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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a Mắt Hay Ra Đi Raw - C544

A- A+

데뷔 못 하면 죽는 병 걸림 544화
VTIC 청려의 하루 루틴은 아주 깔끔했다.
“2㎏만 더 얹어볼까요?”
“예.”
열애설로 한주 만에 활동이 끝난 지금, 녀석은 연습과 운동을 병행하면서 사이사이 회사와 미팅을 하는 테트리스형 일과를 실행 중이었다.
물론 말이 쉽다는 거지 빡빡했다. 시간을 분 단위로 쪼개더라고.
그러나 지속적인 반복 작업이 몸에 밴 사람 특유의, 쉬워 보이는 간단함이 있었다는 것이다.
‘그리고 내가 이딴 걸 하루 종일 관람하고 있다는 게 레전드다…….’
나는 눈을 누르며 긴 한숨을 쉬었다.
대화가 안 통하니 X발 구슬릴 수가 없네.
물론 단순히 저놈이 완벽한 아이돌로 인생을 100번쯤 살고 있어서 돌아버린 것만이 이유는 아니었다.
‘일부러 이러는군.’
나, 그러니까 상태창이 인격이 있다는 것을 알자, 가장 다루기 쉬운 방법을 고른 것이다.
-부르지 않았을 때는 나오지 말라고 했을 텐데.
서열 굳히기 말이다.
‘군기 잡고, 길들이려는 거지.’
본인이 결정권을 가지고 있으며, 내 생사여탈권을 쥐고 있다는 것을 아주 임팩트 있게 보여줘서 기를 죽여놓으려는 것이다.
가장 빠르고 효과 좋은 통제법이었다.
아마 수년… 아니, 수십 년간 다양한 인간관계에서 써먹어 봤을 테니, 숨 쉬듯이 써먹을 수 있는 것도 당연하겠다.
나는 목을 꺾었다.
‘뭐… 좀 열받긴 하다만.’
이 청려가 하나 착각하는 게 있다.
내가 저놈이 이런 수작 부리는 걸 한두 번 본 게 아니라는 점이다.
‘네가 다음으로 할 짓이 뭔지도 뻔히 보인다고.’
일단 한번 (자기 생각에는) 기를 죽여놨으니, 다음은 살짝 보상을 준다.
일명 채찍과 당근.
그렇게 자신이 원하는 방향으로 유도하는 것이다.
징벌과 보상. 뭐든 통제란 그렇게 돌아가는 법이다.
그러니 이 새끼는 적절한 순간에 당근 끄트머리를 보여줄 것이고….
‘그럼 손까지 처먹어줘야지.’
그리고 시계는 좋은 값에 협상해 줘야겠군.
나는 팔짱을 끼며 웃었다.
예상대로, 녀석은 얼마 지나지 않아 상태창에게 말을 걸었다.
* * *
“이 정도인가.”
청려는 시야를 채운 각 후보군의 프로필을 보며 지나가듯 말했다.
내가 단말 조작해서 만들어준 상태창이다.
[이름 : 이문현]
[이름 : 원선우]
[이름 : 박광제]
…….
음, 예상해 보겠다.
성실함, 충동성, 인내심 같이 ‘써 먹기 좋은’ 항목은 없다는 점은 감정 요인이라는 뒷말을 생각하고 있을 것이다.
“다른 항목은?”
오냐. 그렇지.
나는 시스템 안에서 단말을 생산하며 느꼈던 그대로 답변했다.
[수치화하기 어려운 정보는 스테이터스로 만들 수 없는 것 같다.]
청려는 빙긋 웃었다.
“좀 더 노력해야 할 텐데.”
하지만 이번에는 협박하듯 오류 삭제 창을 보는 대신, 살짝 부드럽게 마무리한다.
당근 나오신다.
“어쨌든, 제법 쓸 만해.”
어, 그렇겠지.
여기서 내가 좋다고 호들갑 떠는 순간 알력 싸움은 끝이다.
그 꼴을 볼 순 없지. 나는 내 할 말이나 하자고.
[그런 의미해서 할 말이 있는데.]
‘다음 앨범 준비 안 하냐’ 같은 소리는 우선 중지.
금방이라도 ‘정보 수집 끝~’ 이러면서 옥상에서 다이빙할 것 같은 놈에게 이래봤자 소귀에 경 읽기였다.
다른 방향으로 자극을 준다.
나는 팝업을 띄웠다.
[도움말 기능에도 한계가 있다.]
청려가 눈을 멈췄다.
차가운 정적이 흐르는 가운데, 나는 팝업을 쭉 띄웠다.
[참고해.]
오직 직접 대면해야만 상대의 스탯을 확인할 수 있으니 시선에 유의하라는 것부터 시작해서 상태이상 클리어를 미뤄둘 수 있다는 것까지.
물론 이런 건 그냥 사소한 팁이었다.
중요한 건 마지막.
[가장 중요한 건… 내가 준 미래정보가 변할 수 있다는 거지.]
[네 행동에 따른 나비효과로 무용지물이 될 수도 있다는 것 같으니까 주의하는 게 좋겠다.]
“…….”
짧은 침묵이 흐른 후.
“그래.”
청려는 평온히 답했다.
그리고선 손가락을 느리게 두드렸다.
“그런데 네가 왜 생각을 하지?”
오냐. 그렇게 나올 줄 알았다.
“내 질문에 답변만 하면 되는데.”
주제넘게 굴지 말라면서 또 의도적으로 긴장감 조성하려고 하는군.
나는 심드렁하게 평가했다.
그리고 일부러 약간 뜸을 들인 후, 팝업을 띄웠다.
[모순적이군.]
[내가 사람답게 판단하기 때문에 너랑 대화하고, 너한테 도움을 주는 방식으로 협상이라도 해보려고 하는 건데 말이야.]
[아니면 그냥 네가 재시작하든 말든 그냥 뒀지. 생각이 없으니까.]
놈이 눈썹을 살짝 올렸다.
나는 한숨처럼 살짝 팝업을 흔든 후, 다음 말을 이었다.
[솔직히 내가 얼마나 여기 있을 거라고 생각하냐? 나도 널 얼마나 도와줄 수 있을지 모르는 상황이라고.]
[그런데 이러고 있으니 좀… 답답하지.]
청려가 탁자를 두드렸다.
“그러니까, 네 행동이 순수한 선의다?”
[최소한, 선의도 섞여 있다는 거다. 사람답게 생각하니까.]
그리고 나는 화가 난 듯 더 격정적으로 신나게 타자를 때렸다.
[그리고 내가 여기서 네 재시작을 막아봤자 너한테 해로울 건 없어. 359일이 손해? 재시작하면 어차피 낭비한 것도 없어진다고 생각하면서 무슨.]
“…….”
자, 그리고 결정타.
나는 속도를 조절해서, 약간 지친 듯이 다음 말을 느리게 띄웠다.
[이대로면 솔직히 내가 여기 있는 의미도 모르겠다.]
[삭제하든 말든 마음대로 해라. 죽진 않겠지.]
결국 하려는 말은 이거다.
-보이콧 가능함.
수틀리면 나도 죽든 말든 X발 아무것도 뱉지 않겠다는 거다.
적고 보니 무슨 노동조합 같은 문구가 됐지만, 뭐.
‘어쩔 거냐.’
넌 이미 내가 뭘 할 수 있는지 봤다. 그럼 얼마나 더 뽑아먹을 수 있을지도 가늠 중일 텐데.
이득 버려?
나는 팔짱을 끼고 놈의 반응을 기다렸다.
물론 진짜 삭제하려고 들면 또 얼른 접근 방식을 바꿔야겠으나, 나는 거기까지 가지 않을 거라고 예상했다.
이유가 있다.
바로 이놈은 나에 대해 잘 모른다는 점이다.
내가 어디까지 배팅할 수 있는지 모르고, 내 블러핑이 어디까지인지도 아주 한정적인 정보 속에서 짐작만 할 수 있다.
게다가 내가 제공할 효용 가치의 한계는 아직은 미지수다.
그러니 정확한 계산 값이 나오기 전에 삭제해 버리는 선택지는 분명 덜 매력적일 것이다.
‘그럼 최대한 안전한 선택을 하려고 들겠지.’
이미 저놈이 나한테 삭제 협박은 충분히 한 상태다.
마침 자기가 슬쩍 풀어주려던 당근 타이밍과 맞물렸고, 결정권도 잡고 있으니 아주 거세게 또 서열을 잡으려 들기보단….
“그래서?”
그렇지!
한발 물러서서, 일단 ‘들어는 보겠다’라는 자세를 취하게 된다.
‘후,’
나는 빠르게 뇌를 굴리며, 마치 자리에 앉듯이 생각을 정리했다.
‘여기서 너무 밀어붙이면 안 된다.’
협상 종료 손절 엔딩을 맞을 수도 있으니, 적당히.
용납 가능할 선을 찾는다.
[이 도움말에 너한테 직접적으로 피해를 줄 능력이 없는 것도 이제 알겠지.]
[최대한 협조할 테니. 대화는 좀 하고 살자고. 인간답게.]
내가 인격이 있다는 걸 존중만 해라.
“…….”
청려는 대답 없이 팝업을 물끄러미 쳐다보았다.
마치 조용히 계산기를 두드려보는 듯한 모습이었다. 나는 주먹을 쥐고 놈의 대답을 기다렸다.
그리고 입이 열리고 나온 대답은….
“그럴까.”
‘…!’
그렇지.
일단 첫 단계는 성공이군.
나는 씩 웃으며 놈의 면상을 살폈다.
청려는 표정 없이 팝업을 응시했다.
“방해되지 않는 선에서.”
어. 마음대로 말해라.
[내가 방해되면 그때 삭제해라. 그건 다른 소리 안 할 테니까.]
[잘 부탁한다.]
“그래.”
나는 마음에도 없이 긍정적인 답을 하는 놈에게 군말 없이 손 흔드는 이모티콘을 띄웠다.
[(ㅁ_ㅁ)?]
인상 좀 펴라.
* * *
그 후, 청려는 약간 태도를 바꿨다.
도움말에게도 좀 더 사회적 예절을 챙기게 되었다는 뜻이다.
[운동할 시간?]
“그래.”
이런 간단한 대화를 툭툭 주고받는 중이다.
물론 실제로 청려가 입 밖으로 소리를 내는 경우는 거의 없고, 대부분은 겉 생각을 내가 읽어서 적당히 말로 취급하는 거지만 말이다.
그리고 이게 그냥 보기엔 아무 의미 없어 보이지만, 하다 보면 분명 뭔가 흘리게 된다.
내가 경험자거든.
‘ 참가할 때만 해도 어린애들이랑 말 트고 지낼 생각이 없었는데 말이야.’
테스타되고 내가 무슨 짓을 했는지 봐라. 이제 멤버가 전부 내가 류건우였다는 걸 안다.
이건 어쩔 수 없는 흐름이다.
비밀이 있는 상태에서, 그 비밀을 지키지 않아도 되는 대화 상대에겐 결국 자기 생각을 아주 사소하게라도 털어놓게 되기 마련이다.
아무리 오래 타인과 선 긋고 지낸 놈이라도 마찬가지다.
오히려 청려는 지금까지 재시작 경험을 대놓고 떠들 상대가 없었으니, 이런 틈을 제대로 경계하기도 어려울 거다.
특히 내가 이놈의 겉 생각을 읽을 수 있다는 것까지 합쳐지면….
‘분명히 빈틈이 나온다.’
나는 씩 웃으며 단말에 손을 댔다. 주방에서 차유진의 팝콘이라도 가져오고 싶은 기분인….
‘…….’
뭐, 나중에 현실로 돌아가면 하나 뜯어오도록 하자.
우선은 이 상황에서 빠져나가는 것에 최선을 다하자고.
나는 (정신적으로) 편안한 상태를 유지하며, 경계심을 늦추진 않고 대기했다.
그리고 타이밍은 며칠 후에 왔다.
“동선 다시 한번 체크할 게요.”
활동기가 흐지부지된 VTIC이, 드디어 투어를 위해 리믹스용 안무를 연습하게 된 것이다.
그래서 간만에 단체로 모여 연습하는 VTIC 녀석들의 머릿수를 보자면….
‘7명이군.’
과연. 이 인원을 다섯으로 추릴 때까지 저놈이 무슨 계산을 거쳤을지 궁금해진다. 별개로 7명이 군무하긴 참 효과적인 인원이긴 하다만….
아무튼 나는 녀석들의 면면을 찬찬히 살폈다.
일단 채율과 신오가 보였다.
다른 몇 명도 내가 시스템의 가상 세계에서 LeTi 서바이벌에 참가했을 때 봤던 얼굴이라 꽤 흥미로웠다.
나는 슬쩍 미끼를 던졌다.
[다들 실력이 좋은데.]
“그래.”
[하지만 실력으로 줄 세워서 제일 잘하는 6명까지 자른 건 아닐 거고.]
“음.”
청려는 잠깐 뜸을 들였으나, 결국 단답이 아닌 대답을 했다.
“조합이 중요하지.”
오.
“사람이란 자원은 일종의… 반응성이 있거든. 환경에서 어떤 자극을 받냐에 따라 결과물의 질이 변하기도 해서.”
[그렇긴 하지.]
말이 길어지는군. 좋은 징조였다.
심지어 아직도 떠들고 있는….
“갈등이 없다고 꼭 좋은 것만은 아니야. 적절한 자극과 긴장감이 유지되어야 생산성이 오르거든.”
그러면서 청려는 자기 멤버들을 쳐다보았다.
“중요한 건… 적절한 스트레스지.”
무슨 고기 근수를 재보는 눈이었다.
[…그렇군.]
정말 적응 안 되는 대화지만, 했다는 것에 의의를 두자고.
나는 한숨을 쉬면서 다시 놈의 시야로 주변을 살폈다. 그리고 마침 청려가 시선을 주는 녀석을 하나 포착했다.
낯선 얼굴이었다.
그렇다는 건….
[저게 열애설 터진 놈이지.]
청려의 눈이 살짝 가늘어졌다가 원래대로 돌아왔다.
희운이었던가?
이 며칠 숙소에 들어오지도 않던 그 사랑꾼 놈은 전형적인 LeTi 출신 같은 분위기에, 스탯을 보니 아마 리드보컬쯤 되는 놈인 것 같았다.
그런데 말이다.
[왜 당당하냐.]
“오래 안 가. 다 괜찮아질 테니까 걱정 말고! 어어 당연히 난 걱정 안 해.”
놀랍게도 사고 친 본인이 직접 한 소리다.
다른 멤버들에게 적극적으로 떠들고 다니는 걸 보니 한 점의 부끄러움도 없는 모양이었다.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회사에서 어지간히 깨졌을 텐데 멘탈이 대단하군.
웃긴 건 저놈 덕분에 재시작할 뻔한 당사자도 태연하다는 점이다.
청려는 간단히 사랑꾼을 평가했다.
“외부 스트레스에 강하다는 일관성은 있지.”
그래. 저 새끼 멘탈이 여러 의미로 강한 건 알겠다니까.
그래도 외부인이 보기에도 썩 좋은 꼴은 아니었다.
나는 여전히 평온해 보이는 청려를 보고 혀를 찼다.
[지금까지 저런 놈이 한둘이 아니었을 것 같은데 다 그냥 뒀냐?]
생각해 보니 당해도 저런 새끼가 당해야 하는 거 아니냐.
내가 미래의 이 새끼한테 대가리 맞고 자살 종용당한 게 억울해지는….
“몇 가지 써보긴 했는데.”
[…몇 가지.]
“음… 은퇴할 정도의 사고가 나면 자연스럽게 탈퇴하긴 하거든.”
[…….]
“하지만 교통사고는 조절이 힘들지. 실수로 불구가 되거나 죽으면 동정 여론이 생겨서 화제성이 넘어가고.”
‘…….’
“다른 범죄성 사고는 그룹 이미지에까지 해를 끼치는 일이 잦아서.”
그리고 청려는 희미하게 웃었다.
“아, 되려 곤란해지는 경우도 있고.”
[곤란.]
“그래.”
청려는 가볍게 스트레칭을 하더니, 고개를 들었다.
연습실 천장 구석에 있던 빨간 불로 시선이 스쳤다.
“이 나라에 생각보다 CCTV가 많거든.”
[…….]
이 새끼가 산신령이라고 했던 놈 누구냐? 이건 봐주는 게 아니라 그냥 처리에 드는 비용과 리스크도 아까워서 생략하는 거다.
“자자, 기운 내서 가자~ 올해 대상 가수들!”
환장하게도 그 와중에 연습실 분위기는 여전히 괜찮았다. 안무 트레이너가 일부러 좋은 소식을 전해주는 것도 있었고.
“너희 인지도 여론조사에서 남자 아이돌 부문 1위 한 거 알아?”
“정말요?”
뭐, VTIC이 저런 조사에서 1위 하는 건 별로 어색한 일도 아니지만….
잠깐만.
그건 현실 VTIC이다.
지금은 한참 과거라면, VTIC이 국내 인지도에서 1위를 할 수가 없을 텐데.
나는 나도 모르게 무심코 말했다.
[티홀릭은?]
“음?”
뜬금없는 말을 들은 듯이 청려가 눈썹을 살짝 올렸다가 내렸다.
그리고 곧 희미한 미소가 스치고 지나갔다.
“이미 해체한 그룹을 경계할 필요는 없을 텐데.”
‘…….’
‘보내 버렸네.’
이놈이 범인이다.
이 새끼가 뭔가 수를 써서 이번 티홀릭은 이미 X된 모양이었다.
끝내주는군.
나는 이마를 누르며 침음을 뱉었다.
명심하자. 이놈은 내가 알던… 개 좀 키우는 현실의 청려가 아니다.
이 새끼는 지금 사고회로가 사이코패스나 다름없었다. 주변 모든 인간이 NPC로 보이는 그 망할 상태였다.
‘후.’
그 순간. 문득 한 생각이 스쳐 지나갔다.
지난 며칠간 했던 고민이었다.
내가 여기 오기 전에 했던 대화 중에, 혹시 내가 이 망할 곳을 탈출한 힌트가 있을까 해서 되짚어봤단 말이다.
그리고 정리한 후보군 중에 이게 있었다.
청려가 나한테 접수한 소원.
-콩이를 잘 돌보면 좋겠는데.
그리고 내가 바로 그 직후에 이 꼴이 됐다는 것을 감안 할 때….
‘…설마.’
이거 내가 이 새끼 반려견이 태어나서 잘 키울 때까지 여기 붙어 있어야 한다는 소리는 아니겠지.
없는 등골이 서늘해지는 추측이었다.
그 와중에도 청려 놈은 평온하게 사랑꾼 멤버를 보며 이렇게 스치듯 생각하는 중이었다.
“아쉽지. 그냥 깨끗이 도려낼 수 있다면 좋을 텐데.”
“처음부터 없던 것처럼.”
* * *
[배세진 : 안 춥…….]
[차유진 : 추워요! 형! 나 초콜릿 사줘요!]
[배세진 : (살려줘)]
화면 속에서 배세진이 차유진과 아웅다웅하고 있었다.
선아현은 웃으며 그것을 다시 보기로 돌려보는 중이었다.
그룹의 자체 컨텐츠는 마치 홈비디오나 여행비디오를 돌려보는 것 같은 따듯한 감상이 들게 만들었다.
그때였다.
드르르륵.
스마트폰이 울리더니, 모르는 번호로 전화가 왔다.
“…?”
가족, 멤버들만 등록한 프라이버시용 스마트폰이었기에, 선아현은 아마도 그 중 누군가가 다른 사람의 휴대폰으로 전화했겠거니 짐작하면서 수신을 눌렀다.
그러나 들리는 목소리는 그중 누구도 아니었다.
[테스타 선아현 씨.]
선아현은 그 특징적인 어조에서 상태를 바로 유추하긴 했다.
“네, 네…. ……선배님?”
VTIC 청려였다.
별로 친하지도 않은, 심지어 입대한 사람이 자신에게 휴일에 전화를 했다는 사실에 선아현이 약간 당황할 찰나.
건조한 목소리가 빠르게 스피커를 울렸다.
[JSA로 와요. 당장.]
[후배님이 사라졌어.]
“…!!”
설마.
자신에게 연락이 왔다는 것은, 설마 테스타 중에 누군가에게 무슨 일이라도 벌어진 걸까.
선아현은 순간 심장이 덜컹거릴 정도로 긴장했다. 그리고 떨리는 목소리로 물었다.
“저… 어떤 후배님이, 사라지신 건가요?”
[…….]
전화기 너머에서 짧게 침묵이 흘렀으나.
[박문대.]
“…?”
선아현은 짧게 눈을 깜박였다.
모르는 사람의 이름이었다.

데뷔 못 하면 죽는 병 걸림 544화

VTIC 청려의 하루 루틴은 아주 깔끔했다.

“2㎏만 더 얹어볼까요?”

“예.”

열애설로 한주 만에 활동이 끝난 지금, 녀석은 연습과 운동을 병행하면서 사이사이 회사와 미팅을 하는 테트리스형 일과를 실행 중이었다.

물론 말이 쉽다는 거지 빡빡했다. 시간을 분 단위로 쪼개더라고.

그러나 지속적인 반복 작업이 몸에 밴 사람 특유의, 쉬워 보이는 간단함이 있었다는 것이다.

‘그리고 내가 이딴 걸 하루 종일 관람하고 있다는 게 레전드다…….’

나는 눈을 누르며 긴 한숨을 쉬었다.

대화가 안 통하니 X발 구슬릴 수가 없네.

물론 단순히 저놈이 완벽한 아이돌로 인생을 100번쯤 살고 있어서 돌아버린 것만이 이유는 아니었다.

‘일부러 이러는군.’

나, 그러니까 상태창이 인격이 있다는 것을 알자, 가장 다루기 쉬운 방법을 고른 것이다.

-부르지 않았을 때는 나오지 말라고 했을 텐데.

서열 굳히기 말이다.

‘군기 잡고, 길들이려는 거지.’

본인이 결정권을 가지고 있으며, 내 생사여탈권을 쥐고 있다는 것을 아주 임팩트 있게 보여줘서 기를 죽여놓으려는 것이다.

가장 빠르고 효과 좋은 통제법이었다.

아마 수년… 아니, 수십 년간 다양한 인간관계에서 써먹어 봤을 테니, 숨 쉬듯이 써먹을 수 있는 것도 당연하겠다.

나는 목을 꺾었다.

‘뭐… 좀 열받긴 하다만.’

이 청려가 하나 착각하는 게 있다.

내가 저놈이 이런 수작 부리는 걸 한두 번 본 게 아니라는 점이다.

‘네가 다음으로 할 짓이 뭔지도 뻔히 보인다고.’

일단 한번 (자기 생각에는) 기를 죽여놨으니, 다음은 살짝 보상을 준다.

일명 채찍과 당근.

그렇게 자신이 원하는 방향으로 유도하는 것이다.

징벌과 보상. 뭐든 통제란 그렇게 돌아가는 법이다.

그러니 이 새끼는 적절한 순간에 당근 끄트머리를 보여줄 것이고….

‘그럼 손까지 처먹어줘야지.’

그리고 시계는 좋은 값에 협상해 줘야겠군.

나는 팔짱을 끼며 웃었다.

예상대로, 녀석은 얼마 지나지 않아 상태창에게 말을 걸었다.

* * *

“이 정도인가.”

청려는 시야를 채운 각 후보군의 프로필을 보며 지나가듯 말했다.

내가 단말 조작해서 만들어준 상태창이다.

…….

음, 예상해 보겠다.

성실함, 충동성, 인내심 같이 ‘써 먹기 좋은’ 항목은 없다는 점은 감정 요인이라는 뒷말을 생각하고 있을 것이다.

“다른 항목은?”

오냐. 그렇지.

나는 시스템 안에서 단말을 생산하며 느꼈던 그대로 답변했다.

청려는 빙긋 웃었다.

“좀 더 노력해야 할 텐데.”

하지만 이번에는 협박하듯 오류 삭제 창을 보는 대신, 살짝 부드럽게 마무리한다.

당근 나오신다.

“어쨌든, 제법 쓸 만해.”

어, 그렇겠지.

여기서 내가 좋다고 호들갑 떠는 순간 알력 싸움은 끝이다.

그 꼴을 볼 순 없지. 나는 내 할 말이나 하자고.

‘다음 앨범 준비 안 하냐’ 같은 소리는 우선 중지.

금방이라도 ‘정보 수집 끝~’ 이러면서 옥상에서 다이빙할 것 같은 놈에게 이래봤자 소귀에 경 읽기였다.

다른 방향으로 자극을 준다.

나는 팝업을 띄웠다.

청려가 눈을 멈췄다.

차가운 정적이 흐르는 가운데, 나는 팝업을 쭉 띄웠다.

오직 직접 대면해야만 상대의 스탯을 확인할 수 있으니 시선에 유의하라는 것부터 시작해서 상태이상 클리어를 미뤄둘 수 있다는 것까지.

물론 이런 건 그냥 사소한 팁이었다.

중요한 건 마지막.

“…….”

짧은 침묵이 흐른 후.

“그래.”

청려는 평온히 답했다.

그리고선 손가락을 느리게 두드렸다.

“그런데 네가 왜 생각을 하지?”

오냐. 그렇게 나올 줄 알았다.

“내 질문에 답변만 하면 되는데.”

주제넘게 굴지 말라면서 또 의도적으로 긴장감 조성하려고 하는군.

나는 심드렁하게 평가했다.

그리고 일부러 약간 뜸을 들인 후, 팝업을 띄웠다.

놈이 눈썹을 살짝 올렸다.

나는 한숨처럼 살짝 팝업을 흔든 후, 다음 말을 이었다.

청려가 탁자를 두드렸다.

“그러니까, 네 행동이 순수한 선의다?”

그리고 나는 화가 난 듯 더 격정적으로 신나게 타자를 때렸다.

“…….”

자, 그리고 결정타.

나는 속도를 조절해서, 약간 지친 듯이 다음 말을 느리게 띄웠다.

결국 하려는 말은 이거다.

-보이콧 가능함.

수틀리면 나도 죽든 말든 X발 아무것도 뱉지 않겠다는 거다.

적고 보니 무슨 노동조합 같은 문구가 됐지만, 뭐.

‘어쩔 거냐.’

넌 이미 내가 뭘 할 수 있는지 봤다. 그럼 얼마나 더 뽑아먹을 수 있을지도 가늠 중일 텐데.

이득 버려?

나는 팔짱을 끼고 놈의 반응을 기다렸다.

물론 진짜 삭제하려고 들면 또 얼른 접근 방식을 바꿔야겠으나, 나는 거기까지 가지 않을 거라고 예상했다.

이유가 있다.

바로 이놈은 나에 대해 잘 모른다는 점이다.

내가 어디까지 배팅할 수 있는지 모르고, 내 블러핑이 어디까지인지도 아주 한정적인 정보 속에서 짐작만 할 수 있다.

게다가 내가 제공할 효용 가치의 한계는 아직은 미지수다.

그러니 정확한 계산 값이 나오기 전에 삭제해 버리는 선택지는 분명 덜 매력적일 것이다.

‘그럼 최대한 안전한 선택을 하려고 들겠지.’

이미 저놈이 나한테 삭제 협박은 충분히 한 상태다.

마침 자기가 슬쩍 풀어주려던 당근 타이밍과 맞물렸고, 결정권도 잡고 있으니 아주 거세게 또 서열을 잡으려 들기보단….

“그래서?”

그렇지!

한발 물러서서, 일단 ‘들어는 보겠다’라는 자세를 취하게 된다.

‘후,’

나는 빠르게 뇌를 굴리며, 마치 자리에 앉듯이 생각을 정리했다.

‘여기서 너무 밀어붙이면 안 된다.’

협상 종료 손절 엔딩을 맞을 수도 있으니, 적당히.

용납 가능할 선을 찾는다.

내가 인격이 있다는 걸 존중만 해라.

“…….”

청려는 대답 없이 팝업을 물끄러미 쳐다보았다.

마치 조용히 계산기를 두드려보는 듯한 모습이었다. 나는 주먹을 쥐고 놈의 대답을 기다렸다.

그리고 입이 열리고 나온 대답은….

“그럴까.”

‘…!’

그렇지.

일단 첫 단계는 성공이군.

나는 씩 웃으며 놈의 면상을 살폈다.

청려는 표정 없이 팝업을 응시했다.

“방해되지 않는 선에서.”

어. 마음대로 말해라.

“그래.”

나는 마음에도 없이 긍정적인 답을 하는 놈에게 군말 없이 손 흔드는 이모티콘을 띄웠다.

인상 좀 펴라.

* * *

그 후, 청려는 약간 태도를 바꿨다.

도움말에게도 좀 더 사회적 예절을 챙기게 되었다는 뜻이다.

“그래.”

이런 간단한 대화를 툭툭 주고받는 중이다.

물론 실제로 청려가 입 밖으로 소리를 내는 경우는 거의 없고, 대부분은 겉 생각을 내가 읽어서 적당히 말로 취급하는 거지만 말이다.

그리고 이게 그냥 보기엔 아무 의미 없어 보이지만, 하다 보면 분명 뭔가 흘리게 된다.

내가 경험자거든.

‘ 참가할 때만 해도 어린애들이랑 말 트고 지낼 생각이 없었는데 말이야.’

테스타되고 내가 무슨 짓을 했는지 봐라. 이제 멤버가 전부 내가 류건우였다는 걸 안다.

이건 어쩔 수 없는 흐름이다.

비밀이 있는 상태에서, 그 비밀을 지키지 않아도 되는 대화 상대에겐 결국 자기 생각을 아주 사소하게라도 털어놓게 되기 마련이다.

아무리 오래 타인과 선 긋고 지낸 놈이라도 마찬가지다.

오히려 청려는 지금까지 재시작 경험을 대놓고 떠들 상대가 없었으니, 이런 틈을 제대로 경계하기도 어려울 거다.

특히 내가 이놈의 겉 생각을 읽을 수 있다는 것까지 합쳐지면….

‘분명히 빈틈이 나온다.’

나는 씩 웃으며 단말에 손을 댔다. 주방에서 차유진의 팝콘이라도 가져오고 싶은 기분인….

‘…….’

뭐, 나중에 현실로 돌아가면 하나 뜯어오도록 하자.

우선은 이 상황에서 빠져나가는 것에 최선을 다하자고.

나는 (정신적으로) 편안한 상태를 유지하며, 경계심을 늦추진 않고 대기했다.

그리고 타이밍은 며칠 후에 왔다.

“동선 다시 한번 체크할 게요.”

활동기가 흐지부지된 VTIC이, 드디어 투어를 위해 리믹스용 안무를 연습하게 된 것이다.

그래서 간만에 단체로 모여 연습하는 VTIC 녀석들의 머릿수를 보자면….

‘7명이군.’

과연. 이 인원을 다섯으로 추릴 때까지 저놈이 무슨 계산을 거쳤을지 궁금해진다. 별개로 7명이 군무하긴 참 효과적인 인원이긴 하다만….

아무튼 나는 녀석들의 면면을 찬찬히 살폈다.

일단 채율과 신오가 보였다.

다른 몇 명도 내가 시스템의 가상 세계에서 LeTi 서바이벌에 참가했을 때 봤던 얼굴이라 꽤 흥미로웠다.

나는 슬쩍 미끼를 던졌다.

“그래.”

“음.”

청려는 잠깐 뜸을 들였으나, 결국 단답이 아닌 대답을 했다.

“조합이 중요하지.”

오.

“사람이란 자원은 일종의… 반응성이 있거든. 환경에서 어떤 자극을 받냐에 따라 결과물의 질이 변하기도 해서.”

말이 길어지는군. 좋은 징조였다.

심지어 아직도 떠들고 있는….

“갈등이 없다고 꼭 좋은 것만은 아니야. 적절한 자극과 긴장감이 유지되어야 생산성이 오르거든.”

그러면서 청려는 자기 멤버들을 쳐다보았다.

“중요한 건… 적절한 스트레스지.”

무슨 고기 근수를 재보는 눈이었다.

정말 적응 안 되는 대화지만, 했다는 것에 의의를 두자고.

나는 한숨을 쉬면서 다시 놈의 시야로 주변을 살폈다. 그리고 마침 청려가 시선을 주는 녀석을 하나 포착했다.

낯선 얼굴이었다.

그렇다는 건….

청려의 눈이 살짝 가늘어졌다가 원래대로 돌아왔다.

희운이었던가?

이 며칠 숙소에 들어오지도 않던 그 사랑꾼 놈은 전형적인 LeTi 출신 같은 분위기에, 스탯을 보니 아마 리드보컬쯤 되는 놈인 것 같았다.

그런데 말이다.

“오래 안 가. 다 괜찮아질 테니까 걱정 말고! 어어 당연히 난 걱정 안 해.”

놀랍게도 사고 친 본인이 직접 한 소리다.

다른 멤버들에게 적극적으로 떠들고 다니는 걸 보니 한 점의 부끄러움도 없는 모양이었다.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회사에서 어지간히 깨졌을 텐데 멘탈이 대단하군.

웃긴 건 저놈 덕분에 재시작할 뻔한 당사자도 태연하다는 점이다.

청려는 간단히 사랑꾼을 평가했다.

“외부 스트레스에 강하다는 일관성은 있지.”

그래. 저 새끼 멘탈이 여러 의미로 강한 건 알겠다니까.

그래도 외부인이 보기에도 썩 좋은 꼴은 아니었다.

나는 여전히 평온해 보이는 청려를 보고 혀를 찼다.

생각해 보니 당해도 저런 새끼가 당해야 하는 거 아니냐.

내가 미래의 이 새끼한테 대가리 맞고 자살 종용당한 게 억울해지는….

“몇 가지 써보긴 했는데.”

“음… 은퇴할 정도의 사고가 나면 자연스럽게 탈퇴하긴 하거든.”

“하지만 교통사고는 조절이 힘들지. 실수로 불구가 되거나 죽으면 동정 여론이 생겨서 화제성이 넘어가고.”

‘…….’

“다른 범죄성 사고는 그룹 이미지에까지 해를 끼치는 일이 잦아서.”

그리고 청려는 희미하게 웃었다.

“아, 되려 곤란해지는 경우도 있고.”

“그래.”

청려는 가볍게 스트레칭을 하더니, 고개를 들었다.

연습실 천장 구석에 있던 빨간 불로 시선이 스쳤다.

“이 나라에 생각보다 CCTV가 많거든.”

이 새끼가 산신령이라고 했던 놈 누구냐? 이건 봐주는 게 아니라 그냥 처리에 드는 비용과 리스크도 아까워서 생략하는 거다.

“자자, 기운 내서 가자~ 올해 대상 가수들!”

환장하게도 그 와중에 연습실 분위기는 여전히 괜찮았다. 안무 트레이너가 일부러 좋은 소식을 전해주는 것도 있었고.

“너희 인지도 여론조사에서 남자 아이돌 부문 1위 한 거 알아?”

“정말요?”

뭐, VTIC이 저런 조사에서 1위 하는 건 별로 어색한 일도 아니지만….

잠깐만.

그건 현실 VTIC이다.

지금은 한참 과거라면, VTIC이 국내 인지도에서 1위를 할 수가 없을 텐데.

나는 나도 모르게 무심코 말했다.

“음?”

뜬금없는 말을 들은 듯이 청려가 눈썹을 살짝 올렸다가 내렸다.

그리고 곧 희미한 미소가 스치고 지나갔다.

“이미 해체한 그룹을 경계할 필요는 없을 텐데.”

‘…….’

‘보내 버렸네.’

이놈이 범인이다.

이 새끼가 뭔가 수를 써서 이번 티홀릭은 이미 X된 모양이었다.

끝내주는군.

나는 이마를 누르며 침음을 뱉었다.

명심하자. 이놈은 내가 알던… 개 좀 키우는 현실의 청려가 아니다.

이 새끼는 지금 사고회로가 사이코패스나 다름없었다. 주변 모든 인간이 NPC로 보이는 그 망할 상태였다.

‘후.’

그 순간. 문득 한 생각이 스쳐 지나갔다.

지난 며칠간 했던 고민이었다.

내가 여기 오기 전에 했던 대화 중에, 혹시 내가 이 망할 곳을 탈출한 힌트가 있을까 해서 되짚어봤단 말이다.

그리고 정리한 후보군 중에 이게 있었다.

청려가 나한테 접수한 소원.

-콩이를 잘 돌보면 좋겠는데.

그리고 내가 바로 그 직후에 이 꼴이 됐다는 것을 감안 할 때….

‘…설마.’

이거 내가 이 새끼 반려견이 태어나서 잘 키울 때까지 여기 붙어 있어야 한다는 소리는 아니겠지.

없는 등골이 서늘해지는 추측이었다.

그 와중에도 청려 놈은 평온하게 사랑꾼 멤버를 보며 이렇게 스치듯 생각하는 중이었다.

“아쉽지. 그냥 깨끗이 도려낼 수 있다면 좋을 텐데.”

“처음부터 없던 것처럼.”

* * *

화면 속에서 배세진이 차유진과 아웅다웅하고 있었다.

선아현은 웃으며 그것을 다시 보기로 돌려보는 중이었다.

그룹의 자체 컨텐츠는 마치 홈비디오나 여행비디오를 돌려보는 것 같은 따듯한 감상이 들게 만들었다.

그때였다.

드르르륵.

스마트폰이 울리더니, 모르는 번호로 전화가 왔다.

“…?”

가족, 멤버들만 등록한 프라이버시용 스마트폰이었기에, 선아현은 아마도 그 중 누군가가 다른 사람의 휴대폰으로 전화했겠거니 짐작하면서 수신을 눌렀다.

그러나 들리는 목소리는 그중 누구도 아니었다.

선아현은 그 특징적인 어조에서 상태를 바로 유추하긴 했다.

“네, 네…. ……선배님?”

VTIC 청려였다.

별로 친하지도 않은, 심지어 입대한 사람이 자신에게 휴일에 전화를 했다는 사실에 선아현이 약간 당황할 찰나.

건조한 목소리가 빠르게 스피커를 울렸다.

“…!!”

설마.

자신에게 연락이 왔다는 것은, 설마 테스타 중에 누군가에게 무슨 일이라도 벌어진 걸까.

선아현은 순간 심장이 덜컹거릴 정도로 긴장했다. 그리고 떨리는 목소리로 물었다.

“저… 어떤 후배님이, 사라지신 건가요?”

전화기 너머에서 짧게 침묵이 흘렀으나.

“…?”

선아현은 짧게 눈을 깜박였다.

모르는 사람의 이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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