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a Mắt Hay Ra Đi Raw - C82
데뷔 못 하면 죽는 병 걸림 82화
위튜브 알고리즘.
대체 어떤 기준인지는 정확히 알 수 없지만, 어쨌든 추천 동영상을 띄워주는 동영상 알고리즘이다.
그리고 테스타가 출연한 의 선공개 영상은… 알 수 없는 이유로 이 알고리즘의 선택을 받았다.
가장 먼저 등장한 것은 해외 Prank 유머 동영상들의 연관 추천이었다.
이 사람들은 오랜만에 등장한 한국의 전문 깜짝카메라 예능에 놀라며 신나게 클릭했다.
-ㅋㅋㅋ우리 나라도 다시 이런 거 만드냐? 개조아
-유명한 놈들 많이 나와서 다 자지러지고 갔으면 좋겠다 그냥 내 페티쉬임
└ㅋㅋㅋㅋㅋㅋㅋ유명인 리액션 꿀잼이자너~
-제 발 흥 해ㅠㅠ 나 이제 힐링 예능 지겹단 말이야ㅠㅠ
다음은 각종 TVC 예능 클립들의 밑에 등장했다. 감성이 비슷한 탓에 유입이 더 많아졌다.
-와 TVC 새 예능인가요?ㅋㅋㅋㅋ테스타 귀여워!!
-우리 테스타 토크쇼하고 힐링 여행도 나와야 하는데… 나와서 지들끼리 화목한 모습 과시해서 빠들 미치게 해줘야 함ㅠㅠ 아 TVC 뭐하냐 빨리 섭외 안 하고~~
-아주사 애들이네 캬 그때 제정신 아니었는데 추억이 새록새록 떠오른다… 핵불닭맛 그립다 본방 봐야징
마지막은… 희한하게도, 동물 동영상으로부터 유입이 발생했다.
썸네일에 잡힌 현수막의 괴상한 조류프린트들이 Al에 의해 동물로 분류되었기 때문이다.
예상하지 못한 저세상 감성의 썸네일에 당황하며 클릭한 사람들이 즐비했다.
-? 왜 이런 흉물이 귀염뽀짝 댕댕쓰 동영상에 추천으로 뜨냐고 욕 박으러 왔는데
재밌네…ㅎ
└ㅋㅋㅋㅋㅋㅋㅋㅋㅋ
└헐 나랑 똑같이 생각한 사람 있어ㅋㅋ
-설마 저 조류새끼 때문에 문조 물 먹는 동영상에 연관으로 뜬 걸까요? 어처구니없는데 웃기긴 해서… 자존심 상해라ㅋㅋ
-여기 출연진들 다 사전 섭외된 거죠?ㅠㅠ 넘 놀란 것 같아서 걱정되네요
덕분에 2화 선공개는 끝도 모르고 조회수가 급상승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이 과정에서, 정신 나간 센스의 동영상과 딱 맞는 BGM이 덩달아 주목받기 시작했다.
바로 테스타의 ‘마법소년’ 변조 버전이었다.
-이거 브금이 꼭 뚠뚠한 고양이가 뒷발로 뚱땅 거리는 소리 같다 정신 혼미해짐
└ㅋㅋㅋㅋㅋㅋㅋㅋ비유 보소
└맞아 딱 이 느낌이얔ㅋㅋㅋㅋ
-BGM 뭔지 아는 분?
└테스타 ? 마법소년입니다~ 여기 출연한 아이돌 최신곡이래요!
└아하 감사합니다~
-헐 아이돌 노래?ㅋㅋㅋ 얘네 컨셉 병맛인가요?ㅋㅋㅋㅋ
└아니에요 원곡은 멋진 곡이라구욧!ㅠㅠ (뮤비 링크)
└오 보고 왔는데 멋있네요?
└저 곡을 이렇게 바꾸다니ㅋㅋㅋ
그리고 다시 연관 동영상의 굴레로 ‘마법소년’ MV까지 사람들이 유입되었다.
-알고리즘에게 간택 받아서 오신 분?ㅋㅋ
-난 분명 철새용 분수대 설치 영상을 보고 있었는데 정신 차리니 남자아이돌 뮤직비디오에 와 있다. 정신이 혼미해진다.
-넘 귀여우시던데 뮤비도 넘 멋지네요! 좋아요 누르고 갑니다♡
-헐 요새 아이돌들 이런 곡 하는구나 졸업하고 관심없어서 몰랐음… 노래 좋네
-팬분들 아주사 재밌나요? 급 궁금해짐
└이 친구들이 데뷔한다는 것을 반드시 기억하고 보세요
└재밌는데 열받고 눈물 나고 모니터 부수고 싶어지실 거예요. 추천!
└????
이 일련의 과정은 의외의 나비효과를 불러왔다.
아이돌이나 최신 가요에 관심이 없던 부류의 사람들이 곡에 관심을 가지는 계기가 된 것이다.
결론적으로, 음원 차트에서 약간의 유의미한 상승을 가져왔다.
[5위 마법소년 / 테스타] ▲1
6~8위권에서 오르락내리락 정체 중이던 ‘마법소년’이 살짝 약진했다.
그리고 좋은 곡은 일단 기세를 타면 상승세가 빨라지기 마련이었다.
일단 5위 안 최상위권에 노출되면, 편견이 있더라도 ‘한번 듣기를 시도해 보는’ 사람들이 확 늘어나기 때문이다.
그 결과.
[3위 마법소년 / 테스타] ▲2
다음 날인 화요일. ‘마법소년’은 다시 두 계단 등수가 상승한다.
참고로, 며칠 전 VTIC은 장기집권 끝에 음원 강자인 래퍼에게 1위를 내주었다.
안 그래도 미친 듯이 스트리밍을 돌리던 테스타의 팬들 사이에서는 이런 생각이 들기 시작했다.
‘혹시?’
‘설마?’
그리고 언제나 그랬듯이, 설마가 사람을 잡았다.
* * *
음악방송 3주 차도 슬슬 끝나간다.
“와아아아!!”
마이크가 꺼졌으니 들리진 않겠지만, 멤버들은 입 모양만으로라도 인사를 하고 손을 흔들며 무대 뒤로 뛰어갔다.
색색의 응원봉이 아래에서 흔들렸다.
“재, 재밌었어…!”
“오늘 의상도 근사하고 신도 편해서 정말 좋았습니다!”
화려한 귀금속 장식띠가 달린 하복 의상을 털며 김래빈이 외치자, 화기애애한 웃음이 터졌다.
“하하!”
“그치!”
무슨 말을 해도 웃겠다는 기세였다. 땀 맺힌 얼굴들이 싱글벙글이다. 차유진이 한마디 거든다.
“1위 해서 좋아요!”
그렇다. 드디어 1위를 했다.
‘물론 공중파는 아니지만.’
이번 주 Tnet의 음악방송인 ‘뮤직밤’에서 1위를 한 것이다.
아쉽냐고? 솔직히 그렇다. 이번 주 금요일에 또 대형가수가 컴백해서 이번 활동으로 1위 할 기회는 다 물 건너간 판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음, 뮤직밤에서 1위는 크게 공신력이 있는 편은 아니다.
‘…솔직히 편애지.’
확인해 보니 방송 점수로 밀었더라고.
어쨌든, 좋다는데 분위기 망칠 필요도 없으니, 박수나 치고 고개나 끄덕이자.
잠도 못 자고 활동하는데 이런 성취감이라도 있어야겠지.
심지어 이세진도 한마디를 얹었다.
“…결방만 아니었으면 더 좋았을 텐데.”
“그, 그래도 트로피, 받았으니까요!”
“그래. 우리 이번 활동으로 트로피 받고 가네!”
류청우가 웃으며 기지개를 켰다.
한 주를 잘 마무리했다는 후련함을 느끼는 것 같다.?
그리고 잠시 뒤.
“7월 첫째 주, 인기뮤직 1위는… 네, 축하드립니다! 테스타의 마법소년!”
“……?”
갑자기 트로피가 하나 더 생겼다.
“……??”
혼란에 빠진 멤버들의 앞으로 무대 폭죽이 터졌다.
타다닥! 펑!
MC가 부산하게 꽃다발과 트로피를 안겨주는 것을 받으면서도 누구 하나 정신 차린 놈이 없었다.
참고로 그 안에 나도 포함되어 있다.
‘이게 대체 무슨 상황이지?’
게다가 하필, 마이크를 받은 놈은 김래빈이었다.
“어…… 감사합니다…….”
아무것도 준비한 것이 없어 넋이 나간 김래빈이 도움을 요청하는 눈으로 주변을 두리번거리다가 나와 눈이 마주쳤다.
“…….”
‘야, 나도 안 되겠는데.’
미안한데 나도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모르겠다. 갑작스러운 돌연사 탈출 상황에 당황해서 잠깐 머리가 멈췄다.
다행히 두 번째 마이크는 정상적으로 리더에게 돌아갔다… 고 생각했는데.
“…감사합니다. 저희가, 예상하지 못한 1위라서… 우선 팬분들께 감사합니다. 그리고 함께 일해주시는, 직원분들께 감사하고…….”
류청우는 침착하게 거론할 사람들 다 거론하다가 갑자기 눈물을 주르륵 쏟기 시작했다. 현실감이 돌아온 모양이었다.
‘돌겠네.’
솔직히 울 만했다. 그동안 류청우가 애들 챙기느라 거의… 매니저 반 인분은 한 것 같다.
다행히 김래빈에게 마이크를 받은 큰세진이 열심히 뒷말을 이었다.
“곽신균 본부장님, 김혜정 팀장님. 또 이 앨범 함께 만들어주신 모든 분께 정말로 감사드립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팬분들 정말 사랑해요! 저희 진짜 예상 못 했는데… 과분한 1위 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아아아악!!”
“축하해!”
다행히 무대 밑에서 격렬한 반응이 돌아왔다. VTIC이 3주간 국내 활동을 마치고 이번 주는 나오지 않은 덕에 실시간 야유는 피할 수 있었다.
…잠깐, 맞다.
‘대체 VTIC을 어떻게 이긴 거지?’
하지만 프롬프터에선 이미 점수 부분이 사라졌고, 대신 앵콜이 시작되기 직전이었다.
“네~”
슬슬 엔딩 멘트를 치기 위해 MC들이 마이크를 들고나왔다. 마무리하겠다는 뜻이다.
그 잠깐 사이, 어느새 마이크를 잡은 차유진이 눈을 번쩍이며 소감을 한마디 외쳤다.
“주주님? 감사합니다!”
“컥.”
방송사고였다.
황급히 차유진을 진압하는 멤버들의 앞에서, MC들은 꿋꿋이 엔딩 멘트를 마쳤다.
“하하, 유행가가 듣고 싶을 땐?”
“생방송 인기뮤직!”
“다음 주에도 들으러 와~”
그리고 ‘마법소년’의 전주가 흘러나오기 시작했다.
멤버들은 물음표가 가득한 차유진에게 여러 가지 눈짓을 보낸 뒤에야 놈을 놓아주었다.
나는 간신히 노래를 시작했다.
“……내일, 만난 너를 오늘 내일 생각해….”
기분 탓인지, 오르골 소리가 첫 예능 선공개 동영상 때처럼 유난히 뚱땅거리는 것처럼 들렸다…….
내가 가사까지 틀렸다는 것은 깨달은 건 이날 저녁 앵콜 영상을 확인한 후였다.
대환장 파티가 따로 없었다.
* * *
“알았지? 앞으로 방송에서 무슨 말 할 거면 꼭 형들한테 먼저 물어보고 말하는 거야!”
“네…….”
차유진은 매니저에게 삼십 분간 잔소리를 듣고 풀이 죽었다. 하지만 그러면서도 힐끔힐끔 트로피를 보는 것이, 마음은 콩밭에 가 있는 것 같았다.
‘더 말해봤자 소용없겠군.’
반성하는 것 같긴 하니 슬슬 할 일이나 해야겠다. 나는 한숨을 참고 말을 걸었다.
“형, 얘도 사진은 찍어야 할 것 같은데요.”
“…그래. 가봐.”
“네!”
차유진은 얼른 달려와서 트로피를 아기 사자 자랑하는 개코원숭이 마냥 들어 올리려 했다.
나는 차유진을 막았다.
“트로피 안고 고개 숙여.”
“네?”
“반성해야지.”
“예…….”
차유진은 순순히 시무룩한 얼굴로 트로피를 내렸다.
사진 구도 잘 나오겠군. 나는 몇 장 찍은 후에 SNS 업로드를 준비하던 큰세진에게 사진을 보냈다.
“추신으로 반성 중이라고 달아둬.”
“오케이~ …음, 근데 그럴 필요 없어 보이기도 하고?”
“…?”
“이거 봐.”
나는 큰세진이 내미는 스마트폰 화면의 SNS 인기글을 확인했다.
========================
[테스타가 기념비적인 첫 공중파 1위를 했는데 아직 팬덤 이름도 안 정해진 거 실화냐?ㅋㅋㅋ 이건 차고영이 당근을 흔든 거라고 봐야 한다]
========================
“…….”
“분위기 괜찮아.”
“잠시만.”
나는 큰세진에게 스마트폰을 넘겨받고 자세하게 검색을 시작했다.
그리고 커뮤니티 최신 인기글 1위에서 해답을 찾았다.
[테스타 1위 대소동ㅋㅋ(feat. 벗어나지 못한 서바이벌의 굴레)]
클릭하니, 직전 앵콜 영상이 벌써 자막을 달고 올라와 있었다.
그새 온갖 자막으로 효과를 넣어놔서, 넋 나가고 당황한 멤버들의 모습이 배로 웃기게 표현되었다.
…참고로 나는, 김래빈의 도움을 회피하는 것이 ‘시선을 외면하는 로봇 밈’과 합성되었고, 마지막에 가사를 틀리는 것이 원 무대와 교차 편집되며 수없이 많은 ‘ㅋ’ 자막을 받았다.
[테스타의 첫 1위 수상은 흑역사가 된다.]
참고로 이게 제목이다.
‘미치겠네.’
어쨌든, 바로 여기서 차유진의 예의 ‘주주 발언’이 폭소 하이라이트처럼 편집되어 올라와 있었다.
[주주님? 감사합니다!]
[!!!!!]
자막으로 붙은 것은 ‘떨어지지 않는 아주사 망령’이다.
“…….”
동영상 하단, 폭소하고 축하하는 댓글들 사이로 아주사 망령을 때려잡고 싶다는 팬들의 울분이 간헐적으로 튀어나왔다.
-우리 애들 데뷔하고 1위도 했는데 왜 아직도 팬들 부를 명칭이 주주님 밖에 없어ㅠㅠ
-안 그래도 돌이고 팬이고 전부 아주사 PTSD에 시달리는데 소속사 일 안 하냐고요ㅠㅠㅠㅠ
-나도 애들한테 ‘사랑합니다 ()’<- 여기에 팬 이름 넣어서 듣고 싶다… 애들이 팬 이름으로 주접 떠는 거 재밌겠지…?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SNS나 커뮤니티에 최근 업로드된 의견들은 한 걸음 더 나아가기 시작했다.
-ㅋㅋ응원봉도 팬 컬러도 안 나왔지? 완전 주먹구구식 운영 아니야? 솔직히 한 달 내로 컴백 때부터 쎄했는데 애들 데뷔 지장 있을까 봐 말 안 한 거지ㅋㅋㅋㅋ
-애들 예능 추가 스케줄도 없고 행사나 돌리고 X발 차라리 콘서트를 하라고요 이 정도 규모 남돌이면 그게 더 돈 되는데 그것도 모르고ㅋㅋㅋㅋ
-생각해보니까 1위 곡 컨셉도 애들이 잡았잖아. 그리고 PPT 발표를 문대가 했음. 근데 이렇게 시작해서 한 달 안에 제작했다는 게 뜨악한 점 아냐? 대체 애들을 얼마나 갈아 넣은 거야?
“……음.”
얼결에 다들 진실에 접근 중이셨군.
데뷔 못 하면 죽는 병 걸림 82화
위튜브 알고리즘.
대체 어떤 기준인지는 정확히 알 수 없지만, 어쨌든 추천 동영상을 띄워주는 동영상 알고리즘이다.
그리고 테스타가 출연한 의 선공개 영상은… 알 수 없는 이유로 이 알고리즘의 선택을 받았다.
가장 먼저 등장한 것은 해외 Prank 유머 동영상들의 연관 추천이었다.
이 사람들은 오랜만에 등장한 한국의 전문 깜짝카메라 예능에 놀라며 신나게 클릭했다.
-ㅋㅋㅋ우리 나라도 다시 이런 거 만드냐? 개조아
-유명한 놈들 많이 나와서 다 자지러지고 갔으면 좋겠다 그냥 내 페티쉬임
└ㅋㅋㅋㅋㅋㅋㅋ유명인 리액션 꿀잼이자너~
-제 발 흥 해ㅠㅠ 나 이제 힐링 예능 지겹단 말이야ㅠㅠ
다음은 각종 TVC 예능 클립들의 밑에 등장했다. 감성이 비슷한 탓에 유입이 더 많아졌다.
-와 TVC 새 예능인가요?ㅋㅋㅋㅋ테스타 귀여워!!
-우리 테스타 토크쇼하고 힐링 여행도 나와야 하는데… 나와서 지들끼리 화목한 모습 과시해서 빠들 미치게 해줘야 함ㅠㅠ 아 TVC 뭐하냐 빨리 섭외 안 하고~~
-아주사 애들이네 캬 그때 제정신 아니었는데 추억이 새록새록 떠오른다… 핵불닭맛 그립다 본방 봐야징
마지막은… 희한하게도, 동물 동영상으로부터 유입이 발생했다.
썸네일에 잡힌 현수막의 괴상한 조류프린트들이 Al에 의해 동물로 분류되었기 때문이다.
예상하지 못한 저세상 감성의 썸네일에 당황하며 클릭한 사람들이 즐비했다.
-? 왜 이런 흉물이 귀염뽀짝 댕댕쓰 동영상에 추천으로 뜨냐고 욕 박으러 왔는데
재밌네…ㅎ
└ㅋㅋㅋㅋㅋㅋㅋㅋㅋ
└헐 나랑 똑같이 생각한 사람 있어ㅋㅋ
-설마 저 조류새끼 때문에 문조 물 먹는 동영상에 연관으로 뜬 걸까요? 어처구니없는데 웃기긴 해서… 자존심 상해라ㅋㅋ
-여기 출연진들 다 사전 섭외된 거죠?ㅠㅠ 넘 놀란 것 같아서 걱정되네요
덕분에 2화 선공개는 끝도 모르고 조회수가 급상승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이 과정에서, 정신 나간 센스의 동영상과 딱 맞는 BGM이 덩달아 주목받기 시작했다.
바로 테스타의 ‘마법소년’ 변조 버전이었다.
-이거 브금이 꼭 뚠뚠한 고양이가 뒷발로 뚱땅 거리는 소리 같다 정신 혼미해짐
└ㅋㅋㅋㅋㅋㅋㅋㅋ비유 보소
└맞아 딱 이 느낌이얔ㅋㅋㅋㅋ
-BGM 뭔지 아는 분?
└테스타 ? 마법소년입니다~ 여기 출연한 아이돌 최신곡이래요!
└아하 감사합니다~
-헐 아이돌 노래?ㅋㅋㅋ 얘네 컨셉 병맛인가요?ㅋㅋㅋㅋ
└아니에요 원곡은 멋진 곡이라구욧!ㅠㅠ (뮤비 링크)
└오 보고 왔는데 멋있네요?
└저 곡을 이렇게 바꾸다니ㅋㅋㅋ
그리고 다시 연관 동영상의 굴레로 ‘마법소년’ MV까지 사람들이 유입되었다.
-알고리즘에게 간택 받아서 오신 분?ㅋㅋ
-난 분명 철새용 분수대 설치 영상을 보고 있었는데 정신 차리니 남자아이돌 뮤직비디오에 와 있다. 정신이 혼미해진다.
-넘 귀여우시던데 뮤비도 넘 멋지네요! 좋아요 누르고 갑니다♡
-헐 요새 아이돌들 이런 곡 하는구나 졸업하고 관심없어서 몰랐음… 노래 좋네
-팬분들 아주사 재밌나요? 급 궁금해짐
└이 친구들이 데뷔한다는 것을 반드시 기억하고 보세요
└재밌는데 열받고 눈물 나고 모니터 부수고 싶어지실 거예요. 추천!
└????
이 일련의 과정은 의외의 나비효과를 불러왔다.
아이돌이나 최신 가요에 관심이 없던 부류의 사람들이 곡에 관심을 가지는 계기가 된 것이다.
결론적으로, 음원 차트에서 약간의 유의미한 상승을 가져왔다.
6~8위권에서 오르락내리락 정체 중이던 ‘마법소년’이 살짝 약진했다.
그리고 좋은 곡은 일단 기세를 타면 상승세가 빨라지기 마련이었다.
일단 5위 안 최상위권에 노출되면, 편견이 있더라도 ‘한번 듣기를 시도해 보는’ 사람들이 확 늘어나기 때문이다.
그 결과.
다음 날인 화요일. ‘마법소년’은 다시 두 계단 등수가 상승한다.
참고로, 며칠 전 VTIC은 장기집권 끝에 음원 강자인 래퍼에게 1위를 내주었다.
안 그래도 미친 듯이 스트리밍을 돌리던 테스타의 팬들 사이에서는 이런 생각이 들기 시작했다.
‘혹시?’
‘설마?’
그리고 언제나 그랬듯이, 설마가 사람을 잡았다.
* * *
음악방송 3주 차도 슬슬 끝나간다.
“와아아아!!”
마이크가 꺼졌으니 들리진 않겠지만, 멤버들은 입 모양만으로라도 인사를 하고 손을 흔들며 무대 뒤로 뛰어갔다.
색색의 응원봉이 아래에서 흔들렸다.
“재, 재밌었어…!”
“오늘 의상도 근사하고 신도 편해서 정말 좋았습니다!”
화려한 귀금속 장식띠가 달린 하복 의상을 털며 김래빈이 외치자, 화기애애한 웃음이 터졌다.
“하하!”
“그치!”
무슨 말을 해도 웃겠다는 기세였다. 땀 맺힌 얼굴들이 싱글벙글이다. 차유진이 한마디 거든다.
“1위 해서 좋아요!”
그렇다. 드디어 1위를 했다.
‘물론 공중파는 아니지만.’
이번 주 Tnet의 음악방송인 ‘뮤직밤’에서 1위를 한 것이다.
아쉽냐고? 솔직히 그렇다. 이번 주 금요일에 또 대형가수가 컴백해서 이번 활동으로 1위 할 기회는 다 물 건너간 판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음, 뮤직밤에서 1위는 크게 공신력이 있는 편은 아니다.
‘…솔직히 편애지.’
확인해 보니 방송 점수로 밀었더라고.
어쨌든, 좋다는데 분위기 망칠 필요도 없으니, 박수나 치고 고개나 끄덕이자.
잠도 못 자고 활동하는데 이런 성취감이라도 있어야겠지.
심지어 이세진도 한마디를 얹었다.
“…결방만 아니었으면 더 좋았을 텐데.”
“그, 그래도 트로피, 받았으니까요!”
“그래. 우리 이번 활동으로 트로피 받고 가네!”
류청우가 웃으며 기지개를 켰다.
한 주를 잘 마무리했다는 후련함을 느끼는 것 같다.?
그리고 잠시 뒤.
“7월 첫째 주, 인기뮤직 1위는… 네, 축하드립니다! 테스타의 마법소년!”
“……?”
갑자기 트로피가 하나 더 생겼다.
“……??”
혼란에 빠진 멤버들의 앞으로 무대 폭죽이 터졌다.
타다닥! 펑!
MC가 부산하게 꽃다발과 트로피를 안겨주는 것을 받으면서도 누구 하나 정신 차린 놈이 없었다.
참고로 그 안에 나도 포함되어 있다.
‘이게 대체 무슨 상황이지?’
게다가 하필, 마이크를 받은 놈은 김래빈이었다.
“어…… 감사합니다…….”
아무것도 준비한 것이 없어 넋이 나간 김래빈이 도움을 요청하는 눈으로 주변을 두리번거리다가 나와 눈이 마주쳤다.
“…….”
‘야, 나도 안 되겠는데.’
미안한데 나도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모르겠다. 갑작스러운 돌연사 탈출 상황에 당황해서 잠깐 머리가 멈췄다.
다행히 두 번째 마이크는 정상적으로 리더에게 돌아갔다… 고 생각했는데.
“…감사합니다. 저희가, 예상하지 못한 1위라서… 우선 팬분들께 감사합니다. 그리고 함께 일해주시는, 직원분들께 감사하고…….”
류청우는 침착하게 거론할 사람들 다 거론하다가 갑자기 눈물을 주르륵 쏟기 시작했다. 현실감이 돌아온 모양이었다.
‘돌겠네.’
솔직히 울 만했다. 그동안 류청우가 애들 챙기느라 거의… 매니저 반 인분은 한 것 같다.
다행히 김래빈에게 마이크를 받은 큰세진이 열심히 뒷말을 이었다.
“곽신균 본부장님, 김혜정 팀장님. 또 이 앨범 함께 만들어주신 모든 분께 정말로 감사드립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팬분들 정말 사랑해요! 저희 진짜 예상 못 했는데… 과분한 1위 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아아아악!!”
“축하해!”
다행히 무대 밑에서 격렬한 반응이 돌아왔다. VTIC이 3주간 국내 활동을 마치고 이번 주는 나오지 않은 덕에 실시간 야유는 피할 수 있었다.
…잠깐, 맞다.
‘대체 VTIC을 어떻게 이긴 거지?’
하지만 프롬프터에선 이미 점수 부분이 사라졌고, 대신 앵콜이 시작되기 직전이었다.
“네~”
슬슬 엔딩 멘트를 치기 위해 MC들이 마이크를 들고나왔다. 마무리하겠다는 뜻이다.
그 잠깐 사이, 어느새 마이크를 잡은 차유진이 눈을 번쩍이며 소감을 한마디 외쳤다.
“주주님? 감사합니다!”
“컥.”
방송사고였다.
황급히 차유진을 진압하는 멤버들의 앞에서, MC들은 꿋꿋이 엔딩 멘트를 마쳤다.
“하하, 유행가가 듣고 싶을 땐?”
“생방송 인기뮤직!”
“다음 주에도 들으러 와~”
그리고 ‘마법소년’의 전주가 흘러나오기 시작했다.
멤버들은 물음표가 가득한 차유진에게 여러 가지 눈짓을 보낸 뒤에야 놈을 놓아주었다.
나는 간신히 노래를 시작했다.
“……내일, 만난 너를 오늘 내일 생각해….”
기분 탓인지, 오르골 소리가 첫 예능 선공개 동영상 때처럼 유난히 뚱땅거리는 것처럼 들렸다…….
내가 가사까지 틀렸다는 것은 깨달은 건 이날 저녁 앵콜 영상을 확인한 후였다.
대환장 파티가 따로 없었다.
* * *
“알았지? 앞으로 방송에서 무슨 말 할 거면 꼭 형들한테 먼저 물어보고 말하는 거야!”
“네…….”
차유진은 매니저에게 삼십 분간 잔소리를 듣고 풀이 죽었다. 하지만 그러면서도 힐끔힐끔 트로피를 보는 것이, 마음은 콩밭에 가 있는 것 같았다.
‘더 말해봤자 소용없겠군.’
반성하는 것 같긴 하니 슬슬 할 일이나 해야겠다. 나는 한숨을 참고 말을 걸었다.
“형, 얘도 사진은 찍어야 할 것 같은데요.”
“…그래. 가봐.”
“네!”
차유진은 얼른 달려와서 트로피를 아기 사자 자랑하는 개코원숭이 마냥 들어 올리려 했다.
나는 차유진을 막았다.
“트로피 안고 고개 숙여.”
“네?”
“반성해야지.”
“예…….”
차유진은 순순히 시무룩한 얼굴로 트로피를 내렸다.
사진 구도 잘 나오겠군. 나는 몇 장 찍은 후에 SNS 업로드를 준비하던 큰세진에게 사진을 보냈다.
“추신으로 반성 중이라고 달아둬.”
“오케이~ …음, 근데 그럴 필요 없어 보이기도 하고?”
“…?”
“이거 봐.”
나는 큰세진이 내미는 스마트폰 화면의 SNS 인기글을 확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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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분위기 괜찮아.”
“잠시만.”
나는 큰세진에게 스마트폰을 넘겨받고 자세하게 검색을 시작했다.
그리고 커뮤니티 최신 인기글 1위에서 해답을 찾았다.
클릭하니, 직전 앵콜 영상이 벌써 자막을 달고 올라와 있었다.
그새 온갖 자막으로 효과를 넣어놔서, 넋 나가고 당황한 멤버들의 모습이 배로 웃기게 표현되었다.
…참고로 나는, 김래빈의 도움을 회피하는 것이 ‘시선을 외면하는 로봇 밈’과 합성되었고, 마지막에 가사를 틀리는 것이 원 무대와 교차 편집되며 수없이 많은 ‘ㅋ’ 자막을 받았다.
참고로 이게 제목이다.
‘미치겠네.’
어쨌든, 바로 여기서 차유진의 예의 ‘주주 발언’이 폭소 하이라이트처럼 편집되어 올라와 있었다.
자막으로 붙은 것은 ‘떨어지지 않는 아주사 망령’이다.
“…….”
동영상 하단, 폭소하고 축하하는 댓글들 사이로 아주사 망령을 때려잡고 싶다는 팬들의 울분이 간헐적으로 튀어나왔다.
-우리 애들 데뷔하고 1위도 했는데 왜 아직도 팬들 부를 명칭이 주주님 밖에 없어ㅠㅠ
-안 그래도 돌이고 팬이고 전부 아주사 PTSD에 시달리는데 소속사 일 안 하냐고요ㅠㅠㅠㅠ
-나도 애들한테 ‘사랑합니다 ()’<- 여기에 팬 이름 넣어서 듣고 싶다… 애들이 팬 이름으로 주접 떠는 거 재밌겠지…?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SNS나 커뮤니티에 최근 업로드된 의견들은 한 걸음 더 나아가기 시작했다.
-ㅋㅋ응원봉도 팬 컬러도 안 나왔지? 완전 주먹구구식 운영 아니야? 솔직히 한 달 내로 컴백 때부터 쎄했는데 애들 데뷔 지장 있을까 봐 말 안 한 거지ㅋㅋㅋㅋ
-애들 예능 추가 스케줄도 없고 행사나 돌리고 X발 차라리 콘서트를 하라고요 이 정도 규모 남돌이면 그게 더 돈 되는데 그것도 모르고ㅋㅋㅋㅋ
-생각해보니까 1위 곡 컨셉도 애들이 잡았잖아. 그리고 PPT 발표를 문대가 했음. 근데 이렇게 시작해서 한 달 안에 제작했다는 게 뜨악한 점 아냐? 대체 애들을 얼마나 갈아 넣은 거야?
“……음.”
얼결에 다들 진실에 접근 중이셨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