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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a Mắt Hay Ra Đi Raw - C387

A- A+

데뷔 못 하면 죽는 병 걸림 387화
“음.”
내가 직전에 보낸 메시지는 아직 답장이 오지 않았다.
하지만 보자.
이세진이 지금 소속되어 있는 아이돌 그룹, 자이롭은 투어 직후 짧은 휴식기를 즐길 예정이었다.
설마 내가 그것까지 알고 연락했을 거라 짐작은 하지 않겠지만, 어쨌든 그 며칠 중 하루 정도는 시간을 낼 수 있다는 뜻.
그런데 여기서 미끼가 떨어지는 것이다.
동명이인 배우, 이세진.
배우로 한창 잘나가는 데다가 이름이 같다는 스토리도 있다. 인맥용으로 나무랄 곳 없는 선택이다.
관리 우선순위를 높일 만하지.
‘집에 들렀다가 다음 날 반나절 정도는 시간 내도 괜찮지 않나?’
…따위의 생각을 하지 않았겠는가. 첫 출연한 단독 예능에서 MC 번호를 알아내는 이세진이 말이다.
아니나 다를까.
꺼진 스마트폰 화면은 곧 다시 진동했다.
[멋진 동생 세진 : ㅋㅋㅋㅋㅋ형 어떻게 시간 딱 맞춰서 연락했어 나 스케줄 비잖아!]
[멋진 동생 세진 : 날짜 언제로 생각하는데?]
그렇지.
류청우가 화면을 보고 쓴웃음을 지으며 말을 건다.
“세진이랑도 연락하는구나. 고생했겠네.”
“…네. 뭐, 그렇게까진.”
고생이랄 건 없다고 대답하려던 순간이었다.
“문대 형! 제 이름도 멋진 동생 붙여요! 저는 멋진 호랑이 차유진….”
“조용히 해, 바보… 헉?”
…아니, 이건 그냥 미끼용으로 해둔 거라…… 뭐 됐다.
“Oh!! 김래빈 나한테 바보라고 했어?”
“실수야!”
알아서 화제의 중심이 되는 김래빈 덕에, 나는 전화번호부가 더 난잡해지는 것을 피했다.
그리고 며칠 뒤, 서울의 모 식당 단독 룸.
“그럼 이세진이 곧 온다는 거지? 기억은 없고?”
“예.”
배세진은 선글라스, 모자에 장갑까지 걸치고 등장하더니, 막상 자리에 앉아선 약간 긴장한 기색으로 물을 들이켜고 있다.
얼마 전까지 숙소도 같이 썼으면서 뭘 저러는지 모르겠군.
‘하긴, 초반에 워낙 안 맞긴 했지.’
그때 스트레스받던 기억 때문에 저러는 건지도 모르겠다.
어쨌든, 그놈이 오려면 앞으로 30분은 더 기다려야 할 테니 긴장이야 다 풀릴 것이다.
일부러 이놈과 좀 일찍 만났기 때문이다.
“그런데 형, 회사 일은 어때요.”
…대체 뭘 했길래 사장의 석고대죄를 받았는지 물어보려고 말이지.
그리고 질문을 듣는 즉시 배세진의 얼굴이 살아났다.
“뭐… 나쁘지 않아.”
“그런가요.”
“그냥 뭐… 계약서를 업계 표준에 맞게 갱신하고, 매니저 바꾸고, 시나리오 못 거르게 한 정돈데.”
“…?”
“그리고 더는 다른 사람한테도 이런 짓 못 하게 녹음본이랑 각서를 받았으니… 나쁘지 않지. 크흠.”
“…….”
차라리 대놓고 자랑을 해라.
배세진은 누가 봐도 ‘내가 이렇게 사이다를 터뜨렸다고!’라고 외치는 얼굴이다.
오냐. 나는 순순히 입을 열었다.
“대단한데요. 기사도 안 떴던데 그렇게 조용히 일 처리하기 쉽지 않잖아요.”
“흠흠, 어렵진 않았어. 그냥… 상식과 순리대로 처리한 거니까.”
“오.”
이제 방법을 술술 말할 타이밍인가.
“사장이 회삿돈을 빼돌려서 원정도박을 했거든.”
“…!!”
“그리고 내게 증거가 있어. 영상이!”
전에는 그게 증거인 줄 몰랐다가, 몇 년 후에 언론에 터졌을 때야 알았다고 한다.
‘이 녀석 성격에 몇 번이나 자기가 터뜨렸을 시뮬레이션을 돌려봤을 법하군….’
그래도 석고대죄까지 받다니, 그동안 변호사를 헛으로 만난 게 아닌 모양이다.
“물론 경찰에 신고해서 제대로 처리하는 게 사회적으로 좋지만… 그러면 한동안 활동을 못 해.”
“아.”
배세진은 물잔을 만지작거렸다.
“그… 너 대상 타게 도와줘야 하잖아.”
“…!”
“그러려면 내가 계속 활동하는 편이 유리하니까. 그래도! 앞으로 사장이 다신 그런 짓 못 하겐 만들었다고 생각해.”
“…….”
나 참.
이게 현실이 아니라고 생각하고서야 거리낄 게 없어져선 현실적인 타협책을 생각해 낸 놈답다.
“고맙습니다.”
“흠, 뭘. 다 같이 돌아가려고 하는 건데!”
배세진은 그 후로는 아예 입이 풀려서 매니저와 악덕 직원을 깔끔히 보내버린 이야기까지 술술 풀었다.
좀 어설픈 구석이 없진 않지만 추진력이 좋고 꼼꼼하게 처리하려 노력한 것 같아 굳이 내가 손댈 것도 없어 보인다.
‘괜찮네.’
그리고 원래는 ‘배세진’으로 개명도 하려고 했는데, 일단 인지도를 위해 참았다는 이야기까지 나왔다.
아, 그러고 보니….
“형의 친아버지 쪽은 괜찮나요.”
그 마약 빌런 말이다.
“…….”
배세진이 약간 떨떠름한 얼굴로 입을 열었다.
“…행방불명이던데?”
“…??”
아니 이 세상은 도대체 어떻게 구성된 거냐.
“어차피 엄마랑 이혼도 해서 다 끝난 상태라! 괜찮아.”
“음, 네.”
그렇다면야.
화제는 다시 근황과 앞으로의 계획으로 돌아간다.
“…그래! 얼마 후에 영화 개봉하거든. 흠, 너희 나오는 서바이벌 데뷔랑 맞춰서 홍보를…….”
똑똑.
“아.”
룸에서 노크 소리가 들린다.
‘종업원은 아니고.’
마침 시계를 보니, 누군지 알겠다.
“들어오세요.”
약속 시각에서 정각 4분 전.
이세진이 문을 열고 들어왔다.
“형 나 왔어, 안녕~ 안녕하세요!”
염색모를 후드에 감춘 놈은 마스크를 벗으며 인사를 했다.
“잘 왔어.”
“아, 집이 근처라 딱 맞게 왔지! 다들 일찍 오셨네.”
집이 근처긴. 아마 근처에서 대기하다 시간 맞춰 왔겠지.
나는 녀석이 자리에 앉아 맞은편으로 손짓했다.
“여기가 이세진 형. 배우셔.”
“아아~ 영화 정말 잘 보고 있습니다!”
“아, 예.”
배세진은 고개를 끄덕인다. 이거 때가 생각나는 구돈데.
“저 이번에 찍으신 ‘해마’도 인상 깊게 봤잖아요.”
이세진은 놈답게 사전 조사를 철저히 해온 것 같다.
“진짜 무서운 의대생 같으셔서 소름이 돋더라구요. 그런 감성 잘 잡으시는 게 매번 놀라요, 정말!”
4연발 사이코패스만 했던 배세진은 긴장 중에 이렇게 대답했다.
“매번 똑같은 연기만 하니까… 음, 예.”
“…….”
순간 천하의 이세진도 입을 다물 뻔했으나, 곧 웃으며 대꾸한다.
“에이, 매번 잘하시니까 똑같게 느끼시는 거죠!”
“그건 아니지만… 아무튼 감사합니다.”
“아하하, 네!”
그리고 이세진은 즉시 커리어 관련 스몰토크 주제를 다 폐기 처분한 것 같다.
하지만 이후로도 이세진의 신변잡기식 질문은 다 튕겨 나왔다.
“아, 그 코트 잘 어울리시네요! 코트 자주 입으세요?”
“음… 매니저가 준 거라.”
“매니저분이 안목이 좋으시네요.”
그럼 오늘 아침에 자르고 온 매니저의 칭찬을 들은 배세진은 이렇게 대답하는 것이다.
“……글쎄요.”
“…….”
대충 사실을 뭉개고 거짓말로 호응하는 건 못 하는 놈이다 보니 자꾸 입을 다물고…….
‘망했군.’
나는 깔끔히 인정했다.
이 새끼들은 그냥… 안 맞는 놈들이다.
‘결국 여기서도 내가 총대 메냐.’
“식사하면서 더 이야기하자. 배고플 텐데.”
“…! 오~ 좋지. 형 뭐 시켰어?”
한식 코스가 나오고, 나는 팔자에도 없던 잡담 화제 창조를 시작했다.
* * *
‘아~ 텄네.’
이세진은 밥을 먹으며 내심 자리를 평가했다.
맞은편에 앉은 저 배우와 끈을 만들어두는 건 글렀다.
‘나오기 싫었나? 왜 저래.’
사실 끈질기게 말 붙여서 어떻게든 친해지는 건 될 것 같기도 한데… 왠지 그러고 싶지도 않았다.
‘배우 인맥이 꼭 필요한 것도 아니고.’
연기로 개인 활동을 하려면 적어도 몇 년은 더 있어야 했다. 이세진은 조급할 필요가 없었다. …아마도.
‘…아니, 더 정신 차려야 하나.’
팀 꼴을 봐선 재계약도 힘들 것 같았다. 몇 년 안으로 살길을 찾아야 한다는 게 어쩐지 입맛이 썼다.
‘겨우 이런 거 가지고.’
이러는 게 웃기긴 했다. 그래도 당장 팀은 잘 나가고 있는데….
“여기 갈비 맛있네.”
“…! 아, 그러게~ 내가 이런 맛집을 몰랐다니!”
“팬들이 그런 해시태그 많이 올린다고 듣긴 했는데.”
“맞아, 맞아~ 많이 올려주시지.”
류건우는 이세진 둘의 대화가 잘 안 돌아가자 직접 부드럽게 대화를 끌어갔다.
답지 않게 적극적으로 보였다.
‘…답지 않다고?’
겨우 두 번째 만남에 얼마나 봤다고 이런 생각이 드는지 모르겠지만 말이다.
뭐, 그냥 봐도 외향적인 스타일로는 안 보이니까. 이세진은 그냥 다음 맥락으로 생각을 옮겼다.
아무튼, 저런 사람 굳이 데려오느니 차라리 그냥 둘이 보자고 하지 뭐하러 끼워서….
‘…아니, 그러면 내가 안 나왔을 수도 있지 않나?’
맞다. 자신은 새로운 인맥을 소개해 준다는 말에 시간을 낸 것… 같은데.
모르겠다. 이상하게 생각의 흐름 자체가 뒤죽박죽처럼 느껴졌다.
이세진은 내색하진 않았지만 좀 당황했다.
‘이상하네.’
그래도 대화는 계속했다. 마찬가지로, 이상하게 재밌고… 편안했기 때문이다.
“투어는 어땠어?”
그리고 아이돌과 활동, 서바이벌 프로그램에 대한 화제로 넘어가자, 자동적으로 좀 더 깊은 대화가 나오기 시작했다.
“투어 재밌지~ 형도 곧 할 거야. 워낙 잘하잖아! 프로그램도 인기 많고.”
“그래도 막상 데뷔할 때 곡과 상황이 중요하니까. 반드시 잘 된다고 볼 순 없겠다만…….”
초 치는 사실 나열하는 건 저 배우와 비슷하지만, 류건우는 웃으며 말을 마친다.
“그래도 잘돼서 하면 좋겠는데. 보람이 클 것 같아서.”
“…음. 그렇지. 무대가 힘들긴 한데 진짜 재밌는 작업이야.”
“그래.”
미래가 불확실한 서바이벌 참가자다운 질문을 던졌지만, 특별히 절절하거나 끈질긴 느낌은 없다.
뭐라고 해야 할까. 사람이 담백하다.
“…형 기획사가 투어를 잘해주는 편이라고 유명해. 괜찮을 거야.”
그래서 이세진은 자기도 모르게 잘 조율된 관계용 대답 대신 그 밑의 살짝 더 솔직한 대답을 내놓기 시작한 걸지도 모른다.
자연스럽게 화제가 좀 더 진지해진다.
그리고 이 질문까지 온다.
“그러고 보니까… 데뷔하면 어떤 기분인지 물어보고 싶었는데, 어때.”
데뷔했을 때?
“신기하면서도 되게 정신없이 돌아간다? 바빠서 감흥 되새기고 이럴 시간도 없었다 그거지~”
사실이다.
하지만 굳이 말할 필요 없는 사실도 그 아래 있다.
“…뭐, 생각했던 기분은 아닐 수도 있지만.”
벅차오르는 열정과 도전심, 그리고 알맞은 위치에 있을 때의 안정감 같은 것을 기대했다면, 버리라고 조언하고 싶다.
류건우가 조용히 묻는다.
“후회되는 게 있어?”
후회?
“그래도 나는 특별히 후회한 적은 없는 것 같아. 물론 좀… 예상 못 한 어려움도 생기긴 하는데.”
이미 같이 데뷔한 이상 도저히 어떻게 안 되는, 멤버 같은 요소 말이다.
“어떤?”
“아, 뭐….”
이세진은 무심코 입을 열려다가, 그제야 깨달았다.
자신이 굉장히 쓸데없이 솔직해지고 있다는 것을.
‘이런 말을 왜…….’
그리고 간신히 자연스럽게 말을 고쳤다.
“…돈 버는 데에 쉬운 일이 어딨나~ 그런 거지 뭐!”
“…그래. 그런 생각이 들 것 같아.”
“…….”
류건우는 더 캐묻지 않았다. 분명 묘한 기색을 느낀 것 같았는데, 일종의 배려 같다.
‘아.’
이세진은 약간 아쉬워하면서도 안도했다.
‘…?? 뭘 아쉬워해?’
그러자, 대신 열심히 밥을 먹던 배우가 통렬하게 한마디를 던진다.
“맞아. 돈 버는 데에 쉬운 일 없지.”
“…?”
“사람은 밥값을 해야 하는 거야.”
갑자기?
언제 말을 놓은 건지도 모르겠으나, 어쨌든 자신보다 연상은 확실하니 이세진은 그냥 부드럽게 대답했다.
“그… 렇죠. 네네.”
배우는 젓가락을 핏줄이 서게 잡았다.
“대충 자리만 지키면서 나태하게 굴다가, 결국 하면 안 될 일 하고… 그런 사람은 돈 벌 자격이 없어.”
“아, 그러면 안 되죠. 진짜.”
이세진은 맞장구를 친다는 것이 순간 진심으로 정색했다.
순간 생각나는 근접 예시들 때문에 욱했기 때문이다.
투어 전날 술 마시다가 컨디션 관리 실패한 자식의 면상을 떠올리며 이세진은 냉정하게 말했다.
“직업윤리라는 게 있잖아요. 그리고 단체 생활에서 그런 사람이 있으면 팀 단위로 손해를 보고.”
“그래! 아무리 잘해도 그런 사람보다는 열심히 하는 착한 사람이 나아!”
하지만 기운차게 외친 것 치곤, 배우는 갑자기 움찔거리며 말을 덧붙인다.
“넌… 못하는 사람보단 좀, 못되거나 게을러도 잘하는 사람을 선호할 수도 있지만.”
그리고 황급히 수습하는 것이다.
“보통 그러니까!”
“…….”
이세진은 대충 ‘그런 사람 많죠~’ 하는 대답을 생각했다가, 폐기했다.
어쩐지 좀 열받았다.
아니, 이렇게 호응해 줬더니… 자기가 초 친다고 나도 그런 줄 아나?
“아뇨, 저도 좀 못하더라도 열심히 하는 사람이 나은 것 같은데요?”
“…그래?”
“그렇죠~ 계속 같이 일할 거면, 미래를 생각하면 결국 전자가 잘하게 될 거 아니에요?”
“…!”
이세진은 자기도 모르게 결론을 내렸다.
“같이 갈 사람이면 그편이 낫죠.”
시원했다.
“…….”
배우는 순간 젓가락을 떨어뜨릴 뻔했다.
‘왜 저래?’
하지만 곧 고쳐잡으며, 꽤 밝아진 투로 중얼거린다.
“…그렇긴 하지. 네 말이 맞아.”
“그렇죠~?”
오늘 중 처음으로 둘의 대화가 알맞게 끝났다.
그리고 이세진은 살짝 생각을 바꿨다.
뭐… 성격은 좀 괴팍한 것 같지만, 나름대로 일할 때는 비전이 있는 타입인가 보다.
‘그건… 나쁘지 않지.’
그리고 둘의 대화에 일절 끼어들지 않고 밥을 먹던 류건우는, 그제야 말을 다시 시작했다.
“일 이야기가 나와서 말인데, 그럼 연습량은 어느 정도가 적정할까. 배우랑 아이돌은 분야가 좀 다르지만.”
“음~ 일단 꾸준함이 중요하지 않나?”
“…그래. 아무래도 몸에 배는 습관이라는 게 있으니까.”
그리고 자연스럽게 세 사람이 다 참여하는 걸로 대화가 진행….
“…!”
잠깐.
‘…그래서 일부러 대화를 이쪽으로 끌고 온 건가?’
저 배우가 진지한 대화에서는 입을 여니까. 그리고 자신도 짜증 나서 스몰토크를 포기해 버린 상황이지만, 진지한 대화는 할 테니….
자신과 배우의 분위기가 더 이상해지지 않도록 말이다.
“…….”
이세진은 어쩐지 민망해져서 그릇으로 시선을 내렸다.
자신이 나이는 어려도 선배인데, 이런 자리에서 배려받는 건 좀 그랬다.
하지만 동시에… 마음이 좀 편안했다. 든든한 느낌이라고 해야 하나.
‘와~ 아주 별소리를 다 하네.’
그는 결국 포기했다.
아무래도 자신은 새로 만든 인맥을 그냥 친구로 삼고 싶은 모양이었다.
‘…아이돌 친구 좋지.’
이세진은 한숨을 참으며 된장 국수를 입에 넣었다.
맛있었다.
* * *
동명이인을 데리고 진행한 식사 자리는 결국 잘 끝나긴 했다.
이세진이 떠나자마자 배세진이 기함하며 이 평가를 내리긴 했지만.
-쟤 나이가 어려도 완전 인간이 똑같잖아!
물론 여기서 끝은 아니다.
-…그래도 나쁘진 않았어.
다른 상황과 입장에서 만나보니, 데뷔 시절 삐걱거렸던 것들을 반추하게 된 모양이다.
아마 상황이 달랐으면 더 빨리 싸우고 풀었을 것 같다고 생각하는 것 같았다.
[앞으로 두 분 더 잘 지내실 것 같아요….]
그럴 수도 있고.
아무튼, 나는 다시 사장을 쥐어패러 가는 배세진을 배웅했다.
그리고 김래빈의 피어싱을 고르기 위해 외출했다는 다른 세 놈과 합류했다.
“세진 형들 만났어요? 다음에 저도 불러요!”
차유진은 이 말을 남기고 김래빈과 피자를 사러 뛰어갔고.
류청우는 이렇게 평가했다.
“세진이, 그러니까 이세진이를 굳이 만난 건… 나중에 기억이 돌아왔을 때 조금이라도 덜 서운하게 하려는 거지?”
“…….”
나는 스마트폰을 내렸다.
“그건 아니고. 이름값 있는 선배 아이돌 인맥 있으면 편하니까요.”
정보를 다 아는데 굳이 활용 안 할 것도 없지 않은가. …잘 맞는 놈이기도 하고.
류청우는 잠시 멍하니 있다가, 곧 웃음을 터뜨렸다.
“알았어! 문대도 여전하다. 래빈이처럼.”
“…!”
“아, 저기 애들 온다. 피자 좀 가져올게.”
“아니….”
이 새끼 또 말을 안 듣네.
어쨌든, 그날은 그렇게 저녁으로 피자를 씹으며 이 세 놈과 오피스텔에서 보내게 됐다.
‘무슨 만남의 날이냐.’
그리고 내가 ‘저도 문대 형으로 불러드리는 편이 더 편하십니까?’라고 물어보는 김래빈에게 적당한 변명거리를 지어내고 있을 때.
인터넷에서는 LeTi 서바이벌에 대한 새로운 소문과 여론이 부상 중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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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락자 스포 봄?]
ㄹㅊㅇ 나와서 최태준 탈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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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무슨 소리야
-ㄹㅊㅇ가 누군데
└양궁 금메달 걔ㅇㅇ 걵누 친척이래
-걔가 여기 왜나옴
-X나 적폐 냄새 솔솔…
새로운 발화점에서 불타오르기 시작하는 그 판을 두고, 서바이벌의 새로운 촬영은 곧 시작되었다.
…그리고, 전혀 예상하지 못한 우연도, 거기서 기다리고 있었다.

데뷔 못 하면 죽는 병 걸림 387화

“음.”

내가 직전에 보낸 메시지는 아직 답장이 오지 않았다.

하지만 보자.

이세진이 지금 소속되어 있는 아이돌 그룹, 자이롭은 투어 직후 짧은 휴식기를 즐길 예정이었다.

설마 내가 그것까지 알고 연락했을 거라 짐작은 하지 않겠지만, 어쨌든 그 며칠 중 하루 정도는 시간을 낼 수 있다는 뜻.

그런데 여기서 미끼가 떨어지는 것이다.

동명이인 배우, 이세진.

배우로 한창 잘나가는 데다가 이름이 같다는 스토리도 있다. 인맥용으로 나무랄 곳 없는 선택이다.

관리 우선순위를 높일 만하지.

‘집에 들렀다가 다음 날 반나절 정도는 시간 내도 괜찮지 않나?’

…따위의 생각을 하지 않았겠는가. 첫 출연한 단독 예능에서 MC 번호를 알아내는 이세진이 말이다.

아니나 다를까.

꺼진 스마트폰 화면은 곧 다시 진동했다.

그렇지.

류청우가 화면을 보고 쓴웃음을 지으며 말을 건다.

“세진이랑도 연락하는구나. 고생했겠네.”

“…네. 뭐, 그렇게까진.”

고생이랄 건 없다고 대답하려던 순간이었다.

“문대 형! 제 이름도 멋진 동생 붙여요! 저는 멋진 호랑이 차유진….”

“조용히 해, 바보… 헉?”

…아니, 이건 그냥 미끼용으로 해둔 거라…… 뭐 됐다.

“Oh!! 김래빈 나한테 바보라고 했어?”

“실수야!”

알아서 화제의 중심이 되는 김래빈 덕에, 나는 전화번호부가 더 난잡해지는 것을 피했다.

그리고 며칠 뒤, 서울의 모 식당 단독 룸.

“그럼 이세진이 곧 온다는 거지? 기억은 없고?”

“예.”

배세진은 선글라스, 모자에 장갑까지 걸치고 등장하더니, 막상 자리에 앉아선 약간 긴장한 기색으로 물을 들이켜고 있다.

얼마 전까지 숙소도 같이 썼으면서 뭘 저러는지 모르겠군.

‘하긴, 초반에 워낙 안 맞긴 했지.’

그때 스트레스받던 기억 때문에 저러는 건지도 모르겠다.

어쨌든, 그놈이 오려면 앞으로 30분은 더 기다려야 할 테니 긴장이야 다 풀릴 것이다.

일부러 이놈과 좀 일찍 만났기 때문이다.

“그런데 형, 회사 일은 어때요.”

…대체 뭘 했길래 사장의 석고대죄를 받았는지 물어보려고 말이지.

그리고 질문을 듣는 즉시 배세진의 얼굴이 살아났다.

“뭐… 나쁘지 않아.”

“그런가요.”

“그냥 뭐… 계약서를 업계 표준에 맞게 갱신하고, 매니저 바꾸고, 시나리오 못 거르게 한 정돈데.”

“…?”

“그리고 더는 다른 사람한테도 이런 짓 못 하게 녹음본이랑 각서를 받았으니… 나쁘지 않지. 크흠.”

“…….”

차라리 대놓고 자랑을 해라.

배세진은 누가 봐도 ‘내가 이렇게 사이다를 터뜨렸다고!’라고 외치는 얼굴이다.

오냐. 나는 순순히 입을 열었다.

“대단한데요. 기사도 안 떴던데 그렇게 조용히 일 처리하기 쉽지 않잖아요.”

“흠흠, 어렵진 않았어. 그냥… 상식과 순리대로 처리한 거니까.”

“오.”

이제 방법을 술술 말할 타이밍인가.

“사장이 회삿돈을 빼돌려서 원정도박을 했거든.”

“…!!”

“그리고 내게 증거가 있어. 영상이!”

전에는 그게 증거인 줄 몰랐다가, 몇 년 후에 언론에 터졌을 때야 알았다고 한다.

‘이 녀석 성격에 몇 번이나 자기가 터뜨렸을 시뮬레이션을 돌려봤을 법하군….’

그래도 석고대죄까지 받다니, 그동안 변호사를 헛으로 만난 게 아닌 모양이다.

“물론 경찰에 신고해서 제대로 처리하는 게 사회적으로 좋지만… 그러면 한동안 활동을 못 해.”

“아.”

배세진은 물잔을 만지작거렸다.

“그… 너 대상 타게 도와줘야 하잖아.”

“…!”

“그러려면 내가 계속 활동하는 편이 유리하니까. 그래도! 앞으로 사장이 다신 그런 짓 못 하겐 만들었다고 생각해.”

“…….”

나 참.

이게 현실이 아니라고 생각하고서야 거리낄 게 없어져선 현실적인 타협책을 생각해 낸 놈답다.

“고맙습니다.”

“흠, 뭘. 다 같이 돌아가려고 하는 건데!”

배세진은 그 후로는 아예 입이 풀려서 매니저와 악덕 직원을 깔끔히 보내버린 이야기까지 술술 풀었다.

좀 어설픈 구석이 없진 않지만 추진력이 좋고 꼼꼼하게 처리하려 노력한 것 같아 굳이 내가 손댈 것도 없어 보인다.

‘괜찮네.’

그리고 원래는 ‘배세진’으로 개명도 하려고 했는데, 일단 인지도를 위해 참았다는 이야기까지 나왔다.

아, 그러고 보니….

“형의 친아버지 쪽은 괜찮나요.”

그 마약 빌런 말이다.

“…….”

배세진이 약간 떨떠름한 얼굴로 입을 열었다.

“…행방불명이던데?”

“…??”

아니 이 세상은 도대체 어떻게 구성된 거냐.

“어차피 엄마랑 이혼도 해서 다 끝난 상태라! 괜찮아.”

“음, 네.”

그렇다면야.

화제는 다시 근황과 앞으로의 계획으로 돌아간다.

“…그래! 얼마 후에 영화 개봉하거든. 흠, 너희 나오는 서바이벌 데뷔랑 맞춰서 홍보를…….”

똑똑.

“아.”

룸에서 노크 소리가 들린다.

‘종업원은 아니고.’

마침 시계를 보니, 누군지 알겠다.

“들어오세요.”

약속 시각에서 정각 4분 전.

이세진이 문을 열고 들어왔다.

“형 나 왔어, 안녕~ 안녕하세요!”

염색모를 후드에 감춘 놈은 마스크를 벗으며 인사를 했다.

“잘 왔어.”

“아, 집이 근처라 딱 맞게 왔지! 다들 일찍 오셨네.”

집이 근처긴. 아마 근처에서 대기하다 시간 맞춰 왔겠지.

나는 녀석이 자리에 앉아 맞은편으로 손짓했다.

“여기가 이세진 형. 배우셔.”

“아아~ 영화 정말 잘 보고 있습니다!”

“아, 예.”

배세진은 고개를 끄덕인다. 이거 때가 생각나는 구돈데.

“저 이번에 찍으신 ‘해마’도 인상 깊게 봤잖아요.”

이세진은 놈답게 사전 조사를 철저히 해온 것 같다.

“진짜 무서운 의대생 같으셔서 소름이 돋더라구요. 그런 감성 잘 잡으시는 게 매번 놀라요, 정말!”

4연발 사이코패스만 했던 배세진은 긴장 중에 이렇게 대답했다.

“매번 똑같은 연기만 하니까… 음, 예.”

“…….”

순간 천하의 이세진도 입을 다물 뻔했으나, 곧 웃으며 대꾸한다.

“에이, 매번 잘하시니까 똑같게 느끼시는 거죠!”

“그건 아니지만… 아무튼 감사합니다.”

“아하하, 네!”

그리고 이세진은 즉시 커리어 관련 스몰토크 주제를 다 폐기 처분한 것 같다.

하지만 이후로도 이세진의 신변잡기식 질문은 다 튕겨 나왔다.

“아, 그 코트 잘 어울리시네요! 코트 자주 입으세요?”

“음… 매니저가 준 거라.”

“매니저분이 안목이 좋으시네요.”

그럼 오늘 아침에 자르고 온 매니저의 칭찬을 들은 배세진은 이렇게 대답하는 것이다.

“……글쎄요.”

“…….”

대충 사실을 뭉개고 거짓말로 호응하는 건 못 하는 놈이다 보니 자꾸 입을 다물고…….

‘망했군.’

나는 깔끔히 인정했다.

이 새끼들은 그냥… 안 맞는 놈들이다.

‘결국 여기서도 내가 총대 메냐.’

“식사하면서 더 이야기하자. 배고플 텐데.”

“…! 오~ 좋지. 형 뭐 시켰어?”

한식 코스가 나오고, 나는 팔자에도 없던 잡담 화제 창조를 시작했다.

* * *

‘아~ 텄네.’

이세진은 밥을 먹으며 내심 자리를 평가했다.

맞은편에 앉은 저 배우와 끈을 만들어두는 건 글렀다.

‘나오기 싫었나? 왜 저래.’

사실 끈질기게 말 붙여서 어떻게든 친해지는 건 될 것 같기도 한데… 왠지 그러고 싶지도 않았다.

‘배우 인맥이 꼭 필요한 것도 아니고.’

연기로 개인 활동을 하려면 적어도 몇 년은 더 있어야 했다. 이세진은 조급할 필요가 없었다. …아마도.

‘…아니, 더 정신 차려야 하나.’

팀 꼴을 봐선 재계약도 힘들 것 같았다. 몇 년 안으로 살길을 찾아야 한다는 게 어쩐지 입맛이 썼다.

‘겨우 이런 거 가지고.’

이러는 게 웃기긴 했다. 그래도 당장 팀은 잘 나가고 있는데….

“여기 갈비 맛있네.”

“…! 아, 그러게~ 내가 이런 맛집을 몰랐다니!”

“팬들이 그런 해시태그 많이 올린다고 듣긴 했는데.”

“맞아, 맞아~ 많이 올려주시지.”

류건우는 이세진 둘의 대화가 잘 안 돌아가자 직접 부드럽게 대화를 끌어갔다.

답지 않게 적극적으로 보였다.

‘…답지 않다고?’

겨우 두 번째 만남에 얼마나 봤다고 이런 생각이 드는지 모르겠지만 말이다.

뭐, 그냥 봐도 외향적인 스타일로는 안 보이니까. 이세진은 그냥 다음 맥락으로 생각을 옮겼다.

아무튼, 저런 사람 굳이 데려오느니 차라리 그냥 둘이 보자고 하지 뭐하러 끼워서….

‘…아니, 그러면 내가 안 나왔을 수도 있지 않나?’

맞다. 자신은 새로운 인맥을 소개해 준다는 말에 시간을 낸 것… 같은데.

모르겠다. 이상하게 생각의 흐름 자체가 뒤죽박죽처럼 느껴졌다.

이세진은 내색하진 않았지만 좀 당황했다.

‘이상하네.’

그래도 대화는 계속했다. 마찬가지로, 이상하게 재밌고… 편안했기 때문이다.

“투어는 어땠어?”

그리고 아이돌과 활동, 서바이벌 프로그램에 대한 화제로 넘어가자, 자동적으로 좀 더 깊은 대화가 나오기 시작했다.

“투어 재밌지~ 형도 곧 할 거야. 워낙 잘하잖아! 프로그램도 인기 많고.”

“그래도 막상 데뷔할 때 곡과 상황이 중요하니까. 반드시 잘 된다고 볼 순 없겠다만…….”

초 치는 사실 나열하는 건 저 배우와 비슷하지만, 류건우는 웃으며 말을 마친다.

“그래도 잘돼서 하면 좋겠는데. 보람이 클 것 같아서.”

“…음. 그렇지. 무대가 힘들긴 한데 진짜 재밌는 작업이야.”

“그래.”

미래가 불확실한 서바이벌 참가자다운 질문을 던졌지만, 특별히 절절하거나 끈질긴 느낌은 없다.

뭐라고 해야 할까. 사람이 담백하다.

“…형 기획사가 투어를 잘해주는 편이라고 유명해. 괜찮을 거야.”

그래서 이세진은 자기도 모르게 잘 조율된 관계용 대답 대신 그 밑의 살짝 더 솔직한 대답을 내놓기 시작한 걸지도 모른다.

자연스럽게 화제가 좀 더 진지해진다.

그리고 이 질문까지 온다.

“그러고 보니까… 데뷔하면 어떤 기분인지 물어보고 싶었는데, 어때.”

데뷔했을 때?

“신기하면서도 되게 정신없이 돌아간다? 바빠서 감흥 되새기고 이럴 시간도 없었다 그거지~”

사실이다.

하지만 굳이 말할 필요 없는 사실도 그 아래 있다.

“…뭐, 생각했던 기분은 아닐 수도 있지만.”

벅차오르는 열정과 도전심, 그리고 알맞은 위치에 있을 때의 안정감 같은 것을 기대했다면, 버리라고 조언하고 싶다.

류건우가 조용히 묻는다.

“후회되는 게 있어?”

후회?

“그래도 나는 특별히 후회한 적은 없는 것 같아. 물론 좀… 예상 못 한 어려움도 생기긴 하는데.”

이미 같이 데뷔한 이상 도저히 어떻게 안 되는, 멤버 같은 요소 말이다.

“어떤?”

“아, 뭐….”

이세진은 무심코 입을 열려다가, 그제야 깨달았다.

자신이 굉장히 쓸데없이 솔직해지고 있다는 것을.

‘이런 말을 왜…….’

그리고 간신히 자연스럽게 말을 고쳤다.

“…돈 버는 데에 쉬운 일이 어딨나~ 그런 거지 뭐!”

“…그래. 그런 생각이 들 것 같아.”

“…….”

류건우는 더 캐묻지 않았다. 분명 묘한 기색을 느낀 것 같았는데, 일종의 배려 같다.

‘아.’

이세진은 약간 아쉬워하면서도 안도했다.

‘…?? 뭘 아쉬워해?’

그러자, 대신 열심히 밥을 먹던 배우가 통렬하게 한마디를 던진다.

“맞아. 돈 버는 데에 쉬운 일 없지.”

“…?”

“사람은 밥값을 해야 하는 거야.”

갑자기?

언제 말을 놓은 건지도 모르겠으나, 어쨌든 자신보다 연상은 확실하니 이세진은 그냥 부드럽게 대답했다.

“그… 렇죠. 네네.”

배우는 젓가락을 핏줄이 서게 잡았다.

“대충 자리만 지키면서 나태하게 굴다가, 결국 하면 안 될 일 하고… 그런 사람은 돈 벌 자격이 없어.”

“아, 그러면 안 되죠. 진짜.”

이세진은 맞장구를 친다는 것이 순간 진심으로 정색했다.

순간 생각나는 근접 예시들 때문에 욱했기 때문이다.

투어 전날 술 마시다가 컨디션 관리 실패한 자식의 면상을 떠올리며 이세진은 냉정하게 말했다.

“직업윤리라는 게 있잖아요. 그리고 단체 생활에서 그런 사람이 있으면 팀 단위로 손해를 보고.”

“그래! 아무리 잘해도 그런 사람보다는 열심히 하는 착한 사람이 나아!”

하지만 기운차게 외친 것 치곤, 배우는 갑자기 움찔거리며 말을 덧붙인다.

“넌… 못하는 사람보단 좀, 못되거나 게을러도 잘하는 사람을 선호할 수도 있지만.”

그리고 황급히 수습하는 것이다.

“보통 그러니까!”

“…….”

이세진은 대충 ‘그런 사람 많죠~’ 하는 대답을 생각했다가, 폐기했다.

어쩐지 좀 열받았다.

아니, 이렇게 호응해 줬더니… 자기가 초 친다고 나도 그런 줄 아나?

“아뇨, 저도 좀 못하더라도 열심히 하는 사람이 나은 것 같은데요?”

“…그래?”

“그렇죠~ 계속 같이 일할 거면, 미래를 생각하면 결국 전자가 잘하게 될 거 아니에요?”

“…!”

이세진은 자기도 모르게 결론을 내렸다.

“같이 갈 사람이면 그편이 낫죠.”

시원했다.

“…….”

배우는 순간 젓가락을 떨어뜨릴 뻔했다.

‘왜 저래?’

하지만 곧 고쳐잡으며, 꽤 밝아진 투로 중얼거린다.

“…그렇긴 하지. 네 말이 맞아.”

“그렇죠~?”

오늘 중 처음으로 둘의 대화가 알맞게 끝났다.

그리고 이세진은 살짝 생각을 바꿨다.

뭐… 성격은 좀 괴팍한 것 같지만, 나름대로 일할 때는 비전이 있는 타입인가 보다.

‘그건… 나쁘지 않지.’

그리고 둘의 대화에 일절 끼어들지 않고 밥을 먹던 류건우는, 그제야 말을 다시 시작했다.

“일 이야기가 나와서 말인데, 그럼 연습량은 어느 정도가 적정할까. 배우랑 아이돌은 분야가 좀 다르지만.”

“음~ 일단 꾸준함이 중요하지 않나?”

“…그래. 아무래도 몸에 배는 습관이라는 게 있으니까.”

그리고 자연스럽게 세 사람이 다 참여하는 걸로 대화가 진행….

“…!”

잠깐.

‘…그래서 일부러 대화를 이쪽으로 끌고 온 건가?’

저 배우가 진지한 대화에서는 입을 여니까. 그리고 자신도 짜증 나서 스몰토크를 포기해 버린 상황이지만, 진지한 대화는 할 테니….

자신과 배우의 분위기가 더 이상해지지 않도록 말이다.

“…….”

이세진은 어쩐지 민망해져서 그릇으로 시선을 내렸다.

자신이 나이는 어려도 선배인데, 이런 자리에서 배려받는 건 좀 그랬다.

하지만 동시에… 마음이 좀 편안했다. 든든한 느낌이라고 해야 하나.

‘와~ 아주 별소리를 다 하네.’

그는 결국 포기했다.

아무래도 자신은 새로 만든 인맥을 그냥 친구로 삼고 싶은 모양이었다.

‘…아이돌 친구 좋지.’

이세진은 한숨을 참으며 된장 국수를 입에 넣었다.

맛있었다.

* * *

동명이인을 데리고 진행한 식사 자리는 결국 잘 끝나긴 했다.

이세진이 떠나자마자 배세진이 기함하며 이 평가를 내리긴 했지만.

-쟤 나이가 어려도 완전 인간이 똑같잖아!

물론 여기서 끝은 아니다.

-…그래도 나쁘진 않았어.

다른 상황과 입장에서 만나보니, 데뷔 시절 삐걱거렸던 것들을 반추하게 된 모양이다.

아마 상황이 달랐으면 더 빨리 싸우고 풀었을 것 같다고 생각하는 것 같았다.

그럴 수도 있고.

아무튼, 나는 다시 사장을 쥐어패러 가는 배세진을 배웅했다.

그리고 김래빈의 피어싱을 고르기 위해 외출했다는 다른 세 놈과 합류했다.

“세진 형들 만났어요? 다음에 저도 불러요!”

차유진은 이 말을 남기고 김래빈과 피자를 사러 뛰어갔고.

류청우는 이렇게 평가했다.

“세진이, 그러니까 이세진이를 굳이 만난 건… 나중에 기억이 돌아왔을 때 조금이라도 덜 서운하게 하려는 거지?”

“…….”

나는 스마트폰을 내렸다.

“그건 아니고. 이름값 있는 선배 아이돌 인맥 있으면 편하니까요.”

정보를 다 아는데 굳이 활용 안 할 것도 없지 않은가. …잘 맞는 놈이기도 하고.

류청우는 잠시 멍하니 있다가, 곧 웃음을 터뜨렸다.

“알았어! 문대도 여전하다. 래빈이처럼.”

“…!”

“아, 저기 애들 온다. 피자 좀 가져올게.”

“아니….”

이 새끼 또 말을 안 듣네.

어쨌든, 그날은 그렇게 저녁으로 피자를 씹으며 이 세 놈과 오피스텔에서 보내게 됐다.

‘무슨 만남의 날이냐.’

그리고 내가 ‘저도 문대 형으로 불러드리는 편이 더 편하십니까?’라고 물어보는 김래빈에게 적당한 변명거리를 지어내고 있을 때.

인터넷에서는 LeTi 서바이벌에 대한 새로운 소문과 여론이 부상 중이었다.

=======================

ㄹㅊㅇ 나와서 최태준 탈락

=======================

-???

-무슨 소리야

-ㄹㅊㅇ가 누군데

└양궁 금메달 걔ㅇㅇ 걵누 친척이래

-걔가 여기 왜나옴

-X나 적폐 냄새 솔솔…

새로운 발화점에서 불타오르기 시작하는 그 판을 두고, 서바이벌의 새로운 촬영은 곧 시작되었다.

…그리고, 전혀 예상하지 못한 우연도, 거기서 기다리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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