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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a Mắt Hay Ra Đi Raw - C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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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뷔 못 하면 죽는 병 걸림 150화
========================
[방금 나온 5월의 신랑 정체]
: 테스타 박문대
홀로그램이랑 똑같이 입고 등장
(캡처)
========================
-미친
-보다가 내 눈을 의심함
-세상엨ㅋㅋㅋㅋ
-박문대 맞았잖아 개새끼들아ㅠㅠ
‘역시 실시간으로 올라오는군.’
나는 불어나는 댓글들을 잠깐 확인하다가, 결국 도피를 포기하고 도로 TV를 쳐다보았다.
눈앞의 숙소 거실 TV에서는 한창 ‘5월의 신랑’의 정체가 방영되고 있었다.
[테스타의 박문대라고??]
[국민 주식 아이돌의 깜짝 등장…….]
[충격에 빠진 관객과 심사위원]
저 자막과 편집 꼴을 눈 뜨고 보기 힘들어서 스마트폰 좀 켜봤다.
혼자면 대충 보겠는데, 문제는 지금… 단체 관람 중이라는 점이다.
“괘, 괜찮아 문대야, 멋있어…!”
“인상적인 연출입니다!”
“이야 문대~ 작정했는데? 의상까지 준비했어? 크~”
큰세진이 어깨를 쿡쿡 찔렀다. 그 와중에도 TV의 박문대의 말 밑에 또 자막이 떴다.
[자기소개 좀 부탁드립니다!]
[네. 안녕하세요. 저는 그룹 테스타에서 메인보컬을 맡고 있는 박문대입니다.]
[5월의 장밋빛 미소… 녹아내리는 여심]
“장밋빛…!”
“와 자막 진짜…….”
주변에서 더 견디지 못하고 고개를 처박은 채로 웃음을 참기 시작했다.
과장되게 편집된 테스타의 활동기가 짧게 화면에 나오자, 좀 민망하기까지 했는지 고개가 올라올 생각을 안 한다.
‘이게 모니터링의 의미가 있냐.’
다 같이 보겠다고 할 때부터 이 꼴을 짐작은 했다만, 슬슬 혼자 들어가서 보고 싶다.
다행히 곧 우승자 발표로 분량이 넘어갔다.
[, 가장 최고의 가수 캐릭터는…….]
[박문대의 ‘5월의 신랑’님입니다!]
화면에서 꽃가루가 튀었다.
“WOOOOW!”
“그렇게 불렀는데 당연히 우승이지!”
배세진이 흥분해서 외쳤다.
“……?”
쟤 뭐 하냐.
배세진은 나와 눈이 마주치자 헛기침을 하며 슬그머니 고개를 돌렸다.
지난주에 더없이 굳은 얼굴로 ‘겨울밤 잘 들었다’고 말한 게 떠오른다.
‘저런 극적인 창법이 취향인가 본데.’
무슨 경주라도 보는 줄 알았다.
마침 화면에서 MC가 그만큼 호들갑을 떨고 있긴 했다.
[아~ 문대 씨, 소감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음…… ‘5월의 신랑’을 움직이는 동안, 굉장히 재밌었습니다. 그것만으로도 의미 있는 경험이었는데… 좋아해 주시는 분들이 계셔서 정말 기뻤습니다. …정말 감사합니다.]
저 말은 사실이었다.
머리 비우고 시작한 일인데, 생각보다 결과가 좋아서 좀… 놀라웠다.
‘운이 좋았어.’
계속 저런 요행을 기대할 수는 없겠지만 그래도 신선한 경험이었다.
“문대 형, 저 ‘5월의 신랑’ 홀로그램과 체격이 굉장히 유사하신데 애초에 이 공개 퍼포먼스를 기획하신 일인 겁니까?”
“얼굴 꽃들 안 불편해요?”
…나는 가까스로 순순히 대답했다.
“…어, 기획했고, 당연히 불편했다.”
“역시!”
“불편은 안 좋아요!”
좀 부담스럽지만, 이 정도는 받아줘야 했다. 근 한 달 동안 내 컨디션 나쁜 걸 알게 모르게 참아줬을 것 아닌가.
“이거 보니까 얼른 새 앨범 활동하고 싶다~”
“마, 맞아.”
모니터링에 자극받은 놈들이 떠드는 소리와 함께, 화면의 내 분량은 거의 끝났다.
[아쉽게도… 우리 ‘리본 든 통닭’님은 준우승입니다!]
‘저거 골드1 그룹 놈이었지.’
준우승한 옛날 통닭이 이어서 인터뷰하는 사이. 류청우가 물었다.
“그럼 문대는 다음에도 나오는 건가?”
“네. 다다음 주 준결승부터 나올 겁니다.”
“좋네. 축하한다. 음… 그럼, 잠깐만.”
류청우가 웃으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러자 제일 어린 둘이 따라서 벌떡 일어났다.
“……?”
누가 봐도 부자연스러웠다.
‘…아, 설마.’
부엌으로 사라졌던 셋은, 순식간에 다시 나타났다.
차유진의 손에는 웬 케이크가 들려 있었다.
[ 테스타 1주년 ]
[장하다! 멋지다!]
“……!”
역시.
…사실 오늘은 6월 18일. 테스타의 데뷔 1주년이다.
‘이제 한 시간도 안 남긴 했지만.’
벌써 밤 11시 20분이었다.
기념 컨텐츠는 편집 시간 때문에 이미 예전에 찍어서 지난 자정에 업로드되었기 때문에, 순간적으로 잊고 있었다.
“자정에 영상 공개하긴 했지만… 우리끼리도 한번 하면 좋을 것 같아서 말이야.”
류청우가 웃으며 막내 둘의 머리를 휘저었다.
“이 녀석들 데리고 준비 좀 했어.”
“케이크 좋아요!”
“상단에 적힌 문구는 함께 상의해서 정했습니다.”
이 셋의 센스로 나올 법한 문구긴 했다.
하지만 중요한 건 문구가 아니기도 했다.
‘…내 모니터링 끝날 때까지 기다린 건가.’
이거 참…. 기특하다고 해야 하나.
묘한 감상이 들 무렵, 큰세진이 끼어들었다.
“잠깐, 잠깐! 일단 사진은 찍어놓읍시다~ 문대야!”
“…….”
뭘 천연덕스럽게 폰을 내밀고 있냐.
“에이, 문대가 사진을 잘 찍으니까~ 어? 설마 셀카라 자신이 없나? 그런 거야?”
“내놔.”
“오오~”
봐준다.
나는 큰세진의 손에서 폰을 낚아채서 셀프카메라 모드로 돌렸다.
손을 끝까지 뻗어서, 일곱과 케이크가 모두 화면 안에 담기도록 조절했다.
“찍습니다.”
“네~”
찰칵, 찰칵, 찰칵. 자연스럽게 일이 초 간격으로 여러 장을 찍었다.
그리고 잠시 후.
“자, 케이크 먹자!”
“…이거 먹어도 되는 거 맞아? 이 위에 색소가…….”
“맛있어요!”
“차유진! 형들 먼저 드시고 먹어!”
“…….”
배세진은 포기했는지, 입에 케이크를 처넣었다.
나는 어깨를 으쓱했다.
‘…맛 괜찮네.’
디자인 케이크치고는, 정말 괜찮았다.
그렇게 6월 18일이 끝나기 30분 전. 단출하게 케이크를 씹어먹으며 1주년이 지나갔다.
“일 년 동안 고생 많았어. 우리 앞으로도 잘해보자.”
“아, 물론이죠~ 대상 받을 때까지 해봅시다~”
“활동기도 아닌데 팍팍 좀 먹어.”
“네, 네…!”
그 조촐함이 나쁘지 않았다.
* * *
박문대와 멤버들이 평화롭게 케이크를 나눠 먹고 있을 무렵.
박문대의 팬들은 승리의 포효를 내지르고 있었다.
-아 5월의 신랑 박문대다!! (쩌렁쩌렁)
-샤워기 밑에서 사이다 폭포수 맞는 기분 고맙다 내돌
-허 진짜 답답해 죽는 줄 알았네 드디어 제 남편을 소개하는군요 신랑 박문대입니다
└아 줄 서세요 님 차례 한참 뒤임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간 입 다물고 자제했던 기간이 답답했던 만큼 미친 듯이 SNS과 커뮤니티에 글이 쏟아졌다.
[‘5월의 신랑’과 박문대 동작 비교]
[알만한 사람은 다 알았던 5월의 신랑 정체.jpg]
[개소름 돋는 내가수 이번 결승무대]
한풀이하듯이 몰아친 팬들은 한 타임이 지나자 그제야 제대로 박문대의 새 컨텐츠를 대놓고 앓기 시작했다.
-박문대 미친놈 진짜 어떻게 그런 생각을… 브레이크를 몰라 내 새끼!! 그래서 사랑해!!
-신랑 프로필에 신부 만나면 꽃머리가 이상형으로 변한다고 넣어놓고는 자기가 뿅 나타난 거 실화냐고 서사 어쩔 거야
└청혼이지? 청혼 맞는 듯 혼인 신고하러 가야 됨
-뭐가 꽃이고 뭐가 얼굴인지 모르겠어ㅜㅜ 박문대와 부케는 동의어 아닌가?
-5월의 문댕댕? 이거지 (꽃을 단 시골 강아지)
-진짜 뽕찬다… 박문대 노래 듣고 뽕이 안 차면 한국인이 아니다
그리고 팬들이 다 놓고 폭주하는 만큼은 아니었으나, 의 애청자들 사이에서도 ‘5월의 신랑’은 깊은 인상을 남겼다.?
워낙 예선부터 결승까지 무대들이 전부 좋고, 정체 공개의 임팩트와 짜임새까지도 완성도가 있었기 때문이다.
-짭가수 이렇게 진지하게 하는 출연진 오랜만이었음 그동안 대충 동네 야구 마스코트 같은 거나 하다 가는 새끼들을 너무 많이 봤나
-노래 그렇게 하는 놈이 아이돌 하긴 좀 아깝구나 댄스곡만 줄창 할 것 아닌가
└아이고 아재요 요새 다들 아이돌로 시작함 짬 차면 솔로 하겠지ㅇㅇ
-결승전 무대 원곡이 없던데 혹시 자작곡이면 지렸다
-예선 좀 약한 것 빼곤 진짜 흠잡을 데 없는 우승자임 이견 없을 듯
└예선을 캐릭터 구축에 썼으니 전략적으론 훌륭한 선택. 궁금하네 누가 디렉해줬나? 자기가 한 거면 ㄹㅇ 탈아이돌급인데.
└일단 성대는 본인 거자너 그것만으로도 인정 쌉가능이지ㅋㅋㅋㅋ
└맞네ㅋㅋㅋㅋㅋㅋ
애청자들이 호평 일색이었던 것처럼, 일반 시청자들도 그 캐릭터에 취향은 갈릴지언정 하나는 확실히 인정했다.
‘쟤 노래 정말 잘한다.’
시청률이 10% 내외로 나오는 공중파 황금시간대 가요 예능에서 압도적으로 우승한 것은 대중적 인식에까지 가벼운 영향을 줬다.
위튜브에 업로드된 ‘5월의 신랑’ 정체 공개 영상의 몇몇 댓글에서부터 나타났다.
========================
[낭만과 전율의 무대, ‘5월의 신랑’! 그 놀라운 정체는? | | 202X0618]
========================
-결승무대 정말 소름이 촥! 돋았습니다. 최고!
-그야말로 나라의 홍복 청년입니다…기가 막힌 목소리의 명창이구나! 어찌 그리 노래를 잘하는지.^^
-박문대군! 다음 무대를 기다리지요~ㅠㅠ
-얼굴도 참 훤하고 잘생겼다. 예쁜 얼굴이라 예쁜 목소리가 깃들었나 보다.
중장년층들이 박문대를 인식한 것이다.
가 워낙 흥했기 때문에 그들도 어쩌다 ‘박문대’의 얼굴 정도는 본 적 있지만, 이렇게 각 잡고 노래를 들어본 사람은 많지 않았었다.
거기에 ‘5월의 신랑’이라는 캐릭터 자체가 몹시 마음에 들었던 사람들의 반응도 가세했다.
-청혼-이별-구애-집착. 이번 무대까지 서사적으로 갓벽했다
-지난주부터 온갖 망상이 머릿속에서 떠나질 않음 내 머리에선 벌써 5랑이 영화 프리퀄까지 나왔어
-님은 오지 않고 사랑은 썩어간다. (5월의 신랑 팬아트)
-오랜만에 좋은 인외 캐릭터였다… 아이돌 중에도 컨셉충 동지가 있었을 줄이야
└ㅋㅋㅋㅋㅋ갑자기 차오르는 친밀함!
└홀로그램이랑 똑같이 하고 온 거 진짴ㅋㅋㅋ 확신의 찐인 것 같더라
-나 진짜 부케 헤드 벗는 거 계속 생각나서 미치겠어
└너도? 나돜ㅋㅋㅋㅋㅋ 솔직히 5랑이 너무 마음에 들어서 진짜 사람 머리 나오면 환상 와장창 날 줄 알았는데 의외로 괜찮았음
└역시 얼굴이 답이구나
-제발 문대씨가 5랑이 TMI 더 풀어줬으면 좋겠다
아무리 박문대가 만들었고 박문대의 목소리와 모션을 따왔더라도, 캐릭터와 박문대는 완전히 동일할 수는 없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호감은 빠르게 번졌다. 워낙 공통점이 많았기 때문이다.
-다다음주 무대 벌써 너무 기대돼ㅠㅠ
많은 사람이 보는 프로그램에서 끝내주는 무대를 하고, 그 정체가 막 공개된 때였다.
박문대에 대한 온갖 칭찬과 주목이 가장 휘몰아칠 시점.
물론 그걸로 끝나진 않았다.
[박문대 솔로 하면 되겠네ㅎㅎ]
예정된 어그로였다.
참고로, 곧 박살 날 예정이다.

데뷔 못 하면 죽는 병 걸림 150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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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테스타 박문대

홀로그램이랑 똑같이 입고 등장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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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친

-보다가 내 눈을 의심함

-세상엨ㅋㅋㅋㅋ

-박문대 맞았잖아 개새끼들아ㅠㅠ

‘역시 실시간으로 올라오는군.’

나는 불어나는 댓글들을 잠깐 확인하다가, 결국 도피를 포기하고 도로 TV를 쳐다보았다.

눈앞의 숙소 거실 TV에서는 한창 ‘5월의 신랑’의 정체가 방영되고 있었다.

저 자막과 편집 꼴을 눈 뜨고 보기 힘들어서 스마트폰 좀 켜봤다.

혼자면 대충 보겠는데, 문제는 지금… 단체 관람 중이라는 점이다.

“괘, 괜찮아 문대야, 멋있어…!”

“인상적인 연출입니다!”

“이야 문대~ 작정했는데? 의상까지 준비했어? 크~”

큰세진이 어깨를 쿡쿡 찔렀다. 그 와중에도 TV의 박문대의 말 밑에 또 자막이 떴다.

“장밋빛…!”

“와 자막 진짜…….”

주변에서 더 견디지 못하고 고개를 처박은 채로 웃음을 참기 시작했다.

과장되게 편집된 테스타의 활동기가 짧게 화면에 나오자, 좀 민망하기까지 했는지 고개가 올라올 생각을 안 한다.

‘이게 모니터링의 의미가 있냐.’

다 같이 보겠다고 할 때부터 이 꼴을 짐작은 했다만, 슬슬 혼자 들어가서 보고 싶다.

다행히 곧 우승자 발표로 분량이 넘어갔다.

화면에서 꽃가루가 튀었다.

“WOOOOW!”

“그렇게 불렀는데 당연히 우승이지!”

배세진이 흥분해서 외쳤다.

“……?”

쟤 뭐 하냐.

배세진은 나와 눈이 마주치자 헛기침을 하며 슬그머니 고개를 돌렸다.

지난주에 더없이 굳은 얼굴로 ‘겨울밤 잘 들었다’고 말한 게 떠오른다.

‘저런 극적인 창법이 취향인가 본데.’

무슨 경주라도 보는 줄 알았다.

마침 화면에서 MC가 그만큼 호들갑을 떨고 있긴 했다.

저 말은 사실이었다.

머리 비우고 시작한 일인데, 생각보다 결과가 좋아서 좀… 놀라웠다.

‘운이 좋았어.’

계속 저런 요행을 기대할 수는 없겠지만 그래도 신선한 경험이었다.

“문대 형, 저 ‘5월의 신랑’ 홀로그램과 체격이 굉장히 유사하신데 애초에 이 공개 퍼포먼스를 기획하신 일인 겁니까?”

“얼굴 꽃들 안 불편해요?”

…나는 가까스로 순순히 대답했다.

“…어, 기획했고, 당연히 불편했다.”

“역시!”

“불편은 안 좋아요!”

좀 부담스럽지만, 이 정도는 받아줘야 했다. 근 한 달 동안 내 컨디션 나쁜 걸 알게 모르게 참아줬을 것 아닌가.

“이거 보니까 얼른 새 앨범 활동하고 싶다~”

“마, 맞아.”

모니터링에 자극받은 놈들이 떠드는 소리와 함께, 화면의 내 분량은 거의 끝났다.

‘저거 골드1 그룹 놈이었지.’

준우승한 옛날 통닭이 이어서 인터뷰하는 사이. 류청우가 물었다.

“그럼 문대는 다음에도 나오는 건가?”

“네. 다다음 주 준결승부터 나올 겁니다.”

“좋네. 축하한다. 음… 그럼, 잠깐만.”

류청우가 웃으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러자 제일 어린 둘이 따라서 벌떡 일어났다.

“……?”

누가 봐도 부자연스러웠다.

‘…아, 설마.’

부엌으로 사라졌던 셋은, 순식간에 다시 나타났다.

차유진의 손에는 웬 케이크가 들려 있었다.

“……!”

역시.

…사실 오늘은 6월 18일. 테스타의 데뷔 1주년이다.

‘이제 한 시간도 안 남긴 했지만.’

벌써 밤 11시 20분이었다.

기념 컨텐츠는 편집 시간 때문에 이미 예전에 찍어서 지난 자정에 업로드되었기 때문에, 순간적으로 잊고 있었다.

“자정에 영상 공개하긴 했지만… 우리끼리도 한번 하면 좋을 것 같아서 말이야.”

류청우가 웃으며 막내 둘의 머리를 휘저었다.

“이 녀석들 데리고 준비 좀 했어.”

“케이크 좋아요!”

“상단에 적힌 문구는 함께 상의해서 정했습니다.”

이 셋의 센스로 나올 법한 문구긴 했다.

하지만 중요한 건 문구가 아니기도 했다.

‘…내 모니터링 끝날 때까지 기다린 건가.’

이거 참…. 기특하다고 해야 하나.

묘한 감상이 들 무렵, 큰세진이 끼어들었다.

“잠깐, 잠깐! 일단 사진은 찍어놓읍시다~ 문대야!”

“…….”

뭘 천연덕스럽게 폰을 내밀고 있냐.

“에이, 문대가 사진을 잘 찍으니까~ 어? 설마 셀카라 자신이 없나? 그런 거야?”

“내놔.”

“오오~”

봐준다.

나는 큰세진의 손에서 폰을 낚아채서 셀프카메라 모드로 돌렸다.

손을 끝까지 뻗어서, 일곱과 케이크가 모두 화면 안에 담기도록 조절했다.

“찍습니다.”

“네~”

찰칵, 찰칵, 찰칵. 자연스럽게 일이 초 간격으로 여러 장을 찍었다.

그리고 잠시 후.

“자, 케이크 먹자!”

“…이거 먹어도 되는 거 맞아? 이 위에 색소가…….”

“맛있어요!”

“차유진! 형들 먼저 드시고 먹어!”

“…….”

배세진은 포기했는지, 입에 케이크를 처넣었다.

나는 어깨를 으쓱했다.

‘…맛 괜찮네.’

디자인 케이크치고는, 정말 괜찮았다.

그렇게 6월 18일이 끝나기 30분 전. 단출하게 케이크를 씹어먹으며 1주년이 지나갔다.

“일 년 동안 고생 많았어. 우리 앞으로도 잘해보자.”

“아, 물론이죠~ 대상 받을 때까지 해봅시다~”

“활동기도 아닌데 팍팍 좀 먹어.”

“네, 네…!”

그 조촐함이 나쁘지 않았다.

* * *

박문대와 멤버들이 평화롭게 케이크를 나눠 먹고 있을 무렵.

박문대의 팬들은 승리의 포효를 내지르고 있었다.

-아 5월의 신랑 박문대다!! (쩌렁쩌렁)

-샤워기 밑에서 사이다 폭포수 맞는 기분 고맙다 내돌

-허 진짜 답답해 죽는 줄 알았네 드디어 제 남편을 소개하는군요 신랑 박문대입니다

└아 줄 서세요 님 차례 한참 뒤임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간 입 다물고 자제했던 기간이 답답했던 만큼 미친 듯이 SNS과 커뮤니티에 글이 쏟아졌다.

한풀이하듯이 몰아친 팬들은 한 타임이 지나자 그제야 제대로 박문대의 새 컨텐츠를 대놓고 앓기 시작했다.

-박문대 미친놈 진짜 어떻게 그런 생각을… 브레이크를 몰라 내 새끼!! 그래서 사랑해!!

-신랑 프로필에 신부 만나면 꽃머리가 이상형으로 변한다고 넣어놓고는 자기가 뿅 나타난 거 실화냐고 서사 어쩔 거야

└청혼이지? 청혼 맞는 듯 혼인 신고하러 가야 됨

-뭐가 꽃이고 뭐가 얼굴인지 모르겠어ㅜㅜ 박문대와 부케는 동의어 아닌가?

-5월의 문댕댕? 이거지 (꽃을 단 시골 강아지)

-진짜 뽕찬다… 박문대 노래 듣고 뽕이 안 차면 한국인이 아니다

그리고 팬들이 다 놓고 폭주하는 만큼은 아니었으나, 의 애청자들 사이에서도 ‘5월의 신랑’은 깊은 인상을 남겼다.?

워낙 예선부터 결승까지 무대들이 전부 좋고, 정체 공개의 임팩트와 짜임새까지도 완성도가 있었기 때문이다.

-짭가수 이렇게 진지하게 하는 출연진 오랜만이었음 그동안 대충 동네 야구 마스코트 같은 거나 하다 가는 새끼들을 너무 많이 봤나

-노래 그렇게 하는 놈이 아이돌 하긴 좀 아깝구나 댄스곡만 줄창 할 것 아닌가

└아이고 아재요 요새 다들 아이돌로 시작함 짬 차면 솔로 하겠지ㅇㅇ

-결승전 무대 원곡이 없던데 혹시 자작곡이면 지렸다

-예선 좀 약한 것 빼곤 진짜 흠잡을 데 없는 우승자임 이견 없을 듯

└예선을 캐릭터 구축에 썼으니 전략적으론 훌륭한 선택. 궁금하네 누가 디렉해줬나? 자기가 한 거면 ㄹㅇ 탈아이돌급인데.

└일단 성대는 본인 거자너 그것만으로도 인정 쌉가능이지ㅋㅋㅋㅋ

└맞네ㅋㅋㅋㅋㅋㅋ

애청자들이 호평 일색이었던 것처럼, 일반 시청자들도 그 캐릭터에 취향은 갈릴지언정 하나는 확실히 인정했다.

‘쟤 노래 정말 잘한다.’

시청률이 10% 내외로 나오는 공중파 황금시간대 가요 예능에서 압도적으로 우승한 것은 대중적 인식에까지 가벼운 영향을 줬다.

위튜브에 업로드된 ‘5월의 신랑’ 정체 공개 영상의 몇몇 댓글에서부터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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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승무대 정말 소름이 촥! 돋았습니다. 최고!

-그야말로 나라의 홍복 청년입니다…기가 막힌 목소리의 명창이구나! 어찌 그리 노래를 잘하는지.^^

-박문대군! 다음 무대를 기다리지요~ㅠㅠ

-얼굴도 참 훤하고 잘생겼다. 예쁜 얼굴이라 예쁜 목소리가 깃들었나 보다.

중장년층들이 박문대를 인식한 것이다.

가 워낙 흥했기 때문에 그들도 어쩌다 ‘박문대’의 얼굴 정도는 본 적 있지만, 이렇게 각 잡고 노래를 들어본 사람은 많지 않았었다.

거기에 ‘5월의 신랑’이라는 캐릭터 자체가 몹시 마음에 들었던 사람들의 반응도 가세했다.

-청혼-이별-구애-집착. 이번 무대까지 서사적으로 갓벽했다

-지난주부터 온갖 망상이 머릿속에서 떠나질 않음 내 머리에선 벌써 5랑이 영화 프리퀄까지 나왔어

-님은 오지 않고 사랑은 썩어간다. (5월의 신랑 팬아트)

-오랜만에 좋은 인외 캐릭터였다… 아이돌 중에도 컨셉충 동지가 있었을 줄이야

└ㅋㅋㅋㅋㅋ갑자기 차오르는 친밀함!

└홀로그램이랑 똑같이 하고 온 거 진짴ㅋㅋㅋ 확신의 찐인 것 같더라

-나 진짜 부케 헤드 벗는 거 계속 생각나서 미치겠어

└너도? 나돜ㅋㅋㅋㅋㅋ 솔직히 5랑이 너무 마음에 들어서 진짜 사람 머리 나오면 환상 와장창 날 줄 알았는데 의외로 괜찮았음

└역시 얼굴이 답이구나

-제발 문대씨가 5랑이 TMI 더 풀어줬으면 좋겠다

아무리 박문대가 만들었고 박문대의 목소리와 모션을 따왔더라도, 캐릭터와 박문대는 완전히 동일할 수는 없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호감은 빠르게 번졌다. 워낙 공통점이 많았기 때문이다.

-다다음주 무대 벌써 너무 기대돼ㅠㅠ

많은 사람이 보는 프로그램에서 끝내주는 무대를 하고, 그 정체가 막 공개된 때였다.

박문대에 대한 온갖 칭찬과 주목이 가장 휘몰아칠 시점.

물론 그걸로 끝나진 않았다.

예정된 어그로였다.

참고로, 곧 박살 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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