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ê Truyện Hàn
  • Trang Chủ
  • Truyện Chữ
  • Truyện Tranh
  • Liên Hệ
Đăng Nhập Đăng Ký
  • Trang Chủ
  • Truyện Chữ
  • Truyện Tranh
  • Liên Hệ
Đăng Nhập Đăng Ký

Ra Mắt Hay Ra Đi Raw - C579

A- A+

데뷔 못 하면 죽는 병 걸림 579화
“후우.”
류건우, 큰달은 쿵쿵거리는 심장을 누르며 병실에서 자신의 노트북을 열었다.
그의 형이 가는 길 중간에 오피스텔에 들러 퀵서비스로 배송까지 보내준 덕에 가능한 일이었다.
콘서트를 하러 가느라 바쁠 텐데도, 입원할 자신의 사정을 고려해서 미안하고 고마웠다.
……민폐만 끼쳤는데도 말이다.
-형, 어제 제가 너무 큰 피해를 끼쳐서, 정말로 죄송….
-네가 나 콘서트 빠지라고 부탁한 것도 아닌데 무슨 소리야. 그것보다 오늘 콘서트를 잘할 거니까 그거나 봐라.
여기서 끝났다면 큰달의 죄책감은 더 깊어졌을지도 모르나, 그 뒤에 박문대가 가볍게 붙인 말이 있었다.
-그래도 컨텐츠 보고 피드백이나 좀 해주면 좋고.
-…! 네!
할 일을 준 것이다.
그래서 지금 큰달은 성실히 노트북으로 계정에 로그인하는 중이었다.
‘이것도 오랜만이야.’
……솔직히 말하자면 그는 최근에 의식적으로 테스타의 컨텐츠를 보지 않았다.
형이 자신만의 삶, 류건우의 삶을 찾아보라고 말한 이후로는 자신에게 테스타의 문제를 털어놓는 일도 뚝 끊긴 적이 있었다.
-이제 팝업이 없으니까… 조심하셔서 그러는 걸 거야.
그러나 그런 의도가 아니라는 것을 알면서도, 마치 이제 서로 상관하지 말자는 말을 들은 것 같았다….
그는 애써 그 조언대로 돈과 시간을 쓰며 혼자서 뭐라도 해보려고 노력했다.
하지만 그래도 즐겁지 않았다. 인생은 그저 더 무감각해졌고…….
“…….”
안 된다. 이런 생각을 더 하면 또 형에게 폐를 끼치게 될 것이다.
‘힘내자!’
그는 의식적으로 크게 숨을 들이켰다 내쉬며, 로그인을 마저 완료한 후 콘서트 스트리밍 사이트에 접속했다.
이제 자연스럽게 스트리밍 결제 페이지로 이동해야 하는데… 문득 화면을 가로막는 팝업을 보게 되었다.
새롭게 추가된 기능이 요란하게 번뜩이고 있었다.
-4K VR 스트리밍 지원.
: 공연장 속 열기, 1열보다 더 실감 나는 콘서트를 체험해보세요!
“어?”
VR.
말 그대로 가상현실이라는 뜻도 있지만, 이제는 360도 전 방향을 다 볼 수 있는 영상 관람이라는 뜻으로도 쓰인다.
그리고 이건 누가 봐도 후자였다.
‘그래도 나한텐 그런 기계가 없는데….’
무심코 그렇게 생각하고 팝업을 닫아버리려던 순간이었다.
‘아아!’
기억이 났다!
얼마 전, 그의 형이 생일 선물이라며 보내주었던 기기가 바로 VR 헤드셋이었다!
당시에는 이상한 무기력함 탓에 제대로 사용해보지도 못했던 것이 미안했다.
‘지금이라도 써보고 싶은데.’
그래도 여기 없으면 아무 소용 없는 일이었으나… 놀랍게도, 형이 보내준 박스에 해당 물건까지 들어있었다!
“와!”
그는 해당 물건을 조심스럽게 개봉했다. 하얀 고글 모양의 새 제품이 반질반질했다.
어쩌면….
‘형이 VR로 보는 걸 추천하는 걸까?’
머릿속이 반짝였다.
‘노트북 성능이… 아! 가능할 것 같은데?’
그는 자신의 노트북 사양과 VR 스트리밍 조건을 확인한 후, 간신히 초고화질 기준이 충족된다는 것에 안도하며 연결했다.
무사히 완료 문구가 뜬 것을 흐뭇하게 본 그는 시범 착용을 마무리했다.
“와.”
어쩐지 심장이 다른 의미로 두근거렸다.
좋아하는 것을 새롭게 즐기는 설렘이었다.
갑자기 기운이 솟았다.
그는 바쁘게 손을 움직여서 얼른 스트리밍을 결제하고, 콘서트 시작시간까지 밀린 테스타의 컨텐츠들까지 살펴보기 시작했다.
‘아, 먼저 봐둬야 할 것도 있을 것 같은데… 허업, 이게 뭐야?! 선택지?’
그렇게 큰달도 끝없는 해피엔딩의 굴레에서 고통받는 투어 프로모션 영상들까지 알차게 감상하며 몇 시간이 순식간에 흘렀다.
그리고 드디어 시간이 되었다.
[PM 05:45]
그는 긴장이 바짝 든 상태로 VR 기기를 쓴 채 손을 움찔거리다가, 드디어 활성화된 시작 버튼을 눌렀다.
그러자 인터넷 탐색창이 사라지며, 로딩 중 화면이 뜨더니….
훅.
시야가 변했다.
공연 15분 전의 공연장으로.
“와…!”
노을 지는 어두운 콘서트장 안에 온갖 빛깔의 광원이 파도처럼 넘실거렸다.
응원봉 불빛이었다.
웅성거리는 소리와 현장의 잡음을 굳이 걸러내지 않은 게 도리어 현장감을 살렸다. 큰달은 어지러움을 기꺼이 감수하며 주변으로 세차게 고개를 돌렸다.
‘대단하다….’
청각과 시각뿐이었다. 하지만 압도적인 두 감각이 나머지 감각도 속여 마치 현장에 있는 것처럼 느껴지기까지 했다.
“아…….”
그는 잠시, 그 속에서 충만한 두근거림을 느꼈다.
같은 것을 기다리는 사람들 속에 파묻혀 있는 동질감.
흥분과 설렘이었다.
무기력함 때문에 잊고 있던 것이 언제 그랬냐는 듯이 불쑥 고개를 들고 마음에서 자라났다.
이 공연장의 풍경으로부터.
띠링!
[안녕하세요 러뷰어! 응원봉 연결은 다 잘 되셨나요? ……아직이라고요? 그럼 저희랑 같이 차근차근해봐요!]
정면의 거대한 전광판에서는 응원봉 블루투스 연결법과 콘서트 소개, PPL 등이 번갈아 가며 나오고 있었다.
멤버들의 얼굴이 나올 때마다 기대에 찬 환호가 대기를 갈랐다.
…그리고 큰달은 형이 가져와 준 박스에 테스타 응원봉도 있다는 것을 진작 깨달아, 연결한 상태였다!
상태는 스트리밍.
그러자 재밌는 일이 발생했다.
“오오!”
어떻게 연결한 것인지 무려 VR 시야 속에서도 증강현실처럼 자신이 흔드는 응원봉 불빛이 번뜩이는 것이다.
이런 게…… 가능하다니!
‘괜히 응원봉 리뉴얼 버전을 낸 게 아니구나!’
그는 신나게 응원봉을 흔들었다. 옵션에서 다른 스트리밍 이용자들이 흔드는 모습도 볼 수 있다고 했지만, 지나치게 어지러워서 그건 꺼뒀다.
그리고 각종 테스타 곡의 반주들이 메들리로 공연장에 울리는 것을 들으며, 두근거리며 10분을 버텼다.
그리고.
드디어 예고 없이 불이 꺼졌다.
‘……!’
양측으로 갈라진 전광판에서 흑백 영화풍의 거대한 문자가 떠올랐다.
카운트 다운이었다.
5.
4.
3.
2.
1.
사방에서 울리는 관객의 목소리와 함께.
숫자가 끝났다.
[Piiiiiiooooooo-!]
환호와 함께 기차의 경적이 요란하게 울리더니 매끄러운 안내방송이 나오기 시작했다.
차유진의 목소리였다.
[This stop is Red Wonder, Red Wonder…….]
낮고 선명히 마무리된다.
[…Hotel.]
툭.
예고 없이 무대 위로 번뜩 불이 들어왔다.
‘아.’
그곳은 호텔 로비였다.
낯이 익었다. 바로 큰달이 직전에 보았던 테스타의 투어 프로모션용 선택지 영상, 바로 그 장소였다.
그리고 시선을 조금 더 크게 쓴 순간, 관객은 깨닫게 된다.
단순히 로비가 아니다.
무대의 천장까지 활용한 그것은… 계단, 엘리베이터, 카페, 스위트룸까지 호텔의 온갖 구조를 붙여놓은 거대한 세트였다.
프로모션 영상에 나온 모든 장소가 새록새록 기억이 나도록.
“아…….”
영상 속의 호텔의 모든 요소가 고스란히 구현되어 현실에서 무대 위에 자리 잡고 있었다.
아아아아아악!!
그리고 환호성이 잦아들기 시작할 때쯤, 절묘하게 세트 이곳저곳에서 인영이 나타난다.
체크인 카운터의 뒤편, 로비의 기둥 옆, 카페의 의자, 스위트룸 안 욕조, 엘리베이터…….
능청스럽게 신문을 보거나, 카운터 위 장부를 보는 등의 행동을 하는 그들.
바로 테스타였다.
그들은 기차 소리와 서커스 아코디언이 절묘하게 결합된 인트로가 흐르는 가운데, 능숙한 몸놀림으로 세트를 뛰쳐나와 무대 앞까지 나왔다.
그리고 대형을 갖추는 순간.
[It’s now.]
온갖 색채가 작렬했다.
투어 프로모션 버전으로 편곡한 이 화려하게 콘서트의 문을 열었다.
[The tables have turned
오늘은 네가 양이야]
큰달은 하마터면 흥분해서 스마트폰을 찾으려들 뻔했으나, 자신이 VR을 보는 중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몸이 들썩였다.
[(Run, Run!)
무대 아래 원을 돌고 돌아
다시 제자리로 Come on]
박력과 열기 속에서 전광판에 멤버들의 클로즈업이 잡힌다.
어제는 콘서트에 오르지 못했던 한 멤버까지.
‘형!’
잘 세팅된 전신.
박문대는 어제 봤던 모습 그대로였다.
그러나 안광이 다르다.
컨디션이 너무 좋아서 주체하지 못하는 것처럼, 터져 나오는 활력 가운데 안광이 타오르듯 빛나고 있었다.
[Call up, it’s hunting season]
쿵.
귀를 울리는 스피커의 소리와 관객의 환호성이 뒤섞이며 분위기가 짜릿하게 고조된다. 마음에 걸리는 것 없이 완전한 흥분이 회장에 깔렸다.
그 가운데, 엔딩에서 대형을 갖추는 대신 멤버들은 흩어졌다.
그리고 각자 원래 시작한 무대세트의 자리로 돌아가더니, 나타날 때처럼 사라졌다.
그러나 환호는 끝나지 않는다.
왜냐하면, 한 사람만은 천연덕스럽게 자신의 자리에 그대로 서 있었기 때문에.
띠링.
카운터에서 무심하게 벨을 울린 김래빈이 표정 없이 고개를 까닥거린다.
[Welcome, again.]
무대가 회전했다.
“…!!”
카운터가 앞으로 쑥 나오며 그 뒤에 서 있던 김래빈이 카운터를 타고 넘어 눈앞까지 시야를 치고 나온다.
그리고 엄청난 반향을 얻었던 그의 솔로곡이 라이브로 터지는 밴드 음악과 함께 흐른다.
[뛰어들어 굴속으로
이상한 나라로
manhole]
.
오프닝과 마치 한 곡처럼 이어진 퍼포먼스에서 김래빈은 토끼탈을 쓴 댄서들을 끌고 무대세트 전체를 뛰어다니며 퍼포먼스를 이어갔다.
서곡(overture)라는 부제를 달고 있는 것답게, 그는 세트의 인상적인 요소를 소개하듯 모조리 터트리고 다녔다.
몰아치듯 쏟아지는 랩과 퍼포먼스는 숨 가쁠 틈도 없이 엔딩을 향해 달려 나갔다.
뚜벅, 뚜벅.
토끼탈의 댄서들이 다 사라진 무대 중앙.
구두 소리를 내며 뒤로 걸어가는 김래빈의 위에서, 스포트라이트가 꺼졌다.
아아아아아악!!!
공연장이 터질 것 같은 비명이 그대로 그의 귓가에도 울렸다.
“허어어어…….”
큰달은 눈을 깜박였다.
숨도 의식하지 못하고 10분이 흐른 것이다.
‘다, 다음은??’
어느새 모든 복잡한 심경을 잊어버린 그의 눈앞으로 콘서트는 다시 세차게 밀려든다.
환성이 여전히 울리는 가운데, 불 꺼진 무대 대신 전광판에 불이 들어왔다.
VCR이었다.
그리고 여기서 큰달은 현장과 다른 체험을 하게 된다.
‘어어어…?!’
사방의 시야가 변했다.
그는 더 이상 공연장에 앉아있지 않았다.
고전적이고 화려한 목재 양식과 벽지로 뒤덮인, 우아한 색의 복도.
그는… VCR 속에, 들어와 있었다!
‘어어어억!?’
고개를 휙휙 돌리자, 시야에 완전히 양측으로 갈라진 호텔의 복도가 들어온다.
왼쪽, 그리고 오른쪽.
룸이 늘어선 것으로 보이는 복도는 양측이 완전히 다른 분위기였다.
오른쪽, 부드럽게 빛나는 전등 너머에선 친절해 보이는 호텔리어들의 인영이 보였다.
그리고… 왼쪽. 어딘가 불길해 보이는 시뻘건 전등이 깜빡이는 가운데 그 아래 선 검은 실루엣들.
‘헉.’
고개를 휙휙 돌리며, 양쪽 모두를 확인하고 있을 때였다.
류청우의 낮고 부드러운 목소리가 내레이션을 읊조렸다.
[토끼굴. 어디로 갈까?]
그리고 양옆으로 증강현실처럼 문자가 떠올랐다.
[RED / WODER]
[불빛으로 알려줘.]
어어어?
글자 ‘RED’가 붉게, ‘WODER’가 노랗게 빛난다.
[응원봉을 조작해보세요!]
“허어어억.”
그는 바들바들 떨리는 손으로 응원봉을 들다가… 곧 깨달았다.
‘나, 나는 안 되는구나.’
스트리밍을 하는 사람에겐… 투표권이 없었다.
인권이 없다….
“…….”
티켓팅할걸.
그는 눈물을 삼키면서, 그러면서도 두근거리며 양옆을 다시 살펴보았다.
붉은빛과 노란빛.
대체 어느 쪽으로 선택했을까?
곧 결과가 공개되었다.
[Loviewer’s choice]
그리고 눈앞에 현재의 관객석이 비추어진다.
‘와….’
빨간색과 노란색으로 넘실거리는 관객석의 비율은, 언뜻 보기에도 빨간색이 우세했다.
결정된 것이다.
[RED]
[HUNT]
할퀴는 듯한 표시와 함께, 영상이 무너져 내렸다.
그리고 무대 위에서 샤우팅이 울렸다.
[That’s ma sa—vior!!]
붉게 물든 돌출 무대.
헤드 마이크를 든 박문대의 주변에서 강렬한 메탈록 버전 가 회장에 내리꽂혔다.
* * *
“으아아아아악!!”
박문대의 첫 홈마는 스탠딩에서 목이 쉬도록 외쳤다.
콘서트는 쉴 틈 없이 몰아쳤다.
호텔을 탐험하는 것처럼 구성된 이번 콘서트는 정말 서커스라도 하듯이 온갖 볼거리로 가득 차 있었다.
거대한 세트부터 온갖 무대 장치들.
물론 최고는 응원봉으로 고르는 선택지다.
‘개재밌네 진짜!’
어느 쪽을 골라도 곡 자체가 변하는 건 아니었다. 하지만 의상과 편곡이 조금 다른 것만으로도 분위기가 확 변했다.
그걸 보는 건 너무 재밌었다!
‘하……!!’
VCR을 참여형으로 빼서 무대 사이에 시간 여유 좀 확보했다고, 그걸 이렇게까지 이용해서 빈틈없이 꽉 채울 줄이야.
기대 반, 걱정 반의 마음으로 오늘의 콘서트에 왔던 홈마는 진한 기쁨이 가슴에서 퍼지는 것을 느꼈다.
걱정할 필요가 없었다.
‘문대 날아다니던데 뭘!’
어제 거의 제정신이 아닌 상태로 콘서트를 봤던 지라 더 행복했다.
‘어제랑 확실히 느낌이 달라.’
물론 어제도 다른 멤버들은 무대를 잘했다. 하지만 퍼뜩퍼뜩 드는 공백에 대한 의식은 사람들을 완전히 몰입하지 못하게 만들었던 것 같다.
‘이건 완전 몰입하라고 만들어둔 콘서튼데 말이야.’
선택지는 몰입을 위해 있는 것이다.
중간중간 현실로 돌아오는 느낌 없이, 완전히 콘서트에 푹 빠지도록.
애초에 그것을 노리고 만들었다는 사실이 느껴졌다.
‘첫날 관객들한테 콘서트 스트리밍권 다 돌렸다던데.’
제발 환불만 받지 말고, 추가 콘 일정만 기다리지 말고 오늘 것도 보고 있었으면 좋겠다. 홈마는 그렇게 속으로 중얼거리며 다시 무대를 보았다.
[Wish you call me like this-]
무대 위에서는 이세진의 솔로 무대가 클라이맥스를 지나고 있었다.
큼직한 황금빛 트롤리를 한 손으로 써가며 턴과 이동을 이용해 화려한 무대를 선보인다.
선택, ‘WODER’의 무대였다.
‘어제 본 ‘RED’보다 이게 좋은 것 같은데!?’
멤버들은 각자 솔로곡을 제한 없이 원하는 대로 선택한 것 같았다.
심지어 차유진은 올드팝을 리메이크까지 해가며 원하는 대로 힙하게 편곡해 샘플링으로 넣어뒀다.
‘미친 줄 알았어.’
어제와 다른 선택지를 고르니 댄스 브레이크가 달라지는 사태에 기함했던 그녀는 두 주먹을 꽉 쥔 채 무대를 보았다.
멀지 않았다.
이제…… 차례가 오고 있었다.
와아아아아아악!!
목이 쉰 사람들의 온갖 환호와 함께 앞선 무대가 끝났다. 그녀는 같이 환호하면서도, 심장을 조이는 긴장감에 침을 삼켰다.
무대에 불이 꺼지고, 다시 VCR이 흐르면서 나오는 것은….
텅 빈 엘리베이터 안.
[RED / WONDER]
엘리베이터 밖으로 뛰쳐나가는 RED와, 엘리베이터 안에 머무르는 WONDER의 선택지가 상반된 색상 속에서 갈린다.
그리고 이 선택지로 나올 무대가 무엇인지 홈마는 이미 알고 있었다.
‘문대야…!’
바로 박문대의 솔로 무대.
어제도 이 VCR이 주어지긴 했지만, 아마도 아무 의미 없었을 선택지였다.
리허설 무대를 시범 촬영한 영상이 흘러나왔을 뿐이니까.
“…….”
그녀는 이상할 정도로 고요한 주변을 느끼며, 다른 사람들도 비슷한 긴장을 느끼고 있음을 깨달았다.
사실 박문대의 불참은 엮인 사연 덕에 엄청난 비난에 직면하진 않았으나, 그 사연 덕에 미묘하게 불쾌한 관심거리가 되기도 했다.
-와ㅠㅠ 박문대 오늘 어떻게 무대 하냐… 제정신 아닐 것 같아
-심정 궁금하다
박문대가 어떤 상태인지에 대한 호기심.
그가 이 불참 사태에 혹시 어떤 영향을 받았을지, 어떤 심정일지에 대한 궁금증이었다.
‘그럼 스트리밍 사보든가!’
홈마는 그렇게 외치긴 했지만, 사실 이 자리에 앉은 사람 중에도 비슷한 궁금증을 가진 사람이 분명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박문대의 무대가 아니라, 박문대의 심정과 상태에 집중하는 사람들.
자신도 어느 정도 신경을 쓸 정도니까.
“…….”
그러나, 홈마는 걱정되는 동시에 박문대를 믿었다.
그의 지금까지 행적들을.
‘하자.’
그 사이, 선택이 끝난 VCR에서는 하나의 단어가 화면을 독차지한다.
[WONDER]
[BE HUNTED]
그리고 완전히 찢겨 나가며 꺼진다.
심장이 두근거렸다.
탁.
조용한 공연장 안.
검은 무대 위에 한 줄기 빛이 내렸다.
거의 천장에 가까운 허공에 매달린 직육면체의 무대 장치가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엘리베이터.
그것은 천천히 아래로 내려오는 듯하더니… 이윽고 로비 한 가운데에 멈춰섰다.
땡.
문이 열리며 나른한 목소리가 나온다.
[With me]
박문대의 솔로곡이 시작됐다.

데뷔 못 하면 죽는 병 걸림 579화

“후우.”

류건우, 큰달은 쿵쿵거리는 심장을 누르며 병실에서 자신의 노트북을 열었다.

그의 형이 가는 길 중간에 오피스텔에 들러 퀵서비스로 배송까지 보내준 덕에 가능한 일이었다.

콘서트를 하러 가느라 바쁠 텐데도, 입원할 자신의 사정을 고려해서 미안하고 고마웠다.

……민폐만 끼쳤는데도 말이다.

-형, 어제 제가 너무 큰 피해를 끼쳐서, 정말로 죄송….

-네가 나 콘서트 빠지라고 부탁한 것도 아닌데 무슨 소리야. 그것보다 오늘 콘서트를 잘할 거니까 그거나 봐라.

여기서 끝났다면 큰달의 죄책감은 더 깊어졌을지도 모르나, 그 뒤에 박문대가 가볍게 붙인 말이 있었다.

-그래도 컨텐츠 보고 피드백이나 좀 해주면 좋고.

-…! 네!

할 일을 준 것이다.

그래서 지금 큰달은 성실히 노트북으로 계정에 로그인하는 중이었다.

‘이것도 오랜만이야.’

……솔직히 말하자면 그는 최근에 의식적으로 테스타의 컨텐츠를 보지 않았다.

형이 자신만의 삶, 류건우의 삶을 찾아보라고 말한 이후로는 자신에게 테스타의 문제를 털어놓는 일도 뚝 끊긴 적이 있었다.

-이제 팝업이 없으니까… 조심하셔서 그러는 걸 거야.

그러나 그런 의도가 아니라는 것을 알면서도, 마치 이제 서로 상관하지 말자는 말을 들은 것 같았다….

그는 애써 그 조언대로 돈과 시간을 쓰며 혼자서 뭐라도 해보려고 노력했다.

하지만 그래도 즐겁지 않았다. 인생은 그저 더 무감각해졌고…….

“…….”

안 된다. 이런 생각을 더 하면 또 형에게 폐를 끼치게 될 것이다.

‘힘내자!’

그는 의식적으로 크게 숨을 들이켰다 내쉬며, 로그인을 마저 완료한 후 콘서트 스트리밍 사이트에 접속했다.

이제 자연스럽게 스트리밍 결제 페이지로 이동해야 하는데… 문득 화면을 가로막는 팝업을 보게 되었다.

새롭게 추가된 기능이 요란하게 번뜩이고 있었다.

-4K VR 스트리밍 지원.

: 공연장 속 열기, 1열보다 더 실감 나는 콘서트를 체험해보세요!

“어?”

VR.

말 그대로 가상현실이라는 뜻도 있지만, 이제는 360도 전 방향을 다 볼 수 있는 영상 관람이라는 뜻으로도 쓰인다.

그리고 이건 누가 봐도 후자였다.

‘그래도 나한텐 그런 기계가 없는데….’

무심코 그렇게 생각하고 팝업을 닫아버리려던 순간이었다.

‘아아!’

기억이 났다!

얼마 전, 그의 형이 생일 선물이라며 보내주었던 기기가 바로 VR 헤드셋이었다!

당시에는 이상한 무기력함 탓에 제대로 사용해보지도 못했던 것이 미안했다.

‘지금이라도 써보고 싶은데.’

그래도 여기 없으면 아무 소용 없는 일이었으나… 놀랍게도, 형이 보내준 박스에 해당 물건까지 들어있었다!

“와!”

그는 해당 물건을 조심스럽게 개봉했다. 하얀 고글 모양의 새 제품이 반질반질했다.

어쩌면….

‘형이 VR로 보는 걸 추천하는 걸까?’

머릿속이 반짝였다.

‘노트북 성능이… 아! 가능할 것 같은데?’

그는 자신의 노트북 사양과 VR 스트리밍 조건을 확인한 후, 간신히 초고화질 기준이 충족된다는 것에 안도하며 연결했다.

무사히 완료 문구가 뜬 것을 흐뭇하게 본 그는 시범 착용을 마무리했다.

“와.”

어쩐지 심장이 다른 의미로 두근거렸다.

좋아하는 것을 새롭게 즐기는 설렘이었다.

갑자기 기운이 솟았다.

그는 바쁘게 손을 움직여서 얼른 스트리밍을 결제하고, 콘서트 시작시간까지 밀린 테스타의 컨텐츠들까지 살펴보기 시작했다.

‘아, 먼저 봐둬야 할 것도 있을 것 같은데… 허업, 이게 뭐야?! 선택지?’

그렇게 큰달도 끝없는 해피엔딩의 굴레에서 고통받는 투어 프로모션 영상들까지 알차게 감상하며 몇 시간이 순식간에 흘렀다.

그리고 드디어 시간이 되었다.

그는 긴장이 바짝 든 상태로 VR 기기를 쓴 채 손을 움찔거리다가, 드디어 활성화된 시작 버튼을 눌렀다.

그러자 인터넷 탐색창이 사라지며, 로딩 중 화면이 뜨더니….

훅.

시야가 변했다.

공연 15분 전의 공연장으로.

“와…!”

노을 지는 어두운 콘서트장 안에 온갖 빛깔의 광원이 파도처럼 넘실거렸다.

응원봉 불빛이었다.

웅성거리는 소리와 현장의 잡음을 굳이 걸러내지 않은 게 도리어 현장감을 살렸다. 큰달은 어지러움을 기꺼이 감수하며 주변으로 세차게 고개를 돌렸다.

‘대단하다….’

청각과 시각뿐이었다. 하지만 압도적인 두 감각이 나머지 감각도 속여 마치 현장에 있는 것처럼 느껴지기까지 했다.

“아…….”

그는 잠시, 그 속에서 충만한 두근거림을 느꼈다.

같은 것을 기다리는 사람들 속에 파묻혀 있는 동질감.

흥분과 설렘이었다.

무기력함 때문에 잊고 있던 것이 언제 그랬냐는 듯이 불쑥 고개를 들고 마음에서 자라났다.

이 공연장의 풍경으로부터.

띠링!

정면의 거대한 전광판에서는 응원봉 블루투스 연결법과 콘서트 소개, PPL 등이 번갈아 가며 나오고 있었다.

멤버들의 얼굴이 나올 때마다 기대에 찬 환호가 대기를 갈랐다.

…그리고 큰달은 형이 가져와 준 박스에 테스타 응원봉도 있다는 것을 진작 깨달아, 연결한 상태였다!

상태는 스트리밍.

그러자 재밌는 일이 발생했다.

“오오!”

어떻게 연결한 것인지 무려 VR 시야 속에서도 증강현실처럼 자신이 흔드는 응원봉 불빛이 번뜩이는 것이다.

이런 게…… 가능하다니!

‘괜히 응원봉 리뉴얼 버전을 낸 게 아니구나!’

그는 신나게 응원봉을 흔들었다. 옵션에서 다른 스트리밍 이용자들이 흔드는 모습도 볼 수 있다고 했지만, 지나치게 어지러워서 그건 꺼뒀다.

그리고 각종 테스타 곡의 반주들이 메들리로 공연장에 울리는 것을 들으며, 두근거리며 10분을 버텼다.

그리고.

드디어 예고 없이 불이 꺼졌다.

‘……!’

양측으로 갈라진 전광판에서 흑백 영화풍의 거대한 문자가 떠올랐다.

카운트 다운이었다.

5.

4.

3.

2.

1.

사방에서 울리는 관객의 목소리와 함께.

숫자가 끝났다.

환호와 함께 기차의 경적이 요란하게 울리더니 매끄러운 안내방송이 나오기 시작했다.

차유진의 목소리였다.

낮고 선명히 마무리된다.

툭.

예고 없이 무대 위로 번뜩 불이 들어왔다.

‘아.’

그곳은 호텔 로비였다.

낯이 익었다. 바로 큰달이 직전에 보았던 테스타의 투어 프로모션용 선택지 영상, 바로 그 장소였다.

그리고 시선을 조금 더 크게 쓴 순간, 관객은 깨닫게 된다.

단순히 로비가 아니다.

무대의 천장까지 활용한 그것은… 계단, 엘리베이터, 카페, 스위트룸까지 호텔의 온갖 구조를 붙여놓은 거대한 세트였다.

프로모션 영상에 나온 모든 장소가 새록새록 기억이 나도록.

“아…….”

영상 속의 호텔의 모든 요소가 고스란히 구현되어 현실에서 무대 위에 자리 잡고 있었다.

아아아아아악!!

그리고 환호성이 잦아들기 시작할 때쯤, 절묘하게 세트 이곳저곳에서 인영이 나타난다.

체크인 카운터의 뒤편, 로비의 기둥 옆, 카페의 의자, 스위트룸 안 욕조, 엘리베이터…….

능청스럽게 신문을 보거나, 카운터 위 장부를 보는 등의 행동을 하는 그들.

바로 테스타였다.

그들은 기차 소리와 서커스 아코디언이 절묘하게 결합된 인트로가 흐르는 가운데, 능숙한 몸놀림으로 세트를 뛰쳐나와 무대 앞까지 나왔다.

그리고 대형을 갖추는 순간.

온갖 색채가 작렬했다.

투어 프로모션 버전으로 편곡한 이 화려하게 콘서트의 문을 열었다.

오늘은 네가 양이야]

큰달은 하마터면 흥분해서 스마트폰을 찾으려들 뻔했으나, 자신이 VR을 보는 중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몸이 들썩였다.

무대 아래 원을 돌고 돌아

다시 제자리로 Come on]

박력과 열기 속에서 전광판에 멤버들의 클로즈업이 잡힌다.

어제는 콘서트에 오르지 못했던 한 멤버까지.

‘형!’

잘 세팅된 전신.

박문대는 어제 봤던 모습 그대로였다.

그러나 안광이 다르다.

컨디션이 너무 좋아서 주체하지 못하는 것처럼, 터져 나오는 활력 가운데 안광이 타오르듯 빛나고 있었다.

쿵.

귀를 울리는 스피커의 소리와 관객의 환호성이 뒤섞이며 분위기가 짜릿하게 고조된다. 마음에 걸리는 것 없이 완전한 흥분이 회장에 깔렸다.

그 가운데, 엔딩에서 대형을 갖추는 대신 멤버들은 흩어졌다.

그리고 각자 원래 시작한 무대세트의 자리로 돌아가더니, 나타날 때처럼 사라졌다.

그러나 환호는 끝나지 않는다.

왜냐하면, 한 사람만은 천연덕스럽게 자신의 자리에 그대로 서 있었기 때문에.

띠링.

카운터에서 무심하게 벨을 울린 김래빈이 표정 없이 고개를 까닥거린다.

무대가 회전했다.

“…!!”

카운터가 앞으로 쑥 나오며 그 뒤에 서 있던 김래빈이 카운터를 타고 넘어 눈앞까지 시야를 치고 나온다.

그리고 엄청난 반향을 얻었던 그의 솔로곡이 라이브로 터지는 밴드 음악과 함께 흐른다.

이상한 나라로

manhole]

.

오프닝과 마치 한 곡처럼 이어진 퍼포먼스에서 김래빈은 토끼탈을 쓴 댄서들을 끌고 무대세트 전체를 뛰어다니며 퍼포먼스를 이어갔다.

서곡(overture)라는 부제를 달고 있는 것답게, 그는 세트의 인상적인 요소를 소개하듯 모조리 터트리고 다녔다.

몰아치듯 쏟아지는 랩과 퍼포먼스는 숨 가쁠 틈도 없이 엔딩을 향해 달려 나갔다.

뚜벅, 뚜벅.

토끼탈의 댄서들이 다 사라진 무대 중앙.

구두 소리를 내며 뒤로 걸어가는 김래빈의 위에서, 스포트라이트가 꺼졌다.

아아아아아악!!!

공연장이 터질 것 같은 비명이 그대로 그의 귓가에도 울렸다.

“허어어어…….”

큰달은 눈을 깜박였다.

숨도 의식하지 못하고 10분이 흐른 것이다.

‘다, 다음은??’

어느새 모든 복잡한 심경을 잊어버린 그의 눈앞으로 콘서트는 다시 세차게 밀려든다.

환성이 여전히 울리는 가운데, 불 꺼진 무대 대신 전광판에 불이 들어왔다.

VCR이었다.

그리고 여기서 큰달은 현장과 다른 체험을 하게 된다.

‘어어어…?!’

사방의 시야가 변했다.

그는 더 이상 공연장에 앉아있지 않았다.

고전적이고 화려한 목재 양식과 벽지로 뒤덮인, 우아한 색의 복도.

그는… VCR 속에, 들어와 있었다!

‘어어어억!?’

고개를 휙휙 돌리자, 시야에 완전히 양측으로 갈라진 호텔의 복도가 들어온다.

왼쪽, 그리고 오른쪽.

룸이 늘어선 것으로 보이는 복도는 양측이 완전히 다른 분위기였다.

오른쪽, 부드럽게 빛나는 전등 너머에선 친절해 보이는 호텔리어들의 인영이 보였다.

그리고… 왼쪽. 어딘가 불길해 보이는 시뻘건 전등이 깜빡이는 가운데 그 아래 선 검은 실루엣들.

‘헉.’

고개를 휙휙 돌리며, 양쪽 모두를 확인하고 있을 때였다.

류청우의 낮고 부드러운 목소리가 내레이션을 읊조렸다.

그리고 양옆으로 증강현실처럼 문자가 떠올랐다.

어어어?

글자 ‘RED’가 붉게, ‘WODER’가 노랗게 빛난다.

“허어어억.”

그는 바들바들 떨리는 손으로 응원봉을 들다가… 곧 깨달았다.

‘나, 나는 안 되는구나.’

스트리밍을 하는 사람에겐… 투표권이 없었다.

인권이 없다….

“…….”

티켓팅할걸.

그는 눈물을 삼키면서, 그러면서도 두근거리며 양옆을 다시 살펴보았다.

붉은빛과 노란빛.

대체 어느 쪽으로 선택했을까?

곧 결과가 공개되었다.

그리고 눈앞에 현재의 관객석이 비추어진다.

‘와….’

빨간색과 노란색으로 넘실거리는 관객석의 비율은, 언뜻 보기에도 빨간색이 우세했다.

결정된 것이다.

할퀴는 듯한 표시와 함께, 영상이 무너져 내렸다.

그리고 무대 위에서 샤우팅이 울렸다.

붉게 물든 돌출 무대.

헤드 마이크를 든 박문대의 주변에서 강렬한 메탈록 버전 가 회장에 내리꽂혔다.

* * *

“으아아아아악!!”

박문대의 첫 홈마는 스탠딩에서 목이 쉬도록 외쳤다.

콘서트는 쉴 틈 없이 몰아쳤다.

호텔을 탐험하는 것처럼 구성된 이번 콘서트는 정말 서커스라도 하듯이 온갖 볼거리로 가득 차 있었다.

거대한 세트부터 온갖 무대 장치들.

물론 최고는 응원봉으로 고르는 선택지다.

‘개재밌네 진짜!’

어느 쪽을 골라도 곡 자체가 변하는 건 아니었다. 하지만 의상과 편곡이 조금 다른 것만으로도 분위기가 확 변했다.

그걸 보는 건 너무 재밌었다!

‘하……!!’

VCR을 참여형으로 빼서 무대 사이에 시간 여유 좀 확보했다고, 그걸 이렇게까지 이용해서 빈틈없이 꽉 채울 줄이야.

기대 반, 걱정 반의 마음으로 오늘의 콘서트에 왔던 홈마는 진한 기쁨이 가슴에서 퍼지는 것을 느꼈다.

걱정할 필요가 없었다.

‘문대 날아다니던데 뭘!’

어제 거의 제정신이 아닌 상태로 콘서트를 봤던 지라 더 행복했다.

‘어제랑 확실히 느낌이 달라.’

물론 어제도 다른 멤버들은 무대를 잘했다. 하지만 퍼뜩퍼뜩 드는 공백에 대한 의식은 사람들을 완전히 몰입하지 못하게 만들었던 것 같다.

‘이건 완전 몰입하라고 만들어둔 콘서튼데 말이야.’

선택지는 몰입을 위해 있는 것이다.

중간중간 현실로 돌아오는 느낌 없이, 완전히 콘서트에 푹 빠지도록.

애초에 그것을 노리고 만들었다는 사실이 느껴졌다.

‘첫날 관객들한테 콘서트 스트리밍권 다 돌렸다던데.’

제발 환불만 받지 말고, 추가 콘 일정만 기다리지 말고 오늘 것도 보고 있었으면 좋겠다. 홈마는 그렇게 속으로 중얼거리며 다시 무대를 보았다.

무대 위에서는 이세진의 솔로 무대가 클라이맥스를 지나고 있었다.

큼직한 황금빛 트롤리를 한 손으로 써가며 턴과 이동을 이용해 화려한 무대를 선보인다.

선택, ‘WODER’의 무대였다.

‘어제 본 ‘RED’보다 이게 좋은 것 같은데!?’

멤버들은 각자 솔로곡을 제한 없이 원하는 대로 선택한 것 같았다.

심지어 차유진은 올드팝을 리메이크까지 해가며 원하는 대로 힙하게 편곡해 샘플링으로 넣어뒀다.

‘미친 줄 알았어.’

어제와 다른 선택지를 고르니 댄스 브레이크가 달라지는 사태에 기함했던 그녀는 두 주먹을 꽉 쥔 채 무대를 보았다.

멀지 않았다.

이제…… 차례가 오고 있었다.

와아아아아아악!!

목이 쉰 사람들의 온갖 환호와 함께 앞선 무대가 끝났다. 그녀는 같이 환호하면서도, 심장을 조이는 긴장감에 침을 삼켰다.

무대에 불이 꺼지고, 다시 VCR이 흐르면서 나오는 것은….

텅 빈 엘리베이터 안.

엘리베이터 밖으로 뛰쳐나가는 RED와, 엘리베이터 안에 머무르는 WONDER의 선택지가 상반된 색상 속에서 갈린다.

그리고 이 선택지로 나올 무대가 무엇인지 홈마는 이미 알고 있었다.

‘문대야…!’

바로 박문대의 솔로 무대.

어제도 이 VCR이 주어지긴 했지만, 아마도 아무 의미 없었을 선택지였다.

리허설 무대를 시범 촬영한 영상이 흘러나왔을 뿐이니까.

“…….”

그녀는 이상할 정도로 고요한 주변을 느끼며, 다른 사람들도 비슷한 긴장을 느끼고 있음을 깨달았다.

사실 박문대의 불참은 엮인 사연 덕에 엄청난 비난에 직면하진 않았으나, 그 사연 덕에 미묘하게 불쾌한 관심거리가 되기도 했다.

-와ㅠㅠ 박문대 오늘 어떻게 무대 하냐… 제정신 아닐 것 같아

-심정 궁금하다

박문대가 어떤 상태인지에 대한 호기심.

그가 이 불참 사태에 혹시 어떤 영향을 받았을지, 어떤 심정일지에 대한 궁금증이었다.

‘그럼 스트리밍 사보든가!’

홈마는 그렇게 외치긴 했지만, 사실 이 자리에 앉은 사람 중에도 비슷한 궁금증을 가진 사람이 분명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박문대의 무대가 아니라, 박문대의 심정과 상태에 집중하는 사람들.

자신도 어느 정도 신경을 쓸 정도니까.

“…….”

그러나, 홈마는 걱정되는 동시에 박문대를 믿었다.

그의 지금까지 행적들을.

‘하자.’

그 사이, 선택이 끝난 VCR에서는 하나의 단어가 화면을 독차지한다.

그리고 완전히 찢겨 나가며 꺼진다.

심장이 두근거렸다.

탁.

조용한 공연장 안.

검은 무대 위에 한 줄기 빛이 내렸다.

거의 천장에 가까운 허공에 매달린 직육면체의 무대 장치가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엘리베이터.

그것은 천천히 아래로 내려오는 듯하더니… 이윽고 로비 한 가운데에 멈춰섰다.

땡.

문이 열리며 나른한 목소리가 나온다.

박문대의 솔로곡이 시작됐다.

Bình luận cho C579

Theo dõi
Kết nối với
Đăng nhập
Tôi cho phép tạo tài khoản
Khi bạn đăng nhập lần đầu tiên bằng nút Đăng nhập Xã hội, chúng tôi thu thập thông tin hồ sơ công khai tài khoản của bạn được chia sẻ bởi nhà cung cấp Đăng nhập Xã hội, dựa trên cài đặt quyền riêng tư của bạn. Chúng tôi cũng nhận được địa chỉ email của bạn để tự động tạo tài khoản cho bạn trong trang web của chúng tôi. Khi tài khoản của bạn được tạo, bạn sẽ đăng nhập vào tài khoản này.
Không đồng ýĐồng ý
Thông báo của
guest
Kết nối với
Tôi cho phép tạo tài khoản
Khi bạn đăng nhập lần đầu tiên bằng nút Đăng nhập Xã hội, chúng tôi thu thập thông tin hồ sơ công khai tài khoản của bạn được chia sẻ bởi nhà cung cấp Đăng nhập Xã hội, dựa trên cài đặt quyền riêng tư của bạn. Chúng tôi cũng nhận được địa chỉ email của bạn để tự động tạo tài khoản cho bạn trong trang web của chúng tôi. Khi tài khoản của bạn được tạo, bạn sẽ đăng nhập vào tài khoản này.
Không đồng ýĐồng ý
guest
0 BÌNH LUẬN
Mới nhất
Cũ nhất Được bỏ phiếu nhiều nhất
Phản hồi nội tuyến
Xem tất cả bình luận
  • NGÀY
  • TUẦN
  • THÁNG
Từ diễn viên thiên tài đến top idol
Từ Diễn Viên Thiên Tài Đến Top Idol
Diễn Viên Âm Nhạc
75 Chap
12092
Sứ mệnh: Bảo Vệ Thợ Săn
Sứ Mệnh: Bảo Vệ Thợ Săn
Hiện Đại Hệ Thống
19 Chap
2174
resource (1)
Sự Trở Lại Của Một Thần Tượng Đã Mất Đi Lý Tưởng Ban Đầu RAW
Hiện Đại Giả Tưởng
580 Chap
5870
Tôi Trở Thành Thành Viên Nhỏ Tuổi Nhất Nhóm Nhạc Top Idol Nam
Tôi Trở Thành Thành Viên Nhỏ Tuổi Nhất Nhóm Nhạc Top Idol Nam
Show Thử Giọng Vô CP
257 Chap
37774
Kế Hoạch May Mắn Của Idol Sống Cuộc Đời Thứ Hai
Kế Hoạch May Mắn Của Idol Sống Cuộc Đời Thứ Hai
Âm Nhạc Show Thử Giọng
151 Chap
13949
Mission Save The Hunter
Bởi Vì Di Ngôn Tôi Trì Hoãn Ngày Chết
Hiện Đại Hệ Thống
71 Chap
2113
PD Rác Rưởi Sống Sót Như Một Idol
PD Rác Rưởi Sống Sót Như Một Idol
Trọng Sinh Giả Tưởng
4 Chap
5960
PD có logoo
PD Rác Rưởi Sống Sót Như Một Idol
Showbiz Giả Tưởng
74 Chap
8166
Không Có Tiêu Đề104_20250325231737
Tôi Là Thần Tượng Thiên Tài Nhưng Khả Năng Bị Động Của Tôi Là Cá Thái Dương
Showbiz Vô CP
29 Chap
2503
Trở Thành Thần Tượng Không Nằm Trong Kế Hoạch Của Tôi
Trở Thành Thần Tượng Không Nằm Trong Kế Hoạch Của Tôi
Siêu Nhiên Showbiz
82 Chap
7685
Từ diễn viên thiên tài đến top idol
Từ Diễn Viên Thiên Tài Đến Top Idol
Showbiz Hiện Đại
75 Chap
12092
Sứ mệnh: Bảo Vệ Thợ Săn
Sứ Mệnh: Bảo Vệ Thợ Săn
Giả Tưởng BL
19 Chap
2174
Tôi Trở Thành Thành Viên Nhỏ Tuổi Nhất Nhóm Nhạc Top Idol Nam
Tôi Trở Thành Thành Viên Nhỏ Tuổi Nhất Nhóm Nhạc Top Idol Nam
Showbiz Show Thử Giọng
257 Chap
37774
Kế Hoạch May Mắn Của Idol Sống Cuộc Đời Thứ Hai
Kế Hoạch May Mắn Của Idol Sống Cuộc Đời Thứ Hai
Showbiz Show Thử Giọng
151 Chap
13949
resource (1)
Sự Trở Lại Của Một Thần Tượng Đã Mất Đi Lý Tưởng Ban Đầu RAW
Trọng Sinh Hiện Đại
580 Chap
5870
Mission Save The Hunter
Bởi Vì Di Ngôn Tôi Trì Hoãn Ngày Chết
Giả Tưởng Thợ Săn
71 Chap
2113
Trở Thành Thần Tượng Không Nằm Trong Kế Hoạch Của Tôi
Trở Thành Thần Tượng Không Nằm Trong Kế Hoạch Của Tôi
Trọng Sinh Showbiz
82 Chap
7685
PD Rác Rưởi Sống Sót Như Một Idol
PD Rác Rưởi Sống Sót Như Một Idol
Âm Nhạc Giả Tưởng
4 Chap
5960
PD có logoo
PD Rác Rưởi Sống Sót Như Một Idol
Siêu Nhiên Trọng Sinh
74 Chap
8166
Không Có Tiêu Đề104_20250325231737
Tôi Là Thần Tượng Thiên Tài Nhưng Khả Năng Bị Động Của Tôi Là Cá Thái Dương
Hệ Thống Vô CP
29 Chap
2503
Tôi Trở Thành Thành Viên Nhỏ Tuổi Nhất Nhóm Nhạc Top Idol Nam
Tôi Trở Thành Thành Viên Nhỏ Tuổi Nhất Nhóm Nhạc Top Idol Nam
Show Thử Giọng Trọng Sinh
257 Chap
37774
Kế Hoạch May Mắn Của Idol Sống Cuộc Đời Thứ Hai
Kế Hoạch May Mắn Của Idol Sống Cuộc Đời Thứ Hai
Hệ Thống Âm Nhạc
151 Chap
13949
Từ diễn viên thiên tài đến top idol
Từ Diễn Viên Thiên Tài Đến Top Idol
Idol Hiện Đại
75 Chap
12092
PD có logoo
PD Rác Rưởi Sống Sót Như Một Idol
Âm Nhạc Showbiz
74 Chap
8166
Trở Thành Thần Tượng Không Nằm Trong Kế Hoạch Của Tôi
Trở Thành Thần Tượng Không Nằm Trong Kế Hoạch Của Tôi
VIP Show Thử Giọng
82 Chap
7685
PD Rác Rưởi Sống Sót Như Một Idol
PD Rác Rưởi Sống Sót Như Một Idol
Giả Tưởng Âm Nhạc
4 Chap
5960
resource (1)
Sự Trở Lại Của Một Thần Tượng Đã Mất Đi Lý Tưởng Ban Đầu RAW
Trọng Sinh Idol
580 Chap
5870
mN5nxvMqqmE9KucH2u33IFp7gxcT4aDX4Ly9sebMuxayqijh9Y3tM_vJrXNHHHqY-GVA7OLtgyylSyNjjpiseg
Ra Mắt Hay Ra Đi Raw
Vô CP Âm Nhạc
643 Chap
3486
Không Có Tiêu Đề104_20250325231737
Tôi Là Thần Tượng Thiên Tài Nhưng Khả Năng Bị Động Của Tôi Là Cá Thái Dương
Showbiz Hiện Đại
29 Chap
2503
Sứ mệnh: Bảo Vệ Thợ Săn
Sứ Mệnh: Bảo Vệ Thợ Săn
18+ BL
19 Chap
2174

Truyện Cùng Thể Loại

Cuộc Sống Chữa Lành Của Một Thiên Tài Âm Nhạc

📖 Chương 2
🕒 3 tháng trước

Tôi Là Thần Tượng Thiên Tài Nhưng Khả Năng Bị Động Của Tôi Là Cá Thái Dương

📖 Chương 29
🕒 3 ngày trước

Toàn Trí Độc Giả (Bản Đẹp)

📖 Chapter 0
🕒 3 tuần trước

Gửi Nghệ Sĩ Thiên Tài

Sau Khi Bị Bắt Trở Thành Trạm Tỷ

📖 Chương 10
🕒 2 tháng trước

Kỹ Thuật Không Bao Giờ Thất Bại Của Idol

📖 Chương 1
🕒 2 tháng trước
PD Rác Rưởi Sống Sót Như Một Idol

PD Rác Rưởi Sống Sót Như Một Idol

📖 Chap 3
🕒 2 tuần trước

Hướng Dẫn Định Hướng Thành Công

📖 Chương 13
🕒 1 tháng trước

Sự Trở Lại Của Nhà Soạn Nhạc Thiên Tài Điên Rồ

Từ diễn viên thiên tài đến top idol

Từ Diễn Viên Thiên Tài Đến Top Idol

📖 Chapter 75
🕒 1 ngày trước
Các thông tin và hình ảnh được đăng tải trên website đều được sưu tầm từ Internet, bao gồm quyền sử dụng phi thương mại và có phí. Chúng tôi không sở hữu hay chịu trách nhiệm bất kỳ nội dung cũng như hình ảnh trên trang web này. Nếu có nội dung nào ảnh hưởng đến cá nhân hay tổ chức nào, vui lòng liên hệ với chúng tôi để xem xét và gỡ bỏ ngay lập tức.

@2025 - Mê Truyện Hàn

Đăng Nhập

Đăng nhập với Google

Quên Mật Khẩu?

← Quay Lại Mê Truyện Hàn

Đăng Ký

Đăng Ký Tài Khoản Trên Trang Web Này.

Đăng ký với Google

Đăng Nhập | Quên Mật Khẩu?

← Quay Lại Mê Truyện Hàn

Quên Mật Khẩu?

Nhập tên đăng nhập hoặc Email. Bạn sẽ nhận được mật khẩu mới tại Email đã đăng ký.

← Quay Lại Mê Truyện Hàn

wpDiscuz