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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a Mắt Hay Ra Đi Raw - C484

A- A+

데뷔 못 하면 죽는 병 걸림 484화
피처링.
음악가, 보통은 가수가 곡을 낼 때 게스트가 참여해 일부 파트를 부르는 경우를 의미한다.
보통은 원곡자와 속성이 다른 게스트가 참여하는 게 주류다.
그래서 음반에 색다른 재미나 강점을 주는 것이다.
가령 래퍼에겐 보컬이, 남성에겐 여성이, 혹은 인지도가 부족한 후배에겐 선배 가수가 홍보용으로.
그런데 말이다.
-VTIC 신청려 선배님 : 후배님. 혹시 피처링에 관심 없어요?
설마 내가 VTIC 곡에?
‘…1군 남돌이 다른 1군 남돌 곡을 피처링 하라고?’
언어폭력이 낭자한 인터넷판이 바로 떠오르는데.
끔찍한 개판이 될 것이다.
물론 어그로 하나야 제대로 끌 수 있겠지만….
‘내가 왜?’
이건 뭐 더 생각할 것도 없군.
-죄송하지만 새로운 도전을 하기엔 지금 저희가 새롭게 맡은 일이 많습니다.
나는 상태창을 보던 것을 잠깐 중단하고, 바로 답장부터 보냈다.
‘정말 자기 피처링 해달라는 뜻은 아니겠지.’
무슨 속셈이길래 다짜고짜 이런 문자를 보냈는지 확인해 보려는 의도였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스마트폰이 다시 울렸다.
도착한 답장은….
-VTIC 신청려 선배님 : 그래요?
-VTIC 신청려 선배님 : 관심은 있어야 할 텐데.
“…….”
-VTIC 신청려 선배님 : 빚보다는 서로 돕는 편이 기분 좋지 않나? 보기에도 좋고요.
이것 봐라.
‘본인이 최근에 날 몇 번 도와주면서 빚으로 달아놨던 걸 들먹이게 하지 말라는 거냐?’
내 대가리를 깨부수려고 했던 놈이다만, 확실히 이후로 협조적으로 자진 납세하며 퉁친 값이 있긴 하다.
그 후에 결정적인 도움을 몇 번 받기도 했고.
‘그래도 쌍방이었잖아 새끼야.’
어디서 일방적으로 너만 도움 준 것처럼 구냐. 거기다 뒤통수도 몇 번 후려 갈겼구만.
나는 마치 이놈 말을 못 알아들은 것처럼 반대 뜻으로 문자를 치기 시작했다.
-선배님께서 빚지셨다고 느끼실 필요는 없
하지만 거기까지 적다가, 나는 잠깐 멈췄다.
‘흠.’
아무래도 이놈이 단순히 긁으려고 드는 것 같지는 않은데.
좀 열받긴 하지만 제법 흥미롭기도 하다. 나는 턱을 문지르다가, 답장을 수정해서 보냈다.
-어떤 분 곡인가요.
이런 말 내 입으로 해주긴 그렇지만, 몇십 년이나 고인 물답게 사리 분간할 줄 아는 놈이다.
그냥 누구랑 친하니 꼭 같이하고 싶다고 생각할 뇌 맑은 새끼도 아니다.
자기 앨범에 내 피처링을 요구할 리는 없다는 소리다. 그러니까….
‘이건 연결일 거다.’
누구지? 설마 말랑달콤….
지이이잉-
-VTIC 신청려 선배님 : 당연히 내 곡이죠.^^
“…….”
미친놈 아니냐. 이거?
나는 녀석에게 전화를 때렸다.
“선배님.”
-후배님.
“설명하실 말씀 더 있으신가요.”
웃는 소리가 작게 전화기 너머에서 들렸다.
-네.
그리하여 즉석 만남이 성사되었다.
거의 결투 같은 느낌이긴 했지만.
* * *
청려는 이미 한 번 만난 적 있는 야외 카페로 나를 불러냈다.
‘인수라도 했나.’
이렇게 빨리 통째로 빌린 건지, 아니면 정말 사기라도 한 건지 또 사람이 없다.
대신 이번에는 노란 개가 신나게 잔디를 뛰어다니는 중이었다.
“여름이라 풀이 잘 자라서 콩이도 신났나 봐요.”
“…….”
왕!
나는 내 발치에 공을 내려놓으며 꼬리를 세차게 흔드는 개를 쳐다보았다.
뭐… 던지라는 건가.
‘옛다.’
휙, 무른 공이 포물선을 그리며 마당을 가로지르자 개가 쏜살같이 공을 쫓아 달려갔다.
그리고 나는 도로 맞은편 인간을 쳐다보았다.
“더우면 안으로 들어가도 되는데.”
“됐다.”
아직 새벽에 가까운 아침이라 선선했다.
나는 먼저 입을 열지 않고, 팔짱을 낀 채로 제안한 놈이 알아서 설명하기를 기다렸다.
그게 도리니까.
그리고 도리는 지켜졌다.
“음, 우선 내가 앨범을 준비하는 건 알 테고.”
그래.
“VTIC 멤버 전원이 입대했다는 것도 알죠?”
어, 안다.
고개를 끄덕이자, 녀석이 가증스럽게 고개를 마주 끄덕였다.
“사용하려는 곡이 있는데, 브릿지에 음역대가 안 맞는 파트가 있어서요.”
“…….”
“음, 상황상 후배님이 적임자라는 생각이 드는데. 어때요?”
진심이냐?
“휴가 나온 놈은 목소리가 안 나오기라도 하냐.”
누가 보면 주단이 녹음 안 하겠다고 파업하는 줄 알겠군.
그러나 청려는 눈 하나 깜짝하지 않았다.
“복무 중에 수익성 활동을 하면 안 되죠.”
“입대 전에 만든 건 예외일 텐데.”
“휴가 나와서 녹음하는 건 해당 사항이 아니니까요. 말 새어나가면 곤란해서.”
그리고 부드럽게 웃었다.
“후배님도 이해할 텐데요.”
“…….”
이해해?
말이 새어나가면 곤란해지는 걸 내가 이해를….
‘…아.’
망할.
‘이놈 귀에까지 들어갔군.’
나는 얼음물을 들어서 마셨다. 그리고 입을 열었다.
“LeTi 쪽에서 샜냐.”
차유진의 숙소 탈주.
그게 우리를 상대로 열심히 역바이럴 공작을 준비 중이던 원더홀 소속사까지 단시간에 들어간 것 말이다.
루트가 혹시 LeTi였나?
‘LeTi는 우리 회사에 투자금 거의 절반 가까이 댔다.’
그 과정에서 관계자들끼리의 연락망이 생길 수밖에 없는 환경이다. 당연히, 인력의 교류가 일어났다는 뜻이다.
그리고 차유진의 숙소 탈주 이야기가, 그쪽으로 새어나갔을 수도 있겠지.
하지만 청려는 가볍게 말을 틀었다.
“음. ‘LeTi 쪽까지 샜다’가 맞는 표현이죠.”
“…….”
“이해해요. 지금 신경 쓸 것도 많을 텐데. 정보 통제까지 하긴 까다롭죠?”
놈이 상반신을 살짝 앞으로 당겨, 탁자에 팔을 기댔다.
“후배님이 피처링을 하면, 쥐새끼가 어디 있는지 알려줄게요.”
“…….”
“괜찮은 교환 같은데. 어때요?”
흠.
나는 얼음만 남은 잔을 탁자에 내려놓았다.
“일단 확인부터.”
“음?”
“네가 들은 우리 회사 정보가 맞는지는 확인해야지.”
LeTi까지 샜다는 그것 말이다.
가만히 말을 듣던 청려는 뜸 들이지 않고 편안히 정답을 이야기했다.
“차유진 씨가 숙소를 나갔죠.”
“왜 나갔는지는 아냐.”
“스트레스성 입원 후 멤버 갈등…. 그렇게 소문은 났는데, 글쎄요.”
본인은 그렇게 생각하진 않는다는 건가.
다만 차유진이 탈주했다는 점에 대해서는 한 치의 의심도 하지 않는 모양이다.
‘자신감 한번 죽여주는군.’
어쨌든 좋다. 이놈이 이쪽 상황을 제대로 파악하고 있다는 건 알겠다.
그렇다면 다음.
“왜 넌 날 쓰려는 거지?”
“…….”
“잠깐. 그냥 상황상 내가 적임자라는 소리는 그만해라. 곡 퀄리티나 홍보 문제면 나 말고도 옵션 많은 거 아니까.”
당장 주단이 입대 전에 녹음하는 방법부터 시작해서, 곡을 늦게 발굴한 거라면 그것도 노래 잘하는 남성 솔로가 판을 친다.
‘아예 편곡으로 때우는 방법도 있고.’
그런데 굳이 왜 라이벌 1군 남돌을 쓰냔 말이다.
“정확히 나를 피처링으로 써야 하는 이유가 있다는 거지.”
“맞아요.”
“…!”
청려는 깔끔하게 긍정했다.
그리고 실실 웃었다.
“맞혀볼래요?”
죽일까.
“음, 나는 맞혔잖아요? 후배님도 혹시 맞힐 수 있을까 물어본 건데. 몰라도 괜찮아요.”
넌 정보를 들은 거고 난 추리를 해야 하는 건데 어디가 똑같이 ‘맞히는’ 건지 모르겠는데.
‘열받으면 지는 것 같군.’
그래서 나는 그대로 말해줬다.
“내가 독심술사도 아니고 네 생각을 알 리가 있냐.”
“음.”
“하지만 내 입장으로 생각해 볼 수는 있지.”
반대로 말이다.
‘내가 청려인데, 꼭 박문대를 피처링으로 써야만 한다면?’
어떻게 하면 같은 1군 남돌 경쟁자를 피처링으로 쓰면서도, 이득을 볼 수 있는가.
“나를 써야만 한다면, 어떻게 했을지 말이지.”
그러면 금방 깨닫는다.
“뭘 하든 비용에서 손해를 봐. 논란이 되니까, 그걸 방어해야 하거든.”
팬덤 분열, 싸움, 루머.
거기서부터 여론 싸움이 나고 감정이 상할 텐데, 그걸 방어할 만한 멋진 기획이 필요했다.
그 기획을 만들 시간과 돈, 인력?
그걸 차라리 앨범 프로모션으로 돌리는 게 훨씬 이득인 것이다.
그럼 어떻게 해야 하느냐.
“그러니까… 어떻게든 아예 논란을 사전 차단할 수 없는지 생각해 보게 되지.”
방법은 단 하나다.
“우리가 같은 회사였으면 논란이 안 돼.”
“…!”
그렇다.
같은 회사 내 선후배끼리는 본래 피처링이 좀 더 자유롭다.
팬들이 관념적으로 ‘양해’해 주는 범위가 조금 더 넓다는 뜻이다.
즉, 테스타의 소속사, ‘오르빗 스타즈 엔터테인먼트’가 완전히 LeTi의 계열사라면… 그렇다는 것.
여기까지 왔다면, 이놈이 제안한 이유도 역으로 추리해 볼 수 있다.
분위기 조성.
“네 활동에 내 이름을 끼워서… 역으로 우리 회사가 LeTi 라인을 탔다는 걸 더 확실히 보여주려고 하는 거냐?”
…그러나까, 이런 것이다.
-??뭐지 웬 박문대
-아 테스타 회사 레티 쪽이래
-ㅇㅋㅇㅋ 그래서 피처링 한 거구나
-헐 대박 신기하네 둘이 친하다더니 회사 옮기니까 이런 것도 할 수 있구나ㅋㅋ
청려가 탁자에 올린 팔을 거둬들였다.
그리고 웃었다.
“맞혔네.”
“…….”
“이미 알겠지만, LeTi는 플랫폼 사업에도 투자 중이거든요. 온라인 콘서트, 방송, 팬 소셜 미디어 같은 류의.”
청려는 자신의 아메리카노 잔을 매만지며 말을 이었다.
“그리고 이 업계에서 플랫폼의 중요성은… 음, 후배님도 체감했을 테고.”
“…….”
“그래서 장기적으로 봤을 때. 지금은 이미지의 체급을 약간 더 키워야 할 필요가 있어서요.”
이놈은, 사실상 LeTi라는 본인의 기획사를 장악하다시피 한 상태다.
그러니 회사의 사업력을 더 키우는 쪽에 과감히 자기 앨범을 투자해버릴 수도 있는 것이다.
‘그룹의 장기 존속을 위해.’
회사를 마음대로 할 수 있으니까!
‘미친놈.’
“그래서 우리 회사에 대한 영향력도 좀 더 과시하고 싶다고?”
“음? 과시라니. 사실적시 아닌가? 투자금 절반이 사라지진 않았을 텐데요, 후배님.”
청려는 나를 물끄러미 쳐다보았다.
“그리고… 후배님이라면 알 텐데요.”
뭘.
“이건 일방적으로 LeTi만 이익을 보는 제안은 아니에요.”
“…….”
나는 잠깐 사고 회로의 열을 식혔다.
그리고 다시, 침착하게 계산을 시작했다.
‘테스타의 이익.’
“…T1과 사이가 나빠진 걸, LeTi의 플랫폼으로 만회해라?”
“잘 아네요.”
그래봤자 너희한테 밀려서 견제당할 게 뻔히 보이는데 무슨.
게다가 T1 같은 대기업 방송사 플랫폼이랑 아직 비교할 급이냐?
‘하지만, 지금 상황에서 어느 정도 라인을 타는 모습을 보여주는 게 나쁘지 않긴 하다….’
나는 복잡한 속을 숨기고 칼같이 대답했다.
“합리화 수준인데. 역시 대놓고 LeTi가 이득이지.”
“그렇게 생각할까 봐 다른 보상도 준비했잖아요?”
…차유진 숙소 탈주 건 말이지.
‘흠.’
나는 팔짱을 꼈다.
저울이 왔다 갔다 하는 소리가 귀에 들리는 것 같았다.
당연했다. 이건 친분으로 결정하는 게 아니니까.
그때였다.
청려가 다시 부드럽게 입을 열었다.
“하나는 확실히 해두고 싶은데.”
“…….”
“테스타에게 해가 될 건 할 생각 없어요. 단지….”
청려는 빙긋 웃었다.
“나도 주어진 상황에서 이룰 수 있는 건 다 해볼 생각이라서.”
“…….”
“후배님도 그러고 있잖아요.”
나는 녀석이 굳이 지칭하진 않았지만, 누구를 말하는 것인지 깨달았다.
-이테르.
그 신인을 상대로 말이다.
“…….”
“그런 의미에서 전략적 제휴.”
청려는 손을 내밀었다.
“어때요.”
“…….”
나는 짧은 한숨을 쉬었다.
그리고 물었다.
“기한은?”
“올해.”
곧바로 대답이 돌아왔다.
나는 군더더기 없이, 탁자 위의 손을 잡고 악수했다.
“물론 이건 내 독자적인 판단이고, 돌아가서 상의한 후에 그룹 차원에서 부결되면 끝이다.”
“그래요.”
퍽이나 그러겠다는 눈이군.
“그리고 하나 더.”
나는 자세를 고쳤다.
“너도 당연히 알겠지만, 타이틀곡에 피처링하는 건 무리수다.”
“음?”
“아무리 그래도 수록곡이나 2번째 서브곡 정도로 해.”
“…….”
이건 당연하고도 상식적인 권유였다. 뭐, 내가 말 안 해도 그랬겠지만 말이지.
하지만 청려는 잠시 멈춰 있다가, 곧 희미하게 미소를 지었다.
“오해가 있는 것 같은데.”
어?
“나는 내 솔로 앨범에 후배님 피처링이 필요하다고 말한 적은 없는데요. ‘사용하려는 곡’에 필요하다고 했지.”
“…….”
“걱정하지 마요. 양쪽 모두 문제가 될 일은 없을 테니까.”
“…….”
오냐, X발.
그래, 내가 과대평가했다.
‘저 새끼가 자기 앨범에서 손해 볼 새끼가 아니지….’
앞으로도 저놈 커리어 관련해서 손톱만큼이라도 신경 써줄 시간에 내 체력이나 걱정하도록 하자.
나는 다 녹은 얼음을 들이킨 후, 개 목덜미나 거칠게 쓰다듬었다. 개가 헥헥거리는 소리가 요란했다.
맞은편 놈이 또 입을 열었다.
“아, 그리고 쥐새끼는,”
너 마침 잘됐다.
‘안 그래도 말하려고 했는데.’
“그건 알려줄 필요 없다.”
“…?”
“내가 알아서 할 테니까.”
나는 내심 웃었다.
여기까지 와서 흐름 탔으면, 이놈이라도 쉽게 파투는 못 낼 걸 알기 때문이었다.
“대신 다른 조건을 하나 걸고 싶은데.”
나는 약속에 오면서, 그리고 대화하면서 점점 구체화했던 조건을 이야기했다.
듣고 있던 청려는 점점 얼굴이 변하더니, 곧.
“하하!”
폭소했다.
“후배님, 정말 욕심이 많네요.”
너만 하겠냐.
나는 또 공을 물어온 개 머리를 한 번 휘저어 준 뒤, 도로 공을 던져주었다.
“취소할래?”
“아뇨.”
놈은 웃음을 멈추고,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요. 그렇게 하죠.”
그럴 줄 알았다.
나는 그렇게, 순조롭게 녀석과의 대화를 끝냈다. 그리고 여름 아침 하늘에….
[형! 혹시 무슨 일 있으세요? 요새 도통 연락이 안 돼서….]
음? 팝업이 떴다.
‘아, 큰달.’
오랜만에 연락이 왔군.
한동안 차유진 때문에 난리가 나서 연락이 뜸했더니 걱정한 모양이었다.
이쪽도 안 그래도 연락하려고 했는데 마침 잘됐다.
나는 몇 가지 배경을 설명한 뒤, 간단히 현 상황을 선언했다.
‘시스템 업로드가 벌써 완료됐는데.’
[헐?]
‘무슨 새 팝업이 계속 뜨더라고. 설문조사라는 것도 있고.’
[…설문조사요?]
그래, 나도 당황스럽다.
‘일단 밖이라 돌아가서 자세한 이야기를….’
그때였다.
“음, 후배님.”
뭐냐.
그러나 아직 대꾸하지도 않은 사이, 여상스러운 목소리가 다시 들렸다.
상상도 못 한 내용을 담은.
“설문조사라니?”
“…!!”
뭐?
나는 목이 부러질 듯이 청려를 향해 고개를 돌렸다.
놈은 정확히 나를… 아니.
내 눈앞의 허공을 보고 있었다.
팝업창이 있는 곳을.
“…….”
설마.
“보이냐.”
“네.”
청려가 손을 들었다.
그리고… 검지로, 팝업 쪽을 쿡 찔렀다.
“잘 보이네요.”
[으아아아악!]
…그렇게.
원치 않았던 상태창 상담사가 추가되었다.

데뷔 못 하면 죽는 병 걸림 484화

피처링.

음악가, 보통은 가수가 곡을 낼 때 게스트가 참여해 일부 파트를 부르는 경우를 의미한다.

보통은 원곡자와 속성이 다른 게스트가 참여하는 게 주류다.

그래서 음반에 색다른 재미나 강점을 주는 것이다.

가령 래퍼에겐 보컬이, 남성에겐 여성이, 혹은 인지도가 부족한 후배에겐 선배 가수가 홍보용으로.

그런데 말이다.

-VTIC 신청려 선배님 : 후배님. 혹시 피처링에 관심 없어요?

설마 내가 VTIC 곡에?

‘…1군 남돌이 다른 1군 남돌 곡을 피처링 하라고?’

언어폭력이 낭자한 인터넷판이 바로 떠오르는데.

끔찍한 개판이 될 것이다.

물론 어그로 하나야 제대로 끌 수 있겠지만….

‘내가 왜?’

이건 뭐 더 생각할 것도 없군.

-죄송하지만 새로운 도전을 하기엔 지금 저희가 새롭게 맡은 일이 많습니다.

나는 상태창을 보던 것을 잠깐 중단하고, 바로 답장부터 보냈다.

‘정말 자기 피처링 해달라는 뜻은 아니겠지.’

무슨 속셈이길래 다짜고짜 이런 문자를 보냈는지 확인해 보려는 의도였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스마트폰이 다시 울렸다.

도착한 답장은….

-VTIC 신청려 선배님 : 그래요?

-VTIC 신청려 선배님 : 관심은 있어야 할 텐데.

“…….”

-VTIC 신청려 선배님 : 빚보다는 서로 돕는 편이 기분 좋지 않나? 보기에도 좋고요.

이것 봐라.

‘본인이 최근에 날 몇 번 도와주면서 빚으로 달아놨던 걸 들먹이게 하지 말라는 거냐?’

내 대가리를 깨부수려고 했던 놈이다만, 확실히 이후로 협조적으로 자진 납세하며 퉁친 값이 있긴 하다.

그 후에 결정적인 도움을 몇 번 받기도 했고.

‘그래도 쌍방이었잖아 새끼야.’

어디서 일방적으로 너만 도움 준 것처럼 구냐. 거기다 뒤통수도 몇 번 후려 갈겼구만.

나는 마치 이놈 말을 못 알아들은 것처럼 반대 뜻으로 문자를 치기 시작했다.

-선배님께서 빚지셨다고 느끼실 필요는 없

하지만 거기까지 적다가, 나는 잠깐 멈췄다.

‘흠.’

아무래도 이놈이 단순히 긁으려고 드는 것 같지는 않은데.

좀 열받긴 하지만 제법 흥미롭기도 하다. 나는 턱을 문지르다가, 답장을 수정해서 보냈다.

-어떤 분 곡인가요.

이런 말 내 입으로 해주긴 그렇지만, 몇십 년이나 고인 물답게 사리 분간할 줄 아는 놈이다.

그냥 누구랑 친하니 꼭 같이하고 싶다고 생각할 뇌 맑은 새끼도 아니다.

자기 앨범에 내 피처링을 요구할 리는 없다는 소리다. 그러니까….

‘이건 연결일 거다.’

누구지? 설마 말랑달콤….

지이이잉-

-VTIC 신청려 선배님 : 당연히 내 곡이죠.^^

“…….”

미친놈 아니냐. 이거?

나는 녀석에게 전화를 때렸다.

“선배님.”

-후배님.

“설명하실 말씀 더 있으신가요.”

웃는 소리가 작게 전화기 너머에서 들렸다.

-네.

그리하여 즉석 만남이 성사되었다.

거의 결투 같은 느낌이긴 했지만.

* * *

청려는 이미 한 번 만난 적 있는 야외 카페로 나를 불러냈다.

‘인수라도 했나.’

이렇게 빨리 통째로 빌린 건지, 아니면 정말 사기라도 한 건지 또 사람이 없다.

대신 이번에는 노란 개가 신나게 잔디를 뛰어다니는 중이었다.

“여름이라 풀이 잘 자라서 콩이도 신났나 봐요.”

“…….”

왕!

나는 내 발치에 공을 내려놓으며 꼬리를 세차게 흔드는 개를 쳐다보았다.

뭐… 던지라는 건가.

‘옛다.’

휙, 무른 공이 포물선을 그리며 마당을 가로지르자 개가 쏜살같이 공을 쫓아 달려갔다.

그리고 나는 도로 맞은편 인간을 쳐다보았다.

“더우면 안으로 들어가도 되는데.”

“됐다.”

아직 새벽에 가까운 아침이라 선선했다.

나는 먼저 입을 열지 않고, 팔짱을 낀 채로 제안한 놈이 알아서 설명하기를 기다렸다.

그게 도리니까.

그리고 도리는 지켜졌다.

“음, 우선 내가 앨범을 준비하는 건 알 테고.”

그래.

“VTIC 멤버 전원이 입대했다는 것도 알죠?”

어, 안다.

고개를 끄덕이자, 녀석이 가증스럽게 고개를 마주 끄덕였다.

“사용하려는 곡이 있는데, 브릿지에 음역대가 안 맞는 파트가 있어서요.”

“…….”

“음, 상황상 후배님이 적임자라는 생각이 드는데. 어때요?”

진심이냐?

“휴가 나온 놈은 목소리가 안 나오기라도 하냐.”

누가 보면 주단이 녹음 안 하겠다고 파업하는 줄 알겠군.

그러나 청려는 눈 하나 깜짝하지 않았다.

“복무 중에 수익성 활동을 하면 안 되죠.”

“입대 전에 만든 건 예외일 텐데.”

“휴가 나와서 녹음하는 건 해당 사항이 아니니까요. 말 새어나가면 곤란해서.”

그리고 부드럽게 웃었다.

“후배님도 이해할 텐데요.”

“…….”

이해해?

말이 새어나가면 곤란해지는 걸 내가 이해를….

‘…아.’

망할.

‘이놈 귀에까지 들어갔군.’

나는 얼음물을 들어서 마셨다. 그리고 입을 열었다.

“LeTi 쪽에서 샜냐.”

차유진의 숙소 탈주.

그게 우리를 상대로 열심히 역바이럴 공작을 준비 중이던 원더홀 소속사까지 단시간에 들어간 것 말이다.

루트가 혹시 LeTi였나?

‘LeTi는 우리 회사에 투자금 거의 절반 가까이 댔다.’

그 과정에서 관계자들끼리의 연락망이 생길 수밖에 없는 환경이다. 당연히, 인력의 교류가 일어났다는 뜻이다.

그리고 차유진의 숙소 탈주 이야기가, 그쪽으로 새어나갔을 수도 있겠지.

하지만 청려는 가볍게 말을 틀었다.

“음. ‘LeTi 쪽까지 샜다’가 맞는 표현이죠.”

“…….”

“이해해요. 지금 신경 쓸 것도 많을 텐데. 정보 통제까지 하긴 까다롭죠?”

놈이 상반신을 살짝 앞으로 당겨, 탁자에 팔을 기댔다.

“후배님이 피처링을 하면, 쥐새끼가 어디 있는지 알려줄게요.”

“…….”

“괜찮은 교환 같은데. 어때요?”

흠.

나는 얼음만 남은 잔을 탁자에 내려놓았다.

“일단 확인부터.”

“음?”

“네가 들은 우리 회사 정보가 맞는지는 확인해야지.”

LeTi까지 샜다는 그것 말이다.

가만히 말을 듣던 청려는 뜸 들이지 않고 편안히 정답을 이야기했다.

“차유진 씨가 숙소를 나갔죠.”

“왜 나갔는지는 아냐.”

“스트레스성 입원 후 멤버 갈등…. 그렇게 소문은 났는데, 글쎄요.”

본인은 그렇게 생각하진 않는다는 건가.

다만 차유진이 탈주했다는 점에 대해서는 한 치의 의심도 하지 않는 모양이다.

‘자신감 한번 죽여주는군.’

어쨌든 좋다. 이놈이 이쪽 상황을 제대로 파악하고 있다는 건 알겠다.

그렇다면 다음.

“왜 넌 날 쓰려는 거지?”

“…….”

“잠깐. 그냥 상황상 내가 적임자라는 소리는 그만해라. 곡 퀄리티나 홍보 문제면 나 말고도 옵션 많은 거 아니까.”

당장 주단이 입대 전에 녹음하는 방법부터 시작해서, 곡을 늦게 발굴한 거라면 그것도 노래 잘하는 남성 솔로가 판을 친다.

‘아예 편곡으로 때우는 방법도 있고.’

그런데 굳이 왜 라이벌 1군 남돌을 쓰냔 말이다.

“정확히 나를 피처링으로 써야 하는 이유가 있다는 거지.”

“맞아요.”

“…!”

청려는 깔끔하게 긍정했다.

그리고 실실 웃었다.

“맞혀볼래요?”

죽일까.

“음, 나는 맞혔잖아요? 후배님도 혹시 맞힐 수 있을까 물어본 건데. 몰라도 괜찮아요.”

넌 정보를 들은 거고 난 추리를 해야 하는 건데 어디가 똑같이 ‘맞히는’ 건지 모르겠는데.

‘열받으면 지는 것 같군.’

그래서 나는 그대로 말해줬다.

“내가 독심술사도 아니고 네 생각을 알 리가 있냐.”

“음.”

“하지만 내 입장으로 생각해 볼 수는 있지.”

반대로 말이다.

‘내가 청려인데, 꼭 박문대를 피처링으로 써야만 한다면?’

어떻게 하면 같은 1군 남돌 경쟁자를 피처링으로 쓰면서도, 이득을 볼 수 있는가.

“나를 써야만 한다면, 어떻게 했을지 말이지.”

그러면 금방 깨닫는다.

“뭘 하든 비용에서 손해를 봐. 논란이 되니까, 그걸 방어해야 하거든.”

팬덤 분열, 싸움, 루머.

거기서부터 여론 싸움이 나고 감정이 상할 텐데, 그걸 방어할 만한 멋진 기획이 필요했다.

그 기획을 만들 시간과 돈, 인력?

그걸 차라리 앨범 프로모션으로 돌리는 게 훨씬 이득인 것이다.

그럼 어떻게 해야 하느냐.

“그러니까… 어떻게든 아예 논란을 사전 차단할 수 없는지 생각해 보게 되지.”

방법은 단 하나다.

“우리가 같은 회사였으면 논란이 안 돼.”

“…!”

그렇다.

같은 회사 내 선후배끼리는 본래 피처링이 좀 더 자유롭다.

팬들이 관념적으로 ‘양해’해 주는 범위가 조금 더 넓다는 뜻이다.

즉, 테스타의 소속사, ‘오르빗 스타즈 엔터테인먼트’가 완전히 LeTi의 계열사라면… 그렇다는 것.

여기까지 왔다면, 이놈이 제안한 이유도 역으로 추리해 볼 수 있다.

분위기 조성.

“네 활동에 내 이름을 끼워서… 역으로 우리 회사가 LeTi 라인을 탔다는 걸 더 확실히 보여주려고 하는 거냐?”

…그러나까, 이런 것이다.

-??뭐지 웬 박문대

-아 테스타 회사 레티 쪽이래

-ㅇㅋㅇㅋ 그래서 피처링 한 거구나

-헐 대박 신기하네 둘이 친하다더니 회사 옮기니까 이런 것도 할 수 있구나ㅋㅋ

청려가 탁자에 올린 팔을 거둬들였다.

그리고 웃었다.

“맞혔네.”

“…….”

“이미 알겠지만, LeTi는 플랫폼 사업에도 투자 중이거든요. 온라인 콘서트, 방송, 팬 소셜 미디어 같은 류의.”

청려는 자신의 아메리카노 잔을 매만지며 말을 이었다.

“그리고 이 업계에서 플랫폼의 중요성은… 음, 후배님도 체감했을 테고.”

“…….”

“그래서 장기적으로 봤을 때. 지금은 이미지의 체급을 약간 더 키워야 할 필요가 있어서요.”

이놈은, 사실상 LeTi라는 본인의 기획사를 장악하다시피 한 상태다.

그러니 회사의 사업력을 더 키우는 쪽에 과감히 자기 앨범을 투자해버릴 수도 있는 것이다.

‘그룹의 장기 존속을 위해.’

회사를 마음대로 할 수 있으니까!

‘미친놈.’

“그래서 우리 회사에 대한 영향력도 좀 더 과시하고 싶다고?”

“음? 과시라니. 사실적시 아닌가? 투자금 절반이 사라지진 않았을 텐데요, 후배님.”

청려는 나를 물끄러미 쳐다보았다.

“그리고… 후배님이라면 알 텐데요.”

뭘.

“이건 일방적으로 LeTi만 이익을 보는 제안은 아니에요.”

“…….”

나는 잠깐 사고 회로의 열을 식혔다.

그리고 다시, 침착하게 계산을 시작했다.

‘테스타의 이익.’

“…T1과 사이가 나빠진 걸, LeTi의 플랫폼으로 만회해라?”

“잘 아네요.”

그래봤자 너희한테 밀려서 견제당할 게 뻔히 보이는데 무슨.

게다가 T1 같은 대기업 방송사 플랫폼이랑 아직 비교할 급이냐?

‘하지만, 지금 상황에서 어느 정도 라인을 타는 모습을 보여주는 게 나쁘지 않긴 하다….’

나는 복잡한 속을 숨기고 칼같이 대답했다.

“합리화 수준인데. 역시 대놓고 LeTi가 이득이지.”

“그렇게 생각할까 봐 다른 보상도 준비했잖아요?”

…차유진 숙소 탈주 건 말이지.

‘흠.’

나는 팔짱을 꼈다.

저울이 왔다 갔다 하는 소리가 귀에 들리는 것 같았다.

당연했다. 이건 친분으로 결정하는 게 아니니까.

그때였다.

청려가 다시 부드럽게 입을 열었다.

“하나는 확실히 해두고 싶은데.”

“…….”

“테스타에게 해가 될 건 할 생각 없어요. 단지….”

청려는 빙긋 웃었다.

“나도 주어진 상황에서 이룰 수 있는 건 다 해볼 생각이라서.”

“…….”

“후배님도 그러고 있잖아요.”

나는 녀석이 굳이 지칭하진 않았지만, 누구를 말하는 것인지 깨달았다.

-이테르.

그 신인을 상대로 말이다.

“…….”

“그런 의미에서 전략적 제휴.”

청려는 손을 내밀었다.

“어때요.”

“…….”

나는 짧은 한숨을 쉬었다.

그리고 물었다.

“기한은?”

“올해.”

곧바로 대답이 돌아왔다.

나는 군더더기 없이, 탁자 위의 손을 잡고 악수했다.

“물론 이건 내 독자적인 판단이고, 돌아가서 상의한 후에 그룹 차원에서 부결되면 끝이다.”

“그래요.”

퍽이나 그러겠다는 눈이군.

“그리고 하나 더.”

나는 자세를 고쳤다.

“너도 당연히 알겠지만, 타이틀곡에 피처링하는 건 무리수다.”

“음?”

“아무리 그래도 수록곡이나 2번째 서브곡 정도로 해.”

“…….”

이건 당연하고도 상식적인 권유였다. 뭐, 내가 말 안 해도 그랬겠지만 말이지.

하지만 청려는 잠시 멈춰 있다가, 곧 희미하게 미소를 지었다.

“오해가 있는 것 같은데.”

어?

“나는 내 솔로 앨범에 후배님 피처링이 필요하다고 말한 적은 없는데요. ‘사용하려는 곡’에 필요하다고 했지.”

“…….”

“걱정하지 마요. 양쪽 모두 문제가 될 일은 없을 테니까.”

“…….”

오냐, X발.

그래, 내가 과대평가했다.

‘저 새끼가 자기 앨범에서 손해 볼 새끼가 아니지….’

앞으로도 저놈 커리어 관련해서 손톱만큼이라도 신경 써줄 시간에 내 체력이나 걱정하도록 하자.

나는 다 녹은 얼음을 들이킨 후, 개 목덜미나 거칠게 쓰다듬었다. 개가 헥헥거리는 소리가 요란했다.

맞은편 놈이 또 입을 열었다.

“아, 그리고 쥐새끼는,”

너 마침 잘됐다.

‘안 그래도 말하려고 했는데.’

“그건 알려줄 필요 없다.”

“…?”

“내가 알아서 할 테니까.”

나는 내심 웃었다.

여기까지 와서 흐름 탔으면, 이놈이라도 쉽게 파투는 못 낼 걸 알기 때문이었다.

“대신 다른 조건을 하나 걸고 싶은데.”

나는 약속에 오면서, 그리고 대화하면서 점점 구체화했던 조건을 이야기했다.

듣고 있던 청려는 점점 얼굴이 변하더니, 곧.

“하하!”

폭소했다.

“후배님, 정말 욕심이 많네요.”

너만 하겠냐.

나는 또 공을 물어온 개 머리를 한 번 휘저어 준 뒤, 도로 공을 던져주었다.

“취소할래?”

“아뇨.”

놈은 웃음을 멈추고,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요. 그렇게 하죠.”

그럴 줄 알았다.

나는 그렇게, 순조롭게 녀석과의 대화를 끝냈다. 그리고 여름 아침 하늘에….

음? 팝업이 떴다.

‘아, 큰달.’

오랜만에 연락이 왔군.

한동안 차유진 때문에 난리가 나서 연락이 뜸했더니 걱정한 모양이었다.

이쪽도 안 그래도 연락하려고 했는데 마침 잘됐다.

나는 몇 가지 배경을 설명한 뒤, 간단히 현 상황을 선언했다.

‘시스템 업로드가 벌써 완료됐는데.’

‘무슨 새 팝업이 계속 뜨더라고. 설문조사라는 것도 있고.’

그래, 나도 당황스럽다.

‘일단 밖이라 돌아가서 자세한 이야기를….’

그때였다.

“음, 후배님.”

뭐냐.

그러나 아직 대꾸하지도 않은 사이, 여상스러운 목소리가 다시 들렸다.

상상도 못 한 내용을 담은.

“설문조사라니?”

“…!!”

뭐?

나는 목이 부러질 듯이 청려를 향해 고개를 돌렸다.

놈은 정확히 나를… 아니.

내 눈앞의 허공을 보고 있었다.

팝업창이 있는 곳을.

“…….”

설마.

“보이냐.”

“네.”

청려가 손을 들었다.

그리고… 검지로, 팝업 쪽을 쿡 찔렀다.

“잘 보이네요.”

…그렇게.

원치 않았던 상태창 상담사가 추가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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