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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a Mắt Hay Ra Đi Raw - C310

A- A+

데뷔 못 하면 죽는 병 걸림 310화
물속 전경을 공연장에 고스란히 구현하며 시작된 테스타의 콘서트.
그리고 펼쳐진 것은… 친구 따라 얼결에 콘서트에 온 게이머가 예상하지 못했던 공연이었다.
‘허.’
보통 주체가 가수든 아이돌이든 ‘콘서트’라고 하면 예상하는 형식이 있기 마련이다.
공연자가 중심이 되는, 자신의 무대를 선보이는 퍼포먼스.
히트곡과 최신곡을 잘 섞어서 배분한 뒤 공연의 텐션이 떨어지지 않도록 순서가 조절된 그것 말이다.
그리고 실제로 테스타 역시 지금까지 그런 콘서트를 해왔기에, 친구들은 그녀에게 비슷한 설명을 했었다.
-너도 아는 곡 많아서 재밌을 거야ㅋㅋ
-맞아 그리고 애들 다 진짜 잘생기고 잘해 티켓값 무조건 한다!ㅠㅠ 취소 너무 아까워!
하지만 지금은 아니었다.
이 콘서트에는 그 대신 이야기가 있었다.
[서서히 잠기는
시간을 밤을
벗어나고 싶지 않아]
드라이아이스 사이로, 현대무용에서 가져온 우아한 안무가 바닷속을 부유하듯 천 자락을 휘날리며 펼쳐진다.
첫 곡으로 선택된 바로 완벽한 오케스트라로 편곡된 ‘자정, 그리고 다음’이다.
대단히 독특한 선택이었다.
이 정도 연차의 히트곡 많은 아이돌이라면 많이 공연했던 데뷔 초 곡은 기껏해야 메들리로 빼버리는 게 보통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테스타는 굳이 이 곡을 편곡까지 해가며 사용했다.
여기가, 이 공연에서 보여줄 서사의 시작점이니까.
[노래도 꿈도
다 잊어버려 여긴 자정,
너의 Midnight]
바닷속에 빠진 소년은 꿈과 함께 과거에 고인다.
태엽이 돌아가고, 멤버들은 바닷속에 가라앉아 과거를 체험한다.
‘자정, 그리고 다음’의 끝을 알리는 괘종소리와 동시에, 심해에 누운 멤버들.
[댕-]
그리고 무대 배경은 자연스럽게 교실이 된다.
꿈이라도 꾸는 듯, 조명이 바뀌며 선명하게.
자연스럽게 연결되는 곡은 ‘하이파이브’다. 경쾌한 청춘을 노래하는 밝고 쾌활한 락 사운드!
일어난 멤버들이 살짝 얼떨떨해하는 간주를 지나, 씩 웃으며 발을 굴리는 안무를 하며 무대를 뛰어다닌다.
[내 발이 움직여
빠르게 더 멀리!]
그렇게 과거로 돌아간 소년은 꿈을 좇고, 사랑에 빠지고, 적과 만나고, 이기기 위한 힘을 키운다.
그 각각의 맥락마다 테스타의 곡이 하나씩 꿰차고 들어갔다.
물론 테스타는 아이돌이고, 진짜 뮤지컬이나 오페라만큼 스토리가 노골적인 구성은 아니었다.
하지만 가사와 분위기, 그리고 틈틈이 등장하는 VCR을 통해 충분히 그 맥락들을 이해할 수 있었다.
테스타에 별 배경지식이 없던 사람이라면 더더욱!
‘이거… 원래 이렇게 하려고 만든 노래야?’
게이머가 당황할 정도였다.
팬들은 워낙 곡이 친숙했기에 좀 더 부드럽게 넘어갔지만, 사실 멤버들은 곡 사이사이마다 스토리에 맞춘 표현을 도드라지게 넣어주었다.
그리고 게이머는 그 모든 텍스트를 다 곡과 동등한 비율로 받아들였다.
당혹, 기쁨, 긴장, 경계….
그 넘치는 끼와 표현력이 남달랐기 때문에, 게이머는 순식간에 낯선 곡까지 몰입했다.
사랑의 깨달음을 통해 성장한 무대 위 주인공은 힘을 과시하듯 강렬한 퍼포먼스를 펼친다.
[물어, 뜯어, 즐겨
Now Spring out!]
서사는 무대의 입체감을 돋운다.
결국 총포와 댄서를 활용한 콘서트형 퍼포먼스가 강렬히 터질 때 즈음에는, 그녀는 거의 무의식중에 무대 끝에서 박수와 환호를 보내고 있었다!
“헉.”
아이돌 콘서트에 와서는 응원을 하는 것도 아니고 이런 조건 반사적 감상문 같은 반응이라니?
무슨 뮤지컬 보러 왔냐며 그녀는 스스로가 어이가 없어졌지만, 그럴 필요도 없었다.
테스타가 더 진심이었다.
고음과 성량, 과격한 안무가 혼연일체 되어 강렬한 ‘Spring out’의 엔딩, 그 끝에선 조명이 점멸했다.
찢어지는 함성과 심장이 쾅쾅 울리는 서사적 고조.
그러나 순간, 씻은 듯이 모든 것이 정지했다.
“…!”
화려히 절정으로 마무리된 곡 다음에는… 쉬는 시간이다.
[~Intermission~]
[곧 2막이 시작됩니다.]
이들은 심지어 인터미션 형식까지 살려놓은 것이다.
지금 네가 뭘 봤는지 한번 곱씹어보라는 듯이. 기대감을 더 부풀리라는 듯이.
“…….”
[야호!]
게이머는 무슨 공익광고마냥 멤버들이 동물 잠옷을 입고 뛰어다니는 VCR이 재생되는 것을 보며 입을 벌렸다.
그녀만 그런 것은 아니었다.
인터미션답게 불이 켜지고 분위기가 느슨해지자, ‘쉬는 시간’인 듯한 그 암묵적 허락에 팬들도 날뛰기 시작했다.
“어후, 어후, 어우….”
“이거 뭐야?”
스마트폰을 잡고 미친 듯이 뭔가를 적는 사람이 수두룩했다.
그리고 게이머에도 메시지가 왔다.
-대천재대천재대천재ㄷㅐ첮내대천재
-(쓰러지는 이모티콘)
두 친구였다.
둘이 앉은 자리를 육안으로 확인해 보니, 둘 다 VCR에 완전히 시선을 고정한 채로 카톡만 보낸 것 같았다.
‘허어.’
좀 무서웠다.
하지만 조금은 이해가 갔다.
‘나같이 아무것도 모르는 사람도 막 즐길 수 있게 잘 만드네.’
이런 콘서트라면 한 번쯤 볼 만했다. 강권의 이유를 알겠다며 그녀는 내심 인정했다.
테스타가 이런 형식의 공연을 한 건 처음이며 덕분에 SNS가 난리 통이라는 것은 짐작하지도 못한 채, 그녀는 전과 달리 더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2막을 기다렸다.
‘이제 막 싸우는 내용 나오는 건가?’
이런 왕도식 게임 주인공 서사는 그녀도 익숙했으니까! 거기에 화려한 춤과 노래를 곁들이니 재미가 없을 수 없었다!
곧, 발랄한 안내 방송과 함께 공연이 재시작되었다.
[관객 여러분, 대체 이 녀석들이 무슨 생각으로 이런 공연을 하는지 조금 놀라셨죠? 다소 궁금하시죠?]
이세진이다.
그 능청맞은 멘트에 웃음과 반응으로 객석이 떠들썩해질 때.
[그래도 테스타가 어떻게 되는지는 곧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그럼 2막, 지금 시작합니다.]
불이 꺼진다.
가벼운 오케스트라가 흐르고, 공연자가 적절히 템포를 끊어놓은 대로 사람들의 마음에 또 기대감이 차오를 때.
게이머는 자신이 중앙제어가 가능한 응원봉을 들고 있다는 것을 진실로 깨달았다.
[What makes people live?]
이번 무대의 테마는 적 추격.
무대에서 시작된 달리는 빛의 효과가, 응원봉까지 이어지며 거대한 포물선을 그리며 객석으로 퍼지고 있었다.
무대 위 분위기와 스토리의 연장선으로 응원봉까지 이용하는 선택.
‘으아악!’
이제 게이머는 쉽게 감명받았다.
‘관객이 무대에 참여하는 것 같은 느낌으로 한 거지?’
이런 변태적인 수준의 디테일이 어딘지 마니아의 심정을 자극하는 면모가 있었다!
‘완전 작정했네!’
그렇다.
테스타는 이 공연에 스토리적 맥락과 몰입을 부여하기 위해 섬세히 골조를 짜고 역량을 부어 넣었다.
하지만 어떻게 짜 맞춰도 그 사이사이에 어쩔 수 없는 빈틈이 생겼다.
테스타의 곡이 하나의 스토리를 노리고 작곡한 것도 아니며, 뮤지컬로 제작된 음악가들의 곡만큼 가짓수가 대단히 풍부한 것도 아니니까.
그래서 바로 그 공백을 채우는 게 커버 무대.
솔로와 유닛 퍼포먼스였다.
2막은 하이라이트가 될 최신 유행곡과 그것을 뒷받침해 주는 커버곡으로 채워져 있었다.
그래서 테스타는 무대 뒤에서도 아주 정교히 계산하여 움직여야 했다.
* * *
“허억.”
“3분!”
신음과 단답, 고함이 오가는 백스테이지.
신경에 거슬리는 소음이고 나발이고, 나는 계산을 계속했다.
‘빠듯해.’
무대와 무대 감의 연결감이 중요해지다 보니 숨 돌릴 시간이 더 줄었다. 무대 중간중간 토크를 넣거나 여유 부릴 시간이 없으니까.
-와아아아!
나는 방금 들었던 환호에 휩쓸리지 않기 위해 혀를 눌렀다.
그리고 냉정히 생각했다.
‘역시 호불호가 갈리겠어.’
지금이야 관객들이 신선하고 재밌으니 대단히 좋아하겠지만, 머리가 식는 순간 말이 나온다.
콘서트에서 좀 더 쌍방향으로 소통하고 싶어 하는 팬들도 있을 테니까.
그 점을 보완하기 위해 공연 이후 W라이브 소통을 기획해둔 건 올바른 판단이다.
‘좋아.’
그 이상 흡족할 시간은 없었다. 마침 다음 무대에 오를 옆 놈이 죽상을 하고 있더라고.
나는 얼굴이 허옇게 질린 김래빈에게 물었다.
“걱정되냐?”
“예? 아, 아닙니다. 최선을 다하여 팬분들께서 만족하실 무대를 보여드리고 오겠습니다…!”
김래빈은 빠릿빠릿하게 대답은 했지만, 손을 쥐었다 폈다 하고 있었다.
평소보다 긴장된다는 뜻이다.
‘그럴 만도 하지.’
나는 팔짱을 꼈다.
우리는 이런 경험이 부족했다.
다른 사람이 일방적으로 준 곡에 손대지 않은 채 그저 그 자체를 완벽히 이해하고 구현하려는 노력.
이미 작곡가의 의도대로 완성된 작품에 자신을 맞추는 커리어가 데뷔 후 거의 없던 것이다.
‘곡과 컨셉에 계속 참여했으니까.’
본래 신인이 4, 5년에 걸쳐 수행하며 기반으로 삼을 훈련을 생략한 것과 다름없다.
음원을 건드릴 수 없으니, 그 외의 모든 요소… 특히 자신을 극한까지 활용하는 법을 익히는 것을.
‘이번 기회에 습득한다.’
그게 바로 오늘 우리가 한둘씩 찢어져서 제대로 보여줘야 할 부분이기도 했다.
애초에 왜 큰세진은 이렇게 스토리가 도드라지는 형태로 세트리스트를 수정했겠는가.
간단했다.
-곡에 터치 안 하기로 했잖아요~ 그 시간 여기다 쓰죠?
편곡 시간을 빼고 그 공백에 자신 안에서 더 갈고 닦을 역량을 추가한 것이다.
무대에서 공연자가 고려하여 표현할 요소에 ‘맥락’까지 포함해 버린 거지.
나는 김래빈의 등을 쳤다.
“연습 때도 좋았으니까 편하게 하고 와라.”
침 삼키는 소리가 들렸다.
“…예.”
김래빈은 굳세게 고개를 끄덕였다.
뭐, 사실 이렇게까지 안 해도 괜찮을 문제다만.
“무, 문대야, 저기, 래빈이와 이동해야 하는데….”
환복을 끝낸 놈이 김래빈의 앞으로 슬그머니 다가왔다.
선아현.
다음 무대에서 김래빈과 유닛 퍼포먼스를 할 멤버다.
나는 웃으며 입을 열었다.
“선아현.”
“으응?”
“김래빈, 이 무대 잘할 것 같지.”
선아현은 눈 하나 깜짝하지 않고 대답했다.
“응.”
“…!”
머뭇거림 한 점 없는 단호함. 놈으로서는 드물 정도로 자기 확신 어린 말이었다.
“감사합니다…!”
덕분에 김래빈은 그 기세에 감명받은 것 같았다. 둘은 뛰어가기 전, 악수했다.
“우, 우리 잘하고 오자!”
“옙!”
‘붙여놓길 잘했군.’
선아현의 확신에는 근거가 있다.
놈은 우리 중 유일하게 이런 기반을 닦을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이미 있으니까.
선아현은 기존 작품의 의도에 대한 완벽한 해석, 표현을 내놓는 것을 목표로 유년기를 다 쏟아 넣었었다.
놈은 수석 발레 전공자였다.
“우, 우리 갈게…!”
“그래.”
나는 김래빈과 선아현이 뛰어가는 것을 보았다.
그림은 괜찮았다.
* * *
바로 직전 무대 위.
[이건 너를 부르는 소-리]
소년의 내면이 부르는 유혹, ‘부름’의 퍼포먼스가 끝났다.
목이 잡힌 배세진이 객석을 노려보면서.
‘아아아악!!’
박문대의 홈마는 내면으로 울부짖음을 삼켰다.
‘어떻게 콘서트에서 이런 깜찍발랄 천재기획을 하고선 홍보 한번 안 할 수 있어! 설마 상세페이지 설명에 ‘뮤지컬처럼 풍성한’이 힌트였냐고!’
그리고 심호흡했다. 진정해야 했다.
비록 부름 퍼포먼스에 추가된 박문대의 음울한 솔로 파트가 기가 막히게 섹시해서 곱씹고 싶다고 해도 다음 무대를 똑똑히 봐야 했다!
[툭.]
하지만 막상 VCR을 보니, 다음에 등장하는 건 유닛 무대인 것 같았다.
‘흠.’
그녀는 악수하는 두 손만 보고도 박문대가 아님을 짐작했다. 그래서 약간 긴장을 풀었다.
‘무대로서 잘 즐기자.’
이성을 챙긴 그녀는 시선을 다시 고정했다.
그 순간, 무대 아래에서도 역시 의상 교체를 마친 테스타의 멤버들이 대기하며 모니터를 보고 있었다.
“시작한다!”
박문대는 턱을 만지려다가, 메이크업을 의식해 손을 내렸다.
그리고 화면에 집중했다.
전담팀에서 자체적으로 설치한 대형 모니터에서 무대 장면이 송출되고 있었다.
클라이맥스 최종 빌드업 단계에 삽입된 유닛 무대를 위해, VCR이 꺼지고 음악이 울리기 시작한다.
Rrrrrrrrrr!
90년대의 세기말 실험성을 책임지던 프로그레시브 록 밴드의 강렬한 사운드다.
‘구현 좋고.’
적과의 대치에서 결정적인 순간에 패배한 소년.
더 큰 힘을 향한 유혹이었던 ‘부름’의 다음에 오는 퍼포먼스는 결국 내면의 갈등이다.
강렬한 유혹처럼 몰아치던 천둥 같은 일렉은 곧 잦아들고, 그 자리로 1막에서 활약하던 우아하고 날렵한 소리가 채운다.
오케스트라의 바이올린 솔로. 그리고 나직한 보컬.
[아찔하게 머무는 자리]
그래서 먼저 무대 위로 먼저 오르는 것은 선아현이다.
이성과 지성, 성품을 상징하는 상징이란 상징은 다 연출로 표현한 인물은 부드럽게 무대를 가로지른다.
현대무용을 응용한 동작과 함께, 하얀 스포트라이트가 떨어진다.
[발끝으로 서 있네]
실험적인 곡이었으나, 무대 위에서 댄서와 함께 이루어지는 퍼포먼스는 난해하지 않았다.
전달력이 말도 안 되게 좋았기 때문이다.
“와.”
“Cooool.”
흰 의상을 입고 곧은 선을 그리는 선아현은 곡의 전경을 완벽히 그렸다.
흔들리지 않는 보컬은 그것마저 반주의 하나로 녹아들며, 퍼포먼스가 더 돋보인다.
[불이 바뀌어도 목소리를 지켜야지]
[한 걸음, 한 걸음]
손을 뻗고, 백플립을 하며 부드럽게 착지하는 동작에 천이 휘날린다.
남은 역량 한 치까지 끌어 쓰는 듯한 그 숙련도가 주는 박력은 남달랐다.
‘진짜….’
관객들이 푹 빠지는 그 정적인 절정.
하지만 불협화음을 여기서 등장한다.
쿵.
바이올린이 깨진다.
Rrrrrrrrrr!
일렉이 몰아친다.
그리고 깜박이는 스포트라이트와 함께 무대 반대편에서 다른 이가 모습을 드러낸다.
[Red light]
무수한 검은 버클로 조인 옷을 입은 김래빈이다.
그는 춤 같은 건 추지 않았다.
대신 헤드 마이크를 들고 천천히 전진했을 뿐이다.
천천히, 위압적으로.
[걸어가면 넘어지지
거기 멈춰 돌아가]
그리고 랩이 쏘아져 나왔다.
영어와 한국어가 섞인 엇박의 랩은 느릿하게 시작하더니, 점점 빨라졌다.
그리고 마이크에서 지직거리는 전자음.
그건 2000년대 밴드 콘서트에서 한 교포 랩퍼와 콜라보로 선보여진 편곡이었다.
당시 인터뷰에는 이 곡 퍼포먼스의 중점이 남아 있었다.
-무대 중간에 불청객처럼 난입하여 주인이 되어야 하는 노래
그리고 김래빈은 그렇게 했다.
그는 오케스트라를 밀어내고 일렉의 템포에 맞춰서 무대에 억지로 비집고 정착했다.
[Tick-tock, Tick-tock]
[줄이 바뀔 때 너는 네가 아닌 거야
발이 있는 데에 네 맘이 있는 거야]
랩이 들어가고, 제스처가 커지고, 안무가 퍼진다.
무대를 뺏는다.
오케스트라 소리와 함께, 선아현은 마지막 저항처럼 짧고 강렬한 퍼포먼스를 맞부딪혔지만 이미 모든 연출에서 잠식당한 후였다.
그리하여 오케스트라는 사라지고, 선아현도 무대 장치와 함께 한 편에서 인상적으로 낙하해 사라진다.
Rrrrrrrrrr!
완전히 톤이 바뀐 무대.
그리고 그제야 김래빈이 댄서와 함께하는 짧고 강렬한 군무가, 초반 선아현이 장악하고 있던 시간만큼 무대를 채운다.
-Wak. Wak. Wak. Wak!
지배적이고 강렬한 크럼프가 섞인 댄서들의 군무 가운데서, 김래빈은 발을 맞추어 코트 자락을 휘날렸다.
내면은 충동에 지배당하고 있었다.
그렇게 곡은 원곡자의 의도 그대로의 의미를 담아, 2020년대에 재현되었다.
단 하나, 엔딩을 제외하고.
-음음음.
지성은 다시 돌아오지 않았다.
마지막까지 서 있는 것은 충동뿐이었다.
-Get off
곡의 엔딩, 김래빈은 뒤로 돌아 무대 아래로 사라졌다.
* * *
와아아아악!!!
“와, 소리 봐!”
공연장의 비명이 백스테이지의 좁은 복도 골조까지 박살 낼 듯 울린다.
원래 환성에 후한 편이긴 하지만, 이 정도면 솔직한 감상이라고 봐도 된다.
‘유닛이 커버곡을 한 게 본 무대만큼 좋았다는 뜻이다.’
성공이었다. 나는 기꺼이 입을 열었다.
“잘하더라.”
“고, 고마워…!”
먼저 돌아온 선아현이 수건을 덮어쓴 채로 웃었다. 그리고 남은 한 놈은 지금 복도에서 모습을 드러냈다.
멤버들이 아낌없이 환호한다.
“김래빈!!”
“진짜 잘했어! 완전 멋있었어!”
“감사합니다…!”
코트를 벗은 김래빈은 빼지 않고 상기된 얼굴로 고개를 꾸벅거렸다.
‘본인이 생각하기에도 제법 잘했나 보지.’
이렇게 솔직한 놈도 드물 것이다.
나는 피식 웃었다.
“잘했어.”
“네…!”
나는 그 이상 별말 하지 않고 김래빈의 어깨나 몇 번 두드려주었다.
어차피 지금은 더 할 시간도 없을 테니까.
“의상 갈아입어라.”
“아!!”
김래빈은 뭔가 말하려는 듯 입을 열다가, 즉시 ‘20초 만에 환복하기’ 미션을 수행하기 위해 스탭에게 몸을 맡기게 되었다.
“자자, 150초 남았습니다~ 우리 행차하러 가야죠?”
“행차!”
그래, 아직도 콘서트는 끝나지 않았다.
그리고 내가 준비한 것도 이게 전부는 아니었다.

데뷔 못 하면 죽는 병 걸림 310화

물속 전경을 공연장에 고스란히 구현하며 시작된 테스타의 콘서트.

그리고 펼쳐진 것은… 친구 따라 얼결에 콘서트에 온 게이머가 예상하지 못했던 공연이었다.

‘허.’

보통 주체가 가수든 아이돌이든 ‘콘서트’라고 하면 예상하는 형식이 있기 마련이다.

공연자가 중심이 되는, 자신의 무대를 선보이는 퍼포먼스.

히트곡과 최신곡을 잘 섞어서 배분한 뒤 공연의 텐션이 떨어지지 않도록 순서가 조절된 그것 말이다.

그리고 실제로 테스타 역시 지금까지 그런 콘서트를 해왔기에, 친구들은 그녀에게 비슷한 설명을 했었다.

-너도 아는 곡 많아서 재밌을 거야ㅋㅋ

-맞아 그리고 애들 다 진짜 잘생기고 잘해 티켓값 무조건 한다!ㅠㅠ 취소 너무 아까워!

하지만 지금은 아니었다.

이 콘서트에는 그 대신 이야기가 있었다.

시간을 밤을

벗어나고 싶지 않아]

드라이아이스 사이로, 현대무용에서 가져온 우아한 안무가 바닷속을 부유하듯 천 자락을 휘날리며 펼쳐진다.

첫 곡으로 선택된 바로 완벽한 오케스트라로 편곡된 ‘자정, 그리고 다음’이다.

대단히 독특한 선택이었다.

이 정도 연차의 히트곡 많은 아이돌이라면 많이 공연했던 데뷔 초 곡은 기껏해야 메들리로 빼버리는 게 보통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테스타는 굳이 이 곡을 편곡까지 해가며 사용했다.

여기가, 이 공연에서 보여줄 서사의 시작점이니까.

다 잊어버려 여긴 자정,

너의 Midnight]

바닷속에 빠진 소년은 꿈과 함께 과거에 고인다.

태엽이 돌아가고, 멤버들은 바닷속에 가라앉아 과거를 체험한다.

‘자정, 그리고 다음’의 끝을 알리는 괘종소리와 동시에, 심해에 누운 멤버들.

그리고 무대 배경은 자연스럽게 교실이 된다.

꿈이라도 꾸는 듯, 조명이 바뀌며 선명하게.

자연스럽게 연결되는 곡은 ‘하이파이브’다. 경쾌한 청춘을 노래하는 밝고 쾌활한 락 사운드!

일어난 멤버들이 살짝 얼떨떨해하는 간주를 지나, 씩 웃으며 발을 굴리는 안무를 하며 무대를 뛰어다닌다.

빠르게 더 멀리!]

그렇게 과거로 돌아간 소년은 꿈을 좇고, 사랑에 빠지고, 적과 만나고, 이기기 위한 힘을 키운다.

그 각각의 맥락마다 테스타의 곡이 하나씩 꿰차고 들어갔다.

물론 테스타는 아이돌이고, 진짜 뮤지컬이나 오페라만큼 스토리가 노골적인 구성은 아니었다.

하지만 가사와 분위기, 그리고 틈틈이 등장하는 VCR을 통해 충분히 그 맥락들을 이해할 수 있었다.

테스타에 별 배경지식이 없던 사람이라면 더더욱!

‘이거… 원래 이렇게 하려고 만든 노래야?’

게이머가 당황할 정도였다.

팬들은 워낙 곡이 친숙했기에 좀 더 부드럽게 넘어갔지만, 사실 멤버들은 곡 사이사이마다 스토리에 맞춘 표현을 도드라지게 넣어주었다.

그리고 게이머는 그 모든 텍스트를 다 곡과 동등한 비율로 받아들였다.

당혹, 기쁨, 긴장, 경계….

그 넘치는 끼와 표현력이 남달랐기 때문에, 게이머는 순식간에 낯선 곡까지 몰입했다.

사랑의 깨달음을 통해 성장한 무대 위 주인공은 힘을 과시하듯 강렬한 퍼포먼스를 펼친다.

Now Spring out!]

서사는 무대의 입체감을 돋운다.

결국 총포와 댄서를 활용한 콘서트형 퍼포먼스가 강렬히 터질 때 즈음에는, 그녀는 거의 무의식중에 무대 끝에서 박수와 환호를 보내고 있었다!

“헉.”

아이돌 콘서트에 와서는 응원을 하는 것도 아니고 이런 조건 반사적 감상문 같은 반응이라니?

무슨 뮤지컬 보러 왔냐며 그녀는 스스로가 어이가 없어졌지만, 그럴 필요도 없었다.

테스타가 더 진심이었다.

고음과 성량, 과격한 안무가 혼연일체 되어 강렬한 ‘Spring out’의 엔딩, 그 끝에선 조명이 점멸했다.

찢어지는 함성과 심장이 쾅쾅 울리는 서사적 고조.

그러나 순간, 씻은 듯이 모든 것이 정지했다.

“…!”

화려히 절정으로 마무리된 곡 다음에는… 쉬는 시간이다.

이들은 심지어 인터미션 형식까지 살려놓은 것이다.

지금 네가 뭘 봤는지 한번 곱씹어보라는 듯이. 기대감을 더 부풀리라는 듯이.

“…….”

게이머는 무슨 공익광고마냥 멤버들이 동물 잠옷을 입고 뛰어다니는 VCR이 재생되는 것을 보며 입을 벌렸다.

그녀만 그런 것은 아니었다.

인터미션답게 불이 켜지고 분위기가 느슨해지자, ‘쉬는 시간’인 듯한 그 암묵적 허락에 팬들도 날뛰기 시작했다.

“어후, 어후, 어우….”

“이거 뭐야?”

스마트폰을 잡고 미친 듯이 뭔가를 적는 사람이 수두룩했다.

그리고 게이머에도 메시지가 왔다.

-대천재대천재대천재ㄷㅐ첮내대천재

-(쓰러지는 이모티콘)

두 친구였다.

둘이 앉은 자리를 육안으로 확인해 보니, 둘 다 VCR에 완전히 시선을 고정한 채로 카톡만 보낸 것 같았다.

‘허어.’

좀 무서웠다.

하지만 조금은 이해가 갔다.

‘나같이 아무것도 모르는 사람도 막 즐길 수 있게 잘 만드네.’

이런 콘서트라면 한 번쯤 볼 만했다. 강권의 이유를 알겠다며 그녀는 내심 인정했다.

테스타가 이런 형식의 공연을 한 건 처음이며 덕분에 SNS가 난리 통이라는 것은 짐작하지도 못한 채, 그녀는 전과 달리 더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2막을 기다렸다.

‘이제 막 싸우는 내용 나오는 건가?’

이런 왕도식 게임 주인공 서사는 그녀도 익숙했으니까! 거기에 화려한 춤과 노래를 곁들이니 재미가 없을 수 없었다!

곧, 발랄한 안내 방송과 함께 공연이 재시작되었다.

이세진이다.

그 능청맞은 멘트에 웃음과 반응으로 객석이 떠들썩해질 때.

불이 꺼진다.

가벼운 오케스트라가 흐르고, 공연자가 적절히 템포를 끊어놓은 대로 사람들의 마음에 또 기대감이 차오를 때.

게이머는 자신이 중앙제어가 가능한 응원봉을 들고 있다는 것을 진실로 깨달았다.

이번 무대의 테마는 적 추격.

무대에서 시작된 달리는 빛의 효과가, 응원봉까지 이어지며 거대한 포물선을 그리며 객석으로 퍼지고 있었다.

무대 위 분위기와 스토리의 연장선으로 응원봉까지 이용하는 선택.

‘으아악!’

이제 게이머는 쉽게 감명받았다.

‘관객이 무대에 참여하는 것 같은 느낌으로 한 거지?’

이런 변태적인 수준의 디테일이 어딘지 마니아의 심정을 자극하는 면모가 있었다!

‘완전 작정했네!’

그렇다.

테스타는 이 공연에 스토리적 맥락과 몰입을 부여하기 위해 섬세히 골조를 짜고 역량을 부어 넣었다.

하지만 어떻게 짜 맞춰도 그 사이사이에 어쩔 수 없는 빈틈이 생겼다.

테스타의 곡이 하나의 스토리를 노리고 작곡한 것도 아니며, 뮤지컬로 제작된 음악가들의 곡만큼 가짓수가 대단히 풍부한 것도 아니니까.

그래서 바로 그 공백을 채우는 게 커버 무대.

솔로와 유닛 퍼포먼스였다.

2막은 하이라이트가 될 최신 유행곡과 그것을 뒷받침해 주는 커버곡으로 채워져 있었다.

그래서 테스타는 무대 뒤에서도 아주 정교히 계산하여 움직여야 했다.

* * *

“허억.”

“3분!”

신음과 단답, 고함이 오가는 백스테이지.

신경에 거슬리는 소음이고 나발이고, 나는 계산을 계속했다.

‘빠듯해.’

무대와 무대 감의 연결감이 중요해지다 보니 숨 돌릴 시간이 더 줄었다. 무대 중간중간 토크를 넣거나 여유 부릴 시간이 없으니까.

-와아아아!

나는 방금 들었던 환호에 휩쓸리지 않기 위해 혀를 눌렀다.

그리고 냉정히 생각했다.

‘역시 호불호가 갈리겠어.’

지금이야 관객들이 신선하고 재밌으니 대단히 좋아하겠지만, 머리가 식는 순간 말이 나온다.

콘서트에서 좀 더 쌍방향으로 소통하고 싶어 하는 팬들도 있을 테니까.

그 점을 보완하기 위해 공연 이후 W라이브 소통을 기획해둔 건 올바른 판단이다.

‘좋아.’

그 이상 흡족할 시간은 없었다. 마침 다음 무대에 오를 옆 놈이 죽상을 하고 있더라고.

나는 얼굴이 허옇게 질린 김래빈에게 물었다.

“걱정되냐?”

“예? 아, 아닙니다. 최선을 다하여 팬분들께서 만족하실 무대를 보여드리고 오겠습니다…!”

김래빈은 빠릿빠릿하게 대답은 했지만, 손을 쥐었다 폈다 하고 있었다.

평소보다 긴장된다는 뜻이다.

‘그럴 만도 하지.’

나는 팔짱을 꼈다.

우리는 이런 경험이 부족했다.

다른 사람이 일방적으로 준 곡에 손대지 않은 채 그저 그 자체를 완벽히 이해하고 구현하려는 노력.

이미 작곡가의 의도대로 완성된 작품에 자신을 맞추는 커리어가 데뷔 후 거의 없던 것이다.

‘곡과 컨셉에 계속 참여했으니까.’

본래 신인이 4, 5년에 걸쳐 수행하며 기반으로 삼을 훈련을 생략한 것과 다름없다.

음원을 건드릴 수 없으니, 그 외의 모든 요소… 특히 자신을 극한까지 활용하는 법을 익히는 것을.

‘이번 기회에 습득한다.’

그게 바로 오늘 우리가 한둘씩 찢어져서 제대로 보여줘야 할 부분이기도 했다.

애초에 왜 큰세진은 이렇게 스토리가 도드라지는 형태로 세트리스트를 수정했겠는가.

간단했다.

-곡에 터치 안 하기로 했잖아요~ 그 시간 여기다 쓰죠?

편곡 시간을 빼고 그 공백에 자신 안에서 더 갈고 닦을 역량을 추가한 것이다.

무대에서 공연자가 고려하여 표현할 요소에 ‘맥락’까지 포함해 버린 거지.

나는 김래빈의 등을 쳤다.

“연습 때도 좋았으니까 편하게 하고 와라.”

침 삼키는 소리가 들렸다.

“…예.”

김래빈은 굳세게 고개를 끄덕였다.

뭐, 사실 이렇게까지 안 해도 괜찮을 문제다만.

“무, 문대야, 저기, 래빈이와 이동해야 하는데….”

환복을 끝낸 놈이 김래빈의 앞으로 슬그머니 다가왔다.

선아현.

다음 무대에서 김래빈과 유닛 퍼포먼스를 할 멤버다.

나는 웃으며 입을 열었다.

“선아현.”

“으응?”

“김래빈, 이 무대 잘할 것 같지.”

선아현은 눈 하나 깜짝하지 않고 대답했다.

“응.”

“…!”

머뭇거림 한 점 없는 단호함. 놈으로서는 드물 정도로 자기 확신 어린 말이었다.

“감사합니다…!”

덕분에 김래빈은 그 기세에 감명받은 것 같았다. 둘은 뛰어가기 전, 악수했다.

“우, 우리 잘하고 오자!”

“옙!”

‘붙여놓길 잘했군.’

선아현의 확신에는 근거가 있다.

놈은 우리 중 유일하게 이런 기반을 닦을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이미 있으니까.

선아현은 기존 작품의 의도에 대한 완벽한 해석, 표현을 내놓는 것을 목표로 유년기를 다 쏟아 넣었었다.

놈은 수석 발레 전공자였다.

“우, 우리 갈게…!”

“그래.”

나는 김래빈과 선아현이 뛰어가는 것을 보았다.

그림은 괜찮았다.

* * *

바로 직전 무대 위.

소년의 내면이 부르는 유혹, ‘부름’의 퍼포먼스가 끝났다.

목이 잡힌 배세진이 객석을 노려보면서.

‘아아아악!!’

박문대의 홈마는 내면으로 울부짖음을 삼켰다.

‘어떻게 콘서트에서 이런 깜찍발랄 천재기획을 하고선 홍보 한번 안 할 수 있어! 설마 상세페이지 설명에 ‘뮤지컬처럼 풍성한’이 힌트였냐고!’

그리고 심호흡했다. 진정해야 했다.

비록 부름 퍼포먼스에 추가된 박문대의 음울한 솔로 파트가 기가 막히게 섹시해서 곱씹고 싶다고 해도 다음 무대를 똑똑히 봐야 했다!

하지만 막상 VCR을 보니, 다음에 등장하는 건 유닛 무대인 것 같았다.

‘흠.’

그녀는 악수하는 두 손만 보고도 박문대가 아님을 짐작했다. 그래서 약간 긴장을 풀었다.

‘무대로서 잘 즐기자.’

이성을 챙긴 그녀는 시선을 다시 고정했다.

그 순간, 무대 아래에서도 역시 의상 교체를 마친 테스타의 멤버들이 대기하며 모니터를 보고 있었다.

“시작한다!”

박문대는 턱을 만지려다가, 메이크업을 의식해 손을 내렸다.

그리고 화면에 집중했다.

전담팀에서 자체적으로 설치한 대형 모니터에서 무대 장면이 송출되고 있었다.

클라이맥스 최종 빌드업 단계에 삽입된 유닛 무대를 위해, VCR이 꺼지고 음악이 울리기 시작한다.

Rrrrrrrrrr!

90년대의 세기말 실험성을 책임지던 프로그레시브 록 밴드의 강렬한 사운드다.

‘구현 좋고.’

적과의 대치에서 결정적인 순간에 패배한 소년.

더 큰 힘을 향한 유혹이었던 ‘부름’의 다음에 오는 퍼포먼스는 결국 내면의 갈등이다.

강렬한 유혹처럼 몰아치던 천둥 같은 일렉은 곧 잦아들고, 그 자리로 1막에서 활약하던 우아하고 날렵한 소리가 채운다.

오케스트라의 바이올린 솔로. 그리고 나직한 보컬.

그래서 먼저 무대 위로 먼저 오르는 것은 선아현이다.

이성과 지성, 성품을 상징하는 상징이란 상징은 다 연출로 표현한 인물은 부드럽게 무대를 가로지른다.

현대무용을 응용한 동작과 함께, 하얀 스포트라이트가 떨어진다.

실험적인 곡이었으나, 무대 위에서 댄서와 함께 이루어지는 퍼포먼스는 난해하지 않았다.

전달력이 말도 안 되게 좋았기 때문이다.

“와.”

“Cooool.”

흰 의상을 입고 곧은 선을 그리는 선아현은 곡의 전경을 완벽히 그렸다.

흔들리지 않는 보컬은 그것마저 반주의 하나로 녹아들며, 퍼포먼스가 더 돋보인다.

손을 뻗고, 백플립을 하며 부드럽게 착지하는 동작에 천이 휘날린다.

남은 역량 한 치까지 끌어 쓰는 듯한 그 숙련도가 주는 박력은 남달랐다.

‘진짜….’

관객들이 푹 빠지는 그 정적인 절정.

하지만 불협화음을 여기서 등장한다.

쿵.

바이올린이 깨진다.

Rrrrrrrrrr!

일렉이 몰아친다.

그리고 깜박이는 스포트라이트와 함께 무대 반대편에서 다른 이가 모습을 드러낸다.

무수한 검은 버클로 조인 옷을 입은 김래빈이다.

그는 춤 같은 건 추지 않았다.

대신 헤드 마이크를 들고 천천히 전진했을 뿐이다.

천천히, 위압적으로.

거기 멈춰 돌아가]

그리고 랩이 쏘아져 나왔다.

영어와 한국어가 섞인 엇박의 랩은 느릿하게 시작하더니, 점점 빨라졌다.

그리고 마이크에서 지직거리는 전자음.

그건 2000년대 밴드 콘서트에서 한 교포 랩퍼와 콜라보로 선보여진 편곡이었다.

당시 인터뷰에는 이 곡 퍼포먼스의 중점이 남아 있었다.

-무대 중간에 불청객처럼 난입하여 주인이 되어야 하는 노래

그리고 김래빈은 그렇게 했다.

그는 오케스트라를 밀어내고 일렉의 템포에 맞춰서 무대에 억지로 비집고 정착했다.

발이 있는 데에 네 맘이 있는 거야]

랩이 들어가고, 제스처가 커지고, 안무가 퍼진다.

무대를 뺏는다.

오케스트라 소리와 함께, 선아현은 마지막 저항처럼 짧고 강렬한 퍼포먼스를 맞부딪혔지만 이미 모든 연출에서 잠식당한 후였다.

그리하여 오케스트라는 사라지고, 선아현도 무대 장치와 함께 한 편에서 인상적으로 낙하해 사라진다.

Rrrrrrrrrr!

완전히 톤이 바뀐 무대.

그리고 그제야 김래빈이 댄서와 함께하는 짧고 강렬한 군무가, 초반 선아현이 장악하고 있던 시간만큼 무대를 채운다.

-Wak. Wak. Wak. Wak!

지배적이고 강렬한 크럼프가 섞인 댄서들의 군무 가운데서, 김래빈은 발을 맞추어 코트 자락을 휘날렸다.

내면은 충동에 지배당하고 있었다.

그렇게 곡은 원곡자의 의도 그대로의 의미를 담아, 2020년대에 재현되었다.

단 하나, 엔딩을 제외하고.

-음음음.

지성은 다시 돌아오지 않았다.

마지막까지 서 있는 것은 충동뿐이었다.

-Get off

곡의 엔딩, 김래빈은 뒤로 돌아 무대 아래로 사라졌다.

* * *

와아아아악!!!

“와, 소리 봐!”

공연장의 비명이 백스테이지의 좁은 복도 골조까지 박살 낼 듯 울린다.

원래 환성에 후한 편이긴 하지만, 이 정도면 솔직한 감상이라고 봐도 된다.

‘유닛이 커버곡을 한 게 본 무대만큼 좋았다는 뜻이다.’

성공이었다. 나는 기꺼이 입을 열었다.

“잘하더라.”

“고, 고마워…!”

먼저 돌아온 선아현이 수건을 덮어쓴 채로 웃었다. 그리고 남은 한 놈은 지금 복도에서 모습을 드러냈다.

멤버들이 아낌없이 환호한다.

“김래빈!!”

“진짜 잘했어! 완전 멋있었어!”

“감사합니다…!”

코트를 벗은 김래빈은 빼지 않고 상기된 얼굴로 고개를 꾸벅거렸다.

‘본인이 생각하기에도 제법 잘했나 보지.’

이렇게 솔직한 놈도 드물 것이다.

나는 피식 웃었다.

“잘했어.”

“네…!”

나는 그 이상 별말 하지 않고 김래빈의 어깨나 몇 번 두드려주었다.

어차피 지금은 더 할 시간도 없을 테니까.

“의상 갈아입어라.”

“아!!”

김래빈은 뭔가 말하려는 듯 입을 열다가, 즉시 ‘20초 만에 환복하기’ 미션을 수행하기 위해 스탭에게 몸을 맡기게 되었다.

“자자, 150초 남았습니다~ 우리 행차하러 가야죠?”

“행차!”

그래, 아직도 콘서트는 끝나지 않았다.

그리고 내가 준비한 것도 이게 전부는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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