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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a Mắt Hay Ra Đi Raw - C74

A- A+

데뷔 못 하면 죽는 병 걸림 74화
테스타의 음원 차트 선전은 엄청난 파란을 불러일으켰다.
========================
[테스타 24Hits 진입 순위 (1시간)]
: Hi-five 85위, 마법소년 88위
차트 개편 이후 남돌 최고 진입 순위 갱신
한 곡은 VTIC보다도 높음ㄷㄷㄷ
========================
-도랐다
-와 아주사 무섭네
-남돌 3대장 라인에 테스타 넣어야겠는데?ㅋㅋㅋㅋ 퇴물 다 된 티홀릭을 빼자
└이 새끼 테스타 팬 아닙니다. 분탕 종자 신고 부탁드립니다.
└신고 완료~
-이럴 줄 알았음 티저부터 화력 미쳤던데ㅋㅋ
-음판 오늘 하루 만에 25만장 팔았다며 예약 기간도 짧았으면서 ㄹㅇ 데뷔하자마자 어나더 클라스 오졌다
-와 성적충 붙겠는데? 일단 내가 붙음ㅇㅇ
└ㅋㅋㅋㅋㅋㅋㅋ진짜 대리뽕 찬다
가뜩이나 국내에서 인지도가 높을 대로 높아진 상태였다.
를 한 번이라도 시청했던 사람들이 한마디씩 얹어대는 통에 난리도 아니었다.
게다가 경쟁 구도가 만들어지자, VTIC 팬들의 반응도 확 싸늘해졌다.
-데뷔 앨범 진입이 순위 갱신ㅋㅋㅋ 방송사들 생태계 교란 정말 심하다
-수치를 봐야지 딱 봐도 빈집털이잖아
└안타깝게도 지금 음원 박터지는 중임ㅋㅋ 차라리 한 달 전에 나왔으면 70위권도 노려볼 만했다
└뇌피셜 지리네ㅋㅋ아 테스타빠들은 여러 의미로 수치를 모른다~
-지금을 즐겨두세요~ 다음 앨범이면 아주사 뽕 다 빠질 테니까ㅠㅠ 커리어하이 데뷔 앨범에서 끝날 텐데~
└브이틱팬들 넹글 돌아버렸쥬?ㅋㅋㅋ
└추하다 티카야
-오디션 프로그램 동안 다들 한 번씩 논란 있던 것 같은데, 이렇게 듣는 사람이 많다니 신기하네…
신나서 장작을 넣어대며 이간질을 해대는 악성 누리꾼들 덕에, 팬덤 간 분위기는 살얼음처럼 얼어붙고 있었다.
하지만 별개로 아이돌에 적당히 흥미만 있던 사람들은 굉장히 재밌어했다.
-와 그럼 이번 주에 브이틱, 테스타 음방에서 같이 보겠네
-꿀잼 예약ㅋㅋㅋ
-이대로면 담주에 테스타 1위하는 거 아냐?
└모름 VTIC 초동 기간 오늘까지였는데 오늘 한 18만장 터졌어
└히익 거기도 단위 미쳤다
└테스타 무대가 방송 타고 음원이 얼마나 올라오느냐가 관건일 듯?
└오호 테스타 예능 스케줄 많이 잡아야겠네ㅋㅋㅋ
테스타는 다음 날 일간 차트에 ‘Hi-five’를 17위, ‘마법소년’을 19위로 올렸다.
말도 안 되게 빠른 속도였지만, 당연히 VTIC만큼은 아니었다.
-테스타 미쳤는데?
-VTIC은 천상계니까 논외고ㅋㅋ 솔직히 신인 남돌이 음원 차트에서 저러는 게 안 믿기는 정도임
-저 순위 안 떨어지고 유지만 해도 대박이야
다들 적당히 놀라고, 적당히 기대를 충족했다.
그렇게 목요일이 왔다.
테스타의 첫 음악방송 사전녹화 날이었다.
* * *
“너무 졸려요.”
“그러게.”
차유진의 말에 진심으로 공감하는 날이 올 줄은 몰랐다.
‘새벽부터 하는 건 알고 있었지. 근데 준비 시간을 생각 못 했군.’
새벽 4시 30분에 음악방송 사전녹화가 시작된다 치자. 그러면 늦어도 4시에는 방송국에서 대기하고 있어야 한다. 그럼 샵에는 그보다 몇 시간 전에 가야 하고…….
한마디로 야간 노동이었다.
‘우리야 계속 실내에서 이동한다만, 이걸 보러오는 사람들은 어쩌냐.’
지원해서 추첨으로 뽑는다고는 하지만, 솔직히 이 시간대에 사람 부를 거면 시급이라도 줘야 하는 게 아닌가 싶다.
그나마 날이 안 추운 게 다행이었다. 기다리면서 감기 걸리는 사람은 없을 테니까.
“잘래요…….”
차유진은 대기실에 들어가자마자 소파에 뻗었다.
“깨, 깨워야 할까? 모, 목소리 자다 일어나면, 잘 안 나올 텐데…….”
“쟤 매번 저러고 살았는데 잘만 했습니다. 신경 써주지 마세요.”
“그, 그렇구나.”
김래빈의 단호한 말에 선아현이 손을 도로 모았다. 얼굴이 창백했다.
잠을 못 자서라기보단 긴장한 것처럼 보였다.
“…잠시만.”
“으응?”
나는 가지고 다니던 작은 가방을 뒤져서 사탕 한 묶음을 선아현에게 던져줬다.
포도당 캔디였다.
“좀 먹어둬. 피곤할 때 좋더라.”
“어, 어어…….”
“헐, 문대 나도!”
스마트폰을 들여다보던 큰세진이 냉큼 선아현의 사탕을 하나 빼가려다가, 의외로 선아현에게 제지당했다.
“자, 자, 잘 먹을게!”
“아니, 아현이가…!”
“…….”
나는 말없이 가방에서 캔디를 더 꺼내서 던져줬다. 큰세진이 희희낙락 받아갔다.
“오, 고마워!”
‘…뭐든 간에 한 서너 배는 사야지, 먹고 싶은 만큼 먹겠군.’
가뜩이나 재정 상황이 아직 좋지 않은데, 바람직한 현상은 아니었다.
그때, 문밖에서 매니저와 류청우가 카메라와 함께 들어왔다.
‘또 리얼리티용인가.’
이번 음악방송이 Tnet이라 쉽게 출입하는 모양이었다.
매니저는 활짝 웃으며 손을 흔들었다. 류청우가 미소 지은 채 말했다.
“얘들아, 팬분들이 도시락 보내주셨어!”
“헉!”
“…도시락!”
자던 차유진이 벌떡 일어났다. 정말 놀랍다.
대기실 안으로 들어온 도시락 박스들은 휘황찬란했다.
‘5단 도시락이라는 걸 실물로 볼 줄이야.’
나는 칸칸이 요리가 든 도시락을 분해하며 약간 당황스러워졌다.?
원래 도시락이라는 게, 평범한 식사보다는 못한… 좀 한 끼 때우는 느낌이었는데.
도시락 상자 제일 위에는 스티커가 붙어 있었다.
[테스타의 데뷔가]
[마법이다♡]
밑에는 간단하게 ‘테스타 팬 일동’ 정도만 적혀있었다.
“…….”
아마 여러 개인 팬 커뮤니티가 합동으로 준비한 것 같았다. 그룹 첫 데뷔 무대니, 괜히 이름 나눠서 하느니 같이 보낸 거겠지.
멤버를 생각한 섬세한 배려심이었다.
“사진을 찍자.”
“일단 이대로 한 컷 찍고 개봉해서 한 번 더 찍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아주 훌륭한 아이디어야. 빨리 사진 잘 찍는 문대가 찍어주면 되겠다.”
“그래.”
“오?”
나는 군말 없이 폰으로 각도와 초점을 맞춰서 몇 컷을 찍었다. 그리고 명도와 채도를 조절해 바로 색감을 보정 했다.
“진짜 잘 찍었다.”
“소, 손재주가 좋은 것 같아…!”
“고맙다. 이거 업로드하려는데 괜찮을까.”
“어?”
사실 멤버들에게 물었지만, 매니저가 들으라고 한 소리다.
이세진이 글을 올린 후로 아직 사적으로 특별히 뭘 올린 적이 없기 때문이다. 스포일러의 문제도 있고 분위기의 문제도 있어서였다.
슬슬 운영해도 괜찮겠다 싶었는데, 다행히 매니저도 선선히 오케이 제스처를 보냈다.
멤버들도 힐끔 그 제스처를 확인하고 이야기를 진행했다.
“당연히 괜찮지~”
“문대가 좋은 생각했네.”
“이제 먹어요?”
차유진의 간절한 질문은 암묵적으로 무시당했다.
대신 김래빈이 진지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이걸 시작으로 여러 소식을 자주 업로드를 하면 좋겠습니다.”
“……그렇지.”
근데 너는… 웬만하면 검사받고 올려라.
“사랑해는 꼭 넣자.”
“자, 잘못하면 도시락 주셔서 사랑한다고 하는 것처럼 보이지 않을까…?”
“헉.”
멤버들은 내가 사진을 편집할 동안, 열심히 문구를 작성하기 시작했다.
“180자 제한이 있네. 신중하게 잘 고르자.”
“넵!”
그래서 완성된 문구는 다음과 같았다.
========================
[테스타(TeSTAR)의 계정입니다!]
: 테스타 첫 음악방송 녹화 대기 중! 도시락 정말 감사합니다! 먹고 힘내서 멋지게 무대 해내겠습니다. 저희 열심히 준비한 만큼 보여드리고 싶은 게 정말 많아요! 기다려주신 여러분, 정말 감사하고 사랑합니다ㅠㅠ 우리 오래오래 봐요♡ (사진) (사진) (사진)
========================
“좋아! 업로드했다!”
멤버들이 뿌듯해하는 가운데, 희미한 미소와 함께 그것을 보던 류청우가 갑자기 당황한 표정을 지었다.
“……?”
“잠깐, 지금 몇 시지?”
“…!”
…3시 50분.
꼭두새벽이다.
선아현이 새파랗게 질렸다.
“우, 우리 지금, 새, 새벽에 알림을.”
“삭제… 삭제하면 알림 안 가나?”
“당연히 갔을 겁니다…….”
“…….”
분위기가 숙연해졌다.
물론 새벽에 글을 올리는 아이돌도 많다지만, 이 경우 한 달 만에 올리는 그룹 소식을 새벽 톡처럼 보내 버렸다는 것이 문제였다.
도시락을 보며 슬픈 표정을 짓던 차유진이 물었다.
“왜요?”
“새벽에 알림이 가면 민폐잖아.”
“아하.”
차유진이 해맑게 말했다.
“사과해요!”
“…!”
잠시 뒤. 테스타의 계정에 새 글 알림이 한 번 더 떴다.
========================
[테스타(TeSTAR)의 계정입니다!]
: 새벽에 갑자기 글 올려서 죄송합니다ㅠㅠ 저희가 시간 감각이 없어져서 이런 일이… 다음에는 꼭 낮에 찾아오겠습니다! (사진)
========================
첨부된 추가 사진은 다 같이 고개를 숙인 테스타의 대기실 모습이었다.
나는 위화감을 느꼈다.
“…잠깐만요.”
“음?”
“저희 의상 스포한 거 같은데.”
“…!!”
…다행히 제작진에게 양해를 구할 수 있었다.
하지만 사녹 직전에 뜻밖의 간탈출을 경험한 멤버들의 얼굴은 해쓱해졌다.
“…앞으로 SNS는, 최소한 30분은 고민해 본 후에 올리는 걸로 하자.”
“예…….”
그 대환장 잔치가 끝나고 나니 녹화 시간이 코앞이었다.
“이제 빨리 도시락 먹어요!”
“시간 없어, 끝나고 먹자.”
“오우…….”
차유진은 상심했다.
우리는 도시락에 동봉된 비타민 음료만 하나씩 챙겨 마시고, 바로 무대로 향했다.
“와아아아!!”
밤부터 줄을 서며 기다려준 200여 명의 사람들이 환호를 보내줬다.
참고로 우리가 아직 무대로 올라간 상황도 아니다. 단지 스테이지 옆에서 왔다 갔다 했을 뿐이었다.
큰세진이 진지하게 말했다.
“괜히 밥 먹었냐 같은 질문은 하지 맙시다. 이 새벽에 왠지 우리만 도시락 먹고 약 올리는 것 같잖아요.”
지금이 새벽이라는 것을 방금 전 사건으로 완전히 깨달은 멤버들이 열심히 고개를 끄덕였다.
차유진만 빼고.
“하지만 못 먹었는데…….”
“끝나면 바로 먹자.”
“…예압.”
류청우가 가볍게 상황을 제압했다.
“올라가실 게요~!”
“넵~”
멤버들이 스탭의 지시에 따라서 무대로 올라갔다.
세트가 대단했다. MV의 부서진 학교 세트를 핵심만 옮겨놓은 모양새에, 보랏빛 LED에 비눗방울 효과까지 제대로였다.
‘돈 좀 썼군.’
하지만 세트를 심도 있게 둘러볼 시간은 없었다. 앞에서 몇백 명이 보고 있기 때문이다.
“저희 첫 녹화 무대입니다. 여러분, 잘 부탁드립니다.”
“잘 부탁드립니다~”
류청우의 선창에 따라서 멤버들이 인사하자, 밑에서 들리던 환호에 비명과 인사가 섞였다.
“혹시 테스타에게 바라시는 점 있으면….”
“글 자주 올려줘!”
“아, 글이요.”
아까 SNS에 올린 글은 다 체크 했는지, 무대 아래에서 폭발적으로 웃음이 터져 나왔다. 덕분에 류청우도 그만 웃어버렸다.
“자주 올리겠습니다. 새벽에는 말고요.”
“오늘 바로 올릴게요!”
“자주 올린다는 건 단위가 어떻게…….”
“매일!!”
팬들이 목청껏 외쳤다. 김래빈한테도 안 밀리는군. 대단하다.
이렇게 무대 가까이서 대화까지 하는 경험은 처음이었기 때문에, 솔직히 소통이 자연스러웠다고는 말 못 하겠다.
하지만 나름대로 풋풋한 맛이 있었다. 신인 시절 잠깐이니, 팬들도 이 분위기를 즐기겠지.
“아, 시작합니다.”
몇 마디 짧게 대화를 나누던 멤버들은 곧 스탭의 사인에 무대에서 포지션을 잡았다.
내가 첫 파트로 가운데서 시작하는 구성이라 앞으로 나오게 됐다.
“문대야!”
나는 잠시 고민하다가, 작게 하트를 만들었다. 그… 소위 말하는 K-하트 말고. 그냥 손하트였다.
“아아악!!”
손발이 터질 것 같았지만, 사람들이 즐거워 보이니 됐다…….
새벽에 다리도 아플 텐데 이런 재미라도 있어야 하지 않겠나.
반응이 좀 가라앉자, 전주가 흘러나왔다.
♬♪♩♪- ♬♪♬♪- ♪♩-
그리고 무대 밑에서 힘찬 목소리들이 들렸다.
‘…응원법이네.’
저걸 내가 듣게 될 줄이야.
-내일 만난 너를
오늘 내내 생각해
“생각해!”
나는 첫 소절에 들어가며 나도 모르게 웃었다.
좀 즐거웠다.

데뷔 못 하면 죽는 병 걸림 74화

테스타의 음원 차트 선전은 엄청난 파란을 불러일으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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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Hi-five 85위, 마법소년 88위

차트 개편 이후 남돌 최고 진입 순위 갱신

한 곡은 VTIC보다도 높음ㄷㄷ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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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랐다

-와 아주사 무섭네

-남돌 3대장 라인에 테스타 넣어야겠는데?ㅋㅋㅋㅋ 퇴물 다 된 티홀릭을 빼자

└이 새끼 테스타 팬 아닙니다. 분탕 종자 신고 부탁드립니다.

└신고 완료~

-이럴 줄 알았음 티저부터 화력 미쳤던데ㅋㅋ

-음판 오늘 하루 만에 25만장 팔았다며 예약 기간도 짧았으면서 ㄹㅇ 데뷔하자마자 어나더 클라스 오졌다

-와 성적충 붙겠는데? 일단 내가 붙음ㅇㅇ

└ㅋㅋㅋㅋㅋㅋㅋ진짜 대리뽕 찬다

가뜩이나 국내에서 인지도가 높을 대로 높아진 상태였다.

를 한 번이라도 시청했던 사람들이 한마디씩 얹어대는 통에 난리도 아니었다.

게다가 경쟁 구도가 만들어지자, VTIC 팬들의 반응도 확 싸늘해졌다.

-데뷔 앨범 진입이 순위 갱신ㅋㅋㅋ 방송사들 생태계 교란 정말 심하다

-수치를 봐야지 딱 봐도 빈집털이잖아

└안타깝게도 지금 음원 박터지는 중임ㅋㅋ 차라리 한 달 전에 나왔으면 70위권도 노려볼 만했다

└뇌피셜 지리네ㅋㅋ아 테스타빠들은 여러 의미로 수치를 모른다~

-지금을 즐겨두세요~ 다음 앨범이면 아주사 뽕 다 빠질 테니까ㅠㅠ 커리어하이 데뷔 앨범에서 끝날 텐데~

└브이틱팬들 넹글 돌아버렸쥬?ㅋㅋㅋ

└추하다 티카야

-오디션 프로그램 동안 다들 한 번씩 논란 있던 것 같은데, 이렇게 듣는 사람이 많다니 신기하네…

신나서 장작을 넣어대며 이간질을 해대는 악성 누리꾼들 덕에, 팬덤 간 분위기는 살얼음처럼 얼어붙고 있었다.

하지만 별개로 아이돌에 적당히 흥미만 있던 사람들은 굉장히 재밌어했다.

-와 그럼 이번 주에 브이틱, 테스타 음방에서 같이 보겠네

-꿀잼 예약ㅋㅋㅋ

-이대로면 담주에 테스타 1위하는 거 아냐?

└모름 VTIC 초동 기간 오늘까지였는데 오늘 한 18만장 터졌어

└히익 거기도 단위 미쳤다

└테스타 무대가 방송 타고 음원이 얼마나 올라오느냐가 관건일 듯?

└오호 테스타 예능 스케줄 많이 잡아야겠네ㅋㅋㅋ

테스타는 다음 날 일간 차트에 ‘Hi-five’를 17위, ‘마법소년’을 19위로 올렸다.

말도 안 되게 빠른 속도였지만, 당연히 VTIC만큼은 아니었다.

-테스타 미쳤는데?

-VTIC은 천상계니까 논외고ㅋㅋ 솔직히 신인 남돌이 음원 차트에서 저러는 게 안 믿기는 정도임

-저 순위 안 떨어지고 유지만 해도 대박이야

다들 적당히 놀라고, 적당히 기대를 충족했다.

그렇게 목요일이 왔다.

테스타의 첫 음악방송 사전녹화 날이었다.

* * *

“너무 졸려요.”

“그러게.”

차유진의 말에 진심으로 공감하는 날이 올 줄은 몰랐다.

‘새벽부터 하는 건 알고 있었지. 근데 준비 시간을 생각 못 했군.’

새벽 4시 30분에 음악방송 사전녹화가 시작된다 치자. 그러면 늦어도 4시에는 방송국에서 대기하고 있어야 한다. 그럼 샵에는 그보다 몇 시간 전에 가야 하고…….

한마디로 야간 노동이었다.

‘우리야 계속 실내에서 이동한다만, 이걸 보러오는 사람들은 어쩌냐.’

지원해서 추첨으로 뽑는다고는 하지만, 솔직히 이 시간대에 사람 부를 거면 시급이라도 줘야 하는 게 아닌가 싶다.

그나마 날이 안 추운 게 다행이었다. 기다리면서 감기 걸리는 사람은 없을 테니까.

“잘래요…….”

차유진은 대기실에 들어가자마자 소파에 뻗었다.

“깨, 깨워야 할까? 모, 목소리 자다 일어나면, 잘 안 나올 텐데…….”

“쟤 매번 저러고 살았는데 잘만 했습니다. 신경 써주지 마세요.”

“그, 그렇구나.”

김래빈의 단호한 말에 선아현이 손을 도로 모았다. 얼굴이 창백했다.

잠을 못 자서라기보단 긴장한 것처럼 보였다.

“…잠시만.”

“으응?”

나는 가지고 다니던 작은 가방을 뒤져서 사탕 한 묶음을 선아현에게 던져줬다.

포도당 캔디였다.

“좀 먹어둬. 피곤할 때 좋더라.”

“어, 어어…….”

“헐, 문대 나도!”

스마트폰을 들여다보던 큰세진이 냉큼 선아현의 사탕을 하나 빼가려다가, 의외로 선아현에게 제지당했다.

“자, 자, 잘 먹을게!”

“아니, 아현이가…!”

“…….”

나는 말없이 가방에서 캔디를 더 꺼내서 던져줬다. 큰세진이 희희낙락 받아갔다.

“오, 고마워!”

‘…뭐든 간에 한 서너 배는 사야지, 먹고 싶은 만큼 먹겠군.’

가뜩이나 재정 상황이 아직 좋지 않은데, 바람직한 현상은 아니었다.

그때, 문밖에서 매니저와 류청우가 카메라와 함께 들어왔다.

‘또 리얼리티용인가.’

이번 음악방송이 Tnet이라 쉽게 출입하는 모양이었다.

매니저는 활짝 웃으며 손을 흔들었다. 류청우가 미소 지은 채 말했다.

“얘들아, 팬분들이 도시락 보내주셨어!”

“헉!”

“…도시락!”

자던 차유진이 벌떡 일어났다. 정말 놀랍다.

대기실 안으로 들어온 도시락 박스들은 휘황찬란했다.

‘5단 도시락이라는 걸 실물로 볼 줄이야.’

나는 칸칸이 요리가 든 도시락을 분해하며 약간 당황스러워졌다.?

원래 도시락이라는 게, 평범한 식사보다는 못한… 좀 한 끼 때우는 느낌이었는데.

도시락 상자 제일 위에는 스티커가 붙어 있었다.

밑에는 간단하게 ‘테스타 팬 일동’ 정도만 적혀있었다.

“…….”

아마 여러 개인 팬 커뮤니티가 합동으로 준비한 것 같았다. 그룹 첫 데뷔 무대니, 괜히 이름 나눠서 하느니 같이 보낸 거겠지.

멤버를 생각한 섬세한 배려심이었다.

“사진을 찍자.”

“일단 이대로 한 컷 찍고 개봉해서 한 번 더 찍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아주 훌륭한 아이디어야. 빨리 사진 잘 찍는 문대가 찍어주면 되겠다.”

“그래.”

“오?”

나는 군말 없이 폰으로 각도와 초점을 맞춰서 몇 컷을 찍었다. 그리고 명도와 채도를 조절해 바로 색감을 보정 했다.

“진짜 잘 찍었다.”

“소, 손재주가 좋은 것 같아…!”

“고맙다. 이거 업로드하려는데 괜찮을까.”

“어?”

사실 멤버들에게 물었지만, 매니저가 들으라고 한 소리다.

이세진이 글을 올린 후로 아직 사적으로 특별히 뭘 올린 적이 없기 때문이다. 스포일러의 문제도 있고 분위기의 문제도 있어서였다.

슬슬 운영해도 괜찮겠다 싶었는데, 다행히 매니저도 선선히 오케이 제스처를 보냈다.

멤버들도 힐끔 그 제스처를 확인하고 이야기를 진행했다.

“당연히 괜찮지~”

“문대가 좋은 생각했네.”

“이제 먹어요?”

차유진의 간절한 질문은 암묵적으로 무시당했다.

대신 김래빈이 진지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이걸 시작으로 여러 소식을 자주 업로드를 하면 좋겠습니다.”

“……그렇지.”

근데 너는… 웬만하면 검사받고 올려라.

“사랑해는 꼭 넣자.”

“자, 잘못하면 도시락 주셔서 사랑한다고 하는 것처럼 보이지 않을까…?”

“헉.”

멤버들은 내가 사진을 편집할 동안, 열심히 문구를 작성하기 시작했다.

“180자 제한이 있네. 신중하게 잘 고르자.”

“넵!”

그래서 완성된 문구는 다음과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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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테스타 첫 음악방송 녹화 대기 중! 도시락 정말 감사합니다! 먹고 힘내서 멋지게 무대 해내겠습니다. 저희 열심히 준비한 만큼 보여드리고 싶은 게 정말 많아요! 기다려주신 여러분, 정말 감사하고 사랑합니다ㅠㅠ 우리 오래오래 봐요♡ (사진) (사진)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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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아! 업로드했다!”

멤버들이 뿌듯해하는 가운데, 희미한 미소와 함께 그것을 보던 류청우가 갑자기 당황한 표정을 지었다.

“……?”

“잠깐, 지금 몇 시지?”

“…!”

…3시 50분.

꼭두새벽이다.

선아현이 새파랗게 질렸다.

“우, 우리 지금, 새, 새벽에 알림을.”

“삭제… 삭제하면 알림 안 가나?”

“당연히 갔을 겁니다…….”

“…….”

분위기가 숙연해졌다.

물론 새벽에 글을 올리는 아이돌도 많다지만, 이 경우 한 달 만에 올리는 그룹 소식을 새벽 톡처럼 보내 버렸다는 것이 문제였다.

도시락을 보며 슬픈 표정을 짓던 차유진이 물었다.

“왜요?”

“새벽에 알림이 가면 민폐잖아.”

“아하.”

차유진이 해맑게 말했다.

“사과해요!”

“…!”

잠시 뒤. 테스타의 계정에 새 글 알림이 한 번 더 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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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새벽에 갑자기 글 올려서 죄송합니다ㅠㅠ 저희가 시간 감각이 없어져서 이런 일이… 다음에는 꼭 낮에 찾아오겠습니다!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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첨부된 추가 사진은 다 같이 고개를 숙인 테스타의 대기실 모습이었다.

나는 위화감을 느꼈다.

“…잠깐만요.”

“음?”

“저희 의상 스포한 거 같은데.”

“…!!”

…다행히 제작진에게 양해를 구할 수 있었다.

하지만 사녹 직전에 뜻밖의 간탈출을 경험한 멤버들의 얼굴은 해쓱해졌다.

“…앞으로 SNS는, 최소한 30분은 고민해 본 후에 올리는 걸로 하자.”

“예…….”

그 대환장 잔치가 끝나고 나니 녹화 시간이 코앞이었다.

“이제 빨리 도시락 먹어요!”

“시간 없어, 끝나고 먹자.”

“오우…….”

차유진은 상심했다.

우리는 도시락에 동봉된 비타민 음료만 하나씩 챙겨 마시고, 바로 무대로 향했다.

“와아아아!!”

밤부터 줄을 서며 기다려준 200여 명의 사람들이 환호를 보내줬다.

참고로 우리가 아직 무대로 올라간 상황도 아니다. 단지 스테이지 옆에서 왔다 갔다 했을 뿐이었다.

큰세진이 진지하게 말했다.

“괜히 밥 먹었냐 같은 질문은 하지 맙시다. 이 새벽에 왠지 우리만 도시락 먹고 약 올리는 것 같잖아요.”

지금이 새벽이라는 것을 방금 전 사건으로 완전히 깨달은 멤버들이 열심히 고개를 끄덕였다.

차유진만 빼고.

“하지만 못 먹었는데…….”

“끝나면 바로 먹자.”

“…예압.”

류청우가 가볍게 상황을 제압했다.

“올라가실 게요~!”

“넵~”

멤버들이 스탭의 지시에 따라서 무대로 올라갔다.

세트가 대단했다. MV의 부서진 학교 세트를 핵심만 옮겨놓은 모양새에, 보랏빛 LED에 비눗방울 효과까지 제대로였다.

‘돈 좀 썼군.’

하지만 세트를 심도 있게 둘러볼 시간은 없었다. 앞에서 몇백 명이 보고 있기 때문이다.

“저희 첫 녹화 무대입니다. 여러분, 잘 부탁드립니다.”

“잘 부탁드립니다~”

류청우의 선창에 따라서 멤버들이 인사하자, 밑에서 들리던 환호에 비명과 인사가 섞였다.

“혹시 테스타에게 바라시는 점 있으면….”

“글 자주 올려줘!”

“아, 글이요.”

아까 SNS에 올린 글은 다 체크 했는지, 무대 아래에서 폭발적으로 웃음이 터져 나왔다. 덕분에 류청우도 그만 웃어버렸다.

“자주 올리겠습니다. 새벽에는 말고요.”

“오늘 바로 올릴게요!”

“자주 올린다는 건 단위가 어떻게…….”

“매일!!”

팬들이 목청껏 외쳤다. 김래빈한테도 안 밀리는군. 대단하다.

이렇게 무대 가까이서 대화까지 하는 경험은 처음이었기 때문에, 솔직히 소통이 자연스러웠다고는 말 못 하겠다.

하지만 나름대로 풋풋한 맛이 있었다. 신인 시절 잠깐이니, 팬들도 이 분위기를 즐기겠지.

“아, 시작합니다.”

몇 마디 짧게 대화를 나누던 멤버들은 곧 스탭의 사인에 무대에서 포지션을 잡았다.

내가 첫 파트로 가운데서 시작하는 구성이라 앞으로 나오게 됐다.

“문대야!”

나는 잠시 고민하다가, 작게 하트를 만들었다. 그… 소위 말하는 K-하트 말고. 그냥 손하트였다.

“아아악!!”

손발이 터질 것 같았지만, 사람들이 즐거워 보이니 됐다…….

새벽에 다리도 아플 텐데 이런 재미라도 있어야 하지 않겠나.

반응이 좀 가라앉자, 전주가 흘러나왔다.

♬♪♩♪- ♬♪♬♪- ♪♩-

그리고 무대 밑에서 힘찬 목소리들이 들렸다.

‘…응원법이네.’

저걸 내가 듣게 될 줄이야.

-내일 만난 너를

오늘 내내 생각해

“생각해!”

나는 첫 소절에 들어가며 나도 모르게 웃었다.

좀 즐거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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