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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a Mắt Hay Ra Đi Raw - C3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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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뷔 못 하면 죽는 병 걸림 329화
“축하해요.”
“축하드립니다.”
1월, 나는 골드디스크 시상식 복도에서 만난 선배에게 고개를 숙여 인사했다.
한 해 시즌을 마무리하는 마지막 시상식 중 하나였는데, 아쉽게도 여기선 대상을 받지 못했다.
‘애초에 가능성도 없었다만.’
부문이 음반, 음원 칼같이 두 파트밖에 없어서 말이다. 종합 성적이나 다름없는 가수상이 없었다.
이러면 결과가 또 뻔하다.
‘영린이랑 VTIC이 하나씩 나눠 가졌지.’
그래…. 바로 지금 나랑 인사한 이 새끼가 말이다.
청려는 밝게 웃었다.
“베스트 그룹에 베스트 퍼포먼스까지… 좋은 상을 많이 타셨네요. 팬분들께서 열정이 대단하신가 봐요.”
아무리 비벼봤자 성적으로 자르니 대상은 못 탔다는 뜻이다.
“네. 아무래도 열심히 활동해서 팬분들께서 열정적으로 투표해 주신 덕이 맞는 것 같습니다. 선배님의 음반 대상에 비교할 수는 없지만요.”
투표에서 밀린 퇴물이 말이 많다는 뜻이다.
“하하.”
“하하하.”
나는 놈과 정답게 웃었다. 복도의 스텝들이 훈훈한 눈으로 보고 지나간다.
웃음을 멈춘 청려는 표정을 바꾸고 물었다.
“음… 만나면 들려준다던 ‘감상’은 잘 정리했어요?”
아, 그렇지.
내가 ‘류건우’의 몸에 들어가며 겪은 일에 대해 이놈과 한 번 더 대화하기로 했었다.
‘우리 둘 다 시즌 상 더럽게 바빠서 딱히 기회는 없었다만.’
나는 기 싸움을 멈추고 깔끔히 정리했다.
“찾던 사람은 찾았습니다. 우리가 원래 하려던 일에 도움을 줄 예정이고요.”
“아하.”
청려의 눈이 가늘어졌다.
“한번 같이 만나도 재밌겠어요.”
“기회가 되면요.”
‘큰달’을 찾았으며, 그놈이 시스템 처리에 도움을 줄 거란 속뜻은 알아들은 것 같았다.
‘이 자리에선 이 정도면 적당하겠지.’
개방된 복도에서 떠들 만한 일은 아니니까. 차후 일 진행하는데 이 새끼가 비협조적으로 나오지 않을 정도면 됐다.
청려는 빙긋 웃었다.
“그 사람이 어떤 도움을 줄지 궁금하네요. 그 외엔 따로 문제는 없나요?”
“문제요.”
“네. 단독 레이블 세운다고 전해 들었어요. 그게 생각보다 복잡한 일이잖아요.”
말투 보아하니 이 새끼 벌써 T1 본사랑 소속사 갈등까지 다 아는 모양이군.
“괜찮습니다. 잘 진행되고 있어서.”
“그래요?”
“네. 내년 활동을 더 열심히 해서 좋은 성과를 거두는 데에만 집중하고 있습니다.”
결국 ‘KPOP 레코드 경신’ 미션을 클리어하는 게 결국 본 목적이다.
물론 저 새끼들에게서 음반 대상을 뺏어오면 최고고.
나는 어깨를 으쓱했다.
물론 이 새끼라면 ‘저런… 어려울 텐데’ 따위의 말을 하며 또 사람 속을 득득 긁으려 들 테지.
나는 받아칠 준비를 하며 놈을 보았다.
그러나 청려는 예사로운 얼굴로 중얼거렸을 뿐이다.
“음… 그래요. 잘해봐요.”
“…….”
“뭐… 올해는 좀 쉬울 수도 있고.”
뭐?
“무, 문대야!”
뒤에서 나를 부르는 소리가 들렸으나, 나는 청려를 응시했다.
그러나 놈은 어깨를 으쓱하고 돌아섰을 뿐이다.
“…쉽다고?”
“열심히 한다면서요? 그럼 시간 될 때 또 봐요.”
그게 끝이었다.
‘무슨 속셈이지.’
이번 해 성적 이야기엔 독사처럼 달려들던 놈이 아닌가. 다음 성적에 자신이 없는 것도 아닐 텐데.
묘하게… 흥이 식은 느낌이다.
군대도 반년만 가는 새끼가 왜 저러냐. 나는 놈의 뒤통수를 찝찝하게 보다가 시선을 거뒀다.
‘물밑에서 VTIC 루머라도 좀 찾아봐야 하나.’
호재인지 악재인지, 기분 탓인지 모르겠군.
“미안, 끝인사 드리느라.”
“으응, 아, 아냐.”
다가온 선아현은 약간 긴장한 얼굴로 돌아가는 청려를 보았지만, 곧 나를 돌아보며 웃었다.
“저기, 영린 선배님을 만나서 인사, 드리고 있었거든…!”
“그래? 가자.”
“으응!”
나는 놈을 따라 복도를 이동했다.
모서리를 돌자 또 다른 대상 수상자가 미소를 띠고 있었다.
“문대 씨.”
“선배님.”
음원, 음반 양일로 나눠진 시상식에서 전날 음원 대상을 받은 영린이다.
하지만 오늘 음반 시상식 부분에서도 본상을 받아 참석했다. 그리고 노래까지 한 곡 했다.
‘보통 대상 받는 하루만 참석하는데 말이지.’
드물고 성실한 태도였다.
“이제 정말 새해군요. 테스타 여러분이 내년에도 멋진 활약 보여주길 바랍니다.”
“더 정진하겠습니다.”
영린은 담백하게 웃었으나, 뒤에 서 있던 댄서들이 앓는 소리를 내며 흐느적거리기 시작했다. 뭐지?
시선을 눈치챈 건지, 영린이 댄서들을 소개한다.
“제 소속사에서 내년에 새로 나올 친구들입니다. 인사하자.”
“안녕하십니까!!”
무대 경험 쌓기의 일종으로 댄서로 써준 모양이었다. 흔한 일이다.
선아현은 흐뭇한 얼굴로 그것을 보다가, 영린에게 작은 목소리로 말을 걸었다.
“저, 굉장히, 아끼시는 후배신가 봐요….”
“그렇게 보이나요? 맞습니다. 제가 프로듀싱을 맡아서요.”
“선배님….”
연습생들과 영린, 선아현까지 아주 훈훈하기 짝이 없는 분위기를 연출하고 있다. 물론 나는 낄 생각이 없다.
‘영린 프로듀싱이면 곡 하나는 끝내주게 좋겠군.’
나는 머리 한 편에 예비 신인에 대한 정보를 정리하고 영린과도 헤어졌다.
대기실로 돌아가며, 선아현은 새삼스럽다는 듯이 손을 만졌다.
“우리도, 벌써 선배가 됐구나….”
“그렇지. 이제 신인은 아니야.”
새해가 되면서 테스타도 어느덧 5년 차다.
데뷔한 지 3년 반을 채웠으니 신인 탈은 벗었다고 볼 수 있지. 이제 슬슬 치고 올라오는 놈들도 견제해야 한다.
‘직속 후배도 둘이나 있고.’
나는 후배 두 그룹을 떠올렸다.
앞으로 우리의 행동에 따라 ‘직속’을 계속 달고 있을지, 뗄지가 결정되겠지만 말이다.
이 소속사를 탈출해서 T1 직계로 갈 것인가. 아니면 남아서 쥐어팰 것인가.
“흠.”
사실 이건 김래빈 의견이 나온 순간 결론이 난 것이나 다름없긴 했다.
‘기획팀과 AR팀 사람들과는 정이 든 멤버들이 워낙 많지.’
소속사 의사결정자들이 사람 빡치게 하는 것과는 별개로, 매번 얼굴 보는 실무진이 고생하면 안됐다는 생각이 들 수밖에 없다.
저 나이대 놈들이면 더 심하겠지.
시상식 시즌이 지나갈수록 애들이 후자를 고려하는 게 보였다.
그건 배세진도 마찬가지였다. 놈은 이것저것 여러 측면에서 고심하는 것 같더니, 결국 어젯밤 연습 중엔 이 결론을 내렸다.
-같은 효과가 난다면, 남는 편이 옳을지도 모르겠어. 그게 더 좋은 교훈이 될 것 같잖아.
사실상의 만장일치가 되는 순간이었다. 나는 픽 웃다가 입을 열었다.
“선아현.”
“으응?”
“넌 여기 남으면 가장 먼저 누구부터 입 다물게 하고 싶냐.”
“이, 입을 다물게…??”
당황한 모양이군. 하지만 선아현은 곧 침착함을 되찾았다.
“이, 입을 다물기보다는… 일하는 사람들을, 더 배려하고, 못살게 굴지 않았으면 좋겠어…. 우리도 그렇고, 다른 직원분들이나, 아이돌들도 그렇고…….”
“그래.”
구성원들을 정신적으로 괴롭히지 말아라. 인격적으로 대우해 달라.
그것참… 좋은 명분이지.
나는 씩 웃었다.
“좋은 말이야.”
“고, 고마워…!”
며칠 후, 우리는 마지막 시상식인 ‘한국가요대상’에서 딱 하나뿐인 대상을 타며 유종의 미를 거뒀다.
그리고 투어 전 짧은 휴식기에 접어드는 순간, 드디어 소속사가 허리를 굽히기 시작했다.
속마음은 물론 달랐겠지만 말이다.
* * *
‘천박한 잡놈들이…….’
본부장은 평소 하지 않던 상스러운 욕을 속으로 외치면서 자신의 책상에 앉아 있었다.
이유는 하나였다.
그 머리에 피도 안 마른 딴따라 새끼들 때문에 제일 중요한 타이밍에 실적이 망가지게 생겼기 때문이다.
‘너희가 잘 팔리는 게 너희 덕인 줄 알아? 다 기업에서 만든 상품성 덕이지!’
그 수많은 재정적 지원과 빠릿빠릿한 의사결정 덕에 대상까지 받았지 않은가!
자신은 그 대상 실적까지 포트폴리오에 멋지게 추가하고 새 사업을 위해 물러날 생각이었다!
그 후에 레이블이든 뭐든 알아서 하면 되지 않는가.
단지 자신이 이 자리에 있는 동안엔 아무 제스처를 주지 않고 다음 부임자에게 처리를 깔끔히 넘길 생각이었을 뿐인데….
‘X발 것들! 인내를 몰라서 그새를 못 참고!’
첫 대상 하나 탔다고 그 난리를 부린 바람에 자신이 이런 외통수에 처하게 됐다는 게 믿기지 않았다.
특히 수상 소감에서 터뜨린 놈.
박문대.
‘잔머리만 굴리는 양아치 놈이.’
추가 계약서로 수작을 부릴 때부터 알아봤어야 했다.
학교를 제대로 다니지도 않아 못 배워먹어서 그런 저열하고 천박한 수단밖에 못 쓰는 게 분명했다. 마녀사냥식 선동질이나 해대는 꼴이 말이다.
본부장은 씩씩거리며 블루투스 키보드에 손을 올렸다.
어쨌든 멍청한 이사진들 때문에 모기업과 사이가 틀어진 지금 자신이 쓸 수 있는 패는 한정되어 있었다.
하지만 동시에, 그 정도로까지 망해서 도리어 희망이 반짝였다.
‘여기서 수습하면 전화위복이다.’
테스타는 바로 T1 본사의 오퍼에 오케이를 외치는 대신 아직도 질질 끌고 있기 때문이다.
분명 자기들끼리 새 출발 하는 것에 대한 두려움과 거리낌이 그 안에 있다.
그리고 이 상황에서라면, 그냥 이놈들을 이곳 레이블로만 앉혀도 자신은 재무제표상 유능한 본부장으로 평가되며 떠날 수 있다….
‘여기서 찌른다!’
그는 평소 쓰던 다양한 전문 영단어와 여유를 버렸다.
대신 진중하고 허심탄회한 말씨로 테스타에게 보낼 서면을 준비했다.
[아티스트 테스타분들께.
최근 일어난 여러 사건으로 인해 마음이 많이 상하셨을 것 같아 글을 쓰는 것도 조심스럽습니다.
확실히 말씀드릴 수 있는 것은, 그동안 여러분께서 마음이 상하신 사건들에 대해 수없이 많이 고민했….
…….]
‘회사가 배려심이 부족했다.’
‘하지만 그 안에는 수많은 소통 오류와 오해가 있다.’
‘부디 나를 미워하고 실무진들을 미워하지 말아달라.’
잘못에 대한 인정과 사과, 교묘한 변명, 그리고 감정 호소의 4단 사과문은 어디서든 잘 통했다. 그는 날아갈 듯이 키보드를 두드렸다.
[물론 여러분께서 떠나시면 이 소속사는 큰 타격을 입게 됩니다. 그래도 어쩔 수 없다는 것은 알지만, 여러분을 위해 일하던 이 회사의 직원들이 결코 나쁜 의도를 가지지 않았다는 점만은….]
실무진에 관해 강조하기까지.
본부장은 여러 사업에 잔뼈가 굵은 사람답게 놀랍도록 정확히 테스타의 가장 약한 심리를 집어냈다.
그리고 그 멋진 찌르기에 호응이라도 하는 것처럼, 답장은 다음 날 바로 왔다.
“…!”
테스타의 리더인 류청우 편으로 전달된 서면이었다.
[보내주신 글은 잘 읽었습니다.]
그렇게 시작하는 글은, 불편한 심정과 자신의 글에 대한 정중한 반박, 그리고 약간의 우울함으로 이루어져 있었다.
[계약서상의 내용도 지키시지 않으려 하셨는데 저희가 어떻게 더 믿음을 드릴 수 있겠어요. 잘 모르겠습니다.]
‘옳거니!’
이것들이 갈등 중인 게 맞던 것이다!
일단 답장이 왔는데, 비꼼이나 인신공격이 없다는 점에서 이미 이 거절에는 여지가 있었다.
그는 다시 직접 서면을 작성했다. 열정으로 머리에 불이 날 것 같았다.
‘계약서상 내용을 지키지 않으려 한 게 결코 아닙니다. 부끄럽지만 연말이라 회사에 가용 인력이 부족하여….’
그렇게 몇 번의 서면이 오갔다.
직접 만나려는 시도도 있었으나, 테스타는 스케줄을 핑계로 미팅을 무산시켰다.
본부장은 예리하게 그 점을 포착했다.
‘흔들리는 거야.’
원래 사람은 직접 목소리를 듣고 얼굴을 마주하면 더 깊은 이야기를 털어놓게 되기 마련이다.
그게 두려운 것이다. 설득될 것 같은 불안감이!
‘정말 다 왔어.’
그는 테스타의 서면을 분석해서, 기가 막히게 그들의 욕구를 읽어냈다.
그리고 다음 서면에 그것을 충족시켜줄 만한 미끼를 던졌다.
‘독립 레이블 인원 확충. 오케이.’
‘이건… 매니지먼트실 통합 관리로 접근하면 되겠어.’
‘직속 AR팀 편성 정도로 이야기해두면 넘어올 수밖에 없지.’
그렇게 그가 서면을 보낼 때마다, 테스타의 답장은 점점 더 감정적으로 되어갔다.
‘좋아!’
통과. 또 통과. 거기엔 게임 스테이지를 한 단계 클리어하는 것 같은 쾌감이 있었다.
그리고 마침내.
다섯 번째 서면에서, 테스타는 미팅을 수락한다.
“후…!!”
일주일 만에 이뤄낸 쾌거.
본부장은 ‘긍정적으로 진행 중’이라는 메시지를 이사진에게 띄우며 맑은 정신으로 회담을 준비했다.
‘나오는 순간 끝이야.’
지난번엔 혼수상태였던 놈이 소송이니 뭐니 워낙 저질스러운 수준으로 끌고 들어가서 문제였을 뿐이다.
그에게 원래 20대 초중반 놈들을 구슬리는 것 정돈 일도 아니다, 그렇게 생각했다.
“안녕하세요.”
그리고 당일. 자리에 나온 것은 리더인 류청우뿐이었다.
“멤버들과 상의했는데, 리더인 제가 대표로 보는 게 좋을 것 같다고 해서 저만 나왔습니다.”
“아, 그러시군요.”
더 좋았다.
‘최고의 세팅이다.’
운동만 하던 놈이고, 돌발 상황을 만들지 않으려는 유순한 성격인 걸 이미 직원들에게 다 들어놨다.
이런 예측 가능한 모델이야말로 설득하기 가장 좋은데, 심지어 혼자라니.
본부장은 그 미친놈이 나올 것도 고려했던 것이다.
‘아마 저놈들이 자기들 선에서 잘랐겠지.’
지나치게 충동적이고 경우가 없으니, 진중하게 대화해야 할 이런 자리에는 못 나오게 한 것이다.
‘그 말인즉슨, 이 자리를 중요하게 생각한 거야.’
벌써 고지가 눈앞에 보이는 듯했다. 본부장은 우산을 내려놓는 류청우에게 커피를 권하며 대화를 시작했다.
“라떼로?”
“감사합니다.”
신변 잡기식 대화가 짧게 지나간 후, 부드러운 분위기에서 본론이 나왔다.
류청우는 잔을 잡으며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저희 사이에서도 의견이 많이 갈려요. 정확히는… 나가고 싶다는 쪽이 더 많긴 한데, 본부장님과 이야기 주고받으며 태도가 좀 바뀐 멤버도 있고요.”
“그래요. 혹시 어떤 점이 가장 마음에 걸리나, 그게 참 궁금해요.”
“그건….”
류청우는 갈등하는 것 같더니, 몇 번 한숨을 쉬었다.
‘빨리 좀 열어라!’
그리고 본부장의 애간장이 탈 때쯤에야 다시 입을 열었다.
“후. 아무래도 여전히 신뢰 문제가 있습니다.”
“신뢰요.”
“네. 저희는 운이 좋아서 레이블을 만들 수 있지만, 다른 아이돌이었다면 못 했을 거다, 하는… 그런 의심이요.”
류청우는 쓴웃음을 지었다.
“이런 말 그렇지만, 본부장님 설명에도 말뿐이라고 생각하는 멤버도 있습니다. 아이돌 인권에 관심이 많아서… 그 친구가 강경해요.”
꿈 많은 애들다운 생각이었다.
‘백억씩 벌어 재끼는 놈들이 배부른 소리나 하는군. 하여간.’
꼴값이라고 생각하면서도, 본부장은 적절한 답변을 머리를 굴려 떠올렸다.
이득이 아니라 뭐, 도덕적 허영심을 채워줄 윤리적인 제스처라도 보여주길 바라는 모양이다.
‘다른 아이돌은 못 한다… 라.’
“…!”
그 순간, 본부장의 머리에 기가 막힌 생각이 떠올랐다.
‘이거면 내주는 것도 없다!’
그는 내심으로는 웃으며, 겉으로는 침중한 표정으로 입을 열었다.
“그러면 말입니다….”
* * *
“받아왔어.”
“오오오!”
“비도 오는데 정말 고생 많으셨습니다!”
미팅을 끝내고 돌아온 류청우는 웃으며 단톡방에 찍어온 서류를 공유했다.
[T1 Stars의 아티스트는 재계약 시 산하 레이블과 계약이 가능하며, 재계약 전에 이에 대하여 합의한다.]
바로 ‘누구든 재계약 시 레이블로 갈 수 있어’ 인증이다.
“진짜 해줬네요.”
“그러게.”
류청우는 어깨를 으쓱했다.
“사실 서면으로도 그렇게 많이 오케이 받을 줄은 몰랐어.”
“맞아!”
“문대 형 마법사예요!”
다 같이 써놓고 대체 무슨 소리냐.
“우리가 갑이라 그런 거죠. 그냥 일 좀 수월하게 만들었을 뿐입니다.”
어차피 우리가 회사 뜨면 다 없어질 마당에 대우 올려서 붙잡을 수 있다면 당연히 그렇게 하지 않겠는가.
다만 우리가 달라고 하는 게 아니라, 회사가 자발적으로 내놓는 형태로 하고 싶었을 뿐이다.
‘그래야 나중에라도 다른 소리 못 하지.’
하지만 옆 놈들은 킬킬 웃었다.
“오~ 겸손~”
…됐다. 나는 고개를 저으며 웃고 말았다.
“청우 형이 더 대단한데요. 저희가 이야기했던 사항을 거의 그대로 받았잖아요.”
“글쎄. 그냥 알아서 주시던데…?”
그러나 배세진도 손을 치켜들었다.
“…훌륭해!”
“음, 고마워.”
아무래도 회사 지침을 바꾼 것에 어마어마한 감명을 받은 모양이었다. 얼굴에 ‘해냈어!’라고 적혀 있군.
‘놀랍긴 해.’
재계약 시 산하 레이블 무조건 선택 가능? 이런 건 웬만한 대형은 안 해준다.
‘이 소속사 특수성 때문에 가능했겠지.’
어차피 오디션 프로그램으로 이 철에 제일 핫한 애들 충당해서 돌리는 구조니까 말이다.
테스타가 특이 케이스일 뿐이고, 이후의 녀석들은 5년 잘 써먹고 단물 빠지면 대체할 거란 생각으로 이사진이 오케이 했나 보지.
어차피 레이블로 가도 매출은 잡히니까 말이다.
‘멍청한 놈들.’
반대로 말하면, 5년 뒤에도 자기네 그룹이 잘나갈 거란 그림을 그리는 놈들은 회사에서 누구 눈치를 보겠냐.
제일 잘나가는 1군 아이돌이 소속된 레이블이지.
‘그리고 아이돌들이 분위기를 조성하면, 실무진들도 거기 동조하게 된다.’
결국 영향력의 문제였다. 나는 화면에 떠 있는 개정안을 스와이프로 날렸다.
‘하나씩 빼먹는다.’
계속 진행되면, 결국 레이블은 커지고 소속사는 이름뿐인 껍데기만 남게 될 것이다.
나는 결국 씩 웃고 입을 열었다.
“잘 마무리되어서 좋네요. 다들 고생 많으셨습니다.”
“고생하셨습니다!”
“아~ 우리 얼른 레이블 이름부터 정하죠!”
하이파이브와 웃음이 거실을 채운다. 참 훈훈하군.
자, 그럼 이 레이블을 가지고 재밌는 일을… 하기 전에.
“그전에 먼저 할 일이 있는데요.”
“으응?”
“다음 앨범 준비 계획이요.”
김래빈이 머리를 기울인다.
“투어 중 병행 작업 아니었습니까…?”
“맞아.”
나는 웃으며 팔짱을 꼈다.
“그 계획 말인데, 우리 투어 중에는 주에 한 번씩 같은 방에서 보내던 거 있잖아요.”
차유진이 눈을 빛냈다. 본인 탈주 사건으로 생긴 전통이라 바로 기억했나 보다.
“맞아요. 있어요!”
“…류청우가 괜찮은 제안을 했지.”
“하하.”
류청우는 좀 뿌듯해 보였다. 그 사이를 큰세진이 끼어든다.
“오~ 이번에도 그렇게 모여서 우리 앨범 준비할까? 그때 작곡 캠프처럼?”
“우, 우와.”
“저는 찬성입니다!”
화기애애한 놈들이 웃으며 서로를 보았다. 나도 웃으며 입을 열었다.
“내 제안은 좀 다른 점이 있는데.”
“응?”
“일주일에 한 번이 아니라, 사흘로.”
“…….”
“투어 스케줄이 넉넉해서 되겠더라고요. 그리고 하나 더 다른 점이 있습니다.”
“뭐, 뭔데?”
나는 배세진을 보고 웃었다.
“앨범인데 죽도록 해야죠.”
“…!”
“이건 취미용 캠프가 아니라, 야근용 캠프가 될 겁니다.”
콰과광!!
때마침 벼락이 치며, 입 벌린 놈들의 얼굴에 음영을 드리웠다.
그렇게 ‘KPOP 지옥 캠프?테스타ver’ 시안이 발표되었다.

데뷔 못 하면 죽는 병 걸림 329화

“축하해요.”

“축하드립니다.”

1월, 나는 골드디스크 시상식 복도에서 만난 선배에게 고개를 숙여 인사했다.

한 해 시즌을 마무리하는 마지막 시상식 중 하나였는데, 아쉽게도 여기선 대상을 받지 못했다.

‘애초에 가능성도 없었다만.’

부문이 음반, 음원 칼같이 두 파트밖에 없어서 말이다. 종합 성적이나 다름없는 가수상이 없었다.

이러면 결과가 또 뻔하다.

‘영린이랑 VTIC이 하나씩 나눠 가졌지.’

그래…. 바로 지금 나랑 인사한 이 새끼가 말이다.

청려는 밝게 웃었다.

“베스트 그룹에 베스트 퍼포먼스까지… 좋은 상을 많이 타셨네요. 팬분들께서 열정이 대단하신가 봐요.”

아무리 비벼봤자 성적으로 자르니 대상은 못 탔다는 뜻이다.

“네. 아무래도 열심히 활동해서 팬분들께서 열정적으로 투표해 주신 덕이 맞는 것 같습니다. 선배님의 음반 대상에 비교할 수는 없지만요.”

투표에서 밀린 퇴물이 말이 많다는 뜻이다.

“하하.”

“하하하.”

나는 놈과 정답게 웃었다. 복도의 스텝들이 훈훈한 눈으로 보고 지나간다.

웃음을 멈춘 청려는 표정을 바꾸고 물었다.

“음… 만나면 들려준다던 ‘감상’은 잘 정리했어요?”

아, 그렇지.

내가 ‘류건우’의 몸에 들어가며 겪은 일에 대해 이놈과 한 번 더 대화하기로 했었다.

‘우리 둘 다 시즌 상 더럽게 바빠서 딱히 기회는 없었다만.’

나는 기 싸움을 멈추고 깔끔히 정리했다.

“찾던 사람은 찾았습니다. 우리가 원래 하려던 일에 도움을 줄 예정이고요.”

“아하.”

청려의 눈이 가늘어졌다.

“한번 같이 만나도 재밌겠어요.”

“기회가 되면요.”

‘큰달’을 찾았으며, 그놈이 시스템 처리에 도움을 줄 거란 속뜻은 알아들은 것 같았다.

‘이 자리에선 이 정도면 적당하겠지.’

개방된 복도에서 떠들 만한 일은 아니니까. 차후 일 진행하는데 이 새끼가 비협조적으로 나오지 않을 정도면 됐다.

청려는 빙긋 웃었다.

“그 사람이 어떤 도움을 줄지 궁금하네요. 그 외엔 따로 문제는 없나요?”

“문제요.”

“네. 단독 레이블 세운다고 전해 들었어요. 그게 생각보다 복잡한 일이잖아요.”

말투 보아하니 이 새끼 벌써 T1 본사랑 소속사 갈등까지 다 아는 모양이군.

“괜찮습니다. 잘 진행되고 있어서.”

“그래요?”

“네. 내년 활동을 더 열심히 해서 좋은 성과를 거두는 데에만 집중하고 있습니다.”

결국 ‘KPOP 레코드 경신’ 미션을 클리어하는 게 결국 본 목적이다.

물론 저 새끼들에게서 음반 대상을 뺏어오면 최고고.

나는 어깨를 으쓱했다.

물론 이 새끼라면 ‘저런… 어려울 텐데’ 따위의 말을 하며 또 사람 속을 득득 긁으려 들 테지.

나는 받아칠 준비를 하며 놈을 보았다.

그러나 청려는 예사로운 얼굴로 중얼거렸을 뿐이다.

“음… 그래요. 잘해봐요.”

“…….”

“뭐… 올해는 좀 쉬울 수도 있고.”

뭐?

“무, 문대야!”

뒤에서 나를 부르는 소리가 들렸으나, 나는 청려를 응시했다.

그러나 놈은 어깨를 으쓱하고 돌아섰을 뿐이다.

“…쉽다고?”

“열심히 한다면서요? 그럼 시간 될 때 또 봐요.”

그게 끝이었다.

‘무슨 속셈이지.’

이번 해 성적 이야기엔 독사처럼 달려들던 놈이 아닌가. 다음 성적에 자신이 없는 것도 아닐 텐데.

묘하게… 흥이 식은 느낌이다.

군대도 반년만 가는 새끼가 왜 저러냐. 나는 놈의 뒤통수를 찝찝하게 보다가 시선을 거뒀다.

‘물밑에서 VTIC 루머라도 좀 찾아봐야 하나.’

호재인지 악재인지, 기분 탓인지 모르겠군.

“미안, 끝인사 드리느라.”

“으응, 아, 아냐.”

다가온 선아현은 약간 긴장한 얼굴로 돌아가는 청려를 보았지만, 곧 나를 돌아보며 웃었다.

“저기, 영린 선배님을 만나서 인사, 드리고 있었거든…!”

“그래? 가자.”

“으응!”

나는 놈을 따라 복도를 이동했다.

모서리를 돌자 또 다른 대상 수상자가 미소를 띠고 있었다.

“문대 씨.”

“선배님.”

음원, 음반 양일로 나눠진 시상식에서 전날 음원 대상을 받은 영린이다.

하지만 오늘 음반 시상식 부분에서도 본상을 받아 참석했다. 그리고 노래까지 한 곡 했다.

‘보통 대상 받는 하루만 참석하는데 말이지.’

드물고 성실한 태도였다.

“이제 정말 새해군요. 테스타 여러분이 내년에도 멋진 활약 보여주길 바랍니다.”

“더 정진하겠습니다.”

영린은 담백하게 웃었으나, 뒤에 서 있던 댄서들이 앓는 소리를 내며 흐느적거리기 시작했다. 뭐지?

시선을 눈치챈 건지, 영린이 댄서들을 소개한다.

“제 소속사에서 내년에 새로 나올 친구들입니다. 인사하자.”

“안녕하십니까!!”

무대 경험 쌓기의 일종으로 댄서로 써준 모양이었다. 흔한 일이다.

선아현은 흐뭇한 얼굴로 그것을 보다가, 영린에게 작은 목소리로 말을 걸었다.

“저, 굉장히, 아끼시는 후배신가 봐요….”

“그렇게 보이나요? 맞습니다. 제가 프로듀싱을 맡아서요.”

“선배님….”

연습생들과 영린, 선아현까지 아주 훈훈하기 짝이 없는 분위기를 연출하고 있다. 물론 나는 낄 생각이 없다.

‘영린 프로듀싱이면 곡 하나는 끝내주게 좋겠군.’

나는 머리 한 편에 예비 신인에 대한 정보를 정리하고 영린과도 헤어졌다.

대기실로 돌아가며, 선아현은 새삼스럽다는 듯이 손을 만졌다.

“우리도, 벌써 선배가 됐구나….”

“그렇지. 이제 신인은 아니야.”

새해가 되면서 테스타도 어느덧 5년 차다.

데뷔한 지 3년 반을 채웠으니 신인 탈은 벗었다고 볼 수 있지. 이제 슬슬 치고 올라오는 놈들도 견제해야 한다.

‘직속 후배도 둘이나 있고.’

나는 후배 두 그룹을 떠올렸다.

앞으로 우리의 행동에 따라 ‘직속’을 계속 달고 있을지, 뗄지가 결정되겠지만 말이다.

이 소속사를 탈출해서 T1 직계로 갈 것인가. 아니면 남아서 쥐어팰 것인가.

“흠.”

사실 이건 김래빈 의견이 나온 순간 결론이 난 것이나 다름없긴 했다.

‘기획팀과 AR팀 사람들과는 정이 든 멤버들이 워낙 많지.’

소속사 의사결정자들이 사람 빡치게 하는 것과는 별개로, 매번 얼굴 보는 실무진이 고생하면 안됐다는 생각이 들 수밖에 없다.

저 나이대 놈들이면 더 심하겠지.

시상식 시즌이 지나갈수록 애들이 후자를 고려하는 게 보였다.

그건 배세진도 마찬가지였다. 놈은 이것저것 여러 측면에서 고심하는 것 같더니, 결국 어젯밤 연습 중엔 이 결론을 내렸다.

-같은 효과가 난다면, 남는 편이 옳을지도 모르겠어. 그게 더 좋은 교훈이 될 것 같잖아.

사실상의 만장일치가 되는 순간이었다. 나는 픽 웃다가 입을 열었다.

“선아현.”

“으응?”

“넌 여기 남으면 가장 먼저 누구부터 입 다물게 하고 싶냐.”

“이, 입을 다물게…??”

당황한 모양이군. 하지만 선아현은 곧 침착함을 되찾았다.

“이, 입을 다물기보다는… 일하는 사람들을, 더 배려하고, 못살게 굴지 않았으면 좋겠어…. 우리도 그렇고, 다른 직원분들이나, 아이돌들도 그렇고…….”

“그래.”

구성원들을 정신적으로 괴롭히지 말아라. 인격적으로 대우해 달라.

그것참… 좋은 명분이지.

나는 씩 웃었다.

“좋은 말이야.”

“고, 고마워…!”

며칠 후, 우리는 마지막 시상식인 ‘한국가요대상’에서 딱 하나뿐인 대상을 타며 유종의 미를 거뒀다.

그리고 투어 전 짧은 휴식기에 접어드는 순간, 드디어 소속사가 허리를 굽히기 시작했다.

속마음은 물론 달랐겠지만 말이다.

* * *

‘천박한 잡놈들이…….’

본부장은 평소 하지 않던 상스러운 욕을 속으로 외치면서 자신의 책상에 앉아 있었다.

이유는 하나였다.

그 머리에 피도 안 마른 딴따라 새끼들 때문에 제일 중요한 타이밍에 실적이 망가지게 생겼기 때문이다.

‘너희가 잘 팔리는 게 너희 덕인 줄 알아? 다 기업에서 만든 상품성 덕이지!’

그 수많은 재정적 지원과 빠릿빠릿한 의사결정 덕에 대상까지 받았지 않은가!

자신은 그 대상 실적까지 포트폴리오에 멋지게 추가하고 새 사업을 위해 물러날 생각이었다!

그 후에 레이블이든 뭐든 알아서 하면 되지 않는가.

단지 자신이 이 자리에 있는 동안엔 아무 제스처를 주지 않고 다음 부임자에게 처리를 깔끔히 넘길 생각이었을 뿐인데….

‘X발 것들! 인내를 몰라서 그새를 못 참고!’

첫 대상 하나 탔다고 그 난리를 부린 바람에 자신이 이런 외통수에 처하게 됐다는 게 믿기지 않았다.

특히 수상 소감에서 터뜨린 놈.

박문대.

‘잔머리만 굴리는 양아치 놈이.’

추가 계약서로 수작을 부릴 때부터 알아봤어야 했다.

학교를 제대로 다니지도 않아 못 배워먹어서 그런 저열하고 천박한 수단밖에 못 쓰는 게 분명했다. 마녀사냥식 선동질이나 해대는 꼴이 말이다.

본부장은 씩씩거리며 블루투스 키보드에 손을 올렸다.

어쨌든 멍청한 이사진들 때문에 모기업과 사이가 틀어진 지금 자신이 쓸 수 있는 패는 한정되어 있었다.

하지만 동시에, 그 정도로까지 망해서 도리어 희망이 반짝였다.

‘여기서 수습하면 전화위복이다.’

테스타는 바로 T1 본사의 오퍼에 오케이를 외치는 대신 아직도 질질 끌고 있기 때문이다.

분명 자기들끼리 새 출발 하는 것에 대한 두려움과 거리낌이 그 안에 있다.

그리고 이 상황에서라면, 그냥 이놈들을 이곳 레이블로만 앉혀도 자신은 재무제표상 유능한 본부장으로 평가되며 떠날 수 있다….

‘여기서 찌른다!’

그는 평소 쓰던 다양한 전문 영단어와 여유를 버렸다.

대신 진중하고 허심탄회한 말씨로 테스타에게 보낼 서면을 준비했다.

최근 일어난 여러 사건으로 인해 마음이 많이 상하셨을 것 같아 글을 쓰는 것도 조심스럽습니다.

확실히 말씀드릴 수 있는 것은, 그동안 여러분께서 마음이 상하신 사건들에 대해 수없이 많이 고민했….

…….]

‘회사가 배려심이 부족했다.’

‘하지만 그 안에는 수많은 소통 오류와 오해가 있다.’

‘부디 나를 미워하고 실무진들을 미워하지 말아달라.’

잘못에 대한 인정과 사과, 교묘한 변명, 그리고 감정 호소의 4단 사과문은 어디서든 잘 통했다. 그는 날아갈 듯이 키보드를 두드렸다.

실무진에 관해 강조하기까지.

본부장은 여러 사업에 잔뼈가 굵은 사람답게 놀랍도록 정확히 테스타의 가장 약한 심리를 집어냈다.

그리고 그 멋진 찌르기에 호응이라도 하는 것처럼, 답장은 다음 날 바로 왔다.

“…!”

테스타의 리더인 류청우 편으로 전달된 서면이었다.

그렇게 시작하는 글은, 불편한 심정과 자신의 글에 대한 정중한 반박, 그리고 약간의 우울함으로 이루어져 있었다.

‘옳거니!’

이것들이 갈등 중인 게 맞던 것이다!

일단 답장이 왔는데, 비꼼이나 인신공격이 없다는 점에서 이미 이 거절에는 여지가 있었다.

그는 다시 직접 서면을 작성했다. 열정으로 머리에 불이 날 것 같았다.

‘계약서상 내용을 지키지 않으려 한 게 결코 아닙니다. 부끄럽지만 연말이라 회사에 가용 인력이 부족하여….’

그렇게 몇 번의 서면이 오갔다.

직접 만나려는 시도도 있었으나, 테스타는 스케줄을 핑계로 미팅을 무산시켰다.

본부장은 예리하게 그 점을 포착했다.

‘흔들리는 거야.’

원래 사람은 직접 목소리를 듣고 얼굴을 마주하면 더 깊은 이야기를 털어놓게 되기 마련이다.

그게 두려운 것이다. 설득될 것 같은 불안감이!

‘정말 다 왔어.’

그는 테스타의 서면을 분석해서, 기가 막히게 그들의 욕구를 읽어냈다.

그리고 다음 서면에 그것을 충족시켜줄 만한 미끼를 던졌다.

‘독립 레이블 인원 확충. 오케이.’

‘이건… 매니지먼트실 통합 관리로 접근하면 되겠어.’

‘직속 AR팀 편성 정도로 이야기해두면 넘어올 수밖에 없지.’

그렇게 그가 서면을 보낼 때마다, 테스타의 답장은 점점 더 감정적으로 되어갔다.

‘좋아!’

통과. 또 통과. 거기엔 게임 스테이지를 한 단계 클리어하는 것 같은 쾌감이 있었다.

그리고 마침내.

다섯 번째 서면에서, 테스타는 미팅을 수락한다.

“후…!!”

일주일 만에 이뤄낸 쾌거.

본부장은 ‘긍정적으로 진행 중’이라는 메시지를 이사진에게 띄우며 맑은 정신으로 회담을 준비했다.

‘나오는 순간 끝이야.’

지난번엔 혼수상태였던 놈이 소송이니 뭐니 워낙 저질스러운 수준으로 끌고 들어가서 문제였을 뿐이다.

그에게 원래 20대 초중반 놈들을 구슬리는 것 정돈 일도 아니다, 그렇게 생각했다.

“안녕하세요.”

그리고 당일. 자리에 나온 것은 리더인 류청우뿐이었다.

“멤버들과 상의했는데, 리더인 제가 대표로 보는 게 좋을 것 같다고 해서 저만 나왔습니다.”

“아, 그러시군요.”

더 좋았다.

‘최고의 세팅이다.’

운동만 하던 놈이고, 돌발 상황을 만들지 않으려는 유순한 성격인 걸 이미 직원들에게 다 들어놨다.

이런 예측 가능한 모델이야말로 설득하기 가장 좋은데, 심지어 혼자라니.

본부장은 그 미친놈이 나올 것도 고려했던 것이다.

‘아마 저놈들이 자기들 선에서 잘랐겠지.’

지나치게 충동적이고 경우가 없으니, 진중하게 대화해야 할 이런 자리에는 못 나오게 한 것이다.

‘그 말인즉슨, 이 자리를 중요하게 생각한 거야.’

벌써 고지가 눈앞에 보이는 듯했다. 본부장은 우산을 내려놓는 류청우에게 커피를 권하며 대화를 시작했다.

“라떼로?”

“감사합니다.”

신변 잡기식 대화가 짧게 지나간 후, 부드러운 분위기에서 본론이 나왔다.

류청우는 잔을 잡으며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저희 사이에서도 의견이 많이 갈려요. 정확히는… 나가고 싶다는 쪽이 더 많긴 한데, 본부장님과 이야기 주고받으며 태도가 좀 바뀐 멤버도 있고요.”

“그래요. 혹시 어떤 점이 가장 마음에 걸리나, 그게 참 궁금해요.”

“그건….”

류청우는 갈등하는 것 같더니, 몇 번 한숨을 쉬었다.

‘빨리 좀 열어라!’

그리고 본부장의 애간장이 탈 때쯤에야 다시 입을 열었다.

“후. 아무래도 여전히 신뢰 문제가 있습니다.”

“신뢰요.”

“네. 저희는 운이 좋아서 레이블을 만들 수 있지만, 다른 아이돌이었다면 못 했을 거다, 하는… 그런 의심이요.”

류청우는 쓴웃음을 지었다.

“이런 말 그렇지만, 본부장님 설명에도 말뿐이라고 생각하는 멤버도 있습니다. 아이돌 인권에 관심이 많아서… 그 친구가 강경해요.”

꿈 많은 애들다운 생각이었다.

‘백억씩 벌어 재끼는 놈들이 배부른 소리나 하는군. 하여간.’

꼴값이라고 생각하면서도, 본부장은 적절한 답변을 머리를 굴려 떠올렸다.

이득이 아니라 뭐, 도덕적 허영심을 채워줄 윤리적인 제스처라도 보여주길 바라는 모양이다.

‘다른 아이돌은 못 한다… 라.’

“…!”

그 순간, 본부장의 머리에 기가 막힌 생각이 떠올랐다.

‘이거면 내주는 것도 없다!’

그는 내심으로는 웃으며, 겉으로는 침중한 표정으로 입을 열었다.

“그러면 말입니다….”

* * *

“받아왔어.”

“오오오!”

“비도 오는데 정말 고생 많으셨습니다!”

미팅을 끝내고 돌아온 류청우는 웃으며 단톡방에 찍어온 서류를 공유했다.

바로 ‘누구든 재계약 시 레이블로 갈 수 있어’ 인증이다.

“진짜 해줬네요.”

“그러게.”

류청우는 어깨를 으쓱했다.

“사실 서면으로도 그렇게 많이 오케이 받을 줄은 몰랐어.”

“맞아!”

“문대 형 마법사예요!”

다 같이 써놓고 대체 무슨 소리냐.

“우리가 갑이라 그런 거죠. 그냥 일 좀 수월하게 만들었을 뿐입니다.”

어차피 우리가 회사 뜨면 다 없어질 마당에 대우 올려서 붙잡을 수 있다면 당연히 그렇게 하지 않겠는가.

다만 우리가 달라고 하는 게 아니라, 회사가 자발적으로 내놓는 형태로 하고 싶었을 뿐이다.

‘그래야 나중에라도 다른 소리 못 하지.’

하지만 옆 놈들은 킬킬 웃었다.

“오~ 겸손~”

…됐다. 나는 고개를 저으며 웃고 말았다.

“청우 형이 더 대단한데요. 저희가 이야기했던 사항을 거의 그대로 받았잖아요.”

“글쎄. 그냥 알아서 주시던데…?”

그러나 배세진도 손을 치켜들었다.

“…훌륭해!”

“음, 고마워.”

아무래도 회사 지침을 바꾼 것에 어마어마한 감명을 받은 모양이었다. 얼굴에 ‘해냈어!’라고 적혀 있군.

‘놀랍긴 해.’

재계약 시 산하 레이블 무조건 선택 가능? 이런 건 웬만한 대형은 안 해준다.

‘이 소속사 특수성 때문에 가능했겠지.’

어차피 오디션 프로그램으로 이 철에 제일 핫한 애들 충당해서 돌리는 구조니까 말이다.

테스타가 특이 케이스일 뿐이고, 이후의 녀석들은 5년 잘 써먹고 단물 빠지면 대체할 거란 생각으로 이사진이 오케이 했나 보지.

어차피 레이블로 가도 매출은 잡히니까 말이다.

‘멍청한 놈들.’

반대로 말하면, 5년 뒤에도 자기네 그룹이 잘나갈 거란 그림을 그리는 놈들은 회사에서 누구 눈치를 보겠냐.

제일 잘나가는 1군 아이돌이 소속된 레이블이지.

‘그리고 아이돌들이 분위기를 조성하면, 실무진들도 거기 동조하게 된다.’

결국 영향력의 문제였다. 나는 화면에 떠 있는 개정안을 스와이프로 날렸다.

‘하나씩 빼먹는다.’

계속 진행되면, 결국 레이블은 커지고 소속사는 이름뿐인 껍데기만 남게 될 것이다.

나는 결국 씩 웃고 입을 열었다.

“잘 마무리되어서 좋네요. 다들 고생 많으셨습니다.”

“고생하셨습니다!”

“아~ 우리 얼른 레이블 이름부터 정하죠!”

하이파이브와 웃음이 거실을 채운다. 참 훈훈하군.

자, 그럼 이 레이블을 가지고 재밌는 일을… 하기 전에.

“그전에 먼저 할 일이 있는데요.”

“으응?”

“다음 앨범 준비 계획이요.”

김래빈이 머리를 기울인다.

“투어 중 병행 작업 아니었습니까…?”

“맞아.”

나는 웃으며 팔짱을 꼈다.

“그 계획 말인데, 우리 투어 중에는 주에 한 번씩 같은 방에서 보내던 거 있잖아요.”

차유진이 눈을 빛냈다. 본인 탈주 사건으로 생긴 전통이라 바로 기억했나 보다.

“맞아요. 있어요!”

“…류청우가 괜찮은 제안을 했지.”

“하하.”

류청우는 좀 뿌듯해 보였다. 그 사이를 큰세진이 끼어든다.

“오~ 이번에도 그렇게 모여서 우리 앨범 준비할까? 그때 작곡 캠프처럼?”

“우, 우와.”

“저는 찬성입니다!”

화기애애한 놈들이 웃으며 서로를 보았다. 나도 웃으며 입을 열었다.

“내 제안은 좀 다른 점이 있는데.”

“응?”

“일주일에 한 번이 아니라, 사흘로.”

“…….”

“투어 스케줄이 넉넉해서 되겠더라고요. 그리고 하나 더 다른 점이 있습니다.”

“뭐, 뭔데?”

나는 배세진을 보고 웃었다.

“앨범인데 죽도록 해야죠.”

“…!”

“이건 취미용 캠프가 아니라, 야근용 캠프가 될 겁니다.”

콰과광!!

때마침 벼락이 치며, 입 벌린 놈들의 얼굴에 음영을 드리웠다.

그렇게 ‘KPOP 지옥 캠프?테스타ver’ 시안이 발표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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