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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a Mắt Hay Ra Đi Raw - C114

A- A+

데뷔 못 하면 죽는 병 걸림 114화
‘테스타 신인상이 또 왜.’
대충 무슨 이야기일지 짐작은 간다만, 한번 클릭해 줬다.
========================
[테스타가 신인상은 좀 그렇지 않나?]
: 정상적으로 데뷔한 신인이 아니라 아주사 연장선으로 봐야 하는 거 아니야?
예능 프로젝트로 봐야 한다고 생각해. 솔직히 다른 신입 그룹들 기회 뺏는 거잖아.
========================
역시.
‘이 반응도 대충 예상했다.’
VTIC하고 활동 겹쳤을 때도 듣던 소리 아닌가. 생태계 망치는 놈들이라고.
솔직히 이해는 간다.
‘가 좀 떴어야지.’
그 정도 잘나가는 오디션 프로그램 후광으로 데뷔한 그룹이니 방송사나 대기업의 횡포 같은 말이 나와도 이상하지 않았다.
다만 참가자들이 그 예능 찍으면서 더럽게 고생했고, 시즌 3는 애초에 윗분들도 망할 줄 알고 거의 손 놨었으니 무작정 욕먹기는 좀 억울하긴 하다만.
‘어차피 시류를 바꿀 정도로 강한 여론도 아니다.’
댓글을 보니 벌써 싸운다고 말하기도 민망한 일방적인 분위기였다.
-그 예능이 아이돌 오디션이었는데 무슨 소리야;
└아이돌 오디션이라 더 반칙 아닌가..?
└무슨 반칙이야 누가 보면 아이돌 오디션이 불법인 줄 알겠네ㅋㅋㅋ
-아 뭐야 진지하게 답변하려고 길게 쓰고 있었는데 어그로여?
-오디션 프로그램 출신 돌이 얼마나 많은데 그럼 걔네 다 부정 데뷔로 처리해야 되냐?ㅋㅋㅋ 아주사가 잘 돼서 그런가 별 이상한 주장이 다 나오네
-올해 신인상 밀린 그룹 좋아하는구나 화이팅!
-나도 아주사 프로그램 자체는 기형적이라고 생각하는데, 그렇다고 테스타 애들이 신인 자격이 없는 건 아닌 듯.
-너무 갔다 ㅉㅉ
후반 댓글들은 거의 글쓴이에 대한 조롱으로 끝났다.
‘흠, 너무 이런 분위기도 썩 좋진 않은데.’
이 글이 어그로인 건 맞는 것 같았으나, 올해 데뷔한 신인 그룹의 성적을 비웃는 댓글이 간간이 등장했다는 게 문제였다.
테스타 팬분은 아닌 것 같고, 그냥 누굴 조롱할 수 있는 상황이 재밌는 사람들 같았다.
-음 올해 신인 중에 제일 잘 나온 애들도 8만도 간신히 팔았던데……ㅋㅋ
└ㅋㅋㅋ헐 게임도 안 되는 수준
└이 성적으로 신인상 아까워하긴 좀 그렇지 않아?ㅋㅋㅋㅋ 공감성 수치 옴ㅠ
‘이런 식으로 괜히 올해 데뷔한 신인 그룹 팬들하고 척 질 여지를 주는 건 안 좋지.’
그 점이 약간 찝찝했으나 큰 문제는 아니었다.
특별히 인기 글로 뜰 정도로 관심받은 글도 아니었고, 누군가 아니꼬워한다고 못 받을 만큼 테스타의 성적이 고만고만하지 않았다.
나는 어깨를 으쓱하고 그냥 다른 페이지로 나갔다.
그리고 그다음 주, 연말 연습 준비에 한창일 때까지도 신인상에 대한 큰 걱정을 하진 않았다.
* * *
안무연습실 거울에 습기가 찼다.
“쉬고, 후, 다시 갑시다~”
“허억…….”
“저허, 죽어요.”
차유진이 저런 말을 할 정도면 다른 놈들 상태는 말 안 해도 다 설명했다고 생각한다.
‘차유진이… 제일 힘들 만은 하다만.’
지금 연습하는 곡에 차유진이 단독 안무를 소화하는 부분이 꽤 길기 때문이다.
중간에 공중 장치 타는 것까지 넣는 바람에 아마 완성작은 멋질 것 같은데… 문제는 하는 사람은 더럽게 힘들다는 점이다.
“물 줘?”
“네…….”
나는 챙기던 생수병 하나를 차유진에게 던져줬다.
“…나도, 좀,”
“나도 제발 문대 자비를.”
멀리 있던 두 세진에게 모두 물을 던졌다. 그리고 일시적으로 연습실이 조용해졌다. 모두가 주둥이에 물을 꽂아 붓고 있었다.
꽤 시간이 흐른 후에야 선아현이 눈치를 보며 말했다.
“그, 그래도… 할 때는 멋있을 것 같아.”
“맞아.”
“카메라만 제대로 잡아주신다면 근사한 무대가 될 것 같습니다.”
김래빈의 말에 여기저기서 키득거림이 터져 나왔다. 그리고 김래빈은 왜 사람들이 웃는 건지 알 수 없는지 살짝 당황했다.
‘웃긴 놈.’
나는 헛웃음을 흘리며 스마트폰을 꺼내 들었다. 막간을 이용해서 신인상 투표 경과나 확인해 볼 생각이었다.
그러나 매니저가 음료를 잔뜩 든 채 안무연습실 안으로 들어오며, 자연스럽게 폰을 내려놓게 되었다.
“형!”
“커피!”
“아이스로 해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매니저는 음료를 넘기며 물었다.
“그래…. 얘들아. 연습은 잘돼가고?”
“예!”
“이대로 쭉 연습 일정 유지하면, 시상식 때는 잘 소화할 것 같습니다.”
“흠, 잘됐다! 근데 얘들아, 좀 앉아봐.”
“……?”
대표로 진행 상황을 전달하던 류청우가 약간 당황했지만, 곧 침착하게 멤버들을 불러 모았다.
“왜요?”
“…추가 스케줄이 있나요?”
“아니, 그런 건 아니고. 음…….”
매니저는 난감한 얼굴이었다. 몇 번 주저하더니, 곧 진지하게 말을 이었다.
“내일… 기사가 뜰 것 같다고 하신다. 아주사 관련해서.”
“…!”
“티넷 쪽에서 최대한 막아보려고 했다는데 잘 안 됐나 봐. 우리 쪽에서도 대응 기사 준비 중이니까 너무 걱정은 말고.”
“…무슨 기산데요?”
“음, 아주사 참가 관련해서 유언비어 도는 건데, 이미 반박 자료 다 있으니까 괜찮을 거야. …특히 청우한테 꼬투리 잡은 것 같으니까, 청우는 당황하지 말고.”
나는 간신히 침음성을 참았다.
‘터질 게 하필 지금 터졌군.’
이건 100% 작가와의 친인척 논란이다.
‘작가도 입 틀어막길래 한 1년은 별일 없을 줄 알았는데.’
그룹이 워낙 잘돼서 캐는 놈들이 많이 붙은 모양이다.
류청우도 이 건을 짐작했는지, 어두운 얼굴이었지만 당황한 것처럼 보이진 않았다.
다만 조심스럽게 물었다.
“…제가 따로 뭐라도 더 말씀드려야 합니까?”
“그런 이야기는 못 들었는데……. 잠깐.”
매니저는 당황한 얼굴로 다시 통화하러 나갔다.
그리고 남은 멤버들의 분위기는 당연히 축 처졌다. 연습의 피로를 상쇄시켜 주던 아드레날린이 방금 소식으로 사라진 탓이었다.
큰세진이 진지하게 물었다.
“형님, 피곤하시겠지만 무슨 일인지 저희도 간단히 설명 들을 수 있을까요?”
“…물론이지.”
류청우는 지난번 술자리에서 나에게 자초지종을 말했던 것처럼, 같은 말을 멤버들에게 반복했다.
정리하자면, 작가가 종친회를 통해 얼굴도 거의 본 적 없는 먼 친척인 자신에게 섭외 연락을 했다는 것이다.
해명만 잘되면 큰 문제로까지는 번지지 않을 것처럼 느껴졌는지, 대부분은 안도했다.
“음, 그럼 아무 사이도 아니신 거네요~”
“그렇지. …해명이 들어가면 크게 번지지는 않을 거라고 생각해.”
류청우는 그래도 씁쓸한 얼굴이었다.
“중요한 시기에 괜한 논란을 만들어서 미안하다.”
“괘, 괜찮아요! 혀, 형 너무 걱정마시고…….”
“뭐, 이미 일어난 걸 어쩌겠어요~ 저희 잘 해결되길 바라봅시다!”
배세진이 슬그머니 말을 얹었다.
“…류청우 네가 그러면 난 벌써 탈퇴했어야지.”
“……!”
이놈도 이젠 자학개그까지 하는군.
그리고 차유진이 해맑게 대답했다.
“그건 그래요!”
“야!”
“하하!”
발끈한 배세진이 웃겨서 분위기가 좀 풀어졌다.
“뭐 걱정한다고 되는 일도 아니고~ 연습이나 계속할까요?”
“현명한 판단이십니다.”
통화를 끝내고 돌아온 매니저는 도로 연습을 시작한 우리를 보고 다소 황당해했지만, 안심하며 돌아갔다.
그리고 피로 때문에 걱정이고 뭐고 그냥 자버린 다음 날 아침, 줄줄 기사가 떴다.
[테스타의 류청우, 아주사의 작가가 ‘친인척 찬스’로 섭외해]
[오디션 프로그램의 불편한 진실, 테스타도 혈연의 힘?]
[아주사로 데뷔한 테스타. 작가의 친척은 전 메달리스트 류청우였다.]
예상했던 라인업이었다.
연예가 아니라 사회면에 뜬 기사 몇에 순식간에 댓글이 불어났다.
“댓글 보지 마세요.”
“…알았어.”
류청우는 근심하는 얼굴이었다.
“……팬분들 힘들어하시겠는데.”
“…….”
다행히, 반박 기사도 연이어 바로 떴다.
[T1 스타즈 ‘작가가 친척? 류청우는 얼굴도 본 적 없던 사람’]
[아주사 작가는 류청우와 15촌보다 먼 사이… 친척도 아니었다.]
보통 이 경우 반박 기사는 제대로 주목받지 못하는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워낙 짧은 시간 안에 바로 대응이 이루어졌고, 류청우의 기존 이미지가 좋았기 때문에 포털 뉴스 탭 상위에 오를 수 있었다.
물론 팬들의 노력이 컸다.
-그냥 어떻게든 류청우 컨택해보려고 하다가 종친회까지 간 거 같은데? 저 타이밍이면 작가가 대박 난 거지 류청우는 망주사에 속은 것ㅋㅋㅋ ? ? ? ? ? ? (?11026 ??1501)
-9촌부터 남인데 15촌이면 원수 수준인데요 ? ? ? ( 8490 ??422)
-15촌? 이건 솔직히 트집같아요 내가 작가라도 국대 출신 있으면 섭외함 ? ? ? ? ? ? (?6178 ??759)
테스타 그룹 팬들은 대부분 납득 했고, 대중 여론도 빠르게 회복세로 접어들었다.
회사 언론홍보팀에서도 따로 연락이 왔다.
“큰 문제 없을 것 같대. 그래도 한동안 SNS는 자제하자 청우야.”
“…예. 감사합니다.”
류청우는 안도한 내색이었지만, 팬들에게 사과나 감사 등 뭐라도 글을 올릴 수 없어 다소 심란한 것 같았다.
나는 한숨을 참았다.
‘…이건 말하긴 좀 그렇겠군.’
사실, 인터넷 몇몇 커뮤니티에서 전면적인 여론 회복에는 실패한 걸 확인했다.
========================
[류청우 해명 기사 봐도 쎄한 건 나뿐인가?]
: 단순히 먼 친척이라 혈연 아니다~ 하고 넘기기엔 류청우가 아주사에서 편집을 너무 잘 받았잖아.
예선 제대로 안 보고 섭외로 들어온 것부터가 반칙이라고 생각해. 섭외 과정에서 무슨 딜이 있었을지 모르잖아.
========================
-본문 다 받음
-아니 류청우가 섭외됐을 때는 아주사 시즌3 다 망할 거라고 했을 때잖아… 너무 간 거 아니야?
└아주사 대흥행 성공한 후에도 류청우 분량은 꾸준히 좋았잖아. 솔직히 류청우만 계속 비련의 조장 이미지인 거 이상하지 않았어?
-의심스러운 건 어쩔 수 없다고 생각함
-류청우 국대 출신 방패 아주사 때부터 싸했다니까 이제야 좀 제대로 말 나오네
-섭외…ㅋㅋㅋ 아마 최종까지는 어떻게든 보내준다고 했겠지 짜증난다 누구는 분량도 제대로 못 받았는데 류청우는 섭외?ㅋㅋㅋㅋㅋ
류청우에 대한 의심과 비난은 점점 수위가 강해지더니, 결국 테스타 전체로 화살이 향했다.
-난 솔직히 다른 멤버들도…ㅋㅋ 흠 팬들 무서워서 더 말 못 하겠음
└ㅋㅋㅋ내가 해줄게! 아니 류청우만 그랬냐~ 사실 데뷔조 다 편집 수혜 받았지~
└ㅋㅋㅋㅋㅋㅋㅋ속시원
└곧 팬들이 발작할 자리입니다.
└예상 : 누구누구는 나쁜 편집 받았는데? 분량 별로 없이 무대로 올랐는데?
└ㅋㅋㅋㅋ존똑
└그 나쁜 편집도 나중에 다 수습해준 건 눈가리고 아웅이지 진짜 꼴뵈기 싫어 그팬 그가수들..
물론 이 분위기가 정상은 아니었기 때문에, 길게 가지 못하고 어느 정도 가라앉았다.
이럴 정도까지의 일이 아니라고 피곤해하는 사람들이 후반에는 대세를 잡았기 때문이다.
회사는 이런 곳들이야 다른 이슈 하나 터지면 금방 옮겨갈 거라 생각했는지, 일단 주류 언론 수습에 주력하느라 우선순위에서 미룬 것 같았다.
그래서 테스타의 정당성을 의심하는 여론은 당장 사라지지 않고 불편하게 남게 되었다.
그리고 얼마 안 가서, 결국 이 이야기까지 다시 나오기 시작했다.
========================
[테스타 신인상 말이야]
: 성적은 사실이니까 인기상이나 본상은 어쩔 수 없지만… 신인상이라도 다른 그룹 주고 싶다ㅠㅠ 뺏긴 애들이 너무 안 됐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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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번과 다른 점이라면 적극적으로 호응하는 사람들이 생겼다는 것이다.

데뷔 못 하면 죽는 병 걸림 114화

‘테스타 신인상이 또 왜.’

대충 무슨 이야기일지 짐작은 간다만, 한번 클릭해 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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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상적으로 데뷔한 신인이 아니라 아주사 연장선으로 봐야 하는 거 아니야?

예능 프로젝트로 봐야 한다고 생각해. 솔직히 다른 신입 그룹들 기회 뺏는 거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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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

‘이 반응도 대충 예상했다.’

VTIC하고 활동 겹쳤을 때도 듣던 소리 아닌가. 생태계 망치는 놈들이라고.

솔직히 이해는 간다.

‘가 좀 떴어야지.’

그 정도 잘나가는 오디션 프로그램 후광으로 데뷔한 그룹이니 방송사나 대기업의 횡포 같은 말이 나와도 이상하지 않았다.

다만 참가자들이 그 예능 찍으면서 더럽게 고생했고, 시즌 3는 애초에 윗분들도 망할 줄 알고 거의 손 놨었으니 무작정 욕먹기는 좀 억울하긴 하다만.

‘어차피 시류를 바꿀 정도로 강한 여론도 아니다.’

댓글을 보니 벌써 싸운다고 말하기도 민망한 일방적인 분위기였다.

-그 예능이 아이돌 오디션이었는데 무슨 소리야;

└아이돌 오디션이라 더 반칙 아닌가..?

└무슨 반칙이야 누가 보면 아이돌 오디션이 불법인 줄 알겠네ㅋㅋㅋ

-아 뭐야 진지하게 답변하려고 길게 쓰고 있었는데 어그로여?

-오디션 프로그램 출신 돌이 얼마나 많은데 그럼 걔네 다 부정 데뷔로 처리해야 되냐?ㅋㅋㅋ 아주사가 잘 돼서 그런가 별 이상한 주장이 다 나오네

-올해 신인상 밀린 그룹 좋아하는구나 화이팅!

-나도 아주사 프로그램 자체는 기형적이라고 생각하는데, 그렇다고 테스타 애들이 신인 자격이 없는 건 아닌 듯.

-너무 갔다 ㅉㅉ

후반 댓글들은 거의 글쓴이에 대한 조롱으로 끝났다.

‘흠, 너무 이런 분위기도 썩 좋진 않은데.’

이 글이 어그로인 건 맞는 것 같았으나, 올해 데뷔한 신인 그룹의 성적을 비웃는 댓글이 간간이 등장했다는 게 문제였다.

테스타 팬분은 아닌 것 같고, 그냥 누굴 조롱할 수 있는 상황이 재밌는 사람들 같았다.

-음 올해 신인 중에 제일 잘 나온 애들도 8만도 간신히 팔았던데……ㅋㅋ

└ㅋㅋㅋ헐 게임도 안 되는 수준

└이 성적으로 신인상 아까워하긴 좀 그렇지 않아?ㅋㅋㅋㅋ 공감성 수치 옴ㅠ

‘이런 식으로 괜히 올해 데뷔한 신인 그룹 팬들하고 척 질 여지를 주는 건 안 좋지.’

그 점이 약간 찝찝했으나 큰 문제는 아니었다.

특별히 인기 글로 뜰 정도로 관심받은 글도 아니었고, 누군가 아니꼬워한다고 못 받을 만큼 테스타의 성적이 고만고만하지 않았다.

나는 어깨를 으쓱하고 그냥 다른 페이지로 나갔다.

그리고 그다음 주, 연말 연습 준비에 한창일 때까지도 신인상에 대한 큰 걱정을 하진 않았다.

* * *

안무연습실 거울에 습기가 찼다.

“쉬고, 후, 다시 갑시다~”

“허억…….”

“저허, 죽어요.”

차유진이 저런 말을 할 정도면 다른 놈들 상태는 말 안 해도 다 설명했다고 생각한다.

‘차유진이… 제일 힘들 만은 하다만.’

지금 연습하는 곡에 차유진이 단독 안무를 소화하는 부분이 꽤 길기 때문이다.

중간에 공중 장치 타는 것까지 넣는 바람에 아마 완성작은 멋질 것 같은데… 문제는 하는 사람은 더럽게 힘들다는 점이다.

“물 줘?”

“네…….”

나는 챙기던 생수병 하나를 차유진에게 던져줬다.

“…나도, 좀,”

“나도 제발 문대 자비를.”

멀리 있던 두 세진에게 모두 물을 던졌다. 그리고 일시적으로 연습실이 조용해졌다. 모두가 주둥이에 물을 꽂아 붓고 있었다.

꽤 시간이 흐른 후에야 선아현이 눈치를 보며 말했다.

“그, 그래도… 할 때는 멋있을 것 같아.”

“맞아.”

“카메라만 제대로 잡아주신다면 근사한 무대가 될 것 같습니다.”

김래빈의 말에 여기저기서 키득거림이 터져 나왔다. 그리고 김래빈은 왜 사람들이 웃는 건지 알 수 없는지 살짝 당황했다.

‘웃긴 놈.’

나는 헛웃음을 흘리며 스마트폰을 꺼내 들었다. 막간을 이용해서 신인상 투표 경과나 확인해 볼 생각이었다.

그러나 매니저가 음료를 잔뜩 든 채 안무연습실 안으로 들어오며, 자연스럽게 폰을 내려놓게 되었다.

“형!”

“커피!”

“아이스로 해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매니저는 음료를 넘기며 물었다.

“그래…. 얘들아. 연습은 잘돼가고?”

“예!”

“이대로 쭉 연습 일정 유지하면, 시상식 때는 잘 소화할 것 같습니다.”

“흠, 잘됐다! 근데 얘들아, 좀 앉아봐.”

“……?”

대표로 진행 상황을 전달하던 류청우가 약간 당황했지만, 곧 침착하게 멤버들을 불러 모았다.

“왜요?”

“…추가 스케줄이 있나요?”

“아니, 그런 건 아니고. 음…….”

매니저는 난감한 얼굴이었다. 몇 번 주저하더니, 곧 진지하게 말을 이었다.

“내일… 기사가 뜰 것 같다고 하신다. 아주사 관련해서.”

“…!”

“티넷 쪽에서 최대한 막아보려고 했다는데 잘 안 됐나 봐. 우리 쪽에서도 대응 기사 준비 중이니까 너무 걱정은 말고.”

“…무슨 기산데요?”

“음, 아주사 참가 관련해서 유언비어 도는 건데, 이미 반박 자료 다 있으니까 괜찮을 거야. …특히 청우한테 꼬투리 잡은 것 같으니까, 청우는 당황하지 말고.”

나는 간신히 침음성을 참았다.

‘터질 게 하필 지금 터졌군.’

이건 100% 작가와의 친인척 논란이다.

‘작가도 입 틀어막길래 한 1년은 별일 없을 줄 알았는데.’

그룹이 워낙 잘돼서 캐는 놈들이 많이 붙은 모양이다.

류청우도 이 건을 짐작했는지, 어두운 얼굴이었지만 당황한 것처럼 보이진 않았다.

다만 조심스럽게 물었다.

“…제가 따로 뭐라도 더 말씀드려야 합니까?”

“그런 이야기는 못 들었는데……. 잠깐.”

매니저는 당황한 얼굴로 다시 통화하러 나갔다.

그리고 남은 멤버들의 분위기는 당연히 축 처졌다. 연습의 피로를 상쇄시켜 주던 아드레날린이 방금 소식으로 사라진 탓이었다.

큰세진이 진지하게 물었다.

“형님, 피곤하시겠지만 무슨 일인지 저희도 간단히 설명 들을 수 있을까요?”

“…물론이지.”

류청우는 지난번 술자리에서 나에게 자초지종을 말했던 것처럼, 같은 말을 멤버들에게 반복했다.

정리하자면, 작가가 종친회를 통해 얼굴도 거의 본 적 없는 먼 친척인 자신에게 섭외 연락을 했다는 것이다.

해명만 잘되면 큰 문제로까지는 번지지 않을 것처럼 느껴졌는지, 대부분은 안도했다.

“음, 그럼 아무 사이도 아니신 거네요~”

“그렇지. …해명이 들어가면 크게 번지지는 않을 거라고 생각해.”

류청우는 그래도 씁쓸한 얼굴이었다.

“중요한 시기에 괜한 논란을 만들어서 미안하다.”

“괘, 괜찮아요! 혀, 형 너무 걱정마시고…….”

“뭐, 이미 일어난 걸 어쩌겠어요~ 저희 잘 해결되길 바라봅시다!”

배세진이 슬그머니 말을 얹었다.

“…류청우 네가 그러면 난 벌써 탈퇴했어야지.”

“……!”

이놈도 이젠 자학개그까지 하는군.

그리고 차유진이 해맑게 대답했다.

“그건 그래요!”

“야!”

“하하!”

발끈한 배세진이 웃겨서 분위기가 좀 풀어졌다.

“뭐 걱정한다고 되는 일도 아니고~ 연습이나 계속할까요?”

“현명한 판단이십니다.”

통화를 끝내고 돌아온 매니저는 도로 연습을 시작한 우리를 보고 다소 황당해했지만, 안심하며 돌아갔다.

그리고 피로 때문에 걱정이고 뭐고 그냥 자버린 다음 날 아침, 줄줄 기사가 떴다.

예상했던 라인업이었다.

연예가 아니라 사회면에 뜬 기사 몇에 순식간에 댓글이 불어났다.

“댓글 보지 마세요.”

“…알았어.”

류청우는 근심하는 얼굴이었다.

“……팬분들 힘들어하시겠는데.”

“…….”

다행히, 반박 기사도 연이어 바로 떴다.

보통 이 경우 반박 기사는 제대로 주목받지 못하는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워낙 짧은 시간 안에 바로 대응이 이루어졌고, 류청우의 기존 이미지가 좋았기 때문에 포털 뉴스 탭 상위에 오를 수 있었다.

물론 팬들의 노력이 컸다.

-그냥 어떻게든 류청우 컨택해보려고 하다가 종친회까지 간 거 같은데? 저 타이밍이면 작가가 대박 난 거지 류청우는 망주사에 속은 것ㅋㅋㅋ ? ? ? ? ? ? (?11026 ??1501)

-9촌부터 남인데 15촌이면 원수 수준인데요 ? ? ? ( 8490 ??422)

-15촌? 이건 솔직히 트집같아요 내가 작가라도 국대 출신 있으면 섭외함 ? ? ? ? ? ? (?6178 ??759)

테스타 그룹 팬들은 대부분 납득 했고, 대중 여론도 빠르게 회복세로 접어들었다.

회사 언론홍보팀에서도 따로 연락이 왔다.

“큰 문제 없을 것 같대. 그래도 한동안 SNS는 자제하자 청우야.”

“…예. 감사합니다.”

류청우는 안도한 내색이었지만, 팬들에게 사과나 감사 등 뭐라도 글을 올릴 수 없어 다소 심란한 것 같았다.

나는 한숨을 참았다.

‘…이건 말하긴 좀 그렇겠군.’

사실, 인터넷 몇몇 커뮤니티에서 전면적인 여론 회복에는 실패한 걸 확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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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단순히 먼 친척이라 혈연 아니다~ 하고 넘기기엔 류청우가 아주사에서 편집을 너무 잘 받았잖아.

예선 제대로 안 보고 섭외로 들어온 것부터가 반칙이라고 생각해. 섭외 과정에서 무슨 딜이 있었을지 모르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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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다 받음

-아니 류청우가 섭외됐을 때는 아주사 시즌3 다 망할 거라고 했을 때잖아… 너무 간 거 아니야?

└아주사 대흥행 성공한 후에도 류청우 분량은 꾸준히 좋았잖아. 솔직히 류청우만 계속 비련의 조장 이미지인 거 이상하지 않았어?

-의심스러운 건 어쩔 수 없다고 생각함

-류청우 국대 출신 방패 아주사 때부터 싸했다니까 이제야 좀 제대로 말 나오네

-섭외…ㅋㅋㅋ 아마 최종까지는 어떻게든 보내준다고 했겠지 짜증난다 누구는 분량도 제대로 못 받았는데 류청우는 섭외?ㅋㅋㅋㅋㅋ

류청우에 대한 의심과 비난은 점점 수위가 강해지더니, 결국 테스타 전체로 화살이 향했다.

-난 솔직히 다른 멤버들도…ㅋㅋ 흠 팬들 무서워서 더 말 못 하겠음

└ㅋㅋㅋ내가 해줄게! 아니 류청우만 그랬냐~ 사실 데뷔조 다 편집 수혜 받았지~

└ㅋㅋㅋㅋㅋㅋㅋ속시원

└곧 팬들이 발작할 자리입니다.

└예상 : 누구누구는 나쁜 편집 받았는데? 분량 별로 없이 무대로 올랐는데?

└ㅋㅋㅋㅋ존똑

└그 나쁜 편집도 나중에 다 수습해준 건 눈가리고 아웅이지 진짜 꼴뵈기 싫어 그팬 그가수들..

물론 이 분위기가 정상은 아니었기 때문에, 길게 가지 못하고 어느 정도 가라앉았다.

이럴 정도까지의 일이 아니라고 피곤해하는 사람들이 후반에는 대세를 잡았기 때문이다.

회사는 이런 곳들이야 다른 이슈 하나 터지면 금방 옮겨갈 거라 생각했는지, 일단 주류 언론 수습에 주력하느라 우선순위에서 미룬 것 같았다.

그래서 테스타의 정당성을 의심하는 여론은 당장 사라지지 않고 불편하게 남게 되었다.

그리고 얼마 안 가서, 결국 이 이야기까지 다시 나오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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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성적은 사실이니까 인기상이나 본상은 어쩔 수 없지만… 신인상이라도 다른 그룹 주고 싶다ㅠㅠ 뺏긴 애들이 너무 안 됐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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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번과 다른 점이라면 적극적으로 호응하는 사람들이 생겼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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