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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a Mắt Hay Ra Đi Raw - C494

A- A+

데뷔 못 하면 죽는 병 걸림 494화
박문대가 핏자국이 낭자한 사후 세계(?) 숙소에서 고통받고 있을 무렵.
그 위에서는 다시 게임이 한창이었다.
[참가자들의 카드 중 하나에 제물 징표가 내렸습니다.]
그러나 이번에는 분위기가 좀 바뀌었다.
‘같은 걸 또 하면 지루해한다고.’
그렇다고 포맷을 바꾸면 또 시청자가 처음부터 이해해야 하지 않은가!
그래서 작가, 류서린이 바꾼 것은 템포였다.
바로 스피드런.
[제한 시간 30분]
[1회 이상 카드를 교환하지 않은 참가자는 즉시 번제됩니다.]
“헐.”
제물 폭탄 돌리기에 참여 안 하면 자동 탈락!
결국 눈치 보며 몰래 기동작전처럼 카드를 교환하던 첫 게임과는 달리, 다들 적극적으로 대놓고 권모술수를 부렸다.
심지어 자신의 카드만 현관문 기계에 찍으면 바로 교환할 직업을 선택할 수 있었으니까, 더는 상대의 동의도 필요 없던 것이다.
그 결과.
[현재 제물 징표를 가진 직업은…….]
[‘변호사’입니다.]
[!!!!]
서로 자신이 변호사라며 머리를 쥐어뜯고 싸우던 동명이인이 사이좋게 걸렸다.
그리고 추리 파트에서 개그가 폭발한다.
[배세진 : 그래, 사실 내가 광대…….]
[이세진 : 형, 그렇게 말씀하시기엔 광대라고 몰렸을 때 너무 열 받아하셨는데요.]
[배세진 : …?]
[이세진 : 넵, 사실 제가 광대였습니다, 여러분!]
[배세진 : 야!]
제물로 변호사가 뜬 시점에서 둘이 태세를 전환해 자신이 광대라고 주장하기 시작한 것이다!
그리고 이번에는 반대로 서로가 변호사일 것이라며 싸우다가 자폭했다.
[배세진 : 그러니까, 내가 카드 교환에서 변호사를 골랐다니까! 세 번째 기록이 나야. 애초에 내가 변호사였다면 자기 자신을 고를 리가…….]
[선아현 : 앗.]
[배세진 : 왜?!]
[류청우 : 세진아, 방금 네가 변호사와 교환했다고 자백한 것 같은데….]
[배세진 : ……!?]
[이세진 : 끝내주네요.]
그렇게 변호사와 광대는 사이좋게 관에 들어갔다.
[이세진 : 형님, 열 받으시면 너무 많은 걸 이야기하시네요.]
[배세진 : 다물어.]
-이게 바로 트롤의 맛이냐
-ㅋㅋㅋㅋ개웃기네
-문대 : 구하려 와줬구나!
세진이즈 : 아니 우리끼리 싸웠어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리고 무전기의 조언을 잊지 않은 이세진의 활약으로, 관 머리맡 버튼을 누른 그들은 산지직송으로 사후 세계(?)로 떨어진 것이다!
[박문대 : …….]
관이 내려오자 반갑게 헐레벌떡 달려와서, 이 어처구니없는 예능형 이야기를 모든 전달받은 박문대는….
[박문대 : (티벳 표정)]
[박문대 : 그래서 둘 중에 누가 광대였나요. 어차피 죽었으니까 편하게 말씀해 보세요.]
결국 모두의 궁금증을 풀어줄 그 질문을 던지게 되었다.
그리고 둘은 드디어 진지한 표정으로 입을 열었다.
[배세진 : 내가 광대긴 한데….]
[이세진 : 내가 광대였….]
[배세진 : ?]
[이세진 : ??]
[박문대 : ???]
-어
-님들 뭐임
-광머가 둘?
시청자까지 한마음으로 당황했다.
자막까지도.
[이게 무슨 상황…?]
[◀◀◀]
그래서 설명을 위해, 이세진의 회상이 들어갔다.
게임 초반.
[배세진 : 이건 내가 변호사라 아는 건데….]
[이세진 : (아닌 척 듣는 중)]
사실, 이세진은 배세진이 자신의 직업 능력을 열심히 말하고 다니던 그때, 이미 이야기를 몰래 들으며 다 숙지했다.
그리고 이런 생각을 했던 것이다!
[이세진 : 어쩐지 프로필 서류에서 변호사라고 함부로 말하고 다니지 말라더니! 나 광대였구나! 내가 가짜네~]
[↑ 자칭 광대 (2)]
-????
-세세진아
그렇다.
두 사람은 각자 본인이 광대라고 생각하면서, 상대를 광대로 몰아갔던 것이다…!
[이세진 : 야~ 형 진짜 연기 잘하시네요! (※연기 맞음)]
[배세진 : 뭐? 누가 봐도 수상한 건 너잖아! (※수상한 거 맞음)]
혼을 불사른 예능형 연기였다.
-미쳤나봨ㅋㅋㅋㅋ
-자신이 광대라고 생각한 두 변호사의 자강두천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천방지축 어리둥절 빙글빙글 돌아가는 광머의 하루
그리고 사이좋게 검은 양과 제물이 되어서 불탔다는 이야기다.
결국 사후 세계에서 대화를 하며, 이 결론을 깨달은 당사자들은….
[박문대 : …….]
[배세진 : …….]
[이세진 : …….]
[박문대 : 움직일까요.]
[이세진 : 넵]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찔한 침묵 끝에 숙연해 하며 박문대를 따라 움직이기 시작했다….
-ㅋㅋㅋㅋ어떡해
-너무 웃어서 배 아픔
-이건 테스타도 본방 보면서 웃었다
-광대 파티ㅋㅋㅋㅋ
하지만 이 폭소를 부르던 분위기는 오래가지 못했다.
이곳의 정체가 곧 드러났으니까.
[이세진 : 문대문대~ 그 무전기 말인데, 혹시 문대가 여기서 연락했었어?]
[박문대 : 맞아.]
[이세진 : 오오.]
[배세진 : …그런데 너, 그때 화장실에 들어가지 말라고 했잖아. 그런 말은 왜 한 거야?]
박문대가 방문 너머를 손전등으로 비추었다.
거실 맞은편 화장실.
[박문대 : 화장실이 저 꼴이라.]
[배세진 : 허억.]
콰과광!
벼락이 치는 이미지가 편집으로 지나갔다.
피가 낭자한 화장실 문이 쿵쿵쿵 클로즈업되었다. 멤버들이 비명을 질렀다.
[배세진 : 피, 피?!]
[이세진 : 으아악 저거 뭐야? 저거 뭐야 문대?!]
[박문대 : (알면 내가 여기서 이러고 있겠냐는 표정입니다)]
-30분간 내성 생겼다고 쫄보문댕 고인물인 척 함
-ㅋㅋㅋㅋㅋㅋ귀여웤ㅋㅋ
-겨우 손전등 하나 거실 구석에서 찾았으면서 호달달 안 떤 척하긴!
그리고 아니나 다를까 지적이 들어왔다.
[이세진 : 아니 우리가 그래도 위에서 30분이 넘게 게임을 했는데~ 저거 열어보지도 않았어? 역시 문대가 우리 중에 제일…….]
[박문대 : 그럼 너 혼자 열어봐.]
[이세진 : 죄송합니다.]
-ㅋㅋㅋㅋㅋㅋ
-이 귀여운 쫄보들
하필 강심장이거나 궁리보다 행동이 먼저 앞서는 멤버들은 아무도 탈락하지 않아서 더 웃겼다.
그래서 여기서 연장자가 나선 것이다!
[배세진 : …가자. 내가 열어볼게.]
[이세진 : …!!]
[박문대 : 감사합니다.]
[이세진 : …?!]
-냉큼ㅋㅋㅋㅋㅋㅋ
-큰세의 말문이 막히는 진귀한 광경
-전직 애기무당 힘차게 입장~
그리하여 세 사람은 다다닥 붙어서 각자 손전등, 무전기, 몸(?)을 지참하고 화장실에 접근했다.
키가 큰 이세진이 손전등, 무전기를 작동시켜본 박문대가 무전기, 그리고 행동대장을 맡아준 배세진은 예우 차원에서 몸을 가볍게 해준 것이다.
그리고….
끼이익.
배세진이 화장실 문고리를, 주방에서 찾은 고무장갑까지 낀 채로 열었다.
그 순간 보였다.
-헉
쿵.
쿠쿠쿠구구구구,
쿵!!
긴장감 넘치는 음산한 BGM과 함께, 화장실 안이 모습을 드러낸다.
피칠갑된 바닥, 그 위에 앉은 것.
[피해자]
화장실의 캐비닛 앞.
앉은 채 쓰러진 시체가 있었다.
-히이이이익
-엄마야
-??
-헐 뭐야
멤버들은 다 얼어붙었다.
[박문대 : …안 움직이는데요. 네. 좀 살펴봐도 괜찮을 것 같습니다.]
-그러면서 본인은 다가가지 못하는 그 태도
-이번에는 이해함
-나라도 못 움직였음ㅅㅂ
쥐 죽은 듯이 조용한 숙소.
그리고 어두컴컴한 곳에 있는 시체 모양 인형.
멤버들은 조심스럽게 다가갔다.
이세진이 손전등을 천천히 움직였다.
[이세진 : …일단, 남자분 같고요. 복장이… 특이하시네.]
인형은 손에 칼을 쥔 채 쓰러져 있었다.
게다가 과연 사이비 교단 컨셉인지 검은 로브 같은 것을 둘러쓰고 있는데, 심지어 얼굴도 가려져 있었다.
‘가면?’
어린 양 두개골이 그려진 괴상한 문양은 이제 멤버들도 눈에 익은 것이다.
[박문대 : 아까 방문에 있던 그거 같은데.]
[이세진 : 어. 그리고 우리 그… 제물 카드? 그거 표시도 저거잖아.]
-개섬뜩해
-ㅠㅠㅠㅠㅠ
분장한 배우가 아닌 인형이라는 것을 확인한 멤버들은 천천히 손을 뻗어서 그것을 뒤집어보기도 했다.
그리고, 그 틈에 배세진은 한 가지 결정적인 것도 확인했다.
[배세진 : …여기 상처가 없어.]
[이세진 : 예?]
[배세진 : 이것 봐, 피가 이렇게 많은데 상처가 없다고. 옷도 찢어진 곳이 없고. ……오히려 이 시체가 칼을 들고 있어.]
분위기가 싸늘하게 가라앉았다.
[그럼 이 피의 정체는…?]
-살려줘
-와 개무섭다
-ㅠㅠㅠㅠㅠㅠㅠㅠ장의사가 범인이라며 장의사가 죽인 거 맞아? 뭐야ㅠㅠ
그때였다.
묵묵히 손전등 불빛을 따라 고개를 돌리던 박문대가 몸을 일으킨 것이다.
손에 무전기를 잡은 채로.
‘어?’
박문대는 무전기를 돌리며 물었다.
[박문대 : 아까 관에 들어오시기 전에요. 무전기랑 연락되셨을 때 누가 어디서 무전기 들고 있었나요.]
[배세진 : 어? 그게….]
[이세진 : 거실! 그거 거실에서 울렸고 제일 먼저 확인한 건 래빈이야.]
[박문대 : …….]
[이세진 : 왜?]
박문대가 잠시 말이 없었다.
하지만 곧 다시 질문했다.
[박문대 : 래빈이가 그 후에 무전기를 들고 다른 사람 있는 곳으로 뛰어갔지.]
[배세진 : …! 맞아! 주방 쪽으로 왔어.]
그 대답에 박문대가 고개를 끄덕였다.
무언가 깨달았다는 듯이.
-??
-뭐임?
-어떻게 안 거야
[박문대 : 잠시만.]
박문대는 화장실 밖으로 뛰어나가더니, 곧 무전기를 들고 뛰어다니며 외치기 시작했다.
[박문대 : 들리십니까?]
[박문대 : 들려요?]
공포도 잊어버린 듯이 박문대는 방문을 열며 아예 숙소의 모든 방에 말을 들이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 과정의 반복 끝에, 관이 설치되어 위아래로 이동하는 그곳으로 돌아갔을 때였다.
치지직.
“헐!”
무전기가 켜지며, 응답이 돌아왔다.
[무전기 : 문대? 문대니??]
[!!]
멤버들도 화장실에서 뛰쳐나왔다.
[배세진 : 어떻게 한 거야?]
[박문대 : 위치를 찾았어요.]
[배세진 : 어?]
[박문대 : 아무래도 이 무전기랑… 탈락 안 한 사람들쪽 무전기가 숙소 같은 장소에 있으면 작동하는 것 같습니다.]
숨죽인 채 방송을 보던 대학원생은 허벅지를 쳤다.
“아아아!”
저 무전기는 아직 죽지 않은 위층과 죽어서 관을 타고 내려온 아래층의 서로가 같은 방 안에 있을 때만 작동하는 것이다.
‘대박!!’
이러니까 마치 둘이 물리적으로 같은 공간인데 시간이나 차원으로 나눠진 것 같은 묘한 느낌까지 들었다.
저기가 사후 세계라서 이런 식으로 표현한 걸까?
‘이제 어떻게 되는 거지?’
대학원생은 흥미진진하게 화면을 보았다.
아마도 문대는 화장실의 시체에 대해서 말하고, 조심하라고 다시 한번 조언하지 않을까?
마침 박문대가 입을 열고 있었다.
[박문대 : 아까 화장실 들어가지 말라고 말씀드렸는데, 말 바꿀게요.]
[박문대 : 꼭 들어가 보세요. 귀신이나 사람이 있을 겁니다.]
“…??”
그리고 박문대는 더 청천벽력 같은 소리를 했다.
[박문대 : 그 귀신을 아무래도 제가… ‘장의사’가 죽인 것 같긴 한데. 죽이는 게 맞았나 봐요.]
“…?!”
화면 속 박문대가 덤덤하게 말했다.
[박문대 : 귀신, 관으로 유인해서 탈락한 저희처럼 태워 버리세요.]
[박문대 : 그래야 그쪽이 살아요.]
그 순간, 화면의 BGM이 바뀌었다.
* * *
[박문대 : 그 귀신이 사이비 교단 교주 같아요.]
깔끔한 무채색의 거실.
생활감이라고는 몇 가지 반려견 용품뿐인 그곳엔 모니터링용의 거대한 TV가 설치되어 있었다.
[류청우 : 잠깐만!]
그리고 지금 그 화면에서는 관 앞에서 무전기로 대화 중인 테스타의 모습이 한창 방영 중이었다.
스스로 배정한 휴식 시간. 경쟁자들을 모니터링 중이던 아이돌은 턱을 톡톡 두드렸다.
“특이한 시도를 했네.”
왈!
허벅지 근처에서 부드럽게 짖는 소리가 들렸다.
자신의 혼잣말에 반응하는 개의 머리를 가볍게 쓰다듬어준 남자는 스마트폰을 들었다.
“착하다.”
우웅.
청려의 반려견, 콩이는 즐겁게 목을 울린 뒤 애착 담요에 파묻혔다.
그리고 비슷하게, 청려의 스마트폰도 울렸다.
-장 실장님 : 넵 PD님 답장 왔습니다. 당연히 테스타 그분 출연 가능하다고 하십니다!
당연한 일이었다.
“음.”
청려는 웃으며, TV 속 ‘테스타 그분’이 열정적으로 무전을 보내는 모습을 보았다.
박문대와의 콜라보 7일 전 일이었다.

데뷔 못 하면 죽는 병 걸림 494화

박문대가 핏자국이 낭자한 사후 세계(?) 숙소에서 고통받고 있을 무렵.

그 위에서는 다시 게임이 한창이었다.

그러나 이번에는 분위기가 좀 바뀌었다.

‘같은 걸 또 하면 지루해한다고.’

그렇다고 포맷을 바꾸면 또 시청자가 처음부터 이해해야 하지 않은가!

그래서 작가, 류서린이 바꾼 것은 템포였다.

바로 스피드런.

“헐.”

제물 폭탄 돌리기에 참여 안 하면 자동 탈락!

결국 눈치 보며 몰래 기동작전처럼 카드를 교환하던 첫 게임과는 달리, 다들 적극적으로 대놓고 권모술수를 부렸다.

심지어 자신의 카드만 현관문 기계에 찍으면 바로 교환할 직업을 선택할 수 있었으니까, 더는 상대의 동의도 필요 없던 것이다.

그 결과.

서로 자신이 변호사라며 머리를 쥐어뜯고 싸우던 동명이인이 사이좋게 걸렸다.

그리고 추리 파트에서 개그가 폭발한다.

제물로 변호사가 뜬 시점에서 둘이 태세를 전환해 자신이 광대라고 주장하기 시작한 것이다!

그리고 이번에는 반대로 서로가 변호사일 것이라며 싸우다가 자폭했다.

그렇게 변호사와 광대는 사이좋게 관에 들어갔다.

-이게 바로 트롤의 맛이냐

-ㅋㅋㅋㅋ개웃기네

-문대 : 구하려 와줬구나!

세진이즈 : 아니 우리끼리 싸웠어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리고 무전기의 조언을 잊지 않은 이세진의 활약으로, 관 머리맡 버튼을 누른 그들은 산지직송으로 사후 세계(?)로 떨어진 것이다!

관이 내려오자 반갑게 헐레벌떡 달려와서, 이 어처구니없는 예능형 이야기를 모든 전달받은 박문대는….

결국 모두의 궁금증을 풀어줄 그 질문을 던지게 되었다.

그리고 둘은 드디어 진지한 표정으로 입을 열었다.

-어

-님들 뭐임

-광머가 둘?

시청자까지 한마음으로 당황했다.

자막까지도.

그래서 설명을 위해, 이세진의 회상이 들어갔다.

게임 초반.

사실, 이세진은 배세진이 자신의 직업 능력을 열심히 말하고 다니던 그때, 이미 이야기를 몰래 들으며 다 숙지했다.

그리고 이런 생각을 했던 것이다!

-????

-세세진아

그렇다.

두 사람은 각자 본인이 광대라고 생각하면서, 상대를 광대로 몰아갔던 것이다…!

혼을 불사른 예능형 연기였다.

-미쳤나봨ㅋㅋㅋㅋ

-자신이 광대라고 생각한 두 변호사의 자강두천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천방지축 어리둥절 빙글빙글 돌아가는 광머의 하루

그리고 사이좋게 검은 양과 제물이 되어서 불탔다는 이야기다.

결국 사후 세계에서 대화를 하며, 이 결론을 깨달은 당사자들은….

아찔한 침묵 끝에 숙연해 하며 박문대를 따라 움직이기 시작했다….

-ㅋㅋㅋㅋ어떡해

-너무 웃어서 배 아픔

-이건 테스타도 본방 보면서 웃었다

-광대 파티ㅋㅋㅋㅋ

하지만 이 폭소를 부르던 분위기는 오래가지 못했다.

이곳의 정체가 곧 드러났으니까.

박문대가 방문 너머를 손전등으로 비추었다.

거실 맞은편 화장실.

콰과광!

벼락이 치는 이미지가 편집으로 지나갔다.

피가 낭자한 화장실 문이 쿵쿵쿵 클로즈업되었다. 멤버들이 비명을 질렀다.

-30분간 내성 생겼다고 쫄보문댕 고인물인 척 함

-ㅋㅋㅋㅋㅋㅋ귀여웤ㅋㅋ

-겨우 손전등 하나 거실 구석에서 찾았으면서 호달달 안 떤 척하긴!

그리고 아니나 다를까 지적이 들어왔다.

-ㅋㅋㅋㅋㅋㅋ

-이 귀여운 쫄보들

하필 강심장이거나 궁리보다 행동이 먼저 앞서는 멤버들은 아무도 탈락하지 않아서 더 웃겼다.

그래서 여기서 연장자가 나선 것이다!

-냉큼ㅋㅋㅋㅋㅋㅋ

-큰세의 말문이 막히는 진귀한 광경

-전직 애기무당 힘차게 입장~

그리하여 세 사람은 다다닥 붙어서 각자 손전등, 무전기, 몸(?)을 지참하고 화장실에 접근했다.

키가 큰 이세진이 손전등, 무전기를 작동시켜본 박문대가 무전기, 그리고 행동대장을 맡아준 배세진은 예우 차원에서 몸을 가볍게 해준 것이다.

그리고….

끼이익.

배세진이 화장실 문고리를, 주방에서 찾은 고무장갑까지 낀 채로 열었다.

그 순간 보였다.

-헉

쿵.

쿠쿠쿠구구구구,

쿵!!

긴장감 넘치는 음산한 BGM과 함께, 화장실 안이 모습을 드러낸다.

피칠갑된 바닥, 그 위에 앉은 것.

화장실의 캐비닛 앞.

앉은 채 쓰러진 시체가 있었다.

-히이이이익

-엄마야

-??

-헐 뭐야

멤버들은 다 얼어붙었다.

-그러면서 본인은 다가가지 못하는 그 태도

-이번에는 이해함

-나라도 못 움직였음ㅅㅂ

쥐 죽은 듯이 조용한 숙소.

그리고 어두컴컴한 곳에 있는 시체 모양 인형.

멤버들은 조심스럽게 다가갔다.

이세진이 손전등을 천천히 움직였다.

인형은 손에 칼을 쥔 채 쓰러져 있었다.

게다가 과연 사이비 교단 컨셉인지 검은 로브 같은 것을 둘러쓰고 있는데, 심지어 얼굴도 가려져 있었다.

‘가면?’

어린 양 두개골이 그려진 괴상한 문양은 이제 멤버들도 눈에 익은 것이다.

-개섬뜩해

-ㅠㅠㅠㅠㅠ

분장한 배우가 아닌 인형이라는 것을 확인한 멤버들은 천천히 손을 뻗어서 그것을 뒤집어보기도 했다.

그리고, 그 틈에 배세진은 한 가지 결정적인 것도 확인했다.

분위기가 싸늘하게 가라앉았다.

-살려줘

-와 개무섭다

-ㅠㅠㅠㅠㅠㅠㅠㅠ장의사가 범인이라며 장의사가 죽인 거 맞아? 뭐야ㅠㅠ

그때였다.

묵묵히 손전등 불빛을 따라 고개를 돌리던 박문대가 몸을 일으킨 것이다.

손에 무전기를 잡은 채로.

‘어?’

박문대는 무전기를 돌리며 물었다.

박문대가 잠시 말이 없었다.

하지만 곧 다시 질문했다.

그 대답에 박문대가 고개를 끄덕였다.

무언가 깨달았다는 듯이.

-??

-뭐임?

-어떻게 안 거야

박문대는 화장실 밖으로 뛰어나가더니, 곧 무전기를 들고 뛰어다니며 외치기 시작했다.

공포도 잊어버린 듯이 박문대는 방문을 열며 아예 숙소의 모든 방에 말을 들이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 과정의 반복 끝에, 관이 설치되어 위아래로 이동하는 그곳으로 돌아갔을 때였다.

치지직.

“헐!”

무전기가 켜지며, 응답이 돌아왔다.

멤버들도 화장실에서 뛰쳐나왔다.

숨죽인 채 방송을 보던 대학원생은 허벅지를 쳤다.

“아아아!”

저 무전기는 아직 죽지 않은 위층과 죽어서 관을 타고 내려온 아래층의 서로가 같은 방 안에 있을 때만 작동하는 것이다.

‘대박!!’

이러니까 마치 둘이 물리적으로 같은 공간인데 시간이나 차원으로 나눠진 것 같은 묘한 느낌까지 들었다.

저기가 사후 세계라서 이런 식으로 표현한 걸까?

‘이제 어떻게 되는 거지?’

대학원생은 흥미진진하게 화면을 보았다.

아마도 문대는 화장실의 시체에 대해서 말하고, 조심하라고 다시 한번 조언하지 않을까?

마침 박문대가 입을 열고 있었다.

“…??”

그리고 박문대는 더 청천벽력 같은 소리를 했다.

“…?!”

화면 속 박문대가 덤덤하게 말했다.

그 순간, 화면의 BGM이 바뀌었다.

* * *

깔끔한 무채색의 거실.

생활감이라고는 몇 가지 반려견 용품뿐인 그곳엔 모니터링용의 거대한 TV가 설치되어 있었다.

그리고 지금 그 화면에서는 관 앞에서 무전기로 대화 중인 테스타의 모습이 한창 방영 중이었다.

스스로 배정한 휴식 시간. 경쟁자들을 모니터링 중이던 아이돌은 턱을 톡톡 두드렸다.

“특이한 시도를 했네.”

왈!

허벅지 근처에서 부드럽게 짖는 소리가 들렸다.

자신의 혼잣말에 반응하는 개의 머리를 가볍게 쓰다듬어준 남자는 스마트폰을 들었다.

“착하다.”

우웅.

청려의 반려견, 콩이는 즐겁게 목을 울린 뒤 애착 담요에 파묻혔다.

그리고 비슷하게, 청려의 스마트폰도 울렸다.

-장 실장님 : 넵 PD님 답장 왔습니다. 당연히 테스타 그분 출연 가능하다고 하십니다!

당연한 일이었다.

“음.”

청려는 웃으며, TV 속 ‘테스타 그분’이 열정적으로 무전을 보내는 모습을 보았다.

박문대와의 콜라보 7일 전 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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