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a Mắt Hay Ra Đi Raw - C117
데뷔 못 하면 죽는 병 걸림 117화
어두운 무대 위로 시끄러운 사이렌 소리가 울렸다.
Wee-oww Wee-oww Wee-oww
그리고 유리가 깨지는 경쾌한 파열음과 함께, 사이렌 소리는 비트 멜로디가 되었다.
[HaHaHa!]
어린아이의 웃음소리가 샘플링으로 들어간 순간, 현란한 조명이 들어오며 무대 위에 앉은 7인의 모습이 드러났다.
하나같이 광택 도는 검은 후드집업을 불량하게 뒤집어쓴 테스타였다.
하얗고 빨간 페인트로 그려진 각종 이모티콘이 마구잡이로 집업을 뒤덮고 있었다.
그리고, 번개처럼 차유진이 튀어나오며 도입부가 시작되었다.
[여기 보세요~]
어린이의 내레이션에 차유진이 턱에 브이자로 손을 댔다.
[내가 부를 때마다
MIC 위에 손이 애가 타
오늘은 보여줄 게 진짜를
빌어줘 내 건투를]
차유진이 장난스럽게 송곳니를 드러내며, 박자에 맞춰 멜로디를 탕탕 찍었다.
차유진의 움직임에 맞추어 두 명씩 대형에 합류한 테스타는, 손뼉을 치며 거친 군무를 췄다.
여유롭고 기세가 등등한 삐딱함이 묻어났다.
차유진은 테스타에게 어깨를 붙잡혀 뒤로 끌려가면서도 카메라를 보며 제스처를 했다.
[끙끙 앓아 (그것도 병이지)
음 그런 당연한 말씀을
쓸데없는 생각 말고
날 위한 환성이나 잔뜩
질러줘 Shout out loud]
눈을 찡긋거린 큰세진이 손을 들어 올리자 양옆의 두 멤버가 마샬아츠 같은 동작과 함께 허공을 넘었다.
그리고 각자 현재 돌아가는 카메라에 가벼운 눈짓을 하고 들어갔다.
[Shout out to me
감사는 일시불만 받아]
댓글들은 즐거운 당혹스러움으로 가득 찼다.
원곡을 아는 사람과 모른 사람이 섞여서 저마다 감상을 늘어놨지만, 결론은 하나였다.
‘재밌다.’
-존잼
-와 개잘해
-그래 이래야 보는 맛이 있지
-이게 클라스 차이인가 앞에 한 애들하고 좀 다르긴 한 듯
-카메라 찾는 거 봐;;
-이거 원래 되게 같잖은 양아치 느낌이었는데 차유진 X나 잘하넼ㅋㅋ
-너무 좋은데?
-헐 진짜 편곡 하나도 안 했어
-원곡 무대 개오글거렸는데… 헐… 왜 좋지 의상도 거의 똑같은데
흥분해서 말을 쏟아내는 댓글들을 뒤로하고 무대는 계속 진행되었다.
휘익.
멤버들에게 팔다리가 붙잡혀 허공을 가르고 무대 앞으로 나온 박문대가 핸드 마이크를 들었다.
[여기 지나가려면
선수금 있어요
그냥은 못 가 여기 앉아
이 무대 보고 즐겨]
갑자기 높아진 프리코러스의 음이 박문대의 입에서 아무렇지 않은 듯, 능청스럽게 나왔다.
그 순간, 대형이 바뀌며 멤버들이 바닥을 돌고 일어났다.
그들은 돌아가며 박문대의 얼굴 옆에서 끼어들 듯 카메라 샷을 받고 밀려나듯 자리를 비켜주었다.
그 모두가 흥겨운 개구쟁이 같으면서도 어딘지 날 티가 났다.
멤버들을 하나씩 노려본 박문대는 웃으며 카메라에 손가락을 댔다.
[즐기는 자만 보내줘
Shout out to me
일시불만 받아]
목을 긁으며 시원하게 올리는 고음이었다.
일부러 작고 티 나게 깔아둔 AR 위로 쨍한 목소리가 확 울리며 라이브 맛을 살렸다.
-진짜 잘 노네
-이런 게 안 숙연할 수 있었구나
-박문대 노래 X나 잘한다 진짜
-하 시원해
-AR이 성량에 압사당한 듯ㅋㅋㅋㅋㅋ
-편곡 안 한 거 맞죠? 뭐지? 왜 이렇게 차이가 나는 것 같지?
-그냥 자기들 곡 같음
그사이, 무대에서는 곡의 하이라이트가 펼쳐지고 있었다.
[Shout out to me]
[Shout out to me]
곡이 드랍되며 살짝 여유롭고 묵직해진 비트 위로, 사이렌 소리가 중동풍 리프 멜로디로 변형되어 화려하고 시끄럽게 흘렀다.
강한 후렴구였다.
[즐겨야 살아
Shout out to me]
잔박이 많고 다리 동작이 복잡한, 뛰어오르는 안무가 이어졌다.
리듬을 타며 분위기를 살리는 것을 잊지 않는 멤버들이 어려운 동작을 너끈히 매만지며 끼를 즐겼다.
신난 악동 같은 그 느낌이 무대 위로 가득 튀었다.
그리고 사람들은 깨달았다.
-맞아 얘네 다 개잘해서 뽑힌 거였지ㅋㅋㅋㅋ
-무대 능력치 오졌다
-쾌감 쩐다
-그래 이거야 이 맛이야
-진짜 눈 못 떼고 보게 되네
는 봤지만, 음악방송이나 클립을 챙겨볼 정도의 관심은 없던 사람들이 공중파 연말 프로그램 특수로 테스타의 무대를 다시 보게 된 것이다.
그리고 하필 그 첫 무대가 말 많은 다른 신인의 곡이었다는 것이 더 사람들을 떠들 게 만들었다.
-이거 원곡 무대 아는 사람 있어요? 그냥 곡이 명곡인가 싶어서요
-테스타 편곡 안 한 거 맞음? 원곡도 이런 느낌임?
그 순간, 안무 절정 부에서 머리를 흔들며 뛰어오르던 멤버들의 후드집업 위로 무언가가 흔들렸다.
동물 귀였다.
테스타는 후드의 정수리 옆 부분에 각자를 상징하는 동물 귀와 유사한 모양의 천을 덧대 모양을 잡아둔 것이다.
그것이 격렬한 후렴 안무를 맞아 파닥거려 형태를 드러내며 존재감을 뽐냈다.
-헐 뭐야
-동물 귀ㅠㅠ 후드에 귀 달렸어
-아이디어 보소
-X나 귀엽네
-아 그래 아이돌이 이런 맛이 있어야지
-귀염뽀작 애니멀 갱스터..?
-이거 테스타 신곡이에요? 왜 1부에 나와요?
너무 강해서 부담스러울 수 있는 컨셉은 막판에 귀여움이 섞이며 살짝 중화되었다.
[HaHaHa!]
그리고 곡 마지막에 나오는 클라이맥스가 이어졌다.
보컬 파트도 없는 후렴, 한 사람씩 안무 중간중간마다 다른 동작을 넣어서 끼를 부리며 안무가 점점 빨라지는 파트였다.
군무를 소화하며 단독 샷이 들어올 때마다 끼를 주체하지 못하는 테스타의 모습이 인상적으로, 곡이 마무리되었다.
[Shout out to me]
센터에 앉은 김래빈이 하품과 함께 입가를 손등으로 닦는 것으로 컷이 끝났다.
그리고 오닉스의 무대가 송출되려 카메라가 전환되었지만, 댓글에서는 테스타 무대 반응이 폭주 중이었다.
-미친
-잘한다는 말 외에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모르겠음
-뭐야 왜 이렇게 짧아
-1절에서 끊었네 특별 무대라서 그런가 봐요ㅠ
-앞에 애들도 다 1절만 했는데 사람들 반응 봐ㅋㅋㅋㅋ
-이거 테스타곡 아닌 거죠?
-오닉스 거 보고 와야겠다
-댓글 달려고 생각은 했는데 화면 보느라 까먹음
그리고 오닉스의 무대가 송출되는 순간, 분위기는 애매해졌다.
오닉스도 테스타의 데뷔곡, ‘마법소년’을 골랐으나…… 무대가 너무 밍숭맹숭했던 것이다.
-으음
-준비 별로 못 했나
-존못인데
-마법소년 대체 키를 얼마나 낮춘 거임 곡에 하나도 매력이 없어ㅠ
-립싱크인 듯? 아 AR이 너무 큰 건가
-몰라 노잼이야ㅠㅠ
사람들의 흥이 순식간에 식었다.
동시에, 테스타가 한 오닉스 곡 무대의 원조 무대를 찾아보려는 사람들이 늘어났다.
오닉스의 다음 무대를 보는 순간, 직감했던 것이다.
‘이거 혹시 테스타가 오닉스 원곡보다 훨씬 잘하나?’
그리고 오닉스의 무대를 틀어본 사람들 대다수는 탄식했고, 몇몇은 비명을 지르며 글쓰기를 클릭하게 된다.
* * *
가요대전 1부의 특별 무대는 끝나자마자 각종 커뮤니티와 SNS에 클립으로 올라왔다.
========================
[SBC 루키즈 특별 무대]
: 원곡 무대도 첨부했어!
(영상)(영상)
…
========================
그리고 즉시 댓글은 테스타와 오닉스에 대한 이야기로 도배되었다.
이미 특별 무대 내내 나오던 말들이기도 했다.
편곡 하나 하지 않은 완전한 일대일 매치에 대한 반응은 적나라했다.
-야 어떻게 된 거야 테스타가 오닉스 원곡보다 잘하잖아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 주주들 안목이 맞네~ X발 예능 이 지랄 개소리였잖아ㅋㅋㅋㅋ
-너무 실력 차이가 나서 당혹스러울 지경
-테스타 연습 시간도 별로 없었을 텐데 와….
-이렇게 붙여놓냐 글 쓴 놈 진짜 잔인햌ㅋㅋㅋㅋ
-아주사 X나 잘 된 이유가 있었지 이런 새끼들이 나왔으니 무대가 떡상할 수 밖에ㅋㅋㅋ
게다가 단순히 실력 차이만도 아니었다. 곡 해석에서부터 깊이 차이가 났다.
오닉스의 데뷔곡 는 기세 넘치는 힙합풍의 곡으로, 누가봐도 강렬한 퍼포먼스를 노리고 만든 곡이었다.
보통 신인들은 짧으면 몇 달, 길면 반년이 넘게 데뷔곡을 연습한다.
그리고 오닉스는 당연히, 이제 막 데뷔라는 생각에 비장함과 긴장감을 가지고 이 곡을 연습했었다.
곡에 대단히 어울리지 않는 정서는 아니라 무난히 넘어갔지만, 사실 곡의 느낌은 그보다 더 장난스럽고 날티 나는, 기 센 느낌에 가까웠다.
그리고 테스타는 정확히 그렇게 곡을 해석했다.
-테스타 표현력 실화냐 역시 미친 망주사 아수라장을 헤쳐나온 놈들이군
-이런 말 미안하지만.. 솔직히 테스타 무대 쪽이 원곡 같음…
└그러게 오닉스 무대가 오히려 존경하는 선배님 곡 커버한 느낌이얔ㅋㅋ
└뭔가 원곡의 쫀득한 맛은 잘 못 살렸지만 열심히 하는 기특한 친구들 보는 느낌이다.
└이게 딱이네ㅋㅋㅋ
오닉스의 팬덤 층이 얕았던 탓에, 사람들은 더 거르지 않고 거침없이 감상을 뱉었다.
물론 테스타의 논란에 집착하던 사람들이 무대 한 번으로 모두 사라진 것은 아니었다.
-어휴 또 포기를 모르고 몰려왔네…
-그래봤자 예능 프로젝트 그룹이 신인상 받는 건 부당하다는 걸 왜 모르지?
-이렇게 신인 물고 늘어지는 거 창피하지 않나 몰라ㅠ
-팬들이 아무리 기를 써도 머글들은 테스타 찝찝해할 듯
그러나 이렇게 대놓고 비교해서 절대 우위가 나와버리면, 그 전의 담론이 우스워지기 마련이었다.
승자와 패자가 극명한 이 드문 상황이 재밌는 사람들이 우르르 붙어서 어그로를 비웃었다.
-야 머글은 눈이 없냐 웃기네 이새끼들ㅋㅋㅋㅋ
-계급장 다 떼고 붙어서 이겼구만 작작해라 추하다ㅋㅋㅋ
-몰려온 건 본인들 아닌지ㅋㅋㅋ
-응 다 걸고 테스타 빠 아닌데 오닉스 원곡 X됐어~ 테스타 난놈들임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야 잘한 놈이 받아야지 무슨ㅋㅋ
-지금 보니 그냥 아주사 없이 데뷔했어도 테스타 신인상은 받았을 것 같은데ㅋ
└맞아 얘네 심지어 데뷔앨범 자기들이 프로듀싱했잖아ㅋㅋㅋ
그러자 약간 방향이 달라졌다.
-너무 못됐다… 편곡도 안 하고 이렇게 한 거 솔직히 노린 거 아냐?
하지만 이것도 통하지 않았다.
└이게 노려서 된 일이면 그게 더 쪽팔린 거 아니냐
└ㅋㅋㅋㅋㅋㅋㅋㅋ진짴ㅋㅋㅋㅋ
└테스타가 못된 게 아니라 느그 오닉스가 못하는 게 아닐까
└누가 보면 테스타가 오닉스 무대 못하게 다리라도 부러트린 줄 알겠다ㅋㅋㅋㅋ
심지어 오닉스의 원곡 무대 영상의 댓글을 최신순으로 정렬하면, 가요대전의 영상을 보고 온 사람들의 외침으로 가득 차 있었다.
아직 테스타의 공식영상이 업로드되지 않아서 꿩 대신 닭으로 보러온 사람들이었다.
– 아 이 맛이 아냐… 그… 날티하고 양아미가 묻어나는 여유로운 느낌이 없어…. 그 기X나쎔 느낌이 없다고ㅠㅠ
-아.. 열심히는 하시는데ㅠㅠ
-전 이 버전도 좋아요! 힘내세요!
-학교에서 개 잘나가는 애 만나러 가는 길에 안 친한 애가 아는 척하는 느낌이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목소리가 안 시원하네… ㅅㄱ
팬이 아닌, 그냥 대중들이 달고 가는 잔인한 댓글들이 더 확연히 여론을 보여주었다.
판정까지 갈 것도 없었다. 테스타의 K.O 승리였다.
그리고 그다음 날, 박문대는 예상치 못한 축하 선물을 받게 됐다.
데뷔 못 하면 죽는 병 걸림 117화
어두운 무대 위로 시끄러운 사이렌 소리가 울렸다.
Wee-oww Wee-oww Wee-oww
그리고 유리가 깨지는 경쾌한 파열음과 함께, 사이렌 소리는 비트 멜로디가 되었다.
어린아이의 웃음소리가 샘플링으로 들어간 순간, 현란한 조명이 들어오며 무대 위에 앉은 7인의 모습이 드러났다.
하나같이 광택 도는 검은 후드집업을 불량하게 뒤집어쓴 테스타였다.
하얗고 빨간 페인트로 그려진 각종 이모티콘이 마구잡이로 집업을 뒤덮고 있었다.
그리고, 번개처럼 차유진이 튀어나오며 도입부가 시작되었다.
어린이의 내레이션에 차유진이 턱에 브이자로 손을 댔다.
MIC 위에 손이 애가 타
오늘은 보여줄 게 진짜를
빌어줘 내 건투를]
차유진이 장난스럽게 송곳니를 드러내며, 박자에 맞춰 멜로디를 탕탕 찍었다.
차유진의 움직임에 맞추어 두 명씩 대형에 합류한 테스타는, 손뼉을 치며 거친 군무를 췄다.
여유롭고 기세가 등등한 삐딱함이 묻어났다.
차유진은 테스타에게 어깨를 붙잡혀 뒤로 끌려가면서도 카메라를 보며 제스처를 했다.
음 그런 당연한 말씀을
쓸데없는 생각 말고
날 위한 환성이나 잔뜩
질러줘 Shout out loud]
눈을 찡긋거린 큰세진이 손을 들어 올리자 양옆의 두 멤버가 마샬아츠 같은 동작과 함께 허공을 넘었다.
그리고 각자 현재 돌아가는 카메라에 가벼운 눈짓을 하고 들어갔다.
감사는 일시불만 받아]
댓글들은 즐거운 당혹스러움으로 가득 찼다.
원곡을 아는 사람과 모른 사람이 섞여서 저마다 감상을 늘어놨지만, 결론은 하나였다.
‘재밌다.’
-존잼
-와 개잘해
-그래 이래야 보는 맛이 있지
-이게 클라스 차이인가 앞에 한 애들하고 좀 다르긴 한 듯
-카메라 찾는 거 봐;;
-이거 원래 되게 같잖은 양아치 느낌이었는데 차유진 X나 잘하넼ㅋㅋ
-너무 좋은데?
-헐 진짜 편곡 하나도 안 했어
-원곡 무대 개오글거렸는데… 헐… 왜 좋지 의상도 거의 똑같은데
흥분해서 말을 쏟아내는 댓글들을 뒤로하고 무대는 계속 진행되었다.
휘익.
멤버들에게 팔다리가 붙잡혀 허공을 가르고 무대 앞으로 나온 박문대가 핸드 마이크를 들었다.
선수금 있어요
그냥은 못 가 여기 앉아
이 무대 보고 즐겨]
갑자기 높아진 프리코러스의 음이 박문대의 입에서 아무렇지 않은 듯, 능청스럽게 나왔다.
그 순간, 대형이 바뀌며 멤버들이 바닥을 돌고 일어났다.
그들은 돌아가며 박문대의 얼굴 옆에서 끼어들 듯 카메라 샷을 받고 밀려나듯 자리를 비켜주었다.
그 모두가 흥겨운 개구쟁이 같으면서도 어딘지 날 티가 났다.
멤버들을 하나씩 노려본 박문대는 웃으며 카메라에 손가락을 댔다.
Shout out to me
일시불만 받아]
목을 긁으며 시원하게 올리는 고음이었다.
일부러 작고 티 나게 깔아둔 AR 위로 쨍한 목소리가 확 울리며 라이브 맛을 살렸다.
-진짜 잘 노네
-이런 게 안 숙연할 수 있었구나
-박문대 노래 X나 잘한다 진짜
-하 시원해
-AR이 성량에 압사당한 듯ㅋㅋㅋㅋㅋ
-편곡 안 한 거 맞죠? 뭐지? 왜 이렇게 차이가 나는 것 같지?
-그냥 자기들 곡 같음
그사이, 무대에서는 곡의 하이라이트가 펼쳐지고 있었다.
곡이 드랍되며 살짝 여유롭고 묵직해진 비트 위로, 사이렌 소리가 중동풍 리프 멜로디로 변형되어 화려하고 시끄럽게 흘렀다.
강한 후렴구였다.
Shout out to me]
잔박이 많고 다리 동작이 복잡한, 뛰어오르는 안무가 이어졌다.
리듬을 타며 분위기를 살리는 것을 잊지 않는 멤버들이 어려운 동작을 너끈히 매만지며 끼를 즐겼다.
신난 악동 같은 그 느낌이 무대 위로 가득 튀었다.
그리고 사람들은 깨달았다.
-맞아 얘네 다 개잘해서 뽑힌 거였지ㅋㅋㅋㅋ
-무대 능력치 오졌다
-쾌감 쩐다
-그래 이거야 이 맛이야
-진짜 눈 못 떼고 보게 되네
는 봤지만, 음악방송이나 클립을 챙겨볼 정도의 관심은 없던 사람들이 공중파 연말 프로그램 특수로 테스타의 무대를 다시 보게 된 것이다.
그리고 하필 그 첫 무대가 말 많은 다른 신인의 곡이었다는 것이 더 사람들을 떠들 게 만들었다.
-이거 원곡 무대 아는 사람 있어요? 그냥 곡이 명곡인가 싶어서요
-테스타 편곡 안 한 거 맞음? 원곡도 이런 느낌임?
그 순간, 안무 절정 부에서 머리를 흔들며 뛰어오르던 멤버들의 후드집업 위로 무언가가 흔들렸다.
동물 귀였다.
테스타는 후드의 정수리 옆 부분에 각자를 상징하는 동물 귀와 유사한 모양의 천을 덧대 모양을 잡아둔 것이다.
그것이 격렬한 후렴 안무를 맞아 파닥거려 형태를 드러내며 존재감을 뽐냈다.
-헐 뭐야
-동물 귀ㅠㅠ 후드에 귀 달렸어
-아이디어 보소
-X나 귀엽네
-아 그래 아이돌이 이런 맛이 있어야지
-귀염뽀작 애니멀 갱스터..?
-이거 테스타 신곡이에요? 왜 1부에 나와요?
너무 강해서 부담스러울 수 있는 컨셉은 막판에 귀여움이 섞이며 살짝 중화되었다.
그리고 곡 마지막에 나오는 클라이맥스가 이어졌다.
보컬 파트도 없는 후렴, 한 사람씩 안무 중간중간마다 다른 동작을 넣어서 끼를 부리며 안무가 점점 빨라지는 파트였다.
군무를 소화하며 단독 샷이 들어올 때마다 끼를 주체하지 못하는 테스타의 모습이 인상적으로, 곡이 마무리되었다.
센터에 앉은 김래빈이 하품과 함께 입가를 손등으로 닦는 것으로 컷이 끝났다.
그리고 오닉스의 무대가 송출되려 카메라가 전환되었지만, 댓글에서는 테스타 무대 반응이 폭주 중이었다.
-미친
-잘한다는 말 외에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모르겠음
-뭐야 왜 이렇게 짧아
-1절에서 끊었네 특별 무대라서 그런가 봐요ㅠ
-앞에 애들도 다 1절만 했는데 사람들 반응 봐ㅋㅋㅋㅋ
-이거 테스타곡 아닌 거죠?
-오닉스 거 보고 와야겠다
-댓글 달려고 생각은 했는데 화면 보느라 까먹음
그리고 오닉스의 무대가 송출되는 순간, 분위기는 애매해졌다.
오닉스도 테스타의 데뷔곡, ‘마법소년’을 골랐으나…… 무대가 너무 밍숭맹숭했던 것이다.
-으음
-준비 별로 못 했나
-존못인데
-마법소년 대체 키를 얼마나 낮춘 거임 곡에 하나도 매력이 없어ㅠ
-립싱크인 듯? 아 AR이 너무 큰 건가
-몰라 노잼이야ㅠㅠ
사람들의 흥이 순식간에 식었다.
동시에, 테스타가 한 오닉스 곡 무대의 원조 무대를 찾아보려는 사람들이 늘어났다.
오닉스의 다음 무대를 보는 순간, 직감했던 것이다.
‘이거 혹시 테스타가 오닉스 원곡보다 훨씬 잘하나?’
그리고 오닉스의 무대를 틀어본 사람들 대다수는 탄식했고, 몇몇은 비명을 지르며 글쓰기를 클릭하게 된다.
* * *
가요대전 1부의 특별 무대는 끝나자마자 각종 커뮤니티와 SNS에 클립으로 올라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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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곡 무대도 첨부했어!
(영상)(영상)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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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즉시 댓글은 테스타와 오닉스에 대한 이야기로 도배되었다.
이미 특별 무대 내내 나오던 말들이기도 했다.
편곡 하나 하지 않은 완전한 일대일 매치에 대한 반응은 적나라했다.
-야 어떻게 된 거야 테스타가 오닉스 원곡보다 잘하잖아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 주주들 안목이 맞네~ X발 예능 이 지랄 개소리였잖아ㅋㅋㅋㅋ
-너무 실력 차이가 나서 당혹스러울 지경
-테스타 연습 시간도 별로 없었을 텐데 와….
-이렇게 붙여놓냐 글 쓴 놈 진짜 잔인햌ㅋㅋㅋㅋ
-아주사 X나 잘 된 이유가 있었지 이런 새끼들이 나왔으니 무대가 떡상할 수 밖에ㅋㅋㅋ
게다가 단순히 실력 차이만도 아니었다. 곡 해석에서부터 깊이 차이가 났다.
오닉스의 데뷔곡 는 기세 넘치는 힙합풍의 곡으로, 누가봐도 강렬한 퍼포먼스를 노리고 만든 곡이었다.
보통 신인들은 짧으면 몇 달, 길면 반년이 넘게 데뷔곡을 연습한다.
그리고 오닉스는 당연히, 이제 막 데뷔라는 생각에 비장함과 긴장감을 가지고 이 곡을 연습했었다.
곡에 대단히 어울리지 않는 정서는 아니라 무난히 넘어갔지만, 사실 곡의 느낌은 그보다 더 장난스럽고 날티 나는, 기 센 느낌에 가까웠다.
그리고 테스타는 정확히 그렇게 곡을 해석했다.
-테스타 표현력 실화냐 역시 미친 망주사 아수라장을 헤쳐나온 놈들이군
-이런 말 미안하지만.. 솔직히 테스타 무대 쪽이 원곡 같음…
└그러게 오닉스 무대가 오히려 존경하는 선배님 곡 커버한 느낌이얔ㅋㅋ
└뭔가 원곡의 쫀득한 맛은 잘 못 살렸지만 열심히 하는 기특한 친구들 보는 느낌이다.
└이게 딱이네ㅋㅋㅋ
오닉스의 팬덤 층이 얕았던 탓에, 사람들은 더 거르지 않고 거침없이 감상을 뱉었다.
물론 테스타의 논란에 집착하던 사람들이 무대 한 번으로 모두 사라진 것은 아니었다.
-어휴 또 포기를 모르고 몰려왔네…
-그래봤자 예능 프로젝트 그룹이 신인상 받는 건 부당하다는 걸 왜 모르지?
-이렇게 신인 물고 늘어지는 거 창피하지 않나 몰라ㅠ
-팬들이 아무리 기를 써도 머글들은 테스타 찝찝해할 듯
그러나 이렇게 대놓고 비교해서 절대 우위가 나와버리면, 그 전의 담론이 우스워지기 마련이었다.
승자와 패자가 극명한 이 드문 상황이 재밌는 사람들이 우르르 붙어서 어그로를 비웃었다.
-야 머글은 눈이 없냐 웃기네 이새끼들ㅋㅋㅋㅋ
-계급장 다 떼고 붙어서 이겼구만 작작해라 추하다ㅋㅋㅋ
-몰려온 건 본인들 아닌지ㅋㅋㅋ
-응 다 걸고 테스타 빠 아닌데 오닉스 원곡 X됐어~ 테스타 난놈들임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야 잘한 놈이 받아야지 무슨ㅋㅋ
-지금 보니 그냥 아주사 없이 데뷔했어도 테스타 신인상은 받았을 것 같은데ㅋ
└맞아 얘네 심지어 데뷔앨범 자기들이 프로듀싱했잖아ㅋㅋㅋ
그러자 약간 방향이 달라졌다.
-너무 못됐다… 편곡도 안 하고 이렇게 한 거 솔직히 노린 거 아냐?
하지만 이것도 통하지 않았다.
└이게 노려서 된 일이면 그게 더 쪽팔린 거 아니냐
└ㅋㅋㅋㅋㅋㅋㅋㅋ진짴ㅋㅋㅋㅋ
└테스타가 못된 게 아니라 느그 오닉스가 못하는 게 아닐까
└누가 보면 테스타가 오닉스 무대 못하게 다리라도 부러트린 줄 알겠다ㅋㅋㅋㅋ
심지어 오닉스의 원곡 무대 영상의 댓글을 최신순으로 정렬하면, 가요대전의 영상을 보고 온 사람들의 외침으로 가득 차 있었다.
아직 테스타의 공식영상이 업로드되지 않아서 꿩 대신 닭으로 보러온 사람들이었다.
– 아 이 맛이 아냐… 그… 날티하고 양아미가 묻어나는 여유로운 느낌이 없어…. 그 기X나쎔 느낌이 없다고ㅠㅠ
-아.. 열심히는 하시는데ㅠㅠ
-전 이 버전도 좋아요! 힘내세요!
-학교에서 개 잘나가는 애 만나러 가는 길에 안 친한 애가 아는 척하는 느낌이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목소리가 안 시원하네… ㅅㄱ
팬이 아닌, 그냥 대중들이 달고 가는 잔인한 댓글들이 더 확연히 여론을 보여주었다.
판정까지 갈 것도 없었다. 테스타의 K.O 승리였다.
그리고 그다음 날, 박문대는 예상치 못한 축하 선물을 받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