다.
-그리고 드라마 시작 단계부터 끝까지 제게 아낌없는 응원을 보내 주었던 우리 레브 멤버들한테도 이 수상의 영광을 돌리고 싶습니다.
“어어, 하준이 형이 우리도 언급했다!”
배우 신인상 수상소감에 우리까지 언급해 주고, 제법 감동이었다.
신인상 수상이 끝남과 동시에 연기대상 1부도 막을 내렸다. 아직 새해 카운트 전까지 시간은 충분했다.
정장 차림의 견하준이 대기실로 도착하자 휘파람과 박수가 쏟아졌다.
“호우! 올해 신인상 수상자 견 배우님 오셨다!”
“로맨스부터 코믹까지 넓은 연기 스펙트럼을 보여 주신 우리 견하준 배우님!”
“축하는 고마운데 다들 목소리 좀 낮춰 줄 수 있어…?”
“야, 준아! 이런 건 동네방네 자랑을 해야지! 어? 우리 그룹에서 연기대상 신인상 수상자 나왔다!”
견하준은 모든 걸 포기한 얼굴로 우리의 열렬한 환호를 들으며 무대 의상으로 바로 갈아입었다.
“사실상 이든이 네 덕분에 신인상 받은 거지. 네가 그때 을 그렇게 열성적으로 안 밀어붙였으면 나는 무조건 으로 선택했을걸.”
“거 봐, 인마. 이 형님 말을 자알 들으면 자다가도 떡이 생긴다고.”
내게로 공을 돌리는 견하준의 등을 두드리며 시원하게 웃었다.
나 덕분에 신인상을 받았다는 견하준의 말이 사실인 게 과 나란히 견하준의 연기 데뷔작 후보군에 올랐던 김정서 작가님의 드라마, 은 S사 시상식에서 거의 전멸이었다.
그러니까 절반 정도는 나 덕분인 건 맞았다.
일곱 달 먼저 태어난 내 동생이 된 견하준도 가만히 있는데 애꿎은 서예현이 내 말을 지적해 댔다.
“하준이가 너보다 생일 빠른데 왜 네가 형님이야?”
“그런 건 좀 넘어갑시다, 형님. 내가 형보다 정신 연령이 높아도 꼬박꼬박 형님이라고 불러 주는데, 생일 좀 빠르다고 형님 소리 못 들을 건 뭐람.”
“야! 무슨 그런 끔찍한 소리를! 대체 왜 네가 나보다 정신 연령이 높아?”
그야 내 정신 연령은 제일 마지막 기억인 스물일곱이니까? 어엿한 사실을 인정하지 못하고 계속해서 땍땍거리는 서예현 앞에서 귀를 후볐다.
드디어 가요빅매치의 가장 빅 이벤트, 단체 새해맞이 시간이 다가왔다.
저 뒤 구석에서 우리랑 비슷한 연차의 아이돌 그룹들과 서 있었던 게 정말로 엊그제 같은데 이제는 우리가 선배들한테 인사하는 것보다 후배들에게 인사를 받는 일이 더 많은 연차라니.
그때 우리와 같이 서 있던 그룹의 태반은 보이지 않았다. 뜨지도 못하고 사라지거나, 아니면 원 히트 원더거나.
미련 없이 과거의 우리 자리에서 고개를 돌렸다. 그 순간 다 같이 입 모아 외치는 새해 카운트다운이 시작되었다.
“3, 2, 1!”
“Happy New Year!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팡! 파팡!
색색의 폭죽이 짙은 밤하늘에 퍼져나갔다.
“다들 새해 복 많이 받아라.”
옆에 있는 놈한테 먼저 했다가 비견하준 차별로 오해받은 작년의 경험을 발판 삼아 올해는 단체 인사로 퉁쳤다.
“다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다들 새해 복 많이 받아.”
“왜 죄다 내 인사를 따라하고 난리야?”
그걸 또 카피해서 단체 인사만 돌리고 있는 멤버들을 보며 피식 웃다가 밤하늘을 한 번 올려다보았다.
또 한 해가 가고 새해가 찾아왔다.
* * *
신정으로부터 이틀 후는 견하준의 생일이었다.
“레브 최초의 더블 신인상 수상자!”
“왜 더블이야?”
“가수상이랑 배우상, 이렇게 두 개요.”
“아.”
“오늘의 생일 주인공!”
“견하준 씨, 나와 주세요!”
“얘들아, 제발….”
우리의 계획에 따라 레드카펫을 밟으며 스튜디오에 등장한 견하준은 본인 생일 기념 라이브에서 데이드림한테 다시 한번 연기대상 신인상 수상 감사 인사를 전했다.
기념으로 프로젝트 맞선의 OST이자 본인 솔로곡인 라이브도 열창했고 말이다.
올해는 실버디스크어워즈가 서울뮤직대상보다 먼저 열렸다.
와 가 트리플 크라운을 달성하고, 음원 차트 장기간 1위 기록에서도 더블 스코어를 세운 덕에 대상을 충분히 기대해 볼 만도 했다.(악몽)>
“대표님이 오늘 우리 대상 받으면 연말 시상식 다 끝나고 호텔 뷔페에서 다 같이 회식한다는데?”
“우리가 대상 못 받을 줄 알고 막 던지신 거 아니에요?”
“에이, 설마. 그만큼 기대하고 계신다는 거겠지.”
“예약하셨을까? 예약 안 했으면 그냥 말 던져 본 거고, 예약했으면 대표님도 진짜 기대하고 계셨던 거지.”
똑같이 후보에 올랐던 작년 시상식에서보다 더욱 들떠있는 게 눈에 아주 잘 보였다.
한 곡으로 끝났던 회귀 전 수상 기록에 비하면 지금은 비교도 할 수 없는 만큼의 수상 기록을 세웠지만, 아직 대상은 우리의 기록에 없었다.
데뷔부터 괴물 신인으로 저연차 때부터 온갖 상과 대상을 휩쓸 수준은 아니었지만 나름 차근히 성장하며 올라온 입장으로선 이번 대상이 욕심나긴 했다.
대상 후보에는 우리의 와 알테어의 를 비롯한 총 열 곡이 올랐다. 다들 곡 이름만 들어도 멜로디가 절로 흘러나올 만큼 히트를 친 곡들이었다.(악몽)>
대상 후보곡 소개가 끝나고, 대상 시상자인 배우가 무대 중앙으로 걸어 나왔다.
“올해의 실버디스크 디지털 음원 부문 대상은…”
긴장감과 기대감을 이끌어 내는 잠깐의 침묵.
분위기를 더욱 고조시키는 북소리.
옆자리에서 류재희가 마른침을 삼키는 소리가 유독 선명하게 들려왔다.
“축하드립니다. 레브의 !”
전광판에 상황 파악을 하며 시시각각 표정이 변해 가는 우리의 얼굴이 고스란히 비쳤다. 몸을 일으키며 무대로 향하면서도, 트로피를 시상자한테 건네받으면서 현실감 없는 현 상황에 머릿속이 멍했다.
정말 우리가, 내 곡으로 대상을 받았다고?
남의 그룹이 아니라, 우리가?
꿈꾸던 순간이 이루어지는 현실은 꿈보다 더 꿈만 같았다.
“이렇게 큰 상을 받을 수 있게 되어서 정말 영광이고요, 오늘 이 자리에 서기까지 정말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은 시간이 걸렸네요. 힘들 때마다 늘 든든한 지지대가 되어 주었던 가족들, 그리고 물심양면으로 저희를 서포트 해주신 우리 LnL 소속사 식구들, 그리고 저희 음악을 사랑해주시고 항상 같은 자리에서 우리를 응원해 주신 데이드림, 정말 감사합니다.”
마이크 앞에 선 서예현이 정석적인 수상 소감을 읊다가 목이 멨는지 마이크에서 고개를 돌렸다.
서예현은 류재희에게 마이크를 넘기려 했으나 이미 눈물 줄줄 흘리고 있던 류재희는 고개를 저으며 대신 나를 마이크 앞으로 떠밀었다.
수상 소감 페널티고 뭐고 하나도 생각나지 않았다.
그저 회귀 전에 내 곡이었지만 우리가 부른 게 아니었기에 하지 못했던 수상 소감을 드디어 말할 수 있어서 기쁠 따름이었다.
깊은 숨을 한 번 들이쉬고 마이크에 대고 입을 열었다.

초심 잃은 아이돌을 위한 회귀 백서 500화(500/509)

초심 잃은 아이돌을 위한 회귀 백서 500화

“한 명이 골로 간 것처럼 그렇게 아련하게 말하지 마. 누가 들으면 피치 못한 사정으로 4인조가 된 줄 알겠다.”

서예현이 아이패드 옆에 놓인 생수병을 향해 손을 뻗으며 타박했다.

“그래, 인마. 멀쩡히 저기에서 앉아서 박수치고 있는 하준이를 왜 골로 보내고 난리야.”

마침 아이패드 화면에 잡힌 견하준을 향해 턱짓하며 서예현의 타박에 말을 얹었다. 아이패드에는 한창 K사의 연기대상이 방영 중이었다.

오늘 K사의 연기대상에서 신인상 후보에 견하준의 이름이 올라 가요빅매치 무대 순서도 마지막이겠다, 상 받고 오라고 모두에게 등 떠밀려 간 상태였다.

어차피 신인상은 1부 끝에 시상하니까 신인상을 받고 돌아와도 새해 카운트 전까지 오기 충분했다.

다들 신인상 수상 차례가 되기 이전의 연기대상 상 목록에는 관심이 딱히 없었다. 신인상 수상 차례가 됐는지 확인하는 용으로나 아이패드를 힐긋거렸지, 그냥 휴대폰 삼매경이었다.

그러고 보니 서예현은 이번에는 발연기 흑역사 짤 생성을 피했군.

삑사리, 눈 감고는 못 들어줄 랩, 의미 모를 안무와 함께 서예현의 흑역사 4대천왕 짤을 장식했는데. 흠, 생각해 보니까 서예현의 실력이 늘어서 나머지 3대천왕도 이번에는 안 나오겠네.

놀랍게도 저 3대천왕은 데뷔 초가 아니라 한창 서예현이 인기를 휩쓸고 있던 3~5년 차의 짤들이었다.

회귀 전과 현재 서예현의 능력치를 비교하면 거의 진화 수준이었다. 연기 빼고.

지금은 이해한다. 지금이야 그룹 단위로 뜬 덕분에 소속사에서도 적당히 개인 스케줄을 무리 가지 않을 만큼 잡지만, 당시 LnL을 먹여 살리던 청년 가장 서예현의 스케줄은 연습과 레슨으로 시간을 빼기는커녕 휴식도 불가능한 수준이었으니.

그러니까 현재는 따지고 보면 서예현이나 나나 Win-Win인 셈이었다.

“형들, 신인상 차례래요!”

류재희의 외침에 다들 휴대폰에서 눈을 떼고 아이패드를 바라보았다.

-20XX KSB 연기대상 신인 연기상 남자 수상자는…

총 여섯 명의 후보가 우측에 분할 화면으로 떴다. 견하준도 당연히 포함되어 있었다.

“확실히 정장 저렇게 입혀 놓으니까 하준이 쟤는 딱 배우상이다.”

“흠, 나도 정장 차려입으면 배우상으로 보이려나?”

“아니, 너는 배우상이 아니라 일수상이야.”

“이미 형은 한 번 쓰리피스 수트로 증명했잖아요. 배우상이 아니라 킹스맨상이라는 걸.”

다들 시답잖은 이야기를 나누면서도 눈은 약간 긴장한 얼굴로 무대를 올려다보다가 살짝 미소를 띠는 견하준을 응시하고 있었다.

-이경원, 견하준 씨, 축하드립니다!

이름이 불리자 견하준이 미소 지으며 몸을 일으켰다.

-프로젝트 맞선에서 남자 주인공과 동명이인이자 원래 맞선의 주인공이었던 재벌 3세 김유환 역을 맡은 수상자 견하준 씨는 로맨스부터 코믹까지 넓은 연기 스펙트럼을 보여 주었습니다.

드라마에서 맡은 배역 설명이 나오는 동안, 옆자리에 앉은 배우와 가볍게 포옹을 나눈 견하준은 무대 위로 올라가 트로피와 꽃다발을 건네받았다.

우리도 열심히 화면을 따라서 박수를 쳤다.

“우와! 하준이 형 상 받았다!”

평소보다 더한 막내 라인의 오버를 보며 수상하고 있는 견하준을 화면 너머로 새삼 바라보았다.

견하준의 수상 소감은 방송국, 감독과 작가, 그리고 동료 배우들을 언급하며 시작했다.

-처음으로 연기에 도전하는 게 제게는 큰 도전이었고, 그만큼 부담도 부족한 점도 많았지만 저를 믿고 응원해 주신 분들, 그리고 제가 한 발 더 성장할 수 있도록 도와주신 모든 분들 덕분에 제가 이 자리에 설 수 있게 되었습니다. 정말 감사합니다.

차분한 목소리로 수상 소감을 이어가던 견하준이 소감 끝에 덧붙였다.

-그리고 드라마 시작 단계부터 끝까지 제게 아낌없는 응원을 보내 주었던 우리 레브 멤버들한테도 이 수상의 영광을 돌리고 싶습니다.

“어어, 하준이 형이 우리도 언급했다!”

배우 신인상 수상소감에 우리까지 언급해 주고, 제법 감동이었다.

신인상 수상이 끝남과 동시에 연기대상 1부도 막을 내렸다. 아직 새해 카운트 전까지 시간은 충분했다.

정장 차림의 견하준이 대기실로 도착하자 휘파람과 박수가 쏟아졌다.

“호우! 올해 신인상 수상자 견 배우님 오셨다!”

“로맨스부터 코믹까지 넓은 연기 스펙트럼을 보여 주신 우리 견하준 배우님!”

“축하는 고마운데 다들 목소리 좀 낮춰 줄 수 있어…?”

“야, 준아! 이런 건 동네방네 자랑을 해야지! 어? 우리 그룹에서 연기대상 신인상 수상자 나왔다!”

견하준은 모든 걸 포기한 얼굴로 우리의 열렬한 환호를 들으며 무대 의상으로 바로 갈아입었다.

“사실상 이든이 네 덕분에 신인상 받은 거지. 네가 그때 을 그렇게 열성적으로 안 밀어붙였으면 나는 무조건 으로 선택했을걸.”

“거 봐, 인마. 이 형님 말을 자알 들으면 자다가도 떡이 생긴다고.”

내게로 공을 돌리는 견하준의 등을 두드리며 시원하게 웃었다.

나 덕분에 신인상을 받았다는 견하준의 말이 사실인 게 과 나란히 견하준의 연기 데뷔작 후보군에 올랐던 김정서 작가님의 드라마, 은 S사 시상식에서 거의 전멸이었다.

그러니까 절반 정도는 나 덕분인 건 맞았다.

일곱 달 먼저 태어난 내 동생이 된 견하준도 가만히 있는데 애꿎은 서예현이 내 말을 지적해 댔다.

“하준이가 너보다 생일 빠른데 왜 네가 형님이야?”

“그런 건 좀 넘어갑시다, 형님. 내가 형보다 정신 연령이 높아도 꼬박꼬박 형님이라고 불러 주는데, 생일 좀 빠르다고 형님 소리 못 들을 건 뭐람.”

“야! 무슨 그런 끔찍한 소리를! 대체 왜 네가 나보다 정신 연령이 높아?”

그야 내 정신 연령은 제일 마지막 기억인 스물일곱이니까? 어엿한 사실을 인정하지 못하고 계속해서 땍땍거리는 서예현 앞에서 귀를 후볐다.

드디어 가요빅매치의 가장 빅 이벤트, 단체 새해맞이 시간이 다가왔다.

저 뒤 구석에서 우리랑 비슷한 연차의 아이돌 그룹들과 서 있었던 게 정말로 엊그제 같은데 이제는 우리가 선배들한테 인사하는 것보다 후배들에게 인사를 받는 일이 더 많은 연차라니.

그때 우리와 같이 서 있던 그룹의 태반은 보이지 않았다. 뜨지도 못하고 사라지거나, 아니면 원 히트 원더거나.

미련 없이 과거의 우리 자리에서 고개를 돌렸다. 그 순간 다 같이 입 모아 외치는 새해 카운트다운이 시작되었다.

“3, 2, 1!”

“Happy New Year!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팡! 파팡!

색색의 폭죽이 짙은 밤하늘에 퍼져나갔다.

“다들 새해 복 많이 받아라.”

옆에 있는 놈한테 먼저 했다가 비견하준 차별로 오해받은 작년의 경험을 발판 삼아 올해는 단체 인사로 퉁쳤다.

“다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다들 새해 복 많이 받아.”

“왜 죄다 내 인사를 따라하고 난리야?”

그걸 또 카피해서 단체 인사만 돌리고 있는 멤버들을 보며 피식 웃다가 밤하늘을 한 번 올려다보았다.

또 한 해가 가고 새해가 찾아왔다.

* * *

신정으로부터 이틀 후는 견하준의 생일이었다.

“레브 최초의 더블 신인상 수상자!”

“왜 더블이야?”

“가수상이랑 배우상, 이렇게 두 개요.”

“아.”

“오늘의 생일 주인공!”

“견하준 씨, 나와 주세요!”

“얘들아, 제발….”

우리의 계획에 따라 레드카펫을 밟으며 스튜디오에 등장한 견하준은 본인 생일 기념 라이브에서 데이드림한테 다시 한번 연기대상 신인상 수상 감사 인사를 전했다.

기념으로 프로젝트 맞선의 OST이자 본인 솔로곡인 라이브도 열창했고 말이다.

올해는 실버디스크어워즈가 서울뮤직대상보다 먼저 열렸다.

와 가 트리플 크라운을 달성하고, 음원 차트 장기간 1위 기록에서도 더블 스코어를 세운 덕에 대상을 충분히 기대해 볼 만도 했다.(악몽)>

“대표님이 오늘 우리 대상 받으면 연말 시상식 다 끝나고 호텔 뷔페에서 다 같이 회식한다는데?”

“우리가 대상 못 받을 줄 알고 막 던지신 거 아니에요?”

“에이, 설마. 그만큼 기대하고 계신다는 거겠지.”

“예약하셨을까? 예약 안 했으면 그냥 말 던져 본 거고, 예약했으면 대표님도 진짜 기대하고 계셨던 거지.”

똑같이 후보에 올랐던 작년 시상식에서보다 더욱 들떠있는 게 눈에 아주 잘 보였다.

한 곡으로 끝났던 회귀 전 수상 기록에 비하면 지금은 비교도 할 수 없는 만큼의 수상 기록을 세웠지만, 아직 대상은 우리의 기록에 없었다.

데뷔부터 괴물 신인으로 저연차 때부터 온갖 상과 대상을 휩쓸 수준은 아니었지만 나름 차근히 성장하며 올라온 입장으로선 이번 대상이 욕심나긴 했다.

대상 후보에는 우리의 와 알테어의 를 비롯한 총 열 곡이 올랐다. 다들 곡 이름만 들어도 멜로디가 절로 흘러나올 만큼 히트를 친 곡들이었다.(악몽)>

대상 후보곡 소개가 끝나고, 대상 시상자인 배우가 무대 중앙으로 걸어 나왔다.

“올해의 실버디스크 디지털 음원 부문 대상은…”

긴장감과 기대감을 이끌어 내는 잠깐의 침묵.

분위기를 더욱 고조시키는 북소리.

옆자리에서 류재희가 마른침을 삼키는 소리가 유독 선명하게 들려왔다.

“축하드립니다. 레브의 !”

전광판에 상황 파악을 하며 시시각각 표정이 변해 가는 우리의 얼굴이 고스란히 비쳤다. 몸을 일으키며 무대로 향하면서도, 트로피를 시상자한테 건네받으면서 현실감 없는 현 상황에 머릿속이 멍했다.

정말 우리가, 내 곡으로 대상을 받았다고?

남의 그룹이 아니라, 우리가?

꿈꾸던 순간이 이루어지는 현실은 꿈보다 더 꿈만 같았다.

“이렇게 큰 상을 받을 수 있게 되어서 정말 영광이고요, 오늘 이 자리에 서기까지 정말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은 시간이 걸렸네요. 힘들 때마다 늘 든든한 지지대가 되어 주었던 가족들, 그리고 물심양면으로 저희를 서포트 해주신 우리 LnL 소속사 식구들, 그리고 저희 음악을 사랑해주시고 항상 같은 자리에서 우리를 응원해 주신 데이드림, 정말 감사합니다.”

마이크 앞에 선 서예현이 정석적인 수상 소감을 읊다가 목이 멨는지 마이크에서 고개를 돌렸다.

서예현은 류재희에게 마이크를 넘기려 했으나 이미 눈물 줄줄 흘리고 있던 류재희는 고개를 저으며 대신 나를 마이크 앞으로 떠밀었다.

수상 소감 페널티고 뭐고 하나도 생각나지 않았다.

그저 회귀 전에 내 곡이었지만 우리가 부른 게 아니었기에 하지 못했던 수상 소감을 드디어 말할 수 있어서 기쁠 따름이었다.

깊은 숨을 한 번 들이쉬고 마이크에 대고 입을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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