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a Mắt Hay Ra Đi Raw - C419
데뷔 못 하면 죽는 병 걸림 419화
테스타 힐링 예능의 타이틀은 이랬다.
–
줄여서 힐링테스타.
누가 봐도 출연진을 푹 쉬게 해주겠다는 야심이 보이는 이름이었다.
당연하지만 기획이 발표되고 제작진의 전작에서 해당 후속작이 언급되자마자 테스타 팬들은 열광했다.
-드디어
-수요 있는 공급! 수요 있는 공급!
-아 우리도 테스타 캠핑 보게 해달라고ㅠㅠㅠ아1!!!
하지만 이 예능 제작진들의 화려한 전적을 다들 알고 있기도 했다.
그야말로 배신의 역사!
그래서 열광이 지나간 자리에는 이미 제작진의 큰 그림에 대한 냉정한 추측들이 쏟아졌다.
-힐링 탈 쓰고 또 애들 뒤통수 때릴 듯
-저기요 보통 힐링 프로그램은 갬성적인 간접 타이틀 써요 저건 누가 봐도 반어법인데욬ㅋㅋㅠㅠ
-아안돼 애들 편하게 놀게 해줘ㅠ
팬들은 제작진들에게 제발 배신을 포기해달라며 울부짖었고, 제작진들은 선공개로 화답했다.
[테스타와 정 PD가 힐링에 도전… 배신(X) 진심(O) 테스타 하고 싶은 거 다 하는 기획 | 선공개 영상]
선공개는 제작진들이 테스타의 캠핑에 대한 소식을 전해 듣고 대화를 나누는 것으로 시작되었다.
[인터넷을 뜨겁게 달구는 테스타의 실체 없는 힐링 캠핑…]
[(사진), (인증)]
[테스타의 지난날 힐링 없는 불지옥맛 예능에 대한 규탄의 목소리로까지 번진다!]
제작진의 악랄한 수에 허망한 표정을 짓거나 비명을 지르는 테스타의 방송 자료 화면이 주마등처럼 스쳤다.
그리고 이 말이 나오는 것이다.
[이 작가 : 솔직히 PD님이 너무했어요.]
[PD : 이야 다 같이 해놓고 나만 악마로 만드네 이 사람들이.]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렇게 서로에게 귀책사유를 떠넘기던 제작진들은 하나하나 테스타와 했던 예능을 돌이켜 보더니, 결국 인정했다.
[PD : 조금(?) 과하긴 했어.]
[자기 객관화 시작]
그리고 반성 후 테스타에게 통화를 시도했다.
그렇다. 천하의 박문대도 당시에는 깨닫지 못했지만, 제작진들은 여기부터 촬영용 그림으로 설계해 놨다.
[PD : 안녕하세요 테스타분들~ 아휴 잘 지내시죠? (가식)]
PD는 한껏 간드러지는 목소리로 테스타를 살살 꼬드긴다.
그리고 이미 왕창 속아본 테스타-특히 박문대가 의심과 경계 속에서 겨우 오케이하는 그림.
[박문대 : 좋습니다.]
[!]
[낚였다…! 아 이번엔 이게 아니지]
[☆후회 없는 선택이십니다…☆]
-저기요 제작진 갱생한 거 맞지?ㅋㅋㅋㅋㅋㅋㅋ
-박문대 자막 뒤로 환멸뭉게 합성 미쳤나봐 웃다 토할뻔
-리더는 류청우지만 일단 피해자 우대 정책 펼치는 테스타래 ㅅㅂ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제작진 놈들아 스마트폰에 하트랑 뽀뽀 효과 그만 날리라고 약빨았냐고
[제작진의 업보]
[이번에 제대로 갚아야만 한다.]
통화가 끊긴 스마트폰이 역동적으로 사라지며 벅찬 BGM이 깔렸다.
[제작비 역대 최고 투자!]
[정말 테스타 하고 싶은 거 다 한다!]
힐링을 즐기는 테스타의 환호가 백그라운드로 섞였다.
[와]
[대박!]
[]
화면에서 근사한 각 국가의 수도와 절경 컷들이 지나가고, 신나서 공항에서 달려 나오는 테스타의 모습이 지나갔다.
[모든 것이 테스타의 선택!]
[과연 예능 장인 테스타는 힐링도 성공적으로 빚을까?]
[힐링 장인 테스타, 8월 23일 화요일에 만나요~]
손을 흔들며 웃는 테스타와 뭉게로 끝.
여기서 배신하면 아무리 예능이라도 제작진들이 정색하고 욕먹을 것 같은 분위기를 잔뜩 조성했다.
그래서 팬들은 믿어버렸다.
-끝내준다
-와 진짜 힐링인가봐
-대박 투어 중에도 예능 떡밥 오는데 애들이 힐링까지 해 최고다ㅠㅠㅠ
완전히 안심해 버린 것이다.
-애들이 직접 기획한다는데 진짜 기대됨 애들 취향도 알 수 있고ㅠ
-4개국이면 2인 1조 팀에 누가 단독으로 짜는 건가 아니면 하나는 단체로 고르기?
그리고 두 번째 선공개로 테스타의 투어 중 호텔 파티나잇이 공개되며 더 분위기가 달궈졌다.
-힐링!
바로 이 상황에서 1화가 공개된 것이다.
훈훈한 팀 나누기 미니 게임과 신난 테스타의 즐거운 비행기 컷, 멋진 공연 컷까지 지나… 나타난 것은.
[활화산 등반]
“…….”
“…….”
이, 이게 뭐야.
대학원생 친구와 함께 룸 카페까지 빌려서 최초공개를 시청 중이던 홈마는 동공을 떨었다.
대학원생은 마시던 에이드를 뿜었다.
하지만 암벽 타는 염소마냥 등반하는 테스타의 모습은 변하지 않는다.
[선아현 : 공기가, 참 좋다…!]
[박문대 : (대답도 못 함)]
왜 우리 애들이 힐링 대신 단련을 하고 있어……?
묵묵히 발걸음을 옮기는 두 세진의 컷이 잡힌다 싶은 순간, 둘의 대화 컷으로 회상씬에 돌입한다.
[이세진 : 오~ 폭포 있는 자연 수영장 어떨까요? 그리고 워터파크도 좋아 보이는데요? 사파리도 있고요!]
[배세진 : 놀기는 좋지만… 거긴 꼭 인도네시아가 아니어도 갈 수 있잖아. 나는… 사원이나 역사박물관이 좀 더 특색이 있지 않나 해서.]
[이세진 : 오~ 넵.]
둘은 제법 신나게 힐링 플랜을 세우기 시작했다.
“근데 왜 등반해?!”
“잠깐.”
왜냐하면 곧 난관에 봉착하기 때문이다.
[배세진 : …그래, 계단식 논 같은 곳도 한번 볼 가치가 있을 것 같아. 박물관 다음으로 가면 역사적 설명도 할 수 있고!]
[이세진 : …어, 형 그런데 저희 명색이 힐링 예능인데 그거는~ 약간 너무 교양이지 않을까요?]
[배세진 : 예능도 교양적인 의미를 담을 수도 있지!]
[이세진 : 그렇죠. 그래도 일단 웃기고 재밌는데, 추가로 의미가 있는 게 보기 좋죠!]
[배세진 : 재미도 있을 거야.]
[이세진 : 에이~ 저기 스탭분들께 저희 한번 물어봐요, 다들 워터파크 고를걸요?]
둘의 지향점이 너무 달랐다.
[이세진 : …….]
[배세진 : …….]
서로 대치하는 흉폭한 레서판다의 영상이 반투명하게 두 동명이인의 얼굴 뒤로 깔린다.
[숨 막히는 대치]
인터뷰까지 뜬다.
[이세진 : 그거 아세요?]
[이세진 : 저희가… MBTI도 반대입니다.]
쿠쿵!
벼락 효과가 깔린다.
이세진이 갑분싸로 카메라에 잡힐 순 없다는 각오로 임한 필사적인 캐릭터 어필 인터뷰는 훌륭한 재료가 되었다.
[같은 건 이름뿐인 두 사람]
[이 사람들… 맞는 게 없다!]
기내식까지 정 반대 메뉴를 싹 고른 둘의 모습이 편집되어 지나가는가 싶더니….
캐리어 드는 방식, 멤버들과 노는 방식, 심지어 이불 덮는 방식까지 다른 컷들이 지나간다.
[여기서 놀라운 점]
[※일할 때는 잘 맞는다고 함]
-ㅅㅂ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것이 모든 비극의 발단이었다.
서로를 이해할 수 없다는 듯 과장된 자막과 효과까지 곁들어 웃기게 서로를 쳐다보던 둘은 극적 타협을 하게 된다.
[이세진 : 형, 우리 그럼 그냥…… 아예 활동에 도움이 되는 걸 할까요? 자기개발?]
[배세진 : ……! 그건… 괜찮네.]
[(폭) 그래서 일을 하기로 결정 (죽)]
웅장한 BGM과 함께 강렬한 필기체로 코스가 소개된다.
[공연의 베이스는 체력이다!]
[테스타의 체력 단련을 위한 3일의 등반 코스]
지옥 불이 타오른다.
-야
-으아아악
-상상도 못함
-얘들아 이렇게까지 일에 진심일 필요는 없었는데 아니
-미치겠네진짴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사람들은 첫 코스가 아예 망했다는 것에 경악하면서도 폭소했다. 그리고 제작진은 이 떡밥을 놓치지 않았다.
너무 다른 둘이 투닥거리면서도 사이는 꽤 격 없이 좋아 보이게 잘 연출한 것이다.
[류청우 : 아침에 늦게 나오는 사람은… 벌금형 어때?]
[배세진 : (동의)]
[이세진 : (동의)]
지각하면 벌금 정책 따위의 일은 아주 둘 다 찰떡같이 고개를 끄덕인다.
그러다가도 일상에선 서로를 도저히 이해할 수 없다는 듯이 살짝 쳐다보는 모습이 틈틈이 잡혀서 리액션으로 나왔다.
[이세진 : 문대문대 얼음물 마실래? 아, 근데 공짜는 아니고~ 카메라에 애교 3종 해야 되는데.]
[배세진 : (얼른 주기나 하지 왜 저러냐는 얼굴입니다)]
[진짜 서로 이해 못 함]
[ENTJ ISFP]
그렇게 웃길 수 없었다.
“푸하하핫!!”
‘맙소사.’
대학원생은 에이드를 흘리며 폭소했고, 홈마는 웃으면서도 감탄했다.
‘잘 풀렸다!’
사실 두 세진이 썩 친하지 않다…는 것은 물 밑에서 스테디하게 어그로가 끌리는 떡밥이었기 때문이다.
누가 누구를 무시한다든가, 카메라 꺼지면 말도 안 한다는 게 중론이었는데. 편집이 기가 막히게 들어가서 그런지 꽤 막역해 보였다.
‘테스타한테는 힐링이 아니지만! 그래도 팬들한테는 의외로 힐링이네, 이거.’
홈마는 사이다를 한 캔 들이마신 시원함을 느꼈다.
‘이제 문대가 이세진 부추겨서 배세진 따돌린다는 식의 개소리도 안 볼 수 있겠지!’
그리고 별개로, 등반 자체가 제법 시청자로서 보는 즐거움이 있었다.
아름답고 신기한 활화산의 경치와 현지인들과 소통하며 열심히 산을 오르는 테스타의 모습이 속도감 있게 지나갔다.
게다가 미친 듯이 어그로를 끄는 PD의 얄밉고 웃긴 모습과 마지막 화룡점정까지 나왔다.
바로 작가의 말.
[코스 마지막 날]
[에게 살짝 말해보았다.]
[박 작가 : 그런데 그냥 하루는 논에 가고 하루는 워터파크 가면 됐던 거 아니에요?]
[이세진 : !!!!]
[배세진 : !!!!]
완벽한 힐링형 해결책이었다.
충격 어린 침묵이 흐른 뒤.
두 세진이들 뒤로 짧게 멤버들의 잔소리와 귀여운 원망, 등반 중 했던 개고생이 리와인드되더니….
[이세진 : 멋지고 유능한 우리 박 작가님 제발 비밀로 해주세요.]
[배세진 : (격렬한 끄덕임)]
그 간절함에 박 작가는 박수를 치며 폭소하다가 넘어졌다.
그리고 워터파크와 계단식 논의 멋진 광고 컷과 함께 대형 자막이 뜬다.
[~비밀 지켜드렸습니다~]
[오늘부터는 테스타 멤버들이 위튜브 접속만 못 하게 하면 됩니다. 파이팅! *^^*]
말도 안 되는 소리였다.
“으하하하!”
“아, 미쳤나 봐!!”
두 친구도 폭소했다. 둘은 어느새 힐링이 아니란 당혹스러움도 잊고 시원하게 ‘힐링 장인 테스타’를 시청하는 중이었다.
‘이거 재밌네!’
과연 믿고 보는 조합이었다.
[첫 힐링(?) 코스 종료]
그리고 1, 2화는 동시 공개되어 첫 코스인 의 트립을 끝까지 한 번에 볼 수 있도록 구성해 줬다.
마지막에는 호텔에서 편안하게 푹 자는 것으로 끝났기에 너무 가학적이지도 않게 잘 마무리되기도 했다.
[뭉게 : 멋진 산들을 보아따 형들이 번갈아가며 뭉게를 안아주어따]
[뭉게 : 참 따뜻하구 조아따! 산 멋있고 조아!]
멤버 사이에서 곤히 자는 뭉게의 그림일기 형식으로 끝나는 것까지 아주 귀여웠다.
룸 카페를 빌린 둘은 괜히 엔딩크레딧을 본 듯이 박수까지 기분 좋게 보냈다. 좀 의외긴 했지만, 정말 재밌고 좋았으니까!
“아~ 재밌었다!”
“다음은 누구지? 아, 류청우랑 선아현.”
말을 하던 홈마도 짐작했고, 대학원생까지도 알았다.
‘이건 진짜 힐링이겠네!’
1, 2화를 예능답게 구성해서 약간 더 시청층을 끌어모으려는 노림수도 있었겠지.
홈마 등 아이돌 쪽에 잔뼈가 굵은 사람들은 그렇게 짐작했고, SNS에서도 그렇게 말하는 사람이 많았다.
그리고 다음부터 진짜 힐링이 나올 것이라는 게 모든 테스타 팬의 공통된 반응이었으나….
다음 주.
[류청우 : 그래도 우리는 정말 여름에 다들 여가로 많이 즐기시는 거라서.]
[선아현 : 혹시 하기 싫은 사람이 있을까 봐 그것도 대책을 마련했어요.]
[이 사람들… 제대로 힐링을 즐길 준비가 됐다.]
온화하게 토의를 진행한 팀의 두 사람이 내민 것은… 공포 체험이었다.
“…??”
참고로 시청자의 마음은 화면 속 박문대가 대변해줬다.
[박문대 : (현실을 부정)]
[박문대 : (다시 읽음)]
[박문대 : (현실임)]
[박문대 : ……]
[박문대 : ……!!!!]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ㅅㅂ문대 표정
-(선아현 너마저)
-나 문대가 아현이 저렇게 처다보는 거 처음이야
-리더 형아에 대한 배신감 참고로 나도 느끼고 있음
그리고 수난은 거기서 끝나지 않았다.
[선아현 : 많이 무서운 사람은 안 해도 괜찮아. 억지로 할 필요 없어…! (자비)]
[류청우 : 맞아, 자율적인 참가로 할 거야. (상냥)]
두 사람이 내민 티켓, ‘체험 면제권’.
제작진은 이런 설명이 붙여줬다.
[?겁쟁이 인증권?]
[↑쓰면 겁쟁이 울보 인증됨]
고풍스러운 글씨체의 자막은 기가 막히는 솜씨로 수제 티켓 위에 달라붙어서 움직였다.
그리고 이를 꽉 악문 박문대의 얼굴까지.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박문대 절대 참여함
-ㅋㅋㅋㅋㅋㅋㅋ야 이 사악한ㅋㅋㅋㅋㅋㅋㅋㅋㅋ
-못 참지 쟤가 저거 참았으면 데뷔 못했다고요 앜ㅋㅋㅋㅋㅋㅋㅋ
시청자들은 폭소했고, 예상대로 박문대는 콜을 외쳐서 더 폭소했다.
그리고 다음 컷은 더 웃겼다.
[이세진 : ㅋㅋㅋㅋㅋㅋㅋㅋ]
[차유진 : ㅋㅋㅋㅋㅋㅋㅋㅋ]
[아직 상황 파악 못 한 두 사람]
직후 그들의 운명을 미리 보여주기 때문이다.
[?? : 그아아아악!!]
[?? : 아아아악!!]
[?? : 저 맛 없어요!(?)]
처절한 비명을 지르는 누군가들.
거기가 3화의 엔딩이었다.
그리고 엔딩크레딧은 영국의 유명 호러 스팟 컷들이었다.
당연하지만, 완전히 킬링으로 노선 전환한 이 모습에 시청자들이 뒤집어졌고 이 소식은 발 빠르게 이곳저곳으로 퍼졌다.
[힐링테스타 꿀노잼 자컨일 줄 알았는데 진짜 예능된 사연.jpg]
[힐링테스타 등반 다음은 공포 체험이래ㅋㅋㅋㅋㅋㅋㅋ]
[킬링 테스타 난리남]
이 스스로 불러온 재앙은 인터넷 등지에서 일반 대중에게 어마어마한 어그로를 끌기 시작한 것이다.
“…….”
“…우리 앨범 준비할까?”
졸지에 온 홍보 기회에 테스타 멤버들은 투어 중 이 난장판을 모니터링하게 된다.
그러나 어그로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
해당 위튜브 채널은 단독 컨텐츠를 편성할 만큼 전문적으로 운영 중이었기 때문에, 공개 시 다양한 언어 자막을 제공했다.
그래서 테스타가 ‘힐링 코스’를 짠 해당 국가의 팬들도 엄청난 기대감을 가지고 시청 중이었는데…….
-내 말은… 지금 내가 뭘 본 거지
-우리가 기대한 것 : 이 나라에 재방문하길 다짐하는 테스타
현실 : 이 나라에서 가장 힘든 관광을 다오 *비명* (대문자)
-웃음과 절규를 멈출 수 없다
경악하는 해당 국가의 팬들 반응을 타고, 테스타의 킬링 여행기는 졸지에 바이럴로 그 국가의 인기 동영상 탭에 오르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 상황에서, 영국의 그 유명한 호러 체험이 제대로 방영되었다.
데뷔 못 하면 죽는 병 걸림 419화
테스타 힐링 예능의 타이틀은 이랬다.
–
줄여서 힐링테스타.
누가 봐도 출연진을 푹 쉬게 해주겠다는 야심이 보이는 이름이었다.
당연하지만 기획이 발표되고 제작진의 전작에서 해당 후속작이 언급되자마자 테스타 팬들은 열광했다.
-드디어
-수요 있는 공급! 수요 있는 공급!
-아 우리도 테스타 캠핑 보게 해달라고ㅠㅠㅠ아1!!!
하지만 이 예능 제작진들의 화려한 전적을 다들 알고 있기도 했다.
그야말로 배신의 역사!
그래서 열광이 지나간 자리에는 이미 제작진의 큰 그림에 대한 냉정한 추측들이 쏟아졌다.
-힐링 탈 쓰고 또 애들 뒤통수 때릴 듯
-저기요 보통 힐링 프로그램은 갬성적인 간접 타이틀 써요 저건 누가 봐도 반어법인데욬ㅋㅋㅠㅠ
-아안돼 애들 편하게 놀게 해줘ㅠ
팬들은 제작진들에게 제발 배신을 포기해달라며 울부짖었고, 제작진들은 선공개로 화답했다.
선공개는 제작진들이 테스타의 캠핑에 대한 소식을 전해 듣고 대화를 나누는 것으로 시작되었다.
제작진의 악랄한 수에 허망한 표정을 짓거나 비명을 지르는 테스타의 방송 자료 화면이 주마등처럼 스쳤다.
그리고 이 말이 나오는 것이다.
그렇게 서로에게 귀책사유를 떠넘기던 제작진들은 하나하나 테스타와 했던 예능을 돌이켜 보더니, 결국 인정했다.
그리고 반성 후 테스타에게 통화를 시도했다.
그렇다. 천하의 박문대도 당시에는 깨닫지 못했지만, 제작진들은 여기부터 촬영용 그림으로 설계해 놨다.
PD는 한껏 간드러지는 목소리로 테스타를 살살 꼬드긴다.
그리고 이미 왕창 속아본 테스타-특히 박문대가 의심과 경계 속에서 겨우 오케이하는 그림.
-저기요 제작진 갱생한 거 맞지?ㅋㅋㅋㅋㅋㅋㅋ
-박문대 자막 뒤로 환멸뭉게 합성 미쳤나봐 웃다 토할뻔
-리더는 류청우지만 일단 피해자 우대 정책 펼치는 테스타래 ㅅㅂ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제작진 놈들아 스마트폰에 하트랑 뽀뽀 효과 그만 날리라고 약빨았냐고
통화가 끊긴 스마트폰이 역동적으로 사라지며 벅찬 BGM이 깔렸다.
힐링을 즐기는 테스타의 환호가 백그라운드로 섞였다.
화면에서 근사한 각 국가의 수도와 절경 컷들이 지나가고, 신나서 공항에서 달려 나오는 테스타의 모습이 지나갔다.
손을 흔들며 웃는 테스타와 뭉게로 끝.
여기서 배신하면 아무리 예능이라도 제작진들이 정색하고 욕먹을 것 같은 분위기를 잔뜩 조성했다.
그래서 팬들은 믿어버렸다.
-끝내준다
-와 진짜 힐링인가봐
-대박 투어 중에도 예능 떡밥 오는데 애들이 힐링까지 해 최고다ㅠㅠㅠ
완전히 안심해 버린 것이다.
-애들이 직접 기획한다는데 진짜 기대됨 애들 취향도 알 수 있고ㅠ
-4개국이면 2인 1조 팀에 누가 단독으로 짜는 건가 아니면 하나는 단체로 고르기?
그리고 두 번째 선공개로 테스타의 투어 중 호텔 파티나잇이 공개되며 더 분위기가 달궈졌다.
-힐링!
바로 이 상황에서 1화가 공개된 것이다.
훈훈한 팀 나누기 미니 게임과 신난 테스타의 즐거운 비행기 컷, 멋진 공연 컷까지 지나… 나타난 것은.
“…….”
“…….”
이, 이게 뭐야.
대학원생 친구와 함께 룸 카페까지 빌려서 최초공개를 시청 중이던 홈마는 동공을 떨었다.
대학원생은 마시던 에이드를 뿜었다.
하지만 암벽 타는 염소마냥 등반하는 테스타의 모습은 변하지 않는다.
왜 우리 애들이 힐링 대신 단련을 하고 있어……?
묵묵히 발걸음을 옮기는 두 세진의 컷이 잡힌다 싶은 순간, 둘의 대화 컷으로 회상씬에 돌입한다.
둘은 제법 신나게 힐링 플랜을 세우기 시작했다.
“근데 왜 등반해?!”
“잠깐.”
왜냐하면 곧 난관에 봉착하기 때문이다.
둘의 지향점이 너무 달랐다.
서로 대치하는 흉폭한 레서판다의 영상이 반투명하게 두 동명이인의 얼굴 뒤로 깔린다.
인터뷰까지 뜬다.
쿠쿵!
벼락 효과가 깔린다.
이세진이 갑분싸로 카메라에 잡힐 순 없다는 각오로 임한 필사적인 캐릭터 어필 인터뷰는 훌륭한 재료가 되었다.
기내식까지 정 반대 메뉴를 싹 고른 둘의 모습이 편집되어 지나가는가 싶더니….
캐리어 드는 방식, 멤버들과 노는 방식, 심지어 이불 덮는 방식까지 다른 컷들이 지나간다.
-ㅅㅂ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것이 모든 비극의 발단이었다.
서로를 이해할 수 없다는 듯 과장된 자막과 효과까지 곁들어 웃기게 서로를 쳐다보던 둘은 극적 타협을 하게 된다.
웅장한 BGM과 함께 강렬한 필기체로 코스가 소개된다.
지옥 불이 타오른다.
-야
-으아아악
-상상도 못함
-얘들아 이렇게까지 일에 진심일 필요는 없었는데 아니
-미치겠네진짴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사람들은 첫 코스가 아예 망했다는 것에 경악하면서도 폭소했다. 그리고 제작진은 이 떡밥을 놓치지 않았다.
너무 다른 둘이 투닥거리면서도 사이는 꽤 격 없이 좋아 보이게 잘 연출한 것이다.
지각하면 벌금 정책 따위의 일은 아주 둘 다 찰떡같이 고개를 끄덕인다.
그러다가도 일상에선 서로를 도저히 이해할 수 없다는 듯이 살짝 쳐다보는 모습이 틈틈이 잡혀서 리액션으로 나왔다.
그렇게 웃길 수 없었다.
“푸하하핫!!”
‘맙소사.’
대학원생은 에이드를 흘리며 폭소했고, 홈마는 웃으면서도 감탄했다.
‘잘 풀렸다!’
사실 두 세진이 썩 친하지 않다…는 것은 물 밑에서 스테디하게 어그로가 끌리는 떡밥이었기 때문이다.
누가 누구를 무시한다든가, 카메라 꺼지면 말도 안 한다는 게 중론이었는데. 편집이 기가 막히게 들어가서 그런지 꽤 막역해 보였다.
‘테스타한테는 힐링이 아니지만! 그래도 팬들한테는 의외로 힐링이네, 이거.’
홈마는 사이다를 한 캔 들이마신 시원함을 느꼈다.
‘이제 문대가 이세진 부추겨서 배세진 따돌린다는 식의 개소리도 안 볼 수 있겠지!’
그리고 별개로, 등반 자체가 제법 시청자로서 보는 즐거움이 있었다.
아름답고 신기한 활화산의 경치와 현지인들과 소통하며 열심히 산을 오르는 테스타의 모습이 속도감 있게 지나갔다.
게다가 미친 듯이 어그로를 끄는 PD의 얄밉고 웃긴 모습과 마지막 화룡점정까지 나왔다.
바로 작가의 말.
완벽한 힐링형 해결책이었다.
충격 어린 침묵이 흐른 뒤.
두 세진이들 뒤로 짧게 멤버들의 잔소리와 귀여운 원망, 등반 중 했던 개고생이 리와인드되더니….
그 간절함에 박 작가는 박수를 치며 폭소하다가 넘어졌다.
그리고 워터파크와 계단식 논의 멋진 광고 컷과 함께 대형 자막이 뜬다.
말도 안 되는 소리였다.
“으하하하!”
“아, 미쳤나 봐!!”
두 친구도 폭소했다. 둘은 어느새 힐링이 아니란 당혹스러움도 잊고 시원하게 ‘힐링 장인 테스타’를 시청하는 중이었다.
‘이거 재밌네!’
과연 믿고 보는 조합이었다.
그리고 1, 2화는 동시 공개되어 첫 코스인 의 트립을 끝까지 한 번에 볼 수 있도록 구성해 줬다.
마지막에는 호텔에서 편안하게 푹 자는 것으로 끝났기에 너무 가학적이지도 않게 잘 마무리되기도 했다.
멤버 사이에서 곤히 자는 뭉게의 그림일기 형식으로 끝나는 것까지 아주 귀여웠다.
룸 카페를 빌린 둘은 괜히 엔딩크레딧을 본 듯이 박수까지 기분 좋게 보냈다. 좀 의외긴 했지만, 정말 재밌고 좋았으니까!
“아~ 재밌었다!”
“다음은 누구지? 아, 류청우랑 선아현.”
말을 하던 홈마도 짐작했고, 대학원생까지도 알았다.
‘이건 진짜 힐링이겠네!’
1, 2화를 예능답게 구성해서 약간 더 시청층을 끌어모으려는 노림수도 있었겠지.
홈마 등 아이돌 쪽에 잔뼈가 굵은 사람들은 그렇게 짐작했고, SNS에서도 그렇게 말하는 사람이 많았다.
그리고 다음부터 진짜 힐링이 나올 것이라는 게 모든 테스타 팬의 공통된 반응이었으나….
다음 주.
온화하게 토의를 진행한 팀의 두 사람이 내민 것은… 공포 체험이었다.
“…??”
참고로 시청자의 마음은 화면 속 박문대가 대변해줬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ㅅㅂ문대 표정
-(선아현 너마저)
-나 문대가 아현이 저렇게 처다보는 거 처음이야
-리더 형아에 대한 배신감 참고로 나도 느끼고 있음
그리고 수난은 거기서 끝나지 않았다.
두 사람이 내민 티켓, ‘체험 면제권’.
제작진은 이런 설명이 붙여줬다.
고풍스러운 글씨체의 자막은 기가 막히는 솜씨로 수제 티켓 위에 달라붙어서 움직였다.
그리고 이를 꽉 악문 박문대의 얼굴까지.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박문대 절대 참여함
-ㅋㅋㅋㅋㅋㅋㅋ야 이 사악한ㅋㅋㅋㅋㅋㅋㅋㅋㅋ
-못 참지 쟤가 저거 참았으면 데뷔 못했다고요 앜ㅋㅋㅋㅋㅋㅋㅋ
시청자들은 폭소했고, 예상대로 박문대는 콜을 외쳐서 더 폭소했다.
그리고 다음 컷은 더 웃겼다.
직후 그들의 운명을 미리 보여주기 때문이다.
처절한 비명을 지르는 누군가들.
거기가 3화의 엔딩이었다.
그리고 엔딩크레딧은 영국의 유명 호러 스팟 컷들이었다.
당연하지만, 완전히 킬링으로 노선 전환한 이 모습에 시청자들이 뒤집어졌고 이 소식은 발 빠르게 이곳저곳으로 퍼졌다.
이 스스로 불러온 재앙은 인터넷 등지에서 일반 대중에게 어마어마한 어그로를 끌기 시작한 것이다.
“…….”
“…우리 앨범 준비할까?”
졸지에 온 홍보 기회에 테스타 멤버들은 투어 중 이 난장판을 모니터링하게 된다.
그러나 어그로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
해당 위튜브 채널은 단독 컨텐츠를 편성할 만큼 전문적으로 운영 중이었기 때문에, 공개 시 다양한 언어 자막을 제공했다.
그래서 테스타가 ‘힐링 코스’를 짠 해당 국가의 팬들도 엄청난 기대감을 가지고 시청 중이었는데…….
-내 말은… 지금 내가 뭘 본 거지
-우리가 기대한 것 : 이 나라에 재방문하길 다짐하는 테스타
현실 : 이 나라에서 가장 힘든 관광을 다오 *비명* (대문자)
-웃음과 절규를 멈출 수 없다
경악하는 해당 국가의 팬들 반응을 타고, 테스타의 킬링 여행기는 졸지에 바이럴로 그 국가의 인기 동영상 탭에 오르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 상황에서, 영국의 그 유명한 호러 체험이 제대로 방영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