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a Mắt Hay Ra Đi Raw - C311
데뷔 못 하면 죽는 병 걸림 311화
테스타의 콘서트 2막은 끝없이 몰아치는 클라이맥스의 연속이었다.
김래빈과 선아현 유닛 무대의 서사가 이어지며, 충동이 지배하는 소년의 내면은 결국 위험하고 어두운 방향으로 흐른다.
그 격정을 표출하는 무대.
[마침내 찾아온 날
행차]
전통악기 소리가 들어가던 자리, 그 대신 놓인 파편화된 전자음이 불길한 소음을 자아낸다.
[끝내 여기서 오늘
Never get away from me ya]
원곡보다 훨씬 어두운 버전의 행차는 살짝 기괴해 보일 정도로 강렬하고 섹시했다.
센터에 선 류청우가 무표정으로 고갯짓을 했다.
‘조선 좀비….’
어떤 컨셉이든 이보다 더 강렬할 수 없을 것 같아, 게이머는 이것이 가장 갈등이 고조되는 파트, 최고의 클라이맥스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아니었다.
이것이 절정이구나 싶은 파트마다 새로운 빌드업이 들어가서 계속 고조되는 것이다.
‘어어어?’
적은 이겼지만 자기 자신에게 의구심을 가지게 된 소년의 방황을 그리는 ‘Better me’가 이어졌다.
압도적인 그림자 퍼포먼스였다.
‘이게 클라이맥스구나!’
아니었다.
방황을 끝내고 깨달음을 얻어 본연의 모습으로 돌아온 소년은 화려한 복귀식을 치른다.
“…??”
펼쳐지는 무대는 지난 활동의 두 타이틀, ‘Wheel’과 ‘Drill’을 합친 ‘daybreak’였다.
불꽃놀이 같은 폭죽이 터지며 미친 듯이 화려하고 신나는, 입이 떡 벌어질 퍼포먼스가 빨아들이듯 시선을 잡았다.
[Turn my ferris wheel around
별처럼 터지는 불-빛!]
전율이 흘렀다.
정말로 콘서트의 클라이맥스다운 무대였… 지만 이제 게이머도 알았다.
아니었다.
‘또 뭐 더 있지?? 어??’
이쯤 되니 아예 기대하기 시작한 것이다.
그 심리의 바닥에는 이 미친 공연이 끝나지 않고 계속되었으면 하는 바람도 있었다.
이 자극과 몰입은 너무 맛있었으니까!
그리고 그 마음에 보답이라도 하듯이 다음 무대가 이어진다.
퉁-.
그러나 이번에는 어딘가 달랐다.
‘오래 걸리는데…?’
전 무대들보다 준비시간이 길었다. VCR이 꺼지고도 한참, 검은 무대에서는 북소리만 울렸다.
‘뭐지?’
하지만 모든 것은 한꺼번에 무대 위로 돌아왔다.
호쾌한 휘파람 소리와 함께.
휘익!
“…!!”
무대 위에는 어느새 물이 흘러나오고 있었다.
‘미친!’
대체 얼마나 돈을 부은 건지 모르겠지만, 어디 초대형 워터쇼에서나 볼 법한 물줄기가 바닥에 고이며 수원을 만들어낸다.
그리고 빛이 흘렀다.
휘휘휘-익!
물줄기에 맞추어 켜진 불빛들은 물과 함께 무대 바닥에 고여 환상적인 풍경을 만든다.
그리고 그 순간, 공연자가 등장한다.
공연장 정면의 물줄기 위 어둠 속에서 뛰어내린 공연자는 물속으로 착지했다.
“…!”
차유진이었다.
둘씩 짝을 지은 유닛 무대와 다르게, 차유진은 이번 공연 중 유일하게 홀로 무대 위로 올라왔다.
[Yeah, yeah, yeaaaaah]
그리고 기다릴 것도 없이 바로 독무를 시작했다.
말 그대로 물 만난 물고기처럼, 종아리까지 올라오는 물에서 빛과 물보라로 화려한 솔로 인트로를 펼친 것이다.
물과 빛이 포물선을 그려 난반사를 일으키며 번뜩인다. 그러나 그 모든 효과는 홀로 움직이는 공연자의 움직임 일부로 흡수당한다.
차유진의 특성은 순식간에 무대를 장악했다.
게이머는 저도 모르게 감탄했다.
“와씨.”
인간이냐?
차유진은 인트로 퍼포먼스를 마치는 순간, 고글을 벗어 던지며 관객석을 향해 씩 웃었다.
으와아아악!!!
귀가 떨어져 나갈 듯한 함성에도 게이머는 눈살을 찌푸리지 않았다.
왜냐하면 익숙한 전주가 흘러나왔기 때문이다.
‘아, 이거!’
바로 테스타의 가장 최신 히트곡.
지금도 음원차트를 굳건히 지키고 있는 ‘약속(Promise)’이었다.
현재 테스타 곡 중 가장 핫한 노래다. 게이머마저도 외출하면 두 번에 한 번꼴로 들을 수 있어서 익숙했다.
그래서 꽤 설득력 있는 추측을 했다.
‘아 여기서 그럼 축제처럼 막 떼창 유도하는 걸로 가나?’
안타깝지만, 이번에도 아니었다.
그 대신, 전주와 함께 공연장에는 맨 처음에 있던 것이 돌아왔다.
바로 조명.
우웅-
물결치는 푸른 조명이 공연장을 덮는다. 그리고 이번에는 드라이아이스 대신 관객석을 향해 기포처럼 비눗방울이 쏟아진다.
“어…?”
마지막, 모든 것을 마무리하는 무대.
공연장은 다시 바다로 바뀐다.
다만 이번에 소년은 가라앉지 않았다.
[Umm]
뒤로 돌아선 차유진은 어깨를 으쓱하더니, 천장, 그러니까 바다 위로 시선을 향한다.
그리고 바로 그 주변에서 무대 바닥이 열리며, 여섯 인영이 올라온다.
테스타.
[Take your STAR]
그들은 수면을 향해 올라가고 있었다.
“…!”
첫 소절이 들어가기 무섭게 테스타는 웃으며 물을 박차기 시작했다.
[별이 쏟아지는 날]
쏟아지는 빗속에서 보여줬던 그 퍼포먼스가, 원래 의도했던 장면대로 콘서트답게 크고 화려히 펼쳐진다.
수많은 연습이 준 여유로움과 즐거움 속에서 폭우가 가미했던 불안감이 깨끗이 사라졌다.
물이 흘러내리며 수위가 복사뼈까지 낮아진 풀 속, 시원한 보컬처럼 보기 좋고 경쾌한 안무가 쏟아진다.
[파도를 차고 달려
하늘로 Run and Fly]
인원이 늘어나자 물의 움직임은 더욱 화려해졌다.
“와.”
‘원곡 그대로’가 주는 친밀함은 박력과 만나 몰입으로 치환되었다.
순식간에 멜로디가 지나간다.
그렇게 한껏 물보라를 이용한 퍼포먼스에 푹 빠져서 응원봉을 흔들다 보면….
[별처럼 반짝이는 Mood
함께 가줘 약속해
Make you fly]
곡의 후반, 브릿지에 도착한다.
멤버들의 안무가 정적으로 변하며 물을 향하던 조명이 꺼진다. 그렇게 좀 과하게 어두워졌다 싶을 때쯤.
팟!
순식간에 공연장 내부 자체가 반짝이기 시작했다.
“헉.”
그리고 게이머는 최고출력으로 하얗게 반짝이는 자신의 응원봉을 보고 당황했다.
공연장의 모든 응원봉이, 아니, 무대 위 천장의 무수히 많은 소형 조명들이 빛나며 별 무리를 만들었다.
[수평선 너머 끝섬까지
오늘이 반짝일 테야]
아름다웠다.
침체하여 과거의 의식 속에 가라앉았던 소년은 깨달음과 함께 현실, 별이 반짝이는 지상으로 돌아온다.
그리고 멤버들은 이제 거의 물이 고여있지 않은 무대를 놔두고 별 속으로 뛰기 시작한다.
[Umm, Umm, Umm~]
엔딩.
물가에서 빠져나온 멤버들은, 돌출 무대 제일 앞까지 나와 마지막 하이라이트 댄스를 소화했다.
조명은 더 이상 파랗지 않았고, 밝은 황금빛과 꽃가루가 휘날리는 공연장은 한여름의 모래사장 같았다.
진정한 클라이맥스이자 피날레.
마음에 걸리는 것 한 점 없이 깨끗하게 즐거운 마지막 이야기.
[감사합니다!]
그렇게 완연히 아이돌로서, 테스타는 이야기를 마무리했다.
“…….”
게이머는 어쩐지 멍한 정신으로 그 모든 장면을 지켜보았다.
시원한 감동 때문이었다.
잠시 후, 테스타 멤버들은 한 명씩 나와서 커튼콜처럼 인사를 했다.
깔리는 음악은 그들의 첫 번째 팬송, ‘마법은 너’.
[오늘은 기분이 좋아 마치
좋은 일이 일어날 것 같지]
자신의 파트가 시작될 때 무대로 튀어나온 그들은 헤드마이크를 들고 공연장 여기저기를 다니며 팬서비스를 했다.
“문대야악!”
“아으악, 여기!”
거리감을 아쉬워할 팬들을 위한 시간이었고, 두 번째 팬송과 피크닉은 다 함께 떼창까지 하며 제법 시간이 길어졌다.
하지만 게이머는 지겨워하는 대신 그 커튼콜이 끝나고도 꽤 오랜 시간, 다른 팬들처럼 자리에 앉아 있었다.
‘…….’
그리고 모든 게 끝난 후, 뒤늦게 스마트폰을 열었다.
[PM 10:31]
공연 시작은 오후 6시 30분이었다.
순식간에 4시간이 사라진 것이다.
“미친….”
그녀는 머리를 박았다.
돌아가는 길.
두 친구는 누가 봐도 감명받은 것 같은 자신들의 게이머 친구를 보며 내심 웃었다.
“어때? 표값 했지?”
뻔히 의도가 보이는 질문이었으나, 게이머는 승복했다.
“어, 재밌다…. 시간 순식간에 가네.”
이런 문화생활은 돈을 쓸 값어치를 했다. 아이돌에 대한 호감이 무럭무럭 마음에서 자라날 정도였다!
결국 그녀는 감탄사처럼 중얼거렸다.
“야, 진짜… 잘하더라.”
“…!”
두 친구는 순간 시선을 주고받았다.
잘한다고 하는 걸 보니, 그게 보컬이나 팬서비스라면 박문대일 가능성도 크다!
“누가?”
“누가 제일 맘에 들어??”
긴장되는 순간, 게이머는 진지한 얼굴로 입을 열었다.
“나는… 다 좋더라.”
“…??”
“저렇게 그룹이라 공연하는 게 최고다. 완전… 이거야.”
그렇다.
그녀는 최근 산삼보다 귀하다는 올팬 심리로 관람 신고식을 끝냈다.
그리고 비슷한 고백이 인터넷에서도 올라오고 있었으나, 공연한 당사자들은 그보다 원초적인 수준에서 기뻐하는 중이었다.
* * *
밤 11시.
우린 피드백 문제로 아직 퇴근 못 하고 연습실에서 야근 중이다. 하지만 분위기는 괜찮다.
콘서트 잘했거든.
“대성공~”
“아, 최고최고!!”
“재밌어요!”
다들 그 돌아버린 세트리스트를 수행하고도 힘이 남는지 얼굴에서 웃음이 안 빠진다.
‘돈값했다 이거지.’
원래 새로운 도전에 성공했을 때의 쾌감은 남다른 법이었다. 그것도 콘서트 같은 대형 기획이라면 더욱 그렇다.
나는 깔끔히 평가했다.
“네 발상이 좋았다.”
“…! 에이~ 무슨 소리야! 나야 딱, 다 된 세트리스트에 숟가락만 올린 거지~ 문대 아이디어도 많이 들어갔잖아!”
입 찢어지는데 아닌 척하긴.
어쨌든 W라이브는 마지막 날 뒤풀이처럼 길게 할 예정이니, 오늘은 그저 성공을 자축하고 점검만 하면 된다.
다만, 나는 몇 가지 할 말이 더 있다.
“음, 유진이 여기서 좀 위험해 보였어.”
“저 멋졌어요!”
“그래, 멋진데 좀 안전하게 착지하자는 이야기야.”
나는 피드백을 주고받는 놈들을 지나쳐서 대화 상대를 찾아냈다.
“김래빈.”
“옙!”
김래빈은 선아현과 유닛 무대 관련으로 대화 중이었다. 나는 선아현과 몇 마디 말한 뒤, 그 앞에 적당히 앉았다.
그리고 바로 본론으로 들어갔다.
“어땠냐.”
“예?”
“무대 해보니까 어땠어.”
“…….”
김래빈은 약간 긴장한 얼굴이었지만, 빼지 않고 대답했다.
“저, 다른 분의 프로듀싱 결과물을 알맞게 해석하여 그 제작 의도를 직업인으로서 부끄럽지 않을 만큼 잘 표현할 수 있을지에 대한 염려가 컸습니다만….”
긴 서론을 지나, 정답이 나온다.
“…이번에는 제법, 잘 소화한 것 같습니다.”
그렇지.
“물론 함께 공연해주신 아현 형께서 워낙 출중한 능력을 보여주셔서 제가 편승했다는 자각도 있습니다만, 그래도….”
김래빈은 눈을 빛냈다.
“저는 할 수 있었습니다…!”
단단한 대답이었다. 나는 웃으며 다시 물었다.
“앞으로도 할 수 있겠어?”
“…예!!”
좋아.
나는 그 확고한 대답을 들은 뒤, 거침없이 놈의 상태창을 불러왔다.
그리고 기다리던 것을 확인했다.
[!상태이상 : 도돌이표 (비활성화)]
놈의 상태이상은 깨끗이 비활성화 상태로 돌아가 있었다.
‘그래.’
물론 아예 사라진 건 아니니, 어쩌면 언젠가는 또 ‘내 프로듀싱은 망했어’ 상태가 재발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걱정은 하지 않는다. 이제 이놈은 알아서 슬럼프를 벗어날 수 있을 것이다.
한번 벗어나 봤으니까.
그리고… 프로듀싱을 그만둬도 괜찮다는 선택지가 머릿속에 잘 박혔을 테니까.
그걸로 충분했다.
“고생했다.”
“아닙니다…. 저야말로 감사했습니다! 앞으로 더 정진하겠습니다.”
김래빈은 고개를 꾸벅 숙였다. 옆에 있던 선아현이 붉은 얼굴로 박수를 쳤다.
괜찮은 마무리였다.
이걸로 다음 앨범 음원 걱정은 끝이군.
‘음, 그럼 남은 건 하난가.’
나는 연습실 벽에 등을 기댄 채, 며칠 전부터 생각하던 마지막 처리를 말할 기회를 준비했다.
“건의할 사항이 있습니다.”
“응?”
자정이 되기 직전 퇴근길, 나는 차 안에서 손을 들었다.
“그 편곡 계정 말인데요.”
“아, 그거.”
일단 콘서트가 급해서 보류로 처리해둔, 그 게임 테마곡 정식 컨택 건 말이다.
나는 덤덤히 말했다.
“그냥 해보고 싶은 거라면 제안받아도 괜찮을 것 같습니다.”
“…!”
“어, 어떻게…?”
간단히 말하자면 이거다.
“수익금 기부하면 돼요.”
“…??”
돈을 포기하면 된다.
“계약할 때 복지재단 쪽으로 수익을 돌려 버리죠.”
어차피 여기 그 돈이 더럽게 아쉬울 놈은 없다.
그냥 계정을 바꾸자니 아깝고, 기왕이면 쓸데없는 주목을 피하고 싶은 거지.
그러니까 그냥 한번 오케이하고 쭉 그 계정 쓰면 된다.
“익명 기부면 탈세 문제도 없으니까, 혹시 나중에 들켜도 문제없을 겁니다. 명의는 사업자 내서 처리하면 되고.”
“아하….”
담당자가 초보 사업자를 굳이 불법 추적까지 해가며 자세한 신상을 캐내진 않겠지.
“그렇군요! 수익성에 대한 것은 저도 욕심이 없기에 아무 이견이 없습니다.”
김래빈이 밝게 확답했다.
본인은 전혀 모르는 것 같다만, 제일 지분 많은 놈이 이래 버리니 혹시 돈 아까웠던 놈이 있어도 입을 닥칠 수밖에 없을 상황이 됐군.
뭐, 애초에 돈 얘기 꺼낼 놈도 없던 것 같으니 상관없긴 하다.
다만 배세진이 혼란스러운 얼굴로 물었다.
“그냥 무료 계약하면 안 되나…?”
안 된다.
“그건… 혹시라도 들키면 돈 썩어 넘쳐서 지적 재산권 막 다룬다고 할걸요.”
“…….”
“태도 논란을 넘어 업계에 악영향 이야기까지 나올 것 같습니다.”
원래 아이돌에게 여론은 빡센 상대다. 다 고려해 둬야지.
나는 환멸과 현타를 동시에 느끼는 것 같은 배세진의 얼굴을 지나쳐서 물었다.
“그래서, 할 거면 이렇게 익명 기부 처리가 어떨까 하는데…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궁금한데요.”
곧 선선한 긍정이 돌아왔다. 그럴 줄 알았다.
“난 좋아~”
“저도요!”
류청우까지 웃으며 입을 열었다.
“그래, 괜찮아 보인다.”
만장일치였다.
나는 목 뒤를 문질렀다.
이걸로 작곡 캠프 계정은 별문제 없이 계속 운영할 수 있겠군.
“예. 그럼 그렇게 하는 걸로.”
그렇게 김래빈 지분이 한없이 높은 테스타의 편곡 계정….
“별의별곡도 커리어가 생기는 거군요!”
…그래, ‘별의별곡’은 T1 플레이즈에게 답장을 하게 된다.
“…….”
참고로 난 저 계정명 반대했다.
왜 굳이 테스타와 연관성을 주나 싶었다만… 과반수에 승복했다는 점만은 말해두고 싶다.
‘나라고 세운 계획이 다 통하는 건 아니라서.’
웃긴 건, 이번에도 내 계획이 완벽히 생각대로 굴러가지 않았다는 점이다.
T1 플레이즈와 정식 계약을 맺은 후 며칠 뒤, 인터넷에 이런 글이 인기 글로 올라오기 시작했거든.
[플렉스 제대로 하는 편곡 위튜버]
[삼고초려의 결과.jpg]
[별의별곡 뭐하는 놈임]
“…?”
원인 추척할 것도 없었다.
그냥… 담당자가 굳이 편곡 동영상에 공개 댓글을 달아놓은 것이다.
-정식 계약 감사합니다! ‘별의별곡’님의 의사대로 계약금은 하늘소리 어린이 재단에 전액 기부됩니다. (웃는 이모티콘)
-따뜻한 마음씨에 저희도 자체적으로 동일 금액을 기부하기로 하였습니다!
덕분에 이렇게 되었다.
-아동복지재단에 전액 기부ㄷㄷㄷ
-실화냐
-갓의갓곡! 갓의갓곡!
-X간지 봐라 마 이게 플렉스다
“…….”
“…….”
“무시할까?”
“예.”
우리는 담당자에게의 항의 메일 한 통을 끝으로 모든 피드백을 중지했다.
그렇게 뜬금없이 부캐까지 인지도가 떡상하는 가운데, 날씨는 점점 더 추워지며 예고된 날짜를 향해 달리기 시작했다.
곧 연말이었다.
데뷔 못 하면 죽는 병 걸림 311화
테스타의 콘서트 2막은 끝없이 몰아치는 클라이맥스의 연속이었다.
김래빈과 선아현 유닛 무대의 서사가 이어지며, 충동이 지배하는 소년의 내면은 결국 위험하고 어두운 방향으로 흐른다.
그 격정을 표출하는 무대.
행차]
전통악기 소리가 들어가던 자리, 그 대신 놓인 파편화된 전자음이 불길한 소음을 자아낸다.
Never get away from me ya]
원곡보다 훨씬 어두운 버전의 행차는 살짝 기괴해 보일 정도로 강렬하고 섹시했다.
센터에 선 류청우가 무표정으로 고갯짓을 했다.
‘조선 좀비….’
어떤 컨셉이든 이보다 더 강렬할 수 없을 것 같아, 게이머는 이것이 가장 갈등이 고조되는 파트, 최고의 클라이맥스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아니었다.
이것이 절정이구나 싶은 파트마다 새로운 빌드업이 들어가서 계속 고조되는 것이다.
‘어어어?’
적은 이겼지만 자기 자신에게 의구심을 가지게 된 소년의 방황을 그리는 ‘Better me’가 이어졌다.
압도적인 그림자 퍼포먼스였다.
‘이게 클라이맥스구나!’
아니었다.
방황을 끝내고 깨달음을 얻어 본연의 모습으로 돌아온 소년은 화려한 복귀식을 치른다.
“…??”
펼쳐지는 무대는 지난 활동의 두 타이틀, ‘Wheel’과 ‘Drill’을 합친 ‘daybreak’였다.
불꽃놀이 같은 폭죽이 터지며 미친 듯이 화려하고 신나는, 입이 떡 벌어질 퍼포먼스가 빨아들이듯 시선을 잡았다.
별처럼 터지는 불-빛!]
전율이 흘렀다.
정말로 콘서트의 클라이맥스다운 무대였… 지만 이제 게이머도 알았다.
아니었다.
‘또 뭐 더 있지?? 어??’
이쯤 되니 아예 기대하기 시작한 것이다.
그 심리의 바닥에는 이 미친 공연이 끝나지 않고 계속되었으면 하는 바람도 있었다.
이 자극과 몰입은 너무 맛있었으니까!
그리고 그 마음에 보답이라도 하듯이 다음 무대가 이어진다.
퉁-.
그러나 이번에는 어딘가 달랐다.
‘오래 걸리는데…?’
전 무대들보다 준비시간이 길었다. VCR이 꺼지고도 한참, 검은 무대에서는 북소리만 울렸다.
‘뭐지?’
하지만 모든 것은 한꺼번에 무대 위로 돌아왔다.
호쾌한 휘파람 소리와 함께.
휘익!
“…!!”
무대 위에는 어느새 물이 흘러나오고 있었다.
‘미친!’
대체 얼마나 돈을 부은 건지 모르겠지만, 어디 초대형 워터쇼에서나 볼 법한 물줄기가 바닥에 고이며 수원을 만들어낸다.
그리고 빛이 흘렀다.
휘휘휘-익!
물줄기에 맞추어 켜진 불빛들은 물과 함께 무대 바닥에 고여 환상적인 풍경을 만든다.
그리고 그 순간, 공연자가 등장한다.
공연장 정면의 물줄기 위 어둠 속에서 뛰어내린 공연자는 물속으로 착지했다.
“…!”
차유진이었다.
둘씩 짝을 지은 유닛 무대와 다르게, 차유진은 이번 공연 중 유일하게 홀로 무대 위로 올라왔다.
그리고 기다릴 것도 없이 바로 독무를 시작했다.
말 그대로 물 만난 물고기처럼, 종아리까지 올라오는 물에서 빛과 물보라로 화려한 솔로 인트로를 펼친 것이다.
물과 빛이 포물선을 그려 난반사를 일으키며 번뜩인다. 그러나 그 모든 효과는 홀로 움직이는 공연자의 움직임 일부로 흡수당한다.
차유진의 특성은 순식간에 무대를 장악했다.
게이머는 저도 모르게 감탄했다.
“와씨.”
인간이냐?
차유진은 인트로 퍼포먼스를 마치는 순간, 고글을 벗어 던지며 관객석을 향해 씩 웃었다.
으와아아악!!!
귀가 떨어져 나갈 듯한 함성에도 게이머는 눈살을 찌푸리지 않았다.
왜냐하면 익숙한 전주가 흘러나왔기 때문이다.
‘아, 이거!’
바로 테스타의 가장 최신 히트곡.
지금도 음원차트를 굳건히 지키고 있는 ‘약속(Promise)’이었다.
현재 테스타 곡 중 가장 핫한 노래다. 게이머마저도 외출하면 두 번에 한 번꼴로 들을 수 있어서 익숙했다.
그래서 꽤 설득력 있는 추측을 했다.
‘아 여기서 그럼 축제처럼 막 떼창 유도하는 걸로 가나?’
안타깝지만, 이번에도 아니었다.
그 대신, 전주와 함께 공연장에는 맨 처음에 있던 것이 돌아왔다.
바로 조명.
우웅-
물결치는 푸른 조명이 공연장을 덮는다. 그리고 이번에는 드라이아이스 대신 관객석을 향해 기포처럼 비눗방울이 쏟아진다.
“어…?”
마지막, 모든 것을 마무리하는 무대.
공연장은 다시 바다로 바뀐다.
다만 이번에 소년은 가라앉지 않았다.
뒤로 돌아선 차유진은 어깨를 으쓱하더니, 천장, 그러니까 바다 위로 시선을 향한다.
그리고 바로 그 주변에서 무대 바닥이 열리며, 여섯 인영이 올라온다.
테스타.
그들은 수면을 향해 올라가고 있었다.
“…!”
첫 소절이 들어가기 무섭게 테스타는 웃으며 물을 박차기 시작했다.
쏟아지는 빗속에서 보여줬던 그 퍼포먼스가, 원래 의도했던 장면대로 콘서트답게 크고 화려히 펼쳐진다.
수많은 연습이 준 여유로움과 즐거움 속에서 폭우가 가미했던 불안감이 깨끗이 사라졌다.
물이 흘러내리며 수위가 복사뼈까지 낮아진 풀 속, 시원한 보컬처럼 보기 좋고 경쾌한 안무가 쏟아진다.
하늘로 Run and Fly]
인원이 늘어나자 물의 움직임은 더욱 화려해졌다.
“와.”
‘원곡 그대로’가 주는 친밀함은 박력과 만나 몰입으로 치환되었다.
순식간에 멜로디가 지나간다.
그렇게 한껏 물보라를 이용한 퍼포먼스에 푹 빠져서 응원봉을 흔들다 보면….
함께 가줘 약속해
Make you fly]
곡의 후반, 브릿지에 도착한다.
멤버들의 안무가 정적으로 변하며 물을 향하던 조명이 꺼진다. 그렇게 좀 과하게 어두워졌다 싶을 때쯤.
팟!
순식간에 공연장 내부 자체가 반짝이기 시작했다.
“헉.”
그리고 게이머는 최고출력으로 하얗게 반짝이는 자신의 응원봉을 보고 당황했다.
공연장의 모든 응원봉이, 아니, 무대 위 천장의 무수히 많은 소형 조명들이 빛나며 별 무리를 만들었다.
오늘이 반짝일 테야]
아름다웠다.
침체하여 과거의 의식 속에 가라앉았던 소년은 깨달음과 함께 현실, 별이 반짝이는 지상으로 돌아온다.
그리고 멤버들은 이제 거의 물이 고여있지 않은 무대를 놔두고 별 속으로 뛰기 시작한다.
엔딩.
물가에서 빠져나온 멤버들은, 돌출 무대 제일 앞까지 나와 마지막 하이라이트 댄스를 소화했다.
조명은 더 이상 파랗지 않았고, 밝은 황금빛과 꽃가루가 휘날리는 공연장은 한여름의 모래사장 같았다.
진정한 클라이맥스이자 피날레.
마음에 걸리는 것 한 점 없이 깨끗하게 즐거운 마지막 이야기.
그렇게 완연히 아이돌로서, 테스타는 이야기를 마무리했다.
“…….”
게이머는 어쩐지 멍한 정신으로 그 모든 장면을 지켜보았다.
시원한 감동 때문이었다.
잠시 후, 테스타 멤버들은 한 명씩 나와서 커튼콜처럼 인사를 했다.
깔리는 음악은 그들의 첫 번째 팬송, ‘마법은 너’.
좋은 일이 일어날 것 같지]
자신의 파트가 시작될 때 무대로 튀어나온 그들은 헤드마이크를 들고 공연장 여기저기를 다니며 팬서비스를 했다.
“문대야악!”
“아으악, 여기!”
거리감을 아쉬워할 팬들을 위한 시간이었고, 두 번째 팬송과 피크닉은 다 함께 떼창까지 하며 제법 시간이 길어졌다.
하지만 게이머는 지겨워하는 대신 그 커튼콜이 끝나고도 꽤 오랜 시간, 다른 팬들처럼 자리에 앉아 있었다.
‘…….’
그리고 모든 게 끝난 후, 뒤늦게 스마트폰을 열었다.
공연 시작은 오후 6시 30분이었다.
순식간에 4시간이 사라진 것이다.
“미친….”
그녀는 머리를 박았다.
돌아가는 길.
두 친구는 누가 봐도 감명받은 것 같은 자신들의 게이머 친구를 보며 내심 웃었다.
“어때? 표값 했지?”
뻔히 의도가 보이는 질문이었으나, 게이머는 승복했다.
“어, 재밌다…. 시간 순식간에 가네.”
이런 문화생활은 돈을 쓸 값어치를 했다. 아이돌에 대한 호감이 무럭무럭 마음에서 자라날 정도였다!
결국 그녀는 감탄사처럼 중얼거렸다.
“야, 진짜… 잘하더라.”
“…!”
두 친구는 순간 시선을 주고받았다.
잘한다고 하는 걸 보니, 그게 보컬이나 팬서비스라면 박문대일 가능성도 크다!
“누가?”
“누가 제일 맘에 들어??”
긴장되는 순간, 게이머는 진지한 얼굴로 입을 열었다.
“나는… 다 좋더라.”
“…??”
“저렇게 그룹이라 공연하는 게 최고다. 완전… 이거야.”
그렇다.
그녀는 최근 산삼보다 귀하다는 올팬 심리로 관람 신고식을 끝냈다.
그리고 비슷한 고백이 인터넷에서도 올라오고 있었으나, 공연한 당사자들은 그보다 원초적인 수준에서 기뻐하는 중이었다.
* * *
밤 11시.
우린 피드백 문제로 아직 퇴근 못 하고 연습실에서 야근 중이다. 하지만 분위기는 괜찮다.
콘서트 잘했거든.
“대성공~”
“아, 최고최고!!”
“재밌어요!”
다들 그 돌아버린 세트리스트를 수행하고도 힘이 남는지 얼굴에서 웃음이 안 빠진다.
‘돈값했다 이거지.’
원래 새로운 도전에 성공했을 때의 쾌감은 남다른 법이었다. 그것도 콘서트 같은 대형 기획이라면 더욱 그렇다.
나는 깔끔히 평가했다.
“네 발상이 좋았다.”
“…! 에이~ 무슨 소리야! 나야 딱, 다 된 세트리스트에 숟가락만 올린 거지~ 문대 아이디어도 많이 들어갔잖아!”
입 찢어지는데 아닌 척하긴.
어쨌든 W라이브는 마지막 날 뒤풀이처럼 길게 할 예정이니, 오늘은 그저 성공을 자축하고 점검만 하면 된다.
다만, 나는 몇 가지 할 말이 더 있다.
“음, 유진이 여기서 좀 위험해 보였어.”
“저 멋졌어요!”
“그래, 멋진데 좀 안전하게 착지하자는 이야기야.”
나는 피드백을 주고받는 놈들을 지나쳐서 대화 상대를 찾아냈다.
“김래빈.”
“옙!”
김래빈은 선아현과 유닛 무대 관련으로 대화 중이었다. 나는 선아현과 몇 마디 말한 뒤, 그 앞에 적당히 앉았다.
그리고 바로 본론으로 들어갔다.
“어땠냐.”
“예?”
“무대 해보니까 어땠어.”
“…….”
김래빈은 약간 긴장한 얼굴이었지만, 빼지 않고 대답했다.
“저, 다른 분의 프로듀싱 결과물을 알맞게 해석하여 그 제작 의도를 직업인으로서 부끄럽지 않을 만큼 잘 표현할 수 있을지에 대한 염려가 컸습니다만….”
긴 서론을 지나, 정답이 나온다.
“…이번에는 제법, 잘 소화한 것 같습니다.”
그렇지.
“물론 함께 공연해주신 아현 형께서 워낙 출중한 능력을 보여주셔서 제가 편승했다는 자각도 있습니다만, 그래도….”
김래빈은 눈을 빛냈다.
“저는 할 수 있었습니다…!”
단단한 대답이었다. 나는 웃으며 다시 물었다.
“앞으로도 할 수 있겠어?”
“…예!!”
좋아.
나는 그 확고한 대답을 들은 뒤, 거침없이 놈의 상태창을 불러왔다.
그리고 기다리던 것을 확인했다.
놈의 상태이상은 깨끗이 비활성화 상태로 돌아가 있었다.
‘그래.’
물론 아예 사라진 건 아니니, 어쩌면 언젠가는 또 ‘내 프로듀싱은 망했어’ 상태가 재발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걱정은 하지 않는다. 이제 이놈은 알아서 슬럼프를 벗어날 수 있을 것이다.
한번 벗어나 봤으니까.
그리고… 프로듀싱을 그만둬도 괜찮다는 선택지가 머릿속에 잘 박혔을 테니까.
그걸로 충분했다.
“고생했다.”
“아닙니다…. 저야말로 감사했습니다! 앞으로 더 정진하겠습니다.”
김래빈은 고개를 꾸벅 숙였다. 옆에 있던 선아현이 붉은 얼굴로 박수를 쳤다.
괜찮은 마무리였다.
이걸로 다음 앨범 음원 걱정은 끝이군.
‘음, 그럼 남은 건 하난가.’
나는 연습실 벽에 등을 기댄 채, 며칠 전부터 생각하던 마지막 처리를 말할 기회를 준비했다.
“건의할 사항이 있습니다.”
“응?”
자정이 되기 직전 퇴근길, 나는 차 안에서 손을 들었다.
“그 편곡 계정 말인데요.”
“아, 그거.”
일단 콘서트가 급해서 보류로 처리해둔, 그 게임 테마곡 정식 컨택 건 말이다.
나는 덤덤히 말했다.
“그냥 해보고 싶은 거라면 제안받아도 괜찮을 것 같습니다.”
“…!”
“어, 어떻게…?”
간단히 말하자면 이거다.
“수익금 기부하면 돼요.”
“…??”
돈을 포기하면 된다.
“계약할 때 복지재단 쪽으로 수익을 돌려 버리죠.”
어차피 여기 그 돈이 더럽게 아쉬울 놈은 없다.
그냥 계정을 바꾸자니 아깝고, 기왕이면 쓸데없는 주목을 피하고 싶은 거지.
그러니까 그냥 한번 오케이하고 쭉 그 계정 쓰면 된다.
“익명 기부면 탈세 문제도 없으니까, 혹시 나중에 들켜도 문제없을 겁니다. 명의는 사업자 내서 처리하면 되고.”
“아하….”
담당자가 초보 사업자를 굳이 불법 추적까지 해가며 자세한 신상을 캐내진 않겠지.
“그렇군요! 수익성에 대한 것은 저도 욕심이 없기에 아무 이견이 없습니다.”
김래빈이 밝게 확답했다.
본인은 전혀 모르는 것 같다만, 제일 지분 많은 놈이 이래 버리니 혹시 돈 아까웠던 놈이 있어도 입을 닥칠 수밖에 없을 상황이 됐군.
뭐, 애초에 돈 얘기 꺼낼 놈도 없던 것 같으니 상관없긴 하다.
다만 배세진이 혼란스러운 얼굴로 물었다.
“그냥 무료 계약하면 안 되나…?”
안 된다.
“그건… 혹시라도 들키면 돈 썩어 넘쳐서 지적 재산권 막 다룬다고 할걸요.”
“…….”
“태도 논란을 넘어 업계에 악영향 이야기까지 나올 것 같습니다.”
원래 아이돌에게 여론은 빡센 상대다. 다 고려해 둬야지.
나는 환멸과 현타를 동시에 느끼는 것 같은 배세진의 얼굴을 지나쳐서 물었다.
“그래서, 할 거면 이렇게 익명 기부 처리가 어떨까 하는데…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궁금한데요.”
곧 선선한 긍정이 돌아왔다. 그럴 줄 알았다.
“난 좋아~”
“저도요!”
류청우까지 웃으며 입을 열었다.
“그래, 괜찮아 보인다.”
만장일치였다.
나는 목 뒤를 문질렀다.
이걸로 작곡 캠프 계정은 별문제 없이 계속 운영할 수 있겠군.
“예. 그럼 그렇게 하는 걸로.”
그렇게 김래빈 지분이 한없이 높은 테스타의 편곡 계정….
“별의별곡도 커리어가 생기는 거군요!”
…그래, ‘별의별곡’은 T1 플레이즈에게 답장을 하게 된다.
“…….”
참고로 난 저 계정명 반대했다.
왜 굳이 테스타와 연관성을 주나 싶었다만… 과반수에 승복했다는 점만은 말해두고 싶다.
‘나라고 세운 계획이 다 통하는 건 아니라서.’
웃긴 건, 이번에도 내 계획이 완벽히 생각대로 굴러가지 않았다는 점이다.
T1 플레이즈와 정식 계약을 맺은 후 며칠 뒤, 인터넷에 이런 글이 인기 글로 올라오기 시작했거든.
“…?”
원인 추척할 것도 없었다.
그냥… 담당자가 굳이 편곡 동영상에 공개 댓글을 달아놓은 것이다.
-정식 계약 감사합니다! ‘별의별곡’님의 의사대로 계약금은 하늘소리 어린이 재단에 전액 기부됩니다. (웃는 이모티콘)
-따뜻한 마음씨에 저희도 자체적으로 동일 금액을 기부하기로 하였습니다!
덕분에 이렇게 되었다.
-아동복지재단에 전액 기부ㄷㄷㄷ
-실화냐
-갓의갓곡! 갓의갓곡!
-X간지 봐라 마 이게 플렉스다
“…….”
“…….”
“무시할까?”
“예.”
우리는 담당자에게의 항의 메일 한 통을 끝으로 모든 피드백을 중지했다.
그렇게 뜬금없이 부캐까지 인지도가 떡상하는 가운데, 날씨는 점점 더 추워지며 예고된 날짜를 향해 달리기 시작했다.
곧 연말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