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a Mắt Hay Ra Đi Raw - C289
데뷔 못 하면 죽는 병 걸림 289화
Tnet의 음악 방송인 MusicBOMB의 생방송 전 대기실 안.
“문대도 뭐 좀 마실래?”
“물 좀.”
나는 자청해서 음료 배부 중인 큰세진에게서 물을 넘겨받으며 모니터링을 계속했다.
아직 여유 시간이 괜찮았으니까.
‘우선 음반.’
음반 추세는 예상대로… 아니, 예상보다 좀 더 인플레이션이 심하다.
VTIC과 테스타 둘 다.
‘경쟁 심리인가.’
[테스타(TeSTAR) “The Ocean of Wonder” – 1,317,215]
130만 장을 벌써 넘기다니.
나는 나흘 만에 예상 수치를 넘긴 앨범 판매량을 떨떠름하게 보다가, VTIC의 첫 주 판매량을 떠올리고 잠시 생각을 멈췄다.
“…….”
리패키지 앨범에서 초동 200만 장을 넘기는 미친놈들이 나와?
‘어지간히 해 먹네.’
이 판국에 이놈들과 비등비등해 보이기 위해선 더 신중하게 수를 확인해야 했다.
나는 음원 차트를 확인했다.
[7위 VTIC ? H.E.L.P.]
[9위 테스타 ? 약속 (Promise)]
일간 순위를 바짝 쫓아가는 중이다. 이미 24Hit은 엎치락뒤치락 중이고, 얼마 후면 뒤집힐 확률이 높다.
이번 곡 반응이 예상대로 좋았기 때문이다.
이지리스닝에, 계절감도 좋으니 기존에 테스타 곡을 듣던 사람들은 곧장 플레이리스트에 추가한 것 같았다.
‘드라이브하면서 듣기 좋지.’
그리고 새 리스너를 끌어들일 만한 화제성이 괜찮았다. VTIC과 동시 발매하며 얻은 관심도 있지만….
“확실히 여기서는 아현이가 제일 잘 어울리는 것 같아.”
“그렇죠? 아현이면 진짜 인어 꼬리 달고 나왔어도 어울릴 것 같긴 해요~”
“꼬리 충분해요! 우리 그거 안 해요!”
“야, 유진이 네 꼬리는 뮤비에 등장도 안 했다~”
“하하.”
음. 저 덕도 분명 있다.
대폭발한 인어 컨셉 어그로 말이다.
‘말만 들어서는 일단 좀 경악스럽지….’
기존 팬들이야 워낙 우리가 어떤 식으로 영상을 만드는지에 익숙해져 있다만, 그냥 들었을 때는 ‘뮤직비디어에 인어 분장하고 나온다!’가 어떻게 들릴지 대충 짐작은 갔다.
‘아동용 애니메이션 아니면 B급 영화야.’
일단 그… 통상적인 CG를 생각하면 대충 각이 나오지 않는가.
-테스타 인어 컨셉 개오진다
└인어? 그 바다 사는 인어? 제가 잘못 들었나요
하지만 막상 그 어그로에 끌려서 뮤직비디오를 클릭하면, 인어는 한참 뒤에나 잠깐 등장할 뿐이다.
그것도 CG가 아니라 실제로 만든 애니매트로닉스 꼬리들을 끝부분만 따로따로 컷 신 중간에 삽입해서 마치 멤버들의 것처럼 보이게 만든 정도다.
해가 지는 바닷가에서 물놀이하는 반팔 차림의 놈들이 인어 컨셉이라는 걸 납득할 수 있을 정도로만 적절히.
‘굳이 따지자면… 예술 영화에 더 가까운 감성이지.’
진짜 상체 탈의한 테스타가 반짝이 뿌리며 CG 꼬리를 단 게 전신으로 나올 것이라 기대하고 클릭한 사람들은 낚인 것이나 다름없었다.
-?? 뭐임 생각보다 너무 좋은데
-걍 잘 만든 갬성뮤비 그런데 자본을 왕창 끼얹은
-저 꼬리지느러미가 인어라는 뜻이야? 아 이해함ㅇㅋ
-상탈은… 청우만 했구나 그래 알겠어.. 실루엣으로 만족할 수 있음
어그로에 끌린 사람들이 의외로 좋다며 혼란에 차서 나가는 걸 보는 건 좋은 인터넷 이야깃거리가 되었다. 덕분에 뮤직비디오 조회수가 쭉쭉 올라가더라.
그리고 곡이 좋다고 입소문이 나며 음원에도 큰 도움을 주고 있다.
‘물론… 그래도 호불호는 피하기 힘들다만.’
-인어 너무 좋아ㅜ 최고의 컨셉
└그건 아님
-빼고 다시 내줘 ㅅㅂ 인어는 진짜 아니다..
└그럼 무대나 보세요
└죄송한데 무대에서 인어 나올까 봐 무서워서 쓰는 거임 제발 이걸 봐줘 티원 놈들아
이런 사람부터 진짜 인어 분장을 기대했던 사람이 아쉬워하는 것까지 각종 반응이 소용돌이치고 있긴 했지만, 어쨌든 과반수가 좋다면 성공이다. 오히려 노이즈 마케팅이 된다.
‘이 정돈 감안했고.’
몇 년 뒤 돌아봤을 때 흑역사가 될 만큼 뮤직비디오가 조악하지도 않으니 후회할 것도 아니다.
사실 인어는 암시로만 주는 것도 생각해봤지만… 그럼 어그로가 부족할 것 같았거든.
‘임팩트가 필요했어.’
무난하게 여행 컨셉으로만 갔다가는 절대 VTIC과 양강 구도는 못 만들었을 테니까.
언급량이 달라지는 것이다.
‘이미지는 결국 기세 싸움이야.’
대중성의 테스타, 팬덤의 VTIC 구도로 잡기엔 우리 쪽이 영린 수준으로 대중성이 있는 것도 아니어서 애매했다.
게다가 이번에 VTIC이 잡은 컨셉은 해외에선 심지어 더 잘 먹히고 있었거든.
나는 방금, 놈들과 복도에서 조우했을 때를 떠올렸다.
-안녕하세요, 테스타 후배님들!
-실제로 보는 건 오랜만이네요~
VTIC 놈들은 속이야 어쨌든 싱글벙글 웃으며 인사와 안부를 물었고, 우리는 적당히 화목한 대화를 나누었다.
‘오가는 스탭과 출연 가수들이 많아서 화목할 수밖에 없기도 했지.’
그리고 우리 쪽에서 건넨 덕담 중에는 이게 있었다.
-빌보드 앨범차트 2위 정말 축하드립니다, 선배님들~! 존경합니다!
-아하하, 고마워요!
이놈들은 본인들의 순위를 새로 갱신하면서 빌보드 차트에 진입한 것이다.
알고 보니 저 괴상한 코스믹 호러 컨셉이 외국에선 제법 전통과 규모 있는 잘 알려진 세계관이라고 한다.
덕분에 그쪽으로도 팬덤이 훅 붙으며 미국 스케줄이 꽉 잡힌 듯하다. 노린 거겠지.
‘이게 언론에 쫙 깔리면 국위 선양 문제로 확 밀릴 수도 있는데….’
그 전에 인어 어그로로 트렌드적 핫함이라도 확보해서 다행일 뿐이다.
나는 어깨를 으쓱하며, 회상을 그만두었다.
결론이 뻔했기 때문이다.
‘결국 무대를 잘해야겠군.’
지금의 관심을 무대로 한 번 더 상승시켜줘야 한다. 그래야 이 팽팽한 구도를 계속 유지할 수 있다.
나는 스마트폰을 내렸다. 차유진에 대한 김래빈의 성토를 받아주던 류청우가 고개를 돌리고 물었다.
“스트레칭하게?”
“네.”
곧 생방송 무대 시간이었다.
테스타의 순서는 뒤에서 세 번째.
우리 다음은 연차가 꽤 된 여자 그룹이고… 마지막은 당연히 VTIC이다.
와아아아!!
아마 양쪽 모두 직접적인 비교를 피하게 해주려고 이렇게 배치한 의도도 있는 것 같긴 한데, 어차피 공연장을 공유하다 보니 큰 의미는 없다.
‘많네.’
나는 거의 양분된 VTIC과 테스타의 팬들이 무대 아래 서 있는 것을 보며, 대형을 맞췄다.
생방송 무대 중 사전녹화한 부분은 안 서거나 적당히 구색만 맞추는 경우도 많지만, 관객이 집중해서 그런지 결국 열심히 하게 된단 말이지.
‘이것도 직캠이 찍혀서 돌아다니기도 하고.’
무대에 올라온 우리는 손을 흔들다가, 대형을 잡았다.
처음은 라틴팝에 가까운, 의자를 이용한 퍼포먼스형 서브곡.
[Como tu dulce y amargo caf?
나의 그대]
차유진이 후렴의 스페인어를 맡아서 현란하게 안무와 보컬을 뺀다.
‘늘었어.’
저거 노래가 더 늘었다.
상태창을 확인할까 하는 생각이 짧게 스쳤으나 무대 위라는 것을 깨닫는 순간 사라졌다.
[뜨거운 공기 속 Charm
연기처럼 피는 네 맘]
나는 2절 도입의 멜로디 파트를 불렀다. 스텝을 돌리며 뛰어오르는 안무를 소화한 뒤 옆으로 미끄러져 의자를 잡고 대형을 바꾼다.
그리고 김래빈이 단독으로 의자에 앉아 싱잉 랩.
그 후 들어가는 2절 후렴과 마지막 클라이맥스까지 무사히 클리어.
아드레날린이 치솟는다.
“후우.”
아아아아악!!
반응도 좋고.
‘아무래도 퍼포먼스 난이도는 이쪽에도 힘줬으니까.’
나는 바로 이어질 타이틀을 준비하며, 간주 직전에 발을 내려다보았다.
그리고 나도 모르게 피식 웃었다.
좀 재밌는 부분이 있다.
현재 의상이 다소 끈적한 서브곡을 하긴 언밸런스했다는 점이다.
생방송으로 나갈 타이틀에 맞춰 입은 옷이니까.
[Take your STAR
별이 쏟아지는 날]
모두 청바지에 흰 티 차림이거든.
* * *
‘좋아!’
박문대의 첫 번째 홈마는 테스타의 첫 방송 의상을 보고서 자기도 모르게 승리의 주먹을 쥐었다.
자신이 뮤직비디오에서 가장 마음에 들어 했던 의상이 첫 타자라 어쩔 수 없었다.
‘저걸 싫어하면 눈이 없는 거지.’
청바지에 하얀 티셔츠라니, 몸만 좋다면 나쁠 수가 없지 않은가!
이번에 작정하고 운동한 건지 다들 가벼운 천에도 핏이 확실했다. 그녀는 거의 본능적으로 클립을 딸 준비를 했다.
동시에 저절로 앞으로의 후보 의상이 머릿속에서 넘어갔다.
아마도 첫 주는 뮤직비디오 의상들도 밀 생각이겠지. 직업 의상과 피서용 의상, 로브 걸친 비치 의상….
‘…거기에 인어 느낌 의상도 한 번쯤은?’
다만 뮤직비디오에 등장한 적도 없는 의상이며, 인어는 작중 스토리 컨셉으로만 있기에 그녀는 빠르게 예상을 버렸다.
‘첫방 초이스를 보니 실험적인 것 없이 쭉 예쁘게 밀 생각인가 본데, 제발 끝까지 그 기조로 가자, 엇.’
무대가 시작한다!
그녀는 당장 머릿속을 정리해 버리곤 눈앞 화면 속 무대에 온 신경을 집중했다.
푸른 하늘과 하얀 모래사장을 띤 청량한 배경.
그리고 펼쳐지는 무대는….
보고 듣는 재미를 극도로 순수하게 뽑아낸 정수 같았다.
[항해하는 하늘의 섬
우리는 Fly so far]
그 안무엔 걷는 동선이 없었다.
모든 스텝에 미끄러지든 뛰든 튕기든 반드시 시선과 리듬을 잡을 요소를 넣었다.
게다가 파트에 따라 안무의 장르가 툭툭 바뀌며 딱 맞는 인상적 동작으로 이목을 끈다.
가령 이세진의 브릿지는 탱고를 응용한 다리를 차는 동작이 나오고, 차유진의 후렴에선 락킹이 튀어나온다.
그 와중에 여백은 오로지 속도감의 차이로만 만들었다. 누구 하나 쉬는 구간이 없다.
지루할 틈이 없게 사람이 넋 놓고 보도록 만든단 뜻이다.
[Make you fly!]
“박문대!!”
거기에 청량 시원한 라이브가 곁들여지자, 얼음 띄운 탄산음료를 마시는 것 같은 쾌감이 있었다.
그 와중에 ‘Take your STAR’ 할 때, 제스처와 시선을 오묘히 쓰는 포인트 안무는 무슨 스티커처럼 곡에 착 달라붙었다.
극도로 캐치했다.
‘안무 덕에 곡이 더 잘 들리는 것 같은데?’
따라 하고 싶을 만한 안무로만 시안 짜깁기하느라 거의 싸울 뻔했던 이세진과 차유진이 들었다면 감동했을 생각이었다.
그러나 화면 속 그들은 귀신같이 카메라를 찾고 표정과 분위기를 살리며, 무대를 날아다니는 중이다.
대형이 바뀌듯 순식간에 무대가 시간을 잡아먹는다.
정신 차리면 엔딩이다.
[수평선 너머 끝 섬까지
오늘이 반짝일 테야]
카메라 워크를 극한까지 이용한, 파도를 형상화한 것 같은 대형 사이에서 선아현이 클로즈업된다.
거기서 감성적인 보컬과 드럼이 오가며, 그제야 처음으로 등장하는 아크로바틱도 인상적이다.
[Umm~ UmmUmm]
멤버들이 마지막 멜로디에 고갯짓하며 책상다리로 앉는 것까지 포인트 안무로 살렸다.
씩 웃는 멤버들이 각자 어깨동무나 턱을 괴는 등의 제스처를 취하며, 노래가 끝난다.
잘 관리된 잘생긴 얼굴들이 화면에 연달아 주르륵 잡혔다.
[TeSTAR ? 약속]
“허.”
홈마는 타이틀이 화면에 떠오르고, 박문대의 엔딩 클로즈업이 사라지고 나서야 다시 크게 숨을 쉬었다.
‘개재밌어.’
그래서, 결론을 내리자면….
‘이건 된다.’
안무 챌린지부터가 될 것 같았다. 이미 입소문은 탔으니, 이번 무대 공개로 벌써부터 온갖 동영상이 올라오는 것이 눈에 그려졌다.
뮤직비디오부터 낌새가 있더라니, 안무가 미친 듯이 어렵지 않으면서도 그냥 인상적이고 중독성 있다.
당장 실시간 SNS만 봐도 비슷한 반응이 쏟아졌다.
-벌써 끝임?
-진짜 개잘하네 인어고 나발이고 역시 무대를 잘해야 하네ㅋㅋㅋㅋㅋ
-무대 보고 나니 곡이 더 좋게 들림 이거 환청이야?
-무대 맛집 유독 존맛
-싸비에 허리하고 손 이렇게 하는 거 개힙함 틱택토에서 지겹게 볼 예정 (동영상)
“됐다.”
VTIC 팬들이 뭐라고 지랄하든 국내 대세는 테스타다!
그녀는 만족스럽게 미래를 예측했다. 그리고 그 예측은 현실과 매우 흡사하게 흐를 예정이었다.
다만, 끌어들인 관심을 소비로 소화한 건 테스타 쪽만이 아니었다.
* * *
“팡팡 터지는 음악의 즐거움! MusicBOMB~”
“이번 주 1위는… 축하드립니다! VTIC!”
음악방송 MC들이 꽃다발과 트로피를 정중히 VTIC에게 넘긴다.
당연했다. 오늘은 집계 기간상 지난주 성적이 들어가고, 그럼 VTIC이 1위가 아니면 조작이니까.
“우선 오늘 이 상을 타기까지 응원해주신 티카 여러분께…….”
나는 1위 감상을 말하는 놈들에게 열심히 웃으며 손바닥을 쳤다. 다들 그러고 있다.
여기서 표정 관리 못 하는 얼간이는 없겠지.
그래도 속으론 다양한 생각들을 하겠다만, 나 같은 경우엔… 그래, 가늠 중이라고 할 수 있겠다.
‘이 새끼들 확실히 잘해.’
내가 이놈들 이번 타이틀 무대를 각 잡고 제대로 보는 건 처음이었다.
그리고 상당히… 인상적이었다.
‘아주 한 우물을 파시는군.’
뮤직비디오도 본인들 팬들이 좋아할 만한 컨텐츠의 집대성이라고 하더니, 무대도 똑같은 기조였다.
‘강렬하고 자극적인 고퀄리티.’
대중성을 갖다 버린 것까진 아니었으나, 인트로의 그 뱀과 싸우는 것 같은 퍼포먼스는 누가 봐도 팬층을 위한 구성이다.
‘그리고 무대 역량이 워낙 출중해.’
괜히 저 연차에 신규 팬이 붙는 게 아니군.
“MusicBOMB! 다음 주에 또 만나요!”
나는 손을 흔드는 1위 놈들에게 고개를 숙인 후, 무대에서 내려오며 결론 내렸다.
이번 활동이 서로 결은 다르지만, 아무래도 무대에서는 어느 쪽이든 고꾸라질 일은 없을 것 같다고.
그리고 실제로 반응은 비슷하게 나왔다.
그다음 주간, 테스타는 입소문과 소셜 플랫폼 이용자들의 픽으로 음원 차트를 계속 비집고 올라갔다.
그리고 결국 일어날 일이 일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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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스타 방금 브이틱 음원 역전]
: 5위로 치고 올라감 진짜 남돌 음원은 테스타가 원탑 맞는 듯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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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쳤다
-개꿀잼ㅋㅋㅋㅋ테스타 ㅊㅋㅊㅋ
-솔직히 곡이 너무 잘 뽑히긴 했어 곡빨이라고 봄
└그거 김래빈 작곡임
└ㅋㅋㅋ프로듀싱 멤 이름 챙겨주기 한두 번 보나 이쯤되면 그냥 끝에 이름만 올리는 거야
└첫번짼데요 (캡처)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한주 늦게 들어온 보람이 있네 앨범 판매량도 눈속임되잖아ㅋ
-잘될 줄 알았음 무대 너무 좋더라 뮤비 스토리도 좋고
-운빨
└열폭
-분위기 진짜 살벌하네 결판날 때까지 이러려나
VTIC과 음원 순위가 뒤집힌 것이다.
사실상 결론이 난 거 아니냐며 한동안 난장판이 났으나, 금방 잦아들었다. VTIC은 글로벌 기록도 말 안 나오게 계속 화려했거든.
‘76개국 1위’로 시작해서 인터뷰와 시상식 초청, 게다가 영미권 언급량과 뮤직비디오 조회수까지.
어마어마했다.
그 번쩍이는 위상 덕에 찾아 듣는 사람이 계속 나오며, VTIC 타이틀 곡을 계속 국내 차트 최상위권에 박아두었다.
음원뿐만 아니라 전체 화제성 면에서도 마찬가지다. 우리가 버티는 쪽이 된 거지.
‘간당간당하군.’
우리는 플랜대로 이 주에 1위를 쭉 쓸어 담긴 했지만, 과연 8월쯤 됐을 때 인식이 어떻게 변할지는 아직 미지수였다.
‘그래도 만족스러운 건 양강 체계가 굳어졌다는 점인가.’
이제 ‘어딜 감히 VTIC에 테스타를 들이대냐’는 건 거의 볼 일 없으니까.
이 텐션을 연말까지 계속 유지해야 한다.
나는 그것에 유의하며, 결정적인 한끝이 올 때를 기다리기로 했다.
그렇게 또다시 음악 방송 요일이 돌아온다.
테스타의 컴백 3주 차 음악 방송.
그리고 VTIC의 이번 앨범 마지막 국내 음악 방송.
사실 지난주로 그만 나왔을 놈들인데, 특집이라 Tnet이 바짓가랑이라도 잡고 늘어진 모양이지.
그리고 나는, 이때가 첫 번째 결정적 타이밍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여론을 잡아야 해.’
화제성을 또 한 번 터뜨려야 했다.
다만, 이 특집에서 예상에 없던, 별로 안 반가운 상황과 만나게 될 줄은 모르고 있었다.
특별 무대 게스트로 예비 후배가 나오더라고.
이번 시즌 데뷔조 말이다.
데뷔 못 하면 죽는 병 걸림 289화
Tnet의 음악 방송인 MusicBOMB의 생방송 전 대기실 안.
“문대도 뭐 좀 마실래?”
“물 좀.”
나는 자청해서 음료 배부 중인 큰세진에게서 물을 넘겨받으며 모니터링을 계속했다.
아직 여유 시간이 괜찮았으니까.
‘우선 음반.’
음반 추세는 예상대로… 아니, 예상보다 좀 더 인플레이션이 심하다.
VTIC과 테스타 둘 다.
‘경쟁 심리인가.’
130만 장을 벌써 넘기다니.
나는 나흘 만에 예상 수치를 넘긴 앨범 판매량을 떨떠름하게 보다가, VTIC의 첫 주 판매량을 떠올리고 잠시 생각을 멈췄다.
“…….”
리패키지 앨범에서 초동 200만 장을 넘기는 미친놈들이 나와?
‘어지간히 해 먹네.’
이 판국에 이놈들과 비등비등해 보이기 위해선 더 신중하게 수를 확인해야 했다.
나는 음원 차트를 확인했다.
일간 순위를 바짝 쫓아가는 중이다. 이미 24Hit은 엎치락뒤치락 중이고, 얼마 후면 뒤집힐 확률이 높다.
이번 곡 반응이 예상대로 좋았기 때문이다.
이지리스닝에, 계절감도 좋으니 기존에 테스타 곡을 듣던 사람들은 곧장 플레이리스트에 추가한 것 같았다.
‘드라이브하면서 듣기 좋지.’
그리고 새 리스너를 끌어들일 만한 화제성이 괜찮았다. VTIC과 동시 발매하며 얻은 관심도 있지만….
“확실히 여기서는 아현이가 제일 잘 어울리는 것 같아.”
“그렇죠? 아현이면 진짜 인어 꼬리 달고 나왔어도 어울릴 것 같긴 해요~”
“꼬리 충분해요! 우리 그거 안 해요!”
“야, 유진이 네 꼬리는 뮤비에 등장도 안 했다~”
“하하.”
음. 저 덕도 분명 있다.
대폭발한 인어 컨셉 어그로 말이다.
‘말만 들어서는 일단 좀 경악스럽지….’
기존 팬들이야 워낙 우리가 어떤 식으로 영상을 만드는지에 익숙해져 있다만, 그냥 들었을 때는 ‘뮤직비디어에 인어 분장하고 나온다!’가 어떻게 들릴지 대충 짐작은 갔다.
‘아동용 애니메이션 아니면 B급 영화야.’
일단 그… 통상적인 CG를 생각하면 대충 각이 나오지 않는가.
-테스타 인어 컨셉 개오진다
└인어? 그 바다 사는 인어? 제가 잘못 들었나요
하지만 막상 그 어그로에 끌려서 뮤직비디오를 클릭하면, 인어는 한참 뒤에나 잠깐 등장할 뿐이다.
그것도 CG가 아니라 실제로 만든 애니매트로닉스 꼬리들을 끝부분만 따로따로 컷 신 중간에 삽입해서 마치 멤버들의 것처럼 보이게 만든 정도다.
해가 지는 바닷가에서 물놀이하는 반팔 차림의 놈들이 인어 컨셉이라는 걸 납득할 수 있을 정도로만 적절히.
‘굳이 따지자면… 예술 영화에 더 가까운 감성이지.’
진짜 상체 탈의한 테스타가 반짝이 뿌리며 CG 꼬리를 단 게 전신으로 나올 것이라 기대하고 클릭한 사람들은 낚인 것이나 다름없었다.
-?? 뭐임 생각보다 너무 좋은데
-걍 잘 만든 갬성뮤비 그런데 자본을 왕창 끼얹은
-저 꼬리지느러미가 인어라는 뜻이야? 아 이해함ㅇㅋ
-상탈은… 청우만 했구나 그래 알겠어.. 실루엣으로 만족할 수 있음
어그로에 끌린 사람들이 의외로 좋다며 혼란에 차서 나가는 걸 보는 건 좋은 인터넷 이야깃거리가 되었다. 덕분에 뮤직비디오 조회수가 쭉쭉 올라가더라.
그리고 곡이 좋다고 입소문이 나며 음원에도 큰 도움을 주고 있다.
‘물론… 그래도 호불호는 피하기 힘들다만.’
-인어 너무 좋아ㅜ 최고의 컨셉
└그건 아님
-빼고 다시 내줘 ㅅㅂ 인어는 진짜 아니다..
└그럼 무대나 보세요
└죄송한데 무대에서 인어 나올까 봐 무서워서 쓰는 거임 제발 이걸 봐줘 티원 놈들아
이런 사람부터 진짜 인어 분장을 기대했던 사람이 아쉬워하는 것까지 각종 반응이 소용돌이치고 있긴 했지만, 어쨌든 과반수가 좋다면 성공이다. 오히려 노이즈 마케팅이 된다.
‘이 정돈 감안했고.’
몇 년 뒤 돌아봤을 때 흑역사가 될 만큼 뮤직비디오가 조악하지도 않으니 후회할 것도 아니다.
사실 인어는 암시로만 주는 것도 생각해봤지만… 그럼 어그로가 부족할 것 같았거든.
‘임팩트가 필요했어.’
무난하게 여행 컨셉으로만 갔다가는 절대 VTIC과 양강 구도는 못 만들었을 테니까.
언급량이 달라지는 것이다.
‘이미지는 결국 기세 싸움이야.’
대중성의 테스타, 팬덤의 VTIC 구도로 잡기엔 우리 쪽이 영린 수준으로 대중성이 있는 것도 아니어서 애매했다.
게다가 이번에 VTIC이 잡은 컨셉은 해외에선 심지어 더 잘 먹히고 있었거든.
나는 방금, 놈들과 복도에서 조우했을 때를 떠올렸다.
-안녕하세요, 테스타 후배님들!
-실제로 보는 건 오랜만이네요~
VTIC 놈들은 속이야 어쨌든 싱글벙글 웃으며 인사와 안부를 물었고, 우리는 적당히 화목한 대화를 나누었다.
‘오가는 스탭과 출연 가수들이 많아서 화목할 수밖에 없기도 했지.’
그리고 우리 쪽에서 건넨 덕담 중에는 이게 있었다.
-빌보드 앨범차트 2위 정말 축하드립니다, 선배님들~! 존경합니다!
-아하하, 고마워요!
이놈들은 본인들의 순위를 새로 갱신하면서 빌보드 차트에 진입한 것이다.
알고 보니 저 괴상한 코스믹 호러 컨셉이 외국에선 제법 전통과 규모 있는 잘 알려진 세계관이라고 한다.
덕분에 그쪽으로도 팬덤이 훅 붙으며 미국 스케줄이 꽉 잡힌 듯하다. 노린 거겠지.
‘이게 언론에 쫙 깔리면 국위 선양 문제로 확 밀릴 수도 있는데….’
그 전에 인어 어그로로 트렌드적 핫함이라도 확보해서 다행일 뿐이다.
나는 어깨를 으쓱하며, 회상을 그만두었다.
결론이 뻔했기 때문이다.
‘결국 무대를 잘해야겠군.’
지금의 관심을 무대로 한 번 더 상승시켜줘야 한다. 그래야 이 팽팽한 구도를 계속 유지할 수 있다.
나는 스마트폰을 내렸다. 차유진에 대한 김래빈의 성토를 받아주던 류청우가 고개를 돌리고 물었다.
“스트레칭하게?”
“네.”
곧 생방송 무대 시간이었다.
테스타의 순서는 뒤에서 세 번째.
우리 다음은 연차가 꽤 된 여자 그룹이고… 마지막은 당연히 VTIC이다.
와아아아!!
아마 양쪽 모두 직접적인 비교를 피하게 해주려고 이렇게 배치한 의도도 있는 것 같긴 한데, 어차피 공연장을 공유하다 보니 큰 의미는 없다.
‘많네.’
나는 거의 양분된 VTIC과 테스타의 팬들이 무대 아래 서 있는 것을 보며, 대형을 맞췄다.
생방송 무대 중 사전녹화한 부분은 안 서거나 적당히 구색만 맞추는 경우도 많지만, 관객이 집중해서 그런지 결국 열심히 하게 된단 말이지.
‘이것도 직캠이 찍혀서 돌아다니기도 하고.’
무대에 올라온 우리는 손을 흔들다가, 대형을 잡았다.
처음은 라틴팝에 가까운, 의자를 이용한 퍼포먼스형 서브곡.
나의 그대]
차유진이 후렴의 스페인어를 맡아서 현란하게 안무와 보컬을 뺀다.
‘늘었어.’
저거 노래가 더 늘었다.
상태창을 확인할까 하는 생각이 짧게 스쳤으나 무대 위라는 것을 깨닫는 순간 사라졌다.
연기처럼 피는 네 맘]
나는 2절 도입의 멜로디 파트를 불렀다. 스텝을 돌리며 뛰어오르는 안무를 소화한 뒤 옆으로 미끄러져 의자를 잡고 대형을 바꾼다.
그리고 김래빈이 단독으로 의자에 앉아 싱잉 랩.
그 후 들어가는 2절 후렴과 마지막 클라이맥스까지 무사히 클리어.
아드레날린이 치솟는다.
“후우.”
아아아아악!!
반응도 좋고.
‘아무래도 퍼포먼스 난이도는 이쪽에도 힘줬으니까.’
나는 바로 이어질 타이틀을 준비하며, 간주 직전에 발을 내려다보았다.
그리고 나도 모르게 피식 웃었다.
좀 재밌는 부분이 있다.
현재 의상이 다소 끈적한 서브곡을 하긴 언밸런스했다는 점이다.
생방송으로 나갈 타이틀에 맞춰 입은 옷이니까.
별이 쏟아지는 날]
모두 청바지에 흰 티 차림이거든.
* * *
‘좋아!’
박문대의 첫 번째 홈마는 테스타의 첫 방송 의상을 보고서 자기도 모르게 승리의 주먹을 쥐었다.
자신이 뮤직비디오에서 가장 마음에 들어 했던 의상이 첫 타자라 어쩔 수 없었다.
‘저걸 싫어하면 눈이 없는 거지.’
청바지에 하얀 티셔츠라니, 몸만 좋다면 나쁠 수가 없지 않은가!
이번에 작정하고 운동한 건지 다들 가벼운 천에도 핏이 확실했다. 그녀는 거의 본능적으로 클립을 딸 준비를 했다.
동시에 저절로 앞으로의 후보 의상이 머릿속에서 넘어갔다.
아마도 첫 주는 뮤직비디오 의상들도 밀 생각이겠지. 직업 의상과 피서용 의상, 로브 걸친 비치 의상….
‘…거기에 인어 느낌 의상도 한 번쯤은?’
다만 뮤직비디오에 등장한 적도 없는 의상이며, 인어는 작중 스토리 컨셉으로만 있기에 그녀는 빠르게 예상을 버렸다.
‘첫방 초이스를 보니 실험적인 것 없이 쭉 예쁘게 밀 생각인가 본데, 제발 끝까지 그 기조로 가자, 엇.’
무대가 시작한다!
그녀는 당장 머릿속을 정리해 버리곤 눈앞 화면 속 무대에 온 신경을 집중했다.
푸른 하늘과 하얀 모래사장을 띤 청량한 배경.
그리고 펼쳐지는 무대는….
보고 듣는 재미를 극도로 순수하게 뽑아낸 정수 같았다.
우리는 Fly so far]
그 안무엔 걷는 동선이 없었다.
모든 스텝에 미끄러지든 뛰든 튕기든 반드시 시선과 리듬을 잡을 요소를 넣었다.
게다가 파트에 따라 안무의 장르가 툭툭 바뀌며 딱 맞는 인상적 동작으로 이목을 끈다.
가령 이세진의 브릿지는 탱고를 응용한 다리를 차는 동작이 나오고, 차유진의 후렴에선 락킹이 튀어나온다.
그 와중에 여백은 오로지 속도감의 차이로만 만들었다. 누구 하나 쉬는 구간이 없다.
지루할 틈이 없게 사람이 넋 놓고 보도록 만든단 뜻이다.
“박문대!!”
거기에 청량 시원한 라이브가 곁들여지자, 얼음 띄운 탄산음료를 마시는 것 같은 쾌감이 있었다.
그 와중에 ‘Take your STAR’ 할 때, 제스처와 시선을 오묘히 쓰는 포인트 안무는 무슨 스티커처럼 곡에 착 달라붙었다.
극도로 캐치했다.
‘안무 덕에 곡이 더 잘 들리는 것 같은데?’
따라 하고 싶을 만한 안무로만 시안 짜깁기하느라 거의 싸울 뻔했던 이세진과 차유진이 들었다면 감동했을 생각이었다.
그러나 화면 속 그들은 귀신같이 카메라를 찾고 표정과 분위기를 살리며, 무대를 날아다니는 중이다.
대형이 바뀌듯 순식간에 무대가 시간을 잡아먹는다.
정신 차리면 엔딩이다.
오늘이 반짝일 테야]
카메라 워크를 극한까지 이용한, 파도를 형상화한 것 같은 대형 사이에서 선아현이 클로즈업된다.
거기서 감성적인 보컬과 드럼이 오가며, 그제야 처음으로 등장하는 아크로바틱도 인상적이다.
멤버들이 마지막 멜로디에 고갯짓하며 책상다리로 앉는 것까지 포인트 안무로 살렸다.
씩 웃는 멤버들이 각자 어깨동무나 턱을 괴는 등의 제스처를 취하며, 노래가 끝난다.
잘 관리된 잘생긴 얼굴들이 화면에 연달아 주르륵 잡혔다.
“허.”
홈마는 타이틀이 화면에 떠오르고, 박문대의 엔딩 클로즈업이 사라지고 나서야 다시 크게 숨을 쉬었다.
‘개재밌어.’
그래서, 결론을 내리자면….
‘이건 된다.’
안무 챌린지부터가 될 것 같았다. 이미 입소문은 탔으니, 이번 무대 공개로 벌써부터 온갖 동영상이 올라오는 것이 눈에 그려졌다.
뮤직비디오부터 낌새가 있더라니, 안무가 미친 듯이 어렵지 않으면서도 그냥 인상적이고 중독성 있다.
당장 실시간 SNS만 봐도 비슷한 반응이 쏟아졌다.
-벌써 끝임?
-진짜 개잘하네 인어고 나발이고 역시 무대를 잘해야 하네ㅋㅋㅋㅋㅋ
-무대 보고 나니 곡이 더 좋게 들림 이거 환청이야?
-무대 맛집 유독 존맛
-싸비에 허리하고 손 이렇게 하는 거 개힙함 틱택토에서 지겹게 볼 예정 (동영상)
“됐다.”
VTIC 팬들이 뭐라고 지랄하든 국내 대세는 테스타다!
그녀는 만족스럽게 미래를 예측했다. 그리고 그 예측은 현실과 매우 흡사하게 흐를 예정이었다.
다만, 끌어들인 관심을 소비로 소화한 건 테스타 쪽만이 아니었다.
* * *
“팡팡 터지는 음악의 즐거움! MusicBOMB~”
“이번 주 1위는… 축하드립니다! VTIC!”
음악방송 MC들이 꽃다발과 트로피를 정중히 VTIC에게 넘긴다.
당연했다. 오늘은 집계 기간상 지난주 성적이 들어가고, 그럼 VTIC이 1위가 아니면 조작이니까.
“우선 오늘 이 상을 타기까지 응원해주신 티카 여러분께…….”
나는 1위 감상을 말하는 놈들에게 열심히 웃으며 손바닥을 쳤다. 다들 그러고 있다.
여기서 표정 관리 못 하는 얼간이는 없겠지.
그래도 속으론 다양한 생각들을 하겠다만, 나 같은 경우엔… 그래, 가늠 중이라고 할 수 있겠다.
‘이 새끼들 확실히 잘해.’
내가 이놈들 이번 타이틀 무대를 각 잡고 제대로 보는 건 처음이었다.
그리고 상당히… 인상적이었다.
‘아주 한 우물을 파시는군.’
뮤직비디오도 본인들 팬들이 좋아할 만한 컨텐츠의 집대성이라고 하더니, 무대도 똑같은 기조였다.
‘강렬하고 자극적인 고퀄리티.’
대중성을 갖다 버린 것까진 아니었으나, 인트로의 그 뱀과 싸우는 것 같은 퍼포먼스는 누가 봐도 팬층을 위한 구성이다.
‘그리고 무대 역량이 워낙 출중해.’
괜히 저 연차에 신규 팬이 붙는 게 아니군.
“MusicBOMB! 다음 주에 또 만나요!”
나는 손을 흔드는 1위 놈들에게 고개를 숙인 후, 무대에서 내려오며 결론 내렸다.
이번 활동이 서로 결은 다르지만, 아무래도 무대에서는 어느 쪽이든 고꾸라질 일은 없을 것 같다고.
그리고 실제로 반응은 비슷하게 나왔다.
그다음 주간, 테스타는 입소문과 소셜 플랫폼 이용자들의 픽으로 음원 차트를 계속 비집고 올라갔다.
그리고 결국 일어날 일이 일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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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위로 치고 올라감 진짜 남돌 음원은 테스타가 원탑 맞는 듯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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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쳤다
-개꿀잼ㅋㅋㅋㅋ테스타 ㅊㅋㅊㅋ
-솔직히 곡이 너무 잘 뽑히긴 했어 곡빨이라고 봄
└그거 김래빈 작곡임
└ㅋㅋㅋ프로듀싱 멤 이름 챙겨주기 한두 번 보나 이쯤되면 그냥 끝에 이름만 올리는 거야
└첫번짼데요 (캡처)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한주 늦게 들어온 보람이 있네 앨범 판매량도 눈속임되잖아ㅋ
-잘될 줄 알았음 무대 너무 좋더라 뮤비 스토리도 좋고
-운빨
└열폭
-분위기 진짜 살벌하네 결판날 때까지 이러려나
VTIC과 음원 순위가 뒤집힌 것이다.
사실상 결론이 난 거 아니냐며 한동안 난장판이 났으나, 금방 잦아들었다. VTIC은 글로벌 기록도 말 안 나오게 계속 화려했거든.
‘76개국 1위’로 시작해서 인터뷰와 시상식 초청, 게다가 영미권 언급량과 뮤직비디오 조회수까지.
어마어마했다.
그 번쩍이는 위상 덕에 찾아 듣는 사람이 계속 나오며, VTIC 타이틀 곡을 계속 국내 차트 최상위권에 박아두었다.
음원뿐만 아니라 전체 화제성 면에서도 마찬가지다. 우리가 버티는 쪽이 된 거지.
‘간당간당하군.’
우리는 플랜대로 이 주에 1위를 쭉 쓸어 담긴 했지만, 과연 8월쯤 됐을 때 인식이 어떻게 변할지는 아직 미지수였다.
‘그래도 만족스러운 건 양강 체계가 굳어졌다는 점인가.’
이제 ‘어딜 감히 VTIC에 테스타를 들이대냐’는 건 거의 볼 일 없으니까.
이 텐션을 연말까지 계속 유지해야 한다.
나는 그것에 유의하며, 결정적인 한끝이 올 때를 기다리기로 했다.
그렇게 또다시 음악 방송 요일이 돌아온다.
테스타의 컴백 3주 차 음악 방송.
그리고 VTIC의 이번 앨범 마지막 국내 음악 방송.
사실 지난주로 그만 나왔을 놈들인데, 특집이라 Tnet이 바짓가랑이라도 잡고 늘어진 모양이지.
그리고 나는, 이때가 첫 번째 결정적 타이밍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여론을 잡아야 해.’
화제성을 또 한 번 터뜨려야 했다.
다만, 이 특집에서 예상에 없던, 별로 안 반가운 상황과 만나게 될 줄은 모르고 있었다.
특별 무대 게스트로 예비 후배가 나오더라고.
이번 시즌 데뷔조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