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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a Mắt Hay Ra Đi Raw - C457

A- A+

데뷔 못 하면 죽는 병 걸림 457화
테스타의 T1 Stars 탈출.
그리고 퇴사한 레이블 대표가 만든 신생 회사와 계약!
그룹명은 보존!
당연하지만, 팬들은 좋아했다. 미래를 천 가지쯤 보고 온 후 골라잡은 최상의 시나리오 같은 재계약 시즌 엔딩이었기 때문이다.
비록 T1 Stars가 T1의 자회사가 아니게 되었다고 해도 그간 해먹은 개짓거리가 사라지는 건 아니지 않은가.
레이블 실무진은 고스란히 같이 가면서 지긋지긋한 그 소속사와 결별할 수 있는 꿈의 상황이었다.
-미미미친 테스타 새 소속사
-무슨 영화 스토리 같네 이게 되냐ㅠㅠㅠ
테스타의 새로운 소속사는 기존 레이블에서 이름을 따와, ‘Stars Orbit’, 스타즈 오르빗이란 상호로 등록되었다.
하지만 대부분 그냥 오르빗이라고 부르는 분위기였다.
-스타즈하면 티원 스타즈 생각나서 기분 나쁨ㅡㅡ
-아 좋은 쪽으로만 변해서 너무 좋아
-나 너무 안심됨 원래 레이블 직원들 거의 그대로 가는 거면 앨범 퀄리티 떨어질 일 없겠지?
팬덤이야 그대로 축제가 벌어질 것 같은 분위기였으나, 문제는 직전에 T1 Stars가 했던 언론 플레이었다.
[독립한 T1 Stars의 진심은 “아티스트에게 이름 돌려주기”]
유착 대기업으로부터의 독립, 소속 아티스트에게 상표권 이전.
마치 소속사가 마음먹고 ‘착한 기업’으로 새롭게 출범하려는 순간 테스타가 찬물을 끼얹은 것 같은 꼴이 됐기 때문이다.
-은혜 원수로 갚기ㅋㅋ 와우네
-그룹명 풀어주자마자 먹고 나른 거잖아 진짜 너무했다 기회주의자들
-기존 소속사 사람들 진짜 황망할 듯
-계자한테 들었는데 이게 결정타가 돼서 회사 망하기 직전이래 줄 퇴사 중이라 이대로면 다른 그룹들 활동 사실상 무기한 중단이라고…ㅠㅠ
기사로만 이야기를 접한 사람들을 선동하기 위해 어그로들은 열심히 힘썼다.
테스타가 이 회사에 얼마나 결정적인 타격을 줬는지 어필하기 위해서 부단히 노력한 것이다.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에 올라온 T1 Stars 직원들의 절망한 글을 캡처해 오기까지 했다.
그리고 미리내와 스페이서의 팬들이 불안과 초조함 때문에 그 어그로에 반응하기 시작하면서 난장판이 될 뻔했다.
얼마 후 이 소식이 들리기 전까지는… 그랬다는 말이다.
-테스타 레이블이 티원 스타즈 샀음
-??????
아무도 예상하지 못한 전개였다.
-뭔 소리임
└말 그대로임… 오르빗 엔터가 티원 스타즈 샀다고ㅋㅋㅋㅋㅋㅋㅋ먹었다고
└미친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이게 무슨 일이야
[“테스타 소속사” 스타즈 오르빗 엔터테인먼트의 파격적 첫 행보, T1 Stars 인수합병 추진]
기사가 뜨자마자 커뮤니티와 SNS 등지가 뒤집어졌다.
하지만 대체 어떻게 반응해야 할지 다들 몰랐다. 놀랍고 웃기긴 한데, 대체 무슨 상황인지 알 수가 없기 때문이었다.
-왜 사는 걸까
-이거 좋은 일임? 축하해야 됨?
-테스타가 티원 스타즈 망하게 했다던 사람들 어디 갔냐 살려줬는데욬ㅋㅋㅋ
-의리 미쳤는데?ㅋㅋㅋㅋㅋㅋ
-어그로 돌았다 클릭할 수밖에 없었음 오르빗 얘들 회사 주제에 스타성 무슨 일임ㅋㅋㅋㅋㅋ
어쨌든 미리내와 스페이서의 팬들은 겨우 마음을 놓았다.
테스타 팬들이야 이게 무슨 이득이 있는지 몰라 약간 당황하기도 했지만, 당장은 어그로가 쏙 들어간 것에 시원하며 안도한 것이 더 컸다.
웃긴 해피엔딩처럼 보였다.
다만 이런 의문을 가진 사람도 있었다.
‘잠깐만. 전 소속사랑 직원도 똑같고, 소속 아티스트들도 같다면….’
-?? 이거 그럼 원래 티원 스타즈랑 뭐가 다른 거임?
파격적인 상황에 쓸려가 버렸으나, 결정적인 질문이었다.
* * *
새로운 출발. 새로운 회사.
테스타는 이제 새로운 회의실에 앉아서 논의하는 중이다.
T1 Stars 건물은 안 쓰기로 했거든. 그 정도 선은 긋고 싶었다.
그러나 T1이 손절한 자회사를 고스란히 흡수했으니, 그쪽 입장에서는 같은 놈들이 명패만 갈아 끼운 것이나 다름없을 것이다.
“우리… T1한테는 그대로 선 그인 상태인 거지? 티원 스타즈 때처럼?”
“그래.”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T1에게 끈 떨어진 연 신세는 여전하다는 거다.’
언뜻 보기에는 생돈만 쓰고 상황이 변한 건 없어 보일지도 몰랐다.
하지만 말이다.
“그런데 이제 우리 마음대로 대응할 수 있지.”
이게 다르다.
이제 결정권을 우리가 쥐고 있다.
이 회사는 비상장 기업이고, 주식의 상당량을 우리가 보유 중이기 때문이다.
‘이제 쓸데없이 윗대가리 설득하느라 힘 안 빼도 된다고.’
“Wooooow!!”
차유진이 휘파람을 불었다.
상사 트롤로부터 영원히 작별이다.
그리고 그걸 알고 있기에, 녀석들은 시원한 표정이었다. 배세진은 거의 울컥까지 한 것 같다.
“…다들 정말 고생 많았어. 나는… 이전엔, 이런 게 가능할 줄 몰랐어. 그런데 잘 돼서 정말 다행이고… 좋다.”
“세, 세진 형….”
류청우도 웃으며 맞장구를 쳤다.
“정말. 우리 회사라니까 어색하기도 하고 신기하기도 하지만, 좋네.”
“진짜 그렇죠? 좋아, 저희 앞으로 5년, 10년도 더 힘내서 잘 가봅시다~”
“예, 더욱 책임감을 길러야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잘 부탁드립니다!”
“Yeah!”
모든 게 예정대로 잘 풀린 탓에 분위기는 열정적이었다.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활동 잘하고 회사도 잘 가꾸려는 주인의식, 좋지.
…물론 T1 Stars가 아무리 가격이 떨어졌다고 해도 단기간에 이렇게 인수할 정도의 자금력이 온전히 우리에게서 나온 건 아니다.
어차피 T1 끈이 떨어진 이상, 다른 라인을 타야 하기도 했고 말이다.
나는 스마트폰 속에 남아 있을 녀석의 메시지를 떠올렸다.
정확히는, 내가 먼저 연락하자 온 답장을.
-VTIC 신청려 선배님 : 연락했네요.
-VTIC 신청려 선배님 : 역시.
‘역시’는 무슨.
당연하지만, LeTi와 계약할 생각은 끝까지 없었다.
그러나 LeTi와 우호적으로 지낼 수 있고, 이용할 수 있는데 이용하지 못할 이유도 없지.
그래서… 다른 것 다 빼고, 돈거래만 한 것이다.
-선배님, 혹시 선배님 기획사에서 레이블 만드는 수고 들일 필요 없이 투자수익만 가져가실 생각은 없습니까?
즉, LeTi가 이 회사 출범에 출자금을 꽤 댔다.
물론 절반을 넘기진 않았다. 과반 의결권 행사는 막아야지.
다만, 이제 LeTi와 같은 라인이 되긴 했다는 뜻이다.
‘LeTi와 친한 플랫폼 이용하기 쉽고, 그 대신 LeTi 부탁을 거절하기 약간 어려운 정도.’
이 정도 선이 좋다. 청려 쪽도 경쟁자 동태를 정확히 감시하고, 여차하면 좀 참견할 수도 있으니 이득이라고 생각하겠지.
물론 알차게 빚으로 달아두려고 하더라.
-VTIC 신청려 선배님 : 이번 건은 후배님이 일방적으로 내 도움을 받은 것 같은데.
-VTIC 신청려 선배님 : 어떻게 생각해요?
그럴 줄 알았다.
-예. 그럼 대신 다른 VTIC 선배님에 대한 좋은 정보를 드리겠습니다.
-VTIC 신청려 선배님 : 음?
-주단 선배님이 군대에서 잘 지내고 계십니다. 선배님 안부를 물어보시더라고요.
그 뒤로는 카톡 내역이 없다. 놈이 전화를 걸어서 폭소했기 때문이다.
‘뭐, 됐다.’
이 회사 재무와 스케줄을 뜯어보면서 알차게 이득 볼 놈이 어디서 일방적으로 도움 준 척하냐는 말보단 농담이 카톡 기록으로 낫지 않냐.
나는 스마트폰을 열어서 놈과의 대화 기록을 넘겼다. 그러자 직전에 도착한 다른 녀석들의 메시지도 뜬다.
‘음.’
단톡방까지 파서 탈출각 봐줬던, T1 Stars의 다른 그룹 멤버들 말이다.
이제 계약 해지해 줄 수 있다고 해놨더니… 이런 답장이 왔더라.
-ㅎㅎㅎ형님 무슨 말씀이세요
-저희 같이 탈출한 거 아닙니까? 에잉 스페이서 앞으로 잘 부탁드립니다!!
-(눈물 그렁그렁 이모티콘)
이건 스페이서 권희승, 그러니까 골드2.
-혹시 선배님께서 괜찮으시다면 저희는 이대로 최선을 다해 활동해 보고 싶습니다!
-그리고 스타즈 오르빗이 새로운 소속사이니 새롭게 계약했다고 생각합니다. (경례 이모티콘)
이건 미리내 박민하다.
“……음.”
나는 팔짱을 꼈다.
‘사실… 미리내 쪽은 남을 거라고 예상하긴 했지.’
쪽은 어차피 논란 때문에 제대로 활동을 못 하니, 포지션으로 경쟁할 여자 아이돌이 이 소속사 내에서 딱히 없지 않은가.
그리고 원래 잘 맞던 스탭들이 그대로 있는 이 상황을 굳이 걷어차지 않을 줄 알았다.
하지만 스페이서는… 괜찮은 건가? 테스타랑 활동 스케줄이 겹치면 양보해 줄 생각이 없는데 말이지.
나는 스마트폰을 들여다보다가, 그 상황에서 볼 여론 손해를 잠시 예상했다.
-테스타 욕심 그득해서는 꾸역꾸역 컴백 스페이서 언제 봐 이러려고 티원 스타즈 먹었니?ㅎㅎ
-셤별 편애 지렸다 진짜 주주가 다해먹네 누가 아주사 출신 아니랄까봐ㅋㅋ아 계약기간 남아서 끌려다닌 내 새끼가 잘못이죠 그럼요~~
“…….”
서로 손해 안 보게 잘 조정하는 걸로 할까.
‘기왕 이렇게 된 거, 스페이서 포지셔닝도 새로 잡아봐야 하나….’
테스타랑 안 겹치는 노선으로 말이다.
졸지에 타 그룹 포지션까지 생각해 주게 생긴 사태에, 나는 미간을 눌렀다.
“문대문대, 왜 그래? 무슨 일 있어?”
“아니. 그런 건 아니고. …다른 그룹들이 남고 싶다는데.”
“…!”
“그분들은 나가고 싶으셨던 거 아니었어?”
나는 적당히 상황을 설명했다.
그러자 대부분이 선선히 고개를 끄덕였다. 어차피 가라앉는 소속사인데도 침몰시키는 게 꺼림칙해서 건지는 것에 동의했던 놈들답다.
“그래. 같이 가면 좋지.”
“네, 직원분들도, 그대로 계시니까… 저도 그랬을 것 같아요.”
요약하자면 ‘아 그러시구나’다.
다만 큰세진은 어깨를 으쓱했다.
별로 탐탁지 않은 듯했으나, 이미 회사까지 인수한 마당에 타그룹 계약에 끼어드는 변수를 만들고 싶지 않아서 반박하진 않는 모양이다.
다만 이렇게 말하긴 했다.
“그러게. 원래 하던 대로 하면 되겠죠, 하던 대로~”
선 넘고 우리 인력 탐내면 쳐낼 것이란 뜻이다.
‘오냐.’
정리됐군.
나는 ‘그럼 남는 걸로 알겠다’라는 요지의 답장을 권희승과 박민하에게 남겼다.
그렇게 복잡다단한 회사와 남의 이야기가 전부 끝났다.
“고생하셨습니다!”
“고생하셨습니다~”
머리 아픈 이야기가 지나가고 편안한 분위기 속에서, 멤버들이 히죽히죽 웃었다.
그리고 원래 말하려던 주제가 드디어 나온다.
“그럼… 우리 새 앨범 준비 얼른 할까!”
그렇다.
활동에 목마른 놈들은 환경이고 나발이고 일단 앨범 만들 생각뿐이다.
“정말 좋은 생각이십니다!”
“저희 활동 조금만 했어요! 이번에 빨리 만들어서 빨리 더 해요!”
“…잠깐, 우리 숙소도 이사 가는데…, 으음, 아, 모르겠다. 큼, 그래! 열심히 하자고!”
“오오오!”
브레이크 걸려던 배세진까지 합세해서 회의실이 난리였다.
나?
“당장 곡부터 뽑는 게 좋을 것 같은데요.”
“이야 문대~”
“AR팀 분들께 연락드리겠습니다!”
아무것도 없는 맨바닥에서 한 달 만에 ‘마법소년’도 뽑았는데 뭐 어떤가.
‘여기라도 못 할 건 뭐야.’
하면 된다.
돈이 부족하다? 여차하면 내 남은 정산금을 다 때려 박으면 그만이다. 앨범 한두 번 정도는 감당할 수 있다.
‘…물론, 마음에 걸리는 부분이 없는 건 아니지만.’
그건 차차 확인하게 될 테니, 일단 두자.
나는 쓸데없이 초 치는 대신 웃으며 회의실을 둘러보았다.
그때였다.
지이잉-
아까 보낸 카톡에 답장이 왔다.
‘권희승.’
-그럼요그럼요! 같은 식구로 잘 부탁드립니다 형!
너야 대충 그렇게 올 줄 알았다.
다만 다음 카톡은 약간 의외였다.
-아아아 저 소원권 지금 쓸게요!ㅋㅋㅋ
-형 우리 회사 잘 키워주시기! 그래서 저희도 데려가 주시기! 아 믿습니다!
-(하트 이모티콘)
‘나 참.’
네가 소원권 안 써도 이미 내 돈을 너무 부어서 이 회사는 어지간하면 손절 안 할 거다.
나는 피식 웃으며 ‘됐다’라고 답장을 입력했다.
그때였다.
[‘■■■ 파편’ 보유자 확인!]
[ 등록]
…상태창이 떴다.
나는 반사적으로 자리에서 일어났다.
“문대야?”
“…쟤 당장 잡아!”
팝업이 이어진다.
[‘아이템 : ■■■ (ver. Beta)’ 사용]
“…!”
안 돼.
‘저거 X발 시스템이잖아.’
머리가 새하얗게 뜰 것 같았다. 그 와중에도 나는 본능적으로 방금 권희승이 한 말과 팝업을 연결시켰다.
‘소원권.’
…시스템은 소원을 들어주려고 하지. 그렇다면.
‘설마 권희승한테?’
안 돼.
X발 내 귀속 아이템이라면서 왜 멋대로 사용되고 있어!
“취소!”
그러나 내가 외치는 것과 동시에, 팝업은 벌써 글귀를 바꾸었다.
바로….
[대상 탐색 중….]
[대상 : Stars Orbit Ent (스타즈 오르빗 엔터테인먼트)]
어?
[회사명 : 스타즈 오르빗]
인지도 : C+
성적 : (-)
수익 : (-)
보유 아티스트 : 테스타(★★★★★), 미리내(★★★★), 스페이서(★★★) ….
총평 : D+
그 위로, 어슬렁거리듯 팝업 하나가 덜렁 뜬다.
…태평하게.
[‘아이템 : ■■■ (ver. Beta)’
사용을 취소하시겠습니까?]
“…….”
뭐냐.

데뷔 못 하면 죽는 병 걸림 457화

테스타의 T1 Stars 탈출.

그리고 퇴사한 레이블 대표가 만든 신생 회사와 계약!

그룹명은 보존!

당연하지만, 팬들은 좋아했다. 미래를 천 가지쯤 보고 온 후 골라잡은 최상의 시나리오 같은 재계약 시즌 엔딩이었기 때문이다.

비록 T1 Stars가 T1의 자회사가 아니게 되었다고 해도 그간 해먹은 개짓거리가 사라지는 건 아니지 않은가.

레이블 실무진은 고스란히 같이 가면서 지긋지긋한 그 소속사와 결별할 수 있는 꿈의 상황이었다.

-미미미친 테스타 새 소속사

-무슨 영화 스토리 같네 이게 되냐ㅠㅠㅠ

테스타의 새로운 소속사는 기존 레이블에서 이름을 따와, ‘Stars Orbit’, 스타즈 오르빗이란 상호로 등록되었다.

하지만 대부분 그냥 오르빗이라고 부르는 분위기였다.

-스타즈하면 티원 스타즈 생각나서 기분 나쁨ㅡㅡ

-아 좋은 쪽으로만 변해서 너무 좋아

-나 너무 안심됨 원래 레이블 직원들 거의 그대로 가는 거면 앨범 퀄리티 떨어질 일 없겠지?

팬덤이야 그대로 축제가 벌어질 것 같은 분위기였으나, 문제는 직전에 T1 Stars가 했던 언론 플레이었다.

유착 대기업으로부터의 독립, 소속 아티스트에게 상표권 이전.

마치 소속사가 마음먹고 ‘착한 기업’으로 새롭게 출범하려는 순간 테스타가 찬물을 끼얹은 것 같은 꼴이 됐기 때문이다.

-은혜 원수로 갚기ㅋㅋ 와우네

-그룹명 풀어주자마자 먹고 나른 거잖아 진짜 너무했다 기회주의자들

-기존 소속사 사람들 진짜 황망할 듯

-계자한테 들었는데 이게 결정타가 돼서 회사 망하기 직전이래 줄 퇴사 중이라 이대로면 다른 그룹들 활동 사실상 무기한 중단이라고…ㅠㅠ

기사로만 이야기를 접한 사람들을 선동하기 위해 어그로들은 열심히 힘썼다.

테스타가 이 회사에 얼마나 결정적인 타격을 줬는지 어필하기 위해서 부단히 노력한 것이다.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에 올라온 T1 Stars 직원들의 절망한 글을 캡처해 오기까지 했다.

그리고 미리내와 스페이서의 팬들이 불안과 초조함 때문에 그 어그로에 반응하기 시작하면서 난장판이 될 뻔했다.

얼마 후 이 소식이 들리기 전까지는… 그랬다는 말이다.

-테스타 레이블이 티원 스타즈 샀음

-??????

아무도 예상하지 못한 전개였다.

-뭔 소리임

└말 그대로임… 오르빗 엔터가 티원 스타즈 샀다고ㅋㅋㅋㅋㅋㅋㅋ먹었다고

└미친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이게 무슨 일이야

기사가 뜨자마자 커뮤니티와 SNS 등지가 뒤집어졌다.

하지만 대체 어떻게 반응해야 할지 다들 몰랐다. 놀랍고 웃기긴 한데, 대체 무슨 상황인지 알 수가 없기 때문이었다.

-왜 사는 걸까

-이거 좋은 일임? 축하해야 됨?

-테스타가 티원 스타즈 망하게 했다던 사람들 어디 갔냐 살려줬는데욬ㅋㅋㅋ

-의리 미쳤는데?ㅋㅋㅋㅋㅋㅋ

-어그로 돌았다 클릭할 수밖에 없었음 오르빗 얘들 회사 주제에 스타성 무슨 일임ㅋㅋㅋㅋㅋ

어쨌든 미리내와 스페이서의 팬들은 겨우 마음을 놓았다.

테스타 팬들이야 이게 무슨 이득이 있는지 몰라 약간 당황하기도 했지만, 당장은 어그로가 쏙 들어간 것에 시원하며 안도한 것이 더 컸다.

웃긴 해피엔딩처럼 보였다.

다만 이런 의문을 가진 사람도 있었다.

‘잠깐만. 전 소속사랑 직원도 똑같고, 소속 아티스트들도 같다면….’

-?? 이거 그럼 원래 티원 스타즈랑 뭐가 다른 거임?

파격적인 상황에 쓸려가 버렸으나, 결정적인 질문이었다.

* * *

새로운 출발. 새로운 회사.

테스타는 이제 새로운 회의실에 앉아서 논의하는 중이다.

T1 Stars 건물은 안 쓰기로 했거든. 그 정도 선은 긋고 싶었다.

그러나 T1이 손절한 자회사를 고스란히 흡수했으니, 그쪽 입장에서는 같은 놈들이 명패만 갈아 끼운 것이나 다름없을 것이다.

“우리… T1한테는 그대로 선 그인 상태인 거지? 티원 스타즈 때처럼?”

“그래.”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T1에게 끈 떨어진 연 신세는 여전하다는 거다.’

언뜻 보기에는 생돈만 쓰고 상황이 변한 건 없어 보일지도 몰랐다.

하지만 말이다.

“그런데 이제 우리 마음대로 대응할 수 있지.”

이게 다르다.

이제 결정권을 우리가 쥐고 있다.

이 회사는 비상장 기업이고, 주식의 상당량을 우리가 보유 중이기 때문이다.

‘이제 쓸데없이 윗대가리 설득하느라 힘 안 빼도 된다고.’

“Wooooow!!”

차유진이 휘파람을 불었다.

상사 트롤로부터 영원히 작별이다.

그리고 그걸 알고 있기에, 녀석들은 시원한 표정이었다. 배세진은 거의 울컥까지 한 것 같다.

“…다들 정말 고생 많았어. 나는… 이전엔, 이런 게 가능할 줄 몰랐어. 그런데 잘 돼서 정말 다행이고… 좋다.”

“세, 세진 형….”

류청우도 웃으며 맞장구를 쳤다.

“정말. 우리 회사라니까 어색하기도 하고 신기하기도 하지만, 좋네.”

“진짜 그렇죠? 좋아, 저희 앞으로 5년, 10년도 더 힘내서 잘 가봅시다~”

“예, 더욱 책임감을 길러야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잘 부탁드립니다!”

“Yeah!”

모든 게 예정대로 잘 풀린 탓에 분위기는 열정적이었다.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활동 잘하고 회사도 잘 가꾸려는 주인의식, 좋지.

…물론 T1 Stars가 아무리 가격이 떨어졌다고 해도 단기간에 이렇게 인수할 정도의 자금력이 온전히 우리에게서 나온 건 아니다.

어차피 T1 끈이 떨어진 이상, 다른 라인을 타야 하기도 했고 말이다.

나는 스마트폰 속에 남아 있을 녀석의 메시지를 떠올렸다.

정확히는, 내가 먼저 연락하자 온 답장을.

-VTIC 신청려 선배님 : 연락했네요.

-VTIC 신청려 선배님 : 역시.

‘역시’는 무슨.

당연하지만, LeTi와 계약할 생각은 끝까지 없었다.

그러나 LeTi와 우호적으로 지낼 수 있고, 이용할 수 있는데 이용하지 못할 이유도 없지.

그래서… 다른 것 다 빼고, 돈거래만 한 것이다.

-선배님, 혹시 선배님 기획사에서 레이블 만드는 수고 들일 필요 없이 투자수익만 가져가실 생각은 없습니까?

즉, LeTi가 이 회사 출범에 출자금을 꽤 댔다.

물론 절반을 넘기진 않았다. 과반 의결권 행사는 막아야지.

다만, 이제 LeTi와 같은 라인이 되긴 했다는 뜻이다.

‘LeTi와 친한 플랫폼 이용하기 쉽고, 그 대신 LeTi 부탁을 거절하기 약간 어려운 정도.’

이 정도 선이 좋다. 청려 쪽도 경쟁자 동태를 정확히 감시하고, 여차하면 좀 참견할 수도 있으니 이득이라고 생각하겠지.

물론 알차게 빚으로 달아두려고 하더라.

-VTIC 신청려 선배님 : 이번 건은 후배님이 일방적으로 내 도움을 받은 것 같은데.

-VTIC 신청려 선배님 : 어떻게 생각해요?

그럴 줄 알았다.

-예. 그럼 대신 다른 VTIC 선배님에 대한 좋은 정보를 드리겠습니다.

-VTIC 신청려 선배님 : 음?

-주단 선배님이 군대에서 잘 지내고 계십니다. 선배님 안부를 물어보시더라고요.

그 뒤로는 카톡 내역이 없다. 놈이 전화를 걸어서 폭소했기 때문이다.

‘뭐, 됐다.’

이 회사 재무와 스케줄을 뜯어보면서 알차게 이득 볼 놈이 어디서 일방적으로 도움 준 척하냐는 말보단 농담이 카톡 기록으로 낫지 않냐.

나는 스마트폰을 열어서 놈과의 대화 기록을 넘겼다. 그러자 직전에 도착한 다른 녀석들의 메시지도 뜬다.

‘음.’

단톡방까지 파서 탈출각 봐줬던, T1 Stars의 다른 그룹 멤버들 말이다.

이제 계약 해지해 줄 수 있다고 해놨더니… 이런 답장이 왔더라.

-ㅎㅎㅎ형님 무슨 말씀이세요

-저희 같이 탈출한 거 아닙니까? 에잉 스페이서 앞으로 잘 부탁드립니다!!

-(눈물 그렁그렁 이모티콘)

이건 스페이서 권희승, 그러니까 골드2.

-혹시 선배님께서 괜찮으시다면 저희는 이대로 최선을 다해 활동해 보고 싶습니다!

-그리고 스타즈 오르빗이 새로운 소속사이니 새롭게 계약했다고 생각합니다. (경례 이모티콘)

이건 미리내 박민하다.

“……음.”

나는 팔짱을 꼈다.

‘사실… 미리내 쪽은 남을 거라고 예상하긴 했지.’

쪽은 어차피 논란 때문에 제대로 활동을 못 하니, 포지션으로 경쟁할 여자 아이돌이 이 소속사 내에서 딱히 없지 않은가.

그리고 원래 잘 맞던 스탭들이 그대로 있는 이 상황을 굳이 걷어차지 않을 줄 알았다.

하지만 스페이서는… 괜찮은 건가? 테스타랑 활동 스케줄이 겹치면 양보해 줄 생각이 없는데 말이지.

나는 스마트폰을 들여다보다가, 그 상황에서 볼 여론 손해를 잠시 예상했다.

-테스타 욕심 그득해서는 꾸역꾸역 컴백 스페이서 언제 봐 이러려고 티원 스타즈 먹었니?ㅎㅎ

-셤별 편애 지렸다 진짜 주주가 다해먹네 누가 아주사 출신 아니랄까봐ㅋㅋ아 계약기간 남아서 끌려다닌 내 새끼가 잘못이죠 그럼요~~

“…….”

서로 손해 안 보게 잘 조정하는 걸로 할까.

‘기왕 이렇게 된 거, 스페이서 포지셔닝도 새로 잡아봐야 하나….’

테스타랑 안 겹치는 노선으로 말이다.

졸지에 타 그룹 포지션까지 생각해 주게 생긴 사태에, 나는 미간을 눌렀다.

“문대문대, 왜 그래? 무슨 일 있어?”

“아니. 그런 건 아니고. …다른 그룹들이 남고 싶다는데.”

“…!”

“그분들은 나가고 싶으셨던 거 아니었어?”

나는 적당히 상황을 설명했다.

그러자 대부분이 선선히 고개를 끄덕였다. 어차피 가라앉는 소속사인데도 침몰시키는 게 꺼림칙해서 건지는 것에 동의했던 놈들답다.

“그래. 같이 가면 좋지.”

“네, 직원분들도, 그대로 계시니까… 저도 그랬을 것 같아요.”

요약하자면 ‘아 그러시구나’다.

다만 큰세진은 어깨를 으쓱했다.

별로 탐탁지 않은 듯했으나, 이미 회사까지 인수한 마당에 타그룹 계약에 끼어드는 변수를 만들고 싶지 않아서 반박하진 않는 모양이다.

다만 이렇게 말하긴 했다.

“그러게. 원래 하던 대로 하면 되겠죠, 하던 대로~”

선 넘고 우리 인력 탐내면 쳐낼 것이란 뜻이다.

‘오냐.’

정리됐군.

나는 ‘그럼 남는 걸로 알겠다’라는 요지의 답장을 권희승과 박민하에게 남겼다.

그렇게 복잡다단한 회사와 남의 이야기가 전부 끝났다.

“고생하셨습니다!”

“고생하셨습니다~”

머리 아픈 이야기가 지나가고 편안한 분위기 속에서, 멤버들이 히죽히죽 웃었다.

그리고 원래 말하려던 주제가 드디어 나온다.

“그럼… 우리 새 앨범 준비 얼른 할까!”

그렇다.

활동에 목마른 놈들은 환경이고 나발이고 일단 앨범 만들 생각뿐이다.

“정말 좋은 생각이십니다!”

“저희 활동 조금만 했어요! 이번에 빨리 만들어서 빨리 더 해요!”

“…잠깐, 우리 숙소도 이사 가는데…, 으음, 아, 모르겠다. 큼, 그래! 열심히 하자고!”

“오오오!”

브레이크 걸려던 배세진까지 합세해서 회의실이 난리였다.

나?

“당장 곡부터 뽑는 게 좋을 것 같은데요.”

“이야 문대~”

“AR팀 분들께 연락드리겠습니다!”

아무것도 없는 맨바닥에서 한 달 만에 ‘마법소년’도 뽑았는데 뭐 어떤가.

‘여기라도 못 할 건 뭐야.’

하면 된다.

돈이 부족하다? 여차하면 내 남은 정산금을 다 때려 박으면 그만이다. 앨범 한두 번 정도는 감당할 수 있다.

‘…물론, 마음에 걸리는 부분이 없는 건 아니지만.’

그건 차차 확인하게 될 테니, 일단 두자.

나는 쓸데없이 초 치는 대신 웃으며 회의실을 둘러보았다.

그때였다.

지이잉-

아까 보낸 카톡에 답장이 왔다.

‘권희승.’

-그럼요그럼요! 같은 식구로 잘 부탁드립니다 형!

너야 대충 그렇게 올 줄 알았다.

다만 다음 카톡은 약간 의외였다.

-아아아 저 소원권 지금 쓸게요!ㅋㅋㅋ

-형 우리 회사 잘 키워주시기! 그래서 저희도 데려가 주시기! 아 믿습니다!

-(하트 이모티콘)

‘나 참.’

네가 소원권 안 써도 이미 내 돈을 너무 부어서 이 회사는 어지간하면 손절 안 할 거다.

나는 피식 웃으며 ‘됐다’라고 답장을 입력했다.

그때였다.

…상태창이 떴다.

나는 반사적으로 자리에서 일어났다.

“문대야?”

“…쟤 당장 잡아!”

팝업이 이어진다.

“…!”

안 돼.

‘저거 X발 시스템이잖아.’

머리가 새하얗게 뜰 것 같았다. 그 와중에도 나는 본능적으로 방금 권희승이 한 말과 팝업을 연결시켰다.

‘소원권.’

…시스템은 소원을 들어주려고 하지. 그렇다면.

‘설마 권희승한테?’

안 돼.

X발 내 귀속 아이템이라면서 왜 멋대로 사용되고 있어!

“취소!”

그러나 내가 외치는 것과 동시에, 팝업은 벌써 글귀를 바꾸었다.

바로….

어?

인지도 : C+

성적 : (-)

수익 : (-)

보유 아티스트 : 테스타(★★★★★), 미리내(★★★★), 스페이서(★★★) ….

총평 : D+

그 위로, 어슬렁거리듯 팝업 하나가 덜렁 뜬다.

…태평하게.

사용을 취소하시겠습니까?]

“…….”

뭐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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