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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a Mắt Hay Ra Đi Raw - C493

A- A+

데뷔 못 하면 죽는 병 걸림 493화
‘내가 범인과 검은 양, 둘 다 해 먹겠다!’
노선을 정한 박문대는 거침없이 움직였다.
자신이 제물 폭탄을 받았다는 사실을 확인한 중간 점검 이후, 그가 맨 처음 취한 행동은….
바로 류청우 섭외였다.
[박문대 : 형, 제가 골드를 하나 찾았는데요.]
물론 이때 류청우는 이미 박문대가 탐정인 선아현으로부터 제물 폭탄을 떠넘겨 받았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즉, 속이는 건 불가능했다!
-아니 왜 하필
-이야 다 아는 사람 찍는 것도 재주ㅋㅋㅋ
-어떻게 꼬셨냐
박문대의 인터뷰가 삽입되었다.
[박문대 : 자기 직업 이야기 못 하는 걸 보니까 그쪽도 뭔가 켕기는 직업이겠거니 해서 섭외하려고 했어요.]
[박문대 : 근데 아니더라고요.]
그 내레이션 뒤로, 온화하게 웃으며 제안에 답변하는 류청우의 답변이 돌아왔다.
[류청우 : 문대야. 혹시 중간 점검 때 네 카드에 제물 징표가 떠서 교환하려고 하는 거야?]
[박문대 : 예? 그게 무슨….]
[류청우 : 반응 보니까 맞구나.]
-아무 반응도 안 했는데요
-응 답은 정해졌고 대답만 해 무조건 네가 제물이야~ㅋㅋㅋㅋ
낄낄대는 시청자 반응과 화면 속에서 눈을 가늘게 뜨는 박문대가 엇갈렸다.
[박문대 : 형.]
[류청우 : 응?]
[박문대 : 왜 그렇게 확신해요.]
[류청우 : 그냥 추측한 거야.]
박문대도 이쯤에서 눈치를 챘다.
[박문대 : 형 직업 능력이 이건가요. 어쩐지 직업을 못 밝히더니.]
[류청우 : …….]
거기서 인터뷰가 또 삽입되었다.
고개를 끄덕이는 박문대의 얼굴에는 동요가 없었다.
[박문대 : 거기서 노선을 변경했죠.]
[박문대 : 역시 중요한 건 진심이다. 진심으로 말을 해보자.]
-예?
-무슨 소리세요
-언제부터 사기가 진심이 됨
그리고 돌아온 화면 속, 박문대는 정말 ‘진심’으로 들이받았다.
[박문대 : 근데 형, 사실 저한테 지든 이기든 이득 볼 수 있는 제안이 있는데요.]
[류청우 : 음?]
[박문대 : 들어보세요.]
박문대는 자신이 꾸민 계획의 개괄을 화끈하게 털어놓았다.
범인과 검은 양에 대한 설명, 그리고 둘이 같은 인물일 때의 이득까지!
[박문대 : 그 뒤로는 쉽죠.]
박문대와 류청우가 들키지 않을 시, 어마어마한 트릭 덕에 장르 예능의 재미가 살아난다.
그리고 만일 박문대가 들킨다면?
‘최소 희생으로 게임클리어가 가능하다.’
어느 쪽이든 신선했다.
[박문대 : (류청우 형이) 은근히 이런 거 잘 넘어와주거든요.]
박문대의 인터뷰가 내레이션처럼 깔린 후.
마치 그 내레이션을 듣기라도 한 것처럼, 화면의 류청우가 고개를 끄덕였다.
[류청우 : 취지도 좋고 재밌겠네. 좋아.]
그렇게 류청우가 동료로 들어왔다!
-아니
-이 즐겜러들이 정말
그리고 둘은 동선을 꼬기 시작했다.
일부러 자신들의 교환 앞뒤로 각자 대놓고 교환을 한 번 더 한 것이다.
류청우는 배세진과 먼저 교환하고, 박문대는 종료 직전에 차유진과 교환했다.
그리고 자신들의 교환은 들키지 않도록, 손 빠른 류청우가 혼자 현관에 다가갔다.
그리고 문을 끝까지 개방해 주변 시야에 닿지 않을 외곽으로 빼고, 2, 3초 만에 카드 두 장과 골드를 연달아 대며 끝냈다.
아무도 보지 못했다.
[류청우 : 음, 아마 문대가 그냥 자기가 혼자 죽겠다고 했으면 안 들어줬을 텐데.]
[류청우 : 그렇게 편하게 포기하는 게 아니라 정말 작정하고 트릭을 쓰려고 하더라고요. 그 점이 좋았죠.]
그건 류청우의 말처럼, 심증을 제외하면 목격담 하나 나오지 않고, 누구나 용의선상에 오를 수 있는 완벽한 트릭이었다.
-이거 선아현 추리랑 김래빈 행동력 없었으면 전멸이었다
-이걸 어떻게 알아
-아이돌 자컨에서 두뇌싸움 수준 실화냐ㅋㅋㅋㅋㅋ
그리고 박문대가 흘린 약한 심증만 남은 채로, 극적으로 선아현의 추리와 보안관 김래빈의 결단력이 맞물려 결국 걸린 것이다!
[박문대 : (보안관인 래빈이) 덕분에 청우 형도 살았죠.]
[박문대 : 고맙다. 진짜 최소 인원 탈락 됐네.]
씩 웃으며 인터뷰하는 박문대는 탈락자답지 않게 시원하고 당당한 얼굴이었다.
-암튼 나는 승리함ㅋㅋㅊㅋㅊㅋ
-우와 져도 이겨도 이득!
-응 무전기 몰라~ 화장실 귀신 몰라~ 범인 잡고 클리어했어 제작진들 수고ㅋㅋ
-얘들아 나 퇴근한다~ 아 분량 다 뽑았다고ㅋㅋㅋ
그 짜릿함에 이입한 댓글로 페이지가 계속 갱신되었다.
그리고 화면에서도 비록 스피커에서 괴상한 BGM이 흘러나오며 번제를 외쳐댔지만, 전보다 유쾌한 분위기로 박문대가 작별인사를 했다.
그리고 상쾌하게 퇴근하듯이 가볍게 관 모양 제단 안으로 들어갔다.
그 위로 다른 멤버들이 7개의 촛불을 기괴한 문양에 따라 올리는 순간이었다.
[우우우-]
휘몰아치는 소리와 함께, 폭음이 터졌다!
-헐
-?
-개무섭
-효과 뭐야;;;
어두컴컴하고 섬뜩한 방 안.
박문대가 들어간 공포스러운 핏물 관 위로 진짜 불이 타오른 것이다…!
[배세진 : 박문대!]
[류청우 : 문대야 괜찮아?!]
효과만 요란한 마술용 저온 불꽃이라는 건 눈에 보이지 않았다. 팬들은 입을 틀어막으며 그 과격하고 충격적인 컷을 보았다.
그리고 불이 꺼진 후.
멤버들이 허겁지겁 제단의 관을 열었을 때에는….
-헐…
관 안은 비어 있었다.
남은 것은, 마치 노잣돈처럼 보이는 골드 대여섯 개뿐.
-ㅠㅠㅠ
-아 이거 너무 리얼하다.
-무서워
순식간에 분위기가 다시 싸늘하게 다 잡혔다.
멤버들은 충격을 받은 것 같았으나, 게임은 끝나지 않았다.
어둡고 낮은 종소리가 느리게 울리며, 내레이션이 읊조린다.
[장의사 번제]
[장의사 번제]
그리고 계속된다.
[제물 징표가 새롭게 내려왔습니다.]
[카드 교환을 통해 제물의 운명을 바꿀 수 있습니다.]
[또한, 이번 게임부터는 상대의 카드가 없어도 교환이 가능합니다. 화면에서 직업을 선택하여 넘길 수 있습니다.]
분란을 유도하는 새로운 규칙과 함께, 새로운 게임이 시작된 것이다.
-이거 설마 정해진 인원 죽을 때까지 계속 해야하는 거야…?
-헐 개무서워
-애들 표정 다 굳음;;
그렇게 과몰입을 유도하며, 동시 방송된 1, 2화는 마무리되었다.
‘미쳤다, 정말….’
숨도 못 쉬고 정주행을 마친 대학원생은 침을 삼키며 문대의 활약을 되새겼다.
문대가 이 에피소드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건 자신이 팬이어서만은 아닐 것이다!
‘아, 근데 문대가 이렇게 빨리 탈락해서 아쉽긴 하다.’
설마 계속 안 나오는 걸까?
본래 이런 장르 예능에 별 취미가 없었기에, 자신이 보는 이유인 문대가 안 나온다면 재미가 반으로 줄어들 것 같았다.
대학원생이 약간 아쉬워하면서 크레딧이 다 올라가는 것을 아무 생각 없이 보고 있을 때….
[??? : 아무나 빨리 좀 죽어봐.]
갑자기 예고편이 나왔다.
“…?”
무전기.
지금까지 쓰임새가 나오지 않았던 피 묻은 무전기에서, 지직거리며 소리가 나오는 컷으로!
[김래빈 : 아아악!]
[배세진 : 뭐야?!]
-ㅅㅂㅅㅂㅅㅂ
-드디어 귀신 나옴?
사람들이 난리를 쳤다.
그리고 화면에서는 무전기를 드는 하얗고 뼈대 곧은 손이 나타난다….
그리고.
[선아현 : 문대야…?]
무전기 목소리의 정체를 추측하며, 예고편은 끝났다!
-??
-헐
-박문대라고?
-귀신 아니야?
“…….”
대학원생은 당장 동영상을 돌려서 예고편을 한 번 더 주의깊게 들었다.
그리고 곧바로 자신의 구독용 SNS에 들어갔다.
‘문대 맞는 것 같아!’
누군가 음질 보정을 해줬을 거라는 굳은 신뢰를 가지고!
몇 분 후, 그녀는 만 번이 넘게 공유된 한 게시글을 통해 자신의 믿음을 보답받게 되었다.
-미친 이거 문대 맞는 듯 (보정 영상)
그리고 며칠 뒤 방영된 3화.
무전기의 용도를 궁금해하면서 흥미진진하게 판을 깔고 앉은 사람들은….
-???
-이거 문대 들어간 관이다
-헐헐
관에 들어간 박문대를 비춘 적외선 카메라의 시야를 적나라하게 보게 되었다.
-문대 무서워하는 것 같은데
-아 이거 은근 쫄리네ㅠㅠ
박문대가 유심히 소리를 듣고, 머리 위 버튼을 누르는 장면에 사람들이 손에 땀을 쥐었다.
그리고 아예 관이 아래로 이동하는 장면에서는 댓글이 난무했다.
-헐
-내려간다
-뭐야
-어디로 데려가는데?
박문대가 끌려가듯 내려가 도착한 곳.
그곳은….
[박문대 : …….]
[박문대 : 숙소?]
바로 테스타의 이전 숙소.
즉 위층과 똑같은 구조였으나, 사이비 종교의 제단처럼 되어 있던 방이 아니라 이세진의 방 중앙에 대뜸 관처럼 생긴 제단이 솟아 있었다.
게다가 방은 관속처럼 어두컴컴했다….
거기까지는 그러려니 할 수 있었겠으나, 결정적인 차이점이 있었다.
바로.
[박문대 : 피…….]
관에서부터 질질 끌린 듯한 굵고 거대한 핏자국이 문까지 연결되어 있었다.
-엄마야
-으아아아아악
그리고 그 피 칠갑은 문으로 이어져, 시뻘건 양 두개골 문양으로 완성되었다.
[박문대 : …….]
몇 초의 정적이 흘렀다.
그 후에야 박문대가 그 문을 향해 조심스럽게 발을 내딛는 순간이었다.
쾅-!
[박문대 : !!]
방 한가운데 있던 관이 다시 올라가며, 굉음과 함께 불빛이 잠깐 깜박거렸다.
그리고 방문이 자동으로 열렸다.
끼이이익-
-살려줘
-아니 문대 어떡햌ㅋㅋㅋㅋㅠㅠㅠ
-이게 찐이었네ㅅㅂ
문이 열리고 드러난 거실 바닥으로… 질질 끌려간 듯한 핏자국이 그대로 이어졌다.
문에 손을 뻗었던 박문대는 그 자세 그대로 멈췄다.
[박문대 : …….]
[↑선 채로 기절한 듯….]
웃긴 자막이어야 하는데 팬들은 웃으면서도 절규했다.
급기야 보안관에게 빌기 시작했다.
-래빈아 청우 살려주지 말자 취소하자 같이 불태워
-무전기가 맞았네 제발 누구 빨리 좀 죽어줘 아현이나 청우 중에 하나만 제물로 바치자
-아 ㅅㅂㅅㅂ 어떡해 여기 사후 세계 같은 거야? 뭐야??ㅠㅠㅠ
-왤케 다들 호들갑인가요
└쟤가 테스타 중에 제일 쫄보예요ㅠㅠ
박문대가 공포에 약하다는 걸 이미 아는 팬들은 안절부절못했으나, 그래도 화면 속 박문대는 나름대로 묵묵히 발걸음을 옮겼다.
그리고 거실 복도, 핏자국이 지이익 그인 바닥 바로 옆에서 한 물건을 발견한 것이다.
[박문대 : …무전기?]
-설마
-헐헐
-여기서 이거 쓰는 건가?
박문대는 손을 느릿하게 뻗어서 무전기를 주워 들었다.
그리고, 그의 능력이 구두가 아니라 정식 프로필로서는 처음으로 방송을 탔다.
[장의사 직업 능력: 산 자와 죽은 자를 소통하게 만들 수 있습니다.]
박문대는 무전기를 눌렀다.
삐리리릭, 신호가 갔다. 그리고 박문대가 무전기를 입에 댄 순간….
[박문대 : 거기 누구 들리면]
[박문대 : 아무나 빨리 좀 죽어봐.]
-?????
-?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절절한 진심에 순간 분위기가 풀렸다.
박문대야 ‘상황이 변했지 않은가. 빠른 수사를 위해서 그랬다’라고 변명했겠지만, 이미 잡힌 쫄보 이미지는 그저 솔직한 돌직구처럼 보이게 만들 뿐이었다.
[박문대 : 농담이고요]
-농담 아니었잖앜ㅋㅋ
-누가 봐도 진담
시청자들은 시시덕댔다.
그러나, 그 순간 분위기가 일변했다.
[박문대 : …기억하세요.]
웃긴 효과음과 자막이 싹 사라졌다.
박문대는 무전기를 꽉 잡은 채로, 낮은 목소리로 고저 없이 빠르게 전달했다.
[박문대 : 자물쇠 잠가놓은 화장실, 들어가지 마세요.]
바람 소리처럼 음울한 바이올린 소리와 섬뜩한 북소리가 BGM으로 깔렸다.
고조되는 음악.
-어
-잠깐만요
박문대는 고개를 들었다.
그 움직임에 따라 카메라도 함께 돌아가듯 장면이 바뀐다.
바닥의 핏자국.
점점 진해지며 피 칠갑으로 변한 그것은 화장실로 이어졌다.
그리고 화장실 문을 뒤덮고 있었다.
-끄아아악
-열지마 문대야 열지마
-아 미친ㅠㅠㅠ
-빨리 열어봐라ㅋㅋ
-이거 빼박 귀신 각이다
호기심과 공포와 걱정이 뒤범벅되어서 기대심리로 난리가 난 실시간 채팅창.
화면 속에서는 다시 박문대를 카메라가 비추었다.
[박문대 : 그리고 관에 버튼…….]
[박문대 : …끊겼네.]
그는 버튼을 눌러도 신호가 잡히지 않는 무전기를 천천히 내렸다.
그리고 심호흡을 하며 다시 고개를 드는 것으로, 그의 컷이 끝났다.
[LAMB]
강렬한 연주와 함께 프로그램 오프닝이 시작되었으나, 시청자들은 아직도 충격 속에서 뒹굴고 있었다.
-우리 애 어떡하냐
-문댕댕 저날 악몽 꿨을 것 같아ㅠㅠ
-불살 루트 뚫고 혼자 죽었더니 개꿀잼 공포 체험을 돈 받고 하네
└ㅅㅂ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문대 파티원 구합니다. 조건 : 죽어야 됨
사후 세계(?)의 존재로 충격을 받은 사람들은 쭉 몰입되어 다시 프로그램을 시청하기 시작했다.
‘다른 멤버들이 박문대 무전 제대로 받았을까?’
그리고, 다행히 구원의 손길은 그렇게 늦지 않게 찾아왔다.
프로그램 30분 뒤.
[소리가…?]
관이 새롭게 움직였다. 그리고….
[이세진 : 문대야?]
[배세진 : 야 박문대!]
다음 타자로 제단을 타고 내려온 것은… 바로 동명이인 세진이들이었다!
[박문대 : …!!]
프로그램이 클라이맥스로 치닫는 신호탄이 터진 순간이었다.

데뷔 못 하면 죽는 병 걸림 493화

‘내가 범인과 검은 양, 둘 다 해 먹겠다!’

노선을 정한 박문대는 거침없이 움직였다.

자신이 제물 폭탄을 받았다는 사실을 확인한 중간 점검 이후, 그가 맨 처음 취한 행동은….

바로 류청우 섭외였다.

물론 이때 류청우는 이미 박문대가 탐정인 선아현으로부터 제물 폭탄을 떠넘겨 받았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즉, 속이는 건 불가능했다!

-아니 왜 하필

-이야 다 아는 사람 찍는 것도 재주ㅋㅋㅋ

-어떻게 꼬셨냐

박문대의 인터뷰가 삽입되었다.

그 내레이션 뒤로, 온화하게 웃으며 제안에 답변하는 류청우의 답변이 돌아왔다.

-아무 반응도 안 했는데요

-응 답은 정해졌고 대답만 해 무조건 네가 제물이야~ㅋㅋㅋㅋ

낄낄대는 시청자 반응과 화면 속에서 눈을 가늘게 뜨는 박문대가 엇갈렸다.

박문대도 이쯤에서 눈치를 챘다.

거기서 인터뷰가 또 삽입되었다.

고개를 끄덕이는 박문대의 얼굴에는 동요가 없었다.

-예?

-무슨 소리세요

-언제부터 사기가 진심이 됨

그리고 돌아온 화면 속, 박문대는 정말 ‘진심’으로 들이받았다.

박문대는 자신이 꾸민 계획의 개괄을 화끈하게 털어놓았다.

범인과 검은 양에 대한 설명, 그리고 둘이 같은 인물일 때의 이득까지!

박문대와 류청우가 들키지 않을 시, 어마어마한 트릭 덕에 장르 예능의 재미가 살아난다.

그리고 만일 박문대가 들킨다면?

‘최소 희생으로 게임클리어가 가능하다.’

어느 쪽이든 신선했다.

박문대의 인터뷰가 내레이션처럼 깔린 후.

마치 그 내레이션을 듣기라도 한 것처럼, 화면의 류청우가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게 류청우가 동료로 들어왔다!

-아니

-이 즐겜러들이 정말

그리고 둘은 동선을 꼬기 시작했다.

일부러 자신들의 교환 앞뒤로 각자 대놓고 교환을 한 번 더 한 것이다.

류청우는 배세진과 먼저 교환하고, 박문대는 종료 직전에 차유진과 교환했다.

그리고 자신들의 교환은 들키지 않도록, 손 빠른 류청우가 혼자 현관에 다가갔다.

그리고 문을 끝까지 개방해 주변 시야에 닿지 않을 외곽으로 빼고, 2, 3초 만에 카드 두 장과 골드를 연달아 대며 끝냈다.

아무도 보지 못했다.

그건 류청우의 말처럼, 심증을 제외하면 목격담 하나 나오지 않고, 누구나 용의선상에 오를 수 있는 완벽한 트릭이었다.

-이거 선아현 추리랑 김래빈 행동력 없었으면 전멸이었다

-이걸 어떻게 알아

-아이돌 자컨에서 두뇌싸움 수준 실화냐ㅋㅋㅋㅋㅋ

그리고 박문대가 흘린 약한 심증만 남은 채로, 극적으로 선아현의 추리와 보안관 김래빈의 결단력이 맞물려 결국 걸린 것이다!

씩 웃으며 인터뷰하는 박문대는 탈락자답지 않게 시원하고 당당한 얼굴이었다.

-암튼 나는 승리함ㅋㅋㅊㅋㅊㅋ

-우와 져도 이겨도 이득!

-응 무전기 몰라~ 화장실 귀신 몰라~ 범인 잡고 클리어했어 제작진들 수고ㅋㅋ

-얘들아 나 퇴근한다~ 아 분량 다 뽑았다고ㅋㅋㅋ

그 짜릿함에 이입한 댓글로 페이지가 계속 갱신되었다.

그리고 화면에서도 비록 스피커에서 괴상한 BGM이 흘러나오며 번제를 외쳐댔지만, 전보다 유쾌한 분위기로 박문대가 작별인사를 했다.

그리고 상쾌하게 퇴근하듯이 가볍게 관 모양 제단 안으로 들어갔다.

그 위로 다른 멤버들이 7개의 촛불을 기괴한 문양에 따라 올리는 순간이었다.

휘몰아치는 소리와 함께, 폭음이 터졌다!

-헐

-?

-개무섭

-효과 뭐야;;;

어두컴컴하고 섬뜩한 방 안.

박문대가 들어간 공포스러운 핏물 관 위로 진짜 불이 타오른 것이다…!

효과만 요란한 마술용 저온 불꽃이라는 건 눈에 보이지 않았다. 팬들은 입을 틀어막으며 그 과격하고 충격적인 컷을 보았다.

그리고 불이 꺼진 후.

멤버들이 허겁지겁 제단의 관을 열었을 때에는….

-헐…

관 안은 비어 있었다.

남은 것은, 마치 노잣돈처럼 보이는 골드 대여섯 개뿐.

-ㅠㅠㅠ

-아 이거 너무 리얼하다.

-무서워

순식간에 분위기가 다시 싸늘하게 다 잡혔다.

멤버들은 충격을 받은 것 같았으나, 게임은 끝나지 않았다.

어둡고 낮은 종소리가 느리게 울리며, 내레이션이 읊조린다.

그리고 계속된다.

분란을 유도하는 새로운 규칙과 함께, 새로운 게임이 시작된 것이다.

-이거 설마 정해진 인원 죽을 때까지 계속 해야하는 거야…?

-헐 개무서워

-애들 표정 다 굳음;;

그렇게 과몰입을 유도하며, 동시 방송된 1, 2화는 마무리되었다.

‘미쳤다, 정말….’

숨도 못 쉬고 정주행을 마친 대학원생은 침을 삼키며 문대의 활약을 되새겼다.

문대가 이 에피소드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건 자신이 팬이어서만은 아닐 것이다!

‘아, 근데 문대가 이렇게 빨리 탈락해서 아쉽긴 하다.’

설마 계속 안 나오는 걸까?

본래 이런 장르 예능에 별 취미가 없었기에, 자신이 보는 이유인 문대가 안 나온다면 재미가 반으로 줄어들 것 같았다.

대학원생이 약간 아쉬워하면서 크레딧이 다 올라가는 것을 아무 생각 없이 보고 있을 때….

갑자기 예고편이 나왔다.

“…?”

무전기.

지금까지 쓰임새가 나오지 않았던 피 묻은 무전기에서, 지직거리며 소리가 나오는 컷으로!

-ㅅㅂㅅㅂㅅㅂ

-드디어 귀신 나옴?

사람들이 난리를 쳤다.

그리고 화면에서는 무전기를 드는 하얗고 뼈대 곧은 손이 나타난다….

그리고.

무전기 목소리의 정체를 추측하며, 예고편은 끝났다!

-??

-헐

-박문대라고?

-귀신 아니야?

“…….”

대학원생은 당장 동영상을 돌려서 예고편을 한 번 더 주의깊게 들었다.

그리고 곧바로 자신의 구독용 SNS에 들어갔다.

‘문대 맞는 것 같아!’

누군가 음질 보정을 해줬을 거라는 굳은 신뢰를 가지고!

몇 분 후, 그녀는 만 번이 넘게 공유된 한 게시글을 통해 자신의 믿음을 보답받게 되었다.

-미친 이거 문대 맞는 듯 (보정 영상)

그리고 며칠 뒤 방영된 3화.

무전기의 용도를 궁금해하면서 흥미진진하게 판을 깔고 앉은 사람들은….

-???

-이거 문대 들어간 관이다

-헐헐

관에 들어간 박문대를 비춘 적외선 카메라의 시야를 적나라하게 보게 되었다.

-문대 무서워하는 것 같은데

-아 이거 은근 쫄리네ㅠㅠ

박문대가 유심히 소리를 듣고, 머리 위 버튼을 누르는 장면에 사람들이 손에 땀을 쥐었다.

그리고 아예 관이 아래로 이동하는 장면에서는 댓글이 난무했다.

-헐

-내려간다

-뭐야

-어디로 데려가는데?

박문대가 끌려가듯 내려가 도착한 곳.

그곳은….

바로 테스타의 이전 숙소.

즉 위층과 똑같은 구조였으나, 사이비 종교의 제단처럼 되어 있던 방이 아니라 이세진의 방 중앙에 대뜸 관처럼 생긴 제단이 솟아 있었다.

게다가 방은 관속처럼 어두컴컴했다….

거기까지는 그러려니 할 수 있었겠으나, 결정적인 차이점이 있었다.

바로.

관에서부터 질질 끌린 듯한 굵고 거대한 핏자국이 문까지 연결되어 있었다.

-엄마야

-으아아아아악

그리고 그 피 칠갑은 문으로 이어져, 시뻘건 양 두개골 문양으로 완성되었다.

몇 초의 정적이 흘렀다.

그 후에야 박문대가 그 문을 향해 조심스럽게 발을 내딛는 순간이었다.

쾅-!

방 한가운데 있던 관이 다시 올라가며, 굉음과 함께 불빛이 잠깐 깜박거렸다.

그리고 방문이 자동으로 열렸다.

끼이이익-

-살려줘

-아니 문대 어떡햌ㅋㅋㅋㅋㅠㅠㅠ

-이게 찐이었네ㅅㅂ

문이 열리고 드러난 거실 바닥으로… 질질 끌려간 듯한 핏자국이 그대로 이어졌다.

문에 손을 뻗었던 박문대는 그 자세 그대로 멈췄다.

웃긴 자막이어야 하는데 팬들은 웃으면서도 절규했다.

급기야 보안관에게 빌기 시작했다.

-래빈아 청우 살려주지 말자 취소하자 같이 불태워

-무전기가 맞았네 제발 누구 빨리 좀 죽어줘 아현이나 청우 중에 하나만 제물로 바치자

-아 ㅅㅂㅅㅂ 어떡해 여기 사후 세계 같은 거야? 뭐야??ㅠㅠㅠ

-왤케 다들 호들갑인가요

└쟤가 테스타 중에 제일 쫄보예요ㅠㅠ

박문대가 공포에 약하다는 걸 이미 아는 팬들은 안절부절못했으나, 그래도 화면 속 박문대는 나름대로 묵묵히 발걸음을 옮겼다.

그리고 거실 복도, 핏자국이 지이익 그인 바닥 바로 옆에서 한 물건을 발견한 것이다.

-설마

-헐헐

-여기서 이거 쓰는 건가?

박문대는 손을 느릿하게 뻗어서 무전기를 주워 들었다.

그리고, 그의 능력이 구두가 아니라 정식 프로필로서는 처음으로 방송을 탔다.

박문대는 무전기를 눌렀다.

삐리리릭, 신호가 갔다. 그리고 박문대가 무전기를 입에 댄 순간….

-?????

-?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절절한 진심에 순간 분위기가 풀렸다.

박문대야 ‘상황이 변했지 않은가. 빠른 수사를 위해서 그랬다’라고 변명했겠지만, 이미 잡힌 쫄보 이미지는 그저 솔직한 돌직구처럼 보이게 만들 뿐이었다.

-농담 아니었잖앜ㅋㅋ

-누가 봐도 진담

시청자들은 시시덕댔다.

그러나, 그 순간 분위기가 일변했다.

웃긴 효과음과 자막이 싹 사라졌다.

박문대는 무전기를 꽉 잡은 채로, 낮은 목소리로 고저 없이 빠르게 전달했다.

바람 소리처럼 음울한 바이올린 소리와 섬뜩한 북소리가 BGM으로 깔렸다.

고조되는 음악.

-어

-잠깐만요

박문대는 고개를 들었다.

그 움직임에 따라 카메라도 함께 돌아가듯 장면이 바뀐다.

바닥의 핏자국.

점점 진해지며 피 칠갑으로 변한 그것은 화장실로 이어졌다.

그리고 화장실 문을 뒤덮고 있었다.

-끄아아악

-열지마 문대야 열지마

-아 미친ㅠㅠㅠ

-빨리 열어봐라ㅋㅋ

-이거 빼박 귀신 각이다

호기심과 공포와 걱정이 뒤범벅되어서 기대심리로 난리가 난 실시간 채팅창.

화면 속에서는 다시 박문대를 카메라가 비추었다.

그는 버튼을 눌러도 신호가 잡히지 않는 무전기를 천천히 내렸다.

그리고 심호흡을 하며 다시 고개를 드는 것으로, 그의 컷이 끝났다.

강렬한 연주와 함께 프로그램 오프닝이 시작되었으나, 시청자들은 아직도 충격 속에서 뒹굴고 있었다.

-우리 애 어떡하냐

-문댕댕 저날 악몽 꿨을 것 같아ㅠㅠ

-불살 루트 뚫고 혼자 죽었더니 개꿀잼 공포 체험을 돈 받고 하네

└ㅅㅂ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문대 파티원 구합니다. 조건 : 죽어야 됨

사후 세계(?)의 존재로 충격을 받은 사람들은 쭉 몰입되어 다시 프로그램을 시청하기 시작했다.

‘다른 멤버들이 박문대 무전 제대로 받았을까?’

그리고, 다행히 구원의 손길은 그렇게 늦지 않게 찾아왔다.

프로그램 30분 뒤.

관이 새롭게 움직였다. 그리고….

다음 타자로 제단을 타고 내려온 것은… 바로 동명이인 세진이들이었다!

프로그램이 클라이맥스로 치닫는 신호탄이 터진 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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