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a Mắt Hay Ra Đi Raw - C557
데뷔 못 하면 죽는 병 걸림 557화
[알아냈다. 그 배우 약점.]
나는 선언했다.
소속사의 녹음실, 홀로 앉아서 가사를 보고 있던 청려가 내가 띄운 팝업을 향해 고개를 들었다.
약간 이채롭다는 눈치다.
“예상보다 빠른데.”
나는 씩 웃었다.
지금은 5월 말.
영화 홍보 스케줄 시작으로부터 단 20일이 지난 시점이었다.
보통은 생판 남이던 누군가의 약점을 알아내기엔 턱없이 적은 시간이긴 하다.
‘하지만 가져왔다.’
청려 녀석이 팔짱을 끼고 기다리는 것을 보며, 나는 도움말을 계속 써 내려갔다.
[나이를 속였어. 원래 2살이 더 많은 사람이야.]
[그리고 해외로 불법 원정도박을 다니는 중이지. 소속사 몰래 따로 쓰는 스마트폰 공기계로 브로커랑 연락 중이고.]
이거 범법자라 거리낄 것도 없이 쭉쭉 정보를 뱉을 수 있군.
청려는 말없이 고개를 살짝 끄덕였다.
“근거는?”
[술자리에서 확인했다. 취하면 지나치게 입이 가벼워지던데.]
내가 술이 약한 편은 아니라서 말이다.
-선배님, 괜찮으세요?
-아, 어…….
대충 마시다가 분위기 봐서, 배우 놈 매니저 연락을 받고 나간 타이밍에 슬쩍 확인했다.
‘덕분에 며칠 동안 원 없이 술 마셨군.’
물론 이건 아무것도 없는 맨땅에서 약점을 발견하기 효과적인 방법은 아니었다.
갑자기 술 마시다가 자기 나이가 두 살 더 많다는 소리를 할 리가 있냐? 불법 도박한다는 증거가 갑자기 튀어나올 일도 없다.
만일 그 배우가 실수로 그랬다고 해도 내가 알아차릴 확률도 희박했고.
그렇다면 어떻게 가능했느냐?
나는 씩 웃었다.
‘애초에 내가 알고 있던 걸 증명하려고 했거든.’
바로 이 배우의 미래에 터질 논란이다.
그래서 수월했던 거다. 내가 이 배우 몇 년 후 근황을 이미 알고 있으니까.
[ 한류 스타 A씨… 나이 속인 이유는?]
이름값이 있는 배우다 보니 논란이 생길 때마다 찌라시를 거쳐서 언론에 메인으로 떴었다.
‘수시로 여론을 모니터링하니까 자연스럽게 보게 됐지.’
그러니까 나는 미래에 이 배우에게 터지는 스캔들이 사실인지만 검증하면 됐다는 거다.
그리고 이건….
“이미 네가 알고 있던 정보를 검증한 건가? 그 정도로 유명한 배우라면 몇 년 후에도 근황이 꾸준히 보도되었을 테니까.”
[…….]
그래. 이 새끼도 알 수 있지.
100번 재시작하며 비슷한 패턴을 사골 우리듯이 써먹어 봤을 것 아닌가.
나는 침묵으로 긍정을 대신 했다. 녀석이 희미하게 입꼬리를 비틀었다.
“그걸 고려해도 생각보다 검증이 빠른데.”
[어. 고맙다.]
나는 입을 다물었다.
당연하지만, 그 배우는 바보가 아니다.
이런 걸 술자리 몇 번 같이했다고 쉽게 알아차릴 정도로 줄줄 흘리고 다니진 않았다.
‘내가 정확한 타이밍에 살살 긁어서 간접적으로만 간을 본 거지.’
가령 이런 거다.
배우가 실수로 쏟은 술 때문에 무심코 가방을 내려놓으면, 나는 종이를 찾는 척하면서 가방 속에 있는 스마트폰 공기계의 존재를 확인했다.
그리고 이쯤 들었으면 알겠지만, 이걸 위화감 없이 빠르고 조용히 진행하려면 거의 본능에 가까운 타이밍 맞추기 능력이 필요하다.
…내가 류청우의 가호를 좀 썼다는 뜻이다.
그 녀석 특성 끝내주더라.
‘금메달리스트 능력을 남 염탐에 써먹었군….’
류청우가 자신이 내리는 가호를 이렇게 쓴다고 내 대가리를 부수지 않은 것이 고마울 뿐이었다.
나는 ‘고요한 명단의 사격자가 미소를 짓습니다’라는 팝업이 꾸준히 뜨던 것을 떠올리며 침음했다.
오남용이지만 잘 썼다.
[아무튼 스마트폰 공기계까지 알려줬으니 이제 네가 알아서 써라.]
나는 정보 전달을 완료했다.
대체 어디에 필요한지는 물을 필요 없다. 어차피 이놈 시야를 공유하다 보면 저절로 알게 될 것이다.
이걸로 끝.
“좋아.”
청려는 등받이에 등을 기대며 자신의 스마트폰을 집어 들었다.
실실 쪼개는 꼴이 보기 싫군.
“실물 증거가 없다는 점은 감점 요인이지만, 기간상…….”
그때.
사람 빡칠 소리를 지껄이려는 것 같던 녀석이 갑자기 입을 다물었다.
“…….”
[왜.]
나는 놈이 보고 있던 스마트폰 화면의 시야를 공유했다.
그건… 다급한 메시지였다.
-채율 : 형 빨리 숙소로 와주세요 희운 형이 몰래 나간 것 같아요
-채율 : 애인 만나러 가신 것 같아요
“…….”
아, 망할.
현 VTIC의 사랑꾼 놈이 탈주했다.
* * *
VTIC 희운.
자기 애인이랑 오붓한 살림용 집까지 하나 만들었던 새끼.
아마도 이 이유로 내가 살던 현실에선 VTIC 멤버가 되지 못하고 손절 당했던 녀석이 갑자기 연락도 없이 사라졌다.
“그 형 본가에는 연락하셨나요?”
“안 왔대. SNS 쪽에 목격담도 없고.”
즉시 녹음실에서 나와 매니저를 만난 청려는 빠르게 이동하기 시작했다.
그런데 애인을 만나러 갔다고?
[애인이랑 헤어졌다며.]
“말로는 무슨 말이든 할 수 있지.”
입만 털고 뒤에선 저지르는 새끼… 음, 쉽게 볼 수 있는 인간형이긴 하군.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매니저가 초조한 기색이 역력한 얼굴로 청려에게 물었다.
“채율이한테 무슨 문자를 남겼대. 재현아, 혹시 너한테는 무슨 낌새나 연락 없었어?”
“없었습니다. 지금부터 찾아볼게요. 형은 그룹 오후 스케줄부터 조정해 주세요.”
“그렇지, 그렇지. 알았어.”
매니저는 고개를 끄덕이며 황급히 스마트폰으로 전화를 걸었다.
이 사람을 포함해서 LeTi 직원 모두가 당황한 것 같긴 했으나, 누구도 온갖 곳에 연락하며 난리를 부리진 않았다.
‘그래. 말없이 탈주한 멤버를 찾는 건 최소한의 인원으로 해야겠지.’
말이 새어나가는 게 가장 치명적이다.
그건 나도 잘 알고 있다. 스티어 차유진 상태 때 우리도 그랬으니까.
심지어 여기는 오후 5시에 화보 촬영 예정이던데.
‘…흠.’
이건 제법 남 일 같지 않긴 하군. 나는 넌지시 물었다.
[나도 좀 고민해 볼까.]
청려는 사양하지 않았다. 긍정으로 받아들이겠다.
자, 보자.
‘우선, 시간대가 낮이지.’
이럴 때 멤버의 목격담이 없다는 건 대중교통을 이용하지 않았거나 극히 짧게 이용했다는 뜻이다.
동시에 길거리를 오래 걸어 다니지 않았다는 뜻이기도 하다.
‘그렇다면 숙소 근처일 확률도 무시 못 하겠는데….’
그 전에 등잔 밑이 어두울 경우를 고려하자면.
[애인 집에 있을 확률은?]
“없어.”
청려는 단호하게 말하며 새롭게 도착한 스마트폰 메시지를 체크했다.
그 속에는 소속사 직원이 해당 멤버의 ‘애인’도 이미 집에 없으며 외출한 상태라고 보고 하는 내용이 담겨 있었다.
‘빠르군.’
나는 이어서 숙소 근처의 CCTV를 확인한 직원들이 ‘택시를 탄 흔적은 없다’라고 청려에게 답장을 보내는 것을 지켜보며 확정했다.
역시 사랑꾼 놈은 숙소 근처에 있었다.
[숙소 주변 룸카페나 독실 있는 음식점을 싹 털어보는 건 어떠냐.]
“그건 이미 전적이 있어.”
청려가 서늘한 눈으로 차에 올라탔다.
“한 번 걸렸던 방법을 또 쓸 정도로 얕은 계산속도 없는 타입은 아니야. 다른 곳을 찾아야 해.”
여기서 막히는군.
‘다른 곳이라.’
지금의 VTIC은 회사와 아주 근접한 고급빌라에 사는 중이었다. 그리고 내가 뜬금없이 이 근방 지리를 속속들이 알 리가 없다.
나는 짧게 고민하다가 문득 무언가를 떠올렸다.
[잠깐만.]
간단한 논리다.
내가 모른다면 잘 아는 녀석을 쓰면 되는 것 아닌가.
[입 무겁고 발상 특이한 놈 하나 아는데. 너희 회사 주변 지리에도 익숙할 녀석이다.]
“…….”
청려가 시선만 옮겨서 팝업을 쳐다보았다.
[LeTi 소속이고.]
보안 문제도 해결.
“말해봐.”
나는 타자에 손을 올렸다.
그렇게 빠르고 간결한 대화가 끝난 후.
나는 청려와의 연결을 잠깐 중단하고 오피스텔에서 몸을 일으켰다.
‘정기 작전 회의’를 위해 미리 와서 대기 중이던 녀석이 맞은편에서 빠르게 말을 걸었다.
“통신은 끝나셨습니까?”
“아니.”
나는 목을 꺾으며 물었다.
“너 혹시 추리에 관심 있냐.”
주단이 눈을 빛냈다.
그렇지.
* * *
“그러니까, 소수의 인원이 사람들의 눈에 띄지 않고 반나절 이상 머물 수 있는 장소를 찾으시는 거군요. 상업적인 장소를 제외하고요.”
상황 설명을 다 들은 주단이 손깍지를 꼈다.
대단히 흥미진진해 보인다.
“그래.”
사실 이놈에게 대단한 협력을 기대한 건 아니지만, 가끔 좋은 아이디어를 내는 건 사실….
“그렇다면 간단합니다.”
음?
“여기를 보시죠.”
주단은 즉각 스마트폰으로 검색한 장소 하나를 내밀었다.
-비즈라운지 (무인 장소대여, 연중무휴)
“회사 근방에 세미나룸 대여 업체가 하나 있는데, 평일에는 쉽게 예약할 수 있죠. 가격도 합리적이고 무인으로 운영되어서 흔적이 남지도 않습니다.”
주단이 자신감에 찬 표정으로 입을 열었다.
“입구와 휴게실을 제외한 세미나룸 내부에는 CCTV가 없고요.”
“…….”
“보통 쉬거나 놀러 가는 곳은 아니라 회사에서 쉽게 예상하기 어렵고, 사람이 붐비지 않아서 쾌적하기까지 하죠. 완벽한 도피용 공간입니다.”
나는 지도에 표기된 업체를 보며, 현재 주어진 조건을 다 매치해 봤다.
회사 근처, 목격담 없음, 실시간 예약 가능 여부까지….
놀랍도록 일치했다.
“이렇게 공개하게 되어서 좀 아쉽긴 합니다. 제가 애용하는 업체 중 하나거든요.”
“…….”
“수십 명의 또래와 함께 지내는 상황에서 당연히 터득해야 하는 처세술이죠.”
혼자 쾌적하게 처박혀 있을 장소를 찾아내는 게?
그러나 지금은 그런 말을 할 때가 아니다.
칭찬을 할 때지.
“인상적인데.”
“…! 별말씀을.”
주단은 감명을 받은 것 같았다.
‘웃기는 녀석.’
걱정할 필요는 없다. 네가 방문하는 업체만 딱 공개하진 않을 것이다.
‘조건에 맞는 건 다 봐야지.’
나는 스마트폰 화면을 문지르며, 주단이 고른 특정 업체 외에도 몇 가지 유사한 후보군을 회사 근방에서 찾아냈다.
그리고 다시 청려에게 컨택해 메시지를 보냈다.
[회사 근처에 세미나룸들이 있다는데…….]
…….
그리고 잠시 후.
“형! 찾았대!”
놀랍게도 사랑꾼놈은 정말 세미나룸에서 발각되어 조용히 연행당했다.
비록 주단이 추천한 ‘완벽한’ 업체가 아니긴 했으나 근처의 세미나룸에서 애인과 데이트 중이던 것은 맞았던 거다.
주단의 발상은 성공이었다.
나는 그 소식을 청려의 시야를 통해 확인한 후에, 다시 오피스텔에 있는 내 몸으로 돌아왔다.
“…….”
돌아온 시야. 내 표정을 확인하고 주단은 약간 의기양양한 얼굴이 됐다.
그리고 언제 탔는지 모를 커피를 내밀며 어깨를 으쓱했다.
“맞았나 보군요.”
오냐.
“청려 선배님께 안부 전해주시길 바랍니다.”
오냐.
나는 놈이 내민 커피를 들이켰다.
* * *
커피 한 잔 후 다시 접속한 청려 놈의 시야는 지옥이었다.
말 그대로의 뜻이다.
지옥 같은 발상을 하는 새끼가 지옥 아가리에 대가리를 들이밀고 있었다는 거지.
사랑꾼 놈은 눈이 시뻘게진 채로 목에 핏대를 세우며 취한 것처럼 고래고래 울고 있었다.
“너희 다 내 탓 하는 거 X발 안다고. 모를 줄 알았냐, 태도 달라진 거? 야, 하루 종일 자기 원망하는 사람들이랑 있는 게 얼마나 숨 막히는지 알기나 해?”
대가리가 깨져야 했을 놈이 계속 붙어 있으니 이런 소리도 지껄이는군.
“안 그래도 화보 전에는 돌아올 거였는데 X나 못 믿고 회사에 그걸 또 다 이야기했지? 와, 나 진짜….”
“형…….”
“얘들아. 잠깐 방에 들어가 있어.”
그러나 청려는 태연했다.
놈은 자연스럽게 다른 멤버들을 자기들 방으로 보내 버렸다.
“너 뭐 하냐? 야, X발 뭐냐고.”
사랑꾼 놈은 그 광경을 보고 긴장한 것처럼 어깨가 굳었다. 그리고 그걸 감추기 위해 더 강하게 나오기 시작했다.
청려는 그 꼴을 물끄러미 보더니, 도리어 미소를 지었다.
그리고 고개를 끄덕였다.
“무슨 뜻인지 알았어. 그래. 형이 원하는 대로 마음껏 쉬어.”
“…어, 어?”
“쉬는 시간이 필요하다는 뜻 아닌가?”
청려가 시계를 확인하며 중얼거렸다.
“이번 앨범은 어차피 작게 시험 삼아 내는 거니까… 음. 형은 혼자만의 시간을 좀 가져도 괜찮은데.”
사랑꾼이 침을 삼켰다.
“타, 탈퇴하라고?”
“무슨 소리야.”
청려가 부드럽게 말했다.
“형도 계속 활동해야지. 음… 드라마 같은 건 어떨까.”
“……드라마?”
“그래. 연기하느라 워낙 바빠서 앨범 활동을 잠시 빠진다고 하면 설득력도 있잖아. 선배님 중에도 그런 사례는 많고.”
사랑꾼은 솔깃한 것처럼 청려를 올려다보았다.
본래 화내는 게 익숙한 타입은 아닌지 금방 머리가 식은 모양이었다.
그때 청려가 살짝 말을 틀었다.
미끼를 거두듯이.
“물론 내가 권유할 문제는 아니고… 혹시 그런 생각을 했나 예상해 본 거였어. 형 마음이 편한 대로 해. 회사에서도 화내진 않을 테니까.”
사랑꾼은 허겁지겁 미끼를 잡았다.
“……그래. 그게 좋겠다. 생각해 볼게. 미안해. 이게 환경이 너무 압박이 심해서… 나도 너희한테 못 볼 꼴 보여준 것 같다.”
“서로 조심해야지.”
청려는 부드럽게 대꾸했고, 사랑꾼은 거의 감명까지 받은 얼굴로 조용히 비틀거리며 자신의 방으로 발을 옮겼다.
흠.
나는 스마트폰으로 회사에 ‘이야기 잘 나눴습니다’라고 보내는 청려를 보았다.
그리고 물었다.
[저놈 연기한다고 그룹 활동 빠지면 끝장 아니냐.]
가뜩이나 VTIC 팬덤에서 최악일 사랑꾼 놈의 평판을 또 수직으로 내리꽂는 짓이다.
이건 소속사에 트럭까지 보낼 각인데?
“그렇지.”
청려가 부드럽게 웃으며 스마트폰을 닫았다.
“그래서 하라는 거야.”
[…….]
이해했다.
‘이렇게 자연스러운 탈퇴로 한발 한발 몰아넣는 거군…….’
제 발로 재시작 안 하고 평소처럼 살겠다더니 정말 그렇게 살고 있다.
[알았다.]
다만 여기까지 오니 의문이 든다.
[왜 정우단을 팀에 안 넣는 거냐? 내가 보기엔 괜찮아 보이는데.]
저런 새끼를 정규직으로 써볼 바에야 좀 기복이 있더라도 주단이 낫지 않냐고.
[세미나실 아이디어도 그놈이 낸 거야.]
“…….”
청려는 다시 녹음실로 향하기 위해 현관으로 향했다.
그리고 가볍게 대답했다.
“그래, 정우단. 기발한 아이디어를 가끔 떠올리고. 변칙적인 상황에서도 평정심을 잘 유지하는 것처럼 보이지.”
청려가 고요히 중얼거렸다.
“하지만 언제나 그런 건 아니라서.”
[무슨 말이지?]
간단한 답변이 돌아왔다.
“못 믿던데.”
‘……?’
“내가 말했었지. 이전에 시험 삼아 이야기해 본 적이 있다고.”
설마.
나는 청려를 보았다.
“내 상황에 대해서.”
놈은 평온한 표정을 하고 있었다.
그리고 짧게 당시의 상황을 떠올리는 듯했다.
“음, 되물었던가.”
-증명하실 수 있습니까?
“그래서 증명해 줬는데 말이지.”
청려가 빙긋 웃었다.
“다음날 새벽에 노트 하나 남기고 가출하더라고.”
“…….”
“이튿날 밤에 내가 재시작할 때까지 숙소로 복귀하지 않았어.”
쿵.
녀석이 현관문을 돌아보지 않고 엘리베이터를 탔다.
“강점이라고 평가했던 요소가 선택적으로 발현된다면 더 쓰는 건 비효율적이지.”
지하 주차장.
청려는 망설임 없이 차를 향해 가며, 온화하게 말을 끝냈다.
“나는 통계를 신뢰하거든.”
[…….]
나는 눈을 눌렀다.
‘그랬나.’
이 새끼가 처음 회귀 사실을 털어놨다는 놈. 그게 주단이었다.
‘…….’
야, 그런데 말이다.
‘그놈이 재시작을 안 믿었다고?’
오히려 이걸 못 믿겠다.
데뷔 못 하면 죽는 병 걸림 557화
나는 선언했다.
소속사의 녹음실, 홀로 앉아서 가사를 보고 있던 청려가 내가 띄운 팝업을 향해 고개를 들었다.
약간 이채롭다는 눈치다.
“예상보다 빠른데.”
나는 씩 웃었다.
지금은 5월 말.
영화 홍보 스케줄 시작으로부터 단 20일이 지난 시점이었다.
보통은 생판 남이던 누군가의 약점을 알아내기엔 턱없이 적은 시간이긴 하다.
‘하지만 가져왔다.’
청려 녀석이 팔짱을 끼고 기다리는 것을 보며, 나는 도움말을 계속 써 내려갔다.
이거 범법자라 거리낄 것도 없이 쭉쭉 정보를 뱉을 수 있군.
청려는 말없이 고개를 살짝 끄덕였다.
“근거는?”
내가 술이 약한 편은 아니라서 말이다.
-선배님, 괜찮으세요?
-아, 어…….
대충 마시다가 분위기 봐서, 배우 놈 매니저 연락을 받고 나간 타이밍에 슬쩍 확인했다.
‘덕분에 며칠 동안 원 없이 술 마셨군.’
물론 이건 아무것도 없는 맨땅에서 약점을 발견하기 효과적인 방법은 아니었다.
갑자기 술 마시다가 자기 나이가 두 살 더 많다는 소리를 할 리가 있냐? 불법 도박한다는 증거가 갑자기 튀어나올 일도 없다.
만일 그 배우가 실수로 그랬다고 해도 내가 알아차릴 확률도 희박했고.
그렇다면 어떻게 가능했느냐?
나는 씩 웃었다.
‘애초에 내가 알고 있던 걸 증명하려고 했거든.’
바로 이 배우의 미래에 터질 논란이다.
그래서 수월했던 거다. 내가 이 배우 몇 년 후 근황을 이미 알고 있으니까.
이름값이 있는 배우다 보니 논란이 생길 때마다 찌라시를 거쳐서 언론에 메인으로 떴었다.
‘수시로 여론을 모니터링하니까 자연스럽게 보게 됐지.’
그러니까 나는 미래에 이 배우에게 터지는 스캔들이 사실인지만 검증하면 됐다는 거다.
그리고 이건….
“이미 네가 알고 있던 정보를 검증한 건가? 그 정도로 유명한 배우라면 몇 년 후에도 근황이 꾸준히 보도되었을 테니까.”
그래. 이 새끼도 알 수 있지.
100번 재시작하며 비슷한 패턴을 사골 우리듯이 써먹어 봤을 것 아닌가.
나는 침묵으로 긍정을 대신 했다. 녀석이 희미하게 입꼬리를 비틀었다.
“그걸 고려해도 생각보다 검증이 빠른데.”
나는 입을 다물었다.
당연하지만, 그 배우는 바보가 아니다.
이런 걸 술자리 몇 번 같이했다고 쉽게 알아차릴 정도로 줄줄 흘리고 다니진 않았다.
‘내가 정확한 타이밍에 살살 긁어서 간접적으로만 간을 본 거지.’
가령 이런 거다.
배우가 실수로 쏟은 술 때문에 무심코 가방을 내려놓으면, 나는 종이를 찾는 척하면서 가방 속에 있는 스마트폰 공기계의 존재를 확인했다.
그리고 이쯤 들었으면 알겠지만, 이걸 위화감 없이 빠르고 조용히 진행하려면 거의 본능에 가까운 타이밍 맞추기 능력이 필요하다.
…내가 류청우의 가호를 좀 썼다는 뜻이다.
그 녀석 특성 끝내주더라.
‘금메달리스트 능력을 남 염탐에 써먹었군….’
류청우가 자신이 내리는 가호를 이렇게 쓴다고 내 대가리를 부수지 않은 것이 고마울 뿐이었다.
나는 ‘고요한 명단의 사격자가 미소를 짓습니다’라는 팝업이 꾸준히 뜨던 것을 떠올리며 침음했다.
오남용이지만 잘 썼다.
나는 정보 전달을 완료했다.
대체 어디에 필요한지는 물을 필요 없다. 어차피 이놈 시야를 공유하다 보면 저절로 알게 될 것이다.
이걸로 끝.
“좋아.”
청려는 등받이에 등을 기대며 자신의 스마트폰을 집어 들었다.
실실 쪼개는 꼴이 보기 싫군.
“실물 증거가 없다는 점은 감점 요인이지만, 기간상…….”
그때.
사람 빡칠 소리를 지껄이려는 것 같던 녀석이 갑자기 입을 다물었다.
“…….”
나는 놈이 보고 있던 스마트폰 화면의 시야를 공유했다.
그건… 다급한 메시지였다.
-채율 : 형 빨리 숙소로 와주세요 희운 형이 몰래 나간 것 같아요
-채율 : 애인 만나러 가신 것 같아요
“…….”
아, 망할.
현 VTIC의 사랑꾼 놈이 탈주했다.
* * *
VTIC 희운.
자기 애인이랑 오붓한 살림용 집까지 하나 만들었던 새끼.
아마도 이 이유로 내가 살던 현실에선 VTIC 멤버가 되지 못하고 손절 당했던 녀석이 갑자기 연락도 없이 사라졌다.
“그 형 본가에는 연락하셨나요?”
“안 왔대. SNS 쪽에 목격담도 없고.”
즉시 녹음실에서 나와 매니저를 만난 청려는 빠르게 이동하기 시작했다.
그런데 애인을 만나러 갔다고?
“말로는 무슨 말이든 할 수 있지.”
입만 털고 뒤에선 저지르는 새끼… 음, 쉽게 볼 수 있는 인간형이긴 하군.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매니저가 초조한 기색이 역력한 얼굴로 청려에게 물었다.
“채율이한테 무슨 문자를 남겼대. 재현아, 혹시 너한테는 무슨 낌새나 연락 없었어?”
“없었습니다. 지금부터 찾아볼게요. 형은 그룹 오후 스케줄부터 조정해 주세요.”
“그렇지, 그렇지. 알았어.”
매니저는 고개를 끄덕이며 황급히 스마트폰으로 전화를 걸었다.
이 사람을 포함해서 LeTi 직원 모두가 당황한 것 같긴 했으나, 누구도 온갖 곳에 연락하며 난리를 부리진 않았다.
‘그래. 말없이 탈주한 멤버를 찾는 건 최소한의 인원으로 해야겠지.’
말이 새어나가는 게 가장 치명적이다.
그건 나도 잘 알고 있다. 스티어 차유진 상태 때 우리도 그랬으니까.
심지어 여기는 오후 5시에 화보 촬영 예정이던데.
‘…흠.’
이건 제법 남 일 같지 않긴 하군. 나는 넌지시 물었다.
청려는 사양하지 않았다. 긍정으로 받아들이겠다.
자, 보자.
‘우선, 시간대가 낮이지.’
이럴 때 멤버의 목격담이 없다는 건 대중교통을 이용하지 않았거나 극히 짧게 이용했다는 뜻이다.
동시에 길거리를 오래 걸어 다니지 않았다는 뜻이기도 하다.
‘그렇다면 숙소 근처일 확률도 무시 못 하겠는데….’
그 전에 등잔 밑이 어두울 경우를 고려하자면.
“없어.”
청려는 단호하게 말하며 새롭게 도착한 스마트폰 메시지를 체크했다.
그 속에는 소속사 직원이 해당 멤버의 ‘애인’도 이미 집에 없으며 외출한 상태라고 보고 하는 내용이 담겨 있었다.
‘빠르군.’
나는 이어서 숙소 근처의 CCTV를 확인한 직원들이 ‘택시를 탄 흔적은 없다’라고 청려에게 답장을 보내는 것을 지켜보며 확정했다.
역시 사랑꾼 놈은 숙소 근처에 있었다.
“그건 이미 전적이 있어.”
청려가 서늘한 눈으로 차에 올라탔다.
“한 번 걸렸던 방법을 또 쓸 정도로 얕은 계산속도 없는 타입은 아니야. 다른 곳을 찾아야 해.”
여기서 막히는군.
‘다른 곳이라.’
지금의 VTIC은 회사와 아주 근접한 고급빌라에 사는 중이었다. 그리고 내가 뜬금없이 이 근방 지리를 속속들이 알 리가 없다.
나는 짧게 고민하다가 문득 무언가를 떠올렸다.
간단한 논리다.
내가 모른다면 잘 아는 녀석을 쓰면 되는 것 아닌가.
“…….”
청려가 시선만 옮겨서 팝업을 쳐다보았다.
보안 문제도 해결.
“말해봐.”
나는 타자에 손을 올렸다.
그렇게 빠르고 간결한 대화가 끝난 후.
나는 청려와의 연결을 잠깐 중단하고 오피스텔에서 몸을 일으켰다.
‘정기 작전 회의’를 위해 미리 와서 대기 중이던 녀석이 맞은편에서 빠르게 말을 걸었다.
“통신은 끝나셨습니까?”
“아니.”
나는 목을 꺾으며 물었다.
“너 혹시 추리에 관심 있냐.”
주단이 눈을 빛냈다.
그렇지.
* * *
“그러니까, 소수의 인원이 사람들의 눈에 띄지 않고 반나절 이상 머물 수 있는 장소를 찾으시는 거군요. 상업적인 장소를 제외하고요.”
상황 설명을 다 들은 주단이 손깍지를 꼈다.
대단히 흥미진진해 보인다.
“그래.”
사실 이놈에게 대단한 협력을 기대한 건 아니지만, 가끔 좋은 아이디어를 내는 건 사실….
“그렇다면 간단합니다.”
음?
“여기를 보시죠.”
주단은 즉각 스마트폰으로 검색한 장소 하나를 내밀었다.
-비즈라운지 (무인 장소대여, 연중무휴)
“회사 근방에 세미나룸 대여 업체가 하나 있는데, 평일에는 쉽게 예약할 수 있죠. 가격도 합리적이고 무인으로 운영되어서 흔적이 남지도 않습니다.”
주단이 자신감에 찬 표정으로 입을 열었다.
“입구와 휴게실을 제외한 세미나룸 내부에는 CCTV가 없고요.”
“…….”
“보통 쉬거나 놀러 가는 곳은 아니라 회사에서 쉽게 예상하기 어렵고, 사람이 붐비지 않아서 쾌적하기까지 하죠. 완벽한 도피용 공간입니다.”
나는 지도에 표기된 업체를 보며, 현재 주어진 조건을 다 매치해 봤다.
회사 근처, 목격담 없음, 실시간 예약 가능 여부까지….
놀랍도록 일치했다.
“이렇게 공개하게 되어서 좀 아쉽긴 합니다. 제가 애용하는 업체 중 하나거든요.”
“…….”
“수십 명의 또래와 함께 지내는 상황에서 당연히 터득해야 하는 처세술이죠.”
혼자 쾌적하게 처박혀 있을 장소를 찾아내는 게?
그러나 지금은 그런 말을 할 때가 아니다.
칭찬을 할 때지.
“인상적인데.”
“…! 별말씀을.”
주단은 감명을 받은 것 같았다.
‘웃기는 녀석.’
걱정할 필요는 없다. 네가 방문하는 업체만 딱 공개하진 않을 것이다.
‘조건에 맞는 건 다 봐야지.’
나는 스마트폰 화면을 문지르며, 주단이 고른 특정 업체 외에도 몇 가지 유사한 후보군을 회사 근방에서 찾아냈다.
그리고 다시 청려에게 컨택해 메시지를 보냈다.
…….
그리고 잠시 후.
“형! 찾았대!”
놀랍게도 사랑꾼놈은 정말 세미나룸에서 발각되어 조용히 연행당했다.
비록 주단이 추천한 ‘완벽한’ 업체가 아니긴 했으나 근처의 세미나룸에서 애인과 데이트 중이던 것은 맞았던 거다.
주단의 발상은 성공이었다.
나는 그 소식을 청려의 시야를 통해 확인한 후에, 다시 오피스텔에 있는 내 몸으로 돌아왔다.
“…….”
돌아온 시야. 내 표정을 확인하고 주단은 약간 의기양양한 얼굴이 됐다.
그리고 언제 탔는지 모를 커피를 내밀며 어깨를 으쓱했다.
“맞았나 보군요.”
오냐.
“청려 선배님께 안부 전해주시길 바랍니다.”
오냐.
나는 놈이 내민 커피를 들이켰다.
* * *
커피 한 잔 후 다시 접속한 청려 놈의 시야는 지옥이었다.
말 그대로의 뜻이다.
지옥 같은 발상을 하는 새끼가 지옥 아가리에 대가리를 들이밀고 있었다는 거지.
사랑꾼 놈은 눈이 시뻘게진 채로 목에 핏대를 세우며 취한 것처럼 고래고래 울고 있었다.
“너희 다 내 탓 하는 거 X발 안다고. 모를 줄 알았냐, 태도 달라진 거? 야, 하루 종일 자기 원망하는 사람들이랑 있는 게 얼마나 숨 막히는지 알기나 해?”
대가리가 깨져야 했을 놈이 계속 붙어 있으니 이런 소리도 지껄이는군.
“안 그래도 화보 전에는 돌아올 거였는데 X나 못 믿고 회사에 그걸 또 다 이야기했지? 와, 나 진짜….”
“형…….”
“얘들아. 잠깐 방에 들어가 있어.”
그러나 청려는 태연했다.
놈은 자연스럽게 다른 멤버들을 자기들 방으로 보내 버렸다.
“너 뭐 하냐? 야, X발 뭐냐고.”
사랑꾼 놈은 그 광경을 보고 긴장한 것처럼 어깨가 굳었다. 그리고 그걸 감추기 위해 더 강하게 나오기 시작했다.
청려는 그 꼴을 물끄러미 보더니, 도리어 미소를 지었다.
그리고 고개를 끄덕였다.
“무슨 뜻인지 알았어. 그래. 형이 원하는 대로 마음껏 쉬어.”
“…어, 어?”
“쉬는 시간이 필요하다는 뜻 아닌가?”
청려가 시계를 확인하며 중얼거렸다.
“이번 앨범은 어차피 작게 시험 삼아 내는 거니까… 음. 형은 혼자만의 시간을 좀 가져도 괜찮은데.”
사랑꾼이 침을 삼켰다.
“타, 탈퇴하라고?”
“무슨 소리야.”
청려가 부드럽게 말했다.
“형도 계속 활동해야지. 음… 드라마 같은 건 어떨까.”
“……드라마?”
“그래. 연기하느라 워낙 바빠서 앨범 활동을 잠시 빠진다고 하면 설득력도 있잖아. 선배님 중에도 그런 사례는 많고.”
사랑꾼은 솔깃한 것처럼 청려를 올려다보았다.
본래 화내는 게 익숙한 타입은 아닌지 금방 머리가 식은 모양이었다.
그때 청려가 살짝 말을 틀었다.
미끼를 거두듯이.
“물론 내가 권유할 문제는 아니고… 혹시 그런 생각을 했나 예상해 본 거였어. 형 마음이 편한 대로 해. 회사에서도 화내진 않을 테니까.”
사랑꾼은 허겁지겁 미끼를 잡았다.
“……그래. 그게 좋겠다. 생각해 볼게. 미안해. 이게 환경이 너무 압박이 심해서… 나도 너희한테 못 볼 꼴 보여준 것 같다.”
“서로 조심해야지.”
청려는 부드럽게 대꾸했고, 사랑꾼은 거의 감명까지 받은 얼굴로 조용히 비틀거리며 자신의 방으로 발을 옮겼다.
흠.
나는 스마트폰으로 회사에 ‘이야기 잘 나눴습니다’라고 보내는 청려를 보았다.
그리고 물었다.
가뜩이나 VTIC 팬덤에서 최악일 사랑꾼 놈의 평판을 또 수직으로 내리꽂는 짓이다.
이건 소속사에 트럭까지 보낼 각인데?
“그렇지.”
청려가 부드럽게 웃으며 스마트폰을 닫았다.
“그래서 하라는 거야.”
이해했다.
‘이렇게 자연스러운 탈퇴로 한발 한발 몰아넣는 거군…….’
제 발로 재시작 안 하고 평소처럼 살겠다더니 정말 그렇게 살고 있다.
다만 여기까지 오니 의문이 든다.
저런 새끼를 정규직으로 써볼 바에야 좀 기복이 있더라도 주단이 낫지 않냐고.
“…….”
청려는 다시 녹음실로 향하기 위해 현관으로 향했다.
그리고 가볍게 대답했다.
“그래, 정우단. 기발한 아이디어를 가끔 떠올리고. 변칙적인 상황에서도 평정심을 잘 유지하는 것처럼 보이지.”
청려가 고요히 중얼거렸다.
“하지만 언제나 그런 건 아니라서.”
간단한 답변이 돌아왔다.
“못 믿던데.”
‘……?’
“내가 말했었지. 이전에 시험 삼아 이야기해 본 적이 있다고.”
설마.
나는 청려를 보았다.
“내 상황에 대해서.”
놈은 평온한 표정을 하고 있었다.
그리고 짧게 당시의 상황을 떠올리는 듯했다.
“음, 되물었던가.”
-증명하실 수 있습니까?
“그래서 증명해 줬는데 말이지.”
청려가 빙긋 웃었다.
“다음날 새벽에 노트 하나 남기고 가출하더라고.”
“…….”
“이튿날 밤에 내가 재시작할 때까지 숙소로 복귀하지 않았어.”
쿵.
녀석이 현관문을 돌아보지 않고 엘리베이터를 탔다.
“강점이라고 평가했던 요소가 선택적으로 발현된다면 더 쓰는 건 비효율적이지.”
지하 주차장.
청려는 망설임 없이 차를 향해 가며, 온화하게 말을 끝냈다.
“나는 통계를 신뢰하거든.”
나는 눈을 눌렀다.
‘그랬나.’
이 새끼가 처음 회귀 사실을 털어놨다는 놈. 그게 주단이었다.
‘…….’
야, 그런데 말이다.
‘그놈이 재시작을 안 믿었다고?’
오히려 이걸 못 믿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