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a Mắt Hay Ra Đi Raw - C200
데뷔 못 하면 죽는 병 걸림 200화
차유진 옆에 반투명한 홀로그램이 떴다.
[이름 : 차유진]
가창 : B- (B+)
(랩 : B+)
춤 : S- (S+)
외모 : A (S)
끼 : S (EX)
특성 : 블랙홀(S)
욕할 뻔했다.
‘X발 이게 사람 새끼냐.’
그사이에 춤이 또 늘었는지 S 등급이 두 개가 됐다. 가창도 최근 보컬 파트가 늘더니 결국 B등급에 진입했다.
그리고 화룡점정은… 특성이다.
[블랙홀(S) : 모든 것을 빨아들이는 인력, 사로잡는 충동]
-무대 몰입도 +180%
A등급이 S가 되면서 150%가 180%가 됐다. 특성도 진화할 줄이야.
‘끼가 더 오른 건 저 영향인가.’
식은땀이 다 난다.
‘저거랑 뭘 해도 X될 것 같은데.’
오랜만에 서바이벌 때의 감각이 되살아나는 기분이다…. 생존본능 말이다.
‘팬들이 좋아한다고 너무 섣불리 추진했나.’
아니, 침착하자.
이놈이랑 유닛 한번 해서 내 폼이 깨진다고 그룹 탈퇴해야 하는 것도 아니지 않은가. 그냥 좀 쪽팔리고 말 것이다.
‘내가 큰세진처럼 어떻게든 차유진 눌러보려던 것도 아니고.’
‘둘 다 잘했다’로 여론을 밀어보려 안간힘을 쓰는 팬들과 ‘곰머새끼 나대더니ㅋㅋ’ 같은 소리를 하며 비웃는 차유진의 개인 팬들이 벌써 눈에 선하긴 하지만.
그리고 결국 박문대의 무대 잘하는 이미지에 타격이 올 것도….
‘그건 못 참지.’
안 되겠다. 혹시라도 그런 사태가 발발하지 않도록 재점검한다.
“유진아.”
“네!!”
“유닛 무대에서 쓰고 싶었던 장치 다 말해봐라.”
스마트폰 보던 차유진이 벌떡 몸을 튕겨 일어났다. 눈이 번쩍번쩍거리는군.
[물! 폭죽! 조명과 댄서들! 그리고 거대한 움직이는 구조물!]
?있는 대로 다 쓰고 싶었다는 소리다.
“어차피 그거 다 쓰는 건 예산상 불가능했다는 건 알지.”
“알아요! 그래도 많이 써요! 좋아요!”
“그래.”
사실이다.
안무 시안과 무대장치는 이미 다 컨펌이 난 상태다. 그리고 차유진이 말한 것 중에 제법 많은 요소가 무대에 실제로 쓰인다.
비하인드에서야 내가 속 좋게 차유진의 주장을 수용해주는 모습일 테지만, 사실 내가 노린 부분이기도 하다.
화려한 주변 장치 덕에 무대 전체로 집중이 퍼지는 그림을 원했거든.
그러나 차유진 스탯을 확인하니 알겠다. 좀 얕은 수였던 것 같다.
‘분산 안 될 거야.’
분명 사람들은 차유진에게 집중하게 될 것이다. 무대장치는 그걸 도리어 그걸 도와 버릴 지경이다.
더 강제적으로 그 집중을 뺏어올 방법이 필요하다.
제일 쉬운 건… 역시 내 스탯도 건드는 건데.
‘상태창.’
이번엔 내 상태창을 한번 점검해 보자.
[이름 : 박문대 (류건우)]
Level : 18
칭호 : 없음
가창 : S-
춤 : B+
외모 : A-
끼 : A-
특성 : 잠재력 무한, 듣고 보니 맞는 말이군(A), 바쿠스500(B), 잡아채는 귀(A)
!상태이상 : 관객이 아니면 죽음을
남은 포인트 : 2
이제는 내 상태창도 능력치가 상당히 준수하다고 생각했는데, 차유진 걸 보고 난 후에 확인하니 좀 빛이 바래긴 하는군.
‘일단 특이점은 없다.’
살펴볼 만한 건… 레벨이 하나 올라간 것. 그리고 자연 증가한 춤 스탯 정도인가.
아마 투어 스케줄에서 계속 즉석 안무를 익히고 소화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한 단계 오른 것 같다.
그럼 평소대로라면 내 행동 방식은 뻔하다.
‘춤을 B+에서 A-로 올리는 거지.’
등급을 바꾸는 효율적인 방식에, 차유진의 장기인 춤에 따라붙을 방법이라고 생각하기 쉬우니까.
하지만… 애매하다.
‘그렇게 올려도 차유진과 자릿수가 달라.’
차유진의 춤은 S-다. 유닛 무대인 이상, A-로 비벼봐도 간신히 급 맞춰 주는 그림으로 끝날 수도 있다.
2포인트를 다 투자해서 A로 맞춰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애초에 끼와 특성에서 밀리니까.
그리고 이건 어디다 투자해도 마찬가지다.
‘…가창을 S+로 만들어버려?’
눈은 차유진을 봐도 귀는 박문대에게 집중하게 만드는 방법이다. 좀 처절하긴 하군.
일단 보류해 두고, 남은 변수를 살펴보자.
‘음.’
나는 그동안의 콘서트와 리얼리티 인지도로 쌓인 팝업들을 불러왔다.
[성공적 공연!]
절대 다수에게 감명을 주었습니다!
명성 갱신 알림을 포함해서 이런 팝업들이 몇 개 됐다.
대부분은 적당히 특성 뽑기를 줬는데, 그래서 쌓인 뽑기가 무려 5회다.
그리고 여기서 가까운 시일 내로 써먹을 만한 게 나오는 건 매번 증명돼서 더 의심하기도 민망할 정도다.
이젠 거의 확신한다.
‘싹 탕진하자.’
뭐 쓸 만한 것 좀 뱉어봐라.
일단 저등급부터 간다.
나는 ‘보물’과 ‘영웅’이 붙은 뽑기를 다 돌렸다. C에서 B등급이 기본으로 나오는 놈들이다.
레버가 돌아가고 슬롯머신이 번쩍인다.
파파팡!
[‘말랑뽀짝 귀요미(B)’ 획득!]
[‘천사표(C)’ 획득!]
[‘악어의 눈물(A)’ 획득!]
[‘부동심(B)’ 획득!]
필요 없고, 됐고, 상황에 안 맞는다.
‘무대 관련이 하나도 안 나오잖아.’
대외활동에 관련된 특성만 쏟아진다.
‘무대는 알아서 하라는 건가?’
이번 유닛 무대를 망쳐도 별 타격이 없을 거란 암시인가.
나는 짜게 식은 머리로 팝업창을 훑었다. 그러다가, 문득 상당히 꺼림칙한 예상을 떠올렸다.
‘아니면 이제 곧… 때가 오기 때문일 수도.’
당연한 말이지만, 이제 곧 상태이상은 끝이다.
[‘관객이 아니면 죽음을’]
: 정해진 기간 내로 20만 명 이상의 관객과 만나지 못할 시, 사망
달성 인원 : 199,997 / 200,000
단 3명 남았다.
앵콜 콘서트가 끝나면, 아니, 혹시 천재지변으로 못하게 되더라도 상관없었다. 뭐든 관객 셋만 채운 무대 한 번이면 이 상태이상도 끝이다.
‘그리고… 그 X 같은 진실 확인이 또 뜰 것 같은데.’
지난 사례들을 생각해 보면 이번에도 누군가가 뒈지는 장면을 보여줘도 이상하지 않았다.
…날 동요하게 만들 수 있다는 뜻이다.
그래서 태도 논란을 방어할 수 있도록, 대외활동과 관련된 특성이 뜬다… 라.
‘설득력 있어서 더 기분 나쁜 추리군.’
병 주고 약 주는 것도 아니고, 그냥 X발 쓸데없는 걸 보여주지 말라고.
나는 혀를 찼지만, 일단은 합리적으로 행동하기로 했다.
특성을 교체했다는 말이다.
[특성 : 듣고 보니 맞는 말이군(A)이 삭제되었습니다!]
대신 그나마 쓸 만한 ‘부동심’ 특성을 넣었다. 등급은 낮아진 거지만, 다방면 사용이 가능한 특성이니까.
…참고로 A등급이라 순간 혹했던 ‘악어의 눈물’은 가련하게 울어서 공감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는… 그, 수도꼭지 특성의 상위호환이다.
쓰레기란 뜻이다.
‘됐다.’
나는 목을 우두둑 꺾었다.
자, 뇌를 비우자.
남은 건 하나.
예사롭지 않은 이름이 붙은 뽑기다.
[전설 특성 뽑기 ☜ Click!]
투어 끝내고 받은 마지막 뽑기다.
양산형 X망겜이든 갓겜이든 일단 전설이 붙어 있는 건 좋은 게 국룰 아닌가.
그렇다면 이 애매한 게임 시스템도 마찬가지겠지.
‘최소 A 예상한다.’
제발 나도 무대 강화 특성 좀 추가하자!
홀로그램 슬롯머신의 레버가 당겨지고, 백금색으로 가득 찬 칸이 빠르게 돌아가기 시작했다.
다라라라락-
그럴싸한 특성 명들이 수없이 지나가는 가운데.
타닥.
슬롯은 천천히… 멈췄다.
지금까지 한 번도 본 적 없는, 오색 빛으로 빛나는 칸이었다.
파파파파팡!!
[특성 : ‘탐닉의 시간(S)’ 획득!]
‘X발.’
S 떴다!
나는 나도 모르게 주먹으로 침대를 갈겼다. 다행히 스마트폰에 도로 빠진 차유진은 알아차리지 못했다.
‘미쳤나.’
아무리 내가 이딴 뽑기에 목매지 않아도 그렇지, 이런 고등급이 뜨니 척수까지 짜릿했다.
잠깐, 그래도 진정하자.
어떤 특성인지 확인이 먼저다.
‘그래도 어감만 봐서는 무대 특성 같은데.’
나는 특성의 세부 사항을 띄웠다.
[특성: 탐닉의 시간(S)]
-이 위에서 살아 있는 나를 느낀다.
: 무대 몰입도(본인) +180%
‘돌았다.’
이름만 바꾼 블랙홀이지 않은가.
“후우.”
나는 길게 숨을 내쉬며 침대에 걸터앉았다.
‘무대 몰입도 추가 180%….’
이 정도면, 포인트 분배만 효율적으로 잘 맞추고 연습만 조율하는 걸로도 차유진과 겨룰 수 있겠…….
아니, 잠깐만.
다시 보니 뒤에 뭐가 붙어 있다.
무대 몰입도(본인)
‘본인’?
그러니까, 전체 관객의 몰입도가 아니라… 무대 하는 본인이 자기 무대에 몰입한다는 뜻이잖아.
“…….”
이 개새끼가 진짜.
‘내가 내 무대에 자아도취라도 빠지라는 건가.’
이 상태창이 진짜 게임이었으면 벌써 환불 때리고 별 하나짜리 리뷰를 남겼을 만행이다.
‘상도덕을 X발 어디다 팔아먹었어.’
나는 잠시 상태창을 보며 이를 악물었으나, 곧 머리를 식혔다.
‘…부동심과 비교한다.’
침착하게 이해득실을 따지자.
일단, S등급인 이 특성의 효과는 확실할 것이다.
정말 내가 무대에 몰입하게 해주겠지.
그렇다면 평소의 나는 어떤가.
몰입이 부족하나?
‘무대가… 재밌긴 하지.’
보람도 있고, 나름대로 무슨 컨셉이든 분위기를 맞춰 민망한 기색을 내비치진 않는다고 생각한다.
즉, 평타는 한다는 뜻이다.
그렇다면 지금보다 더 몰입하면 무엇이 좋은가?
‘더 자연스러워 보이겠지.’
공연하는 당사자가 깊게 몰입하면, 보는 사람도 더 몰입하게 만드는 효과도 어느 정도는 기대할만하다.
그리고 만일의 경우 여러 방해 요소가 난입해도 흐름을 깨지 않고 공연을 더 수월히 끌어갈 수 있겠다.
‘그리고… 더 재밌을 수도 있고.’
…이건 고려 사항은 아니니까, 넘기자.
“흠.”
어쨌든, 정리하고 보니 ‘블랙홀’ 수준의 사기는 아니더라도 제법 도움이 될 것 같기는 하다.
특히 컨셉이 강한 이 그룹 특성상, 스스로 위화감을 덜 느끼고 공연할 수 있다는 점도 이득이다. 컨셉 소화력에 영향을 줄 것 같으니까.
‘보는 내가 다 민망하다’ 같은 소리도 덜 나올 것 같고 말이다.
‘잘하는 것과는 좀 다른 말이긴 하지만, 더없이 뻔뻔하게는 할 수 있겠단 뜻이지.’
거기까지 생각한 순간이었다.
“……!”
불쑥, 극단적인 생각이 떠올랐다.
‘하지만… 잘 쓰면 되겠는데.’
어차피 모 아니면 도다.
이미 내가 가진 변수는 다 깠고, 다른 옵션은 없지 않은가.
‘일단 해볼까.’
나는 당장 팝업을 조작했다.
[특성 : 부동심(B)이 삭제되었습니다!]
잠깐 스쳐 지나간 ‘부동심’의 빈자리에 새로 나온 특성, ‘탐닉의 시간’을 꽂았다.
그리고 남은 포인트를 다 끼에 쏟았다.
끼 : A+
좋아. 이대로 간다.
“차유진.”
“네??”
“유닛 무대 더 재밌게 해볼래?”
차유진이 되물음도 없이 바로 대답했다.
“네!”
그래. 그럴 줄 알았다.
그렇게 앵콜 콘서트까지 보름도 채 남지 않은 상황에서 나와 차유진은 유닛 무대 구성을 약간 수정했다.
그리고 둘 다 수정된 방향을 만족해했다.
“괜찮겠어?”
“정말 좋아요!!”
“너희가 그렇다면야….”
류청우는 몇 번 되물었지만, 차유진은 엄지를 치켜들 뿐이었다.
그럴 만했다.
우리는 각자 잘하는 걸 할 예정이거든.
데뷔 못 하면 죽는 병 걸림 200화
차유진 옆에 반투명한 홀로그램이 떴다.
가창 : B- (B+)
(랩 : B+)
춤 : S- (S+)
외모 : A (S)
끼 : S (EX)
특성 : 블랙홀(S)
욕할 뻔했다.
‘X발 이게 사람 새끼냐.’
그사이에 춤이 또 늘었는지 S 등급이 두 개가 됐다. 가창도 최근 보컬 파트가 늘더니 결국 B등급에 진입했다.
그리고 화룡점정은… 특성이다.
-무대 몰입도 +180%
A등급이 S가 되면서 150%가 180%가 됐다. 특성도 진화할 줄이야.
‘끼가 더 오른 건 저 영향인가.’
식은땀이 다 난다.
‘저거랑 뭘 해도 X될 것 같은데.’
오랜만에 서바이벌 때의 감각이 되살아나는 기분이다…. 생존본능 말이다.
‘팬들이 좋아한다고 너무 섣불리 추진했나.’
아니, 침착하자.
이놈이랑 유닛 한번 해서 내 폼이 깨진다고 그룹 탈퇴해야 하는 것도 아니지 않은가. 그냥 좀 쪽팔리고 말 것이다.
‘내가 큰세진처럼 어떻게든 차유진 눌러보려던 것도 아니고.’
‘둘 다 잘했다’로 여론을 밀어보려 안간힘을 쓰는 팬들과 ‘곰머새끼 나대더니ㅋㅋ’ 같은 소리를 하며 비웃는 차유진의 개인 팬들이 벌써 눈에 선하긴 하지만.
그리고 결국 박문대의 무대 잘하는 이미지에 타격이 올 것도….
‘그건 못 참지.’
안 되겠다. 혹시라도 그런 사태가 발발하지 않도록 재점검한다.
“유진아.”
“네!!”
“유닛 무대에서 쓰고 싶었던 장치 다 말해봐라.”
스마트폰 보던 차유진이 벌떡 몸을 튕겨 일어났다. 눈이 번쩍번쩍거리는군.
?있는 대로 다 쓰고 싶었다는 소리다.
“어차피 그거 다 쓰는 건 예산상 불가능했다는 건 알지.”
“알아요! 그래도 많이 써요! 좋아요!”
“그래.”
사실이다.
안무 시안과 무대장치는 이미 다 컨펌이 난 상태다. 그리고 차유진이 말한 것 중에 제법 많은 요소가 무대에 실제로 쓰인다.
비하인드에서야 내가 속 좋게 차유진의 주장을 수용해주는 모습일 테지만, 사실 내가 노린 부분이기도 하다.
화려한 주변 장치 덕에 무대 전체로 집중이 퍼지는 그림을 원했거든.
그러나 차유진 스탯을 확인하니 알겠다. 좀 얕은 수였던 것 같다.
‘분산 안 될 거야.’
분명 사람들은 차유진에게 집중하게 될 것이다. 무대장치는 그걸 도리어 그걸 도와 버릴 지경이다.
더 강제적으로 그 집중을 뺏어올 방법이 필요하다.
제일 쉬운 건… 역시 내 스탯도 건드는 건데.
‘상태창.’
이번엔 내 상태창을 한번 점검해 보자.
Level : 18
칭호 : 없음
가창 : S-
춤 : B+
외모 : A-
끼 : A-
특성 : 잠재력 무한, 듣고 보니 맞는 말이군(A), 바쿠스500(B), 잡아채는 귀(A)
!상태이상 : 관객이 아니면 죽음을
남은 포인트 : 2
이제는 내 상태창도 능력치가 상당히 준수하다고 생각했는데, 차유진 걸 보고 난 후에 확인하니 좀 빛이 바래긴 하는군.
‘일단 특이점은 없다.’
살펴볼 만한 건… 레벨이 하나 올라간 것. 그리고 자연 증가한 춤 스탯 정도인가.
아마 투어 스케줄에서 계속 즉석 안무를 익히고 소화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한 단계 오른 것 같다.
그럼 평소대로라면 내 행동 방식은 뻔하다.
‘춤을 B+에서 A-로 올리는 거지.’
등급을 바꾸는 효율적인 방식에, 차유진의 장기인 춤에 따라붙을 방법이라고 생각하기 쉬우니까.
하지만… 애매하다.
‘그렇게 올려도 차유진과 자릿수가 달라.’
차유진의 춤은 S-다. 유닛 무대인 이상, A-로 비벼봐도 간신히 급 맞춰 주는 그림으로 끝날 수도 있다.
2포인트를 다 투자해서 A로 맞춰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애초에 끼와 특성에서 밀리니까.
그리고 이건 어디다 투자해도 마찬가지다.
‘…가창을 S+로 만들어버려?’
눈은 차유진을 봐도 귀는 박문대에게 집중하게 만드는 방법이다. 좀 처절하긴 하군.
일단 보류해 두고, 남은 변수를 살펴보자.
‘음.’
나는 그동안의 콘서트와 리얼리티 인지도로 쌓인 팝업들을 불러왔다.
절대 다수에게 감명을 주었습니다!
명성 갱신 알림을 포함해서 이런 팝업들이 몇 개 됐다.
대부분은 적당히 특성 뽑기를 줬는데, 그래서 쌓인 뽑기가 무려 5회다.
그리고 여기서 가까운 시일 내로 써먹을 만한 게 나오는 건 매번 증명돼서 더 의심하기도 민망할 정도다.
이젠 거의 확신한다.
‘싹 탕진하자.’
뭐 쓸 만한 것 좀 뱉어봐라.
일단 저등급부터 간다.
나는 ‘보물’과 ‘영웅’이 붙은 뽑기를 다 돌렸다. C에서 B등급이 기본으로 나오는 놈들이다.
레버가 돌아가고 슬롯머신이 번쩍인다.
파파팡!
필요 없고, 됐고, 상황에 안 맞는다.
‘무대 관련이 하나도 안 나오잖아.’
대외활동에 관련된 특성만 쏟아진다.
‘무대는 알아서 하라는 건가?’
이번 유닛 무대를 망쳐도 별 타격이 없을 거란 암시인가.
나는 짜게 식은 머리로 팝업창을 훑었다. 그러다가, 문득 상당히 꺼림칙한 예상을 떠올렸다.
‘아니면 이제 곧… 때가 오기 때문일 수도.’
당연한 말이지만, 이제 곧 상태이상은 끝이다.
: 정해진 기간 내로 20만 명 이상의 관객과 만나지 못할 시, 사망
달성 인원 : 199,997 / 200,000
단 3명 남았다.
앵콜 콘서트가 끝나면, 아니, 혹시 천재지변으로 못하게 되더라도 상관없었다. 뭐든 관객 셋만 채운 무대 한 번이면 이 상태이상도 끝이다.
‘그리고… 그 X 같은 진실 확인이 또 뜰 것 같은데.’
지난 사례들을 생각해 보면 이번에도 누군가가 뒈지는 장면을 보여줘도 이상하지 않았다.
…날 동요하게 만들 수 있다는 뜻이다.
그래서 태도 논란을 방어할 수 있도록, 대외활동과 관련된 특성이 뜬다… 라.
‘설득력 있어서 더 기분 나쁜 추리군.’
병 주고 약 주는 것도 아니고, 그냥 X발 쓸데없는 걸 보여주지 말라고.
나는 혀를 찼지만, 일단은 합리적으로 행동하기로 했다.
특성을 교체했다는 말이다.
대신 그나마 쓸 만한 ‘부동심’ 특성을 넣었다. 등급은 낮아진 거지만, 다방면 사용이 가능한 특성이니까.
…참고로 A등급이라 순간 혹했던 ‘악어의 눈물’은 가련하게 울어서 공감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는… 그, 수도꼭지 특성의 상위호환이다.
쓰레기란 뜻이다.
‘됐다.’
나는 목을 우두둑 꺾었다.
자, 뇌를 비우자.
남은 건 하나.
예사롭지 않은 이름이 붙은 뽑기다.
투어 끝내고 받은 마지막 뽑기다.
양산형 X망겜이든 갓겜이든 일단 전설이 붙어 있는 건 좋은 게 국룰 아닌가.
그렇다면 이 애매한 게임 시스템도 마찬가지겠지.
‘최소 A 예상한다.’
제발 나도 무대 강화 특성 좀 추가하자!
홀로그램 슬롯머신의 레버가 당겨지고, 백금색으로 가득 찬 칸이 빠르게 돌아가기 시작했다.
다라라라락-
그럴싸한 특성 명들이 수없이 지나가는 가운데.
타닥.
슬롯은 천천히… 멈췄다.
지금까지 한 번도 본 적 없는, 오색 빛으로 빛나는 칸이었다.
파파파파팡!!
‘X발.’
S 떴다!
나는 나도 모르게 주먹으로 침대를 갈겼다. 다행히 스마트폰에 도로 빠진 차유진은 알아차리지 못했다.
‘미쳤나.’
아무리 내가 이딴 뽑기에 목매지 않아도 그렇지, 이런 고등급이 뜨니 척수까지 짜릿했다.
잠깐, 그래도 진정하자.
어떤 특성인지 확인이 먼저다.
‘그래도 어감만 봐서는 무대 특성 같은데.’
나는 특성의 세부 사항을 띄웠다.
-이 위에서 살아 있는 나를 느낀다.
: 무대 몰입도(본인) +180%
‘돌았다.’
이름만 바꾼 블랙홀이지 않은가.
“후우.”
나는 길게 숨을 내쉬며 침대에 걸터앉았다.
‘무대 몰입도 추가 180%….’
이 정도면, 포인트 분배만 효율적으로 잘 맞추고 연습만 조율하는 걸로도 차유진과 겨룰 수 있겠…….
아니, 잠깐만.
다시 보니 뒤에 뭐가 붙어 있다.
무대 몰입도(본인)
‘본인’?
그러니까, 전체 관객의 몰입도가 아니라… 무대 하는 본인이 자기 무대에 몰입한다는 뜻이잖아.
“…….”
이 개새끼가 진짜.
‘내가 내 무대에 자아도취라도 빠지라는 건가.’
이 상태창이 진짜 게임이었으면 벌써 환불 때리고 별 하나짜리 리뷰를 남겼을 만행이다.
‘상도덕을 X발 어디다 팔아먹었어.’
나는 잠시 상태창을 보며 이를 악물었으나, 곧 머리를 식혔다.
‘…부동심과 비교한다.’
침착하게 이해득실을 따지자.
일단, S등급인 이 특성의 효과는 확실할 것이다.
정말 내가 무대에 몰입하게 해주겠지.
그렇다면 평소의 나는 어떤가.
몰입이 부족하나?
‘무대가… 재밌긴 하지.’
보람도 있고, 나름대로 무슨 컨셉이든 분위기를 맞춰 민망한 기색을 내비치진 않는다고 생각한다.
즉, 평타는 한다는 뜻이다.
그렇다면 지금보다 더 몰입하면 무엇이 좋은가?
‘더 자연스러워 보이겠지.’
공연하는 당사자가 깊게 몰입하면, 보는 사람도 더 몰입하게 만드는 효과도 어느 정도는 기대할만하다.
그리고 만일의 경우 여러 방해 요소가 난입해도 흐름을 깨지 않고 공연을 더 수월히 끌어갈 수 있겠다.
‘그리고… 더 재밌을 수도 있고.’
…이건 고려 사항은 아니니까, 넘기자.
“흠.”
어쨌든, 정리하고 보니 ‘블랙홀’ 수준의 사기는 아니더라도 제법 도움이 될 것 같기는 하다.
특히 컨셉이 강한 이 그룹 특성상, 스스로 위화감을 덜 느끼고 공연할 수 있다는 점도 이득이다. 컨셉 소화력에 영향을 줄 것 같으니까.
‘보는 내가 다 민망하다’ 같은 소리도 덜 나올 것 같고 말이다.
‘잘하는 것과는 좀 다른 말이긴 하지만, 더없이 뻔뻔하게는 할 수 있겠단 뜻이지.’
거기까지 생각한 순간이었다.
“……!”
불쑥, 극단적인 생각이 떠올랐다.
‘하지만… 잘 쓰면 되겠는데.’
어차피 모 아니면 도다.
이미 내가 가진 변수는 다 깠고, 다른 옵션은 없지 않은가.
‘일단 해볼까.’
나는 당장 팝업을 조작했다.
잠깐 스쳐 지나간 ‘부동심’의 빈자리에 새로 나온 특성, ‘탐닉의 시간’을 꽂았다.
그리고 남은 포인트를 다 끼에 쏟았다.
끼 : A+
좋아. 이대로 간다.
“차유진.”
“네??”
“유닛 무대 더 재밌게 해볼래?”
차유진이 되물음도 없이 바로 대답했다.
“네!”
그래. 그럴 줄 알았다.
그렇게 앵콜 콘서트까지 보름도 채 남지 않은 상황에서 나와 차유진은 유닛 무대 구성을 약간 수정했다.
그리고 둘 다 수정된 방향을 만족해했다.
“괜찮겠어?”
“정말 좋아요!!”
“너희가 그렇다면야….”
류청우는 몇 번 되물었지만, 차유진은 엄지를 치켜들 뿐이었다.
그럴 만했다.
우리는 각자 잘하는 걸 할 예정이거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