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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a Mắt Hay Ra Đi Raw - C111

A- A+

데뷔 못 하면 죽는 병 걸림 111화
“이거 문대야? 문댄가?”
박문대의 홈마는 자신도 모르게 중얼거리며 화면을 터치했다. 외양의 특징이 컴백 트레일러와 유사했기 때문에 의심을 하지 않을 수 없었다.
대화가 넘어가며, ‘??’으로 뜨던 캐릭터의 이름이 소개되었다.
그리고 그건 ‘박문대’는 아니었다.
[?? : …그래.]
[B11 : 난… B11이라고 불러. 그거면 됐어.]
그리고 동료추가 컷 씬이 들어가며, 야광 드론을 회전시키는 검은 후드의 소년이 운용 가능 캐릭터로 들어왔다.
‘아, 그럼 반대로 문대가 이 캐릭터를 따라 한 건가?’
그런 컨셉의 광고도 몇 가지 본 적 있었기 때문에 그녀는 적당히 넘어가 보려고 했으나, 또 과몰입한 머리가 팽팽 돌아가며 상황을 분석하기 시작했다.
‘잠깐만. 하이파이브 때 문대 야구복 뒷번호가 11이었잖아. 그럼 B는 성인 ‘박’에서 따온 거라고 생각하면…!?’
얼추 맞는 것 같은 추리에 대학생은 침을 꿀꺽 삼켰다.
‘어, 어쨌든 계속 플레이를 해보자…!’
상상도 못 한 떡밥에 놀라면서, 대학생은 계속 플레이를 해나갔다.
게다가, 안 그래도 이 게임이 제법 재밌었다.
게임은 완전한 1인칭으로, 주인공이 외출 도중에 싱크홀에 빠지면서 평행세계의 반쯤 멸망한 서울로 이동하며 시작했다.
[이상합니다. 당신은 분명 아침 일찍 외출했는데, 싱크홀 밖으로 보이는 하늘은 붉고 어둡습니다.]
[저 위에서 누군가 우는 소리와 신음하는 소리가 들리는 것 같지만, 확실하지 않습니다.]
[당신은 몹시 당황했지만, 그대로 있다가는 싱크홀이 더 무너질까 봐 걱정되기도 합니다. 어떻게 할까요?]
-올라갈 방법을 찾는다.
-구조를 기다린다.
-고함을 질러 구조를 요청한다.
-소리를 더 자세히 들어본다.
다소 피폐한 분위기였으나, 잘 구성된 세계관을 처음으로 모험하고 탐색하는 재미, 그리고 풍성한 선택지 덕분에 흥미롭고 재밌었다.
텍스트 위주로 돌아가면서도 전투와 선택지마다 시선을 끄는 그래픽이나 일러스트를 넣어줘서 지루하지 않았다. 그리고 적당한 운과 전략을 복합적으로 요구해서 긴장감이 넘쳤다.
‘음, 계속하게 되네. 뒷내용도 궁금하고.’
다만 아직 이 문대로 추정되는 동료 캐릭터나, 계속 합류하는 다른 테스타와 비슷한 캐릭터들에게 스토리 비중을 크게 주지는 않았다.
그래서 도리어 앞으로 하나하나 캐릭터 스토리가 나오지 않을까 생각해보게 되는 것이다.
‘아, 혹시 테스타 세계관 떡밥도 나오려나?’
게임까지 하게 만드냐며 욕하는 사람도 나오겠지만, 일단 게임을 계속하기로 마음먹은 사람의 입장에서는 좀 두근거리는 일이었다.
게임은 계속 진행되어, 대학생이 움직이는 캐릭터는 반쯤 무너진 채 이상한 붉은 덩어리에 잠식된 지하철역에 도달했다.
[역사는 어두컴컴하고 비상등만 깜박거립니다. 이상한 비린내 같은 것이 올라오는 것 같기도 합니다. 지하철은 운영하지 않는 것 같습니다만, 계속 열차가 진입 중이라는 안내방송이 흘러나오고 있습니다.]
[B11 : …내가 수색해 볼까?]
-승낙한다.
-거절한다.
-면박을 준다.
-함께 들어간다.
“같이 가! 같이 가야지!”
대학생은 완전히 과몰입해서 신나게 게임을 즐겼다.
그때였다.
[갑작스러운 진동이 사방을 울리기 시작했습니다!]
[지하에 박힌 거대한 붉은 덩어리가 불길하게 번뜩이더니, 끔찍한 소음과 함께 덩어리에서 이상한 것들이 솟구치기 시작합니다…….]
강제로 전투가 진행되었다.
그리고 모든 동료가 붉은 덩어리에서 나온 끔찍한 무언가에 의해 사망했다.
마지막으로 남은 것은 박문대를 닮은 B11이었다.
[B11 : ……넌 살아.]
박문대가 주인공을 세차게 밀치는 컷 씬이 삽입되었다.
스마트폰의 진동과 함께 화면이 검게 변했다.
…다시, 내레이션이 떴다.
[…그리고 정신을 차렸을 때, 당신은 혼자가 되었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남은 것은 동료들이 남긴 짐과 무거운 목숨뿐.]
[이제 당신은 홀로, 이 폐허가 된 서울, 을 헤쳐나가야 합니다.]
그리고 그때야 게임 오프닝 화면이 떴다. 어두운 화면에 로고가, 생물재해 표지 마크를 바탕으로 떠올랐다.
“……??”
대학생은 잠시 방금 일어난 일을 받아들이지 못하고 멍하니 스마트폰을 바라보았다.
짧은 오프닝이 끝나고 로딩 중 화면에 짧은 도움말이 떠 있었다.
[※전투에서 사망한 동료는 돌아오지 않습니다. 영원히.]
“……?!”
대학생은 그제야 기겁했다.
“이게 뭐, 이, 이게 뭐야?”
뭔가 잘못된 게 분명했다.
‘무슨 게임이 시작하자마자 동료를 다 죽여!?’
그녀가 겨우 멘탈을 다잡은 것은 로딩이 끝나고 시작된 컷 씬 중간이었다.
[당신은 결국 혼자 모든 것을 해낼 수 없다는 것을 인정합니다.]
[동료가 필요합니다. 전략적 우방이든, 임시 동맹이든.]
‘그래, 이렇게 끝날 리가 없지!’
대학생은 주변 겜덕 지인에게 들었던 하소연들을 떠올렸다.
‘모든 게임 진행을 현질해서 캐릭터를 뽑으라는 쪽으로 연결하는 놈들도 많다고 들었다!’
그렇다면 그녀도 ‘날 ATM 취급하는 거냐, 돈 뽑아먹으려는 의도가 너무 악랄하지 않냐’고 욕하면서도 울면서 돈을 써줄 용의가 있었다.
‘문대만, 문대만 뽑고…….’
하지만 컷 씬이 끝난 뒤, 마침내 팝업으로 뜬 캐릭터 뽑기에는 주의 사항이 붙어 있었다.
[※당신이 동료로 맞이했던 캐릭터는 다시 나오지 않습니다.]
“야!!”
이 미친놈들이 왜 돈이 있는 데도 왜 못 쓰게 하는 건지 알 수가 없었다.
그녀는 황급히 인터넷을 켰다.
‘혹시 내가 선택지를 잘못 선택해서 죽은 걸 수도 있어…!’
그렇다면 이번에는 공략을 보고 제대로 진행하면 되지 않겠는가! 그녀는 약간의 희망을 가지고 SNS에 접속했다.
그리고 불구덩이를 구르는 팬들을 보았다.
-으아아아아아
-어떡해 이거 뭐예요? 왜 문대 죽어요?ㅠㅠㅠ
-127 섹션 플레이 소감 : 개발자가 아주사 제작진만큼 악마임
-아니 가운 입은 배세가ㅠㅠ 나 살라고 하고 죽었단 말이야ㅠㅠ 근데 왜 못 살려 이거 이상하지 않아요? 이상하잖아 왜 뭘 골라도 죽냐고ㅠㅠ
-정리해봤습니다… 튜토리얼에서 받는 7명의 동료… 트레일러에 나온 테스타랑 비슷한 그 친구들은 무슨 짓을 해도 챕터 1이 끝나면 다 몰살당합니다…
다만 가장 호감도가 높은 캐릭터가 가장 마지막에 죽는 것 같…. X발 이게 게임이냐고요ㅠㅠ으어엉ㅠㅠ
“…….”
대학생은 정신이 아득해졌다.
그리고 정신이 혼미해진 사람은 그녀만은 아니었다.
테스타의 트레일러 영상에는 벌써부터 최신댓글에 한글이 무서운 속도로 달리기 시작했다.
-ㅠㅠㅠㅠ아이고 얘들아ㅠㅠ
-이 애들의 엔딩을 알고 나니… 도저히 트레일러를 예전처럼 볼 수가 없다구요… 살려줘… 내 돈 가져가고 애들을 돌려줘요ㅠㅠ
-이래서 가사에서 안 죽겠다고 한 거냐고ㅠㅠ 아니 다시 보니까 날 살리겠다고 하고 있네 미친
-설마 이래서 별책부록이 제목이야? 외전으로 빼서 타격감을 줄여주려는 테스타의 큰 그림이야? 하지만 심약한 덕후는 이미 망신창이라구.. 살아나란 말이야!ㅜㅜ
게임 스포일러하지 말라며 말리거나 싸우는 사람들도 간혹 보였으나, 대부분 쏟아지는 댓글에 밀려 쓸려 내려갔다.
다행히 팬들은 얼마 지나지 않아 이성을 되찾았고, ‘테스타 팬들이 신작 게임에 끼친 민폐’ 같은 저격 글을 우려하기 시작했다.
그래서 울거나 비명만 지르는 댓글이 주로 달렸다.
그리고 상황을 모르는 외국인들은 ‘What happened?’, ‘Someone tell me why’ 같은 말을 남기며 당황해했다.
웃기고 슬픈 것은, 그 와중에 게임은 재밌어서 욕을 퍼부으면서도 계속하는 사람들이 속출했다는 점이다.
게다가 이들을 유인하는 요소도 불쑥불쑥 튀어나왔다.
바로 챕터 2의 중반쯤 가면 추가되는 코스튬 상점이었다.
[동료들에게 새로운 모습을 선물하세요!]
이 팝업을 클릭하면, 현재 특별구매가 가능한 코스튬들이 뜨는 식이었다.
그리고 지금, 게임 런칭 시즌에 파는 코스튬들이… 바로 챕터 1에서 무참히 사라진 동료들의 코스튬이었다.
비록 죽은 고정 동료들은 캐릭터 뽑기에서 뽑을 수는 없지만, 그들의 외양을 덧씌울 수 있도록 만들어준 것이다.
게다가 이런 설명 문구가 붙었다.
[보랏빛 드론 소년 코스튬]
[: 아련한 기억을 불러일으키는 누군가의 코스튬. 한때 당신을 지켰었다.]
덕분에 어떻게든 유사한 능력치, 성격 스크립트의 캐릭터를 뽑아서 코스튬을 덧씌워 플레이하는 사람들이 속출했다.
참고로 이 증상은 게임마니아들에게도 동일하게 발생했다.
다만 이들은 좀 더 침착했다. 전작에서 이미 당해봤기 때문이다.
-머기업 붙어도 통수는 포기할 수 없다는 폐허공장의 뚝심
-하루이틀도 아니라 오히려 기대했음
-이 새끼들 갓스타 유입들한테 욕 처먹고 즐거워했을 놈들임 코스튬 풀어서 환불런 막고 기분 좋았냐 새끼들아
└기분 째졌을 듯 플레이스토어 매출 1위임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싯발 아 짜증나네 비일이 살려내라고~
└갓스타 트레일러 보고 맥주 땄다 ㅅㅂ 저격수 X나 마음에 들었는데 내가 남캐 코스튬이나 사야겠냐 공장새끼들아
-2년 지나고 겜 퇴물되면 백프로 초기 동료 뽑기 준다 머기업의 운영 노하우를 전부 받아서 흑우들 주머니를 마지막까지 털어줄 거 아니냐
└지금 갓스타 빨 받을 때 하는 게 낫지 않음?
└고건 맞는 말씀이네 하지만 이미 코스튬으로 달달하게 뽑고 있는데 그럴 리가
└장기 캐시 흑우 모델된 거임
그리고 이들의 예상대로, 폐허공장은 빗발치는 문의에도 초기 동료 캐릭터 뽑기를 열어주지 않았다.
유저들이 게임의 세계관에 좀 더 몰입해야 할 시점이었기 때문에, 스토리 흐름을 깨는 동료를 인위적으로 주지 않겠다는 개발자의 뚝심이었다.
동시에, 그게 아니어도 이미 매출이 미친 듯이 잘 나오고 있었기 때문이기도 했다.
-7명 전원 동일 능력치, 유사 성격 캐릭터 복원 성공. 이제 우린 영원히 함께야… (게임 스크린샷)
└세상에
└얼마 쓰셨어요…?
└뭘 상상하시든 그 이상으로 썼습니다. 하지만 만족합니다.
이런 일이 비일비재하게 일어났다. 게임에 완전히 몰입한 몇몇 테스타의 팬들과 게임 마니아들은 쭉쭉 매출을 올려줬다.
그리고 이 과정에서 대부분의 127 섹션 게임 플레이어들은 테스타에게 친근감을 느끼게 되었다.
-3차원에서라도 아이돌로 잘살고 있어서 다행임
└뭔가 이상하지 않냐..? 보통 반대 아니냐..?
└무슨 말임 애들 2차원에서 죽어서 환생한 거잖아
└와 이 새낀 진짜다
-비일이 이번 생 이름이 문대라고? 어쩐지 B11 같은 코드네임을 대더라 그때도 본명이 구렸던 듯
└명동성당 가면 이스터에그 있음. 한 회차쯤은 확인해보는 거 추천
└오 ㄱㅅ
게임의 이후 챕터들에서도 간간이 초기 동료들에 대한 작은 떡밥들을 찾아볼 수 있었기 때문에, 이 관심을 꽤 오랫동안 지속되었다.
그리고 예상치 못했던 테스타의 컨텐츠 하나가 갑자기 발표되었다.
[테스타(TeSTAR) ‘BETTER ME’ Official Music Video]
테스타의 이번 활동 서브곡, BETTER ME의 뮤직비디오가 나온 것이었다.
그리고 이 뮤직비디오의 시작은… 게임 콜라보 트레일러의 마지막 장면이었다.

데뷔 못 하면 죽는 병 걸림 111화

“이거 문대야? 문댄가?”

박문대의 홈마는 자신도 모르게 중얼거리며 화면을 터치했다. 외양의 특징이 컴백 트레일러와 유사했기 때문에 의심을 하지 않을 수 없었다.

대화가 넘어가며, ‘??’으로 뜨던 캐릭터의 이름이 소개되었다.

그리고 그건 ‘박문대’는 아니었다.

그리고 동료추가 컷 씬이 들어가며, 야광 드론을 회전시키는 검은 후드의 소년이 운용 가능 캐릭터로 들어왔다.

‘아, 그럼 반대로 문대가 이 캐릭터를 따라 한 건가?’

그런 컨셉의 광고도 몇 가지 본 적 있었기 때문에 그녀는 적당히 넘어가 보려고 했으나, 또 과몰입한 머리가 팽팽 돌아가며 상황을 분석하기 시작했다.

‘잠깐만. 하이파이브 때 문대 야구복 뒷번호가 11이었잖아. 그럼 B는 성인 ‘박’에서 따온 거라고 생각하면…!?’

얼추 맞는 것 같은 추리에 대학생은 침을 꿀꺽 삼켰다.

‘어, 어쨌든 계속 플레이를 해보자…!’

상상도 못 한 떡밥에 놀라면서, 대학생은 계속 플레이를 해나갔다.

게다가, 안 그래도 이 게임이 제법 재밌었다.

게임은 완전한 1인칭으로, 주인공이 외출 도중에 싱크홀에 빠지면서 평행세계의 반쯤 멸망한 서울로 이동하며 시작했다.

-올라갈 방법을 찾는다.

-구조를 기다린다.

-고함을 질러 구조를 요청한다.

-소리를 더 자세히 들어본다.

다소 피폐한 분위기였으나, 잘 구성된 세계관을 처음으로 모험하고 탐색하는 재미, 그리고 풍성한 선택지 덕분에 흥미롭고 재밌었다.

텍스트 위주로 돌아가면서도 전투와 선택지마다 시선을 끄는 그래픽이나 일러스트를 넣어줘서 지루하지 않았다. 그리고 적당한 운과 전략을 복합적으로 요구해서 긴장감이 넘쳤다.

‘음, 계속하게 되네. 뒷내용도 궁금하고.’

다만 아직 이 문대로 추정되는 동료 캐릭터나, 계속 합류하는 다른 테스타와 비슷한 캐릭터들에게 스토리 비중을 크게 주지는 않았다.

그래서 도리어 앞으로 하나하나 캐릭터 스토리가 나오지 않을까 생각해보게 되는 것이다.

‘아, 혹시 테스타 세계관 떡밥도 나오려나?’

게임까지 하게 만드냐며 욕하는 사람도 나오겠지만, 일단 게임을 계속하기로 마음먹은 사람의 입장에서는 좀 두근거리는 일이었다.

게임은 계속 진행되어, 대학생이 움직이는 캐릭터는 반쯤 무너진 채 이상한 붉은 덩어리에 잠식된 지하철역에 도달했다.

-승낙한다.

-거절한다.

-면박을 준다.

-함께 들어간다.

“같이 가! 같이 가야지!”

대학생은 완전히 과몰입해서 신나게 게임을 즐겼다.

그때였다.

강제로 전투가 진행되었다.

그리고 모든 동료가 붉은 덩어리에서 나온 끔찍한 무언가에 의해 사망했다.

마지막으로 남은 것은 박문대를 닮은 B11이었다.

박문대가 주인공을 세차게 밀치는 컷 씬이 삽입되었다.

스마트폰의 진동과 함께 화면이 검게 변했다.

…다시, 내레이션이 떴다.

그리고 그때야 게임 오프닝 화면이 떴다. 어두운 화면에 로고가, 생물재해 표지 마크를 바탕으로 떠올랐다.

“……??”

대학생은 잠시 방금 일어난 일을 받아들이지 못하고 멍하니 스마트폰을 바라보았다.

짧은 오프닝이 끝나고 로딩 중 화면에 짧은 도움말이 떠 있었다.

“……?!”

대학생은 그제야 기겁했다.

“이게 뭐, 이, 이게 뭐야?”

뭔가 잘못된 게 분명했다.

‘무슨 게임이 시작하자마자 동료를 다 죽여!?’

그녀가 겨우 멘탈을 다잡은 것은 로딩이 끝나고 시작된 컷 씬 중간이었다.

‘그래, 이렇게 끝날 리가 없지!’

대학생은 주변 겜덕 지인에게 들었던 하소연들을 떠올렸다.

‘모든 게임 진행을 현질해서 캐릭터를 뽑으라는 쪽으로 연결하는 놈들도 많다고 들었다!’

그렇다면 그녀도 ‘날 ATM 취급하는 거냐, 돈 뽑아먹으려는 의도가 너무 악랄하지 않냐’고 욕하면서도 울면서 돈을 써줄 용의가 있었다.

‘문대만, 문대만 뽑고…….’

하지만 컷 씬이 끝난 뒤, 마침내 팝업으로 뜬 캐릭터 뽑기에는 주의 사항이 붙어 있었다.

“야!!”

이 미친놈들이 왜 돈이 있는 데도 왜 못 쓰게 하는 건지 알 수가 없었다.

그녀는 황급히 인터넷을 켰다.

‘혹시 내가 선택지를 잘못 선택해서 죽은 걸 수도 있어…!’

그렇다면 이번에는 공략을 보고 제대로 진행하면 되지 않겠는가! 그녀는 약간의 희망을 가지고 SNS에 접속했다.

그리고 불구덩이를 구르는 팬들을 보았다.

-으아아아아아

-어떡해 이거 뭐예요? 왜 문대 죽어요?ㅠㅠㅠ

-127 섹션 플레이 소감 : 개발자가 아주사 제작진만큼 악마임

-아니 가운 입은 배세가ㅠㅠ 나 살라고 하고 죽었단 말이야ㅠㅠ 근데 왜 못 살려 이거 이상하지 않아요? 이상하잖아 왜 뭘 골라도 죽냐고ㅠㅠ

-정리해봤습니다… 튜토리얼에서 받는 7명의 동료… 트레일러에 나온 테스타랑 비슷한 그 친구들은 무슨 짓을 해도 챕터 1이 끝나면 다 몰살당합니다…

다만 가장 호감도가 높은 캐릭터가 가장 마지막에 죽는 것 같…. X발 이게 게임이냐고요ㅠㅠ으어엉ㅠㅠ

“…….”

대학생은 정신이 아득해졌다.

그리고 정신이 혼미해진 사람은 그녀만은 아니었다.

테스타의 트레일러 영상에는 벌써부터 최신댓글에 한글이 무서운 속도로 달리기 시작했다.

-ㅠㅠㅠㅠ아이고 얘들아ㅠㅠ

-이 애들의 엔딩을 알고 나니… 도저히 트레일러를 예전처럼 볼 수가 없다구요… 살려줘… 내 돈 가져가고 애들을 돌려줘요ㅠㅠ

-이래서 가사에서 안 죽겠다고 한 거냐고ㅠㅠ 아니 다시 보니까 날 살리겠다고 하고 있네 미친

-설마 이래서 별책부록이 제목이야? 외전으로 빼서 타격감을 줄여주려는 테스타의 큰 그림이야? 하지만 심약한 덕후는 이미 망신창이라구.. 살아나란 말이야!ㅜㅜ

게임 스포일러하지 말라며 말리거나 싸우는 사람들도 간혹 보였으나, 대부분 쏟아지는 댓글에 밀려 쓸려 내려갔다.

다행히 팬들은 얼마 지나지 않아 이성을 되찾았고, ‘테스타 팬들이 신작 게임에 끼친 민폐’ 같은 저격 글을 우려하기 시작했다.

그래서 울거나 비명만 지르는 댓글이 주로 달렸다.

그리고 상황을 모르는 외국인들은 ‘What happened?’, ‘Someone tell me why’ 같은 말을 남기며 당황해했다.

웃기고 슬픈 것은, 그 와중에 게임은 재밌어서 욕을 퍼부으면서도 계속하는 사람들이 속출했다는 점이다.

게다가 이들을 유인하는 요소도 불쑥불쑥 튀어나왔다.

바로 챕터 2의 중반쯤 가면 추가되는 코스튬 상점이었다.

이 팝업을 클릭하면, 현재 특별구매가 가능한 코스튬들이 뜨는 식이었다.

그리고 지금, 게임 런칭 시즌에 파는 코스튬들이… 바로 챕터 1에서 무참히 사라진 동료들의 코스튬이었다.

비록 죽은 고정 동료들은 캐릭터 뽑기에서 뽑을 수는 없지만, 그들의 외양을 덧씌울 수 있도록 만들어준 것이다.

게다가 이런 설명 문구가 붙었다.

덕분에 어떻게든 유사한 능력치, 성격 스크립트의 캐릭터를 뽑아서 코스튬을 덧씌워 플레이하는 사람들이 속출했다.

참고로 이 증상은 게임마니아들에게도 동일하게 발생했다.

다만 이들은 좀 더 침착했다. 전작에서 이미 당해봤기 때문이다.

-머기업 붙어도 통수는 포기할 수 없다는 폐허공장의 뚝심

-하루이틀도 아니라 오히려 기대했음

-이 새끼들 갓스타 유입들한테 욕 처먹고 즐거워했을 놈들임 코스튬 풀어서 환불런 막고 기분 좋았냐 새끼들아

└기분 째졌을 듯 플레이스토어 매출 1위임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싯발 아 짜증나네 비일이 살려내라고~

└갓스타 트레일러 보고 맥주 땄다 ㅅㅂ 저격수 X나 마음에 들었는데 내가 남캐 코스튬이나 사야겠냐 공장새끼들아

-2년 지나고 겜 퇴물되면 백프로 초기 동료 뽑기 준다 머기업의 운영 노하우를 전부 받아서 흑우들 주머니를 마지막까지 털어줄 거 아니냐

└지금 갓스타 빨 받을 때 하는 게 낫지 않음?

└고건 맞는 말씀이네 하지만 이미 코스튬으로 달달하게 뽑고 있는데 그럴 리가

└장기 캐시 흑우 모델된 거임

그리고 이들의 예상대로, 폐허공장은 빗발치는 문의에도 초기 동료 캐릭터 뽑기를 열어주지 않았다.

유저들이 게임의 세계관에 좀 더 몰입해야 할 시점이었기 때문에, 스토리 흐름을 깨는 동료를 인위적으로 주지 않겠다는 개발자의 뚝심이었다.

동시에, 그게 아니어도 이미 매출이 미친 듯이 잘 나오고 있었기 때문이기도 했다.

-7명 전원 동일 능력치, 유사 성격 캐릭터 복원 성공. 이제 우린 영원히 함께야… (게임 스크린샷)

└세상에

└얼마 쓰셨어요…?

└뭘 상상하시든 그 이상으로 썼습니다. 하지만 만족합니다.

이런 일이 비일비재하게 일어났다. 게임에 완전히 몰입한 몇몇 테스타의 팬들과 게임 마니아들은 쭉쭉 매출을 올려줬다.

그리고 이 과정에서 대부분의 127 섹션 게임 플레이어들은 테스타에게 친근감을 느끼게 되었다.

-3차원에서라도 아이돌로 잘살고 있어서 다행임

└뭔가 이상하지 않냐..? 보통 반대 아니냐..?

└무슨 말임 애들 2차원에서 죽어서 환생한 거잖아

└와 이 새낀 진짜다

-비일이 이번 생 이름이 문대라고? 어쩐지 B11 같은 코드네임을 대더라 그때도 본명이 구렸던 듯

└명동성당 가면 이스터에그 있음. 한 회차쯤은 확인해보는 거 추천

└오 ㄱㅅ

게임의 이후 챕터들에서도 간간이 초기 동료들에 대한 작은 떡밥들을 찾아볼 수 있었기 때문에, 이 관심을 꽤 오랫동안 지속되었다.

그리고 예상치 못했던 테스타의 컨텐츠 하나가 갑자기 발표되었다.

테스타의 이번 활동 서브곡, BETTER ME의 뮤직비디오가 나온 것이었다.

그리고 이 뮤직비디오의 시작은… 게임 콜라보 트레일러의 마지막 장면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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