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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a Mắt Hay Ra Đi Raw - C249

A- A+

데뷔 못 하면 죽는 병 걸림 249화
시간을 돌려, 몇 주 전.
‘테스타의 기부 콘서트에서 선택받지 못한 무대를 공개할 방송’에 대한 은근한 예고가 뜬 직후.
두근거리던 팬들은 방송사를 확인하곤 약간 의아해했다.
-CVN인데?
-엥 티넷도 아니고 갑자기 씨비엔
Tnet 같은 대중음악전문 채널에서 무대만 편성한 것도 아니고, 예능과 드라마로 유명한 케이블 채널이었기 때문이다.
-애들 예능 할까?
-어떻게 나올 생각이지 설마 리얼리티 또 하냐
-시기 애매한디
아이돌 리얼리티는 어지간한 경우가 아니고서는 자체적으로 인터넷 플랫폼을 사용하는 경우가 다수였다.
이렇게 대형 채널에 본격적인 프로그램이 대뜸 편성되는 경우는 드물었다. 그것도 컴백 시즌도, 투어 시즌도 아닌 애매한 시기에.
-티원이 뭐 했나
-사고난 걸로 스토리 만들려는 건 아니겠지 티원 X새끼들 가만 안둠
└사고난(X) 티원이 사고를 일으킨(O) ^^
└ㄹㅇ이게 맞다
-살인미수 X소 회사 망했으면 애들만 잘 됐으면
의심하거나 걱정하는 사람도 간간이 나올 만큼 예외적인 상황이긴 했지만, 그래도 대다수는 약간의 의아함만을 가지고 새 떡밥을 기다렸다.
그리고 며칠 뒤.
[테스타만을 위한 별장으로 놀러 가요!]
[, 9/30 Wed]
푸른 하늘 아래 바닷가와 해먹, 시원한 음료가 교차하는 예고 이미지.
공식 채널 및 기사로 새롭게 뜬 이 홍보는 하나의 사실을 가리켰다.
테스타의 휴식과 힐링!
-아 다행
-물론 카메라 없는 데서 쉬는 게 최고지만… 애들아 고맙다ㅠㅠ
-ㅠㅠ오랜만에 마음 편히 볼 듯 애들 맛있는 거 많이 먹고 푹 자고 재밌게 놀았으면…
-출국 안 해도 되면서 사람 없는 곳 잘 골랐네
팬들은 굉장히 전형적이며 상식적인 리얼리티 포맷에 안도하며 기뻐했다.
심지어 촬영 이후에 테스타가 추석 연휴 간 전격적인 휴가를 받는 것까지 슬쩍 기사로 흘러나오자, 분위기는 약간 더 부드러워졌다.
-얘들아 맛있는 거 많이 먹고 푹 쉬자ㅜㅜ
-정말정말 고생 많았어 끝까지 러뷰어 챙겨줘서 고마워 건강 꼭 챙기고 건강한 모습으로 만나♡♡♡
촬영 때문에 제대로 쉬지 못하는 것 아닌지 염려하는 여론이 잦아들었기 때문이다.
‘테스타가 촬영 끝나고도 푹 쉴 수 있겠다’, ‘망할 회사가 이제야 눈치를 본다’ 같은 말이 팬들의 SNS와 커뮤니티에 전반적 여론이었다.
물론 모두가 그랬던 것은 아니다.
‘휴가로 리얼리티 딜 본 거 아니야?’
여기, 박문대와 이세진의 사진이 올라가는 계정을 운영 중인 직장인은 매우 현실적으로 비관했다.
‘너희 연휴 때 푹 쉬게 해줄 테니 이것만 좀 해달라. 별거 안 시킬 거고, 놀기만 하면 된다… 뭐 그런 이야기 했을 것 같은데.’
T1의 이미지 쇄신용 작업이 아닌가 짐작한 것이다.
하지만 직장인 홈마는 곧 어깨를 으쓱했다.
‘뭐, 중요한 건 아니고.’
중요한 건, 진짜 힐링만 하다가 오는 프로그램이면 CVN에 편성된 게 오히려 악수라는 점이다.
‘힐링은 재미없잖아.’
교통사고와 기부 콘서트로 핫해진 테스타에 확 어그로가 끌려서 1화를 봤다가 탈주할 일반인들의 반응이 벌써 보였다.
-미안한데 노잼..
-애들은 귀엽더라ㅋㅋ 나중에 클립 보려구!
그러니 진짜 힐링이면, 사실 팬들만 시청률에 집계될 것이라 생각해야 했다.
‘그렇게 시청률 망하면 또 지랄할 텐데.’
-충격적인 테스타 리얼리티 2화 시청률
-테스타 예능 폭망이다 vs 그정도는 아니다
-아쉬움 많이 남는 테스타 이번 리얼리티 성적
벌써 라인업이 선했다.
VTIC의 팬인 티카가 신나서 날뛰겠다며, 직장인은 한 2주쯤 짜증 나고 피곤한 상황이 지속될 것을 예감했다.
그래도 별수 없긴 했다.
‘뭐, 티원이 미치지 않고서야 이 상황에 어려운 걸 주진 않겠지만.’
지금 여론이 간신히 기부 콘서트를 통해 아이돌 본업으로 넘어가긴 했지만, 그래도 교통사고로 인한 충격을 살짝 덮은 수준이었다.
아마 이런 포맷이 아니었다면 엄청난 반발을 피할 수 없었을 것이다.
‘아마 지난번처럼 호떡 팔아서 여행 빚 갚게 하는 거였으면… 죽이려고 했을걸.’
지금 분위기를 봐서는 회사가 멤버들에게 석고대죄를 했다는 기사가 떠도 이상하지 않을 지경이었다.
물론 직장인은 그게 상당히 회사 현실과 괴리된 여론이라 생각했다.
‘그냥 일하고 있겠지 뭐. 어쨌든 이번 예능은 그냥 가겠고.’
그녀는 심드렁하게 생각했으며, 이 생각은 다음 예고편을 보고 더욱 공고해졌다.
[테스타 하고 싶은 거 다 해!]
[테스타 : 와, 저희끼리 여기 다 써요?]
척 보니, 음식부터 취미까지 정말 하고 싶은 걸 다 시켜주는 류의 힐링 같았다.
그리고 실제로 방영된 1화도 그랬다.
아름답고 온화한 남해의 섬과 때깔 좋은 별장. 그리고 소박한 닭장과 흐드러지게 핀 들꽃.
[차유진 : 병아리! 정말 귀여워요!]
[이세진 : 와, 우리가 이런 걸 다 누려도 되는지 모르겠네.]
멤버들은 신나서 섬과 별장을 돌아다니며, 보양식을 먹고 럭셔리한 마사지를 즐겼다.
[배세진(마사지 마니아) : 으허억]
[박문대 : (당황)]
[류청우(등산 마니아) : 등산화를 좀 챙겨봤어.]
[박문대 : (외면)]
웃긴 장면도 이렇게 간간이 들어가긴 했지만, 어디까지나 소소한 정도다.
전체적으로, 테스타를 오냐오냐해주는 대리만족형 리얼리티였다.
-차고영 닭다리 몇 개 먹는 거얔ㅋㅋ 많이 먹고 코 자자!
-마음이 따뜻해짐
-아현이 명상하는 거 봤냐고 숲속의 왕자님 따로 없음 그가 바로 X즈니 프린스다
-그래 이거야 이런 걸 원했어
팬들은 행복해했으나 직장인은 마음을 접었다.
팬들만 볼 내용이 맞았으니까.
‘좀 미끄러지는 구간도 있는 거지.’
머리 좋은 놈들이니 다음 앨범을 알아서 잘 준비해 올 것이라며, 직장인은 입맛을 다셨다.
그러나 1화가 끝나며 나온 예고편에서 모든 게 뒤집혔다.
[다음 날…?]
[??? : (지지지직)– 1일째, 오전 9시 11분.]
[??? : 기록자는 (지지직)– 21살 김래빈이다.]
“…!?”
새롭게 공개된 예고편은… 뜬금없이 갑작스럽게 스펙타클해졌다!
[아무도 예상치 못한 기상이변]
[아나운서 : 남해에 강력한 바람을 동반한 폭우가….]
[고립된 제작진!]
[막내 작가: 저희 물이 거의 안 남았는데요?]
[조연출 : ㅋㅋㅋㅋㅋ (실성)]
[멘탈 붕괴]
빰밤밤 빰밤밤밤 따라라라↗
강렬한 BGM을 배경으로 미친 듯이 폭풍이 휘몰아치는 섬과 뉴스 컷이 편집되어 들어갔다.
그리고 멘탈이 나간 제작진의 얼굴 없는 옆모습과 뒷모습이 교차 편집되어 리드미컬하게 나타났다.
마지막으로 들어간 것은… 다시 캠코더스럽게 편집된 화면에 등장한 김래빈이다.
김래빈은 주먹을 불끈 쥐었다.
[김래빈(21) : 우리는 병아리를 구할 것이다…!]
[테스타 : 으아아아!]
물 위로 동동 떠내려가는 병아리를 향해 달려 나가는 잠옷 차림 테스타의 모습을 끝으로, 예고편은 끝났다.
“…….”
SNS는 이미 물음표와 폭소로 도배된 상황.
‘…이렇게 틀어버려?’
직장인은 답지 않게 웃다가, 당황하여 잠시 검색을 멈췄다.
그리고 잠시 후.
팬이 아닌 사람들이 이용하는 커뮤니티에서도 반응이 폭발했다.
[테스타 예능 갑분 조난ㅋㅋㅋ]
[힐링이 아니라 킬링 아니냐]
[빨리 이것좀 봐줘 미친ㅋㅋㅋㅋㅋㅋ (예고편 링크)]
“흠.”
역시 뜰 놈은 뭘 해도 뜬다더니, 아무래도 그녀의 아이돌은 정체기도 용납할 수 없는 모양이다.
직장인은 흡족하게 상황을 보며, 계정에 올릴 박문대와 이세진의 보정샷을 골랐다. 명상 도중 이세진이 박문대에게 장난을 거는 컷이었다.
다만, 동시에 예감했다.
‘불편하다는 애들 튀어나오겠지?’
아니나 다를까, 그녀가 보정한 GIF 파일을 올릴 때 즈음에는 새 의견이 공유를 타고 있었다.
-태풍이 왔는데 촬영 강행했냐고
-힐링인 것처럼 해놓고 또 애들 개고생만 시켰나 보네 진짜 개빡침
-설마 조난당한 걸 컨텐츠랍시고 방영하는 거임? 미쳤나봐
‘아, 또 선동질.’
사실 도덕적으로 적합한 요구였으나, 사회적 성공욕에 찌든 직장인의 뇌는 그 모든 것들이 초치기로 느껴졌다.
‘X발 이미 찍었다잖아. 뭐 촬영분 폐기하리?’
저런 갑작스러운 자연 재난을 어쩌란 말인가.
저들이 좋아하는 그 아이돌들이 재난 중에서 뭐라도 살려 보려고 기를 썼을 걸 왜 모를까.
“참.”
그녀는 은근히 그 모든 반발을 ‘진지충’으로 미는 여론에 힘을 실어줬다. 물론 익명으로.
-아 제발 좀 그냥 보자ㅠㅠ 기부콘 때도 이러더니 또 이러네
-테스타 예능 잘 될 것 같으니까 초치려는 애들 섞인 듯??1526
결과는 테스타의 끝내주는 휴가 소식이 전해지며 논란이 되지 못하고 묻히는 것으로 끝났다.
‘됐어.’
그녀는 개인 교류용 SNS 계정에서 여전히 걱정이나 하고 있는 박문대의 첫 홈마 글을 보고 코웃음을 쳤다.
-건강하게 별일 없이 웃으며 촬영 잘 마무리 됐던 거면 좋겠다… 뭐든 문대가 무리하지 않길
‘원래 아이돌은 무리하는 직업인데 말야.’
전성기가 길지도 않은데 물 들어올 때 노를 저어야 하는 직업이다.
직장인은 그렇게 생각하며, 테스타 리얼리티 다음 방영이나 기다렸다.
그리고 1화 때보다도 불어난 관심 속에서 방영된 2화.
놀랍게도, 시작 시점은 테스타가 아니었다.
제작진이었다.
[사상 초유의 촬영 중단]
[연락이 끊기고 고립되어버린 막내 제작진들…☆]
[조연출 : 아 비바람 미쳤다;;]
[막내 PD : 우리 이대로 조난 당하는 거 아니에요?]
[막내 작가 : 이미 조난 당한 것 같… 핳ㅎㅎ]
제작진들은 촬영 도구와 필기구, 생수병이 어질러진 어두운 실내공간 속에서 자신들의 신세를 한탄했다.
그러나 편집 분위기는 그리 어둡지 않았다.
[※뱃길 끊김※]
[※헬리콥터 못 뜸※]
[막내 PD : 이거 안 되겠다, 안 되겠어. 별장까지도 못 가. 출연진 컨택 불가야]
[막내 작가 : 와….]
[※걷지도 못함 (!)※]
멀리서 보면 비극도 희극인 법이었다. 웃긴 BGM과 편집으로, 그들의 고난은 다소 깜짝 카메라처럼 익살스럽게 편집되었다.
다만 안타까움은 느껴졌다.
[막내 작가 : 우리, 우리 지금 사흘째 머리 못 감았… (말잇못)]
이런 대사가 오갔기 때문이다. 테스타의 상황에 집중하던 사람들도 자기도 모르게 숙연해질 정도였다.
물론 근본적인 의문은 계속 있었다.
‘그런데 테스타는?’
그리고 사람들의 마음속에 이런 의문이 커질 딱 시점.
[찌이이익!!]
[제작진 : 아아아아악!!]
갑자기 제작진이 기댄 어두운 벽이 뜯어지더니, 문이 열렸다!
그리고 그 속에서 불쑥 튀어나온 것은… 테스타였다.
그 순간, 테스타의 놀란 얼굴들이 클로즈업되며 화면이 멈추었다.
[테스타 : 으아아악!!]
[????]
어마어마한 크기의 빨간 자막까지 들어갔다.
그리고 목소리 삽입.
[류청우 : 여러분 괜찮으세요?]
[막내 작가 : 허어어억]
[테스타가… 구하러 왔다!!]
천사들의 합창 BGM이 깔렸다. 완전히 히어로가 따로 없는 등장 연출이었다. 심지어 테스타의 뒤에 CG로 후광까지 넣어주었다.
“아니…!”
직장인마저 할 말을 잃을 만큼 임펙트 있는 등장이었다.
[조연출 : 아니, 위치도 모르시는데 대체 어떻게….]
테스타는 서로를 간헐적으로 쳐다보다가, 바람 빠지는 것 같은 미소를 지었다.
그리고 다시 자막.
[테스타는 대체 어떻게 여기 나타난 걸까?]
[◀◀◀]
화면이 뒤로 돌아가기 시작했다.
[조난 1일째]
그리고, 테스타의 시점의 조난 스토리가 시작되었다.
[박문대 : 바람이 너무 부는데. 나가면 안 되겠어.]
[이세진 : 그러게~ 오늘도 공쳤나. 에휴!]
[김래빈 : 오전 12시. 형들께서 차후 생활의 방향에 대하여 토의하셨다. 외출 금지는 새로운 규칙으로 정착할 듯하다.]
김래빈의 카메라가 큰 역할을 했다. 김래빈의 셀프카메라 소리는 마치 해설처럼, 중요한 장면마다 슬그머니 들어갔다.
그리고 상황을 더 웃기게 만들었다.
[배세진 : 아니! 고구마가, 고구마가 더 쉬우니까 내가 먼저….]
[류청우 : 세진아, 콩이 더 빨리 자란다는데? 이 카드는 내가 가져갈게.]
[배세진 : (충격)]
[Cam : 보드게임 도중, 곡식에 관한 내용이 나왔다. 혹시 재배하게 될지 모르니 유심히 확인해 두었다.]
과몰입이 엄청났기 때문이다.
-ㅋㅋㅋㅋㅋㅋ김래빈 진짴ㅋㅋ
-너 이런 캐릭터였구나 개간지 달팽이 탄 중세토끼인 줄 알았는데 그냥 토끼였던 거임
-아니 이게 뭐야 왜 혼자 찐 조난일기 찍고 있냐곸ㅋㅋ
-애한테 카메라 쥐어준 거 누구야 자수해
그리고 그런 유머러스한 요소가 아니더라도, 고난을 미화하거나 얼버무리는 느낌은 덜했다.
첫 등장 편집의 임펙트 덕이었다.
테스타가 처한 고난보다는, 선량하고 도전적인 면모도 더 강조되었기 때문이다.
실제로 테스타는 날씨 때문에 패닉에 빠지거나 불평하지 않고, 착실히 할 일을 찾아서 하고 열심히 놀았다.
[차유진 : 숨바꼭질?? 해요!! 숨어요! 형!]
[박문대 : (흔들림)]
[선아현 : 좋아…! 나 숨을까?]
-애들 되게 착실하다 뭐라도 해보려고 하곸ㅋㅋ
-식사 부실해진 건 너무 슬퍼ㅠㅠ 제작진들 반드시 한우와 대게로 보답해야할 것
그렇게 착착 진행된 방송은, 대망의 정전 에피소드에 돌입했다.

데뷔 못 하면 죽는 병 걸림 249화

시간을 돌려, 몇 주 전.

‘테스타의 기부 콘서트에서 선택받지 못한 무대를 공개할 방송’에 대한 은근한 예고가 뜬 직후.

두근거리던 팬들은 방송사를 확인하곤 약간 의아해했다.

-CVN인데?

-엥 티넷도 아니고 갑자기 씨비엔

Tnet 같은 대중음악전문 채널에서 무대만 편성한 것도 아니고, 예능과 드라마로 유명한 케이블 채널이었기 때문이다.

-애들 예능 할까?

-어떻게 나올 생각이지 설마 리얼리티 또 하냐

-시기 애매한디

아이돌 리얼리티는 어지간한 경우가 아니고서는 자체적으로 인터넷 플랫폼을 사용하는 경우가 다수였다.

이렇게 대형 채널에 본격적인 프로그램이 대뜸 편성되는 경우는 드물었다. 그것도 컴백 시즌도, 투어 시즌도 아닌 애매한 시기에.

-티원이 뭐 했나

-사고난 걸로 스토리 만들려는 건 아니겠지 티원 X새끼들 가만 안둠

└사고난(X) 티원이 사고를 일으킨(O) ^^

└ㄹㅇ이게 맞다

-살인미수 X소 회사 망했으면 애들만 잘 됐으면

의심하거나 걱정하는 사람도 간간이 나올 만큼 예외적인 상황이긴 했지만, 그래도 대다수는 약간의 의아함만을 가지고 새 떡밥을 기다렸다.

그리고 며칠 뒤.

푸른 하늘 아래 바닷가와 해먹, 시원한 음료가 교차하는 예고 이미지.

공식 채널 및 기사로 새롭게 뜬 이 홍보는 하나의 사실을 가리켰다.

테스타의 휴식과 힐링!

-아 다행

-물론 카메라 없는 데서 쉬는 게 최고지만… 애들아 고맙다ㅠㅠ

-ㅠㅠ오랜만에 마음 편히 볼 듯 애들 맛있는 거 많이 먹고 푹 자고 재밌게 놀았으면…

-출국 안 해도 되면서 사람 없는 곳 잘 골랐네

팬들은 굉장히 전형적이며 상식적인 리얼리티 포맷에 안도하며 기뻐했다.

심지어 촬영 이후에 테스타가 추석 연휴 간 전격적인 휴가를 받는 것까지 슬쩍 기사로 흘러나오자, 분위기는 약간 더 부드러워졌다.

-얘들아 맛있는 거 많이 먹고 푹 쉬자ㅜㅜ

-정말정말 고생 많았어 끝까지 러뷰어 챙겨줘서 고마워 건강 꼭 챙기고 건강한 모습으로 만나♡♡♡

촬영 때문에 제대로 쉬지 못하는 것 아닌지 염려하는 여론이 잦아들었기 때문이다.

‘테스타가 촬영 끝나고도 푹 쉴 수 있겠다’, ‘망할 회사가 이제야 눈치를 본다’ 같은 말이 팬들의 SNS와 커뮤니티에 전반적 여론이었다.

물론 모두가 그랬던 것은 아니다.

‘휴가로 리얼리티 딜 본 거 아니야?’

여기, 박문대와 이세진의 사진이 올라가는 계정을 운영 중인 직장인은 매우 현실적으로 비관했다.

‘너희 연휴 때 푹 쉬게 해줄 테니 이것만 좀 해달라. 별거 안 시킬 거고, 놀기만 하면 된다… 뭐 그런 이야기 했을 것 같은데.’

T1의 이미지 쇄신용 작업이 아닌가 짐작한 것이다.

하지만 직장인 홈마는 곧 어깨를 으쓱했다.

‘뭐, 중요한 건 아니고.’

중요한 건, 진짜 힐링만 하다가 오는 프로그램이면 CVN에 편성된 게 오히려 악수라는 점이다.

‘힐링은 재미없잖아.’

교통사고와 기부 콘서트로 핫해진 테스타에 확 어그로가 끌려서 1화를 봤다가 탈주할 일반인들의 반응이 벌써 보였다.

-미안한데 노잼..

-애들은 귀엽더라ㅋㅋ 나중에 클립 보려구!

그러니 진짜 힐링이면, 사실 팬들만 시청률에 집계될 것이라 생각해야 했다.

‘그렇게 시청률 망하면 또 지랄할 텐데.’

-충격적인 테스타 리얼리티 2화 시청률

-테스타 예능 폭망이다 vs 그정도는 아니다

-아쉬움 많이 남는 테스타 이번 리얼리티 성적

벌써 라인업이 선했다.

VTIC의 팬인 티카가 신나서 날뛰겠다며, 직장인은 한 2주쯤 짜증 나고 피곤한 상황이 지속될 것을 예감했다.

그래도 별수 없긴 했다.

‘뭐, 티원이 미치지 않고서야 이 상황에 어려운 걸 주진 않겠지만.’

지금 여론이 간신히 기부 콘서트를 통해 아이돌 본업으로 넘어가긴 했지만, 그래도 교통사고로 인한 충격을 살짝 덮은 수준이었다.

아마 이런 포맷이 아니었다면 엄청난 반발을 피할 수 없었을 것이다.

‘아마 지난번처럼 호떡 팔아서 여행 빚 갚게 하는 거였으면… 죽이려고 했을걸.’

지금 분위기를 봐서는 회사가 멤버들에게 석고대죄를 했다는 기사가 떠도 이상하지 않을 지경이었다.

물론 직장인은 그게 상당히 회사 현실과 괴리된 여론이라 생각했다.

‘그냥 일하고 있겠지 뭐. 어쨌든 이번 예능은 그냥 가겠고.’

그녀는 심드렁하게 생각했으며, 이 생각은 다음 예고편을 보고 더욱 공고해졌다.

척 보니, 음식부터 취미까지 정말 하고 싶은 걸 다 시켜주는 류의 힐링 같았다.

그리고 실제로 방영된 1화도 그랬다.

아름답고 온화한 남해의 섬과 때깔 좋은 별장. 그리고 소박한 닭장과 흐드러지게 핀 들꽃.

멤버들은 신나서 섬과 별장을 돌아다니며, 보양식을 먹고 럭셔리한 마사지를 즐겼다.

웃긴 장면도 이렇게 간간이 들어가긴 했지만, 어디까지나 소소한 정도다.

전체적으로, 테스타를 오냐오냐해주는 대리만족형 리얼리티였다.

-차고영 닭다리 몇 개 먹는 거얔ㅋㅋ 많이 먹고 코 자자!

-마음이 따뜻해짐

-아현이 명상하는 거 봤냐고 숲속의 왕자님 따로 없음 그가 바로 X즈니 프린스다

-그래 이거야 이런 걸 원했어

팬들은 행복해했으나 직장인은 마음을 접었다.

팬들만 볼 내용이 맞았으니까.

‘좀 미끄러지는 구간도 있는 거지.’

머리 좋은 놈들이니 다음 앨범을 알아서 잘 준비해 올 것이라며, 직장인은 입맛을 다셨다.

그러나 1화가 끝나며 나온 예고편에서 모든 게 뒤집혔다.

“…!?”

새롭게 공개된 예고편은… 뜬금없이 갑작스럽게 스펙타클해졌다!

빰밤밤 빰밤밤밤 따라라라↗

강렬한 BGM을 배경으로 미친 듯이 폭풍이 휘몰아치는 섬과 뉴스 컷이 편집되어 들어갔다.

그리고 멘탈이 나간 제작진의 얼굴 없는 옆모습과 뒷모습이 교차 편집되어 리드미컬하게 나타났다.

마지막으로 들어간 것은… 다시 캠코더스럽게 편집된 화면에 등장한 김래빈이다.

김래빈은 주먹을 불끈 쥐었다.

물 위로 동동 떠내려가는 병아리를 향해 달려 나가는 잠옷 차림 테스타의 모습을 끝으로, 예고편은 끝났다.

“…….”

SNS는 이미 물음표와 폭소로 도배된 상황.

‘…이렇게 틀어버려?’

직장인은 답지 않게 웃다가, 당황하여 잠시 검색을 멈췄다.

그리고 잠시 후.

팬이 아닌 사람들이 이용하는 커뮤니티에서도 반응이 폭발했다.

“흠.”

역시 뜰 놈은 뭘 해도 뜬다더니, 아무래도 그녀의 아이돌은 정체기도 용납할 수 없는 모양이다.

직장인은 흡족하게 상황을 보며, 계정에 올릴 박문대와 이세진의 보정샷을 골랐다. 명상 도중 이세진이 박문대에게 장난을 거는 컷이었다.

다만, 동시에 예감했다.

‘불편하다는 애들 튀어나오겠지?’

아니나 다를까, 그녀가 보정한 GIF 파일을 올릴 때 즈음에는 새 의견이 공유를 타고 있었다.

-태풍이 왔는데 촬영 강행했냐고

-힐링인 것처럼 해놓고 또 애들 개고생만 시켰나 보네 진짜 개빡침

-설마 조난당한 걸 컨텐츠랍시고 방영하는 거임? 미쳤나봐

‘아, 또 선동질.’

사실 도덕적으로 적합한 요구였으나, 사회적 성공욕에 찌든 직장인의 뇌는 그 모든 것들이 초치기로 느껴졌다.

‘X발 이미 찍었다잖아. 뭐 촬영분 폐기하리?’

저런 갑작스러운 자연 재난을 어쩌란 말인가.

저들이 좋아하는 그 아이돌들이 재난 중에서 뭐라도 살려 보려고 기를 썼을 걸 왜 모를까.

“참.”

그녀는 은근히 그 모든 반발을 ‘진지충’으로 미는 여론에 힘을 실어줬다. 물론 익명으로.

-아 제발 좀 그냥 보자ㅠㅠ 기부콘 때도 이러더니 또 이러네

-테스타 예능 잘 될 것 같으니까 초치려는 애들 섞인 듯??1526

결과는 테스타의 끝내주는 휴가 소식이 전해지며 논란이 되지 못하고 묻히는 것으로 끝났다.

‘됐어.’

그녀는 개인 교류용 SNS 계정에서 여전히 걱정이나 하고 있는 박문대의 첫 홈마 글을 보고 코웃음을 쳤다.

-건강하게 별일 없이 웃으며 촬영 잘 마무리 됐던 거면 좋겠다… 뭐든 문대가 무리하지 않길

‘원래 아이돌은 무리하는 직업인데 말야.’

전성기가 길지도 않은데 물 들어올 때 노를 저어야 하는 직업이다.

직장인은 그렇게 생각하며, 테스타 리얼리티 다음 방영이나 기다렸다.

그리고 1화 때보다도 불어난 관심 속에서 방영된 2화.

놀랍게도, 시작 시점은 테스타가 아니었다.

제작진이었다.

제작진들은 촬영 도구와 필기구, 생수병이 어질러진 어두운 실내공간 속에서 자신들의 신세를 한탄했다.

그러나 편집 분위기는 그리 어둡지 않았다.

멀리서 보면 비극도 희극인 법이었다. 웃긴 BGM과 편집으로, 그들의 고난은 다소 깜짝 카메라처럼 익살스럽게 편집되었다.

다만 안타까움은 느껴졌다.

이런 대사가 오갔기 때문이다. 테스타의 상황에 집중하던 사람들도 자기도 모르게 숙연해질 정도였다.

물론 근본적인 의문은 계속 있었다.

‘그런데 테스타는?’

그리고 사람들의 마음속에 이런 의문이 커질 딱 시점.

갑자기 제작진이 기댄 어두운 벽이 뜯어지더니, 문이 열렸다!

그리고 그 속에서 불쑥 튀어나온 것은… 테스타였다.

그 순간, 테스타의 놀란 얼굴들이 클로즈업되며 화면이 멈추었다.

어마어마한 크기의 빨간 자막까지 들어갔다.

그리고 목소리 삽입.

천사들의 합창 BGM이 깔렸다. 완전히 히어로가 따로 없는 등장 연출이었다. 심지어 테스타의 뒤에 CG로 후광까지 넣어주었다.

“아니…!”

직장인마저 할 말을 잃을 만큼 임펙트 있는 등장이었다.

테스타는 서로를 간헐적으로 쳐다보다가, 바람 빠지는 것 같은 미소를 지었다.

그리고 다시 자막.

화면이 뒤로 돌아가기 시작했다.

그리고, 테스타의 시점의 조난 스토리가 시작되었다.

김래빈의 카메라가 큰 역할을 했다. 김래빈의 셀프카메라 소리는 마치 해설처럼, 중요한 장면마다 슬그머니 들어갔다.

그리고 상황을 더 웃기게 만들었다.

과몰입이 엄청났기 때문이다.

-ㅋㅋㅋㅋㅋㅋ김래빈 진짴ㅋㅋ

-너 이런 캐릭터였구나 개간지 달팽이 탄 중세토끼인 줄 알았는데 그냥 토끼였던 거임

-아니 이게 뭐야 왜 혼자 찐 조난일기 찍고 있냐곸ㅋㅋ

-애한테 카메라 쥐어준 거 누구야 자수해

그리고 그런 유머러스한 요소가 아니더라도, 고난을 미화하거나 얼버무리는 느낌은 덜했다.

첫 등장 편집의 임펙트 덕이었다.

테스타가 처한 고난보다는, 선량하고 도전적인 면모도 더 강조되었기 때문이다.

실제로 테스타는 날씨 때문에 패닉에 빠지거나 불평하지 않고, 착실히 할 일을 찾아서 하고 열심히 놀았다.

-애들 되게 착실하다 뭐라도 해보려고 하곸ㅋㅋ

-식사 부실해진 건 너무 슬퍼ㅠㅠ 제작진들 반드시 한우와 대게로 보답해야할 것

그렇게 착착 진행된 방송은, 대망의 정전 에피소드에 돌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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