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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ự Trở Lại Của Một Thần Tượng Đã Mất Đi Lý Tưởng Ban Đầu RAW - C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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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심 잃은 아이돌을 위한 회귀 백서-128화(128/476)
초심 잃은 아이돌을 위한 회귀 백서 128화
“윤성-이든 팀이 터트린 풍선 개수는…… 무려 26개! 윤성-이든 팀 우승!”
거의 압착 프레스에 빙의해서 풍선을 터트려 댄 내 기록을 따라올 자는 아무도 없었다. 물론 우리가 마지막 순서이긴 했지만 말이다.
한우를 전달받고 의기양양한 얼굴로 카메라를 향해 한우 선물 세트를 들어 보였다.
“자, 숙소에서 기다리고 있을 멤버들한테 한마디씩 해 주시죠!”
“얘들아, 이 리더가 한우 가지고 간다!”
“어쩌다 보니까 한우가 생겼네, 응…….”
여전히 정신을 차리지 못하고 얼빠진 말을 내뱉고 있는 권윤성을 보며 속으로 혀를 찼다.
KICKS 니들은 느이 리더가 아니라 내게 감사하면서 처먹어라. 실상은 내가 다 했으니까.
바닥의 풍선이 싹 치워지고 다시 의자에 앉아 토크를 진행했다.
나랑 권윤성이 멱살 잡고 싸운 이야기가 풀리면 나중에 너튜브 클립으로 올라왔을 때 조회수 500만은 거뜬히 달성할 수 있다는 것에 서예현의 랩 실력을 건다.
하지만 다행히도 그런 사적인 이야기를 여기서 풀어 놓을 만큼 생각 없는 놈은 이 프로젝트 팀에 없었다.
“그러면 이든이가 여기에서 제일 막내네.”
“그런데 이든 씨, 그거 알아요? 내아소에서는 막내가 꼭 거쳐야 할 관문이 있어요.”
“아, 설마…….”
이미 다 알고 왔지만, 준비도 만반으로 하고 왔지만 잘못 걸렸다는 표정을 지으며 말끝을 흐렸다.
“설마가 사람 잡는다는 말이 있죠.”
“자, 애교 한 번 가자! 막내의 귀여움을 마음껏 뽐낼 기회!”
“요즘 귀요미송이 유행이잖아요. 이든 씨, 귀요미송 알아요?”
“네, 압니다.”
해탈한 얼굴로 고개를 끄덕였다. 살다살다 귀요미송도 다 해 보네. 회귀하고 정말 여러 경험들을 다 해 본다, 내가.
“그럼 뮤직 큐!”
-1 더하기 1은 귀요미!
깜찍한 목소리의 노래가 흘러나오기 시작했다. 노래에 맞추어 볼을 손가락으로 콕콕 찔렀다.
자꾸만 해탈의 경지로 넘어가려는 표정을 애써 미소 짓는 표정 아래에 숨긴 채 무념무상으로 동작을 이어 나갔다.
옆에서 배를 잡고 웃는 시온과 강한은 그냥 넘길 수 있어도, 웃지 않으려고 노력하지만 간헐적으로 몸이 떨리는 권윤성의 모습은 내게 거한 현타를 선사했다.
3 더하기 3이 제일 고비였다. 이 망할 마의 구간은 그놈의 귀요미를 두 번씩이나 강조를 해 댔다.
5 더하기 5에서 손하트를 만들며 그 직후에 다가올 가장 고비 동작을 위해 심호흡했다.
-6 더하기 6은!
소름 끼치는 쪽쪽 소리에 맞춰 손가락을 하나씩 입술에 가져다 댔다.
-귀요미 난 귀요미!
마무리까지 마치고 꾸벅 고개를 숙였다. 너무 긴 1분이었다.
권윤성과 가까이 접촉해야 했던 게임부터 귀요미송까지, 내 정신은 실시간으로 탈탈 털리고 후드려 맞고 있었다.
“이야, 이든이가 애교가 많네! 살벌한 인상에 그렇지 않은 애교!”
“제가 지금까지 본 귀요미송 중에서 제일 살벌하면서도 깜찍했어요. 혹시 레브에서도 본인이 제일 애교가 많은 편?”
“아니요, 저보다는 막내가 더 많죠.”
“아, 본인도 애교 있는 편이지만 막내가 더하다?”
“아니, 저는 정석적인 엄한 리더인데요. 팀 내에서 애교는 없습니다.”
다급히 손을 내젓자 MC 2가 고개를 끄덕였다.
“엄한 리더 유형이라고요. 자, 그러면 다른 분들은 팀에서 어떤 리더를 맡고 있는지 한번 차례로 들어 볼까요?”
물 흐르는 것처럼 자연스러운 진행이었다. 다음 타자로 지목당한 권윤성이 잠시 고민하다가 대답했다.
“저는 적당히 편한 리더?”
“저는 엄마 같은 리더입니다. 멤버들도 다들 인정했어요.”
강한까지 이야기를 마치고, 다음 차례인 시온이 자신만만하게 말을 내뱉었다.
“저는 존경받는 카리스마 리더!”
“멤버들이 없다고 자기가 원하는 유형을 말하시면 안 돼요, 시온 씨.”
“신드롬은 오히려 동생들이 더 어른스럽던데? 시온이 챙김받는 쪽 아니었어?”
이쪽은 내아소에 그룹으로 한 번 나온 적이 있었던 듯, MC들이 기다렸다는 듯이 시온을 몰아갔다.
“전 카리스마 리더예요.”
그는 증언과 몰이에도 꿋꿋이 카리스마 리더를 밀고 나갔다.
“저는 굉장히 권위적인 리더-.”
마지막 순서인 준혁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MC 1이 건수 하나 더 잡았다는 표정을 지으며 말을 끊으며 끼어들었다.
“잠깐잠깐잠깐, 준혁이도 내가 레볼루션 멤버들이 리더를 대하는 걸 이 눈앞에서 똑똑히 봤는데! 리더몰이를 내가 봤잖아!”
“하찮리더라는 별명을 얻으신 분이 권위적이라 하시면, 흠…….”
리더몰이에 하찮리더라니. 이건 레브에서는 상상도 못 할 하극상이었다.
마지막 순서는 랜덤플레이 댄스였다. 김도빈과의 특훈이 빛을 볼 차례였다.
“On Top의 활동곡은 하나밖에 없잖아요? 그래서 각 그룹의 대표곡을 랜덤플레이 댄스곡으로 추가했습니다.”
“진정한 팀이라면 멤버들 그룹의 곡 안무쯤은 익히고 있어야지.”
“동작을 한 번도 실수하지 않고 무사히 끝 곡까지 마친다면 어마어마한 상금이 주어집니다!”
막내야, 내가 욕 안 먹게 만들어 줘서 고맙다!
뮤직대전이 끝난 지 얼마 되지 않은 것도 있고, 안무 연습도 김도빈과 함께 몇 번 했기에 의 안무는 실수 하나 없이 자연스럽게 출 수 있었다.
다들 함께한 터라 이건 동선도 맞추기 가능했다.
의 하이라이트 구간이 끝나자 KICKS의 로 이어졌다.
다들 나처럼 연습하고 온 모양인지 동작이 칼군무까진 아니어도 딱딱 맞아떨어졌다.
그다음으로는 인트로진의 . 인트로진은 제일 뜬 대표곡이 이거 하나였기에 대표곡을 예측하기 어렵진 않았다. 안무 역시 어려운 편은 아니었기에 다들 여유롭게 웃으며 춤을 췄다.
동선까지 맞추지는 못해도 동작이 딱딱 들어맞으니 제법 단체안무 같았다.
다음 순서는 신드롬의 이었다. 후렴구 안무 중 원형으로 도는 동작이 있었는데 가운데로 당당하게 들어간 시온이 단독 안무를 선보였다.
물론 원래 안무에도 있는 거라 단독 행동을 해도 상관은 없었다.
우리가 고르지 못했던 레볼루션의 대표곡은 . 제법 빡센 안무라 신드롬의 곡을 할 때까지만 해도 얼굴에 걸려 있던 여유로운 미소는 다들 사라진 채 진지하게 임했다.
마지막으로는 레브의 가 나왔다. 반사적으로 나를 돌아본 시온이 낭패라는 표정을 지었다. 아무래도 를 연습하고 온 듯싶었다.
눈치를 보며 제 앞에 선 준혁의 동작을 따라 추던 시온은 버벅거리다가 결국 실수를 했고.
삐익! 호루라기 소리가 들리며 랜덤플레이 댄스 실패를 알렸다.
“아아, 아쉽게 됐네요. 하필 마지막에!”
“진짜 다 왔는데, 하필 마지막에!”
MC들이 실패를 더 안타까워했다. 무슨 비련의 여주인공처럼 바닥에 털썩 주저앉은 시온의 어깨를 강한이 쥐고 흔들었다.
“형, 대체 왜 그랬어요!”
“나는 가 나올 줄 알았어…….”
시온이 넋을 놓고 중얼거렸다. 준혁은 아쉬움 하나 없는 표정이었고, 권윤성은 굳이 그쪽을 쳐다보고 싶지 않으므로 생략하겠다.
“잠깐만요! 이의 있습니다!”
랜덤플레이 댄스의 죄인이 되어 있던 시온이 갑자기 벌떡 손을 들며 일어났다.
“대표곡의 기준이 뭐죠?”
“제일 잘 알려진 곡이죠. 각 그룹 이름, 하면 바로 나오는 노래.”
MC 2의 대답에도 팔짱을 굳건히 낀 채로 시온이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아니, 그래요. 신드롬 하면 나오는 건 인정해요. 그런데 레브 하면 가 나오는 건 인정 못 하겠습니다. 가 최근에 나와서 그렇지, 제게 레브는 예요. 다들 인정하시죠?”
시온의 신호를 받은 강한과 권윤성이 격렬히 동의를 표했다. 그렇지만 옆에서 같이 팔짱 끼고 있던 준혁의 생각은 달랐던 모양이다.
“저는 라고 생각하는데요. 뮤비도 그렇고, 더 강렬해서 기억에 더 남았달까.”
“아, 이렇게 의견이 갈렸어요! 이러면 인정이 안 되는데!”
통일되지 않은 의견에 MC 2가 더 좋아하며 무릎을 치고 웃었다. MC 1이 아직 아무런 의견도 꺼내지 않은 내게 다가왔다.
“그럼 당사자에게 물어보면 되지. 자, 이든! 본인이 생각하는 레브의 대표곡은 다, 아니면 다. 하나, 둘!”
“죠.”
망설임 하나 없이 대답했다.
“아아악, 이든아, 왜!”
시온이 머리를 부여잡으며 절규했다. 옆에서 강한이 그의 어깨에 이마를 파묻으며 ‘으어어…….’ 소리를 냈다.
“제게 의미가 깊은 곡이라 차마 제 입으로는 부정할 수가 없었습니다.”
슬럼프를 극복하고 만든 노래이기도 하고, 큰 부담이었던 를 지표상으로는 뛰어넘은 노래라 빈말이라도 가 달린다고는 못한다.
결국 상금은 그렇게 물 건너갔다. 하지만 굽히지 않은 내 잘못보다는 시온의 실수가 더 컸으므로 아쉽지는 않았다.
이제 방송이 마무리되는 시간이었다.
“정말 재미있었습니다. 이렇게 일시적으로 뭉쳤던 팀으로 다시 모이는 게 쉽게 할 수 있는 경험은 아닌 터라.”
절교한 친구랑 풍선 터트리기 게임을 하는 것도 쉽게 할 수 있는 경험은 아니고 말이지.
소감을 말하며 진정한 속마음을 속으로 삼켰다.
“저희가 다시 뭉칠 수 있는 좋은 기회를 주신 내아소 분들께 정말 감사드리고요, 다음에는 신드롬의 시온으로 찾아뵙겠습니다!”
“시온이 은근슬쩍 스케줄 잡네?”
방송이 완전히 마무리되고, MC와 스텝들에게 인사를 마치고는 On Top 멤버들끼리 인사를 나누었다.
“걱정했는데 그래도 잘 끝냈네요.”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강한이 내 등을 두드렸다. 눈으로는 연신 권윤성을 힐긋거리는 채였다.
권윤성과 잠시 마주 보다가 내가 먼저 등을 돌리고 자리를 떴다.
회귀 전에도 느꼈지만 인간관계를 끊어 내는 건 끊어 낸 쪽에서도 더럽게 입맛이 씁쓸했다.
*   *   *
“한우 가져왔다!”
당당하게 한우를 들고 숙소로 귀환했다. 한우라는 소리에 김도빈과 류재희가 제일 먼저 방에서 달려 나왔다.
“와, 진짜 한우!”
“예현이 형! 한우 먹어도 돼요?”
“야, 가져온 건 난데 예현 형 허락은 왜 받아?”
“그야 지금 시간이 오후 6시가 넘었으니까?”
방에서 걸어 나온 서예현이 내 손에 들린 한우 선물 세트와 의기양양한 내 표정을 보고는 한숨을 내쉬며 손을 내저었다.
“그래, 먹자, 먹어.”
곧 거실 탁자에 신문지가 깔리고 버너가 놓였다. 소고기 굽는 냄새와 연기가 거실을 채웠다.
열심히 소고기를 굽고 있던 류재희가 열심히 소고기를 집어 먹고 있던 내게 물었다.
“그런데 이건 어떻게 받아온 거예요?”
“풍선 터트리기 게임에서 이겨서. 야, 내가 이거 얻으려고 권윤성, KICKS 리더 놈이랑 몇 번을 껴안고 있었다.”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견하준이 짧은 한숨을 내뱉으며 젓가락을 놓았다.

초심 잃은 아이돌을 위한 회귀 백서-128화(128/476)

초심 잃은 아이돌을 위한 회귀 백서 128화

“윤성-이든 팀이 터트린 풍선 개수는…… 무려 26개! 윤성-이든 팀 우승!”

거의 압착 프레스에 빙의해서 풍선을 터트려 댄 내 기록을 따라올 자는 아무도 없었다. 물론 우리가 마지막 순서이긴 했지만 말이다.

한우를 전달받고 의기양양한 얼굴로 카메라를 향해 한우 선물 세트를 들어 보였다.

“자, 숙소에서 기다리고 있을 멤버들한테 한마디씩 해 주시죠!”

“얘들아, 이 리더가 한우 가지고 간다!”

“어쩌다 보니까 한우가 생겼네, 응…….”

여전히 정신을 차리지 못하고 얼빠진 말을 내뱉고 있는 권윤성을 보며 속으로 혀를 찼다.

KICKS 니들은 느이 리더가 아니라 내게 감사하면서 처먹어라. 실상은 내가 다 했으니까.

바닥의 풍선이 싹 치워지고 다시 의자에 앉아 토크를 진행했다.

나랑 권윤성이 멱살 잡고 싸운 이야기가 풀리면 나중에 너튜브 클립으로 올라왔을 때 조회수 500만은 거뜬히 달성할 수 있다는 것에 서예현의 랩 실력을 건다.

하지만 다행히도 그런 사적인 이야기를 여기서 풀어 놓을 만큼 생각 없는 놈은 이 프로젝트 팀에 없었다.

“그러면 이든이가 여기에서 제일 막내네.”

“그런데 이든 씨, 그거 알아요? 내아소에서는 막내가 꼭 거쳐야 할 관문이 있어요.”

“아, 설마…….”

이미 다 알고 왔지만, 준비도 만반으로 하고 왔지만 잘못 걸렸다는 표정을 지으며 말끝을 흐렸다.

“설마가 사람 잡는다는 말이 있죠.”

“자, 애교 한 번 가자! 막내의 귀여움을 마음껏 뽐낼 기회!”

“요즘 귀요미송이 유행이잖아요. 이든 씨, 귀요미송 알아요?”

“네, 압니다.”

해탈한 얼굴로 고개를 끄덕였다. 살다살다 귀요미송도 다 해 보네. 회귀하고 정말 여러 경험들을 다 해 본다, 내가.

“그럼 뮤직 큐!”

-1 더하기 1은 귀요미!

깜찍한 목소리의 노래가 흘러나오기 시작했다. 노래에 맞추어 볼을 손가락으로 콕콕 찔렀다.

자꾸만 해탈의 경지로 넘어가려는 표정을 애써 미소 짓는 표정 아래에 숨긴 채 무념무상으로 동작을 이어 나갔다.

옆에서 배를 잡고 웃는 시온과 강한은 그냥 넘길 수 있어도, 웃지 않으려고 노력하지만 간헐적으로 몸이 떨리는 권윤성의 모습은 내게 거한 현타를 선사했다.

3 더하기 3이 제일 고비였다. 이 망할 마의 구간은 그놈의 귀요미를 두 번씩이나 강조를 해 댔다.

5 더하기 5에서 손하트를 만들며 그 직후에 다가올 가장 고비 동작을 위해 심호흡했다.

-6 더하기 6은!

소름 끼치는 쪽쪽 소리에 맞춰 손가락을 하나씩 입술에 가져다 댔다.

-귀요미 난 귀요미!

마무리까지 마치고 꾸벅 고개를 숙였다. 너무 긴 1분이었다.

권윤성과 가까이 접촉해야 했던 게임부터 귀요미송까지, 내 정신은 실시간으로 탈탈 털리고 후드려 맞고 있었다.

“이야, 이든이가 애교가 많네! 살벌한 인상에 그렇지 않은 애교!”

“제가 지금까지 본 귀요미송 중에서 제일 살벌하면서도 깜찍했어요. 혹시 레브에서도 본인이 제일 애교가 많은 편?”

“아니요, 저보다는 막내가 더 많죠.”

“아, 본인도 애교 있는 편이지만 막내가 더하다?”

“아니, 저는 정석적인 엄한 리더인데요. 팀 내에서 애교는 없습니다.”

다급히 손을 내젓자 MC 2가 고개를 끄덕였다.

“엄한 리더 유형이라고요. 자, 그러면 다른 분들은 팀에서 어떤 리더를 맡고 있는지 한번 차례로 들어 볼까요?”

물 흐르는 것처럼 자연스러운 진행이었다. 다음 타자로 지목당한 권윤성이 잠시 고민하다가 대답했다.

“저는 적당히 편한 리더?”

“저는 엄마 같은 리더입니다. 멤버들도 다들 인정했어요.”

강한까지 이야기를 마치고, 다음 차례인 시온이 자신만만하게 말을 내뱉었다.

“저는 존경받는 카리스마 리더!”

“멤버들이 없다고 자기가 원하는 유형을 말하시면 안 돼요, 시온 씨.”

“신드롬은 오히려 동생들이 더 어른스럽던데? 시온이 챙김받는 쪽 아니었어?”

이쪽은 내아소에 그룹으로 한 번 나온 적이 있었던 듯, MC들이 기다렸다는 듯이 시온을 몰아갔다.

“전 카리스마 리더예요.”

그는 증언과 몰이에도 꿋꿋이 카리스마 리더를 밀고 나갔다.

“저는 굉장히 권위적인 리더-.”

마지막 순서인 준혁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MC 1이 건수 하나 더 잡았다는 표정을 지으며 말을 끊으며 끼어들었다.

“잠깐잠깐잠깐, 준혁이도 내가 레볼루션 멤버들이 리더를 대하는 걸 이 눈앞에서 똑똑히 봤는데! 리더몰이를 내가 봤잖아!”

“하찮리더라는 별명을 얻으신 분이 권위적이라 하시면, 흠…….”

리더몰이에 하찮리더라니. 이건 레브에서는 상상도 못 할 하극상이었다.

마지막 순서는 랜덤플레이 댄스였다. 김도빈과의 특훈이 빛을 볼 차례였다.

“On Top의 활동곡은 하나밖에 없잖아요? 그래서 각 그룹의 대표곡을 랜덤플레이 댄스곡으로 추가했습니다.”

“진정한 팀이라면 멤버들 그룹의 곡 안무쯤은 익히고 있어야지.”

“동작을 한 번도 실수하지 않고 무사히 끝 곡까지 마친다면 어마어마한 상금이 주어집니다!”

막내야, 내가 욕 안 먹게 만들어 줘서 고맙다!

뮤직대전이 끝난 지 얼마 되지 않은 것도 있고, 안무 연습도 김도빈과 함께 몇 번 했기에 의 안무는 실수 하나 없이 자연스럽게 출 수 있었다.

다들 함께한 터라 이건 동선도 맞추기 가능했다.

의 하이라이트 구간이 끝나자 KICKS의 로 이어졌다.

다들 나처럼 연습하고 온 모양인지 동작이 칼군무까진 아니어도 딱딱 맞아떨어졌다.

그다음으로는 인트로진의 . 인트로진은 제일 뜬 대표곡이 이거 하나였기에 대표곡을 예측하기 어렵진 않았다. 안무 역시 어려운 편은 아니었기에 다들 여유롭게 웃으며 춤을 췄다.

동선까지 맞추지는 못해도 동작이 딱딱 들어맞으니 제법 단체안무 같았다.

다음 순서는 신드롬의 이었다. 후렴구 안무 중 원형으로 도는 동작이 있었는데 가운데로 당당하게 들어간 시온이 단독 안무를 선보였다.

물론 원래 안무에도 있는 거라 단독 행동을 해도 상관은 없었다.

우리가 고르지 못했던 레볼루션의 대표곡은 . 제법 빡센 안무라 신드롬의 곡을 할 때까지만 해도 얼굴에 걸려 있던 여유로운 미소는 다들 사라진 채 진지하게 임했다.

마지막으로는 레브의 가 나왔다. 반사적으로 나를 돌아본 시온이 낭패라는 표정을 지었다. 아무래도 를 연습하고 온 듯싶었다.

눈치를 보며 제 앞에 선 준혁의 동작을 따라 추던 시온은 버벅거리다가 결국 실수를 했고.

삐익! 호루라기 소리가 들리며 랜덤플레이 댄스 실패를 알렸다.

“아아, 아쉽게 됐네요. 하필 마지막에!”

“진짜 다 왔는데, 하필 마지막에!”

MC들이 실패를 더 안타까워했다. 무슨 비련의 여주인공처럼 바닥에 털썩 주저앉은 시온의 어깨를 강한이 쥐고 흔들었다.

“형, 대체 왜 그랬어요!”

“나는 가 나올 줄 알았어…….”

시온이 넋을 놓고 중얼거렸다. 준혁은 아쉬움 하나 없는 표정이었고, 권윤성은 굳이 그쪽을 쳐다보고 싶지 않으므로 생략하겠다.

“잠깐만요! 이의 있습니다!”

랜덤플레이 댄스의 죄인이 되어 있던 시온이 갑자기 벌떡 손을 들며 일어났다.

“대표곡의 기준이 뭐죠?”

“제일 잘 알려진 곡이죠. 각 그룹 이름, 하면 바로 나오는 노래.”

MC 2의 대답에도 팔짱을 굳건히 낀 채로 시온이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아니, 그래요. 신드롬 하면 나오는 건 인정해요. 그런데 레브 하면 가 나오는 건 인정 못 하겠습니다. 가 최근에 나와서 그렇지, 제게 레브는 예요. 다들 인정하시죠?”

시온의 신호를 받은 강한과 권윤성이 격렬히 동의를 표했다. 그렇지만 옆에서 같이 팔짱 끼고 있던 준혁의 생각은 달랐던 모양이다.

“저는 라고 생각하는데요. 뮤비도 그렇고, 더 강렬해서 기억에 더 남았달까.”

“아, 이렇게 의견이 갈렸어요! 이러면 인정이 안 되는데!”

통일되지 않은 의견에 MC 2가 더 좋아하며 무릎을 치고 웃었다. MC 1이 아직 아무런 의견도 꺼내지 않은 내게 다가왔다.

“그럼 당사자에게 물어보면 되지. 자, 이든! 본인이 생각하는 레브의 대표곡은 다, 아니면 다. 하나, 둘!”

“죠.”

망설임 하나 없이 대답했다.

“아아악, 이든아, 왜!”

시온이 머리를 부여잡으며 절규했다. 옆에서 강한이 그의 어깨에 이마를 파묻으며 ‘으어어…….’ 소리를 냈다.

“제게 의미가 깊은 곡이라 차마 제 입으로는 부정할 수가 없었습니다.”

슬럼프를 극복하고 만든 노래이기도 하고, 큰 부담이었던 를 지표상으로는 뛰어넘은 노래라 빈말이라도 가 달린다고는 못한다.

결국 상금은 그렇게 물 건너갔다. 하지만 굽히지 않은 내 잘못보다는 시온의 실수가 더 컸으므로 아쉽지는 않았다.

이제 방송이 마무리되는 시간이었다.

“정말 재미있었습니다. 이렇게 일시적으로 뭉쳤던 팀으로 다시 모이는 게 쉽게 할 수 있는 경험은 아닌 터라.”

절교한 친구랑 풍선 터트리기 게임을 하는 것도 쉽게 할 수 있는 경험은 아니고 말이지.

소감을 말하며 진정한 속마음을 속으로 삼켰다.

“저희가 다시 뭉칠 수 있는 좋은 기회를 주신 내아소 분들께 정말 감사드리고요, 다음에는 신드롬의 시온으로 찾아뵙겠습니다!”

“시온이 은근슬쩍 스케줄 잡네?”

방송이 완전히 마무리되고, MC와 스텝들에게 인사를 마치고는 On Top 멤버들끼리 인사를 나누었다.

“걱정했는데 그래도 잘 끝냈네요.”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강한이 내 등을 두드렸다. 눈으로는 연신 권윤성을 힐긋거리는 채였다.

권윤성과 잠시 마주 보다가 내가 먼저 등을 돌리고 자리를 떴다.

회귀 전에도 느꼈지만 인간관계를 끊어 내는 건 끊어 낸 쪽에서도 더럽게 입맛이 씁쓸했다.

*   *   *

“한우 가져왔다!”

당당하게 한우를 들고 숙소로 귀환했다. 한우라는 소리에 김도빈과 류재희가 제일 먼저 방에서 달려 나왔다.

“와, 진짜 한우!”

“예현이 형! 한우 먹어도 돼요?”

“야, 가져온 건 난데 예현 형 허락은 왜 받아?”

“그야 지금 시간이 오후 6시가 넘었으니까?”

방에서 걸어 나온 서예현이 내 손에 들린 한우 선물 세트와 의기양양한 내 표정을 보고는 한숨을 내쉬며 손을 내저었다.

“그래, 먹자, 먹어.”

곧 거실 탁자에 신문지가 깔리고 버너가 놓였다. 소고기 굽는 냄새와 연기가 거실을 채웠다.

열심히 소고기를 굽고 있던 류재희가 열심히 소고기를 집어 먹고 있던 내게 물었다.

“그런데 이건 어떻게 받아온 거예요?”

“풍선 터트리기 게임에서 이겨서. 야, 내가 이거 얻으려고 권윤성, KICKS 리더 놈이랑 몇 번을 껴안고 있었다.”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견하준이 짧은 한숨을 내뱉으며 젓가락을 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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